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피해자들과 유사증세<br/>‘식당에서 경로당’ 행적 같아<br/> 식사 후 마신 커피 관련해서<br/> 냉장고 안·바깥 진술 엇갈려<br/> 4명 함께 그라운드골프도 쳐
봉화 ‘복날 살충제 사건’으로 중태에 빠진 3명과 행적이 동일한 주민 1명이 호흡 마비 등 유사증세를 보여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에 따르면 내성4리 경로당 인근에 거주하는 A(85·여)씨가 앞서 쓰러진 4명과 유사한 증상을 보여 현재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앞서 쓰러진 4명의 공통된 초기 증상은 호흡 마비와 침 흘림, 근육 경직 등이었다.
A씨는 주거지 인근 병원에 스스로 걸어 갔다가 종합병원으로 가길 원해 이송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의 위세척액을 국과수에 보낼 계획이다.
A씨는 또 앞서 쓰러진 4명과 같은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경로당에도 방문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고령인 만큼 정확한 원인은 조사를 해봐야 한다”며 “증상이 뒤늦게 나타나는 게 불가능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18일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해 살충제 성분을 섭취한 60∼70대 4명의 행적과 주변인들에 대한 탐문 수사를 나흘째 이어갔다.
경찰은 그간의 탐문수사 등을 통해 쓰러진 4명이 사건 당일 식사 후 경로당에서 커피를 마신 점과, 이와 관련한 두 가지 종류의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냉장고 안에 있는 커피를 빼서 마셨다’는 내용과 ‘바깥에 있던 커피를 마셨다’는 다른 내용으로 진술이 엇갈린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두 성분이 모두 함유된 특정 제품의 살충제를 사용했거나, 각기 다른 성분이 든 두 가지 살충제를 섞어서 범행을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판매 경로를 역추적하고 있다.
경찰은 쓰러진 4명이 사건 당일 오전 단체로 그라운드 골프를 한 정황을 확인했다. 이들과 일행 10여 명은 오전 6시 40분쯤 봉화군 한 그라운드 골프장에서 자체 경기를 했다.
경찰은 쓰러진 4명의 행적과 특이점을 파악하기 위해 봉화군 관제센터를 통해 해당 그라운드 골프장을 비추는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했다.
쓰러진 4명은 골프 경기 이후 각자 귀가한 뒤 복날을 맞이해 인근 한 식당에서 열린 식사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관할 체육회를 통해 그라운드 골프 협회원 명단을 파악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변인 진술이 중요한 상황이라 마을 주민들의 진술을 확보하고 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행적을 추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화·피현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