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인센티브 개편… 현금+지역화폐 이원화·지질공원 연계·지오파트너 격상
지방소멸 위기가 구조적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의성군이 2026년 관광객 유치 인센티브 지원사업을 전면 재설계하며 관광정책의 방향 전환을 선언했다. 핵심은 단순 방문객 수 확대에서 벗어나, 관광 지출이 지역 안에서 여러 차례 회전하도록 만드는 ‘순환형 관광경제 모델’ 구축이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의 관광 인센티브는 단체 관광객 유치와 일정 요건 충족 시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단기적 방문객 증대에는 효과가 있었지만, 소비가 외부 여행사·플랫폼·프랜차이즈로 빠르게 유출될 경우 지역 상권과 고용, 재투자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실제 체험관광 수요는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작년 통계에 따르면 금마늘 농촌체험휴양마을을 비롯한 관내 농촌체험휴양마을 25개소에 연간 3만8000여 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의성이 일정 규모의 체험형 관광 기반을 확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방문객 규모에 비해 지역 상권 전반으로의 소비 확산 구조는 아직 체계화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에 의성군은 정책의 목적을 ‘방문객 수’에서 ‘지역 내 경제회전율’로 전환했다. 지원금이 지역에서 다시 소비되고, 그 소비가 또 다른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현금+지역화폐 이원화… “지원금이 다시 돌도록”
이번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현금+지역상품권’ 이원화 지급 방식이다. 기본 인센티브는 현금으로 지급해 참여 진입장벽을 낮추고, 확대 인센티브는 의성사랑상품권 등 지역화폐로 지급해 관내 재소비를 유도한다. 특히 지질명소 방문과 지오파트너 업소 이용을 확대 지급 요건과 연동함으로써, 지원금이 지역 상권에서 2차 소비를 일으키도록 설계했다.
군은 ‘지질명소 방문 → 지오파트너 이용 및 지역화폐 재소비 → 체류시간 증가 → 만족도 상승 → 재방문 및 콘텐츠 확산’으로 이어지는 다단계 선순환 구조를 목표로 삼고 있다. 단순 1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원금의 지역 내 잔존율과 재회전율을 핵심 성과지표(KPI)로 설정한 점이 차별화 포인트다.
◇의성 국가지질공원 중심 동선 재설계… 2027 재검증 대비
정책 설계의 중심축에는 의성 국가지질공원이 있다. 국가지질공원은 보전·교육·지속 가능 관광이라는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며, 4년 주기의 재검증을 통과해야 지위를 유지할 수 있다.
의성군은 2027년 재검증을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니라 지역경제 체질 개선의 기회로 해석했다. 관광 동선을 지질명소 중심으로 재배치하고, 방문 인증 데이터를 체계화함으로써 재검증 대응 자료를 축적하는 동시에 ‘의성=지질·체험·로컬소비’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지오파트너 격상… 민간이 정책의 중심으로
또 다른 축은 ‘지오파트너’ 위상 강화다. 지오파트너는 지질공원의 가치를 공유하는 민간 업소와 단체로, 2026년부터는 단순 협력 주체를 넘어 정책 실행의 핵심 인프라로 격상된다.
관광객이 확대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서는 지오파트너 업소를 이용해야 하도록 설계함으로써, 민간 현장의 매출 증대가 곧 정책 성과로 연결되는 구조를 만든다. 여기에 지오푸드 메뉴 개발, 로컬 식재료 네트워크 구축, 체험상품 고도화, 다국어 홍보 지원 등을 패키지로 연계해 실행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는 청년 창업, 마을기업, 협동조합과도 연결될 수 있어 인구정책과의 연계 가능성도 크다. 행정 예산이 종료된 뒤에도 민간이 자생적으로 상품을 개발하고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관광은 숫자가 아니라 시스템”
의성군의 이번 개편은 관광을 ‘많이 오게 하는 산업’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돌게 하는 시스템’으로 재정의한 시도다. 방문객 수라는 외형적 지표 대신, 지역 안에서 얼마나 오래 머물고 얼마나 깊이 소비가 연결되는지를 묻는 정책으로 관광을 숫자가 아닌 순환으로 설계하겠다는 실험이 2026년, 의성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이병길기자 bglee311@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