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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심부 자궁내막증 분야 발전시킬 전문의 연구 모임 정례화 `절실`

6년 전 타지역에서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은 32살 여성이 얼마 전 진료실을 찾아왔다. 대도시 대학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고 양측 난소 자궁내막종을 제거하는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병원을 찾아온 이유는 이랬다. 결혼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임신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초음파 검사 결과 질과 자궁경부 후벽, 직장과 자궁경부 사이에 심부 자궁내막증이 딱딱한 결절 형태로 만져졌다. 자궁은 뒤로 비정상적으로 꺾여 있었으며 난소에도 자궁 내막종이 자라고 있었다.환자에게 몇 가지 질문을 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프거나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은 없었는지, 생리통은 심하지 않은지. 그리고 다리가 저린 느낌이나 성교통, 배변통에 대해서도 물었다.처음엔 통증이 없거나 약간 있다고 대답하던 환자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며 “사실 많이 아파요! 정말 힘들어요!”라고 고백했다. 허리가 아픈 건 척추질환이 있다는 진단 소견을 받았기 때문에 참았다고 했다. 하지만 여러 진통주사 치료를 받은 후에도 효과가 없어 포기하고 지냈다.배변통, 성교통,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의 원인은 알 수 없었지만 자궁내막증 수술을 받은 병원에서 직장과 자궁경부 사이 항문과 가까운 깊은 곳에 자라는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의 유착이 너무 심해 요관이나 직장 혈관 신경 등이 다칠 가능성이 커 그냥 두고 수술을 마쳤다는 설명을 들었다. 환자의 골반 깊숙이 위치한 병변을 짐작할 수 있었다.자궁내막증 통증은 이렇게 많은 환자들의 곁을 떠나지 않고 지긋지긋하게 삶을 괴롭힌다. 매달 생리가 시작되면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의 골반 깊숙한 곳에서 출혈과 염증, 유착 등이 마치 활화산의 용암처럼 솟아올라 엄청난 통증을 일으킨다.이처럼 반복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많은 이들이 다른 질병으로 오해하거나 불치의 질환으로 여겨 포기한 채 살아가고 있다.10년 전부터 시작된 이 질환에 대한 내 호기심은 차츰 열정이 되었고 지금은 전국에서 찾아온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를 매일 진료실에서 만나고 있다.자궁내막증 수술을 받고도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들을 만나 재수술을 결정하고 끝까지 병변을 찾아내 제거하면 바로 다음날 환자들은 통증이 사라진다고 말한다. 생리 중이거나 또는 생리기간이 아닐 때도 괴롭히던 요통과 다리저림, 어깨결림 증상이 수술 다음날 바로 사라지는 경험을 한 환자들은 미소를 짓는다. 수술받기 위해 타지에서 포항까지 오는 것도 용기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만큼 책임감도 갈수록 커진다. 심부 자궁내막증 통증과 골반의 특징적인 병변 위치를 연관시켜 초음파 검사와 MRI검사를 통해 환자 개개인의 골반 내 통증 지도를 그리고 수술을 준비할 수 있도록 객관화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심부 자궁내막증과 선근증 수술분야를 좀 더 발전시켜 보다 많은 환자들이 통증에서 해방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무엇보다 여러 전문의가 관심을 갖고 함께 연구할 수 있는 모임이 정례화되길 소망한다.

2017-07-26

인유두종바이러스 감염이 최대원인

자궁경부암은 2차 성징 이후 여성이라면 누구나 위험을 피하기 어려운 질환이다. 정상 상피세포에서 시작해 정상조직과 암 조직의 중간과정인 자궁경부상이형성증을 거쳐 상피 내에만 암세포가 존재하는 자궁경부상피내암으로 진행되고, 이 단계에서도 치료하지 못하면 침윤성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한다.자궁경부암 예방법① 금연과 더불어 간접흡연 피하기② 피임약을 장기복용 않는다③ 자궁경부질세포 검사를 받아 발암여부를 꾸준히 확인한다④ 콘돔사용 등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유의한다⑤ 자궁경부암 백신을 접종한다*만 12세는 무료예방접종 가능□주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은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Human Papilloma Virus) 감염이다. 성관계로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구분할 수 있다.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고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저위험군으로 시간이 지나면 소실되는 경우가 많다.하지만 일부 고위험군의 경우 감염이 지속돼 자궁경부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가 종양억제 유전자의 단백질 기능을 억제해 암을 유발하는 것이다.역학연구 등에 따르면 17세 이전에 이른 성관계를 가진 여성, 여러 남성과 성관계를 가진 여성, 여러 명의 여성과 성관계를 가진 배우자를 둔 여성일수록 암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 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감염되거나 장기이식 등으로 면역 억제 치료를 받는 경우도 자궁경부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부정 출혈, 냄새 나는 분비물 `초기 증상`자궁경부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질 출혈이다. 암세포들이 종괴를 형성하면 이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 분포가 많아지고 출혈이 발생한다. 폐경 이후 출혈이 나타나거나 또는 폐경 이전 여성에게 생리기간이 아닌데도 불규칙하게 출혈이 보일 경우 의심해봐야 한다.생리양이 갑자기 많아지거나 생리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출혈은 성관계나 심한 운동 후 대변을 볼 때, 질 세척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질 분비물에서 심한 냄새가 나는 것도 자궁경부암 증상 중의 하나다. 암세포가 2차적으로 감염이 되거나 괴사하면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또한 자궁경부암이 꽤 진행돼 주위 장기에 염증이나 악성 종양 따위가 번져 인접한 조직이나 세포에 침입하면 요관이 막혀 신장이 붓고 이로 인해 허리가 아프거나 골반 좌골신경이 침범돼 하지 신경이 눌려 통증이 있을 수 있다. 방광, 직장에 전이된 경우에는 배뇨 곤란, 혈뇨, 직장출혈, 변비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자궁경부 질세포 검사로 진단자궁경부암 진단방법으로는 자궁경부 질세포 검사가 있다. 우선 산부인과 전문의는 영상학적 검사 시행 전에 자궁경부암이 질·골반·방광·직장 등으로 침범했는지부터 확인한다.자궁경부 질세포 검사는 세포를 통해 자궁경부의 이상 여부를 알 수 있다. 검사 결과 이상이 있으면 질확대경검사(Colposcopy)를 시행한다. 자궁경부의 비정상 부위를 질확대경으로 확대해 관찰하는 것이다. 외래 진료실에서 간단하게 검사할 수 있으며 필요 부위의 조직검사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조직검사는 자궁 경부에서 작은 조직을 떼어내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조직을 관찰한다. 암세포가 자궁경부의 표피에만 있는지, 기저막을 뚫고 더 깊이 침범했는지 확실하지 않다면 원추절제술을 할 수도 있다. 원추절제술은 자궁경부암의 침윤 정도를 확인하는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로도 이용할 수 있다.전암성 병변이면 원추절제술만으로도 완치해 치료 후 임신이 가능할 수도 있다. 하지만 침윤성 자궁경부암은 대부분 광범위 자궁 적출술이나 항암화학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두 가지 이상의 치료법을 병행하기도 한다.비교적 초기의 침윤성 자궁경부암 환자가 임신을 원할 경우 광범위 자궁경부적출술과 복강경을 이용한 림프절 절제술을 시행하면 출산이 가능하기도 하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자궁경부암은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방할 수 있으며 현재 예방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암으로 만12세 여성청소년일 경우 국가에서 시행하는 무료접종 시기를 놓치지 말고 접종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26

