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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폭염과 장마, “고품질 포도가 위험해요”

피현진 기자
등록일 2025-07-25 13:58 게재일 2025-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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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농업기술원 병해충 관리 강조 및 농작업자 안전 당부
과실 표면 온도가 40℃ 이상으로 상승하면 일소 및 엽소 증상이 발생한 포도 나무./경북도 제공

최근 경북 일대에 이어진 집중호우와 급격한 폭염이 포도 농가의 재배 환경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열과(과실 터짐), 병해충 발생, 생리장해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해 품질 저하와 수확량 감소가 우려되면서, 경북농업기술원이 농가에 철저한 관리와 예방적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25일 기술원에 따르면 불규칙한 기후 변화는 포도 열과 발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장마 이후 토양 수분이 급격히 증가하면 과실은 빠르게 수분을 흡수하게 되고, 얇고 탄력성 낮은 포도 껍질은 팽창을 견디지 못해 터지는 열과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유통 과정에서 상품성 저하로 이어져 농가의 경제적 손실로 직결된다.

또한, 장마가 끝난 뒤 고온이 지속되면 탄저병, 가지마름병, 점무늬그을음병 등의 병원균 활성이 극대화된다. 특히 고온기 오전 시간대 병해가 집중 발생하므로, 기술원은 병해충 방제약제를 적시에 살포하고 통풍 개선을 위한 덩굴 솎기 및 하엽 제거를 병행할 것을 강조했다. 병징이 보이지 않더라도 포자나 균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사전 방제의 중요성도 지적된다.

폭염으로 과실 표면 온도가 40℃ 이상으로 상승하면 일소 및 엽소 증상이 발생해 광합성 효율 저하 및 과도한 호흡으로 이어진다. 이로 인해 당도 저하와 착색 불량 같은 생리적 장해가 나타나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기온이 낮은 시간대에 칼슘, 칼륨, 마그네슘 등을 살포하여 영양 균형을 보완하고, 수세가 약한 나무는 순지르기를 통해 양분을 과실로 집중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중호우로 약해진 뿌리 활력 회복을 위해 배수로 정비와 토양 통기성 개선이 우선되어야 하며, 점적관수 또는 미세살수 장치를 이용해 토양 수분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증발량이 적은 이른 아침이나 해질 무렵 물을 주는 방식은 과실의 수분 스트레스를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다.

기온이 35℃를 넘는 폭염경보가 빈번히 발령되는 요즘, 농작업자의 건강 관리도 포도 관리만큼 중요하다.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은 작업 시간을 오전 10시 이전과 오후 3시 이후로 조정하고, 그늘막 설치와 충분한 수분 섭취, 휴식시간 확보 등을 통해 작업자의 안전을 보호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조영숙 기술원장은 “지금부터 8월 초까지는 포도의 품질과 수확량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농가에서는 여름철 과원 관리 기술을 보다 세심하게 실천해 주시기 바라며, 기술원에서도 현장 기술지원을 강화해 이상기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품질 포도 생산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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