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못 남쪽에 있는 법이산에는 조선시대 사용했던 봉수대가 지금도 남아 있다. 수성못 남쪽에서 20분 정도 올라가면 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으나 평소 많은 사람이 찾지는 않는다.
봉수대란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을 이용해 적들의 동향을 파악해 상부에 알렸던 군사 목적의 통신수단이다.
조선시대 봉수대는 왜구의 주요 침탈지인 동래현에서 시작하여 한양까지 연결하는 주요 봉수인 ‘직봉’ 5개소가 있었고, 그 아래 직봉마다 하위 봉수인 ‘간봉’을 두어 운영했다.
법이산 봉수는 제2거 직봉의 하위 8간봉 중 하나다. 부산 천성보 봉수에서부터 이어져 당시 성주의 각산봉수, 대구의 성산 성황당에서 신호를 받아 경산의 시산 봉수로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이산 봉수대와 관련된 기록은 경상도지리지(1425년), 해동지도(1705년,) 대동여지도(1861년) 등의 고지도와 세종실록지리지(1454년), 신동국여지승람(1530년)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 법이산 봉수 유적지에는 기우단(가물 때 비오기를 제사 지내는 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봉수대는 비가 오면 오히려 불편했을텐데 봉수대 인근에 기우단이 만들어진 것은 매우 특이한 점이다.
2019년 가온문화재연구원에서 이곳을 발굴 조사한 적이 있다. 발굴 조사에 의하면 봉수대 방호벽 둘레가 106.5m에 달했고, 배 모양의 봉수로, 남북에 인접하여 동서로 길게 만들어진 돌무지 시설, 계단형과 개방형의 출입 시설 2곳이 확인되었다.
또 유적지 내에서 백자류와 옹기 파편, 기와류 등도 출토됐다.
배 모양의 방호벽은 외적이나 산짐승으로부터 봉수군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금까지 봉수대에서 출토된 적이 없는 백자류 파편이 출토된 것은 기우단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법이산 봉수대는 대구지역 첫 봉수 문화재로 대구시 기념물로 지정돼 있다. 수성구청은 봉수대를 포함한 일대의 종합 정비 계획을 수립 중이다.
또 앞으로 법이산 봉수대의 국가지정문화재 승격을 위해 추가적인 준비도 하고 있다고 한다.
/안영선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