심뇌혈관 환자 생존율 향상 `맞손`

국내 사망률 1위인 심뇌혈관 질환의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해 울산대학교병원과 울산시소방본부가 손을 잡았다.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과 울산광역시소방본부(본부장 허석곤)는 25일 울산대병원에서 주요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심뇌혈관질환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사진 이번 협약을 계기로 울산대병원은 심혈관질환 환자의 심전도를 토대로 심근경색증을 조기 진단해 가장 적합한 인근 병원 안내와 의료지도 등을 119구급대원에게 제공하기로 했다.이와 함께 울산광역시소방본부는 심혈관 응급환자를 위한 적극적인 초기대응과 병원연계를 위해 신속한 이송 및 최적의 진료 체계를 구축한다.오는 8월부터는 심전도 기록지 전송시스템도 적용된다. 울산지역에서 처음으로 시행하는 시스템으로 흉통 증상 환자를 119구급차로 이송할 때 현장에서 즉시 휴대용 심전도 전송기기를 이용해 심전도 검사를 시행한다.심전도 검사결과는 울산대병원 응급의학과 및 심장내과 전문의의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빠르고 정확한 심전도 그래프 전송이 가능하다. 의료진은 심전도 판독 결과를 곧바로 구급대원에게 통보하고 즉각적인 응급조치를 지시할 수 있다.울산소방본부는 심전도 기록지 전송기 3대를 도입하고 다음달부터 오는 2018년 7월까지 총 12개월간 시범운영 후 확대할 계획이다.이를 통해 울산대병원은 급성심질환에 대한 신속한 초기대응으로 골든타임 확보를 기대하고 있다.울산대병원 심장내과 김용균 교수는 “환자의 빠른 이송도 중요하지만 보다 큰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병원의 심뇌혈관질환 치료 수준과 적절한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울산대병원은 24시간 전문의 진료 및 응급수술팀 구축과 ANGIO 장비 등 인력과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심뇌혈관질환 응급환자 치료에 특화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26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로 통증 해결

#. 해외출장이 잦은 50대 직장인 남성 A씨는 얼마 전부터 허리와 다리를 움직일 때 약간의 통증을 느꼈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싶어 일단 통증 부위에 파스를 붙이거나 찜질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증상이 호전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심해져 걷기 어려울 정도로 나빠졌다. 결국 동네 가까운 개인병원을 전전하다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다음달 중요한 업무계약을 앞두고 있는 그는 수술로 인한 입원, 치료 기간 등이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주변인으로부터 수소문한 끝에 A씨는 이달초 에스포항병원 척추센터에서 양방향 척추내시경술을 받았다. 수술 3일 만에 증상이 호전돼 해외출장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게 됐다. A씨는 “척추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전신마취와 부위절개 등 여러 고민이 많았지만 집 가까이에서 안전하게 수술받고 회복까지 빨라 그동안 괜한 걱정을 했었다”고 말했다. 내시경·수술기구 삽입 후 수술부위 보면서 시술 가능전신마취·절개·근육손상 無척추협착증 환자에 희소식에스포항병원(대표원장 김문철)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UBE, Unilateral Biportal Endoscopy)을 통해 지역 척추수술계에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전신마취와 절개, 근육손상이 없는 3무(無) 수술법으로 수술 부담이 적어 환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18일 에스포항병원에 따르면 척추협착증 치료의 신개념 의료기술인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을 척추·통증·관절병원 척추센터에서 시행하고 있다. 포항지역에서는 흔하지 않은 수술법으로 위에서 소개한 A씨는 척추센터에서 실제 있었던 환자 케이스다.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주로 척추협착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적용된다. 척추에 있는 척수신경이 지나가는 통로가 좁아지는 질환으로 이 통로가 좁아지면서 결국 신경이 눌리게 돼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다. 허리에서 시작된 통증이 다리까지 이어지면서 걸을 수 없을 정도로 악화되면 척추협착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이 같은 증상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수술법이 바로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이다. 쉽게 말해 기존의 한방향 척추 내시경술이 한손으로 수술하는 것이라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두 손으로 수술하는 방법이다. 한손으로 수술하는 것과 달리 양손을 모두 사용하는 수술은 정확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더욱 뛰어날 수밖에 없다.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한쪽 허리에 각각 5㎜ 정도의 작은 구멍을 두 개 뚫고 한쪽 구멍엔 내시경을, 다른 쪽 구멍엔 수술기구를 삽입한다. 양손에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각각 잡고 수술하는 것이다. 내시경으로 수술 부위를 잘 볼 수 있어 조직 손상도 적다.과거 절개수술은 시야가 넓고 확실하지만 조직 손상이 심하고 통증이 클 수밖에 없었다. 기존의 한 구멍을 이용한 내시경 수술은 시야가 좁아 일부 치료에만 가능해 적용이 제한적인 경우가 있었다. 또한 나이를 먹을수록 심화되는 퇴행성 질환은 이러한 보존요법이나 비수술 치료로는 낫지 않는 경우가 많고 고령환자나 고혈압, 당뇨를 앓고 있는 환자들은 수술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최근에는 디지털·의공학 기술 및 수술수기 발달로 1cm 미만의 작은 구멍을 내 관절 내부상태를 직접 보면서 수술하는 내시경수술 방식이 주로 활용되고 있다.무엇보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수술시간이 30분 내외로 회복기간도 짧다. 국소마취가 가능해 전신마취가 어려운 고령환자, 고혈압·당뇨환자에게도 적합하다.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척추협착증 외에 여러 척추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 허리나 목 디스크처럼 추간판 탈출증이나 추간공 협착증, 목 협착증, 등 디스크 등을 치료할 수 있고 나사못 고정술을 실시할 때도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을 이용하면 더욱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내시경을 통해 좁아진 신경관을 직접 보며 넓히는 시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에스포항병원 권흠대 척추·통증·관절병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술은 최신 척추 수술방법이자 신개념 수술법으로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병원이 드물다”면서 “장점이 많은 수술인 만큼 효과를 보려면 의료진이 충분한 임상경험을 갖고 있는지, 수술에 필요한 장비는 잘 갖추고 있는지를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19

