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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밤에 제대로 못 자면 몸 망쳐요”

`잠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제대로 숙면을 취해야 호르몬이 원활하게 분비돼 낮 시간 동안 육체·정신적으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다. 숙면을 취하면 노화된 세포가 새것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밤에 제대로 잠을 못 자는 것은 몸에 문제가 있다는 반증이다.적정 수면시간은 연령에 따라 다르다. 생후 6개월까지는 하루 18~20시간 정도 잠을 자지만, 성장하면서 점점 줄어 든다. 청소년기의 적정 수면시간은 9시간, 성인의 경우 대략 7~8시간 정도로 알려져 있다.수면시간에는 어느 정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잠을 자면서 낮 동안 소모하고 손상된 중추신경의 기능이 회복되기 때문에 임신 중이거나 질병, 과로, 스트레스 등이 있으면 자연스레 수면 시간이 늘게 된다. 성적과 입시로 인한 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들이 잠이 부족하다고 호소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사회에서는 수험생을 비롯해 직장인 등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쫓겨 잠자는 시간을 줄여서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려고 한다. 하지만 수면 시간이 부족하면 오히려 신체적, 정신적 기능이 저하돼 일의 효율성이 떨어진다.적정 수면시간보다 4시간 정도 덜 자면 반응 속도가 45%가량 느려지고, 하룻밤을 꼬박 새우면 반응 시간이 평소보다 두 배 가까이 길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수면부족은 원할한 정신적 활동도 방해한다.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복잡한 문제나 창의력, 재치, 순발력 등을 요구하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있어 어려움을 겪게 된다. 또한 생기가 없고 둔감해지며 기분이 가라앉아 평소 쾌활하던 사람도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자면 쉽게 우울해지고 짜증이나 화를 잘 내기도 한다.따라서 수면시간을 줄이면 공부나 업무시간은 늘더라도 오히려 일의 능률이나 생산성은 저하될 수 있다. 특히 수험생이나 정신적인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들은 편안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만 능률을 올릴 수 있다.잠이 부족하면 우울증과 같은 정신적 질환을 비롯해 궤양, 심장병, 비만, 노화 등으로 건강을 해칠 수 있다.수면시간이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너무 잠이 많아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나치게 많이 자면 사람이 무기력해지고 늘어진다. 수면과다는 불면증과 함께 우울증의 대표적인 증후이다. 갑자기 수면시간이 줄거나 늘었다면 수면전문의의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잠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면 무엇보다 밤에 잠을 제대로 자고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수면 무호흡증이나 하지불안증후군이 있으면 밤에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늦잠과 낮잠이 늘어 수면시간이 증가했다고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 수면과다증인 기면증일 수 있으므로 수면시간이 갑자기 과도하게 늘었을 때에는 수면상태나 패턴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결과적으로 무조건 수면시간을 줄이거나 또는 피로를 풀기 위해 수면시간을 무작정 늘리는 것보단 적절한 수면시간을 찾아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에게 잘 맞는 수면시간과 습관이야말로 몸에 꼭 필요한 보약이다.특히 불규칙한 수면습관은 생체시계를 혼란에 빠뜨려 숙면을 방해한다. 아침에 일어나서 첫 해를 본 후 15시간이 지나면 잠을 자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뇌에서 분비돼 잠이 오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시간은 소아는 12시간, 청소년은 9시간, 성인은 7시간 30분 이상 자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잠에 대해 잘못 알고 있는 상식들■ 졸릴 때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깬다?→ 아니다. 커피나 콜라 등의 각성(覺醒)효과는 일시적이다.■ 자신이 잠들기 시작하는 시간을 알 수 있다?→ 아니다. 알 수 없다.■ 능숙한 운전자는 졸려도 본능적으로 차를 잘 몰 수 있다?→ 아니다. 누구라도 졸리면 판단력, 순발력이 떨어지게 돼 있다.■ 잠을 충분히 잔 경우 약간 피곤해도 졸음운전의 위험은 없다?→ 아니다. 간밤에 푹 잤는지를 인지할 순 없으며 피곤하면 졸음은 온다.■ 나이가 어리고 젊을수록 잠을 덜 자도 된다?→ 아니다. 성장에 숙면은 필수적이고 나이가 젊다고 덜 자도 멀쩡할 순 없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6-07

