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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마음의 병

▲ 허정욱 원장 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강한 압박`의 준말이라고 할 수 있는 강박은 무언가에 압도돼 어찌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강박증 또는 강박장애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놀랍게도 20~30대라고 한다. 취업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장이나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탓이다.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강박증의 가장 큰 원인을 불안으로 꼽는다. 불안에 압도되게 하는 생각을 강박사고,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특정한 행동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뗄 수 없는 짝과 같다. 강박사고가 일으킨 불안을 강박행동이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강박사고는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머릿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생각이다. 사람은 이러한 강박사고를 이질적으로 느끼고 어떻게든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이때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는데 행동의 결과로 불안이 사라지면 나중에는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정해진 규칙이나 틀이 명확해 마치 종교의식(Ritual)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대표적인 강박장애 증상으로는 결벽증이 있다. 오염강박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세균에 오염돼 결국 죽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불안을 느끼고 손이나 몸을 씻거나 빨래를 하면서 불안감을 없애려 한다.결벽증인 사람들이 손이나 몸을 씻는 행동은 일반인들과 다르다. 순서와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하게 씻는다.이외에도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패턴이 비대칭일 경우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대칭강박도 있으며,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냄새강박도 있다.가스밸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집에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나서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게 되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을 느껴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확인강박도 있다.어찌 보면 강박장애 환자들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박장애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어떤 특정 생각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업무 효율성까지 떨어뜨리는 성격적 문제가 나타날 경우 강박성 성격장애가 된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엄밀히 따지면 강박장애와는 구별되는 정신장애다.강박장애는 그 종류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약물치료 시 항불안제부터 처방한다.강박장애로 인해 우울감까지 느낀다면 항우울제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강박장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 자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불안을 느낄 수 있다.심리학자들은 강박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상이나 상황을 의도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려고 할 때는 반응 제지법을 적용한다.시간이 지나도 환자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오염강박의 경우 병에 걸려 죽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이다.이 같은 노출 훈련과 반응 제지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강박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불안을 견뎌낼 수 있다.강박장애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스스로 강박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불안에 취약해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호함과 불안을 견디는 힘을 키우는 것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워 강박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2017-10-18

비타민D·칼슘 부족이 뼈에 구멍 `숭숭` `골다공증` 부른다고?

산(山)에 오르고 산을 즐기는 이들에겐 반가운 산행철이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50대 주부 이모(54·남구 효자동)씨는 3년 전부터 등산동호회에 가입했다. 한 달에 최소 두세 번은 산을 찾는다.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전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유명하다는 산은 거의 다 가봤다.최근 왼쪽 무릎에서 욱신거리는듯한 통증을 느낀 이씨는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결국 지난 주말에 사달이 났다. 연휴를 맞아 등산을 다녀온 뒤로 무릎이 심하게 당기고 걷기도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는 이씨는 50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인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국내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의 30~40%, 50세 이상 남성의 10% 내외가 골다공증을 앓는다. 70대 여성의 절반 이상에겐 골다공증이 흔히 발생한다.골다공증은 글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뼈의 강도가 약해져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의 질환이다.가장 큰 원인은 비타민 D 부족이다. 혈청 25(OH)D 20ng/mL 이하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남성 47.3%, 여성 64.5%가 체내 비타민 D 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30ng/mL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86.8%, 93.3%에 이른다.비타민 D는 자외선을 쪼인 피부에서 생성되므로 하루 30분 내외 햇빛 노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음식이나 약제, 보충제를 통한 보충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칼슘과 비타민 D 복합제나 비타민 D 200~400IU가 함유된 종합비타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하루 490mg으로 권장치인 1천200mg에 한참 못 미친다. 80대 이상 남성 60%, 80대 이상 여성 70%의 칼슘 섭취량은 겨우 하루 400mg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칼슘은 뱅어포,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에 많이 포함돼 있다. 우유 및 유제품, 일부 푸른 채소 및 과일에도 들어 있다. 칼슘 배설을 증가시키는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 커피,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칼슘제를 복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과도한 칼슘 섭취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고 신장 결석을 초래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어 노령 환자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투약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골다공증은 운동요법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뼈에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수영이나 자전거보단 걷기나 달리기가 다리와 척추 뼈의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역기나 아령을 들고 운동하면 팔과 다리, 척추의 골밀도를 모두 증가시킬 수 있지만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18

`암은 곧 사망선고`… 개인따라 달라

“세상에, 큰 집 아주버님이 간암이라네요. 암세포가 온몸에 퍼져서 3개월 시한부 선고까지 받았다는데… 명절 내내 초상집 분위기였어요.”추석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직장인들 사이에서 주요 화젯거리는 친지들의 건강소식이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10일간의 역대 최장 연휴였던 터라 오랜만에 친인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얘깃거리 중 하나가 바로 `건강`이다. 그중에서도 누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은 듣는 사람조차 가슴 철렁하게 만드는 가장 안타까운 안부로 꼽힌다.암 선고 뒤 치료 포기도 과학적 효과 증명되지 않은민간요법은 부작용 위험위·대장암 수술 환자는반드시 육류로 체력 보충유기농도 무조건 안심 못해실제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대부분 암을 말한다. 매년 50만명의 암 환자가 투병생활을 하고 있기도 하다.10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 등에 따르면 한국인의 암 발생률은 36.9%에 달한다. 3명 중 1명 이상이 암에 걸릴 수 있다는 얘기다.자연스레 암에 관한 정보도 차고 넘친다. 문제는 잘못된 정보가 자칫 병을 악화시키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흔히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는 순간 `암은 곧 사망 선고`라는 공포감에 사로잡혀 심리적 공황 상태에 빠진다. `암이 진행됐다`는 선고를 받은 뒤 절망과 충격 속에 아예 치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암세포가 인체 기능을 약화시키고 정상세포를 밀어내는 것은 맞지만 당장 순식간에 목숨을 앗아가진 않는다. 물론 진행된 암은 치료에 장애 요인이 되기는 하지만 암은 의학적 분석이나 치료 방법을 정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병의 분류일 뿐이다. 개인의 체력이나 병세에 따라 암과 더불어 예상수명 이상의 삶을 더 영위할 수도 있다.심리적 불안감에 암 환자들은 민간요법에 쉽게 의존하기도 한다. 한국 성인 암 환자의 50~60% 이상이 민간요법을 시도해봤으며 이 가운데 50%가량이 한달 50만원 이상 지출해봤다는 조사결과도 있다.민간요법 대부분은 과학적으로 효과가 증명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가격 효과 측면에서도 비효율적인 데다 부작용 위험도 무시할 수 없다. 소화장애나 설사, 독성감염 등으로 인해 심신이 약해진 암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잔류 농약이나 중금속 등의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널리 알려진 민간요법으로는 동충하초가 있다. 면역력 강화와 항암 효과가 있다고 믿지만 암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오염물질에 의한 납 중독을 문제 삼았다.위, 대장암 수술을 한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속설도 있다. 하지만 수술 후 체중을 늘리고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반드시 육류를 섭취해야 한다. 특히 항암제 투여로 체력이 저하된 경우 고단백, 고칼로리 음식을 필수적으로 먹어야 한다.유기농 제품이나 항산화 식품을 먹으면 암을 피할 수 있다고 믿는 이들도 있다.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유기농 식품은 건강에 도움이 되긴 하지만 모든 식품에는 항산화 성분과 함께 발암 성분도 포함돼 있어 유기농이라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만은 없다.알로에의 샤프롤, 파슬리에 들어 있는 소랄렌, 버섯의 셀레릴 하이드라진, 마늘에 들어 있는 이소시오시아네이트 등은 발암 작용을 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암 예방을 위해서는 다양한 제철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어느 말기암 환자가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 3개월밖에 못산다고 했으나 마음을 잡고 열심히 투병 생활을 해 생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암이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환자 스스로 나을 수 있다는 희망과 믿음을 갖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하면 완치 혹은 완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11

