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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서비스 질 유지하며 진료영역 넓힐 터”

▲ 시간이 흐를수록 몸집은 자꾸 커지는데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을 입은 것 같아 확장 이전을 결심했다는 김문철 원장은 의료서비스의 품질은 유지하면서 진료영역을 넓힐 방침이라고 밝혔다다음주 에스포항병원(병원장 김문철)의 주소가 바뀐다. 지난 20일 김문철 병원장를 만나 에스포항병원의 새 거주지를 둘러봤다. 오는 31일 진료 개시에 맞춰 이사 준비가 한창이었다. 건물 입구에는 병원 이름보다 더 긴 `가치 있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병원`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포항시 남구 `희망대로`로의 이전을 앞두고 김 병원장의 눈에는 설렘이 가득했다.단순한 확장이전 아닌 다양화 추구혈관센터·척추센터 각각 병원 승격부서 통폐합 등 조직구도 개편 계획병원 존재의 이유는 환자 위한 것직원이 맘 편해야 서비스 질 높여도서관·브런치룸 등 복지 늘릴 것-개원 10년도 채 되지 않아 병원 규모가 꽤 커졌다.△지역사회에 반드시 필요한 병원으로서 뇌·척추 질환 전문병원 운영을 시작했다. 지난 8년간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추고 어느 정도 입지도 다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몸집은 자꾸 커지는데 몸에 맞지 않는 작은 옷을 입은 것 같아 확장 이전을 결심했다. 단순히 북구 죽도동에서 남구 이동으로의 장소 이전이 아니라, 운영방향이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작년엔 병원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으로 여러 날을 지새웠다. 주위에서는 확장 이전을 두고 뭔가 다른 의도가 있다고 말하지만, 전혀 의도한 게 아니다.-자연스러운 변화라는 뜻인가.△우리 몸의 모든 혈관은 하나로 연결돼 있다. 뇌졸중은 반드시 심장이나 하지동맥 혈관 문제를 동반한다. 뇌혈관뿐만 아니라 몸속의 모든 혈관을 동시에 치료해야 할 임무가 있다고 느꼈다. 덩달아 치매, 파킨슨병을 치료하기 위한 기술이나 인력도 필요했다. 척추도 마찬가지. 허리가 안 좋은 사람은 무릎도 아프다. 목이 아픈 환자는 어깨 관절의 통증을 호소한다. 환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했다. 나도 눈치 못 챈 사이 진료범위가 넓어지고 해당 분야의 전문의도 자연스럽게 모였다. 환자를 잘 치료하기 위한 흐름을 따르다 보니 이 자리까지 왔다. 최근에는 인근에 대학병원을 둔 영천, 경산지역에서도 환자들이 몰려오고 있다.-내부 조직의 변화도 예상되는데…△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오는 3월께 조직구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혈관센터와 척추센터를 각각 병원으로 승격시키고, 부서 통폐합 등 세분화를 통해 전문성을 강화할 방침이다. 진료과목별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로써 굉장히 빠른 시간 내 병원이 성장발전할 수 있다고 본다.-내·외부적인 변화 속에서 고수하는 것이 있다면.△의료서비스의 질이다. 퀄리티(quality)를 유지하면서 진료영역을 넓힐 방침이다.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주로 뇌·척추 질환을 앓고 있다. 확장 이전을 하더라도 주요 환자는 동일하다는 뜻이다. 진료범위를 넓힌 와중에 집중력을 흩트리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의가 나서 전인적 치료를 맡을 것이다.-새 병원의 자랑거리가 많을 텐데….△어린이집 얘기부터 해야겠다. 병원보다 어린이집을 더 잘 지었다. 과거 20명에서 이젠 40명 수용이 가능해졌다. 교사도 더 뽑았다. 25억원 정도, 돈도 엄청 들었다. 자재부터 놀이시설 등 신경을 많이 썼고 그만큼 자랑스럽다. 사실 직원들의 만족도가 생각 그 이상이다. 병원에 대한 신뢰는 물론 업무 집중도가 높아 일의 효율성도 커졌다. 입사 후에 결혼하고 아이 낳는 직원들도 크게 늘었다. 나부터 직원들한테 병원 안에서 짝을 만나 사귀고 결혼하라고 부추기니.-2년 전 인터뷰 당시 사내커플 7호까지 결혼에 골인했었는데 그동안 얼마나 늘었나.△지금은 두자릿수를 넘는다. 이혼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웃음). 저출산 시대에 아이를 둘씩 낳은 부부도 많고. 직원 자녀를 모두 어린이집에 수용하지 못해 아쉬울 뿐이다. 유치원도 만들어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실제로 한번 알아봤는데 어린이집과는 달리 갖춰야 할 부분이 너무 많고 규정도 까다롭더라. 그 대안으로 새 병원에 도서관을 만들었다.-도서관이 있는 병원은 처음 들어봤다.△아이들이 공부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을 고민하다 6층에 도서관을 만들었다. 병실이 없는 층이라 아이들에게 좋은 놀이터가 될 것이다. 공부를 하고 책도 읽으며, 원어민 영어교사가 수업도 한다. 세미나실에는 빔프로젝터를 설치해 영화 감상도 할 수 있다. 일정이나 프로그램은 다양하게 기획하기 나름이다. 엄마 입장에서 내가 일하는 직장에서 내 아이가 공부하고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것도 좋은 환경에서. 그 직원은 내가 일하라고 하지 않아도 열심히 일한다.-직원들 사이에서는 브런치룸이 화제다.△내 경험에서 나왔다. 수술하고 나면 식사시간을 놓치기 일쑤다. 다른 직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늦게나마 밥을 먹으면 국도 식고, 반찬은 퍼지고. 식당 직원에게 미안해서 밥을 안 먹고 간단히 때울 때도 있다. 언제든 직원들이 아무 때나 식당에 가서 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도록 하고 싶었다. 식사 때만이라도 편하게 앉아 서로 이야기 나누고, 밥이 아니더라도 과일이나 빵 등 간식도 자유롭게 먹을 수 있는 브런치룸을 생각했다. 포항은 물론 국내에 브런치룸 있는 병원은 아마 없을 것이다. 1인 1실 기숙사도 제공한다. 조만간 게스트하우스도 만들어 손님들이 숙소 걱정 없이 짐 두고 편안하게 둘러보며 머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직장인들에겐 천국으로 불릴만한 직장이다. 이렇게까지 직원복지에 공들이는 이유는.△주변에서도 내가 노조위원장도 아니고, 직원들에게 왜 이렇게 퍼주느냐고 난리다(웃음).결국 환자 때문이다. 이 병원의 존재 이유는 환자를 위해서다. 아무리 내가 수술을 잘해도 직원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에 환자의 기분이 상할 수 있다. 환자가 가치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는 기분이 들어야 하는데 이는 직원의 언행에 따라 좌우된다.사내에서 친절교육 아무리 해도 직원들 마음에 여유가 없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일하는 직장에 내 아이가 있고, 먹고 싶을 때 마음껏 먹고. 마음이 편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를 달래고 보듬을 수 있는 능력이 생긴다. 반대로 직원이 늘 불만에 차 있고 스트레스 받으며 아이 걱정하느라 칼날까지 곤두서 있다면, 환자의 말 한마디에 폭발할 수 있다. 내가 아무리 수술 잘해놔도 아무 소용없는 것이다.-이 같은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려는 지역 병원이나 국내외 기관은 없었나.△모든 내용을 오픈해 둔 상태인데도 아직까진 없었다. 사실 우리 병원의 복지부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병원장들이 안 좋은 시선을 갖고 있다.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으로 여기거나 내가 `아직 어려서 경험이 없다`고 말한다. 그래도 지금 이 마음을 유지할 것이다. 실제로 직원들이 잘 따라오고 있고, 피드백을 반영해 잘 추진하고 있으며 내가 가장 많은 애정과 에너지를 쏟는 부분이다.-직원은 얼마나 늘었나.△개원 당시 70명으로 시작해 지금은 전체 직원 수가 350명이다. 올해 간호사나 스태프 등을 더 고용하면 곧 400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병원 확장을 두고 자금출처에 대한 각종 소문도 나돈다.△본업에 충실해 신뢰를 쌓으면 해결될 문제라고 본다. 사실 우리 병원도 어렵다. 기본적으로 저(低)수가 인데다 지난 8년간 수익보다 빚이 더 많이 쌓였다. 병원장들 모아 놓고 순자산 규모를 순위로 매기면 내가 꼴찌인데, 빚으로만 따지면 일등이다. 내가 제일 가난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나를 홀대하진 않는다.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은 자산이 아니다. 내가 가진 가치와 철학으로 지역사회에 얼마나 헌신하고 봉사하느냐에 따라 훗날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지역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가.△사람은 누구나 각자 역할이 있다. 사회에 꼭 필요한 일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병원의 존재가치로 따지면 지역사회를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다.다른 병원은 하지 못하는, 우리 병원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 빚 밖에 없는 상태서 수십억원 어치 장비를 사들이고 병원을 확장하는 것은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더 잘하기 위해서다. 돈이 있다고 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가치 있는 일을 좋은 사람들과 오랫동안 함께하는 병원`이 바로 그런 의미다.-새 병원의 진료개시를 앞두고 기대감은.△오픈 전에 병원을 한번 둘러보고 싶다는 병원장들이 많다. 그만큼 주위의 관심이 뜨겁다. 기대가 클수록 숙제도 많아졌다. 와중에 처음에 병원을 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늘 되새긴다.처음 내가 병원을 시작했을 때의 `첫사랑`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새 병원이 참 잘 될 것 같다. 돈을 많이 버는 게 아니라 중심을 더 잘 잡을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다.척박한 사회에 따뜻한 기운과 온기가 퍼져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좋은 의료기관으로서 평가받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1-25

