늦은 밤까지 공원·해수욕장엔 <br/> 텐트·돗자리족 등 피서 삼매경 <br/> 냉방 펑펑 대형마트·카페 인기 <br/> 외출 대신 집안서 알뜰 피서도
특히 포항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2일까지 일주일 동안 6일이나 열대야가 발생했다.
잠 못 이루는 더위에 시민들은 시원한 공원이나 해변을 찾아 발을 담그거나, 외출을 자제하며 집에서 에어컨으로 더위에 맞서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열대야를 극복하고 있었다.
지난 5일 오후 9시40분쯤 포항시 남구 대잠동 철길 숲 음악분수대.
시민들이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는 분수대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 앉아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물줄기 사이로 뛰노는 아이들과 시원한 맥주를 마시는 시민들의 모습에선 더위를 찾을 수 없었다.
김모(36)씨는 “아이들이 너무 더위에 지쳐 물놀이 나왔다”며 “공원인 철길숲이 확실히 실내보다 시원해 밤에 자주 나온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11시 영일대해수욕장. 늦은 시간임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찾아 이곳에 온 사람들이 많았다.
해수욕장 곳곳에는 관광객들과 시민들이 텐트를 치거나 돗자리를 편 채 야간 피서를 즐기고 있었다.
해변가에서 폭죽을 터트리며 환호성을 지르는 시민들도 여럿 보였다.
최모(25)씨는 “예년과는 다르게 올해는 밤에 야외에 나와도 후덥지근하다”면서도 “오늘은 달도 크고 바람이 많이 불어 기분이 상쾌하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은 이열치열 땀을 흘리며 더위를 견뎌내는 모습도 보였다.
영일대장미원에서 만난 김태목(38)씨는 “매일 저녁마다 영일대 해변을 한 시간 정도 뛰는데 요즘은 뛰기도 전에 땀이 난다”며 “땀을 한껏 쏟아내고 집에 가 샤워를 하면 오히려 잠이 더 잘 온다”고 설명했다.
역대급 폭염에 피서지로 실외가 아닌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나오는 실내를 택한 시민들도 많았다.
하루 종일 냉방이 잘 되는 대형마트나 카페 등이 대표적인 피서지다.
포항시 남구 한 대형마트에서 가족과 장을 보던 이모(41)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외출이 힘든데 마트는 시원하고, 이것저것 구경하는 재미도 있어 좋다”고 했다.
외출하기 힘든 날씨 탓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여름을 나기도 한다.
최서현(28·북구 양학동)씨는 “주말이라도 가족들이 모두 집에 모이기가 쉽지 않았는데 지난주부터는 폭염경보 탓에 모두 외출 대신 집에서 시간을 보낸다”고 말했다.
/구경모기자 gk0906@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