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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운동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공부 못 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부모들은 흔히 아이의 학업 성적과 신체 건강을 별개로 보고 순위를 정한다. 공부 잘 하는 똑똑한 자녀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몸 튼튼한 게 우선이라고 여긴다.하지만 최근 운동하는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이의 운동 능력과 학업 능률 연관성이 밝혀진 셈이다. 결론은, 활동적인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것이다.□ `생활습관병` 앓는 비율 상승중학교 1학년인 민준이는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당뇨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소아 당뇨병`이 아니다. 성인 당뇨병이다.원인은 어른들이 당뇨에 걸리는 이유와 같다. 비만과 운동 부족이다. 실제로 민준이 방에는 항상 햄버거,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들이 책상이나 침대 위에 널려 있다. 칼로리는 높지만 영양소는 적은 음식들이다.방과 후엔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거나 TV로 만화영화를 본다. 운동은 말 그대로 숨쉬기 뿐이다. 이러한 생활습관이 일찍이 당뇨를 불렀다.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생활습관병`을 앓는 어린이가 한 해 2만명에 이른다. 스트레스 등으로 만성 위장병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5만여명에 달한다.심지어 소아비만 10명 중에 한 명꼴로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적절한 운동은 학습능력 향상자녀 교육에 유별난 유대인들은 `아이들을 평생 가르치려면 맘껏 뛰놀게 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운동이 학습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들은 많다.미국의 초등학생 일과를 연구조사한 결과 체육시간을 늘리고 일주일에 4시간가량 공부하는 시간을 줄였더니 오히려 수학과 글쓰기 성적이 좋아졌다. 운동이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을 증가시키고,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고리를 강화해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아이들이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공격성이 줄어들고 정서적 능력도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케런 샤할 박사는 지역 25개 학교의 어린이 64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4주 동안 운동 프로그램과 비운동 교육 프로그램을 각각 제공했다. 운동 프로그램은 축구, 농구, 격투기, 유도 등으로 구성해 주 3회, 5시간 실시했다.24주후 아이들의 정서적 능력을 측정한 결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자기 조절, 자기 관찰, 문제 해결, 만족 지연 등 모든 분야에서 일반 수업을 받은 학생들보다 높은 성장을 보였다.샤할 박사는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운동이 있다면 그것을 마음껏 하게 해주는 것이 정서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역도 같은 중량운동 유익세계보건기구(WHO)의 신체활동 건강지침에는 만 5~17세 어린이 및 청소년이 매일 최소 60분, 중등도 내지 격렬한 강도의 신체활동을 권장하고 있다.스페인 사라고사 대학 연구팀이 2~9세 아동 3천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6세 이하 남자 아이들은 매일 70분간 운동이 필요하다. 그보다 더 나이 든 남자 아이들은 매일 80분 이상 운동을 하도록 권고했다.반면 여자 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그보다 짧은 60분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수영은 심폐 능력과 유연성을 길러주며, 배드민턴·조깅·줄넘기·농구·자전거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몸 안에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킨다.운동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라면 학교별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교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어린이가 역도 같은 중량운동을 하면 `키가 크지 않는다`, `관절이 약해지고 상처를 입기 쉽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론 오히려 유익하고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다.일주일에 근력운동을 2회 이상 꾸준하게 실천한 어린이의 체력은 같은 기간 동안 1회 또는 아예 안 한 어린이보다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체육 교사와 같은 전문가의 지도 아래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한국건강관리협회 이근아 진료과장(가정의학전문의)은 “아이들은 쉽게 탈수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운동 전후엔 충분히 쉬며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며 “아침저녁으로 두번 나눠 20분씩 운동해도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운동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15

집 안 공기 오염 주범은 가스레인지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일상생활 속 여성들은 각종 유해요소로 둘러싸여 있다. 평범한 여성이 하루를 보내며 접하는 화학물질은 무려 126가지나 된다. 여성의 몸은 지방과 근육 비율, 호르몬 체계가 남성과 달라 화학물질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대처법을 알아보자.□ 가스레인지 관리주방은 조리 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로 인해 집에서 가장 공기의 질이 좋지 않다. 가스레인지 불이 불완전 연소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이 주방 공기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집 내부공기를 미세먼지와 유해물질로부터 지키려면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가스레인지 후드를 켜고, 창문을 여는 것이 좋다.가스레인지 후드 관리를 소홀히 하면 후드에 묻은 기름때와 먼지가 가스레인지 열에 녹아 유해물질로 변해 음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필터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섬유 필터는 최소 3개월마다 교체하고, 알루미늄 필터는 세제 물에 10분 정도 담근 후 솔로 문질러 씻는다. 환기통 내부는 먼저 가스레인지를 1~2분간 켜고 후드 내부의 기름때를 녹인 다음 세제와 베이킹소다를 뿌려 닦는다.□호흡기건강 지키는 가습기 사용법호흡기 건강과 직결되는 가습기는 사용 시 매일 물을 갈아주는 것은 기본이다.이때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미리 물을 받아 놓고 하루 정도 지나고 나서 바닥에 불순물이 가라앉으면 윗물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가습기 물통을 닦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세제로 씻으면 아무리 여러 번 헹궈도 잔여물이 남는다. 세제 잔여물은 수증기와 함께 배출돼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따라서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 식초, 소금 등을 1~2스푼 물에 섞어 헹구거나 뜨거운 물을 담아 10분 이상 살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또한, 가습기를 너무 몸 가까이 두면 수증기가 바로 호흡기로 들어가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2m 이상 거리를 둔다.□설거지·청소·세탁도 건강하게!설거지나 청소, 세탁할때 합성세제 대신 똑똑한 방법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베이킹소다와 전분을 2대1 로 섞은 뒤 물을 조금씩 넣어 동그란 경단 모양으로 만들어뒀다 설거지할 때 사용하면 기름때까지 쉽게 닦을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섞으면 만능세제가 된다. 분무기에 담아 더러운 곳에 뿌린 후 닦아주면 깨끗이 잘 닦이고 퀴퀴한 냄새도 날려준다. 소금, 식초,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세탁도 문제없다. 물 1ℓ에 소금 1큰술을 넣고 면소재 옷을 20분정도 삶으면 기름때도 말끔히 빠진다. 물 빠짐이 우려될 경우 옷을 소금물에 30분쯤 담갔다 빨아야 한다. 땀으로 얼룩진 옷은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30분쯤 담그고 나서 세탁하면 된다.