포항시 북구보건소 완전모유수유 프로젝트 운영

포항시 북구보건소는 최근 보건소 내 모유수유실을 재정비하고 임산부와 영유아의 통합적인 건광관리를 위한 `엄마젖이 최고! 완전모유수유 프로젝트` 운영 계획을 24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모유수유 실천을 위한 지역환경을 조성하고 다양한 방법을 통해 엄마젖 먹이기를 활성화하고자 마련됐다.보건소에 따르면, 국내 연도별 모유수유 실천율은 지난 1970년대 90.7%에 달했지만 매년 감소하고 있다. 특히 포항시 북구의 모유수유 실천율은 2015년 31.6%로 경북(32.7%)지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보건소는 △전문가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를 활용한 모유수유클리닉 운영을 통한 1대1 상담서비스 △모유수유 실천을 위한 유축기 대여 △월 1회 아기사랑 모유수유교실 운영 △SNS를 통한 모유수유 홍보 △모유수유 어려움 해결을 위한 상담코너 운영 등 다방면으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북구보건소 홍영미 건강관리과장은 “모유수유는 엄마와 아기가 행복한 교감을 나누는 시간이다. 완전한 모유수유 실천은 영유아기의 건강 향상을 위한 기초”라며 “각종 교육과 홍보를 강화해 시민인식을 개선하고 여성과 영유아의 건강증진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1-25

허리통증·다리 저림·골반통 등 매월 다양한 증상으로 괴롭혀

자궁은 여성에게 매우 중요한 장기(臟器)이다. 매월 난소에서 배란 된 난자는 나팔관을 통해 정자를 만나 수정이 되고, 자궁 중앙으로 이동 후 자궁내막에 착상해 성장 10개월이 지나면 신생아가 태어난다.자궁은 대부분 근육으로 이뤄져 있다. 맨 안쪽 태아가 자라는 공간을 구성하는 자궁내막 세포는 임신이 되지 않으면 매월 떨어져 나와 피와 함께 질 밖으로 배출된다. 이것이 생리혈이다.난소 자궁내막 제거 수술과 함께방광·직장 일부 절제하거나골반신경 박리 수술도 동반해야근원적 치료 가능한 복잡한 병문제는 자궁내막 세포의 일부가 나팔관을 통해 골반으로 들어가 주변 조직인 난소, 나팔관, 골반의 복막 등에 뿌려지면서 발생한다. 골반에는 소화기관인 소장, 대장, 직장이 있는데 자궁 후벽이나 직장과 매우 가깝다. 자궁내막 세포들이 잘 자라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자궁내막 세포가 직장과 자궁경부 후면 사이의 깊은 공간이나 자궁을 유지하는 인대, 방광, 직장, 대장, 맹장 등에 기생해 자라면 문제는 더 커진다.흔히 여성들의 생리 기간에 변비, 설사, 복통, 소화불량, 배변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내과에서는 장염으로 오진할 수 있다. 이는 척추에서 허리와 다리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신경들이 직장 주위에 위치하고 있어 염증을 일으키고, 유착으로 인해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밑이 빠지는 듯한 통증, 배변통, 골반통, 성교통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통증을 느낀 여성들은 신경외과나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흔하지만 증상의 호전은 일시적일 뿐이다. 생리혈과 염증성 변화로 직장과 자궁 후벽이 유착되고, 유착 아래 부위에서는 매월 출혈과 염증이 반복되기 때문이다.또 다른 경우는 방광염으로 오해받는 것이다. 골반에는 방광이 있다. 방광 표면에 있는 자궁내막 세포들이 출혈과 염증을 일으켜 빈뇨, 배뇨 시 통증을 일으켜 방광염으로 오인되기도 한다.이처럼 다양한 증상에도 불구하고 자궁내막증은 초음파나 CT, 심지어 MRI로도 진단되지 않아 근본적인 치료가 어렵다.그나마 약물치료로 증상이 해결된다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해 끙끙 앓고 있는 심각한 자궁내막증 환자들이 국내 어림잡아도 10만명 이상은 될 것으로 추정된다.또한, 골반에는 비뇨기과, 외과, 내과, 산부인과적 장기들이 있으며 골반신경을 비롯해 수많은 혈관들이 혼재하고 있는 복잡한 공간이다. 실제로 모든 골반의 깊숙한 부위까지 침투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뿌리째 제거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여겨 난소의 자궁내막만 제거하는 선에서 수술을 마무리하는 병원이 대다수이다.하지만 자궁내막증으로 인한 모든 증상은 난소의 자궁내막증 때문이 아니라 다른 모든 부위의 깊은 병변들이 원인이다. 따라서 난소만 치료한다면 생리통, 골반통, 허리 통증, 다리 저림, 배변통, 밑이 빠지는 통증은 결코 해결할 수 없다.따라서 비뇨기과, 외과적 관련 수술 즉, 끊어진 요관을 이어주고 방광 일부를 절제하며 직장 일부를 절제하거나 골반 신경들을 박리 하는 수술을 산부인과적 수술과 함께할 수 있어야 근원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그렇다면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는 과연 쉬울까? 내 대답은 `매우 매우 어렵다`이다. 어쩌면 이 질환을 치료하는데 흥미를 느끼고 몰두한 순간부터 나의 고단한 인생이 시작되었는지도 모른다. 주변에서는 수많은 장기(臟器) 중에 하필 자궁에 관심을 갖고 한우물을 판 나를 두고 `희한하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그동안 10년 넘도록 이 분야만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 몰두해왔다. 그래서 비뇨기과 수술도 외과 수술도 해야만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감히 골반 깊숙이 자리한 자궁내막증 병변들을 완벽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이다.최근에는 산부인과 의사가 직접 직장을 제거하고 이어주는 수술이 종종 시행되고 있는 브라질까지 다녀왔다. 그만큼 갖추어야 할 부분들이 많았다.그렇게 자궁내막증을 파헤치기 위한 험난한 수술적 치료 세계에 뛰어든 후, 힘든 병변을 지닌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2차, 3차 복강경 수술에도 재발하거나 직장, 요관, 심지어 골반신경까지 증상이 퍼져 너무나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보았다. 다음에는 진료실 안에서 일어난 이야기들을 하나씩 꺼내려고 한다.

