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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강풍에 현수막이 ‘흉기’로⋯관리 체계는 여전히 미흡

단정민 기자
등록일 2026-01-15 15:10 게재일 2026-01-16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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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주택가에서 강풍에 찢어진 현수막이 가로수에 휘감긴 채 펄럭이고 있다.

최근 겨울철 반복되는 강풍에 포항 곳곳에 설치된 현수막이 시민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동해안 특성상 순간 돌풍이 잦은 포항에서는 현수막이 찢어지거나 거리에 날리며 보행로를 가로막는 일이 잦지만 이를 사전에 정비하는 관리 체계는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4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 한 주택가에서는 강풍에 찢어진 현수막이 가로수에 감긴 채 방치돼 보행자 통행을 가로막는 모습이 포착됐다.

현수막을 묶은 끈이 끊어지면서 나뭇가지에 얽힌 채 바람이 불 때마다 거세게 펄럭였다. 인도를 지나던 시민들은 이를 피해 몸을 비틀어야 했고, 일부 현수막 조각은 보행로 쪽으로 늘어져 추가 사고 우려도 컸다.

인근을 자주 걷는다는 박모씨(68)는 “바람이 세게 불 때면 현수막이 떨어질까 봐 신경이 쓰인다”며 “위험해 보이는 것들은 미리 정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수막은 설치와 철거가 간편하다는 이유로 각종 행사와 홍보 수단으로 주택가와 도로변 곳곳에 내걸리지만 강풍에는 매우 취약할 수 밖에 없다. 고정 끈이 느슨하거나 설치한지 제법 시간이 지난 현수막은 돌풍이 불면 쉽게 찢어지거나 탈락해 보행자와 차량 통행에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

기상청 강풍특보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2025년) 대구·경북 지역에서는 강풍주의보가 최소 25회 이상 발효됐다. 2023년 한 해에만 포항과 경주, 안동, 영덕, 울진 등 경북 전역과 대구시를 포함해 24차례 강풍특보가 내려졌고 올해도 대구 군위군에 강풍주의보가 발효됐다.

문제는 이런 변화에도 현수막 관리가 여전히 사후 대응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과 시행령은 현수막의 설치 기준과 관리 책임, 표시 기간 종료 후 철거 의무는 규정하고 있지만 강풍 예보나 특보 단계에서 현수막을 사전에 철거하거나 보강하도록 의무화한 조항은 없다. 이 때문에 강풍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훼손된 현수막을 철거하는 방식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전문가들은 해안 도시 특성을 반영한 관리 기준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이상협 대구가톨릭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수막은 강풍이 불면 가장 먼저 위험 요소로 바뀌는 시설물”이라며 “강풍 예보 단계에서 한시적으로 철거하거나 사전 점검을 의무화하는 등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포항시 건축디자인과 관계자는 “강풍 주의보나 특보가 내려지면 각 부서에 공문을 보내 위험해 보이거나 파손된 현수막을 철거하도록 하고 있다”며 “다만 현수막이 불법으로 여기저기 설치돼 있어 모든 곳을 사전에 파악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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