2017-03-15

경북동해안 최초 전문의 100명시대 열렸다

지난 1950년 문을 연 포항 세명기독병원이 개원 67년 만에 전문의 100명 시대를 맞았다. 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은 올해 신임 전문의 9명을 임명, 7일 본관 광제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북동해안 지역 최초로 전문의 100명을 갖춘 병원이 됐다.세명기독병원 의료진은 수(數) 싸움에서 지역 최고를 자랑한다. 이미 지난 2015년 지역최초로 직원 수 1천명을 기록한데 이어 2017년 3월 현재 기준 의사 100명, 간호인력 902명, 의료기사 122명을 포함해 1천250명으로 늘었다. 오는 8월 암센터가 완공되면 1천300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명기독병원은 정형성형병원과 함께 심장센터, 뇌신경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응급의료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5개 전문센터, 23개 진료과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정형외과 16명, 응급의학과 9명, 심장내과 6명, 뇌신경센터 10명, 소화기내시경센터 6명 등 각 센터마다 전문의가 고루 포진돼 있다. 원활한 진료 시스템을 이끄는 주역들이다.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영입한 데 이어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매년 1회 이상 국내외 학회 참여를 비롯해 의사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한다.그 결과, 지방 병원으로서는 드물게 국내외 학회에서 매년 5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사들의 연구와 학술적인 노력은 그대로 환자 진료에 적용한다. 그 혜택이 고스란히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세명기독병원이 의료진 확보에 특히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병원을 찾은 전체 외래 환자수는 57만87명이었다. 포항시민 53만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전체 수술 건수는 1만4천497건으로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전문성을 지녔다.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근 운영 병상도 늘렸다. 지난 2일 혈액종양내과 개설과 함께 226실 710병으로 확대했다. 암센터가 본격 운영되면 800병상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은 곧 병원의 얼굴”이라며 “의료기관은 장비와 시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08

오래전 손쓸 수 없었던 자궁·직장 유착 재수술로 통증 완전히 없애버려 `보람`

7년 전 일이다. 스무 살 여성 A씨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지역의 한 여성전문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의뢰서를 건네며 수술받고 싶다고 말했다.MRI검사 결과 우측난소의 자궁내막종이었다. 생리 중 하복통, 배변통, 요통, 다리 저림이 있다고 했지만 당시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환자도 별다른 중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 수술은 차질없이 진행됐다.복강경 수술로 우측난소를 보존하면서 자궁내막종을 제거했다. 수술을 마무리하려는 찰나 자궁 후벽과 직장이 완전히 유착된 것을 발견했다.순간 갈등이 일었다. `아, 단순한 유착이겠지? 떼어내 봤자 다시 붙을 거야. 자궁내막증 병변이 있어도 난 못해, 괜히 사고 나면 어떡할 거야. 소변줄과 장이 손상되면 치료하기 어려워져. 비뇨기과나 외과에 도움을 요청하면 개복할 가능성이 큰데 그건 안돼!` 중요한 시점에서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고민 끝에 더는 수술을 진행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3일 후 환자는 퇴원했다. 일주일 뒤 내원한 환자는 수술 통증이 없고 상처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아물었다.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자궁과 장 사이에 깊숙이 위치한 심부 자궁내막증이 골반 신경과 허리에서 나온 신경을 당기고 염증을 일으킬 것이란 사실을.결국 환자에게 고백했다. 수술 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당분간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약물치료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약물치료를 마친 후 6개월이 지나 환자는 갑자기 생리통, 배변통, 요통, 다리 저림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대뜸 “7년 전에 수술 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말이 무엇 때문이었느냐?”라고 물으며 얼굴을 찡그렸다.7년 전, 사실 그땐 국내 대부분 병원에서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수술로 치료하던 시기가 아니었다. 수술 중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을 알아챘지만, 외면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괴로움이 컸다. 환자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심부 자궁내막증에 매우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후 많은 경험과 새로운 수술법을 배우며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여성암 수술을 배우던 중에 심부 자궁내막증이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질환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한창 열정을 갖고 연구하며 수술에 집중했지만, 요관과 직장까지 침범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은 한국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반면 해외 몇몇 나라에 전문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의사를 찾아 비행기를 타고 40여시간을 날아가기도 했다. 심부 자궁내막증 제거를 위한 안전한 치료법을 배우고 싶었다.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나는 다시 환자 A씨를 마주하게 됐다. 물론 예상했던 일이었다.그제서야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환자에게 하나씩 풀어냈다. 7년 전 환자 난소에 생리혈이 고여 생긴 자궁내막종은 치료했지만, 정작 통증의 주요 원인인 골반 유착 뒤에 숨어 있던 심부 자궁내막증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어떤 방식으로 치료해야 하는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었던 말 “다시 수술하자”고 제안했다. 고맙게도 환자와 보호자는 흔쾌히 승낙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환자를 오랜 시간 괴롭혔던 만성 골반통과 요통, 다리 저림 증세는 수술 다음날 바로 사라졌다. 몇 달 후 생리를 시작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호르몬제 없이, 생리통 없이, 건강하게 지낸다.지난 배움의 시간이 힘들었지만, 적어도 비겁한 의사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어쩌면 평생 살아가면서 A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외면하고 싶진 않았다. 골반염, 방광염, 장염이라는 핑계를 들어 약물로 적당히 통증만 조절하는 의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무엇보다 남들이 하지 않고 회피하는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이유, 그 숙제를 준 환자들에게 감사하다.