프랑스·독일 등서 배운 가장 중요한 것 환자 배려하고 공감하는 긍정적인 자세

지난 4월 싱가포르에서 심부자궁내막증 및 근종, 선근증 학회가 열렸다. 재발률이 매우 높은 심부자궁내막증의 최신 진단부터 수술적·보조적 치료와 근종 선근증 치료에 대한 최신 지식을 소개하고 전 세계 각국의 의사들이 모여 토론하고 발표하는 시간이었다.이날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를 치료한 경험을 발표했다. 약물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2~3회의 수술에도 재발한 심부자궁내막증 환자의 수술적 치료방법을 알리고, 포항성모병원 산부인과에서만 시행하는 직장심부자궁내막증수술적 치료도 소개했다.가장 큰 화젯거리는 난소에 자궁내막종이 없으면 진단조차 힘들었던 골반 깊숙이 위치한 병변을 특징적인 증상과 초음파와 MRI검사를 연계해 정확히 진단하는 방법이었다. 이를 통해 통증골반지도를 그리고 수술 전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골반 깊숙이 산재한 병변을 무시하거나 못 본체 하지 않고 모두 제거하는 골반 복막절제술이 수술치료 결과 매우 효과적이며, 재발률도 가장 낮다는 것을 알리고 공유할 수 있어 기뻤다.최근 전국에서 심부자궁내막증 증상이 가장 심한 환자들이 찾아오고 있다. 선근증이 재발한 데다 심부자궁내막증까지 동반된 경우다. 심부자궁내막증은 내년 3월까지 수술이 잡혀 있을 정도다.사실 환자들을 대할 때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수술 범위가 넓고 시간도 오래 걸리는 냉동골반을 가진 심부자궁내막증 환자를 매일 수술하다 보면 체력적으로 고비가 오기도 하지만, 수술 후 편안해하는 환자와 보호자 얼굴을 마주하면 없던 힘도 다시 생긴다.16년전, 전문의이자 대학교수가 되어 환자를 기다렸지만 근종, 선근증, 자궁내막증, 여성암 진단을 받은 환자 대부분이 인근 대도시나 서울로 가려고 진료의뢰서를 요구하던 일이 다반사였다. 그때 나는 이런 일에 자존심 상해하고 환자를 비난하는 풋내기 전문가였다.이를 극복하기 위해 프랑스와 일본의 암센터, 복강경센터를 비롯해 미세 침습수술로 유명한 독일의 대학병원 등을 다니며 수술기법을 익혔다.그런데 그 곳에서 배운 것은 복강경 수술기술 외에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었다. 바로 환자를 배려하고 그들에게 공감하는 긍정적인 자세와 밝은 태도였다.귀국 후엔 항상 환자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그들의 말에 귀 기울이는 연습을 했다. 어떤 어려운 상황이나 수술 결과 속에서도 환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히 설명하며, 모든 진료 기록이나 영상까지도 직접 보여주면서 좋은 결과든 여의치 않은 결과든 함께 해결하려 노력했다.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지역 환자들이 나를 의지하기 시작했고, 최근에는 전국으로부터 심부 자궁내막증이 재발한 환자들까지 내원해 진료를 받고 있다.그래서 얼마 전에 새로운 결심을 했다. 2년 전부터 우리 병원이 주최해 온 미세 침습수술 심포지엄을 올해에도 맡기로 한 것이다. 작년에 국제심포지엄을 준비하는데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려서 올해는 잠시 쉬어가려고 했다. 그런데 최근 마음이 바뀌었다.그 이유는 포항에서 열리는 이 심포지엄에 참가하기 위해 멀리 목포와 여수, 부산, 서울, 제주 등 전국 곳곳에서 심부자궁내막증 수술에 관심 있는 분들이 모이기 때문이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다시 힘을 내 오는 12월 우리 병원에서 직접 심부자궁내막증 라이브 수술을 맡아 진행하는 동시에 이와 관련 토론시간도 가지려고 한다.수많은 수술을 하면서 마주친 고비들, 심부자궁내막증 수술적 치료의 고난도 기법 익히기 과정 중에 포기하고 싶었던 많은 순간이 있었지만 돈과 명예를 목표로 하지 않고 내 마음의 평화와 만족을 목표로 했기에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인내하며 여러 문제를 환자와 함께 해결할 수 있었다.인생의 보상은 돈이나 명예가 아닌 내가 나 자신에게 주는 마음의 평화다. 정신없이 바쁘고 지치지만 내 마음은 평화롭다. 그 어떤 보상도 내 마음속의 평화로움보다 큰 것은 없다.

2017-05-31

금연패치·껌, 임산부나 심장질환자는 금물

최근 심근경색을 경험한 사람이나 심뇌혈관 질환자, 임산부는 금연보조제를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30일 경고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세계 금연의 날`(31일)을 맞아 금연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제품의 올바른 사용법을 안내했다.금연용 의약품은 니코틴을 공급해 흡연량을 감소시키는 일반의약품과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를 억제하거나 니코틴 수용체에 결합해 흡연 욕구를 감소시키는 전문의약품으로 구분된다. 일반의약품으로는 껌(10품목), 트로키제(4품목), 구강용해필름(2품목), 패취제(21품목)가 허가되어 있다.금연껌은 흡연 충동이 일 때 30분 정도 씹고 버리면 된다. 하루 20개비 이하 흡연자는 2㎎짜리 껌을, 흡연량이 그보다 많은 사람은 4㎎짜리 껌을 이용하면 된다.하루 총 사용량은 15개가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껌을 동시에 여러 개 씹으면 니코틴 과량 투여로 떨림, 정신혼동, 신경반응장애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패치제는 피부로 니코틴을 흡수시키는 방식이다. 하루 1장을 매일 같은 시간에 부착한다. 엉덩이나 팔 안쪽 등 털이 없는 부위에 매일 자리를 바꿔 가며 붙이는 것이 좋다.구강에서 흡수되는 트로키제는 흡연 충동이 있을 때 천천히 빨아서 복용하면 된다. 니코틴 의존성이 낮은 흡연자에게는 구강용해필름이 적합하다. 금연용 일반의약품을 2종류 이상 동시에 사용하거나, 의약품을 이용하면서 담배를 동시에 피우면 혈중 니코틴 농도가 증가해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임신 중이거나 수유를 하는 산모, 3개월 이내에 심근경색을 경험했거나 심혈관계·뇌혈관성 질환이 있는 사람은 니코틴이 있는 금연보조제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31