방한 의료관광객 “한국 의료서비스 우수… 의사소통은 불편”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국내 의료서비스 우수성을 인정하면서도 의사소통에 불편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10일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의료관광객 2천152명을 대상으로 의료관광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전체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05점을 기록했다. 의료진의 기술력과 의료시설 환경 만족도가 4.23점으로 높았고 외국인환자 대상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4.08점으로 높게 평가받았다.한국을 선택한 이유로는 의료진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꼽은 사람이 61.0%로 가장 많았다. 의료기관 신뢰도(52.0%), 최첨단 의료장비 및 시설(41.0%) 등이 뒤를 이었다.외국인 관광객들이 한국에서 많이 이용하는 의료서비스 유형은 `진료·시술`이 50.0%로 가장 많았다. 성형수술도 30.6%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대 이하 환자 중에는 49.5%, 중국 환자 중에는 52.4%가 성형수술을 하러 한국에 왔다고 답했다. 이용한 진료 과목도 성형외과가 35.3%로 가장 많았다. 외국인 의료관광객들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항 중에는 통역·의사소통(40.2%)이 가장 많았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통역·의사소통 불만(47.1%)이 다른 국가보다 높은 편에 속했다. /김민정기자

2017-10-11

눈앞에 먼지 떠다니는 듯 보이면 안과 오세요

▲ 이기일 원장 좋은의사들 안과`백세시대`가 도래하면서 안과 정기검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지역 곳곳에 첨단 안과검사 장비 보급력까지 높아지면서 숨어 있는 안구(眼球) 내 질환들도 조기 발견되고 있다. 안과의원에서 간단히 세극등(slit lamp) 검사로 발견할 수 있는 백내장, 결막염 등 전안부(anterior ocular segment) 질환 외에도 최근 정밀검진으로 진단율이 높아진 질환을 꼽으라면 단연 `망막전막(網膜前膜, epiretinal membrane)`을 들 수가 있다.망막이란 카메라의 필름과도 같은 신경 조직으로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한 빛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 뇌로 신호를 보내는 기능을 한다. 망막조직 앞에 말 그대로 비정상적인 섬유성 막이 증식한 것이 `망막전막`으로 망막을 변형시켜 빛의 초점을 맺는 것을 방해하는 질환이다.발생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위 비문증(눈앞에 먼지가 떠다니는 듯 보이는 증상)의 주요한 원인이 되는 `후유리체박리(posterior vitreous detachment)`라는 노화현상과 관련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전체 환자 가운데 노년층 유병률이 25%에 육박하는 비교적 흔한 질병으로 연령에 따라 빈도가 증가한다. 특히 50세 이상에서 발병률이 높은데 눈 수술이나 외상, 눈의 염증 질환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기도 한다.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을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자각 증상이 나타난다. 시력이 떨어지거나 시야가 흐리게 보일 수 있고,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변형시(metamorphopsia)도 발생할 수 있다.망막전막은 안과에서 안저검사나 빛간섭단층촬영(OCT)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 진단되더라도 급히 치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며 증상의 정도에 따라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빛간섭단층촬영의 경우 망막의 변형이나 이로 인한 황반부 망막두께를 마이크로미터 수준의 정확도로 측정할 수 있어 진단뿐만 아니라 망막전막의 진행 정도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아직까지 망막전막을 치료하는 특효 약물은 없지만 적절한 시기가 되면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력이 이유없이 0.5 미만으로 떨어지거나 사물이 휘어 보이는 변형시가 심해져 불편을 느낄 때 수술을 결정한다.만약 망막전막으로 인해 망막 중심부의 구조적인 변형이 심해지면 황반 시세포 손상으로 인한 비가역적인 손상을 유발한다. 이에 최근에는 망막전막을 벗겨 제거하는 유리체 절제술 및 망막전막 제거술을 시행하고 있다.눈을 채우고 있는 점액성의 지지 조직인 유리체(vitreous body)를 제거한 후 미세한 집게인 포셉(forcep)으로 망막전막을 조심스럽게 벗겨 내는 비교적 큰 수술로 대개 한 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백내장 수술이나 굴절 수술과는 달리 수술 후에도 병이 생기기 전의 정상 시력으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시력이 회복되는 데 3개월가량 소요된다. 유리체 절제술로 인해 이차적으로 백내장이 생길 수 있으므로 백내장 수술과 병행하기도 한다.과거에는 망막수술을 하기 위해 며칠간 입원 치료가 필요하거나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수술 시 결막을 많이 절개해 수술 후 회복기간이 길어 환자들에게 여러모로 불편했다.최근엔 국소마취 상태에서 결막을 열지 않고 주삿바늘보다 얇은 유리체 절제기구(25 gauge)를 이용해 수술하므로 통증이 거의 없고 봉합도 필요 없어 수술 후 회복까지 빨라졌다. 당일수술이 가능하기도 하다.비록 크기는 작지만 신체의 중요한 장기인 눈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미국안과학회는 40세부터 2년마다, 65세부터는 매년 안과 정밀검진을 받도록 권하고 있다. 무관심 속에 숨어 있을 수 있는 안질환을 조기 발견해 더 밝은 백세시대를 준비하자.

