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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농약사건… 봉화 중태 주민들 몸에서 성분 검출

박종화기자
등록일 2024-07-16 20:06 게재일 2024-07-1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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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날 오리고기 먹은 후 쓰러져<br/>경찰 “누군가 고의로 농약 탄 듯”<br/>지난 2015년 상주 농약사이다 등<br/>경북서 관련 사건 또 발생해 충격
봉화 주민 3명을 중태에 빠뜨린 오리고기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돼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경북에서는 상주와 청송, 포항에서 음식물 농약 투입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또다시 농약 음식물 사건이 불거졌다. 주민들이 한자리에 모인 장소에서 음식물이나 음료 등에 농약을 탄 점 등이 흡사하다. 마을 주민들간 사소한 갈등이 독극물 테러로 확대될 수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16일 경북경찰청에 따르면 초복이었던 전날인 15일 봉화군 봉화읍 한 마을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나눠 먹고 심정지와 근육 경직 증세를 보인 60∼70대 여성 3명의 위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 이들 3명은 현재 중태로 의식이 없는 상태다.

사건 당일 이들을 포함한 경로당 회원 41명은 지역 한 식당에서 오리고기를 나눠 먹었다. 식사 뒤 60대 1명과 70대 1명은 식당 근처 노인복지관으로 옮겨 탁구를 치다가, 나머지 70대 1명은 경로당으로 이동했다가 쓰러졌다. 이들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누군가 고의로 음식에 농약을 넣은 것으로 보인다”며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을주민 A씨는 “주민들과 화합이 잘 됐는데 이런 일이 생긴 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식중독인 줄만 알았는데 농약 성분이 검출됐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의아해 했다.

경북에서는 유사한 사례가 잇따라 발생해 농약 음식물 사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5년 상주 농약 사이다, 2016년 청송 농약 소주, 2018년 포항 ‘농약고등어탕’ 사건이 대표적이다.

지난 2018년 4월 21일 마을 경로당에서 주민이 함께 먹으려고 끓여 놓은 고등어탕을 미리 맛 본 주민 1명이 구토 증상을 보였다. 고등어탕에는 저독성 농약 150㎖가량이 검출됐다. 마을 주민 A씨가 농약을 넣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마을 주민들과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2016년에는 청송에서 ‘농약 소주 사건’이 터졌다. 2016년 3월 9일 오후 9시 40분쯤 청송군 현동면 한 마을회관에서 주민 2명이 냉장고에 든 소주를 나눠 마신 뒤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조사 결과 소주에 농약이 투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건의 용의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음독해 숨졌다. 경찰조사 결과 용의자는 마을 주민 간에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은 가장 큰 사상자를 내며 사회적 충격을 안겨줬다.

2015년 7월 14일 오후 2시 43분쯤 상주시 공성면 금계1리 마을회관에서 농약이 든 사실을 모르고서 사이다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마을 주민 A(85)씨는 화투 놀이를 하다가 다툰 뒤 마을회관 냉장고에 들어있던 사이다에 농약을 넣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배심원 만장일치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지만, 2심에서도 같은 형을 받고 대법원에서 무기징역형으로 최종 확정됐었다.

/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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