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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밀한 바다향 밀려오는 여름 보양식… 초록 면발은 ‘덤’

등록일 2025-09-09 16:50 게재일 2025-09-1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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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밥 헌터스 포항 ‘울릉도 태양식당’ 따개비 칼국수
울릉도서 공수하는 울릉도만의 ‘따개비’
칼슘·마그네슘 등 ‘풍부’ 골다공증에 좋아
비타민·미네랄 많아 항균·항암효과 입증
부추즙으로 반죽한 면발은 소화도 잘 돼
직접 만든 효소  든 정갈한 반찬 입맛 돋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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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태양식당 전경.

몸을 위해 필라테스 1대1 수업을 시작했다. 두 달이 지나고 몸이 조금 나아진 기분이다. 찬찬히 몸에 대해 알려준 강사님과 식사하자고 했더니 몸보신 가능한 식당을 추천했다. 처음 듣는 상호라 내비게이션에 의지해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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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개비칼국수 상차림. 

KBS 포항방송국 앞에 자리한 ‘울릉도태양식당’. 울릉도에 가지 않고 울릉도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많은 사람이 찾아온다고 했다. 

차가 있어서 어디든 갈 수 있어서 편하지만, 주차장이 없는 맛집은 패스하는데, 이 집은 건너편에 아주 너른 공영주차장이 있어서 좋았다. 편하게 스윽 주차하고 길을 건너갔다.

문을 열자마자 바닥에 따개비가 먼저 반겼다. 따개비 칼국수가 대표 메뉴이니 벽에도 카운터에도 따개비로 장식했다. 

하지만 해물 재료 특유의 비린 향이 나지 않아 좋았다. 비위가 약한 사람은 가게에 들어서면서 훅 풍기는 냄새에 질리기 때문에 입맛을 잃곤 한다. 이 집은 일단 첫인상 합격.

메뉴판도 간단했다. 따개비칼국수, 따개비죽, 해물부추전 뿐이다. 귀한 명이나물은 포장 판매한다. 둘이 방문한 우리는 세 가지 다 먹고 싶지만 전은 다음에 먹기로 하고 칼국수와 죽을 시켰다. 

기다리는 동안 찾아온 손님들의 연령대를 보니 다양했다. 아장아장 걷는 아기를 데려온 부부, 엄마와 딸, 중년 부부, 젊은 연인, 지긋한 어르신들이 밑반찬을 앞에 두고 자신의 메뉴를 기다렸다.

물과 함께 내온 세 가지 반찬이 정갈하다. 과일로 단맛을 낸 겉절이, 직접 담근 효소로 맛을 낸 상추대와 돼지감자 장아찌, 꼬시래기 초무침이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가게 구석에 주인장이 직접 담아둔 효소가 가득했다. 보양식이라 손님의 건강을 위해 손을 아끼지 않고 철마다 다른 효소를 만들어 저장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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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태양식당 메뉴판.

가게 안을 둘러보는 사이, 칼국수와 죽이 나왔다. 그릇 위에 따개비가 가득 올려져서 누가 봐도 따개비 칼국수와 따개비 죽이다. 먼저 국물을 한 숟가락 떠서 맛보았다. 바다향이 밀려왔다. 자극적이지 않고 뭉근한 맛이다. 그런데 면의 색깔이 초록이다. 어떻게 반죽했냐고 여쭈니 수입 밀가루는 경상도 사투리로 ‘생목 낀다’는 말이 있어서 비싸지만 국산 밀가루만 사용해서 포항 특산물 부추즙을 내서 반죽에 넣었다니 더 맛이 궁금했다. 생목 낀다는 의미는 위산이 역류해 소화불량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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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개비 칼국수. 

한 젓가락 후루룩 들이켰다. 쫄깃한 식감이 입안에 감돈다. 더 쫄깃한 것은 따개비였다. 주인장의 인심만큼 듬뿍 들어있어 숟가락을 뜰 때마다 씹혔다. 둘이 두 가지 맛보라고 내온 앞접시에 칼국수와 죽을 번갈아 먹으며 땀을 흘렸다. 국물까지 싹 비웠다. 담백한 맛에 밑반찬이 한몫해서 셀프바에서 리필해서 먹었다.

따개비는 단백질과 칼슘, 마그네슘, 셀레늄 등 미네랄이 풍부해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성장기 어린이와 노년층의 골다공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또한 타우린과 오메가-3 지방산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관 건강을 증진해 고혈압,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항산화 성분이 세포 손상을 막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면역력에 도움 준다. 최근 연구에서 항균 및 항암 효과가 입증되어, 암세포 성장 억제와 유해균 번식 억제에 도움을 준다고 했다. 저지방·저칼로리 식품으로 체중 관리에도 좋다. 조개류 알레르기가 있는 분은 섭취를 피해야 하며, 반드시 충분히 익혀서 섭취해야 한다.

울릉도에 본점이 있다. 포항의 울릉도태양식당, 이곳은 육지에서 섬나라 울릉국의 맛을 그대로 내 뱃멀미 심한 우리에게는 좋은 장소이다.

/김순희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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