화상에 일사·열사병… `더위병` 주의보

본격적인 무더위가 찾아왔다. 이런 때일수록 주의해야 할 것이 바로 햇볕이다. 정오에 강한 햇볕 아래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한 화상을 입기 쉽기 때문이다. 야외활동으로 인한 일사병과 열사병에 걸릴 위험도 커진다. 여름철 태양으로 인한 위험 질병에 대해 알아보고 대처법을 찾아보자.① 여름철 야외활동은 햇빛이 적은 아침이나 저녁에 한다② 서늘한 곳이나 냉방이 되는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휴식을 갖는다③ 어린 아이나 반려 동물을 밀폐된 차 안에 두고 내리지 않는다④ 옷은 헐렁하고 통풍이 잘되는 밝은 색으로 입는다⑤ 갈증을 느끼기 전에 미리 수분을 섭취한다⑥ 카페인 함유 음료나 술은 이뇨작용으로 수분을 배출시키므로 피한다먼저 햇볕을 오래 쬐어 생기는 일광화상이 있다. 햇빛이 닿은 피부는 빨개지고 부종이나 막이 얇은 수포가 생긴다. 열이 나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나타나는데 심하면 두통과 함께 발열과 같은 전신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이때 일어나는 피부 발적과 통증은 보통 일광 노출 후 2~6시간 후에 시작돼 하루가 지나면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이는 강한 자외선이 피부의 표피와 진피층을 투과하면서 표피 바로 밑의 모세혈관이 팽창돼 나타나는 것이다. 피부가 벌겋게 달아올라 보이며 그 후에도 계속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피부가 검게 그을린다.일광화상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태양광선이 가장 강한 시간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밖에 나가는 것을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야외로 나갈 때는 피부를 직접 드러내지 말고 햇빛을 피하기 위해 긴소매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쓰는 것을 권한다. 여의치 않을 때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바르는 것이 좋다. SPF(자외선 차단 지수)가 15 이상이고 UVA와 UVB 모두 차단할 수 있는 것으로 태양광선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사용한다. 수영을 하거나 땀을 흘리고 나서는 자외선 차단 크림을 다시 발라야 한다. 급성 일광화상으로 발적이 생기고 약한 통증만 있는 경우는 1℃ 화상의 진단을 내릴 수 있는데 이는 자가 치료가 가능하다. 일단 냉찜질이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통증이 심하면 아스피린이나 타이레놀 등의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환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방법이다. 물집은 건드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터트리지 않도록 한다.일사병(Heat Exhaustion)은 `열 탈진`이라고도 하며, 더운 환경에서 염분과 수분이 소실돼 생기는 질환이다. 대부분 열에 상당 시간이 노출된 상황에서 제대로 수분과 염분을 섭취하지 않아 발생한다.▲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일사병은 노인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흔하다.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해지며 두통·위약감·구역·구토·어지럼증 등을 호소한다. 피부가 차고 젖어 있으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서 쉬면서 시원한 음료, 특히 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다. 맥주 등 알코올 음료나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 작용을 일으키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차가운 물로 샤워하거나 목욕을 하는 것도 괜찮다.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수액을 통해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는 것도 방법이다.마지막으로 열사병(Heat Stroke)은 체온조절 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잃으면서 생긴다. 땀을 흘리는 기능이 망가져 지속적인 체온상승을 보인다. 고온 환경에 오랫동안 노출되거나 더운 곳에서 작업이나 운동을 했을 때 나타난다. 특히 열사병은 대개 체온이 40℃ 이상으로 오르고 체내 장기들이 과열돼 기능을 잃게 돼 열 관련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응급상황이다.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 구역질 증상을 보이며 의식이 혼미해지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한다.의식이 저하된 환자에게 함부로 음료를 마시도록 하는 것은 위험하며,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 다른 원인을 감별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열사병 치료에는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적극적으로 낮춰 정상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017-07-19

일상생활에 지장 줄만큼 심한 통증 발생땐 심부자궁내막증·선근증 먼저 의심해 봐야

진료실로 찾아온 수많은 여성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증상은 생리통이다. 생리시기와 연관해 발생하는 하복통, 골반통이 대표적이지만 생리주기 때 정도가 심해지는 요통, 다리 저림도 있다. 이밖에 배변통, 배변통, 배뇨통, 성교통,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 어깨 저림까지 다양한 증상들을 토로한다. 이러한 통증의 주요 원인은 심부자궁내막증 때문이다. 하지만 전국 유명한 병원의 산부인과를 찾아가도 심부자궁내막증을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심부자궁내막증은 자궁내막 세포가 나팔관을 통해 골반의 여러 장소에 뿌려지고 주로 난소, 직장과 자궁경부 후벽, 자궁경부 뒤의 인대, 직장, 방광 등에 자리 잡아 주변 조직을 파고들면서 염증과 출혈, 유착을 일으켜 침범된 장기나 신경 부위에 따라 특징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산부인과 전문의들은 환자의 난소에 피가 고여 물풍선처럼 커지면 초음파 검사를 통해 난소의 자궁내막종을 진단한다. 혹은 직장이 심하게 유착된 것을 확인한 뒤에서야 심부자궁내막증이 유착 뒤에 깊숙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초음파로 진단되지 않는 심부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환자 수는 국내 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일반적으로 생리시기와 관련은 있지만 진단되지 않는 심한 통증은 심부자궁내막증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러한 통증의 원인은 난소의 자궁내막종이 아니라 초음파나 CT 검사로도 진단되지 않는 자궁경부 후벽과 직장 사이의 깊은 공간에서 발생하는 심부자궁내막증이다.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중 병변이 발견되더라도 수술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유착 박리 후 요관, 신경, 혈관, 직장 등 다양한 중요 장기를 손상하지 않고 박리 하는 동시에 얽히고설킨 병변을 완벽히 제거할 기술과 경험이 없거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 스스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이 느껴지면 반드시 심부자궁내막증, 선근증을 먼저 의심해봐야 한다.특징적인 통증이 있다면 심부자궁내막증 병변의 위치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이후엔 금식 등 다양한 준비 절차를 거쳐 질식 초음파 검사로 질, 자궁천골 인대, 자궁경부 후벽, 직장 질간의 병변, 자궁과 직장 사이 유착 유무, 방광과 직장의 병변 등을 목표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만약 심부자궁내막증 병변이 의심된다면 MRI검사로 좀 더 자세한 병변의 유무 및 상태에 대한 분석을 시행한다.수술을 결정했다면 심부자궁내막증 병변을 완전히 제거하고 치료할 수 있는 경험과 기술을 가진 의사에게 수술을 맡긴다. 이러한 과정이 순조롭게 이뤄진다면 오랫동안 괴롭히던 요통, 다리 저림 증상은 수술 다음날 즉시 사라지고 생리와 연관된 통증들도 사그라진다. 사실 아직까지 국내 대도시에서도 초음파로 심부자궁내막증을 진단할 경험을 가진 산부인과 의사가 매우 적다. 이를 보완하고자 그동안 초음파 검사로 심부자궁내막증 병변을 진단하는 분야만큼은 가장 앞선 나라인 프랑스나 브라질 등에서 전문가를 찾아가 훈련을 거듭해왔다.오랜 기간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면서도 치료는커녕 제대로 된 진단조차 받지 못했던 전국의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 그중에서도 수술 후 퇴원하는 환자들이 “선생님, 원인 없는 통증은 없군요”라고 했던 말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렇다. 세상에 이유 없는 통증은 없다.

