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으로 청년유출 갈수록 심화… 가장 큰 이유 ‘직업’ 대구, 지난해 7대 광역시 중 직장인 평균임금 가장 낮아
요즘 청년들의 최대 고민은 일자리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쉬고 있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취업을 하고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야 할 상황에서 그렇지 못한 청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뉴스에선 그냥 쉰다는 청년들이 지금이 가장 많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하지만 이걸 단순히 청년들의 탓이라고도 할 수 없다.
최근의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5세에서 39세 사이 청년들의 68만 명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80% 이상은 한 번의 취업을 경험한 후 원하는 일자리가 없어 그 이상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청년들이 첫 직장을 가지기 위해 걸리는 시간은 평균 11.5개월이었고 근속 기간은 2년이 되지 않았다.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는 청년들이 취업을 해 사회로 나가지만 실제 일은 생각과 다르게 경험한 것이 컸다. 젊은 세대와 맞지 않는 열악한 근무 환경, 개별적이고 단기적인 일로 인한 미래에 대한 불안감, 낮은 임금과 불투명한 커리어 등. 이 일을 해서 내 미래가 바뀌지 않을 것 같다는 사실과 마주한다.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첫 일자리를 그만두지만 그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들은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이 일자리를 다시 찾지 않는 이유는 “실패가 누적되니 다시 구직하기가 두렵다”, “ 다시 취업해도 전과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다” 등.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너무 많은 어려움이 존재한다.
친구들 다섯이 모여도 현재 직장을 다니는 건 자신 뿐이라는 이정훈(30) 씨는 “친구들은 그다지 재취업에 신경 쓰는 것 같지 않다. 적당히 알바를 하며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는 것에 만족해 한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대구와 경북은 수도권으로의 청년 유출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통계청의 청년 인구 비중 분석 결과에 따르면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가장 큰 이유는 직업 때문이었다. 매년 지역을 떠나는 청년도 만 명이 넘고 지역산업의 경쟁력 약화, 수도권과의 경제적 격차도 컸다. 실제로 대구는 2024년도 7대 광역시 중 직장인들의 평균 임금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대구와 경북의 23곳의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지만 청년들이 취업과 재취업은 하기는 쉽지 않고 직장 내 분위기도 만족할 만한 환경이 아니다.
포항에서 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김희은(27) 씨도 “직장 다닌 지는 2년이 넘는다. 하지만 지금은 오빠가 있는 서울로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쉽지는 않겠지만 미래를 생각하면 지금보다 뭔가 나은 거를 찾아야 할 것 같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청년들이 지역을 떠나는 건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청년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서는 당면과제인 저출생과 지역 소멸이라는 또 다른 문제와 연결된다.
포항에서는 청년들을 위한 취업과 창업, 주거, 문화 등과 관련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다. 청춘센터와 청년창업, 콘텐츠기업지원센터, 포항청년마인드드링크의 청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서 청년들이 일자리를 가지고 자신의 꿈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일자리 수를 늘리는 것을 넘어야 한다. 이들이 취업과 재취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임시적인 일자리가 아닌 장기적이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허명화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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