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교육청, 이전 부지 못마땅 총동창회측 공청회 요구 ‘묵살’ 시-학부모 소통 가로막아 눈살 “제시한 부지 적절치 못해 반대” 교육청, 명확한 이전 계획 요청
속보=포항시 미래 성장동력이 될 포항국제컨벤션센터(POEX-포엑스) 확장 건립을 위해 필수적인 동부초등학교 이전 문제<본지 6월 26일 1면 보도>가 포항교육지원청의 반대로 3년째 표류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포항시와 학교 총동창회는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로부터 동부초교 이전 계획에 대한 정보 전달을 일방적으로 막으며 알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1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영일만 앞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살려 포항만의 매력을 대내외에 널리 알릴 의지를 담아 포엑스~제2전시장(현 동부초교 부지)~영일대광장을 연결하는 대규모 전시컨벤션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때문에 동부초교 이전 문제는 포항시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포항시가 주장하는 동부초교의 이전 필요성 역시 당위성이 높은 편이다. 동부초교는 1935년 설립된 뒤 매우 낡은 건축물이어서 리모텔링을 통한 시설 개선에 한계가 있다. 또 포엑스 건립 이후 교육환경보호구역 금지시설인 모텔, 노래방, 유흥시설 등이 학교 인근에 잇따라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학생들의 교육환경 악화 우려도 배제하지 못한다. 잦은 행사개최에 따른 교통체증과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 문제도 학교 이전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동부초교 총동창회는 이같은 학교 이전의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교육지원청이 지난 3년 동안 이해할 수 없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총동창회, 학부모회, 교육청이 모인 간담회 자리에서 수차례 공청회 개최를 요구했지만, 교육지원청이 번번이 이를 묵살했다며 답답해 했다.
총동창회가 보낸 공문에도 교육지원청은 ‘학교 및 교육수요자 차원의 학교 이전의 필요성 및 요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전 계획) 추진은 어렵다’, ‘포항시가 제시한 이전 예정 부지 위치 및 추진 과정 등의 내용이 명확하지 않아 수용할 수 없다’ 고 회신했다.
김일근 동부초 총동창회장은 “공식적으로 학부모들로부터 학교 이전에 대한 의견을 물어볼 기회 조차 마련하지 않아 ‘학교 이전의 필요성과 요구가 적다’는 교육지원청의 답변은 앞뒤가 맞지 않다”면서 “학부모들에게 학교 이전 사실에 대한 정보를 막무가내로 막을 권한은 없지 않냐”고 지적했다.
포항시도 교육지원청이 학부모들과의 소통 기회를 가로막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포항시 관계자는 “교육지원청이 시에서 제시한 이전 부지를 모두 반대하는데, 반대의 이유가 합리적이지 않아 어찌할 방법을 모르겠다“면서 “공청회를 통해 학부모들에게 부지 이전에 대한 찬반 의견을 먼저 묻고, 찬성이 많다면 어느 부지가 적절한지에 대해 논의해 보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포항교육지원청은 포항시가 이전에 적절치 못한 부지를 제안해 학교이전을 반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포항시가 제시한 부지로 학교를 이전하면 아이들의 등하굣길 교통안전, 통학 거리, 통학구역 구분 등의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면서도 “다만 포항시가 이전에 적합한 부지를 제시한다면 학교 이전을 추진할 계획은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 공청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포항시 측에서 학교 이전에 대한 명확한 계획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전 계획도 구체적으로 수립되지 않는 상황에서 공청회를 개최해 학부모와 지역민 간 분란을 만들 수 없지 않냐“는 반응을 보였다.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