2017-07-12

수정체 제거 후 인공수정체 삽입해야

나이가 들면 신체 여러 기능이 저하된다. 그중에서도 시각은 가장 노화가 빨리 시작되는 감각이다. 사람의 눈은 카메라와 비슷하다. 외부에서 들어온 빛이 카메라 렌즈에 해당하는 수정체를 통과해 필름과 같은 망막에 상을 맺어 사물을 볼 수 있다. 시력저하의 주된 원인 중의 하나는 백내장이다. 백내장이란 이눈 속의 수정체(렌즈)가 어떤 원인에 의해 뿌옇게 혼탁해져 눈앞에 안개가 낀 것처럼 사물이 뿌옇게 보이게 되는 질환이다.유전이나 임신 초기의 풍진 등 태내 감염, 대사 이상에 의해 선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노화나 외상, 전신질환, 눈 속 염증, 독소 등에 의해 발생하는 후천적 원인에 의해 나타난다.후천 백내장의 주요 원인은 노화 때문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시력 저하가 나타나며 물체가 겹쳐 보이거나 빛 번짐, 눈부심을 호소할 수 있다.백내장 환자는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져 있어 마치 흐린 유리창을 통해 외부를 바라보는 것처럼 사물이 왜곡돼 보일 수 있다. 수정체의 혼탁 정도, 위치와 범위에 따라 증상과 시력 감소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난다.혼탁이 수정체 중앙에 발생한 경우에는 밝은 곳에서 동공이 축소돼 시력 저하가 심해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동공이 확장돼 시력이 좋아지는 것으로 느낄 수 있다.백내장이 꽤 진행돼 수정체 전체가 혼탁해지면 밝고 어두운 정도에 상관없이 시력이 나빠진다. 이때 수정체 굴절률이 증가하면서 근거리 시력이 일시적으로 호전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백내장 초기에는 특별한 이상을 느끼지 못한다. 따라서 위험 인자들을 조절하며 경과를 관찰해야 한다.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늦추는 안약이나 복용약을 사용할 수도 있다.후천 백내장의 원인① 노화② 당뇨병, 아토피 등 전신질환③ 염증, 출혈 등의 안과 질환이나 안과 수술④ 흡연, 음주 등 생활습관⑤ 자외선, 방사선의 과도한 노출⑥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부작용백내장 예방법①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글라스 착용하기②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금연하기③ 비타민 E, 비타민 C, 베타카로틴 같은 항산화 비타민과 무기질 섭취하기④ 토마토, 시금치, 베리류, 견과류 등 항산화 음식 섭취하기⑤ 당뇨병이 있는 경우 당 조절하기⑥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받기백내장 치료는 크게 약물요법과 수술요법으로 나뉜다. 초기에 점안약이나 내복약을 사용해 백내장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같은 약물치료는 큰 부작용은 없지만 아직까지 치료보다는 예방의 목적이 크며 백내장 진행을 완전히 억제하진 못한다. 또한 약물치료만으로 이미 혼탁해진 수정체를 원래 투명한 상태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따라서 백내장의 가장 확실한 치료 방법은 수술요법이라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초음파 기구를 사용해 각막에 작은 절개창을 내고 혼탁해진 수정체를 제거한 다음 시력도수에 맞는 인공수정체를 삽입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증상이 심각하거나 백내장으로 인한 포도막염, 녹내장 등 합병증 위험이 있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합병증을 동반한 외상성 백내장이나 수정체 부종으로 인한 급성 녹내장 발작과 같은 특수한 경우는 빠른 수술이 필요하다.최근엔 수술법이 발전하면서 수술 시간이나 회복 시간이 단축됐고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당일 퇴원도 가능하다. 백내장이 양쪽 눈 모두에 있으면 한쪽 눈을 먼저 수술한 후 회복된 다음에 반대쪽 눈을 수술한다.무엇보다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백내장 진행 상태를 관찰하며 적절한 수술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의 시력과 기능적시력 요구 정도 등을 고려해 수술시기를 정하게 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진행된 백내장을 방치할 경우 수정체 혼탁이 심하게 진행돼 과숙백내장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수술 중 합병증 발생위험이 크고 눈 속 구조물 관찰이 어려워 수술 후 시력 예후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백내장이 진행돼 수정체성 녹내장이 생기거나 수정체 용해로 인한 이차성 급성 녹내장이 생기는 경우도 드물게 있어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12

계명대 동산병원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 지역 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이 지역에서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동산병원 흉부외과는 지난 2014년 대동맥판막 협착증의 수술방법 중 하나인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을 국내 두 번째로 성공했으며, 지금까지 12건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해 오고 있다.기존의 대동맥판막치환술은 가슴을 열고 인공심폐기를 가동해 병든 대동맥판막을 제거한 뒤 인공판막을 실로 봉합해 고정하는 과정을 거치지만,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은 대동맥판막 제거 후 판막의 봉합 없이 인공판막을 삽입하면 자체 고정이 되는 수술방법이다. 이 수술은 수술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임으로써 사망률과 합병증의 발생이 적고 수술 후 회복도 빠르다.이러한 수술시간 단축의 긍정적 효과는 수술자의 경험이 쌓이면서 극대화된다.특히 대동맥판막 협착증은 심장에 위치한 대동맥 판막이 두꺼워지고 좁아져 심장에서 피가 잘 나가지 못해 호흡곤란, 흉통, 실신 등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면 1~3년 내 사망률이 매우 높다.동산병원 흉부외과 김재현 교수는 “지난해 1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 대상에 포함되어 환자 본인부담률이 3분의 1로 줄면서 앞으로 많은 환자가 비봉합 대동맥판막치환술로 안전하게 수술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심상선기자