2017-01-18

`하늘의 응급실` 닥터헬기 이송환자 4천명 넘어

#사례1. 전라남도 완도군에 살고 있는 A씨(73)는 지난 13일 밤 11시께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차와 부딪혀 얼굴과 왼쪽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 완도대성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당시 눈 주변 뼈 등 여러 부위에 골절이 있어 위중한 상태였다. 병원 측은 환자의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판단, 11시 15분께 전라남도 목포한국병원 운항통제실로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전남 닥터헬기 항공의료팀은 즉시 출동해 63km 떨어진 완도 망석리 헬기장까지 37분 만에 도착했다. 시간이 지체되면 환자에게 심각한 장애가 남을 가능성이 컸기에 상처부위 소독 및 압박붕대 지혈 등 현장 응급조치를 하며 신속하게 환자를 헬기로 이송했다.결국 A씨는 닥터헬기를 요청한 지 80분 만에 목포한국병원에 도착,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에 의해 정밀검사와 전문 약물치료를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다.보건복지부는 지난 13일 기준 `응급의료 전용헬기(Air Ambulance)`(이하 닥터헬기)로 이송한 환자 수가 4천명을 돌파했다고 17일 밝혔다.닥터헬기는 의료 취약지나 환자를 이송하기 어려운 도서·내륙산간 지역의 거점의료기관에 배치돼 의료진이 동승한 채로 현장에 출동하는 헬리콥터다. 요청 5~10분 내 의사 등 전문 의료진이 탑승·출동하고, 첨단 의료장비를 갖춰 응급환자 치료 및 이송 전용으로 사용하는 헬기를 말한다.현재 경북 안동병원과 인천 가천대길병원, 전남 목포한국병원, 강원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충남 단국대병원, 전북 원광대병원 등 전국 6곳에 배치돼 있다.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첫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그 해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이후 2012년 320명, 2013년 485명, 2014년 950명, 2015년 941명, 2016년 1천196명으로 매년 이송자 수가 늘고 있다.닥터헬기를 탄 환자 가운데 3대 중중응급환자(심장질환, 뇌질환, 중증외상) 비율은 57%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호흡곤란, 쇼크, 화상, 소화기출혈, 심한 복통, 의식저하를 겪은 응급환자도 많았다.실제로 중증응급환자는 신속한 응급처치와 역량 있는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매우 중요하지만, 우리나라는 수도권 및 대도시에 응급의료자원이 집중돼 있어 대형 의료기관으로의 이송이 어려운 도서 및 산간지역은 골든타임을 지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닥터헬기 이송시간은 평균 23분으로 구급차(148분)보다 훨씬 빠르다.닥터헬기는 환자 사망률을 낮추는데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13년 닥터헬기가 도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닥터헬기로 이송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14.7%)이 구급차 등 다른 이송수단을 썼을 때의 사망률(27.6%)보다 절반 가까이 낮았다. 특히 전남지역을 담당하는 헬기는 소형에서 올해 중형으로 교체됐다. 이로써 목포한국병원에서 145km 떨어진 가거도를 포함해 전남지역 279개 모든 섬이 닥터헬기 서비스 지역에 포함됐다.복지부는 “앞으로도 닥터헬기 운영지역을 현재 6개소에서 11개소로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지자체와 협력해 배치병원 뿐만 아니라 국민안전처, 해경 등 구급헬기 운영 기관과의 공조체계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1-18

“암 치료 결정에 가족 참여해야”

암 환자와 그 보호자, 암 전문의 대부분이 치료를 결정할 때 가족의 참여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와 충북대 의대 예방의학과 박종혁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 연구팀은 국내 암 환자 및 가족 725쌍과 이들을 진료하는 암 전문의 134명을 대상으로 설문 분석한 결과를 17일 발표했다.연구팀이 이들에게 환자의 치료 결정에 가족이 참여해야 하는지 묻자 대다수의 암 환자(94.8%)와 가족(97.4%), 암 전문의(98.5%)가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암 환자와 가족 90% 이상은 가족의 참여가 치료 결정, 의사소통, 심리적 지지를 돕는다고 응답했다.암 전문의 역시 치료 결정(76.1%), 의사소통(82.8%), 심리적 지지(91.8%) 등 긍정적 효과에 대체로 동의했다.반면 환자의 자율성 침해 여부 등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암 환자(68.6%)와 가족(60.7%)은 가족의 참여가 환자의 자율성을 해치지 않는다고 봤지만, 암 전문의 56.8%는 위협한다고 판단했다.가족의 참여가 오히려 치료 결정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응답 역시 환자(21.5%), 보호자(23.7%)보다는 암 전문의(34.3%)의 비율이 높았다.엇갈린 의견과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참여가 조화로운 결정을 이끈다는 데에는 환자(92.5%), 가족(94.9%), 암 전문의(96.3%) 모두 큰 이견이 없었다.연구팀은 “전반적으로 가족은 환자의 치료 결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의사결정을 복잡하게 만들거나 환자의 자율성을 해칠 수도 있다”며 “앞으로 가족의 긍정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환자와 가족 모두가 최선의 결정을 내리도록 돕는 진료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김민정기자hykim@kbmaeil.com

