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공항 참사’ 때와 같은 기종 7일전에도 사고발생 불안 고조 대구공항 조류충돌률도 제주 2배
대구공항에서 출발한 국제선 여객기가 이륙 직후 조류 충돌(버드스트라이크)로 추정되는 사고로 인천공항에 회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대구공항의 항공 안전 문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대구공항은 제주공항의 두 배가 넘는 조류 충돌률을 보이는데다 이번 회항 여객기가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와 같은 ‘보잉 738-800’ 기종인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오후 8시46분 대구국제공항을 이륙한 티웨이항공 TW423편 여객기(보잉 738-800, HL8327)가 출발 약 2시간 만에 인천공항에 긴급 회항했다.
출발 시점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했고, 중국 영공으로 향하던 도중 기체 결함을 확인한 조종사가 회항을 결정한 것이다. TW423편은 오후 10시 32분쯤 인천공항에 착륙했고, 인천공항에서 대기 중이던 같은 기종 항공기로 교체돼 재출발했다.
당시 탑승객 A씨는 “이륙 후 2~3분 만에 우측 날개 쪽에서 ‘쾅’ 하는 충돌음과 함께 불꽃이 튀었는데, 기장은 기내 방송을 통해 기체에 이상이 없다며 비행을 계속했다. 하지만 1시간 30분쯤 지난 시점에 회항 방송이 나왔다. 이것도 처음에는 대구로 돌아간다고 했다가 인천으로 목적지를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기내 탑승객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인천공항에서 다시 교체된 비행기를 타야했지만, 승객 3명은 불안감으로 탑승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TW423편은 3일 0시 10분쯤 인천공항을 떠나 울란바토르에 도착했다.
티웨이항공은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에도 싱가포르발 인천행 여객기(A330-300)가 기체 결함으로 회항한 바 있다. 이때문에 최근 들어 기체 관리와 안전 운항 전반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이번 사고 항공기 역시 작년 12월 무안공항 참사 때 기종과 동일한 보잉 738-800이다. 당시 무안공항에서도 이륙 직후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여객기가 로컬라이저에 부딪혔고, 179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티웨이항공 측은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안전운항 점검 및 항공기 교체 운항으로 불가피한 항공기 운항지연이 발생해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류 충돌은 대구공항의 고질적 문제로 지목돼 왔다.
한국공항공사가 더불어민주당 이연희(충북 청주흥덕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작년 12월까지 대구공항에서 총 41건의 조류 충돌이 발생했다. 같은 기간 항공기 운항 편수는 11만 1588편이다. 비행기 1만 대당 약 3.67건의 충돌이 발생한 셈이다. 발생률 0.036%은 제주공항(0.013%)의 2.7배에 달한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