징후 없이 갑자기 찾아오는 `뇌경색`

뇌졸중은 암, 심장질환과 함께 3대 사망원인의 하나로 단일 질환으로는 국내 사망률 1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뇌졸중 중에서도 뇌혈관이 막혀서 발생하는 뇌경색에 대해 알아보고 그 예방법을 소개한다.□ 뇌경색이 가져오는 신체·정신적 장애흔히 `중풍`이라고 알려진 뇌졸중은 뇌혈관이 막혀 뇌손상을 일으키는 뇌경색과 뇌혈관이 터져서 생기는 뇌출혈을 모두 일컫는다. 뇌경색은 뇌조직 손상에 따른 신체·정신적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손상된 뇌의 위치와 기능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한쪽 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얼굴이나 몸의 반쪽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 말하거나 발음하기가 어려운 증상, 주변 시야가 좁아지고 물체가 여러 개로 겹쳐 보이는 증상, 동작이 서툴고 섬세한 움직임을 할 수 없는 증상 등이 있다.특히 뇌경색은 다른 뇌질환과 달리 이러한 증상들이 징후도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뇌경색 차단은 사전 예방이 중요뇌경색은 아직 확실한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아 예방만이 최선의 치료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뇌경색 위험요소는 고령·고혈압·당뇨·고지혈증·흡연·심장 질환 등이다. 사실 이러한 요소들은 평소 특이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그 심각성을 모르고 내버려두기 쉽다. 따라서 뇌경색 위협이 언제 어디서든 올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고,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아야 한다. 만약 뇌경색을 치료한 환자라면 2차 예방에 신경 써야 한다. 뇌졸중을 겪은 환자 10명 가운데 4명이 5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고, 그 중 절반이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속적으로 항혈소판제나 항응고제와 같은 뇌경색 예방제를 복용하고, 위험요소가 생기지 않도록 생활방식을 조절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골든아워`를 지켜라뇌경색은 `골든아워(Golden Hour)`가 있는 질환이다. 증상 발생 후 3시간 이내 병원을 찾으면 혈전 용해제 주사를 맞으면 된다. 막힌 혈관을 뚫어 뇌 혈류를 회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이지만, 3시간이 지나면 혈전 용해치료를 받을 수 없다.최근에는 미세 도관을 이용한 혈전제거시술이 개발돼 꽤 높은 치료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이 또한 환자가 6시간 이내에 치료받아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뇌경색을 미리 막지 못한 경우라면 경동맥내막절제 수술과 스텐트삽입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대다수의 뇌경색 환자를 문진해 본 결과 평소 위험요소를 느꼈음에도 치료하지 않거나 혹은 위험요소가 있는지조차 몰랐던 경우가 꽤 있었다”면서 “뇌 조직은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어렵고 회복이 힘들어 장애 후유증을 남긴다. 예방이 최선이므로 주기적인 검진과 철저한 자기관리, 증상을 느꼈다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신속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뇌혈관 질환을 막아주는 음식○ 당근당근은 채소 중 베타카로틴이 가장 많은 식품이다. 베타카로틴은 콜레스테롤이 유해물질로 변해서 동맥을 막는 것을 방지한다.○ 등푸른 생선등푸른생선의 지방에 함유된 EDP와 DHA는 생성된 혈전을 용해할 뿐만 아니라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아 혈관을 튼튼하게 한다. 또 나쁜 콜레스테롤이 혈관벽에 침착되는 것을 방해한다.○ 푹 삶은 메주콩메주콩에는 혈압을 낮추고 탄력있는 혈관벽을 유지하도록 돕는 대두 단백질은 물론 지방을 연소시키는 사포닌, 동맥경화 에방에 좋은 레시틴 등 뇌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성분들이 다양하게 들어있다.○ 토마토토마토에 든 리코펜은 비타민 E의 약 100배, 베타카로틴의 약 2배의 항산화작용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외에도 베타카로틴과 비타민 C,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는 비타민 P가 풍부하게 함유돼 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31