2017-01-18

조기 발견땐 97% 완치 가능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지난 2013년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위암은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하며 치명적인 질병으로 꼽힌다. 전체 한국인의 발병암 2위를 차지한 가운데 남성 1위, 여성에게는 4위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과거 20~30년전 만해도 위암 선고를 받은 후 1년을 버티기가 어려운 진행위암이 많았다. 위암이란 보통 수술받은 후 6개월 안에 죽는 질병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지금은 진단장비가 좋아져 조기에 위암을 발견하고 치료하면 97% 완치할 수 있다고 한다.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위암을 검진 없이 조기에 알아채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이 때문에 위암검진 권고안에는 위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4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특별한 증상 없이도 2년에 한 번씩 검진받도록 권하고 있다.위암의 원인으로는 여러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의 작용으로 발병한다. 특히 가족 중에 위암 환자가 있거나 위암의 선행변병인 위축성 위염, 장상피하생, 위이형성(위 선종)이 있는 사람은 주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위암에 걸린 가족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2~3배 증가하는데, 이는 헬리코박터균 감염이나 비슷한 식습관의 공유로 말미암은 것이어서 위암은 유전적 요인보다 환경적 요인(지나친 염분 섭취나 아질산염 나트륨 섭취, 흡연 등)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알려져 있다.위암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고 일반적인 소화기 증상인 상복부 불쾌감이나 통증, 소화 불량과 같은 위염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에 심각하지 않게 여기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암이 진행되면 속쓰림과 메스꺼움, 구토(피가 섞이기도 한다), 어지러움, 체중 감소, 피로, 흑색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일반적인 증상이라면 치료 후 없어지거나 시간이 흐르면 사라지지만 위암 초기 증상이라면 호전되지 않거나 재발한다. 소화제를 먹어도 소화가 잘되지 않고 한 번 시작된 딸꾹질이 오래간다면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진단 방법으로는 위 내시경검사, 상부위장관 촬영술, 전산화 단층촬영(CT)이 있으며 조직검사를 통해 암세포를 발견하면 확진된다. 장기 전이에 대해서는 CT를 통해 알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를 하기 위해서는 전날 밤부터 금식해야 하며 검사 시간은 5~10분 정도로 수면내시경을 시행하기도 한다. 위암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암을 유발하는 환경적 요인을 줄이는 것이 좋다. 짠 음식, 자극이 강한 음식, 불에 탄 음식, 부패한 음식, 질산염이 포함된 음식은 어릴 때부터 삼가도록 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포함된 균형 잡힌 식사를 하도록 한다. 또한, 흡연은 위산 분비를 증가시키며 췌장의 알칼리 분비를 감소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등 궤양 치료를 방해하고 재발시키는 중요한 요인이다. 흡연과 위암 발생의 관계는 명확하며, 흡연자가 위암에 걸릴 확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3~4배 크다.검진을 통한 조기발견도 위암의 좋은 예방법이다. 초기에 발견된 위암의 완치 가능성은 97%에 달한다. 조기 위암 환자의 80%가 초기 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만이 위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2017-01-11

신경인성 방광환자 경제부담 덜어

올해부터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도 자가도뇨 카테터 소모품을 살 때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환자들은 경제적 부담을 덜게 됐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10일 덴마크 기업 `콜라플라스트`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주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보험적용으로 환자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감을 나타냈다.자가 도뇨는 환자 본인이 수시로 일회용 소모성 재료(카테터)를 사용해 매일 수차례 도뇨를 행하는 것을 뜻한다. 그간 3개월 기준으로 81만원이나 드는 카테터 구매비용이 부담스러워 한번 쓴 제품을 재사용하는 척수장애인이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까지는 선천성 신경인성 방광환자만 보험혜택을 누려 형평성 문제를 낳았다.하지만 올해 1월 1일부터 보험확대 적용으로 자가도뇨 카테터를 90일 기준 10%(8만1천원)만 환자 본인이 내면 된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질병과 사고 등으로 후천성 신경인성 방광 문제를 겪는 환자는 2014년 기준 약 98만4천명이며, 이 중 척수장애인은 6만3천485명에 달한다.전문가들은 척수장애인 절반 이상이 스스로 소변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가 도뇨를 하는 척수장애인은 30% 미만인 것으로 보고 있다./김민정기자

2017-01-11

노인 장기요양기관 운영방식 손본다

65세 이상 노인과 노인성 질환을 앓는 사람에게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기관의 신설·퇴출 기준이 강화된다. 설립 요건을 기존보다 까다롭게 정하고, 운영이 부실하거나 평가를 거부하는 기관은 지정을 취소해 서비스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보건복지부는 이러한 내용이 담긴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10일 밝혔다.이번 개정안은 지방자치단체가 장기요양기관을 지정할 때 설치·운영자의 과거 급여제공 이력이나 행정처분 내용, 기관 운영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도록 했다. 특히 행정제재 처분이나 기관 평가를 피하려고 의도적으로 설치와 폐업을 반복한 이력이 있거나, 급여비용 부당청구, 수급자 폭행 등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것이 확인되면 지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는 시설과 인력 기준만 갖춰 지정을 신청하면 지자체장은 반드시 지정하게 돼 있는 현행법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실제로 보건복지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요양원 등 시설 기관 5천여곳 중 365곳이 시설평가를 받지 않았고, 23.4%에 해당하는 847곳은 최하 등급인 E등급을 받은 바 있다. 또 방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재가기관 1만3천여곳 중 폐업 이력이 있는 기관도 20.7%인 2천700여 곳에 달했다. 개정안은 또 부당청구 등에 한정됐던 지정 취소 사유를 확대했다. 1년 이상 급여를 제공하지 않거나 사업자등록이 말소되는 등 실제로 운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관, 평가를 거부하는 기관에 대해서는 지정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현재 사실상 운영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는 기관이 전체의 15.8%인 2천800여 곳에 달하지만, 지금까지는 지정을 취소할 근거가 없었다.이에 부정한 방법으로 등급을 받은 수급자는 등급판정위원회에서 재판정할 수 있는 절차를 새로 마련하고, 민간 보험 계약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이와 유사한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번에 의결된 개정안은 1월 중 국회에 제출돼 심의·의결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1-11

혈액 속 암세포, 채혈만으로 간단하게 찾는다

국내 연구진이 혈액 속을 떠도는 암세포를 채혈만으로 간단하게 진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국립암센터 조영남(분자영상치료연구과)·이은숙(유방내분비암연구과) 박사팀은 초기유방암 환자 41명의 혈액에서 혈중순환종양세포를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고 9일 밝혔다.일반적으로 암은 덩어리 형태인 종양을 일컫는 말이지만, 종양에서 떨어져나온 암세포가 혈액 속을 돌아다니기도 한다. 이를 `혈중순환종양세포`라고 부르는데, 암의 전이를 일으키는 원인인 동시에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연구팀은 암 환자의 혈액에 암세포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 영상장비 촬영으로 보이지 않는 조기암이나 미세 전이 등을 추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혈액 내에 백혈구나 적혈구 등은 대량으로 존재하지만 암세포는 극미량만 포함돼 있어 검출이 쉽지는 않다. 연구팀은 암세포에 발현된 단백질을 붙잡는 성질을 가진 항체들을 실처럼 얇고 긴 형태의 고분자 나노와이어에 입혔다. 두께 200㎚, 길이 20㎛의 나노와이어에 입혀진 5종의 항체가 혈액 속 다양한 세포 중에 암세포가 있으면 이를 강하게 붙들어 원형을 손상하지 않고 검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 초기유방암 환자 41명에게서 채혈한 소량의 혈액에 나노와이어를 집어넣은 결과 암세포가 검출됐고 대조군으로 설정된 정상인 16명의 혈액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이 나노와이어에는 암세포가 검출됐을 때 색깔이 변하는 기술이 접목돼 있어 환자가 채혈한 뒤 바로 눈앞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김민정기자