2017-03-08

콧 속 건강 위해선 적절한 습도 맞춰야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겨울철에는 몸이 건조해진다. 이때 코는 차가운 외부 공기를 정화해 온도와 습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코가 건조하거나 질환에 걸리면 이러한 기능을 할 수 없다. 점액이 마르고 섬모세포 운동이 원활하지 않으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콧속이 건조해 마른 상태가 되면 `비강건조증`에 걸리기 쉽다. 코가 당기듯이 간지럽고 따끔거리거나 숨쉬기 곤란하기까지 하다. 코 안을 후비거나 코를 풀면 코피가 나기도 한다.비강건조증은 코 점액의 분비 기능이 떨어진 노약자나 코를 자주 후비는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건강한 성인도 콧속 질환으로 인해 비강건조증이 나타날 수 있다.그중에서도 비염은 비강건조증을 부르는 주요 질환이다. 알레르기성 비염, 급성비염, 건조성 비염 등이 있는데 증상에 따라 치료를 달리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과 급성비염(코감기)은 구분하기 어려워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정확한 진단이 필수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코감기와 증상이 비슷하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악화될 수 있다.먼저 알레르기성 비염은 유전적인 원인뿐만 아니라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반려동물의 털이나 비듬, 바퀴벌레 따위의 곤충 부스러기처럼 환경적인 요인으로도 발생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어떤 사람은 1년 내내 증상이 있고 어떤 사람은 한 계절에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항원 물질을 확실히 진단하려면 피부반응 검사나 혈액검사 등을 실시해 적절한 처방을 받아야 한다.알레르기성 비염은 급성 비염으로 오인하기도 쉽다. 환절기 감기 증상인 콧물, 재채기, 코막힘 같은 급성 비염과 비슷한 증상 때문이다.하지만 일반적으로 코감기가 1~2주 내 증상이 나아지는 것과 달리 알레르기성 비염은 원인 물질이 사라지지 않으면 수개월 지속된다.또한, 감기처럼 발열과 전신의 근육통을 동반하지 않는다. 알레르기성 비염은 일반적인 사람에게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물질에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이 발생한 것이다. 주로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코 간지러움 등이 나타난다.급성비염은 주로 바이러스에 의해 코 안을 덮고 있는 코 점막에 발생한 염증성 질환을 말한다. 넓은 의미로는 감기라고 부르며 대부분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환절기나 겨울철 추운 날씨 탓에 실내 환기가 부족하고 여러 사람이 모이면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이 크다.급성비염에 걸리면 두통, 오한, 근육통이 나타난다. 코에서는 자극감과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후각 감퇴 등이 발생한다. 2차 세균감염으로 인해 누런 콧물이 생기고 코막힘이 심해질 수도 있다.하지만 대부분은 합병증 없이 보통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된다. 간혹 코의 분비물이 목으로 흘러들어 가 인두염이나 코와 귀를 연결하는 이관을 통해 바이러스가 전파돼 급성 중이염이 발생할 수 있다.비염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코 옆쪽이나 광대 아래쪽 동굴과 같은 구조인 부비동으로 바이러스 또는 세균이 전파된다. 코 점막 부종으로 인한 부비동 배출 구멍이 폐쇄되면 부비동염(축농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하게는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으로 기관지염이나 폐렴 등을 앓게 된다.콧속 건강을 지키려면 적절한 습도를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건조한 곳에서 잠을 잔 후 코를 풀면 코피가 나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실내 습도는 50~60% 정도가 적당하다. 습도가 낮은 겨울에는 더 신경을 써야 한다.더불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통해 몸 전체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코가 간지럽다고 코를 자주 후비거나 파는 행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코가 건조하면 바셀린처럼 기름기가 많은 연고를 코 입구에 바르는 것도 방법이다. 비염과 같은 질환이 있다면 서둘러 치료해야 한다. 비전정염(코 앞부분 바닥에 염증이 생기는 것)이나 습진, 염증 같은 질환이 있다면 항생제나 부신피질호르몬제가 포함된 연고를 사용하면 좋다.