뚜렷한 증상 없다가 심각한 합병증 불러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고혈압은 우리나라 전체인구 4명 중에서 1명에게 나타날 정도로 발병률이 높은 편이다. 혈압이 정상보다 높은 상태로 일정하게 지속되는데 합병증이 나타날 때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침묵의 살인자`로도 불린다. 혈압은 측정할 때마다 다소 차이가 있어 시간과 계절, 감정 상태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정상 혈압은 120/80mmHg 미만이다. 여기서 120은 `수축기 혈압`을 말하는 데 수축한 심장이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이 받는 압력을 나타낸다. 80은 `확장기 혈압`이라 하며,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올 때 혈관에 미치는 압력을 말한다. 전체 고혈압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는 일차성 고혈압(본태성 고혈압)은 그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기는 것으로 추측된다.이차성 고혈압은 내분비계나 신장 질환과 같은 특정한 원인에 의해 발병한다. 최저혈압이 매우 높거나 혈압의 동요가 심해 두통이 있을 때, 항고혈압제의 효과가 없을 때, 어린 나이 혹은 고령에 고혈압이 처음 생긴 경우라면 이차성 고혈압을 의심해야 한다.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신장혈관성 고혈압, 내분비성 고혈압, 심혈관성 고혈압, 뇌압 상승에 의한 고혈압, 임신중독증에 의한 고혈압 등으로 나뉘는데 이 중 신장 혈관성 고혈압의 빈도가 가장 높다.고혈압은 일반적으로 뚜렷한 증상이 없다가 심각한 합병증이 생겨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뇌졸중이 있고 그 외 협심증과 심근경색, 심부전, 동맥경화증, 시력 소실, 신부전 등이 있다.고혈압을 방치하면 심장에 부담을 줘 심장벽이 두꺼워지고 심장이 커지게 되며 그 기능이 떨어져 심부전으로 진행된다.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동맥경화가 진행돼 심장근육으로의 혈액 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협심증이 되고, 관상동맥이 막히면 심근경색이 발생할 수 있다.하지만 심각한 고혈압 환자라도 치료를 통해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합병증 위험을 대폭 줄일 수 있다. 가벼운 증상의 고혈압 환자도 정상 혈압을 유지하면 사망률이 크게 감소하므로 이를 위한 노력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크게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뉜다. 먼저, 생활요법은 생활습관 개선과 관련이 있다. 혈압 관리 및 예방을 위해 식사 조절과 적절한 운동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을 피하고 반드시 금연과 금주를 하며 당분 섭취를 줄이며 저염식을 실천하는 등 올바른 식습관을 유지해야 한다.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풀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하지만 환자 자신이 그 필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개선하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약물치료는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 환자 나이와 성별, 기타 동반 질환에 따라 치료 약제를 선택하고 점차 조절해 나가야 한다. 혈압이 잘 조절되거나 특별한 증상이 없다고 해서 도중에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가 많은데 이 경우 다시 혈압이 오르거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2017-05-24

유방암 치료 1등급병원, 경상지역 18곳

유방암 치료 성과가 우수한 병원이 전국에 고루 분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지난 2015년 기준 유방암 수술을 시행한 전국 의료기관 109곳의 적정성 평가결과, 종합점수 평균 97.02점으로 전반적으로 우수했다고 23일 밝혔다. 유방암 4차 적정성 평가결과는 24일 심평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이번 조사에서 전체 의료기관 중 77.1%에 해당하는 84곳이 1등급을 받았고, 상급종합병원 42곳은 모두 1등급에 속했다.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은 서울 26곳, 경기 22곳, 경상 18곳, 충청 7곳, 전라 5곳, 강원 4곳, 제주 2곳으로 전국에 골고루 퍼져 있었다. 그 외에 2등급 12곳(11%), 3등급 8곳(7.3%), 4등급 3곳(2.8%), 5등급 2곳(1.8%)이었다.특히 이번 평가결과에 지역민 관심이 쏠리고 있는 이유는 지난 2014년 평가에서 경북지역 내 유방암 치료 잘하는 1등급 의료기관이 한 곳도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경남지역에서 경상대학교병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재단법인 대구포교성베네딕도수녀회 창원파티마병원, 학교법인 성균관대학삼성창원병원이 1등급을 받았다. 경북에서는 1등급을 받은 의료기관이 없었고, 포항성모병원이 3등급을 받은 바 있다.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여성 암 발생률 2위로 매년 증가 추세다. 여성 유방암 환자는 지난 2010년 인구 10만명당 58.6명에서 2012년 66.2명, 2014년 72.1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 가운데 40대(34.5%) 중년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연령별로 보면 40대가 34.5%로 가장 많았고 50대 31%, 60대 13.8%, 30대 이하 11.5%였다.유방암은 암이라는 고통 이외에도 유방 상실 및 모양 변형에 따른 여성의 2차적인 심리적 고통이 뒤따라 40대 이상 여성은 주기적인 자가 검진 및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2015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 8천여명의 암 병기를 보면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은 1기 발생률이 45.2%, 림프절 전이가 동반된 2기는 40.3%, 종양 크기가 5㎝ 이상이거나 림프절 전이가 4개 이상인 3기는 14.5%였다.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유방암 4차 적정성평가 결과가 치료 의료기관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면서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자가 검진이 가능하고 정기적인 국가 암 검진 정책에 따라 조기 발견율이 높다”고 설명했다. 각 병원의 적정성 평가결과는 심평원 홈페이지(www.hira.or.kr) 병원 평가 정보에서 확인할 수 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24

