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에서 외곽에 속하는 북구 청하면에 사는 26살의 직장인 김별씨는 월세와 생활비를 쥐꼬리만한 월급으로 감당해야 하는 사정이어서 독립은 엄두도 못낸다. 포항시내 이동이 불편해도, 출·퇴근 시간이 길어도 그냥 참는다.
무주택 청년(19세 이상~45세 이하)·신혼부부에게 하루 임대료 1000원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담은 ‘포항형 1000원 주택’ 예비입주자 모집 첫날 5일 오전 9시쯤 포항시 북구 동빈로 포항시주거복지센터 앞에서 만난 김별씨 이야기다.
김씨가 ‘1000원 주택’에 입주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공급 물량 100호 중에 신혼부부 20호를 제외한 청년 80호 중에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차상위계층 가구 16호에 배정하고, 나머지 64호 중 25호는 관외 거주자 몫이다. 그래서 김씨와 같이 포항에 주소지를 둔 일반 청년은 39호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김별씨는 “순수하게 포항에 살면서 1000원 주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물량이 너무 적어서 경쟁이 ‘바늘 구멍’ 수준“이라며 “청년들이 포항에 정착할 수 있는 주거 정책 확대가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영미 포항시 주거복지팀장은 “작년에는 기초생활수급자·한부모가족·차상위계층 가구에 해당하는 1순위 청년에 대부분 배정된 것을 고려하면 이번에 배정한 39호는 그나마 물량이 많은 편”이라면서 “외부 인구 유입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일반 청년 물량 중 40%를 관외 거주 청년에게 할당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올해 ‘1000원 주택’ 모집에서는 심사 문턱을 낮춘 점은 다행이다. 지난해와 달리 부모의 소득·재산 유무를 따지지 않고, 신청자 본인의 경제적 상황만을 고려해 선발한다. 자립을 꿈꾸는 사회초년생들의 진입장벽을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서다. 경주에 살면서 포항으로 출퇴근하는 김모씨(28)는 “기름값 부담도 있고 원룸 월세만 해도 고정비가 커서 1000원 주택에 당첨된다면 곧바로 이사할 생각”이라고 했다.
5일 하루 523명의 청년·신혼부부가 예비입주자 모집 신청을 했으며, 시는 6일까지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친 뒤 6월 24일 발표한다. 지난해에는 100호 모집에 854명이 몰려 8.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포항형 1000원 주택’은 포항시가 LH 공공임대주택 등을 임차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재임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입주자는 보증금과 임대료를 부담하지만 임대료 대부분을 시가 지원해 실제 부담은 월 3만 원 수준이다. 청년형 주택은 전용면적 약 23.5㎡~60.9㎡대까지 다양하며, 임대보증금은 약 279만~838만 원 수준이다. 신혼부부형은 전용면적 약 49.4~60.9㎡이며 임대보증금은 약 716만~848만 원이다.
시는 실제 주거 환경을 확인할 수 있도록 남구 상공로 87 ‘아데리움A’ 201호와 북구 우창동로 100 ‘푸른’ 403호에 샘플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