2017-02-22

순천향대 구미병원 소아탈장 복강경클리닉 운영

순천향대학교 구미병원이 소아탈장 복강경클리닉을 운영한다. 이로인해 당일 수술 후 퇴원이 가능해 졌다. 소아탈장 복강경수술은 최소 절개, 짧은 수술시간, 적은 합병증으로 소아의 안전, 수술의 안전성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 수술법으로, 배꼽부위와 하복부에 2~3개의 미세한 구멍을 내어 2㎜의 매우 작은 소아용 수술기구를 이용한다.수술 후 1년이면 거의 흉터가 남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소아탈장에서 반대편 복막에 다시 탈장(대측탈장)이 발생할 확률은 7~10%에 달한다.기존 수술 방법인 절개술은 탈장이 일어난 부위만 절개하기 때문에 반대편 복막의 구멍 여부를 확인할 수 없지만, 복강경 수술은 탈장이 나타난 반대편의 복막에 구멍이 있는지 여부를 (이시성 대측 탈장) 미리 확인해 또다른 탈장을 막을 수 있다. 순천향대 구미병원은 최근 10여 차례 수술을 시행, 소아에게 안전한 시스템으로 수술치료를 걱정하는 부모와 소아의 치료성과를 높이고 있다.외과 소아탈장복강경클리닉 인명훈사진 교수는 “일부 탈장의 경우 장폐색과 괴사가 일어날 수 있어 위험하다”며 “수술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회복이 빠른 복강경수술법으로 안전하게 수술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한편, 소아탈장은 복벽이 약해지거나 구멍이 생겨 장이 튀어나오는 질환으로 출생아 중 5% 내외에서 발병되며 미숙아로 출생할 경우 발병률은 약 20%에 달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발생부위에 따라 서혜부, 배꼽, 대퇴, 복벽탈장 등으로 나뉘는데 아랫배와 접한 넓적다리에 생기는 서혜부탈장이 가장 많다.구미/김락현기자

2017-02-22

의사·간호사 내달부터 이름표 단다

다음 달부터 약사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조무사, 의료기사와 같은 의료인은 근무 복장에 의무적으로 명찰을 달아야 한다. 또한, 체외수정에 활용하고 남은 배아를 사용한 질병 연구 범위가 확대된다.보건복지부는 의료인 명찰 패용 의무화 등이 담긴 `의료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이 21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오는 3월부터 시행되는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기관의 장이 의료행위를 하는 의료인과 의대생, 간호조무사, 의료기사가 근무 복장에 이름, 면허종류 명칭이 들어간 명찰을 달도록 지도 감독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환자가 의료인이 아닌 사람을 의료인으로 오인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복지부는 지도감독 의무를 다하지 않은 의료기관의 장에게 시정명령을 조치할 수 있다. 이후에도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차 30만원, 2차 45만원, 3차 이상 70만원 과태료를 부과한다.명찰은 인쇄, 각인, 부착, 자수 등의 방법으로 만들어 의복에 직접 달거나 목에 걸어야 한다. 다만, 격리병실과 무균치료실 등 감염 우려가 있는 시설이나 장소에서는 명찰을 달지 않을 수 있다.특히 이날 국무회의에서는 보존 기간이 지난 잔여 배아의 질병 연구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도 통과했다.앞서 복지부는 지난 2007년 `유전자를 통해 폭력성, 장수, 호기심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유전자검사 28종을 `과학적 증명이 불확실해 국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 또는 제한했었다.하지만 이번 개정안에 따라 체외수정에 활용하고 남은 배아를 이용할 수 있는 연구대상에 부신백질이영양증, 이염성백질이영양증, 크라베병, 후천성면역결핍증이 추가됐다. 잔여 배아는 일부 희귀난치병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데 기존에는 다발성경화증, 헌팅턴병, 뇌성마비 등 질병 17종만 허용됐다.유전자검사 금지 항목은 축소됐다. 유전자 변이가 질병을 유발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확보된 고지질혈증, 고혈압, 골다공증, 당뇨병 관련 유전자검사 11종을 금지항목에서 삭제했다.더불어 의료기관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않는 비급여 진료 관련 의료광고 시 할인·면제 금액, 대상, 기간, 범위 등과 관련해 허위 사실을 광고해선 안 된다는 조항도 추가됐다. 금지 조항을 위반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2-22