“어린이 수두 환자, 등교하지 말아요”

최근 어린이 수두 환자가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보건당국은 학부모와 학교에 감염예방을 위한 협조를 당부했다.23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수두 환자가 지난 4월 이후 크게 증가하고 있다.지난 3월 3천937명, 4월 6천224명으로 5월 현재까지 5천4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봄철 유행 시기인 데다 6세 이하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층의 발병률이 높아 환자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수두는 미열을 시작으로 온몸에 발진성 수포(물집)가 1주일가량 생기는 감염병으로 피부 병변과의 접촉 또는 말하거나 재채기할 때 나오는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감염된다. 시기적으로는 4~6월, 11~1월에 많이 발생한다.보건당국은 수두 유행을 차단하기 위해 3주 이내 동일 학급에서 수두 환자가 5%이상 생기면 관할 보건소에 곧바로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또한, 발진 등 수두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일단 보육기관이나 학교에 가지 말라고 권고했다.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후 모든 수포에 딱지가 앉아 전염력이 없어졌다고 판정될 때 다시 등교하면 된다.수두는 예방접종을 하면 효과를 본다. 만12세 이하 어린이는 보건소와 지정 의료기관에서 무료로 접종을 받을 수 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24

울산대병원, 의료기기 안전성정보 모니터링센터에

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2017년도 의료기기 안전성정보 모니터링 센터`로 지정됐다고 23일 밝혔다.의료기기 안전성정보 모니터링 센터는 의료기기 사용으로 인한 부작용 보고를 활성화하고 부작용 관리시스템을 선진화하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시행하는 사업이다.울산대병원은 올해 울산·경남지역의 주관 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지난 2014년 협력 의료기관으로 사업에 참여한 이후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 연속 주관 기관으로 지정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센터는 진료부, 간호본부, 적정진료관리팀, 구매팀 등의 위원 18명으로 구성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주사기부터 CT, MRI와 같은 대형 의료장비의 품질 결함 및 위생 상태까지 문제점을 수집하고 분석한다. 의료기관 종사자의 안전하고 합리적인 의료기기 사용과 더불어 환자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이 목표다.울산대병원 고상훈 센터장은 “원활한 정보 수집과 분석을 통해 선진화된 부작용 정보 보고 체계를 확립하고 의료기기 부작용을 줄일 것”이라며 “환자 안전을 위한 사업인만큼 지역 병의원과 함께 의료기기 안전성을 향상 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24

