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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횡단보도·어린이존 지워져 ‘사고 위험’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5-07-22 15:45 게재일 2025-07-2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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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북·남구 간선도로에 수두룩
이면도로 등 흔적조차 없는 곳도  
주민 “단순 시각정보 아닌 생명선”
22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인근 해안도로 삼거리 주변의 차선과 방향 지시선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포항 주요 도로 곳곳의 차선과 노면 표시가 심하게 벗겨져 차량 운전자와 보행자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22일 포항시 북구와 남구 일대를 둘러본 결과 왕복 4차로의 주요 간선도로는 물론 주택가 인근 이면도로까지 차선이 심하게 마모되거나 지워진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22일 오전 포항시 남구 장기면 신창리 해안도로의 중앙선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지워져 있고, 횡단보도 표시는 아예 보이지 않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선이 흐릿하게 남아 있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려운 곳도 많았다. 일부 구간에선 차선이 사실상 사라진 탓에 차량 간 간격이 들쭉날쭉해지고 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 운전자가 차선을 침범해 위험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시민은 “실선과 점선의 구분이 모호한 구간이 늘면서 차로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사고 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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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중학교 인근 도로. '어린이보호구역 안내 문구와 속도제한 표시가 거의 지워져 있다. /단정민기자

횡단보도, 정지선, 유턴 안내선, 과속방지턱 등 각종 노면 표시도 도색이 벗겨져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어린이보호구역의 상황은 더욱 심각했다. 흥해읍 한 중학교 인근 도로에서는 ‘어린이보호구역’ 안내 문구와 속도 제한 표시가 거의 지워져 육안으로 식별하기조차 어려웠다.

외곽인 북구 흥해읍과 남구 장기면 등 해안도로에서는 차선 도색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재도색이 이뤄지지 않아 식별이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22일 오후 포항시 북구 흥해읍 용한리 영일만항 인근 해안도로 삼거리 주변의 차선과 방향 지시선이 희미하게 남아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남구의 한 주민은 “비가 오는 날이면 도로 위 차선을 거의 볼 수 없다. 가로등 불빛에도 반사가 안 되다 보니 도로 중앙이 어딘지 가늠조차 안 된다”며 “특히 외부 운전자나 고령 운전자에게는 사고 위험이 더 클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차선 도색은 단순한 시각 정보가 아니라 안전 운행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며 “어린이보호구역이나 외곽지역 도로의 경우 차선 하나가 곧 생명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차선이 보이지 않는 도로는 운전자를 긴장하게 만들고 판단 착오로 인한 사고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민원이 접수되거나 현장 확인을 통해 문제가 확인되면 계약된 업체가 짧은 구간은 즉시 보수하고, 긴 구간은 별도 설계를 통해 정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포항 전역의 도로를 소수 인력이 관리하고 있어 수시로 점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차선 도색은 연간 예산으로 편성돼 있어서 예산 범위 내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순차적으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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