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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군, 한울 원전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공식 편입

장유수 기자
등록일 2025-09-02 11:18 게재일 2025-09-03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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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면 수하3리 UPZ 포함 확정…연간 최대 100억 세수 확보·주민 안전망 강화
한울 원전 방사선 비상계획 구역도. /영양군 제공

영양군이 한울 원전 방사선 비상계획구역(EPZ)에 공식 편입됐다.

단순한 행정 절차처럼 보이지만 이번 결정은 군민 안전 체계와 군 재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2일 영양군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달 29일 수비면 수하3리 일부 지역을 긴급 보호조치계획구역(UPZ)에 포함하는 변경안을 의결했다.

영양군은 지난 2015년 방사능방재법 개정 과정에서 비상계획구역에서 빠져 있었다.

하지만 신한울 1·2호기가 가동되고 3·4호기 건설도 본격화되면서 영양군이 원전과 사실상 생활권을 공유하는 상황에 놓였다.

세계 최대 원전 밀집단지가 형성되는 만큼, 주민 안전 확보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져 왔다.

비상계획구역 편입이라는 말은 자칫 부정적으로 들릴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위험 지역’이라는 낙인이 아니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국가적 관리 체계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다.

원전 사고 시 반경 35km는 예방적 보호조치구역(PAZ)으로 즉각 대피가 이뤄지며 반경 2030km 범위는 긴급 보호조치계획구역(UPZ)으로 옥내 대피나 소개가 시행된다. 이번에 영양군이 포함된 것은 후자에 해당한다.

울진군 내 기존 구호소 수용 인원이 1만5000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비상 시 3만5000명 이상을 수용해야 하는 현실적 한계를 고려할 때 영양군의 편입은 필연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편입으로 영양군은 연간 최대 100억 원의 지역자원시설세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2026년 약 50억 원, 2027년 75억 원을 거쳐 2028년부터는 매년 안정적으로 100억 원이 들어온다. 군 단위 지자체로서는 이례적인 규모다.

영양군의 연간 예산 규모를 감안하면 이번 세수 증대는 지역 인프라 확충, 청년 일자리 창출, 고령화 대응 복지 확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수하3리 주민 김모(62) 씨는 “처음에는 위험 지역이라는 인식 때문에 불안했다”며 “하지만 이제는 국가가 직접 관리해준다니 마음이 한결 든든하다”고 말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10년 만에 비상계획구역에 포함돼 군민 보호 체계의 첫 단추를 끼우게 됐다”며 “확보된 재원을 안전망 구축과 생활 인프라 개선에 집중해 군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울진 한울원자력본부 관계자는 “비상계획구역 편입은 단순히 구역을 넓히는 문제가 아니라, 지역과 함께 안전 체계를 강화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영양군과 협력해 방재 훈련과 구호소 확보 등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결정을 ‘주민 안전 강화’와 ‘재정 자립 기반 확대’라는 두 가지 효과를 동시에 거둔 사례로 평가한다. 하지만 과제도 적지 않다. 늘어난 재원이 군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쓰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재난 대비 인프라 확충, 주민 참여형 방재 훈련, 장기적 복지 투자 등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때 이번 편입의 진정한 의미가 빛을 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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