2017-01-11

`달빛어린이병원` 없는 포항시

증상이 가벼운 유·소아 환자가 늦은 밤에 이용할 수 있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올해부터 18곳으로 확대 운영되지만, 포항시엔 운영기관이 없어 영유아를 둔 부모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지난해 11월 보건복지부는 전국 시·도에서 달빛어린이병원 신규 병원·약국을 공모한 결과 서울 용산구·동대문구·노원구·강남구, 경기도 시흥시·고양시, 충북 청주시에 달빛어린이병원이 추가 지정됐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그 결과 기존 11개소에서 18개소로 늘어나 올해부터 운영에 들어갔다.3일 달빛어린이병원 참여기관 현황에 따르면, 서울 4개소, 경기 4개소, 부산 3개소, 대구 1개소이며 경북지역에는 김천제일병원 1개소이다.포항에서는 지난 2014년 흥해아동병원, 2015년 여성아이병원이 달빛어린이병원으로 지정됐지만 소아전문의 부족 등을 이유로 운영을 중단했다.올해에는 포항지역 내 운영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이 없는 셈이다. 이에 야간 또는 주말에 아이가 아프면 다른 지역을 찾아야만 하는 불편함에 부모들은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세 살배기 딸은 둔 주부 정모(35·북구 양덕동)씨는 “아이 낳고 지난해 서울에서 포항으로 이사 왔는데 늦은 밤이나 주말에 아이가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는 게 가장 불편하다”며 “아이가 아파 울 때면 가뜩이나 정신없고 불안한데 찾아갈 병원이 없는 현실이 너무 답답하다”고 호소했다.이처럼 지역 내 야간 및 주말 소아과 운영을 향한 목소리가 절실한 가운데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요건이 완화된 것으로 알려졌다.복지부는 올해부터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활성화를 위해 신청 기간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참여를 원하는 의료기관이 관할 보건소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면 시·도에서 심사해 상시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그동안 달빛어린이병원 지정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심사부터는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진료 의사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에서 소아진료 가능 의사로 확대하는 방안도 적용했다.여기다 올해 1월부터 달빛어린이병원은 환자 1명당 평균 야간·휴일 진료 수가 9천610원이 가산된다. 야간·휴일수가가 가산되면 달빛어린이병원을 찾는 환자는 지금보다 6세 미만 기준 약 2천690원을 더 내야 한다.복지부는 “밤에 갑자기 아픈 아이를 위해 달빛어린이병원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라고 사업 확대 추진의지를 밝히며 “수가를 통한 안정적인 지원제도가 마련되었고, 상시 참여 신청할 수 있으니 의료계 및 약업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1-04

간염 방치땐 간경화·간암으로 악화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간(肝)은 음식물을 일차적으로 걸러내는 우리 몸의 수문장이다. 영양분의 대사와 저장, 단백질과 지질의 합성, 면역 조절 등 정상적인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생화학적 대사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인체의 독소를 제거하고 몸에 생긴 독성 물질을 중화시키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간이 나빠지는 간 질환의 형태는 매우 다양하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간염은 간경변(간경화)과 간암으로 이어지는 시작점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만여 명이 간염 발생 환자로 신고됐다. 간염 발병 초기에는 피로감과 두통을 동반한 감기몸살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를 방치해 만성으로 진행될 경우 간경화나 간암과 같이 치명적인 간질환으로 악화될 수 있다.□ 백신 없는 C형 간염가장 대표적인 바이러스성 간염은 A형, B형, C형 간염이다. A형은 만성 간염으로 진행되지 않고 한 번 앓고 나면 면역이 생겨서 재발하지 않는다.하지만 B형, C형은 만성 간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B형 간염은 유전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전염이 아닌 `감염`으로 증세가 나타난다. 감염된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는데 아이를 출산할 때 산모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일 경우 수직 감염되는 경우가 가장 많다.이때 신생아는 `감염자`가 아니라 `보균자`가 되는데, 출산한 아이를 곧바로 치료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보균자라면 출산 시 수직 감염을 막기 위해 임신전 B형 간염 백신과 함께 면역글로불린을 접종해야 한다. B형 간염에 걸리면 피로, 구역, 소화불량,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C형 간염도 B형 간염과 마찬가지로 비위생적인 주삿바늘, 면도기 등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C형 간염에 감염될 경우, 오한과 발열 등 독감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황달 등의 증세도 나타날 수 있다. A형, B형 간염과 달리 아직까지 백신이 없어 예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간기능 떨어지는 간경변간경변증은 간염 바이러스나 술 등에 의한 간염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간세포가 파괴되고 섬유화(딱딱해지는 증상)가 진행되는 것을 말한다. 간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이에 따라 간경변증으로 진행한 후에는 복수, 정맥류 출혈 등 다양한 합병증과 간암 발생의 위험도가 매우 높아진다. 국내 간경변증 환자의 70~80%는 B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해 발병하며, 10~15%는 C형 간염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생한다.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여러 합병증이 발생하고 결국 간부전으로 사망할 수 있다. 또 간암이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초기 간경병증 환자는 10년 내 정맥류에서 출혈할 확률이 약 25%, 배에 물이 차는 복수가 발생할 확률도 50%를 넘는다.과도한 음주는 간경변을 유발하는 가장 좋지 않은 요인 중 하나다. 따라서 부득이한 경우라도 하루에 맥주 1~2병, 포도주 반 병, 소주 반 병, 양주 4분의1병 이상은 마시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거의 매일 술을 마시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면 십중팔구 간경변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약물유인성 간염무분별한 약물 복용은 약물(또는 약제)유인성 간염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인들은 간에 좋다는 보약과 영양제, 식품 등을 무분별하게 남용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한약재나 건강기능식품, 미용 식품, 기호식품 등 질병의 치료와 건강을 위해 복용하는 모든 것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료계에선 피로감과 함께 간질환의 초기증상을 느끼면 지나친 약물 남용이 오히려 병을 부추긴다고 보고 있다. 예컨대 과학적 증거나 자료가 전혀 없이 “~가 간에 좋다더라”는 주변 말에 너무 쉽게 현혹된다는 얘기다. 이는 보건당국이 보약이나 건강기능식품에 지나치게 관대한 것도 영향을 끼친 측면이 있다.□ `침묵의 살인자` 간암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발생 고위험군이 있다. 국내에서 간암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B형 간염(72.3%)이며, 그 외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이 주요 원인이다. 드물게 지방간이나 자가 면역성 간염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주로 B형 간염, C형 간염, 알코올성 간질환 등의 상당수에서 간경변증을 거쳐 간암이 발생한다.간경변증이 있거나 B형 간염 바이러스 또는 C형 간염 바이러스의 보균자 및 환자는 간암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6개월에 한 번 정도는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 등을 받는 것이 좋다.□ 알코올성 간질환널리 알려져 있듯이 술은 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경증의 지방간으로 시작해 간염이나 간경변증으로 진행되면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일반적으로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은 알코올의 양과 관계가 있는데 사실 술의 종류와는 크게 상관이 없다. 비싸거나 좋은 술을 마신다고 해서 간 손상이 적게 오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를 분석한 결과 60% 이상이 50대 이상 연령층에 집중됐다. 그 중에서도 남성이 76%나 차지했다. 평상시 과음 후 반복적으로 구토가 이어지거나 황달이 나타나는 경우, 정맥류 출혈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2017-01-04