2017-10-11

빡빡한 눈 `안구건조증` 스마트기기 자제하고 누점폐쇄술로 치료

“어휴, 요즘 부쩍 눈이 따갑네.”직장인 정모(55·북구 우현동)씨는 근래 업무 중간 중간 손으로 눈을 자주 비빈다. 눈을 깜빡일 때마다 뻑뻑한 느낌이 들고 지그시 감고 있으면 약간 따갑기까지 했다.신문을 볼 땐 제목처럼 큼지막한 글씨만 읽는다. 인상을 찌푸려 글자를 쳐다보면 금세 눈의 피로감을 느낀다. 컴퓨터와 휴대전화 화면 글씨는 이미 최대로 키웠다. 부득이하게 작은 글씨를 읽어야 할 땐 돋보기를 찾는다.결국 정씨는 지난주 안과에 갔다. 의사는 눈이 건조할 때마다 넣으면 된다며 작은 투명 용기에 담긴 액체를 권했다. 눈물약이다.그는 “생전 처음 눈물약이란 걸 써본다”며 “온종일 컴퓨터 화면을 들여다보니 퇴근할 때쯤엔 눈이 빨개져 있다. 농사지으시는 부모님은 돋보기 없이도 무리 없이 생활하는데 오히려 자식인 내 눈 건강이 더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최근 정씨처럼 눈(目)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땅에 가뭄이 들듯 사람의 눈도 눈물이 부족하면 바싹 마른다.특히 컴퓨터와 모바일 기기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눈은 쉽게 건조해진다. 눈물막이 불안정해지면 안구표면 손상이나 시력저하 등이 나타난다.문제는 안구건조증이 단순히 눈의 수분 부족만으로 나타나는 질환이 아니라는 것이다. 눈물은 총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바깥부터 지방층·수성층·점액층으로 구분된다.각 성분을 분비하는 기관이나 세포도 다르다.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막이 불안정해진다. 눈물이 마른 탓에 생긴 안구건조증도 있지만, 지방층이 부족하거나 점액분비 기능이 떨어져서 안구건조증이 나타나기도 한다.일반적으로는 안과 검진을 통해 눈물막 두께, 눈물막찌꺼기, 눈물막 파괴시간 등을 검사할 수 있다. 점액 분비물과 안구표면 손상 정도를 파악하고 비정상적으로 상승한 눈물 삼투압이나 눈꺼풀테 염증 등을 진단한다.검사결과에 따라 안구건조증을 분류하고 증상 정도에 따라 중증도 파악이 가능하다. 먼저 인공눈물로 원인질환을 치료하고 눈물막 보존을 위해 누점플러그를 이용한 누점폐쇄술을 시행할 수 있다. 최근에는 눈물 또는 뮤신 분비를 촉진하는 안약, 그리고 안구 표면의 염증을 줄여주는 안약도 사용된다.안구건조증 치료는 증상을 완화해 여러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컴퓨터나 스마트기기 사용을 자제하고 안구건조증을 악화시키는 흡연, 콘택트렌즈 등 원인을 피하거나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전자기기를 장시간 사용할 때에는 틈틈이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 한 곳을 집중해서 바라보면 눈 깜박임 횟수가 줄어 눈이 금세 건조해진다.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할 때에는 외출 시간을 줄이고 야외활동 후에는 손을 닦고 인공눈물을 넣는다.콘택트렌즈를 꼈을 때는 인공눈물을 넣어 눈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전문의들은 방부제가 없는 일회용 인공눈물 사용을 권한다. 잠을 잘 땐 렌즈를 빼야 눈 건조함을 줄일 수 있다.에어컨·선풍기·히터 바람은 눈으로 직접 오지 않도록 한다.가습기나 젖은 수건을 이용해 주변 습도를 조절하거나 따뜻한 수건으로 눈을 찜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비타민 A가 풍부하게 들어 있는 당근, 안토시아닌을 함유하고 있는 블루베리, 오메가3가 함유된 생선을 섭취하면 눈 건강에 도움을 준다.눈 속 이물감이 심하고 가려운 증상이 지속된다면 가급적 손으로 눈을 비비지 말고 바로 안과를 방문해야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 허정욱 원장은 “안구건조증은 컴퓨터와 휴대전화 과다 사용으로 인한 대표적인 현대인 질환”이라며 “20~30대 환자가 많은 편이지만 최근엔 중장년층 직장인들도 눈 건조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었다. 모바일 기기 사용이 늘면서 눈 건강이 크게 나빠지고 있어 생활습관 개선 및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27

10년 이상 지속된 지긋지긋한 골반 통증 하루아침에 말끔히 사라져 새 세상 온듯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포항으로 가는 ktx 기차에 올랐다. 비록 수술 후 경과를 보기 위해 진료받으러 가는 길이지만, 아주 오랜만에 느끼는 행복이다.10년 이상 지속된 골반 통증은 좋아하던 여행도, 주부로서의 역할도 포기하게 했다. 생리 때만 아니라 나의 일상은 줄곧 골반 통증과 요통,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 하복통과 함께했다.신통하다고 소문난 골반통 전문가까지 찾아다녔지만 “원인을 알 수 없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가슴은 답답한데 누구 하나 이해해주지 않아 무척 서러웠다.눈물이 났다. 밤낮으로 인터넷을 뒤져 나를 괴롭히는 이 지긋지긋한 통증의 원인을 찾아보기로 했다.그러다 지방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쓴 글을 읽게 됐다. 포항성모병원 의사란다. 그는 자신을 오랜 시간 심부 자궁내막증 진단과 치료법을 연구해왔다고 소개했다.많은 환자들이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고통 속에 살고 있어 신문칼럼을 통해 정기적으로 심부 자궁내막증에 관한 글만 게재하고 있다고 했다.같은 통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모여 만든 인터넷 카페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고 혹시나 하는 기대감에 생전 처음 포항이란 도시로 향했다.10분가량 진료상담 후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과 직장 사이 깊은 골반에 위치한 우측 자궁천골 인대의 심부 자궁내막증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쉽게 진단할 수 있는 병이었다니!`이어 골반 중심으로 MRI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전에 받았던 척추 중심의 MRI는 소용이 없다고 했다. 어리둥절하면서도 비싼 검사비용에 의심이 들었다.하지만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듣지 못했던 병명을 확인한 터라 마음은 쉽게 움직였다. 애초 계획을 바꿔 포항에서 하룻밤 묵으며 금식하고 다음날 MRI검사 후 서울로 돌아왔다. 기대와 의심이 공존하는 복잡한 심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이틀 뒤 걸려온 전화. “환자의 병은 우측 자궁천골 인대가 엄지손가락 크기로 커진 심부 자궁내막증입니다. 복강경 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며 수술 후 통증은 사라질 것입니다.”가족들과 고민 후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이 지긋지긋한 통증이 사라질 수만 있다면!`수술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통증은 지속됐고 자꾸만 조바심이 들었다. 병원에 전화를 걸어 “죽고 싶다, 살려달라”는 거친 말로 수술 일정을 당겨보려 했다. 기다리라는 답변만 돌아왔다.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차례가 됐다. 수술 다음날 아침 회진을 온 선생님은 “이제 안 아프죠?”라고 물었다. 긴 잠에서 막 깨어난 터라 “뭐가 안 아프냐는 거지?”싶어 잠시 생각에 잠겼다. 통증 자체를 잊고 있었던 것이다.퇴원 후 일주일이 지나 포항으로 가는 길. 비록 진료 때문이지만 `여행`을 가는 기분이다. 극심한 통증에 시달릴 땐 기차에 편히 앉아 어디 간다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느긋한 마음으로 창가 풍경을 여유롭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 마냥 신기할 뿐.이제 내가 할 일은 오직 하나. 주변에 알리는 것이다. 그 누구보다도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도 고통받고 있는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들과 여행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2017-09-27