흡연 청소년, 극단적 다이어트법 찾는다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은 약물 복용이나 단식처럼 건강하지 않은 다이어트 요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14일 조영규 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지난 2014년 정부가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조사 참여자 3만1천90명의 다이어트 경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연구진은 먼저 건강하지 않은 다이어트를 `극단적인 방법`과 `덜 극단적인 방법` 두 가지로 분류했다.극단적인 요법으로는 △살 빼는 약 복용 △설사약 및 이뇨제 복용 △식사 후 구토가 있으며, 덜 극단적인 방법엔 △원 푸드 다이어트 △단식 △다이어트 식품 섭취 △한약 복용이 세부사항으로 포함됐다.이번 조사에서 흡연 남학생은 전체 1만1천632명 중 1천547명(13.3%), 흡연 여학생은 전체 1만9천458명 중 739명(3.8%)으로 각각 나타났다.이를 토대로 조사한 결과 흡연 여학생 중 112명(15.1%)이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비흡연 여학생(5.2%)보다 3배 가까운 수치다. 덜 극단적인 방법으로 체중조절을 하는 경우도 흡연 여학생(38.2%)이 비흡연 여학생(22.6%)보다 1.5배 이상 높았다.남학생 사이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나타났다. 흡연 학생이 비흡연 학생보다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약 1.5배, 덜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약 1.2배 더 많이 시도한 것으로 분석됐다.연구진은 청소년기에 건강을 해칠 수 있는 극단적인 다이어트 시도는 문제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적절한 지도와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조영규 교수는 “일부 청소년은 흡연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된다는 잘못된 인식으로 담배를 배우고 있다”며 “극단적인 다이어트 방법을 지속할 경우 거식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있어 위험 행동이 습관화되기 전에 교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2-15

자궁내막증, 자궁 제거만이 최선 아냐 정확한 진단으로 병변 완전히 없애야

울산에서 온 39세 미혼여성 A씨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한눈에 봐도 너무 말랐었다. 30대 여성의 정상체중으로는 보이지 않았다.환자는 10년전 생리통이 심해 찾아간 산부인과 병원에서 우측난소 자궁내막종을 진단받았다고 했다. 복강경하 우측난소 절제술을 받았다. 그러나 수술 후에도 생리통, 요통, 다리저림은 계속됐다.수술한 의사에게 원인을 물었더니 자궁 때문이라는 답변을 들었다. 여자로서 자연적으로 당연히 겪어야 하는 일이라는 어투였고, 그렇게 받아들였다.2년간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를 하던 중에 좌측난소 자궁내막종을 진단받았다. 이번에도 같은 병원에서 수술했다. 복강경하 좌측난소 자궁내막종만 제거하고 난소는 보존했다. 좌측난소마저 제거하면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수술 후 골반 통증은 더욱 심해졌다. 급기야 소화불량과 변비에 시달리면서 음식 섭취가 곤욕스러웠다. 생리와 상관없이 식사 후나 저녁때 갑작스런 복통이 찾아왔다. 2~3개월에 한 번씩 응급실 가는 게 생활습관이 됐다.체중은 15kg이나 빠져 38kg에 이르렀다. 담당의사는 임신을 포기하자며 자궁 적출을 권했다. 환자는 수개월간 고민 끝에 자궁절제술을 받았다. 3년 전 일이다. `난 이제 여자가 아니야. 아이도 가질 수 없어`라는 생각이 자신을 강하게 짓눌렀다. 남자친구와는 헤어졌다. 직장도 관뒀다.생리는 하지 않았지만, 생리주기가 반복되는 것이 신체변화로 느껴졌다. 밑이 빠지는 듯한 항문통과 요통, 다리저림은 계속됐다. 수술을 세 번이나 받고 자궁까지 제거했지만 통증은 지속된다는 현실이 절망적으로 다가왔다. 음식을 먹으면 자꾸만 복통을 느꼈다. 구토 증상은 더 심해졌다. 일반 진통제로는 효과가 없어 마약성 진통제까지 복용했다.서울의 큰 종합병원까지 찾아갔다. 증상이 심각한데다 주변 혈관이나 신경, 요관 손상 위험이 매우 크니 수술은 포기하라는 말을 들었다.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우리 병원을 찾은 환자는 그동안 자신이 겪었던 일을 고백했다. 듣는 내내 마음이 먹먹했다.정확한 진단부터 필요했다. MRI 등 여러 검사 결과 통증의 원인은 자궁이 아니었다. 자궁경부와 직장 사이가 문제였다. 요관과 신경혈관 직장에서 동시에 염증이 발생해 한 덩어리로 뭉쳐진 상태였다. 자궁내막증이 잘 발생하는 부위지만, 수술할 때 병변 부위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특성이 있다.환자는 특히 복벽에 장이 심하게 붙어 있어 장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아 장 마비 또는 일시적인 장폐쇄 증상도 보였다. 주변 장기 손상 위험 가능성이 컸지만 수술을 결심했다. 약으로도, 자궁적출술로도 효과 없는 통증을 치료해주고 싶었다.환자와 가족 설득부터 성공했다. 수술 부담이 컸지만 안전하게 그리고 완전히 자궁내막증을 제거하고 장 유착 박리가 가능하도록 철저히 준비했다.환자 뱃속을 열어보니 이미 4곳에서 장이 복벽에 단단히 유착돼 장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였다. 복강경 기구를 넣기에도 힘든 정도였다. 조심스레 유착을 떼어내면서 수술을 진행했다.2시간 정도 유착 박리 과정을 거쳐 직장과 질 사이로 넘어갔다. 신경과 혈관을 박리해 심부자궁내막증 병변을 제거했다. 엄지손가락 크기만 한 염증 덩어리가 한 여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다니. 4시간에 걸친 대수술 끝에 장은 제자리를 찾았다. 오랜 시간 통증을 일으켰던 자궁내막증 병변도 완전히 사라졌다. 수술 다음 날 환자는 이제껏 본 적 없는 가장 편안한 표정과 환한 미소로 나를 맞았다. 3개월 뒤 내원한 환자는 몸무게가 50㎏가 넘었다고 투덜거렸다. 너무 잘 먹어서 그렇다고.자궁내막증은 자궁 제거가 치료법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반복되는 골반염, 장염, 방광염으로 항생제 치료를 받는 환자들도 많다. 거듭되는 불완전한 수술은 도리어 유착처럼 심한 합병증으로 환자를 괴롭힌다.진단도 수술도 어려운 심부자궁내막증은 의사가 가장 피하고 싶은 질환 중의 하나다. 그러나 정확한 진단과 완전한 수술에 대한 의사의 열정과 노력만이 환자를 구할 수 있다.