햄·소시지, 숯불로 조리하면 발암성 물질 크게 증가

햄이나 소시지 등 육가공식품을 숯불 등 직화로 조리하면 원제품보다 발암성 물질로 알려진 PAH(다환방향족탄화수소류)가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제대 환경공학과 박흥재 교수팀은 숯불구이, 프라이팬 구이 등 다양한 조리법으로 육가공식품 13종의 PAH 함량을 분석한 결과를 3일 발표했다. PAH는 육류 등을 고온 조리할 때 생성되는 것으로 발암성 물질이자 환경호르몬 의심물질로 알려져 있다.박 교수팀은 조리하지 않은 13개 종류 육가공식품에서 검출한 PAH와 프라이팬을 사용하거나 직접 숯불에 굽는 방법(직화)으로 가열조리한 육가공식품에서 나온 PAH를 비교했다.가열 조리전 육가공식품 13건 가운데 5건에서 PAH가 g당 0.6~7.2ng(나노그램)이 검출됐다. 불꽃이 직접 닿는 숯불구이 방식으로 조리한 육가공식품은 검사한 5건 모두에서 PAH가 g당 12.7~367.8 ng이나 검출돼 가열 조리전보다 크게 증가했다. 프라이팬으로 가열 조리한 육가공식품은 5건중 4건에서 g당 12.3~22.1ng이 검출됐다.이는 고기나 육가공식품에 불꽃이 닿아 타면 발암성 물질이 생긴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결과로 볼 수 있다.연구팀은 “PAH는 식품으로 대부분 인체에 유입된다”며 “원재료뿐만 아니라 식품조리 과정에서 PAH가 생기는 만큼 육류, 육가공식품 조리 때 직화를 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민정기자

2017-01-04

가벼운 식사 후 술자리 가져라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2016년도 얼마 남지 않았다. 12월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이다. 직장인들은 연말 모임과 술자리가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져 몸도 마음도 피곤해질 수밖에 없다. 이때 바람직한 음주법을 알고 내 몸의 건강 적신호를 주의 깊게 느껴볼 필요가 있다.각종 모임 자리에서는 아무래도 술이 빠질 수 없다 보니 술로 인한 과로와 숙취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이다. 하지만,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때 술을 마시게 되면 혈중 알코올 농도가 빠르게 상승한다.또 연말 분위기에 휩쓸려 자신의 주량을 초과해 과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로 인해 다음날 숙취로 고생하거나 업무에도 지장이 줄 수 있다. 숙취는 술을 마신 후 자연스러운 신체의 반응이다. 숙취가 없으면 좋겠지만 사람마다 알코올 분해 능력에 차이가 있고, 알코올이 제대로 분해되지 않으면 체내에 축적돼 신경을 자극한다.늦은 시간까지 이어지는 술자리는 수면의 질도 떨어뜨린다. 과음은 수면 부족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잠들어 있는 시간에도 알코올 분해 대사작용이 일어나 수면에 악영향을 끼친다. 이에 따른 수면시간 부족은 고혈압이 발생할 위험을 높인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그렇다면 즐거운 모임에 분위기까지 함께 챙기는 건강한 음주 비법이 있을까? 먼저, 가벼운 식사를 한 후에 술자리를 가지는 것이 좋다. 특히 대화를 충분히 나누며 천천히 술을 마시면 술자리는 길어질 수 있지만 음주량은 줄어든다. 이때 적합한 안주로는 고단백 음식인 고기나 생선, 두부 같은 음식을 섭취할 것을 권한다.여기다 물을 함께 마시면 좋다. 알코올은 포도당 합성을 방해해 술 마신 다음 날 배고픔을 느끼게 하고 일시적인 저혈당 증상을 유발하지만, 꿀물이나 식혜 등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숙취에 도움이 되는 대표적인 음식으로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콩나물국이 있다. 알코올 대사과정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북엇국은 메티오닌이 풍부해 유해산소를 없애고, 조갯국은 타우린이 있어 간세포 재생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을 먹거나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것도 좋다.이와 함께 연말 과로로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과 적당한 휴식,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낮시간대 30분 정도 햇볕을 쬐면서 산책을 하면 비타민D를 충분히 얻을 수 있고 기분 전환과 함께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이맘때 제철 음식을 먹는 것도 건강에 도움을 준다. 특히 과일과 채소는 비타민이 풍부하고 감기 예방에도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피로 해소에도 좋다. 사과, 한라봉, 귤, 유자, 배추, 무, 늙은 호박 등이 있는데 좋은 음식을 섭취하며 한파도 대비하고 건강을 챙겨 보자.

