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부동산이 밝힌 9월 중 통계에 의하면 전용면적 84㎡ 아파트 기준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ㄹ아파트다. 지난 6월 거래된 가격이 72억원이다.
반면에 비슷한 규모로서 전국에서 가장 낮게 거래된 아파트는 경북 김천시의 ㅅ아파트다. 지난 5월 거래 가격이 7000만원이다. 이 아파트 102채와 서울 ㄹ아파트 한 채가 맞먹는 가격이다. 서울 인기 아파트단지의 똘똘한 한 채의 위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통계다.
똘똘한 한 채란 시세상승 가능성이 높고 환금성이 좋으며 실 거주와 투자 가치가 모두 뛰어난 부동산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서울 강남·서초 일대의 인기 아파트단지로서 교통, 학군, 생활 인프라 등이 뛰어난 알짜배기 부동산이다.
똘똘한 한 채가 투자 대상으로 등장한 것은 다주택 소유자에 대한 정부의 세금규제가 시작되면서부터다. 여러 채를 구입하는 것보다 확실한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똘똘한 한 채에 대한 투자가 집중됐다. 세금 부담도 피하고 자산의 안정적 가치상승도 기대할 수 있으니 투자자 입장에서는 일거양득 효과를 본 것이다.
지방의 아파트 102채를 팔아 서울의 아파트 한 채를 겨우 살 수 있다는 가정에 기절초풍하지 않을 사람 있을까. 아파트 값만으로 본다면 지방의 아파트는 처참할 지경이라 할 수 있다.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례를 보는 젊은층이 지방에 살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싶다.
이같은 양극화 현상이 결국은 국가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데, 과거의 정부 정책은 늘 헛발질만 한 것 아닌가. 지방에서는 똘똘한 한 채보다 똘똘한 정책을 바라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