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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화(禍)가 돼

우정구 기자
등록일 2025-07-31 18:14 게재일 2025-08-01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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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구 논설위원

설화(舌禍)란 경솔한 말 한마디로 재앙을 불렀다는 뜻이다. 옛날 중국 진시황의 한 부하가 미인을 조롱하는 말을 했다가 집안 전체가 망하는 멸문지화를 당한 일화가 있다.

“말이 씨가 된다”는 우리 속담은 함부로 말을 하지 말고 항상 언행을 신중히 하라는 의미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 역시 사소하지만 적절한 말 한마디가 큰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교훈을 준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에 말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말 한마디로 패가망신하기도 하고 말 한마디로 벼락출세도 한다.

공자는 논어에서 “교묘히 말을 잘하고 얼굴 빛을 화려하게 꾸미는 자 중에는 어진 이가 드물다(巧言令色 鮮矣仁)”고 말했다. 여기서 아첨하거나 알랑거린다는 뜻의 교언영색이란 말이 유래됐다고 한다.

또 설저유부(舌底有斧)란 어려운 사자성어가 있다. “혀 밑에 도끼가 있다”는 뜻이다. 무심코 한 말이 상대방에게 깊은 상처를 줄 수 있으며 때로는 도끼처럼 치명적일 수 있다는 의미다. 삼사일언(三思一言)과 연결되는 교훈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과거 자신이 한 말이 되돌아 와 설화를 당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최근에 임명된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자신이 뱉은 말들을 감당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는 딱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주 먼 옛날 일인 줄 알았던 말들이 도돌이표처럼 되살아나 구화지문(口禍之門)을 일으킨 것이다.

그의 말 중 문재인 대통령은 “멍청한 사람”, 이재명 대통령은 “하늘이 내린 사람”이란 말이 막말의 백미다. 말이 화(禍) 된다는 걸 몰랐을까. /우정구(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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