쉬어도 쉬어도 개운하지 않다면…`만성피로증후군` 의심해 보세요

“피곤하다, 피곤해”포항지역 금융업계에서 7년 가까이 일해온 직장인 박기영(38)씨는 평소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사무실에 출근한 뒤부터 온종일 피곤을 호소한다. 미혼인 그는 퇴근 후엔 주로 거실에 누워 TV를 보거나 휴식 시간을 가지지만 늘 무기력감을 느낀다고. 박씨는 “주말에는 틈틈이 잠을 많이 자는데도 몸이 뻐근하고 찌뿌둥하다”며 “피곤함 때문인지 업무 외엔 다른 어떤 일에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왜 자꾸만 피곤을 느끼는 걸까.흔히 잠이 부족하거나 과로하면 피로를 느낀다. 이런 경우 보통 휴식을 취하면 피로감이 줄어든다. 오랜 시간 지속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볼 때다.만약 6개월 이상 피로감이 계속 이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기억력 감퇴, 수면장애, 근골격계 통증 등이 동반될 경우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체중 감소와 우울, 불안, 손발이 저리거나 찬 증상, 어지럼증, 호흡곤란, 식욕 부진, 소화 불량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아직까지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다. 주로 우울감이나 스트레스처럼 정신적인 문제로 인해 나타나는 가장 흔한 증상으로 보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바이러스 감염을 포함한 각종 감염증, 신경호르몬계의 이상, 신경전달물질 분비 이상, 미량영양소 부족, 독성 물질 등이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특정 원인이 없는 만큼 치료에도 특별한 원칙이 정해져 있진 않다. 증상 호전에 중점을 두고 치료한다면 항우울제를 처방하거나 미량영양소 공급을 시도하기도 한다.특이한 증상이 없는 한 만성피로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만으로 호전된다.가장 간단한 방법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다. 가급적 저녁 10시에 잠자리에 들며 주위를 깜깜하게 하고 7시간 이상 수면을 취한다.스트레스만큼 정신건강에 해로운 것도 없다. 가벼운 산책이나 취미생활은 스트레스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과거에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에게 운동이 오히려 피로 증상을 악화시킨다고 여겨 권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점진적 유산소 운동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걷기·자전거 타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루 10분씩 시작해 5분씩 늘려가며 주 5일간 30분 이상 할 수 있도록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도중에 피곤함을 느끼면 다시 운동량을 줄이는 식으로 매우 천천히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비타민 D 합성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팔다리를 노출해 야외에서 운동하는 것이 좋다.시간과 노력을 들여 운동하지 않아도 일상생활에서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업무 우선순위를 정해 가장 기운이 넘칠 때 중요한 일을 처리하고 비교적 덜 중요한 일은 미루는 것도 피로감을 줄이는 하나의 요령이다.정제되지 않은 곡류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채소와 지방이 적은 순 살코기, 생선류 위주로 골고루 먹어야 한다. 하루 8~10잔의 물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13

중증 이상일땐 약물치료가 필수적

▲ 이근아 진료과장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우울한 기분은 정상적인 반응이며 우리가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울감이 생각을 지배해 마치 선글라스를 낀 것처럼 세상이 온통 어둡게만 보이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상태에 빠져든다면 정상적인 우울감과 구분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을 `우울증`이라 부른다.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지속되고 의욕과 흥미가 떨어지는 증상이다. 불면증과 같은 수면 장애를 겪거나 식욕 저하, 부정적 사고, 지나친 죄책감을 유발하고 더 나아가 자살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과 시도로 이어질 수 있다.그렇다면 우울증은 왜, 어떤 사람들이 걸리는 것일까?지난 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사람은 61만명에 이른다. 성인 4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한다. 누구나 경험할 만큼 흔하고 당연한 감정이란 뜻이다.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하다.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병이다. 우울증에 기여하는 생물학적, 사회환경적, 유전적 요인들이 밝혀지고 있고 2개월 이내 초기 완쾌율이 70~80%에 이르는 질환이라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치료 방법은 정신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우울증 환자의 증상과 신체 상태, 환자의 선호도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먼저 정신치료는 크게 지지정신치료와 정신분석으로 나뉜다. 지지정신치료는 환자가 자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협력해 나가는 과정을 말한다.정신분석은 무의식적 갈등을 치료자와 환자가 함께 탐색해 환자의 마음의 짐을 덜어주는 효과가 있다.또한 학습된 부정적 정서, 즉 외부 상황에 대해 비논리적 추론과 왜곡이 반복돼 생기는 부정적 예측과 이로 인한 불안, 우울을 인지하고 수정해 나가는 인지행동치료, 대인관계치료 등을 함께 시행한다.가벼운 우울증은 상담만으로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지만, 중증 이상의 우울증은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항우울제는 세로토닌을 증가시켜 우울증의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한다. 부작용도 거의 없어 증상을 안전하게 개선할 수 있다. 대부분 항우울제와 함께 정신치료를 병행하는데 이는 우울증 치료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우울감을 개선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자기관리법은 운동이다. 지속적인 운동요법이 항우울제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되는 스트레칭이나 요가를 추천한다.계절성 우울증의 경우 광 치료가 도움이 된다. 이때 2500룩스 이상의 특수전등을 최소 2주 이상 사용하는 방법을 권장한다. 독서 치료와 아로마요법 등도 도움이 되지만 힘들 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는지도 중요하다.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빨리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지만, 심리적 문제에 대한 대처만큼은 아직 선진국에 비해 미흡하다. 내면의 감정에 귀를 기울이고 언제든 정신건강의학 전문의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비로소 탈우울의 희망이 시작될 것이다.우울증 치료를 마치는 날 반드시 환자에게 하는 질문이 있다. “우울증이 없었다면 좋았겠지만 우울증을 통해 얻은 것은 무엇입니까?” 단 한 명의 예외 없이 모든 환자들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 “새로운 나를 찾은 기분입니다. 사는 게 이렇게 재미있는지 몰랐습니다. 가족의 소중함까지 깨달았습니다.” 몸에 난 상처는 때로 흉터를 남기지만 마음의 상처는 성장이라는 보상을 남긴다.