인기몰이 로봇수술법 `하이푸`치료 부작용도 만만찮아 신중한 선택을

산부인과 의사로서의 삶도 어느새 25년째다. 그동안 의료 기술은 놀랍도록 발전했다. 청진기로 진단하고 개복 수술하던 시대에서 이제는 초음파, CT, MRI와 같은 영상기기로 환자의 골반 내부까지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됐다. 최근엔 최소 절개만으로 원하는 근종, 선근증, 자궁내막증을 수술할 수 있는 시대로 발전했다. 특히 심부 자궁내막증 분야에서는 개복 수술보단 숙련된 의사를 통해 복강경 시술로 더욱 완벽하게 병변을 제거할 수 있게 됐다. 정말 너무나 빠르게 변하는 세상이다. 과거 수련의 시절, 최소 침습 수술기계인 복강경장비가 국내 첫 도입돼 여러 여성질환의 수술적 치료에 사용할 무렵이었다. 그 당시 자궁외임신의 주요 원인인 나팔관 임신을 복강경으로 수술할 때 걸린 시간은 두시간 정도. 집도의에 따라 다섯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복강 내 피가 너무 많거나 유착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곧바로 개복하기 일쑤였다.복강경 수술범위는 자궁절제술과 자궁경부암 초기 영역까지 빠르게 확대됐다. 솔직히 이 과정에서 많은 환자들이 의사들의 시험대상이 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그 와중에 불행한 일을 겪은 환자들도 적지 않았다. 개복 수술을 했더라면 살 수 있었을 환자가 이제 막 복강경 수술을 시작한 집도의에 의해 좋지 않은 결과를 얻거나 나중에서야 재발해 원치 않는 결과를 얻은 불행도 있었다.지금은 의사들의 노력과 경험이 쌓여 복강경수술 숙련도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왔다. 환자들도 다양한 정보를 통해 수술법을 선택할 수 있어 불행한 결과는 줄일 수 있게 됐다.나 역시 복강경수술에 익숙해져 자신있게 `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기까지 20년간 많은 수술을 해왔다. 빠르게 발전하는 의료장비를 잘 다룰 수 있기까지는 그만큼 엄청난 정열과 경험이 요구된다. 아무리 신기하고 획기적인 치료법이라 할지라도 치료결과까지 좋을 것이라고 장담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복강경수술의 첫 등장만큼이나 근래 들어 로봇 수술법이 인기몰이 중이다. 대학병원마다 너도나도 도입해 로봇 장비가 없는 곳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그 중에서도 중국에서 들여온 `하이푸`는 몸에 칼을 대지 않고 근종, 선근증을 치료할 수 있다며 방송, 신문, 인터넷에서 엄청난 홍보를 하고 있다. `수술하지 않고 하이푸로 당일 치료받으면 일상생활도 가능하다`는 문구를 보고 처음엔 나도 `그렇게 신기한 치료 방법이?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우리 병원에서도 치료할 때 사용하면 어떨까하는 고민도 들었다.무엇보다 근종, 선근증 환자에게는 그야말로 희소식이었다. 하이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의뢰서를 써 달라는 환자들도 있었다.하지만 하이푸 시술로 인한 갖가지 부작용이 최근에서야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시술받은 한 젊은 여성은 정상적인 자궁근육까지 손상돼 결혼 후 임신 중 자궁파열로 태아는 사망하고 산모 생명 또한 매우 위험한 상황에 이른 일이 있었다. 근종에 해야 할 시술을 척추에 해버려 하반신 영구 마비가 온 경우도 있었다.이외에도 시술 효과를 보지 못해 다시 복강경 수술을 해야만 했던 사례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그동안 하이푸시술 실패로 내원한 환자만 해도 20여명에 달하니 전국적으로 얼마나 많을지 가늠해볼 수 있다.사실 하이푸시술 기기 구입을 망설였던 그때, 과감히 포기할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부작용 및 수술 실패 사례들, 그리고 해당 시술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의 근종 크기와 위치 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라 선뜻 사용하기가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에서는 수년 전부터 하이푸시술을 시행하고 있지만, 일본을 포함한 선진국에서는 아직도 이를 치료법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더군다나 많은 환자들이 부작용을 겪은 지금에서야 하이푸시술법이 각종 학회에서 난상토론 주제로 거론되고 있다. 순서가 거꾸로 된 것이다.물론 하이푸 시술이 성공해 큰 효과를 본 환자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무작정 어떤 치료법을 비난할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갈 것은 의료행위가 전문의사에 의해 행해지며 엄격한 규칙이 있는 존엄한 행위라면, 새로운 치료법 역시 그러한 혹독한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점이다. 신(新) 의료술 등장과 그 기술을 잘 다룰 수 있는 숙련된 의사는 결코 동시에 나타나지 않는다.

2017-05-17

봄철 황사와 미세먼지 대처법

겨울이 지나면 반드시 봄이 온다. 여기에 황사도 어김없이 따라온다. 기상청은 올해 봄 황사 발생일수를 평년 수준인 5.4일 정도로 전망했다. 황사는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장이나 뇌혈관 질환의 발생위험을 높이는 원인이다. 봄이 오는 것을 막을 수 없듯 황사 또한 피할 수 없다면 똑똑하게 대처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봄철, 황사가 자주 발생하는 이유황사는 중국이나 몽골의 사막이나 황토지대의 모래 먼지들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이동해 풍속이 느린 한국과 일본 등에 가라앉는 현상을 말한다. 발원지에서부터 우리나라에 이르기까지는 대략 2~3일이 걸린다.황사는 주로 봄철에 많이 그리고 자주 나타난다. 추운 겨울 동안 얼었던 토양이 녹으면서 잘게 부서질 때 작은 모래먼지가 발생하는데 이것이 편서풍을 타고 이동한다.가장 큰 원인은 지구온난화, 산림 파괴, 과도한 개발로 인한 사막화 때문이다. 황사 강도와 커지고 발생 빈도는 잦아진다. 국내에서 주로 관측되는 황사 크기는 1~10㎛인데 1㎛ 입자는 수년 동안, 10㎛ 입자는 수 일간 공중에 떠다닐 수 있다. 여기엔 마그네슘, 규소, 알루미늄, 철, 칼륨, 칼슘과 같은 산화물이 포함돼 있다.□황사, 왜 위험한가?최근 들어 황사를 유독 심각한 건강 위협요소로 다루는 이유는 모래먼지가 중국 공업지대를 거치면서 카드뮴, 납과 같은 중금속과 함께 날아오기 때문이다.지난해 통계청이 실시한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환경문제로 인한 불안요소 가운데 `황사, 미세먼지 유입`에 대한 불안감이 79.4%로 가장 높았다.황사는 기관지염, 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눈에 들어갈 경우 자극성 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유발한다. 체내 흡수된 미세먼지로 피가 끈적끈적해지고 혈관에 혈전이 쌓이면 심 뇌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도 높인다.실제로 황사 발생 시 호흡기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는 평소보다 9% 정도 증가하며, 심장질환으로 입원하는 환자도 5%가량 늘어난다. 고령자나 심폐질환자는 특히 황사 대비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입자는 10㎛ 이하의 미세 황사와 유해 중금속인데 이는 호흡기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에 축적된다. 크기가 큰 입자는 기관지 점막이나 코에 붙어 기침, 가래, 콧물을 통해 체외로 배출되지만, 입자가 작을 경우 기관지나 폐포까지 영향을 끼친다.□황사에 대응하는 건강관리법무엇보다 최대한 황사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황사 예보 시 가능한 외출을 삼가고 창문을 닫아 실내 유입을 차단하는 것이 좋다. 공기청정기와 가습기를 틀어 실내공기를 쾌적하게 유지하는 방법도 추천한다. 외출 시에는 황사용 마스크와 보호안경을 착용하고 긴소매 옷을 입어 모래먼지와의 접촉을 최대한 줄여야 한다. 눈에서 이물감이 느껴진다면 손으로 비비지 말고 인공눈물이나 깨끗한 물로 세척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다.외출 후에는 손발을 깨끗이 씻고 가능하면 샤워를 하는 것이 좋다. 황사가 지나간 후에는 실내를 환기시키고, 황사에 노출된 물품은 세척해 사용해야 한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가정의학전문의)은 “황사가 심한 날에는 오염물질로 인해 면역 기능이 떨어지므로 노약자, 어린이, 호흡기나 심뇌혈관 질환자는 더욱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며 “평소 기관지 건강을 위해 물이나 차를 충분히 마시고 영양 섭취와 적절한 수면, 운동을 통해 건강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5-17

