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철강마라톤 처음 참가한 ‘의성 URC 러닝크루’
경북 의성에서 활동 중인 ‘URC 러닝크루’는 결성 2년 차로 현재 약 15명의 회원이 함께 달리고 있다.
크루 멤버 이상달(39) 씨는 “처음에는 인원이 적어서 우리끼리만 뛰자고 했는데, 올해는 가족들도 함께 달려보자는 이야기가 나와 철강마라톤에 처음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륙 지역에 거주하다 보니 바다를 보며 달릴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그는 “오늘은 푸른 바다를 보며 달릴 수 있어서 마음이 탁 트이고 기분도 한결 상쾌해진다”며 웃어 보였다.
이 씨는 “노면이 미끄러워 자칫 욕심을 부리다 다칠 수 있다. 마라톤은 건강을 위한 운동인 만큼, 무리하지 말고 끝까지 안전하게 완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5살 아들, 17개월 딸과 함께한 감동의 완주
올해로 러닝 경력 7개월 차인 최상훈(39) 씨는 5살 아들, 17개월 된 딸과 함께 철강마라톤 10km 코스를 완주했다.
그는 “원래는 제 개인 기록을 노려보려고 출전했다. 근데 마침 아내가 학교 수업이 있어 아이들을 맡길 수가 없게 됐다”며 "계획은 바뀌었지만 뜻깊은 추억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레이스는 그 자체가 도전이었다.
최 씨는 “매번 마라톤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1~2km 구간인데 오늘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아이들이 옆에 있으니까 마음이 더 단단해지더라”고 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영신고·영신중 포항철강마라톤 대회 600여 명 참가
이번 대회에는 영신고등학교 444명, 영신중학교 180명 등 총 600여 명의 학생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5km 부문에 출전해 빗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완주하며 도전의 의미를 더했다.
최진호 영신고 교사(49)는 “이제는 학생들이 먼저 나서서 마라톤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할 정도”라며 “무엇보다도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며 대회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82세 최고령 참가자, 김성일 씨의 도전
이번 대회의 최고령 참가자는 82세의 김성일 씨였다. 전날 진주에서 KTX를 타고 포항에 도착한 그는 찜질방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대회에 참가했다.
김 씨는 “작년에는 8개 마라톤 대회에 참가했고, 올해도 합천·진주·의병 마라톤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정년퇴직 이후 건강을 위해 꾸준히 뛰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매일 아침 체조로 하루를 시작한다. 대회 참가를 위해 남강 주변을 달리며 완주를 목표로 연습했다”며 일상 루틴도 소개했다.
그는 “비도 적당히 와서 좋았고 바다 구경도 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달렸다.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철강마라톤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포항이 관광도시로 더 성장하길” 외국인 참가자도 응원
포항에서 6년째 영어 강사로 일하고 있는 미국인 라이런 씨(31·여)는 친구 김병진 씨(29)와 함께 대회 현장을 찾았다.
그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SNS를 통해 대회 소식을 접하고 응원하러 나왔다”며 “이번엔 10km 코스에 참가한 친구도 있어 더욱 열심히 응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지역에서 열리는 큰 행사는 언제나 반갑고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런 행사를 통해 포항이 관광도시로서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단정민·정혜진·김보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