2017-09-13

포항 세명기독병원 응급의료센터 증축

최근 5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평가받은 세명기독병원이 응급의료센터의 몸집을 더 키웠다. 지난 1997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지 20년 만에 새단장했다.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12일 응급의료센터 증축 완공식사진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총 35억원을 투입한 응급의료센터는 2천386㎡ 규모의 5층 건물로 출입문에 열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감염 의심환자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분리 치료할 수 있다. 보호자와 방문객 통제가 가능한 바코드시스템까지 도입해 감염 예방을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 응급환자 진료구역 치료병상도 기존 20병상에서 27병상으로 확대했다. 침상 간격을 1.5m 이상 두고 소생구역, 중환구역, 관찰구역으로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응급의료센터 가까이 CT와 MRI, 뇌·심장 혈관 촬영장비를 배치해 응급환자들의 이동거리도 줄였다.세명기독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증축과 함께 전문인력도 대거 보강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응급구조사 3명, 응급의료 정보관리자 2명, 간호사 40명 등 총 63명이 센터를 지킨다. 응급환자를 위한 신속한 치료를 목표로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 13명이 모여 중증외상수술팀도 만들었다. 응급외상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각 분야 전문의가 협진 후 치료방침을 정하고 응급수술과 중환자실 집중관리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의료진부터 시설장비까지 응급의료센터로서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응급환자들이 찾는 만큼 센터 증축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응급환자 진단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응급환자 우선진료시스템, 감염예방시스템, 의료인 보호시스템을 보강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 의료진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13

난임부부 시술비 건보적용 `희소식`

“벌써 결혼 6년차에요. 이렇게 임신이 늦어질 줄 모르고 곧 생기겠지 싶어 마냥 기다렸는데…. 언제쯤 소식이 올까요?”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부모들이 있다. 지난 2011년 결혼한 주부 A씨(35·북구 창포동)는 수차례 임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했다. 인공수정만 3차례 해봤다. 이후 시험관수정 시술 1차 실패에 이어 난자·배아 냉동보관까지 시도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A씨는 “임신 수치가 나왔다가도 안 되고….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봐도 남편과 저 모두 아무 문제 없다고 해요. 시술비용도 한두 푼이 아니라 부담되지만, 아이만 낳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라고 털어놨다.`부모(父母)`가 되고 싶은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에 집계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건수만 해도 한 해 900여건에 달한다. 보건소 지원을 받지 않은 난임부부까지 포함하면 지역에만 1천여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No 포항시, 시술비 지원예산 대폭 늘려포항시 보건소는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신선배아, 동결배아 시술비를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있다.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는 부부가 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할 수 없는 경우를 칭한다.난임시술은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정자를 여성의 자궁에 주입해 임신을 유도하는 인공수정과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뒤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는 체외수정으로 나뉜다.5일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지역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343건, 체외수정 392건으로 총 735건의 시술비를 지원했다.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908건(인공수정 413건, 체외수정 495건)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연말까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올해 난임 시술비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 정도 늘렸다. 이 중 현재까지 60% 이상이 집행된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해마다 난임부부가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우리 지역에도 아이를 갖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가 많다”고 전했다.No 남성 난임 환자 5년새 55% 증가실제로 지난해 전국의 난임 환자 수는 2011년 대비 13% 늘어난 21만9천110명으로 집계됐다.전체 난임 환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남성 난임 환자가 5년새 5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인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부부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난임 환자 수는 6만1천903명으로 2011년과 비교해 5년 새 55% 증가했다. 2011년 3만9천933명이었던 남성 난임 환자는 2015년에 5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6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 난임 환자도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 폭은 남성에 미치지 못했다.의료계에서는 난임 부부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늦어진 결혼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나이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여기다 과로와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면서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했다.남성 환자의 증가폭이 여성보다 두드러진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꼽기도 했다. 남성의 난임을 유발하는 무정자증 등의 질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기보다는 임신성공을 위해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No 시술비 지원 전면 확대난임인 경우 임신확률이 떨어질 만한 요소가 있는지 기본 난임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지 혈액·정액검사 등을 한다.우선 인공수정을 3~4차례 해보고 안 되면 흔히 시험관수정 시술을 한다. 인공수정은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특수 처리한 후 가느다란 관을 통해 자궁 속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험관수정 시술은 난자가 난소에서 배란되기 전에 채취,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뒤 2~5일 배양한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행 횟수는 불임 부부의 나이, 원인,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시술비용이 부담이다. 특히 체외수정 시술은 임신 확률이 높이지만 비싼 게 단점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체외수정 시술비는 평균 341만원(신선배아 사용 시)으로 인공수정 평균 시술비(61만원)보다 5배 이상 비쌌다.지난 2006년부터 정부는 난임 시술비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시술비 지원이 전면 확대돼 소득 수준이나 횟수에 제한이 폐지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엄마, 아빠가 되고픈 부부들에겐 희소식”이라며 “다음 달부터는 소득이나 횟수 제한 없이 아이를 갖고 싶은 부부를 위한 시술비 지원폭이 넓어지는 만큼 함께 병원을 찾는 난임부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06

자궁내막증 수술 환자 대부분 병변 제대로 못찾아 고통 호소

타지역에서 내원한 환자 2명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47세의 A 환자는 우측 골반 통증과 양측 다리 저림으로 지난 7년간 전국의 유명 산부인과와 척추 전문병원, 한의원 등을 찾아다녔다. MRI검사까지 각종 진료를 받아봤지만 진단 결과는 항상 `산부인과적 문제는 없다`였다.척추 전문병원과 한의원에서의 치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의사조차 답답해하며 말했다. “자궁을 제거해볼까요? 그럼 생리통도 없어지고 골반통, 다리 저림까지 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아닐 수도 있습니다.”A씨는 불안한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했다.신경외과에서는 요추 디스크 주사치료를 받았지만 도무지 의학적인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고통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졌다고.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아침밥을 차려주는 일조차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몇 달간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아보던 중 내가 쓴 칼럼을 읽고서야 `심부 자궁내막증, 바로 이 병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곧장 기차를 타고 3시간을 달려 병원으로 왔다.골반과 자궁을 중심으로 정밀 검사를 해보니 우측 자궁천골 인대가 엄지손가락 크기만큼 커져 있었다. 직장과 자궁 사이의 유착도 있었다.복강경으로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이 있는 골반의 자궁과 직장 사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일주일 전 A 환자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날, 그동안 자신을 `죽일 듯이` 괴롭히던 골반통과 다리 저림이 사라졌다.환자는 며칠간 말이 없었다. 퇴원하기 전에 수술장면을 보여줬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환자의 볼에 눈물이 흘렀다.30대 B 환자는 난소자궁내막종으로 이미 서울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뒤에도 생리통과 골반통, 요통, 다리 저림, 밑이 빠지는 통증, 배변통, 성교통은 오히려 나빠졌다. 다니던 직장은 생리와 상관없이 심해지는 골반통 때문에 그만뒀다.B씨 또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소개한 칼럼을 보고 전라도에서 멀리 포항까지 달려왔다.MRI검사 결과 병변이 직장 벽을 관통해 변비, 배변통까지 심한 상태였다.환자의 골반 속은 그간 경험한 환자들 중 `최악`이었다. 직장전벽에 4cm 정도 병변이 차지하고 있었고, 요관 혈관 신경 자궁경부 후벽 직장이 모두 엉킨 상태였다. 오랜 기간 골반 수술만 해왔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정상 조직에서부터 시작해 병변이 있는 심한 유착 부위로 각각의 장기들을 안전하게 분리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다. 심부 자궁내막증이 있는 자궁과 직장 사이 깊은 곳에 다다르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골반의 신경, 요관, 혈관 등을 안전하게 박리해 제거하고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된 직장 신경 혈관 요관도 다시 떼어내기를 반복했다. 직장 병변까지 제거한 후 5시간가량의 수술이 끝나고 환자는 병실로 옮겨졌다.A씨와 B 환자처럼 요즘 찾아오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골반통, 요통, 생리통, 다리 저림, 배변통을 주된 증상으로 호소한다. 물론 환자 모두가 심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상당수가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 재발된 자궁내막증 환자 대부분은 난소 자궁내막종만 수술하고 자궁 후벽과 직장 사이 심한 유착을 일으킨 심부 자궁내막증은 치료하지 않은 채 마무리 한 경우였다.의학의 길로 들어선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난소 외 다른 골반에 위치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국내에 흔치 않다.도자기를 만드는 일은 장인의 손길이 어떠한가에 따라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진단도 힘들고 치료도 어려운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남은 평생 도자기 만드는 장인의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가보다.

