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이 바라본 ‘한국 시위문화’<br/>다양한 연령층·즐거운 분위기<br/>음악·춤·응원봉 등 문화적 결합<br/>한목소리로 사회적 메시지 전달
외신이 이번 계엄사태에 대응하는 한국의 축제 같은 시위 문화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일 밤 10시경 윤석열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비상계엄 선포에 한국 사회는 충격에 휩싸였다.
이에 대한 반발으로 한국의 국민들은 하나 둘 씩 거리로 모였고 빠르게 촛불 집회는 전국으로 확산됐다.
7일에는 50만여 명의 시민이 여의도 국회 앞에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한 목소리로 촉구했다.
남녀노소 상관 없이 지지하는 정당을 제쳐두고 모두가 모여 민주주의를 위해 평화 집회를 벌였다. 이에 해외 언론은 마치 축제같은 한국만의 독특한 시위 문화를 앞다퉈 상세히 보도했다.
영국 BBC는 “한국 시위의 대형 스크린과 크레인 카메라가 마치 야외 음악 축제를 연상시켰다”며 “집회 참가자들은 다양한 K-팝을 부르며 즐겁게 시위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집회에 나이 많은 노인들도 두툼한 점퍼를 입고 참석했으며, 엄마와 아빠 손에 이끌려 나온 어린이들도 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 국민들은 영하로 떨어진 기온을 이겨내고 밤늦게까지 현 정권의 퇴진을 요구했다”며 수십만명이 모인 시위대 영상을 올려놓았다.
호주 SKY뉴스는 이번 계엄사태에 한국인의 빠른 행동력과 소셜미디어가 큰 역할을 했다는 의견을 남겼다.
SKY뉴스는 “소셜미디어의 시대에서 언론을 통제하는 계엄령은 필요없다”고 강조했다.
계엄직후 국회로 나선 시민들의 SNS 게시물과 각종 라이브 영상으로 송출되는 국회의원들의 모습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또 호주 정치인들이 진실을 말하는 소셜미디어에 적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을 비판하면서, 소셜미디어 게시를 통제받았던 코로나시기를 비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사태는 한국이 이전 겪었던 1979년 군사 쿠데타와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촛불시위를 떠올리게 했다”며 “계엄 선포에 대한 국민의 신속한 대응은 시대적 정치 분열, 냉혹한 수사, 그리고 개인적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세계에서 ‘한국의 축제같은 집회 문화에는 정치적 메세지를 뛰어넘어 예술적 메세지를 띄고 있다’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번 시위는 다양한 세대의 문화를 방증한다”며 “집회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응원봉을 들고, 서로의 노래를 나누는 것은 이제 운동권 등 특정한 사람만 시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모두가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채은기자 gkacodms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