2016-12-28

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 발·무릎 질환 치료, 지역서 으뜸

# 포항에 거주하는 A씨(63)는 2년 전부터 걸을 때마다 양쪽 발에서 통증을 느꼈다. 언제부터인지 어느 순간 발이 갈퀴 모양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고 최근 포항성모병원 족부·족관절센터를 찾았다. 전문의 진단 결과 양쪽 발의 무지외반증이 심하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의 부기와 압통은 두번째부터 다섯번째 발가락 바닥의 통증으로 이어진데다 두번째 발가락의 갈퀴 모양 변형까지 진행된 상태였다. 이에 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 족부클리닉에서는 Scarf 절골술을 이용해 무지외반증을 교정하고, 다른 발가락에는 Weil절골술을 함께 시행해 무지외반증을 치료했다. A씨는 “평소 걸어다닐 일이 많아 그동안 불편했는데 정작 수술이 무서워 치료받기를 꺼렸었다”며 “진즉에 병원을 찾을 걸 괜히 병을 안고 살았다”고 웃었다.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가 환자들의 발(足) 건강을 지키는데 앞장서고 있다. 지역에서 유일하게 정형외과 전문의 양성을 위한 수련병원으로 지정받아 전문의 6명, 전공의 4명을 포함해 전담간호사, 수술간호사, 외래 간호인력 등 30여명에 이르는 의료진이 지역민들의 발, 관절 질환을 치료하는데 만전을 기하고 있다.사람의 발에는 26개의 뼈와 114개의 인대, 20개의 근육이 있다. 7천200여개의 신경이 뼈와 인대, 근육을 거미줄처럼 둘러싸고 있는데 평생 걷는 거리는 지구 4바퀴에 달한다고 한다. 발에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질환은 무지외반증이다. 흔한 질병 중의 하나로 꽉 끼거나 높은 신발을 장시간 착용한 사람에게서 나타난다.보통 엄지발가락 관절 안쪽으로 튀어나온 듯한 형상에 압통이 느껴진다. 이를 방치하면 발가락 변형이나 발바닥 쪽으로 통증이나 동통성 굳은살이 생긴다. 무지 변형에 대한 교정은 일반적으로 시행되고 있지만, 그 외 발가락 변형과 발바닥 통증에 대한 치료는 쉽지 않은 편이다. 변형 재발이나 전이성 통증이 생길 수 있다는 문제점도 있다. 증상이 심할 때에는 해당 발가락의 관절을 제거하는 관절 절제술이나 관절 유합술이 적합하다. 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 족부클리닉에서는 무지외반증을 치료하는 데 Scarf 절골술을 통한 교정과 함께 Weil절골술을 함께 시행해 치료하고 있다.수술 방법은 간단하다. Scarf 절골술은 엄지발가락 안의 돌출부만 깎아내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중족골(발등부위에 있는 뼈)을 Z자 모양으로 분리해 중족지골두를 포함한 하위 골편을 두 번째 중족골 측으로 이동시킨다. 이후 두 개의 뼈 조각을 각각 나사못으로 견고하게 고정하는 수술법으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석고붕대의 고정 없이 수술 후 1주일면 간단한 특수 신발을 착용해 보행이 가능하다. 수술 후 10일에서 2주 정도 지나면 퇴원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Weil절골술은 관절을 유지하면서 변형을 교정하고 그와 동반된 발바닥 통증이나 동통성 굳은살을 치료할 수 있다. 수술 후 이틀째부터 관절운동이 가능하고 일주일면 특수 신발 착용 후 걸을 수 있다.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는 발 뿐만 아니라 퇴행성 관절염 등 무릎 질환 치료에도 강점을 지녔다.실제로 대구에서 개인사업을 운영하는 B씨(58)는 지난 1여년간 무릎관절 골괴사증과 퇴행성 관절염을 앓았다. 진단결과 대퇴골 안쪽에서 자발성 골괴사증이 진행돼 여러 병원으로부터 인공관절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망설여졌다. 그는 지인으로부터 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를 추천받아 올해 초 병원을 찾았다.무릎 관절 전체를 인공관절로 바꾸지 않고 내측 또는 외측으로 마모된 부분만 수술할 수 있다는 전문의의 설명을 들은 A씨는 수술날짜를 잡았다. 수술 후 3개월이 흐른 뒤에는 무릎을 굽혀 완전히 쪼그려 앉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했다. A씨는 “무엇보다 평소 즐기던 골프를 다시 할 수 있게 돼 굉장히 만족한다”고 전했다. 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는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데 우선 약물에 의한 보존적 요법을 시행하고, 호전되지 않으면 물리치료와 압통점 주사요법, 관절 내 연골주사 등을 시행한다. 증상이 심해지면 결국 수술적 요법이 필요한데 50세 이전에는 연골 재생을 시도해볼 것을 권한다. 미세 골절수술, 자가골연골 이식술, 자가 연골세포 이식술, 줄기세포 이식술 등이 있지만 이는 연골의 부분적 손상이나 결손이 있을 경우에 적용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이 비교적 광범위하게 진행됐지만, 해당 부위가 무릎관절의 안쪽에만 국한돼 발생했을 때는 외반절골술 또는 인공관절 반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전체 관절면에 모두 침범했을 때에는 인공관절 전치환술이 있다.인공관절 반치환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먼저 퇴행성 관절염이 관절의 내측 또는 외측으로 부분적으로만 국한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전방십자인대가 잘 보존돼 있어야 하며, 내반변형(15° 미만)과 굴곡구축(20° 미만)이 심하지 않아야 한다. 인공관절 반치환술은 비교적 마른 편이고 활동량이 많지 않은 고령 환자에게 주로 시행했지만 최근에는 젊은 환자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연구결과에서는 2차 수술을 받기까지 인공관절 치환물의 10년 생존율이 83%에서 98%까지 높아진 것으로 보고됐다.포항성모병원 정형외과 안길영 과장은 “무릎관절 인공관절 반치환술은 수술 성공률이 높고 조기 합병증이 적으며 관절 기능이 보존된다는 장점이 있다”며 “특히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입원 기간이 짧은데다 관절 기능이 정상에 가까울 정도로 회복되는 등 결과가 좋아지면서 점차 수술빈도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김민정기자

2016-12-28

질 좋은 지방, 인체에 해롭지 않아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저탄수화물·고지방 식이요법이 인기다. 주변에 부쩍 최근 몇 달간 탄수화물을 줄이거나 끊고, 지방 함량을 높인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버터에 구운 연어나 치즈를 얹은 삼겹살 등 연일 버터, 치즈, 고기 타령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다이어트를 위해서는 절대 멀리해야 했던 `지방`이 식단의 중심에 서다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일까?`지방의 누명`. 모든 것은 바로 이 다큐멘터리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동안 지방이 받고 있던 오해들을 바로잡고 신체 메커니즘에 따른 영향학적 가치를 재조명하면서 `지방은 곧 비만의 원인`이라던 기존의 믿음을 깨버렸다.이 다큐멘터리는 해외 학자들의 연구와 사례에 바탕을 둔 것으로 그간 금기시되었던 지방 섭취의 빗장을 풀었다는 점에서 가히 혁명적이었다.식단에서 지방 비율을 70~75%로 늘리고 단백질은 20~25%, 탄수화물은 5~10%로 제한하는 것이다. 수많은 다이어트 기법(식이요법)에서는 지방과 탄수화물을 제한하고 단백질과 채소를 섭취하라고 권했지만, 그 다큐멘터리는 단백질에 고지방을 더한 식단으로 건강을 지킨 사람들의 사례를 소개했다.다진 고기에 계란과 치즈, 버터를 잔뜩 넣어 익혀 먹거나 연어를 구워 버터와 치즈, 올리브유를 섞은 소스를 곁들어 함께 먹는 광경은 놀라움 그 이상이었다. 다이어트, 즉 식이요법을 위해 개발된 식단임에도 칼로리의 총량에 신경 쓰지 않는 식단이라니. 그야말로 마법의 주문 같은 소리가 아닌가.소위 3대 영양소라 불리는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은 우리의 식탁을 구성하는 주요한 요소다. 각 영양소의 단위당 칼로리는 100g 기준으로 탄수화물은 400kcal, 지방은 900kcal, 단백질은 400kcal에 해당한다.이 가운데 지방은 가장 많은 열량을 내는 영양소로, 많이 먹으면 가장 많이 몸에 축적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그러나 이러한 믿음이 연구를 거듭할수록 지방에 대한 오해이자 누명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다시 말하면 질 좋은 지방은 탄수화물과 만나지 않으면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비만의 주요 원인은 혈당과 인슐린의 과잉 때문이다. 인슐린은 인체에서 당을 지방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하는데 인슐린에 의해 저장되는 지방과 체외에서 섭취되는 지방은 성분이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게다가 3대 영양소 중 혈당과 인슐린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은 지방뿐이라는 것이다.연구에 따르면, 지방을 탄수화물로 대체하는 저지방 식단이 자리를 잡은 1977년부터 미국의 비만 인구가 급증했고, 이와 함께 당뇨병 발병률도 증가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장수마을로 불리던 오키나와가 그 명성을 잃기 시작한 것 또한 장수를 위해 칼로리를 제한하고 지방 섭취를 줄이면서부터라고 한다.물론 고지방이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고지방에만 집중하면 기존의 원푸드 다이어트처럼 영양 균형이 깨지기 십상이라 주의가 요구된다.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열풍을 일으키면서 대한내분비학회, 대한당뇨병학회, 대한비만학회, 한국영양학회,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 등 5개 전문 학술단체는 공동으로 `건강한 식단을 위한 3가지 실천사항`을 발표했다. 이들은 고지방 식단이 장기적으로 효과를 보기 어려운 방법이라고 평가했다.포화지방을 과다 섭취할 경우 LDL 콜레스테롤 수치 증가에 따라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높아진다. 비정상적으로 고지방식만 고집하면 미량 영양소 및 섬유소 섭취 감소에 따른 문제도 부를 수 있다.또한, 탄수화물을 극도로 제한하면 케톤산이 증가해 근육과 뼈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뇌로 가는 포도당이 줄어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작용 또한 생길 수 있다. 따라서 건강한 식단을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식사 습관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탄수화물이나 지방 섭취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되 연령, 성별 등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크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평균적으로 탄수화물은 65%, 지방은 35%를 초과하지 않는 것이 좋다. 더불어 몸에 좋지 않은 단순 당과 포화지방을 우선적으로 줄여야 한다. 설탕, 음료, 아이스크림처럼 단순 당 섭취를 줄이고 전곡류와 같은 식이섬유나 영양분이 풍부한 탄수화물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특히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으로 치료 중인 환자는 식사 방법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한 가지 영양소에 편중된 식사법을 함부로 따라 할 경우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드시 주치의와 식사 방법을 상의하고 결정해야 한다.전문의들은 저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을 시도할 때 하루 1~1.5ℓ의 물을 마시고, 마그네슘 등 무기질이 풍부한 식물성 열매와 채소, 카카오닙스 등을 반드시 챙겨 먹으라고 권하고 있다.되도록 가공하지 않은 포화지방 섭취를 권장하며 튀김처럼 조리과정을 통해 생성된 트랜스지방은 피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채소를 섭취해 저탄수화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문제도 예방해야 한다.