2017-09-06

초기에 관리 철저히 하면 진행 늦춰

▲ 이근아 진료과장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파킨슨병은 난치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에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경과의 진행을 늦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 병은 60세 이상 10명 중 1~2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 신경세포가 소실돼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고 운동기능장애를 일으킨다. 대부분 중년 이후 증상이 시작된다. 50세 이전에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를 조기발현 파킨슨병이라 한다.파킨슨병을 의미하는 4대 주요 증상과 징후로는 안정 시 떨림, 경직, 서동증과 자세 불안정성이다.떨림은 동작이나 행동을 멈추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또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여 보면 경직을 보인다. 서동증이란 움직임이 느린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걸을 때 한 쪽 팔 흔들기가 느린 모습이다. 이외에도 표정감소, 가면얼굴(무표정), 발성과소, 작은 글씨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병이 진행되면 점차 자세의 변화가 일어난다. 반사 능력이 떨어져 자주 넘어지게 된다. 보행장애로 종종걸음, 앞쏠림, 걸음의 동결을 보인다.전형적인 운동 증상들 이외에도 자율신경계 증상, 정신과적 증상,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변비·잠꼬대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병이 시작되는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조합되는 `다인자성 가설`이 보편적이다.50세 이하의 조기발병 파킨슨병에서는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의 발생 빈도는 높아진다.환경적으로 우물의 물을 마시거나 농약에 노출되는 경우가 위험요소다.전형적인 파킨슨병은 임상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 가능하다. 하지만 임상 증상들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이 많으므로 임상소견과 검사소견이 필요하다.파킨슨병 감별 검사로는 갑상샘기능 검사, 혈액화학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율신경계 검사, 윌슨병 검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핵의학 검사인 PET CT나 SPECT로 도파민 부족을 확인하기도 한다.그러나 파킨슨병 확진은 부검을 통한 병리학적 소견으로만 가능하며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치료는 환자의 증상, 기능장애 정도, 운동능력과 일상생활의 평가, 약물에 대한 반응성, 예상되는 예후 등을 고려한다. 치료 과정은 모든 환자가 다 다를 정도로 그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한다. 개개인의 능력과 삶을 고려해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환자와 의사간의 꾸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약물치료는 적절한 용량과 꾸준한 투약이 중요하다.레보도파 및 도파민 효현제(효능제)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다.다양한 약물의 병합요법이 시행될 수 있으며,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기에 현재 질병 단계에서 환자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절한다. 커피와 차 한 잔이 예방 도와질병 초기에는 걷기·달리기·헬스·수영 등 체력을 기르는 운동이 필요하다.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병이 경과될수록 허리가 굽어지거나 관절이 경직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요가 등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도 좋다. 병이 더욱 진행되면 일상능력을 개선하는 운동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를 겸한다.수술은 병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신체 조절 능력을 개선하는 개념이다. 뇌심부자극술이라 불리는 신경조절수술이다.파킨슨병이 악화돼 약물 투여로도 일상생활이 유지되지 않거나 심한 떨림이 있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며 적은 약물로 생활이 가능하게 도와준다. 일상에서 음식 맛보는 즐거움으로 골고루 섭취하고, 매일매일 신나는 일과 운동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대화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병을 예방하고 늦출 수 있다. 또한 커피나 차를 마시는 습관은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환자마다 다양한 치료를 맞춤형으로 시도할 수 있기에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017-08-30

`E형간염` 예방 하려면 올바른 손씻기 습관화해야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 중인 E형간염에 관한 보건당국의 발표와 관련, 질병관리본부가 E형간염 예방수칙을 안내했다. 아울러 국내 E형간염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도 시행키로 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으로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에 감염된다.잠복기 15~60일을 지나서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율은 약 3% 정도로 낮지만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의 경우는 치명율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E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천만 명이 감염되고 약 330만 명의 유증상자가 발생하며, 2015년에는 약 4만4천명이 사망(치명율 약 3.3%)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시아·중남미=북아프리카 등 주로 저개발국가에서 오염된 식수로 유행이 발생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 담즙,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건강보험 진료통계에 의하면 연간 100여 명이 E형간염으로 진료받았다.질병관리본부는 E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특히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전했다.구체적으로는 돼지, 사슴 등 가공육류 및 육류는 충분히 익혀먹고, 유행지역 해외여행시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또 음식 조리 전에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E형간염 환자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를 금지하고, 임신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E형간염의 발생규모 및 중증도, 감염원,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E형간염 현황, 증증도 등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각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30

형태가 없는 심부자궁내막증 진단

복강경 자궁내막증수술을 받고도 생리통과 골반통, 배변통, 항문통, 요통, 다리저림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재수술을 받고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타지에서 온 환자들이 얼마만큼의 고통을 느꼈는지 정확히 공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어떤 환자들은 진료 예약 전날에 포항으로 와 하룻밤 묵고 오전에 진료실로 찾아온다.이른 새벽에 4~5시간 동안 운전해서 왔다는 환자들도 있다. 그만큼 기대를 안고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온 것이다.도대체 심부 자궁내막증은 어떤 질환이기에 제대로 진단도 되지 않고 치료도 온전히 되지 않는 것일까.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 근종이나 선근증처럼 특징적인 형태가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진단이나 CT, 심지어 MRI검사로도 진단이 쉽지 않다.따라서 난소의 자궁내막종이 동반되지 않은 한 초음파나 CT 검사로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난소 자궁내막종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하지만 그 외 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단지 자궁과 직장 그리고 방광 사이 유착이 심해 서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없는 경우, 방광이나 직장에 관찰 가능한 자그마한 결절이 있는 경우, 여기에 더해 특징적인 통증이 있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경험상 난소 병변을 제외한 골반의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을 미리 알고 찾아오는 경우는 실제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 100명 중 5명 정도였다. 대부분은 아예 병명을 모르거나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 호르몬 약을 장기간 복용 중인 환자,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도 골반통, 요통, 다리저림 등이 심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였다.심부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면 통증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골반 내 위치를 초음파나 MRI검사로 확인하는 작업을 하면서 진단해야 한다.10년 이상 심부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을 하며 매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이러한 환자가 내원하면 대응할 수 있다. 평소 이러한 수술이나 진단 등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이는 지도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최초로 제작한 조선시대 김정희는 전국 각 지역을 오랜 시간 직접 걸어다니며 지형지물을 기록했다.각 지방의 지도를 모아 우리나라 전체 지도를 만드는 과정은 족히 10년 이상이 걸렸으며 완성된 후 비로소 한반도의 전체 형태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심부 자궁내막증 진단도 이처럼 오랜 수고의 시간이 필요하다.수술적 치료는 더 오랜 시간과 열정이 요구된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쌓여야만 알 수 있게 되는 난해한 질병이다.이 분야를 제대로 진단 치료하는 전문가도 드물다.예를 들어 5cm 근종이 있고 골반 내 직장과 자궁 후벽 사이 심부 자궁내막증이 동반된 경우 수술 경험상 근종제거술은 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심부 자궁내막증 제거수술은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주변 장기인 직장, 요관 손상 위험성이 커서 봉합하는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그런데 한국 의료체계에서는 근종 제거술 치료비만 의사에게 지급된다.여성암 수술보다 난이도가 높지만 현재 한국의 의료제도에서는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이러한 의료 환경에서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한국에도 브라질이나 유럽의 심부 자궁내막증 전문 의사들처럼 힘들고 어렵지만 한 분야에 집중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래야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고생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17-08-23

