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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배추 1포기 7660원… ‘金추’ 현실로

정혜진 기자
등록일 2025-08-20 10:10 게재일 2025-08-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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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엔 하루 만에 9.5% 급등도
전국 평균 7019원 훨씬 웃돌아
시민 “계속 오르면 김치 못 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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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배추 소매가격이 지난 19일 기준 7660원으로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사진은 포항시 북구 소재 마트에 진열된 배추)

이상기후의 여파로 배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일명 ‘金추’, ‘金치’라는 말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배추 대신 비교적 저렴한 채소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2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배추 한 포기 평균 소매가격은 7019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8.6%, 평년보다 10.3%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초만 해도 3000원대였던 배춧값이 불과 두 달 사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특히 포항은 지난 14일 6995원에서 하루 만에 9.5% 급등해 7660원을 기록한 뒤 현재까지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시민 김모씨(50대)는 “배춧값이 김장철까지 계속 오를까 걱정된다”며 “정 안되면 담그지 않고 그냥 사 먹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춧값과 대조적으로 같은 날 기준 무 가격은 1개당 2567원으로 지난해보다 17% 떨어지면서 일부 소비자들은 무나 깍두기용 채소로 눈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이모씨(60대)는 “장가간 아들한테 김치 좀 챙겨줘야 하는데 배춧값이 이렇게 오르니 배추김치를 담글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여차하면 깍두기라도 담가야겠다”고 걱정했다.

이 같은 현상은 이상기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폭염과 국지성 호우로 배추 생육 환경이 크게 악화됐고, 이는 수급 불안으로 직결됐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8월에 출하하는 물량은 재배면적이 줄고 작황도 부진해 가격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 비축 물량을 시장에 공급해 가격 안정을 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실제로 가격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푸는 조치를 강화했다. 

총 2만6800t의 비축 물량을 활용해 7월보다 두 배 많은 규모를 공급하기로 했다. 매일 200~300t을 도매시장 등에 방출해 수급을 안정시킬 방침이다.

이미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배추 상품 10kg 평균 도매가격은 1만9800원으로 지난해(2만2760원)보다 13% 하락했다. 도매가격은 소매가격보다 흐름이 앞서는 경향이 있어 향후 배추 소매가격이 안정세로 전환될지 주목된다.

 

글·사진/정혜진기자 jhj1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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