임신과 통증해방 사이 `선택의 기로`서 재발 우려 높은 수술적 치료 결과는…

언제나 완벽한 결과를 가져오는 치료는 없다. 예를 들면 암환자는 수술 후 복강내 유착으로 인한 통증을 느끼기도 하고 항암치료 중에도 수많은 감염위험에 시달린다. 면역기능이 떨어져 다른 질병이 발생하기도 한다. 환자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내는 완전한 치료란 그만큼 어렵다. 그럼에도 수술과 항암치료라는 치료의 원칙은 따라야 한다. 물론 환자에 따라 세부적인 치료법은 다양하고 선택이 가능하다. 의사는 환자들에게 더 넓은 선택폭을 제공하고자 경험을 쌓는다. 나 역시 다양한 선택폭을 제시하고자 임신 가능성이 큰 수술적 치료법을 발전시켜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일이 있었다.한 여성이 생리주기 중 극심한 통증으로 꼼짝할 수 없다며 진료실을 찾아왔다. 한눈에 환자 얼굴이 매우 피곤해 보였다.다른 환자와 다른 점이 있었다면 환자 스스로 통증의 원인을 잘 알고 있었다. 자궁에 피멍이 드는 선근증 때문이라는 것이다. 외국인과 결혼해 타국에서 생활 중인 그는 외국에서 선근증절제술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결혼한 지 8년째, 바라는 아이는 생기지 않고 생리통만 심해졌다며 답답한 심정을 털어놨다. 그는 모처럼 한국에 왔다가 부모와 함께 우리 병원을 찾았다. 환자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내 딸이 왜 이렇게 아프냐”고 물었다. 거의 10년만에 본 자식이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에 망연자실해 있었다.검사 결과 자궁후벽에 선근증이 자라 생리때마다 피멍이 들고 자궁내막세포들이 골반 내 자궁과 직장사이에서 출혈과 염증을 만든 것으로 보였다. 이미 골반신경까지 침투해 요통, 다리저림, 만성골반통을 일으키는 심부 자궁내막증이 동반된 상태였다.나는 오랜 시간 동안 이 질병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미 많은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수술을 진행하면 됐다. 문제는 환자가 임신을 원한다는 것이었다. 이럴 경우 자궁을 절제해선 안 된다. 재발 우려가 높은 수술적 치료밖엔 방법이 없었다. 비록 선근증이 불임의 원인이더라도, 일부는 남겨야 임신 후 자궁파열 가능성이 작아진다.신생아가 건강히 태어날 수 있도록 최소한 임신 34주 이상까지는 자궁이 파열되지 않아야 태아가 성장할 수 있다. 나는 수술을 통해 복강경 아래 선근증절제술과 골반 복막, 신경까지 파고든 심부자궁내막증을 완전히 제거했다. 하지만 환자의 임신과 자궁형태 보존을 위해 선근증을 일부 남겼다. 수술 후 며칠 되지 않아 환자는 언제 아팠느냐는 듯 통증이 사라졌다. 두달간 한국에서 편안한 시간을 보낸 뒤, 다시 남편에게 돌아간다고 했다.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다시 선근증이 자랄 테니 1년 내 임신을 시도하라고.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정확히 1년이 지나 환자 부모가 진료실을 찾아왔다. 딸의 소식을 전하며 답답해했다. 수술 후 7~8개월간 건강하고 즐겁게 지내던 딸이 최근 다시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전처럼 극심한 통증은 아니지만, 꽤 상당하다고 전했다. 그 나라 의료기관으로부터 선근증이 재발한 것으로 진단받았다.환자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니 수술 후 외국으로 돌아간 환자는 고통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보내는 일상이 너무 소중하고 행복한 나머지 1년이란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고 말했다.아이러니하게도 생명은 질병과 함께 한다. 임신할 수 있는 가임기에는 선근증도 잘 자란다는 뜻이다. 임신이 불가능한 폐경이 되면 노화가 빨라진다. 그러나 선근증은 성장을 멈추고 통증도 사라진다. 결국 환자의 몸속에서 소리없이 선근증이 다시 자라고 있었다.환자와 남편은 무척이나 아이를 원했지만 이젠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 며칠후 환자와 그 가족은 임신을 포기할테니 재발하지 않도록 자궁을 보존하면서 선근증절제술을 해달라는 의사를 밝혔다. 다시 수술을 했다. 치료후 환자는 통증에서 다시 해방됐다.결과적으로 나는 환자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지 못했다. 임신을, 그리고 아이를 포기해야만 했으니. 애초 임신을 포기하고 자궁보존을 원했다면 재발을 최소화하는 선근증절제술로 통증 없이 자궁을 보존할 수 있었을 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았다.완전한 결과를 가져오는 치료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환자들이 모든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경험을 쌓고 환자 특성에 따라 다양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치료법을 더 익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계기가 됐다.