냉장고의 충고 “날 너무 믿지 마세요”

지난 일요일 새벽 식중독 증상으로 남구의 A병원 응급실에 간 기자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진통제를 맞으며 누워 있는데 야간당직으로 보이는 의사가 환자들을 한 명씩 살피며 건네는 질문이 하나같이 비슷했다.“속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아직 배 아픈가요?”기자뿐만이 아니라 응급실에 누워 있는 환자 대부분이 비슷한 증상으로 힘겨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요즘과 같이 무더운 여름철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음식물에 쉽게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임을 실감했다.식중독에 걸리면 구토나 설사, 복통,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기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했다. 원인 식품을 섭취한 후 수 시간에서 며칠 혹은 몇 주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저절로 호전되며 대개는 염분과 당분이 함유된 수분 섭취, 소량의 저지방 식사, 휴식 등으로 회복된다.하지만 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38℃ 이상의 발열, 수분섭취 불가능, 혈성 설사 등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구토나 설사로 탈수 우려가 있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구토나 설사가 심해 물을 마시기조차 어렵다면 정맥 혈관을 통한 수액을 투여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하기 위한 지사제나 항생제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식중독은 음식 섭취를 통해 유해한 미생물이나 독소가 인체에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이다.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 독소, 노로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 살모넬라, 이질, 캠필로박터, 비브리오, 예르시니아, 병원성 대장균과 같은 세균, 아메바와 같은 원충 감염뿐만 아니라 자연 독소나 화학물질 등 원인은 다양하다.균이나 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이면 무엇이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원인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파 경로도 매우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식중독이 발생한 환자의 원인균이 밝혀지는 경우도 5% 정도로 낮은 편이다. 독소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 먹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영유아나 임신부,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특정 예방 조치를 통해 원인 식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함으로써 식중독 발생을 줄일 수는 있다.식재료나 음식물을 구입할 때부터 보관, 조리, 섭취할 때 주의하면 된다. 우선 조리된 식품이 생식 식품 옆에 진열되어 있거나 포장에 흠집이나 구멍이 있는 경우, 뚜껑이 부풀어 오른 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여름 식중독은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도 안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한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여름철에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을 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린 경우가 많다.냉장고를 맹신한 결과로 음식물 보관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든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다.육류와 가금류는 냉장 보관하고 48시간 이내 조리하지 않는다면 냉동 보관을 한다.상하기 쉬운 음식들은 구입 후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해야 하며, 냉장고 온도는 냉장 0~4℃, 냉동 -18℃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보관할 때는 육류나 어패류의 즙이 다른 음식물에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남은 음식은 2시간 이내로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먹기 전에는 74℃까지 가열해야 한다. 육류, 어패류, 달걀 등은 속까지 단단해지도록 충분한 온도로 익힌다.과일과 채소는 전용 세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씻는다. 음식을 차릴 때에는 깨끗한 식기류를 사용하고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분리하며, 2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가장 기본적인 생활수칙은 손 씻기다. 사람의 손을 통해 식중독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손을 잘 씻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사용해 손가락과 손등까지 30초 이상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위생 관리와 더불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hykim@kbmaeil.com

2017-08-23

구름 낀 날에도 선글라스는 필수

▲ 이기일 원장 좋은의사들 안과해마다 여름이 되면 후덥지근한 날씨만큼이나 현대인들을 괴롭히는 것이 바로 강한 자외선이다. 적절한 피부 노출이 비타민D 합성에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과다하게 노출될 경우 오히려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자외선은 파장(wave length)에 따라 진공자외선,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로 나뉜다. 이 중 자외선A와 자외선B는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험한 광선이다. 눈 건강을 위협하는 자외선은 여름철에 노출될 가능성이 특히 높은 편이다. 자외선A의 경우 연중 6월에 최대, 자외선B는 8월에 최대치를 보인다.여름철 자외선에 의해 발생하거나 또는 악화될 수 있는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는 백내장, 익상편(군날개), 검열반, 광각막염, 황반변성이 있다.백내장은 각막 뒤쪽 수정체가 변성돼 혼탁해지는 질환으로 농어촌처럼 장시간 자외선에 노출된 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발병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에는 노년층에서 주로 발생하는 질환이었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오존층 손상으로 인해 자외선 노출량이 많아지면서 발병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시력감퇴, 흐려 보임, 눈부심, 한쪽 눈으로 볼 때 겹쳐 보이는 단안복시 등 다양한 증상을 유발한다.비교적 증상이 경미한 경우에는 안경 도수 변경이 일시적으로 시력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심해진다면 수술이 필요하다.익상편은 우리말로 `군날개`라고도 불리는 병으로 결막(흰자)에서 각막(검은자) 쪽으로 섬유혈관 조직이 자라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병변 모양이 마치 날개처럼 보여 `익상편`이라고 불린다. 흔히 어르신들은 `백태가 낀다`라고 말하기도 한다.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특유의 날개모양 조직이 각막 표면을 덮으면서 자라나 육안으로도 쉽게 진단할 수 있다. 우선 안약 등으로 치료하는데 증상이 심해지거나 시축(visual axis)을 가려 시력에 영향을 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익상편과 유사하지만 각막을 침범하지 않고 결막과 주변부(윤부)에 발생하는 결절성(덩어리) 병변으로 `검열반`이 있다. 익상편과 마찬가지로 자외선 노출이 많은 직업군이나 적도 부근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염증이 동반되면 `검열반염`이 되기도 한다. 눈 건조 증상이나 렌즈 착용 어려움 등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광각막염`은 `설맹`이라고도 불리는데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과 눈물, 눈부심, 충혈, 시력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자외선 노출로부터 몇 시간 이후에 증상이 나타나므로 안과를 뒤늦게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단순 결막염이라고 착각하기 쉽지만, 결막염과는 원인과 치료가 다르기 때문에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광각막염은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도 있지만 심한 경우에는 각막혼탁을 초래해 영구적 시력저하를 초래하기도 한다. 인공눈물을 넣거나 냉찜질이 도움되며 안과를 방문해 항염증 점안제를 처방받아 사용하는 것도 통증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콘택트렌즈를 착용 중이라면 치료 종료 시까지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이물감이 느껴져도 눈을 비비지 않아야 이차 감염을 예방할 수 있다.자외선이 각막과 수정체를 통과해 망막에 흡수되면 매우 심각한 질환인 `황반변성`을 일으킬 수 있다. 자외선의 노출시간과 비례해 황반변성 발병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활성산소를 만들어 시세포를 변성 노화시키는 것이다. 황반변성은 갑자기 발병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손상이 축적돼 나타난다. 한 번 발병하면 회복하기 어렵고 점차 진행되면 심각한 시력 상실을 초래할 수 있어 무서운 질환이다. 고령이나 흡연, 가족력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거나 초기 황반병성을 앓고 있다면 짧은 시간 자외선에 노출됐더라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자외선으로 인한 안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원인인 자외선을 미리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선글라스를 구매할 때에는 자외선A까지 차단하기 위해 400나노미터 이상의 파장까지 완벽히 차단되는 렌즈를 확인해 구입해야 한다.선글라스 렌즈의 색상이 너무 진하면 동공이 작아지지 않아 오히려 자외선 유입량이 늘어나므로 렌즈색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의 눈이 들여다보이는 정도가 좋다. 자외선은 맑은 날보다 오히려 구름 낀 날에 더 노출될 위험이 높다. 자외선은 구름에서 산란 반사돼 맑은 날보다 흐린 날에 30% 더 강하다. 뭉게구름이 있을 경우 자외선 양은 최대치가 된다. 따라서 구름 낀 날에도 선글라스나 모자, 양산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지수가 높을 때에는 낮 시간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자외선은 당장 눈에 보이는 심각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아 간과하기 쉽지만 오랜 시간 노출이 축적되면 눈건강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2017-08-16

