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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온호, 16번째 북극항해 돌입···“기후위기 해법, 북극에서 찾는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5-07-02 19:49 게재일 2025-07-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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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항로 개척을 위한 기초자료 확보···국제공동탐사도 병행
차세대 쇄빙연구선 도입되면 연구역량 2~3배 확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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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모습. /극지연구소 제공

국내 유일의 쇄빙연구선 아라온호가 3일 북극해를 향해 출항했다. 이번 항해는 총 91일간 진행되며, 북극항로 상 주요 해역에 대한 해양·기후 조사를 통해 북극 진출 기반을 강화하고 이상기후 대응 역량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둔다.

올해로 16번째를 맞은 북극 탐사는 북극의 해빙(海氷) 감소와 해저 동토층 붕괴, 메탄가스 방출 등 기후 위기의 실체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고, 북극항로 운영에 필요한 해저지형 및 기상 데이터 확보를 목표로 한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항해를 통해 한국이 북극 과학 연구와 국제협력에서 중추적 역할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북극은 전 지구적 기후 변화의 최전선으로, 해빙 면적이 빠르게 축소되면서 해양생태계뿐 아니라 대기 순환 구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북극발 폭염, 한파 등 이상기후 현상은 점점 더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북극 현장에 기반한 정밀한 데이터 수집이 필수적이다.

아라온호는 이번 항해에서 베링해, 동시베리아해, 축치해, 보퍼트해 등 북극 주요 해역을 항해하며 해양물리, 기후, 생태계 변화 등 종합적인 관측 활동을 수행한다. 극지연구소 양은진 박사 연구팀은 지난해 북극에 설치한 장기계류장비를 회수해 1년간 축적된 자료를 확보하고, 해빙 위에 머물며 수중 음향환경, 해빙 두께 등을 측정할 예정이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캐나다 보퍼트해에서 진행되는 국제 공동탐사다. 극지연구소 홍종국 박사팀은 미국, 캐나다 연구진과 함께 해당 지역의 해저 동토 붕괴와 메탄가스 방출 메커니즘을 집중 조사한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수십 배 강력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체로, 북극 기후변화 연구의 핵심 지표로 꼽힌다.

또한 한국은 올해 미국 쇄빙연구선 힐리(Healy)호와 협력해 러시아 북동부 인근의 랍테프해 탐사에도 참여한다. 이는 북극 연구에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다자간 협력 기반 확대에 의미 있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차세대 쇄빙연구선 도입을 통해 극지 연구의 체류 기간과 탐사 범위를 대폭 확장할 계획이다. 새 선박이 투입되면 북극항로 개척, 기후위기 대응, 자원개발 등 다각도의 전략 구상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북극의 변화는 더 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는 곧 우리의 산업과 일상에 직결된 문제”라며 “아라온호가 무사히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한편, 포항지역 항만·물류 업계는 이번 북극 탐사와 관련해 장기적 전략 수립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역 전문가들은 “지정학적·지경학적으로 북극과 인접한 포항이 단순 물동량 경쟁을 넘어, 북극항로 시대를 대비한 선박 점검·수리 거점과 전문인력 양성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라며 “한-러 연합 북극항로 전문가 양성 아카데미와 같은 소프트 인프라 확보도 전략적으로 검토할 만하다”라고 조언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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