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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생태녹지축 연결 사업’ 안전은 뒷전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6-18 15:35 게재일 2025-06-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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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티재로 ‘단절 숲길 연결’ 현장
절개지엔 흙막이 시설·임시 배수로 없이 방수포만 덩그러니
산사태·낙석 보호 조치도 미비… 시민들 장마철 앞두고 ‘불안’
市 “풍화암층, 낙석방지 시설 설치는 고민중… 여러 대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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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포항시 북구 소티재로 ‘단절 숲길 연결 사업’ 공사 현장. /단정민기자

많은 비가 예고된 장마철을 앞두고 포항시가 추진 중인 ‘단절 숲길 연결 사업’ 공사 현장에서 절개지 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산사태 위험이 커지고 있다.

현장을 오가는 시민들은 “기본적인 안전 조치조차 미비하다”며 불안해했다.

지난 17일 본지 취재진이 찾은 북구 소티재로 공사 현장에는 절개된 산비탈에 간이 방수포 한 장이 덩그러니 덮여 있을 뿐 흙막이 시설이나 임시 배수로 같은 최소한의 안전 설비는 눈에 띄지 않았다.

구조물 설치 작업은 진행되고 있었지만 산사태나 낙석에 대비한 보호 조치는 사실상 보이지 않았다.

도로 측면에 임시로 설치된 그물망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었고 고정 상태도 불안정했다. 비탈 아래 도로 가장자리에는 이미 자잘한 자갈과 돌들이 흩어져 있었다.

이 일대를 자가용으로 출퇴근한다는 김성호 씨(50)는 “공사 안내판은 있지만 위험 구간이라는 표지나 운전자 주의를 유도하는 시설은 전혀 없다”며 “특히 비가 오는 날이면 흙이 쏟아질까 봐 무섭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지난 2021년부터 ‘단절 숲길 연결 사업’을 통해 봉좌산, 내연산, 운제산 등 주요 산림자원과 해안둘레길, 철길숲, 운하공원 등을 하나의 생태녹지축으로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해 오고 있다. 

단절된 숲길을 복원함으로써 시민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공원과 숲, 바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 같은 목표와는 달리 일부 공사 현장에서 안전 관리가 소홀해 시민 피해 우려가 되살아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2년 제11호 태풍 ‘힌남노’ 당시 대흥초등학교 옆 도로 사면에서 토사가 붕괴되며 산사태가 발생한 바 있다. 해당 구간은 평소 학생들과 통학 차량, 학원 차량이 자주 다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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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포항시 북구 소티재로 ‘단절 숲길 연결 사업’ 공사 현장. 임시로 설치된 그물망 아래 돌들이 흩어져 있다. /단정민기자

이를 계기로 포항시는 여름철 자연재난 대응 체계를 강화해 왔다. 지난달 28일에는 시청 중회의실에서 ‘안전관리 민관협력위원회’를 열고 기상이변에 따른 재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하지만 이번 소티재로 현장처럼 장마철을 앞둔 절개지 구간에서 조차 기본적인 방재 조치가 누락된 사례가 드러나면서 포항시의 대응 체계 전반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산사태 대응은 사전 예방 중심의 통합 시스템이 핵심”이라며 “절개지 공사 중에는 반드시 탄성 흙막이나 임시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낙석 우려가 있는 구간에는 경고 표지와 차량 유도시설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산비탈 한쪽에는 방수포를 설치했다. 비 예보가 확인되는 대로 반대편에도 설치할 예정이다”면서 “이곳은 지반 자체가 풍화암층으로 일반적인 산사태 지역과는 달라 임시로 설치해 둔 그물망을 치우고 낙석 방지 시설을 설치할지에 대한 여부는 고민 중이다”고 밝혔다. 이어 “집중호우 시 토사가 흘러내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으므로 이를 포함한 여러 대책을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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