2017-07-12

보존 수술받은 유방암 환자 초음파·MRI검사 고려해야

유방 보존수술을 받은 50세 이하 유방암 환자는 X-레이와 더불어 초음파·자기공명영상검사(MRI)를 추가로 받는 게 암 재발 및 이차암 발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문우경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교수팀은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유방암 치료 후 보존수술을 받은 50세 이하 여성 754명을 대상으로 X-레이, 유방 초음파, MRI 검사의 정확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암 재발은 원래 생겼던 암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또다시 발생하는 경우를 뜻하고, 이차암은 암 완치 판정을 받은 환자의 몸에 새로운 암세포가 나타나면서 다시 암에 걸린 경우를 말한다.연구진은 표준 검사법인 X-레이만 단독 시행하는 것보다 유방 초음파와 MRI 검사를 추가했을 때 암 재발 및 이차암 발견 정확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장비별 단독 검사의 유방암 발견율은 △X-레이 53% △유방 초음파 65% △ MRI 88%였다. 그러나 X-레이와 유방 초음파 검사를 둘 다 받으면 발견율이 82%까지 높아졌고, X-레이와 MRI 검사를 둘 다 받으면 발견율이 100%까지 상승했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X-레이와 MRI를 둘 다 받는 게 암 재발 및 이차암 발견에 가장 확실한 방법인 셈이다.이번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 온라인판 최근호에 게재됐다.

2017-07-05

신경외과·영상의학과 전문가 한자리에

경북 동해안지역 의료서비스 수준을 한층 성장시킬 학술교류의 장이 포항에서 열린다. 에스포항병원(대표병원장 김문철)은 오는 7일 `새병원 개원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시민들이 대도시나 대형병원으로 가지 않고도 지역 내에서 언제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 수준을 끌어올리겠단 취지다.이날 국내 저명한 신경외과, 영상의학과 교수들이 대거 참석해 총 5회로 나눠 강연을 펼치고 토론시간을 갖는다.첫번째 세션은 경북대 박재찬, 분당제생병원 신승훈 교수가 맡아 뇌동맥류 클리핑(Clipping of Aneurysm)을 소개한다. 이어 인제대 정해웅, 부산대 백승국 교수는 혈관내치료(Endovascular Treatment)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영남대 김상우, 중앙대 박승원 교수는 요추의 퇴행성 변화(Ageing Spine)에 대한 주제발표를 맡았다. 경북대 조대철, 대구가톨릭대 김대현 교수는 경추 곡선 및 밸런스(Cevical Alignment Balance)에 대해 강의한다.마지막 세션은 에스포항병원 김영환 센터장이 맡아 팔다리혈관 중재술(Peripheral Intervention)을 소개한다.세션별 좌장도 화려하다. 연세대 윤도흠, 대구가톨릭대 여형태, 순천향대 김범태, 가톨릭대 김범수, 경북대 성주경, 인하대 윤승환 교수를 비롯해 윌스기념병원 박춘근 병원장, 에스포항병원 강연구 병원장 등이 진행을 맡는다.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최신 뇌동맥류 수술법인 `뇌동맥류 파이프라인 스텐트(Pipeline Embolic Device, PED)`를 선보인다.뇌동맥류 수술 중 난이도가 높은 방법으로 동맥 속으로 파이프 모양의 스텐트(금속 그물망)를 집어넣어 뇌동맥류 입구를 중심으로 혈관 속에 길게 펼치는 시술이다. 파이프라인 스텐트로 인해 뇌동맥류로 흘러들어 가는 피가 감소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에스포항병원 권흠대 척추·통증·관절병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은 지역 주민들에게 대형병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최신 지견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라며 “앞으로 경북 동해안지역의 의료수준을 선도할 수 있도록 매년 심포지엄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05

포항 여성아이병원, 경북 최초 `하이푸센터` 개설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이 발견됐을 때 여성들의 가장 큰 고민은 수술이다. 전신마취를 비롯해 회복기간이 길고 통증이나 흉터 등이 부담되기 때문이다.이러한 고민의 대안으로 최근 하이푸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절개 없이 자궁근종을 치료할 수 있는 하이푸시술은 전신마취에 대한 두려움이 있거나 자궁 적출을 원치 않는 여성들에게 많이 시행되고 있다.포항 여성아이병원(대표원장 조기현)은 경북지역 최초로 하이푸센터를 개설해 진료를 실시한다고 4일 밝혔다. 하이푸(high intensity focused ultrasound, HIFU) 시술은 초음파를 이용해 자궁근종이나 자궁선근증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절개나 마취 없이 치료가 가능해 시술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반 내외로 짧으며 시술 다음 날부터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자궁근종 하이푸 시술의 최대 관건은 정교함이다. 자궁보존은 물론 주변 장기 손상 없이 자궁근종만 치료할 수 있다. 가임기 여성의 경우 임신에 지장이 없도록 자궁내막과 정상 자궁근육 손상 없이 자궁근종 조직만을 정교하게 치료해야만 향후 임신 가능성을 높이고 임신 중 자궁파열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다.여성아이병원 관계자는 “하이푸 시술은 자궁을 보존할 수 있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어 국내 주요 산부인과 병원에서 빠르게 도입하고 있다”며 “이는 곧 하이푸시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나타낸다”고 말했다.특히 여성아이병원은 환자 맞춤형 치료를 원칙으로 하이푸 시술을 진행한다. 프리미엄 하이푸 시술 3개월 후엔 생리통, 생리양 과다 등의 증상이 개선된다. 하지만 모든 자궁근종이 하이푸로 치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시술 전 충분한 검사와 정확한 진료를 통해 적합한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하이푸 시술 적응증을 선별해야 한다. 부작용 없이 안전한 치료를 위해서는 하이푸 적응증을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임신과 출산 사례가 입증된 병원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포항 여성아이병원 조기현 원장은 “병원마다 치료기준, 치료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단 자궁근종 혹은 자궁선근증을 진단받았다면 병원 두 세 군데를 직접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임신 연령대가 늦춰지고 있는만큼 여성의 삶이 존중받는 진료를 통해 자궁을 보호하면서 문제 원인만을 제거하는 수술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7-05

