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된 구매 확약서 제시해 물품 유도하는 등 사기 행각 적발
최근 경북도 내에서 소방공무원 또는 소방기관으로 속인 물품 구매 사기 사례가 잇따라 발생함에 따라 경북소방본부가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9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올해 도내에서 접수된 소방관 사칭 사기 시도는 총 5건으로, 주로 소방공무원으로 속인 인물이 업체에 접근해 고가의 물품을 주문한 뒤 위조된 구매 확약서를 제시, 선납품을 유도하는 수법이 사용됐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지난 5월 영주시의 한 천막 제조업체에 자신을 소방공무원이라 소개한 A씨가 캐노피 3개(개당 약 40만 원 상당)를 주문하고 경북소방본부 명의의 위조된 구매 확약서를 제시했다. 당시 A씨는 결제를 미루면서 추가로 방열복 구매 의사를 밝히는 등 신뢰를 유도했으나, 업체 대표가 영주소방서를 직접 방문해 사실을 확인하면서 피해를 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
또한, 같은 달 경산의 한 철물점에 ‘울진소방서 직원’을 사칭한 남성이 특수장갑 200켤레를 주문하며 위조된 구매 확약서와 울진소방서 고유번호증 사본을 휴대전화로 전송했지만, 업체 대표가 울진소방서에 확인 사기임을 인지했다.
지난 7일 성주에서도 ‘성주소방서 직원 김석환’이라고 밝힌 인물이 관내 공사업체에 전화를 걸어 “방열복 20개(총 4400만 원 상당)를 대리 구매해 달라”고 요청한 뒤, 방열복 판매업체 명함을 문자로 전송했다. 공사업체는 해당 업체에 실제로 주문·입금을 진행했으나, 이후 성주소방서에 확인을 요청한 결과 사기행위임을 확인했다. 이 외에도 경주, 구미 지역에서도 방화복 등 고가 장비 구매를 빙자한 유사 사기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소방본부는 이런 사기행위가 조직적이거나 반복적인 형태를 띠고 있는 것으로 보고, 관할 경찰서와 협조해 관련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도민 대상 예방 홍보도 강화할 방침이다.
박성열 경북소방본부장은 “전국의 모든 소방기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민간업체에 물품 구매를 대리 요청하거나 비공식적으로 구매 확약서를 발급하지 않는다”며 “조금이라도 수상한 정황이 있으면, 즉시 해당 지역 소방서에 문의해 진위를 확인해 달라”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