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청 야놀자리서치 교수 발표 서울 등 ‘쏠림’…활성화 부진 원인 여행인구 3명중 2명 매년 해외로 지역고유의 콘텐츠 부재도 한몫 국내 이커머스 서비스 체계 보완 외국인 소비자들 접근성 높이고 ‘지역 연결’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려면 관광 거점인 ‘허브’를 중심으로 인근 소도시인와의 연계관광으로 관광 수요를 분산하면서도 권역 중심 관광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같은 주장은 지난 6일 야놀자리서치, 미국 퍼듀대학교 CHRIBA 연구소, 경희대학교 H & T 애널리틱스 센터가 공동 주관한 ‘지역관광활성화의 패러다임과 실행전략 세미나에서 나온 것이다. 서울드래곤시티 한라홀에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지방소멸위기에 처해있는 현상황을 돌파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가 지역관광을 활성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주제 연설에 나선 장수청 야놀자리서치 교수는 “2047년에는 우리나라 시군구 229개 중 157개(68.6%)가 소멸 고위험 지역”이라며 “지역 생태계를 살리고 지방에 인구 유입을 늘리는 효과적 대안 중 하나가 지역 관광 활성화”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관광산업에 몰입해야하는 이유로 관광 산업은 서비스 산업의 핵심으로 전 세계 GDP의 10.5%를 차지하는 우량 산업인 점을 들었다. 일례로 세계 항공 여객 운송량 추이로 미뤄봤을 때, 15년마다 매출규모가 2배 이상의 규모가 커졌다고 했다.
그는 내수 진작과 외화벌이 측면에서도 관광산업은 뛰어난 잠재력을 가진다고 밝혔다. 장교수는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외국인 관광객 1인이 국내여행 시 평균 188만원을 쓰고 간다. 이는 2024년 국민 연간 소비지출액인 1542만원의 12.2%다. 외국인 관광객 8.2명이 지역 소비 인구 1인을 증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지역관광의 중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관광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장 교수는 쏠림 현상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외국인 중 78.4%가 서울에 방문했다. 2위는 부산으로 전체의 16.2%만이 부산을 찾아 1위인 서울과 격차가 상당했다.
내국인들이 꾸준히 국내여행 대신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도 문제다. 관광수지 적자는 예정한 수순. 2024년에는 한국인 2869만 명이 해외로 나갔다. 장 원장은 전체 인구가 아닌, 활발한 여행이 가능한 여행인구(79세 이상과 3세 이하 제외)는 4300만 명 정도로 사실상 여행인구 3명 중 2명이 1년마다 해외로 나간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현황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 지역관광의 근본적 문제점은 ‘수요 부족’이다. 지역으로 여행하려는 외국인도 심지어는 내국인도 많지 않다는 것.
외국인 관광객이 외국인의 서울 여행에 쏠린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문제는 교통수단이다. 법무부 출입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전체 외국인 입국자의 73.7%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으로 입국했다. 지방 공항 노선이 활성화돼 있지 않으니, 외국인 관광객의 선택지도 자연히 서울과 수도권 지역으로 좁혀진다.
‘지역 고유 콘텐츠의 부재’한 것도 지역관광을 외면하는 요인이라고 장 교수는 분석했다. 2024년 기준 전국 출렁다리 254개, 2025년 6월 기준 관광용 케이블카 43개, 2025년 기준 레일바이크 25개, 2024년 기준 지역축제 1170여 개다. 서로 베끼고 베낀 지역 관광 콘텐츠의 결말은 ‘공멸(共滅)’이다. 어느 지역을 가도 출렁다리, 케이블카, 레일바이크, 비슷한 축제가 있다. 어느 관광객이 어딜 가도 비슷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하고 싶을까.
장 교수는 지역관광활성화를 위해 ‘여행객 입장’에서 고객의 여정을 관리하는 체계적인 경험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외국인 관광객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외국인을 소비자로 고려한 국내 이커머스(e-commerce)서비스 체계의 미흡함을 인정하고 이를 보완해야 한다. 대중교통·배달앱·숙박앱·관광지 등 플랫폼에 외국인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 가령 다국어 지원, 해외 신분증으로 본인인증, 해외 카드 등록 및 결제, 해외배송 등을 수월하게 하는 것이 그 예다.
장 교수는 “지역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간 ‘연결’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역관광이 잘 되기 위해서는 실행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성과’에 집중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정량적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icator)를 만들고 꾸준히 이를 측정하고 결과를 축적해 나가야 지역 관광이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병일기자 skycbi@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