수술 중 수혈거부 환자의 죽음 이후 수혈 없는 안전한 수술 수련에 매진

내가 진료했던 환자가 처음으로 사망한 날을 잊지 못한다. 25년 전 의사 면허증을 간신히 인정받고 모교 병원에서 수련을 시작하던 시절이었다. 교통사고로 체내 출혈이 심한 어린아이가 응급실로 이송됐다. 의료진들의 수고에도 환자는 깨어나지 못하고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하늘나라로 갔다. 이후 수많은 죽음을 목격했다.전공을 선택해야 하는 시점이었지만, 잠시 의사의 길을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지나온 시간 속에서 나는 여러 선택을 했다. 신경외과를 지원하기도 하고, 내과를 전공하기도 하면서 내가 평생 해야 할 전문분야를 고민했다. 그러다 결국 선택한 것이 산부인과였다. 아기를 내 손으로 받아내고 가족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며 행복했다.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다.어느 날, 한 개인 산부인과에서 분만 후 과다출혈로 급히 본원으로 내원한 산모를 진료하게 됐다. 환자는 이미 의식이 혼미해진 상태였고, 그 와중에도 계속 자궁을 통해 출혈이 계속되고 있었다. 빠르고 정확한 수술이 필요했다. 개복 후 자궁을 절제하고 출혈 원인을 치료하는 동시에 수혈로 부족한 혈액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수혈을 지시하고 수술동의서를 받으려는데 가족들이 거부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수혈하지 않겠단 것이다.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10분, 20분 시간은 자꾸 흘렀다.처음으로 미친 듯이 화를 냈다.“살려야 한다, 살릴 수 있는데 왜 수혈을 거부하나! 종교적인 신념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설득해보려 했다. 환자는 차츰 눈의 초점이 흐려지더니 의식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큰소리로 환자에게 소리쳤다. “수혈받지 않으면 당신 죽어요.”환자는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도 고개를 저었다. 수혈을 받고 사느니 죽음을 택하겠다는 것이다. 한 시간 뒤, 결국 환자는 사망했다.가운을 벗어 던지고 병원 밖으로 뛰쳐나왔다. 아무것도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시간이 흘러 산과보다는 근종, 선근증, 심부자궁내막증 질환을 복강경 수술로 치료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어느 날 외래 진료를 기다리다 심한 통증으로 쓰러진 환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갔다.심부자궁내막증과 선근증으로 출혈과 통증이 있어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이미 수년 전부터 자신의 질환을 잘 알고 있고 고통스러워했지만,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환자 남편은 찾아간 병원마다 의사들이 수술을 거부했다고 말했다.자세히 들어보니, 환자와 그 가족은 종교적 이유로 수혈을 거부한다고 했다. 하지만 골반 영상 촬영결과 환자 골반은 유착이 매우 심한 상태였고, 직장에도 심부자궁내막증이 자라고 있었다. 거기다 자궁선근증과 근종으로 인한 불임을 함께 치료하고 싶어했다. 가장 난감한 질병을 가졌으면서도 동시에 수혈까지 거부한다면, 의사들이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회피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의사 초년병 시절 경험한 마음의 상처 때문인지 어떤 수술이라도 출혈은 피하고 싶었다. 다시는 수혈을 거부하는 환자를 안타깝게 떠나보내지 않기 위해 수술 중 일어날 수 있는 모든 합병증과 출혈 형태를 미리 경험해 대처하기로 다짐했다.그러기 위해서는 경험 많은 의사를 찾아가 배워야 했다. 국내를 넘어 프랑스, 브라질, 일본 등 전 세계의 병원 어디든지 찾아갔다.대부분의 날들을 수술 술기 연마에 공을 들였고 절대적인 기준을 세운 후 그 기준을 넘어서야만 다음 단계로 진행하며 혹독한 수련과정을 거쳤다.이제 수술 중 출혈이 많아지는 상황이 닥치더라도 수혈 없이 안전하게 수술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항상 조그마한 출혈이라도 지혈하고 수술을 진행한다. 단 한 방울의 피도 헛되이 버려지지 않도록 말이다. 그래서인지 수술 결과는 좋았다. 환자의 종교적 신념은 존중받아야 하기에, 환자의 희귀한 혈액은 구할 수 없기에, 그 와중에 환자의 질병은 치료해야 하기에.

2017-06-28

`치매와의 전쟁` 이길 수 있어요

치매는 기억이 사라지는 병이다. 사라진 기억은 되돌릴 수 없고, 없어져 버린 뇌 부위도 회복시킬 수 없다. 질환 특성상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보호자까지도 함께 짐을 나눠서 져야 하기 때문에 65세 이상 노년층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이기도 하다. 치매 유병률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치매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지난 2009년 21만7천여명에서 2013년 40만 5천여명으로 5년간 87% 증가했다. 연평균 17%가량 늘어난 것으로 12분마다 한 명씩 새로운 치매 환자가 발생하는 셈이다. 보건당국은 올해 치매환자가 73만4천명, 2025년에는 무려 100만명, 2043년에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정신건강에 좋아과식·극단적인 다이어트는 절대 금물생선 등 통해 오메가3 등 필수지방산 섭취이틀에 한 번 최소 30분 이상 운동이 적합치매의 원인은 다양하다. 전체 치매의 60~80%를 차지하는 원인 1위는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형 치매다. 2위는 뇌혈관질환에 의해 뇌 조직이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혈관성 치매다.그 외에도 80가지 이상의 다양한 병이 치매 원인이 되며 증상과 예후 방법도 천차만별이다.치매는 평소 습관으로 미리 대비하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질환이다. 무엇보다 두뇌를 끊임없이 사용해야 한다. 많이 배우면 배울수록 정신건강에 좋다. 뇌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전문가들은 두뇌건강을 위한 보충제는 추천하지 않는다. 은행나무나 멜라토닌처럼 뇌 관련 약품들은 뇌 기능에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성분이 천연재료라고 하더라도 고혈압, 소화불량, 불임, 우울증과 같은 잠재적 부작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냉정함을 유지하는 것도 뇌 건강에 도움이 된다. 특히 스트레스는 기억과 관련된 해마나 두뇌의 다른 부위에 다량의 해로운 화학물질을 생기게 한다.과식은 두뇌를 나태하게 만들어 장기적인 손상을 끼치는 반면 너무 적은 양의 칼로리를 섭취해도 두뇌 기능을 손상시킨다.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주의력 결핍이나 정신착란, 기억력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많은 연구를 통해 밝혀진 바 있다.따라서 적당한 지방과 단백질, 높은 섬유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생선을 먹는 것도 치매를 예방하는 좋은 식습관이 된다. 식단에 생선이 등장하면서 인간의 인지능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오메가3와 같은 필수지방산은 뇌기능에 결정적으로 중요할 뿐만 아니라 우울증과 같은 뇌 질환을 치료하는데도 유용한 것으로 입증됐다.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일부 과학자들은 균형잡힌 생활과 더불어 요가와 같은 이완운동, 사교활동 등이 스트레스를 줄여 기억력 감퇴를 늦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틀에 한 번 최소 30분 이상의 운동이 적합하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치매가 의심된다면 조기 진단 치료가 중요하다. 단순히 기억장애나 언어장애 증상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감정조절이 안되거나 부쩍 화를 많이 내고 반사회적인 행동을 보이는 경우에도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과는 달리 대인관계가 원만하지 못할 때에도 치매에 대한 정밀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6-28