분노는 참아야 한다?

순간적으로 화를 조절하지 못해 홧김에 저지른 각종 범죄가 알려지면서 `분노`를 드러내기보단 감춰야 하는 감정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화가 없다면 좋을까? 그렇지 않다. 분노는 우리가 느끼는 감정 중의 하나로 생존에 필수적이다.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거나 도망가기 위한 신체 반응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화는 무조건 억압하고 참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다스릴 수 있어야 한다.대인관계에서 느끼는 분노는 대화를 통해 감정을 드러내다 보면 적절한 수준에서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처럼 분명한 대상이 아니라 실체가 없는 것에 대해 분노를 느끼는 상황이 있다. 불합리한 조직문화나 시스템으로 인해 불이익을 당하거나 천재지변, 예측 불가능한 사고를 겪었을 때 분노를 느낄 수 있는데 마땅히 감정을 표현할 대상이 없는 경우다.이럴 때는 분노를 에너지로 바꾸는 방법이 있다. 인류는 불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삼았다. 분노를 화(火)라고 표현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불은 사용하기 나름이다. 불을 잘못 사용하면 다칠 수 있는 것처럼 분노를 잘못 표출하면 자신이나 타인이 상처입을 수 있다. 하지만 불을 잘 사용하면 음식을 익히거나 어둠을 밝힐 수 있듯이 분노를 잘 사용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해낼 수 있다.심리치료 이론인 정신분석에서는 마음의 에너지를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꾸는 것을 `승화`라고 말한다. 분노가 치밀어 오를 때 그것을 에너지 삼아 어떤 일을 하는 것이다.잘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고 운동이나 글쓰기, 노래 부르기, 청소나 빨래하기, 그림 그리기처럼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는 활동이면 무엇이든 좋다. 이러한 활동에 몰두하다 보면 어느 순간 분노가 사라져 마음이 차분해지고 활동의 결과가 눈앞에 보이면 만족감을 느껴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전에 미리 자신의 감정을 예민하게 알아차리고 반응하는 연습도 도움이 된다.평소에 자신의 감정을 예민하게 살피는 연습을 해야 한다. 아주 사소한 감정이라도 지나치거나 무시하지 말고 알아차려 표현해야 한다. `속상하다`, `섭섭하다`, `우울하다`, `슬프다`, `기쁘다` 처럼 자신의 마음을 나타낼 수 있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감정을 드러내야 한다. 이렇게 표현하다 보면 갑자기 자신도 모르게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분노는 평소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좌절되었을 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표현하는 연습을 통해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면 분노할 일이 적어지기도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사람은 감정으로 이뤄진 `감정덩어리`이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을 억눌러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감정은 우리가 일시적으로 외면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라며 “분노는 마음 한편에 쌓여 있다가 크게 터지는 경우가 많다. 분노와 슬픔, 웃음과 즐거움, 고통과 괴로움 등 다양한 감정을 평소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16

대구·경북, 여름철 성형 열기

대구·경북 지역의 성형 바람이 올여름 무더위보다 뜨겁다.특히 대구의 일부 성형외과는 올해 겨울 방학 기간까지 중·고등학생들의 쌍꺼풀 성형 등으로 예약이 가득 차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13일 대구 지역 성형 의료계 등에 따르면, 병원의 쌍꺼풀수술 예약은 주로 중·고등학생들로 대구·경북 청소년 여학생들에게 필수 과정이 됐다. 쌍꺼풀 성형은 보통 3~4일이면 회복하지만 편안한 관리를 위해 겨울철에 많이 한다. 여름철에는 무더위로 고름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대구 지역의 한 성형외과는 “쌍꺼풀 상담만 하루에 수십 건으로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비율이 많은 편이고 구미 같은 경북 지역에서도 많이 찾아온다”며 “부모와 함께 병원을 찾은 학생들은 상담을 받은후 관리 때문에 겨울방학 기간으로 예약한다”고 밝혔다.코 성형과 이마 주사 등은 대학생과 직장인들이 많이 하는 추세다.돈이 부족한 대학생들은 방학 기간과 주말 아르바이트로 수술비를 마련하고 있다.대학생 이모(20·여) 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학기 중이나 방학에 돈을 벌어서 성형과 시술을 받는 애들이 많다”며 “코가 좀 비싸긴 하지만 콤플렉스를 가진 친구들은 다 성형을 하고 싶어 하고 요즘에는 부끄러운 일도 아니다”고 설명했다.여름휴가를 앞둔 직장인들도 자기 투자 시간의 황금기다.휴가를 앞둔 직장인 신모(30·여) 씨는 “상담을 받아 보니 코 성형을 위한 수술도 3~4일이면 회복한다고 해서 휴가 기간에 예약했다”며 “이번 휴가는 휴식보다 좀 더 예뻐지기 위한 기간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최근에는 남성들 사이에서도 코 성형이 인기를 끌고 있다.성형외과 관계자는 “최근에는 남성들이 주로 코필러 등의 문의를 많이 하고 있다”며 “시술과 수술에 대해 부정적이었던 젊은 남성층의 시선이 긍정적으로 많이 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전재용기자

2017-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