2017-02-15

겨울철 `돌연사` 부르는 위험한 질병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겨울철 `돌연사`로 세상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 평소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들이 등산을 하거나 헬스클럽에서 운동하다가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많은 것도 겨울철이다. 겨울철에는 심근경색, 뇌졸중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심근경색은 40~50대 중년남성의 저승사자다.심근경색은 관상동맥이 혈전(피떡)으로 막혀 혈액 공급이 차단되는 질환이다. 심근경색으로 혈관이 완전히 막혀버리면 극심한 가슴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고 식은땀, 구토, 졸도 등이 동반된다.전문의들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이 심근경색의 연결고리라고 지적한다. 부정맥으로 혈압이 내려가면 뇌손상이 발생하기 쉬워 심근경색 증세가 나타나면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동해야 한다.심근경색은 새벽이나 아침에 발생하기 쉽다. 우리 몸이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상승해 심장에 부담이 생겨 돌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담배를 물고 있다면 죽기를 각오한 흡연임을 명심해야 한다. 뇌졸중도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에는 따듯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을 수밖에 없다. 실내에서 생활하다 보면 근육과 혈관이 이완된다. 이완된 혈관이 갑자기 차가운 공기를 접하면 급격히 수축하면서 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가능성이 커진다. 특히 대량으로 뇌출혈이 발생하면 돌연사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 고혈압, 당뇨병 등 만성질환자이거나 고령자, 폐경기 이후 여성들은 겨울철 몸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뇌출혈은 특별한 전조증상이 없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사우나, 찜질방 출입도 자제해야 한다. 사우나와 찜질방 온도는 4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온에 노출되면 혈관이 확장되고 땀이 나는 과정에서 혈액순환이 피부로 집중되면서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액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사우나와 찜질방에서 갑자기 `핑` 도는 느낌이 든다면 위험신호다. 심장과 뇌로 가야 할 피가 피부로 쏠리면서 혈액이 부족해 어지러움을 느끼기 때문이다.술을 마시고 사우나나 찜질방에 가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술을 마신 직후에는 혈관이 확장돼 혈압이 떨어지지만, 술에서 깨면 혈압이 갑자기 상승해 혈압 변화가 커지기 때문이다.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연해야 한다.흡연은 혈관질환을 일으키는 위험인자로 지속적으로 흡연하게 되면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보다 심근경색, 뇌졸중에 노출될 가능성이 20~40배 높다.또한, 짠 음식을 삼가고 과일과 채소 섭취를 늘려야 한다. 현미와 같은 잡곡류를 많이 먹고, 지방이 많은 육류 섭취도 적당량으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식이요법과 함께 체중감량도 필요하다.비만은 혈관질환의 적이다.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규칙적인 생활습관도 필요하다.혈관질환으로 돌연사하거나 뇌출혈 등에 노출된 이들을 살펴보면 스트레스 관리가 되지 않거나 불규칙한 생활을 한 이들이 많았다. 중요한 것은 평소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우리 몸은 어떤 일이 있어도 뇌, 심장에 피를 공급하기 위해 무던히 노력한다.아무리 담배를 자주 피우고, 술을 많이 먹어도 멀쩡하게 느끼는 것은 우리 몸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장기와 뇌에 피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원래 가던 곳이 막히면 돌아가서라도 피를 전달한다.하지만 도저히 피를 보낼 수 없을 정도로 루트가 차단되면 우리 몸은 항복하게 된다. 뇌는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자체적으로 피를 끌고 올 수 있는 능력이 없다. 그래서 뇌에 피가 공급되지 않으면 돌연사 등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은 것이다.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 등으로 심장이 정지된 후 4분이 지나면 뇌에 산소가 공급되지 않는다.쓰러진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을 즉각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인공순환을 시도, 환자의 심박동이 회복될 때까지 뇌와 심장에 산소를 공급하기 위한 것이다.혈관질환은 언제 어떻게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무서운 질환이다. 어제까지 아무 일 없었지만 오늘 갑자기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혈관질환이라는 방아쇠가 당겨질 수 있음을 인식해야 미리 예방할 수 있다. 방아쇠는 언제든지 당겨질 수 있다.