지난해 피부암 환자 2만명 육박

국내 피부암 환자가 지난 4년간 3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1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악성 흑색종 등을 포함한 피부암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사람은 지난 2012년 1만4천81명, 2013년 1만5천29명, 2014년 1만7천837명, 2015년 1만7천455명, 2016년에 1만9천435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피부암은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에서 많이 발생했다. 지난해 연령별 환자는 70대가 28.0%(5천577명)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 60대 21.6%, 80세 이상 21.3%, 50대 15.5% 순이었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1만566명으로 남성(8천869명)보다 더 많았다.피부암은 지나친 햇빛 노출이 주요 원인이며 편평상피세포암, 악성 흑색종, 기저세포암종 등으로 구분된다.편평상피세포암은 표피의 각질 형성 세포에서 나타나는 악성 종양으로 햇빛에 의한 피부 손상, 만성 염증성 질환이나 흉터, 비소 섭취로 피부 표면이 굳어지는 비소 각화증, 방사선 피부염 등이 원인이다. 증상은 입술과 뺨 등에 많이 발생한다.악성 흑색종은 주로 피부 표피의 기저층에 있는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한다. 멜라닌 세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점을 구성하는 모반 세포가 악성으로 변질해 생길 수도 있다. 장시간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면서 일광 화상을 입었을 때 발생 가능성이 커진다. 가족력이 있으면 발병률이 8배 정도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저세포암종은 85%가 자외선 노출로 발생하며 햇빛에 잘 타지 않는 하얀 피부, 금발, 소아기에 주근깨가 있던 사람, 피부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발생할 위험이 크다.심평원 관계자는 “피부암은 주로 자외선 노출로 발병하므로 햇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주기적으로 피부를 관찰해 병변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6-14

물 한잔 미리 마시고 25분 넘기지 마세요

하루 동안 쌓인 피로를 푸는데 목욕이 큰 도움을 준다. 따뜻한 물은 혈액순환을 돕고 노폐물을 제거해 몸의 회복을 돕는다. 하지만 목욕을 할 때에도 주의사항이 있다.먼저 식사 1시간 후에 목욕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샤워는 괜찮지만, 입욕이나 사우나요법을 식후 1시간 이내 하게 되면 소화기능이 떨어진다.입욕이나 사우나로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전신혈관이 이완되면, 식후 소화기관으로 몰려야 하는 혈액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기 때문이다.음주나 약물 복용 후에도 목욕을 삼가는 것이 좋다. 알코올과 약물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혈관 확장이 일어나는데 여기다 목욕이나 사우나를 하면 혈압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탕 속에 오래 앉아 있다가 일어나면 순간적으로 어지러움을 느낄 때가 있다. 따라서 입욕 시간은 15~25분 정도가 적당하다. 전신 혈관이 이완돼 상체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져 현기증이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이 나타나면 심혈관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자칫 욕실에서 넘어질 위험도 있다. 목욕 시간은 25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목욕 후에는 체온 유지에 신경 써야 한다. 따뜻한 물로 목욕을 마치고 나온 뒤 갑자기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이때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관절을 둘러싼 활액막과 연골조직도 유연성을 잃고 뻣뻣해져 통증이 생길 수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목욕을 마치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체온을 미리 내리고 나서 몸의 물기를 재빨리 닦아내는 것이다.이때 물기는 수건으로 가볍게 눌러 닦아내는 것이 좋다. 물에 닿아 약해진 피부를 마른 수건으로 문지르면 각질이 벗겨진다. 수건으로 몸을 가볍게 눌러 닦아야 피부를 보호할 수 있다. 목욕 후에는 보습제를 충분히 발라 줘야 피부 건조증을 막고 가려움증이 생기지 않는다.목욕을 하고 나면 신체 수분 손실이 크기 때문에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목이 마른다. 수분이 흡수되는 시간을 고려해 목욕 15~20분 전에 미리 물 한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입욕 전 마시는 물은 몸속 노폐물을 배출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목욕을 하면 온혈 효과로 혈액순환을 촉진해 산소나 영양분이 근육으로 전달되면서 피로가 풀리고 관절을 부드럽게 하며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며 “피부와 신장, 폐에서 노폐물이나 독소를 배출시켜 건강과 피부미용에도 효과가 있다. 특히 사우나를 하면 맥박이 1분에 100~160회 정도 뛰고 심장의 혈액 분출량이 증가해 심리적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6-14

