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민의 오랜 숙원이던 남구 상도동 포항시외버스터미널 부지에 세워질 예정이었던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실망이 크다.
최근 본지 취재에 따르면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복합환승센터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막대한 사업비와 사업자 간 입장 차이 때문에 실질적인 사업 추진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새로운 대형 사업주가 나오지 않으면 복합환승센터 건립은 기약 없이 표류할 것이란 뜻이다.
1985년 건립된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은 현재 시설 노후화와 편의시설 부족, 주차장 부족 등으로 이용객의 불편이 이만저만 아니다. 근년 개통된 KTX 역사와 비교하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실정이다. 35도가 넘는 폭염에도 대형 선풍기에 의존해 버스를 기다리며 더위를 식히는 이용객의 모습에서 낙후된 포항의 이미지가 겹친다.
포항시가 시외버스터미널 건립 30여년 만인 2017년, 민자 3341억원을 들여 지하 4층, 지상 20층의 규모의 복합환승센터를 짓기로 결정하고 경북도에 사업 제안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사업성 부족 등의 이유로 제안서가 반려됐다.
당초 포항시의 구상은 시외버스터미널과 남구 해도동에 있는 고속버스터미널을 함께 옮겨 포항을 대표할 만한 랜드마크 건물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백화점과 같은 유통시설을 가미하면 도심 재생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또 한편으로는 포항시의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는 것.
그러나 제안서가 경북도로부터 반려되면서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은 지금까지 수년간 표류하고 있다. 경북의 대표 도시이자 50만 인구 포항의 관문 역할을 하는 시외버스터미널의 노후 시설은 외지인에게 포항의 이미지를 불가피하게 훼손시키고 있다.
포항은 세계 제일 철강도시다. 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 포항의 이미지와 연결될 관문으로서 터미널을 지금 상태로 그냥 둘 수는 없다. 포항시가 면밀한 대책을 세워 시민들이 실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