2017-02-08

전자기기 탓? 백내장 빨리 온다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 증가로 노안(眼) 발생 시기가 앞당겨지면서 최근 40~50대 백내장 환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백내장은 눈 안의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가 혼탁해져 시력이 흐려지는 질환이다. 대개 노안에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근거리 시야가 흐려질 뿐 아니라 모든 사물이 뿌옇게 보이거나 물체가 겹쳐 보이는 복시 증상이 나타난다.7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40대 백내장 환자는 지난 2012년 3만7천224명에서 2016년 4만2천962명으로 1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50대 환자는 14만3천862명에서 18만944명으로 26% 늘었다.이로써 40대와 50대 백내장 환자는 4년 사이 18만1천86명에서 22만3천06명으로 23% 증가했다.같은 기간 60대 환자는 36만6천779명에서 42만8천483명으로 17%, 70대 환자는 42만8천489명에서 47만6천229명으로 11.2% 증가했다. 60~70대 환자의 증가 폭은 13% 정도다.이를 두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환자의 절대적인 숫자는 여전히 60대와 70대에 집중됐으나, 증가율은 40대와 50대에서 더 가팔랐다고 분석했다. 흔히 노인성 안과 질환으로 알려진 백내장 발병이 40대부터 꾸준히 늘고 있다는 것이다.의료계에서는 백내장 환자가 40대와 50대를 중심으로 늘어난 데 대해 노안 발생시기가 앞당겨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노안은 눈의 초점을 맞추는 수정체가 노화로 인해 탄력이 떨어지면서 초점을 조절하지 못하는 상태다.일반적으로 가까운 것을 잘 보지 못하는 증상을 호소하며 안구의 뻑뻑함, 흐린 시야, 두통,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보통 노안 발생 시기는 40대 후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4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안과질환 전문의들은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진 백내장 발병이 40대부터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며 “정기검진을 통해 안질환을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2-08

“헬리코박터균, 대장암 위험도 높인다”

주로 위(胃)에 서식하면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위암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헬리코박터균)이 대장암 발생 위험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헬리코박터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위암 원인균으로 국내 중년층 이상 보균율이 55~65% 정도로 높은 편이다.보통 건강검진에서 위궤양, 십이지장궤양, 조기위암 등을 동반한 헬리코박터균이 검출되면 항생제 처방이 권고된다.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김태준·김은란·홍성노 교수팀은 지난 2002년부터 2010년까지 대장내시경 건강검진을 받은 30세 이상 성인남성 8천916명을 분석한 결과, 헬리코박터균과 대장 용종(폴립)의 상관성이 관찰됐다고 7일 밝혔다.연구팀은 조사 대상자의 나이, 비만 여부, 흡연·음주력, 운동여부, 아스피린 복용이력, 가족력 등 대장 용종 발생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들은 통계적으로 보정하고, 헬리코리박터균과 대장 용종의 관련성만 분석했다.대장 용종은 대장 점막에 비정상적으로 자란 혹이 장의 안쪽으로 돌출된 것을 말하는데 용종 중에서도 크기가 1㎝ 이상으로 크거나 조직검사에서 조직분화도가 나쁘면 대장암의 전 단계인 선종이라고 한다. 선종은 암이 될 가능성이 크다.이 때문에 대장 내시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되면 조직검사용 집게나 올가미 등으로 즉시 제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용종이 자칫 불완전하게 제거되면 다시 자라 대장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분석 결과 대장 내 선종의 발생 위험도는 헬리코박터균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1.3배 높았다.특히 대장암이 될 가능성이 진행성 선종만 놓고 보면 보균 그룹이 비보균 그룹보다 발생 위험이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2-08