심부자궁내막증 환자 감별 진단부터 병변 제거까지 매순간 `노력 또 노력`

월요일 아침은 외래 진료로 시작한다. 주로 최근 수술을 마친 입원 환자들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부터 한다.제주도에서 온 한 환자는 직장 난소 자궁 후벽, 방광까지 자궁내막증 병변이 침범한 데다 이미 두 번의 수술로 장 복벽과 자궁 유착이 심했다.하지만 지금은 완전히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 복강경 수술로 골반 내 모든 유착과 심부 자궁내막증병변을 제거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마무리하는 과정은 수술을 진행하는 집도의에겐 큰 용기와 인내가 있어야 한다.환자 입장에서는 수술 전후 3~4일간 금식이 매우 힘들었겠지만, 골반 내 장기 특히 직장의 회복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곧이어 남편의 부축을 받으며 진료실로 들어온 한 환자를 만났다. 다른 지역에서 이른 아침 KTX를 타고 왔다고 했다. 피곤함이 심해지면 눈 밑이 검게 변하는 것을 경험하는데 이 환자가 그랬다. 심한 생리통과 요통, 만성적인 피로, 생리 과다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이 안 된다고 했다.진료 결과 선근증과 심부 자궁내막증이 동반된 상태로 환자는 자궁내막증과 선근증병변을 모두 제거하면서도 자궁 보존을 원했다.복강경 수술을 하는 의사에게 심부 자궁내막증과 선근증이 동반된 경우는 암 수술보다도 더 힘든 수술이라 할 수 있다. 진료를 마치고 수술날짜를 잡았다.마지막 진료는 복강경 하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도 생리통, 성교통, 요통, 양측 다리 저림을 호소하던 환자였다.한 달 전 재수술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쳤다. 자궁과 직장, 요관, 혈관이 있는 골반 깊숙한 곳의 병변을 완전히 제거했다.환자 표정은 매우 밝았다. 10년 이상 겪은 통증이 사라진 것이 매우 기쁘고 행복하다고 했다.위에서 언급한 세 명의 환자는 종양 제거가 목적이 아닌 통증 치료를 위해 내원한 경우다.한 마디로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에 시달리던 환자들이다.암이 아닌 이상 생리통, 만성 골반통, 요통, 다리 저림, 성교통, 배변통 등과 같은 통증은 `견디는 것`이 한국 여성들에겐 익숙하다.하지만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통증을 경험하게 되면 여러 병원을 전전하게 되고 골반염, 장염, 방광염, 척추 디스크 질환처럼 잘못된 진단을 받기도 한다.미국에서는 제대로 된 진단을 받기까지 평균 7년이 걸린다고 한다. 한국도 비슷하리라 생각된다. 난소에 생리혈이 고여 마치 종양처럼 보이는 자궁내막종이 있지 않은 한 초음파나 CT로 진단되지 않기 때문이다.실제로 난소자궁 내막종이 없는 골반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들은 제대로 된 진단이나 치료 안내를 받기가 어렵다. 환자 통증을 골반염 또는 단순한 생리통으로 간주해 항생제나 진통제 호르몬 치료만 하는 산부인과 의사들도 있다.사실 자궁내막증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고, 재발률이 가장 낮은 적절하고 정확한 치료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나 역시 이 문제를 다루는 학회나 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전문가들을 찾아내야 했고, 찾아가야 했다. 무엇보다 그동안 내가 해온 태도를 버려야 했다. 그것은 고통스러웠다.여기다 골반 장기인 직장, 대장, 요관, 방광의 수술적 처치에도 익숙해져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심부 자궁내막증은 해결되지 않는 난치성 질환이다.통증을 호소하는 수많은 환자 중에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를 감별 진단하고 골반 깊숙이 위치한 병변을 완전히 제거하기까지,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 대부분을 배움에 투자하고 이 과정에 방해되는 자존심과 두려움을 버리고자 매 순간 노력했다.열정과 인내는 함께 오래가야 한다. 그래야 환자들이 괴롭고 힘든 길을 둘러 가지 않을 수 있다.

2017-06-14

염분·수분 적게 섭취하면 어느정도 예방

▲ 이근아 진료과장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한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났을 때, 하루일과를 마치고 녹초가 되어 돌아온 때에도 우리 몸은 붓는다. 때로는 아무런 징후를 느끼지 못한 채로 자신의 부은 몸을 발견할 때도 있다. 그런데 우리 몸은 왜 붓는 걸까?몸이 붓는 이유는 신체 내 물 성분이 세포와 세포 사이로 많이 빠져나오기 때문이다. 주로 다리나 발과 같이 몸의 아랫부분이 붓는 경우가 많은데 누워 있을 때는 얼굴, 그중에서도 특히 눈 주위가 붓는 경우가 많다. 눈 주위 조직이 부드러워 체액이 쉽게 고일 수 있어서다.부종의 원인은 라면처럼 짠 음식을 먹고 다음 날 일시적으로 붓거나 심장병이나 신장병에 의한 심각한 경우까지 다양하다. 다행히 부종 대부분은 특별한 문제가 없는 `특발성 부종`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주기적으로 부었다 빠지기를 반복하는 질병이란 뜻이다.신체 질환으로 인해 부기가 생겼을 때에는 일반적으로 질환이 있는 신체 부위에 관련 증상이 함께 나타나며 부종 현상도 조금씩 다르므로 원인을 짐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장이 나쁘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혈액 내 삼투압 농도가 낮아진다. 혈액 외 조직 내로 수분이 빠져나가 부종이 생기는데 아침에는 주로 눈과 얼굴, 오후에는 다리가 붓는다.심장이 나쁘면 호흡곤란, 발작적인 야간 호흡곤란 등이 함께 생기고 주로 다리가 붓는다. 좌측 심장 기능이 떨어지면 폐에 물이 차서 주로 호흡 곤란이 나타나고, 우측 심장 기능이 낮으면 주로 사지 부종이 생긴다. 간이 많이 나쁘면 먼저 배에 물이 차서 부르고 나중에 사지가 붓는다.내분비 질환이 있으면 대부분 그에 따른 부종 이외 다른 증상이 나타난다. 갑상선기능 저하에서는 전신에 부종이, 기능 상승에서는 다리 부위에 부종이 생기는데 문질러도 잘 들어가지 않는 부종이다.단백질 부족이 심하면 몸이 부을 수 있다. 다이어트를 심하게 하는 사람이나 일부 계층에서는 얼마든지 영양 부족이 가능한 일이므로 염두에 두어야 한다.여성에게는 생리 수일 전에 생기는 부종이 있다. 유두가 뭉치는 느낌, 복부 팽만감이나 불편감도 생길 수 있으며 불안, 우울, 권태감도 생길 수 있다. 임신 관련 부종도 흔하다. 임산부 4명 중 3명이 부종을 겪는데 특히 임신중독증이 발병하면 몸이 심하게 붓는다. 주로 임신 말기에 나타나므로 쉽게 원인을 알 수 있다.부종의 원인을 밝혔다면 원인 제거에 힘써야 한다. 이뇨제를 쓰면 소변으로 수분이 빠져나가 부기가 일시적으로 줄어들 수 있지만, 원인을 방치하면 부종이 재발한다. 나아가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부종 원인에 상관없이 염분과 수분을 적게 섭취하면 어느 정도 부기를 예방할 수 있다. 아침에 주로 붓는 이들은 저녁 식사 때 국물이 있는 음식을 적게 먹고 자기 전까지 간식을 금하는 것이 좋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간식을 포함한 모든 음식에는 수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다리를 수시로 심장보다 높게 올리는 것도 좋다. 누워 있을 때 발밑에 베개나 담요를 깔고, 앉아 있을 때에는 책상에 다리를 올려놓으면 된다. 탄력 있는 스타킹을 신는 것도 좋다. 다리를 감싸주는 압력으로 인해 부기가 덜 생기기 때문이다.체중이 늘어난 경우에도 쉽게 부기가 생기므로 적절한 체중 조절도 필요하다. 오래 앉아 있으면 자연히 다리에 물성분이 차게 되고, 심하면 정맥 혈류장애도 생기기에 가급적 도중에 움직일 것을 권한다. 특히 장시간 비행을 할 때에는 틈틈이 일어나 복도를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72시간 이내 급격히 증가하는 부종, 숨차거나 어지러운 증상 또는 피부 변색이나 통증 등이 동반될 때에는 가급적 진료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2017-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