2016-12-21

전 국민 암 발생률 3년째 `내리막`

국내 암 발생률이 3년 연속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10만명당 신규 암 환자 수가 5년만에 다시 300명 이하로 떨어졌다.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0일 `2014년 암발생률·생존율·유병률 현황`을 발표하고 인구 10만명당 신규 암 환자 수가 지난 2014년 289.1명으로 집계돼 2009년 이후 처음으로 300명 밑으로 내려왔다고 밝혔다.암발생률은 2011년 10만명당 324.9명, 2012년 323.3명, 2013년에는 314.1명으로 2014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전국 단위로 암발생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9년부터 2012년까지는 연평균 암발생률은 3.6% 증가했으나, 2012년부터 2014년까지 2년간은 6.5%씩 감소추세다. 특히 갑상선암 발생자 수가 전년보다 28.1% 감소했고, 대장암(3.2%), 위암(1.6%), 간암(1.0%) 발생자도 줄었다.보건당국은 갑상선암이 과잉진단 논란 이후 급격히 줄어들어 전체 암발생률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갑상선암 발생률은 남자의 경우 1999~2012년 연평균 23.6% 증가하다가 2012년부터 16.4%씩 감소했고, 여자는 1999~2011년 연평균 22.3% 증가하다가 2011~2014년 11.7%씩 떨어졌다. 유방암을 제외한 국가암검진 대상 암도 발생률이 모두 낮아지고 있다.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1999년부터 연평균 3.7%씩 떨어졌고, 남자 위암과 대장암 발생률도 2011년 이후 각각 6.3%, 8.1%씩 감소했다. 유방암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2005년 이후 연평균 증가율은 감소하고 있다.최근 5년간(2010~2014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생존율)은 70.3%로, 3명 중 2명 이상은 5년 이상 생존했다. 5년 이상 생존은 사실상 완치로 본다. 생존율이 높은 암은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3.3%), 유방암(92.0%), 낮은 암은 간암(32.8%), 폐암(25.1%), 췌장암(10.1%)이었다.생존율은 암환자의 5년 생존율과 동일한 연도, 성별, 연령인 일반인의 5년 생존율을 비교한 것으로 생존율이 100%이면 일반인과 생존율이 같다는 뜻이고, 100% 이상이면 암환자의 생존율이 더 높다는 의미다.복지부는 “암 환자가 호스피스 완화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내년부터 중앙호스피스 센터를 가동하고, 암 생존자에게 의료·사회·정서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권역별 통합지지센터 3개소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6-12-21

영유아검진 `보이콧`에 뿔난 부모들

▲ 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다음달부터 영유아검진을 하지 않겠다고 한 소아과의원이 900여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DB`소아청소년과 사정으로 내년 1~2월 영유아검진을 실시하지 않습니다`생후 25개월 된 딸을 둔 주부 손모(27·북구 두호동)씨는 지난주 평소 다니던 병원의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유아검진 미실시 안내를 통보받았다. 급한 마음에 이달 내로 검진을 받고자 병원에 전화를 걸었지만 `예약이 거의 찼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른 소아과의원에 연락을 취했지만 1월까지는 예약이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내년 1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지 않겠다는 동네 소아과의원이 늘면서 검진을 앞둔 아이를 둔 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최근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다음달부터 영유아검진을 하지 않겠다고 한 소아과의원이 900여개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 역시 전국에서 영유아검진을 담당하는 기관 4천여곳 가운데 400여곳이 검진기관 취소 신청을 마쳤다고 지난 6일 밝혔다.국사검진 사업 중의 하나인 영유아검진은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총 7차례에 걸쳐 시기별 검사를 시행한다.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영유아검진 1회당 1만원에 불과한 낮은 수가 등을 이유로 집단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영유아검진에 걸리는 시간이 20~40분으로 오래 걸리는데 시간과 인력 투입 대비 수가가 낮다고 주장했다.이후 포항지역에서도 영유아검진 미실시를 선언하는 의료기관이 하나둘씩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이를 둔 부모들은 가뜩이나 소아과 진료 취약 지역으로 불리는 열악한 여건 속에서 소아과의원들의 영유아검진 미실시 동참을 두고 불만을 내비쳤다.주부 김모(35)씨는 “솔직히 병원에서 해주는 건 아이의 머리둘레나 키, 체중 등을 재고 시력 검사하는 게 전부인데다 거의 5분 내로 끝난다”면서 “요즘엔 엄마들이 직접 온라인으로 문진표까지 작성하고 입력까지 해가는데 병원은 시간 많이 잡아먹고 돈 안 된다고 진료를 하지 않는 건 납득이 어렵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처럼 동네 소아과의원들이 영유아검진을 거부하는 사태가 이어지자 보건복지부는 13일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아이들의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 제출을 독촉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하며 나섰다.복지부는 지난 12일 시·도 교육청 등에 협조공문을 발송하고 건강검진 결과 통보서 미제출 등을 이유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입소 및 재원에 불이익을 주지 말라고 강조했다. 일부 소아과의원들이 내년 1월부터 영유아검진을 하지 않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검진결과를 제때 제출하지 못하면 불이익을 당하는 게 아니냐는 부모들의 우려를 덜어주기 위한 조치이다.이에 따라 영유아 검진결과는 시기와 관계없이 연중 어느 때나 연 1회 이상 어린이집, 유치원에 제출하면 된다.아울러 복지부는 “관련 전문가 및 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별도의 연구용역 등을 실시해 향후 영유아 건강검진 제도 및 건강보험공단의 검진기관 현지확인 등에 대한 개선방안을 검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6-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