유착 심한 자궁내막종, 복강경 수술로 골반에 뿌려진 병변들 모두 제거해야

오래전 일이다. 어느 날 오후, 평소보다 일찍 진료를 마감하려는데 6개월 전 우측 난소의 자궁내막종으로 복강경 수술을 받은 30대 중반 여성이 잔뜩 화가 난 채 진료실 안으로 들어왔다.그는 대뜸 “도대체 어떻게 수술 했기에 우측 난소에 다시 자궁내막종이 생겼나! 생리통은 더 심해졌다. 제대로 수술한 게 맞나? 당신 돌팔이지? ”라고 물었다.난감했다. 수술 전 CT사진을 보여주고, 수술 후 조직 검사 결과도 확인했다. 그렇게 소란은 끝났지만, 참으로 자존심 상했다. `내가 뭘 잘못했지`라는 생각에 찜찜한 기분이 남아있었다.하지만 환자의 입장에서 당연히 화가 날 만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병명으로 수술한 다른 환자가 자궁내막종이 재발했다며 항의했기 때문이다.산부인과 의사라면 누구나 한두 번 겪는 당혹스러운 경험이지만, 환자로서는 진료한 의사를 돌팔이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원인은 자궁내막증의 형성과정에 있다. 자궁 내막 세포들은 나팔관을 통해 난소 표면과 골반 주변의 장기 여러 곳에 흩뿌려지고, 생리로 배출되지 못하면 난소 내에 고여 물풍선처럼 커진다. 이것이 자궁내막종이다.이같은 과정이 난소의 표면 여러 군데에서 시간 차이를 두고 일어난다고 가정해보자.난소 안에 5cm, 3.3cm, 3cm, 2cm, 0.3cm의 자궁내막종이 형성되면 영상장비로는 1cm 이상의 크기만 진단된다. 복강경 수술로 4개의 자궁내막종만 제거되고 나머지 0.3cm의 자궁내막종은 난소에 남게 된다. 이것이 직경 5cm의 크기로 자라면 그제서야 환자와 의사 사이에 오해가 생기는 것이다.그렇다면 수술 후에도 생리통, 골반통 등의 통증이 나아지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당시 불만을 호소했던 환자는 생리통과 배변통, 골반통, 복통 등이 심하다고 말했다.사실 복강경수술 당시 자궁후벽과 직장 사이에 공간이 없고, 매우 딱딱하게 붙어 있어 정상적인 형태가 아님을 알아챘다. 분명 유착 아래 자궁내막 세포들이 자라 생리혈을 만들고 염증을 일으킬 것이고 예상했다.하지만 이처럼 유착이 심할 경우에는 단순히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착박리 중 장이 손상되면 외과를, 방광이나 뇨관이 손상되면 비뇨기과 의사를 불러 수술적 손상부위를 봉합해야 한다. 하지만 그때는 이러한 손상을 복강경으로 치료할 외과 및 비뇨기과 의사가 많지 않았다.이후에도 증상이 심한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어떻게 하면 통증도 치료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사실 치료방법은 정해져 있었다. 우선 반드시 복강경수술을 해야만 한다. 그래야 시야보다 확대된 복강경으로 골반 구석구석 숨어 있는 유착과 자궁내막종을 찾아낼 수 있다.무엇보다 골반의 뿌려진 병변들은 모두 제거해야 한다. 이에 앞서 복막을 걷어내는 수술이 필수적이다.문제는 복막을 제거하려면 비뇨기과, 외과 장기인 뇨관, 방광, 직장 등을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고민 끝에 내가 모두 하기로 마음먹었다. 전 세계 유명한 의사들도 찾아다녔다. 비뇨기과와 외과 수술도 부지런히 배웠다. 프랑스, 일본, 브라질, 미국을 다니면서 같은 생각을 가진 의사들도 여럿 만났다. 그렇게 경험을 쌓고 기술을 교류했다.포기하지 않고 10여년간 열정과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금은 전국에서 환자들이 치료받기 위해 찾아온다. 작년에는 심부자궁내막증의 수술적 치료를 소개하는 국제 심포지엄도 개최했다.결국 좋은 치료 결과를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재발 가능성에 대해 환자가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쉽게 그리고 정성 들여 설명해야 한다. 수술 전에 반드시 현재 진단장비로 알지 못하는 부분을 환자에게 알려야 한다.마지막으로 의사라는 직업은 매우 힘들고 두려운 일이지만 완전한 치료를 위해 도전하고 한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인(匠人)처럼 말이다.

2017-02-01

KTX열차 심정지환자 심폐소생술로 생명 구해

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 교수가 열차 내 심정지 환자를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일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울산대병원 응급의학과 최욱진사진 교수이다. 지난해 11월 19일 오후 9시 서울역에서 울산으로 가는 KTX-175 열차 안에서 승객 중 한 명이 갑자기 호흡곤란을 일으키며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이날 최욱진 교수는 서울에서 열린 학회 참석 후 울산으로 가고자 이 열차를 탔고, 출발한 지 3분도 채 지나지 않아 기내방송에서 다급히 의료인을 찾는 방송을 들었다.그는 곧바로 환자에게 달려가 자신이 응급의학과 전문의임을 밝히고 환자 상태를 확인했다.당시 환자는 심장이 멈췄고 호흡도 없는 상태였지만, 주변 승객들은 선뜻 응급처치에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환자가 심정지 상태임을 확인한 최 교수는 즉시 가슴 압박과 인공호흡을 번갈아 시행하는 동시에 열차 내 자동제세동기를 가져올 것을 승무원에서 주문했다. 자동제세동기가 도착하자마자 부정맥 유무 분석 후 즉각적으로 제세동을 시행했다.이후 열차는 환자를 의료기관으로 이송하기 위해 가장 가까웠던 광명역에 정차했다. 환자는 119구급차로 광명성애병원으로 이송됐다. 응급처치 덕분에 현재 특별한 후유 장애 없이 퇴원 후 회복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최 교수는 “열차 안이었지만 병원이라 생각하고 평소와 다름 없이 신속히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119구급차에 동승해 처치하는 도중에 환자가 숨을 내쉬기 시작했을 때에는 `환자가 살아났구나!` 싶어 다행이었다”며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한국철도공사는 최 교수에게 감사장을 전하려 했지만 광명성애병원 의료진에게 환자 인계 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조용히 자리를 떠나 그를 찾지 못했다. 하지만 당시 열차 내 환자 주변에 있었던 목격자들에 의해 미담사례가 퍼지면서 한국철도공사는 지난 19일 최욱진 교수에게 감사편지와 감사장을 수여했다.최 교수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어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에 대비해 누구나 심폐소생법을 익혀두길 바란다”며 심폐소생술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한편, 울산대병원은 의료진 뿐만 아니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2년에 한 번씩 심폐소생술 교육 이수를 지원하고 있다. 대국민 심폐소생술교육을 통해 누구나 응급상황 시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