2017-04-05

포항 세명기독병원 응급의료평가 `최우수`

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2016년 응급의료기관 평가`에서 지역응급의료센터 부문 최상위 A등급을 받았다고 4일 밝혔다. 이로써 병원은 5년 연속 지역응급의료센터 최우수기관으로 인정받았다.보건복지부는 매년 전국 권역응급의료센터 18곳, 지역응급의료센터 128곳, 지역응급의료기관 266곳을 대상으로 시설 및 장비, 인력 법적기준 및 구조 등과 관련한 응급의료서비스를 평가하고 있다.그 결과 올해 우리 지역에서는 응급의료기관 평가 지역응급의료센터 부문에서 세명기독병원이 A등급, 동국대학교 경주병원과 포항성모병원이 B등급을 받았다.세명기독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기준 응급환자 4만3천724명, 하루 평균 119명을 진료했다.현재 병원 응급의료센터는 응급의학과 전문의 9명, 인턴 4명, 간호사 44명, 응급구조사 2명, 간호조무사 6명, 응급코디네이터 2명으로 전문 인력을 배치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외상·심장질환·뇌질환 등 3대 응급질환 치료에 대비하고자 신경외과 전문의 4명, 흉부외과 전문의 2명, 정형외과 전문의 15명, 외과 전문의 5명이 당직팀을 꾸려 24시간 대기 중이다. 더불어 응급환자 진단 및 치료에 필요한 심장혈관조영 장비와 뇌혈관조영촬영 장비, 640CH MSCT, MRI 등을 응급의료센터에 근접 배치하고 환자들이 이동에 따른 불편함 없이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이외에 세명기독병원 응급의학과 최태환, 이재일, 이기중 전문의는 각각 포항시 남구와 북구, 영덕 119구급 지도의사로 활동 중이다. 구급대원을 위한 직·간접적 현장 실시간 응급의료지도와 월 2회 정기교육을 제공하며 119구급서비스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기관 평가 결과는 우리 병원 응급의료센터가 지역에서 발생한 응급환자 치료에 중추적인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음을 인정받은 것”이라며 “현재 증축공사 중인 응급의료센터가 완공되면 응급진료 뿐만 아니라 감염예방 및 비상진료체계 운영까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이 위급상황 시 언제나 믿고 찾아올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4-05

에스포항병원, 말초혈관센터 인터벤션클리닉 개소

정기적인 혈액투석이 필요한 지역 내 신부전증 환자들에게 희소식이다.에스포항병원(원장 김문철)은 최근 김영환사진 교수를 말초혈관센터장으로 영입, 지난 3일부터 최소 절개로 혈관 질환을 치료하는 인터벤션클리닉 운영에 들어갔다.영상의학에 기반을 둔 인터벤션은 혈관에 작은 구멍을 낸 다음 의료기구를 넣어 치료하는 시술법이다.이를 적용해 에스포항병원은 자궁근종 인터벤션 치료, 정계정맥류 색전술, 경동맥화학 색전술, 경피적 혈관 성형술, 경피적 농양배액술 등 다양한 질환 치료를 시행한다. 이로써 경북동해안 지역의 인터벤션 치료 수준도 끌어 올릴 계획이다. 국내 인터벤션 권위자로 불리는 김영환 교수는 경북대 의과대학 졸업 후 계명대 동산의료원 영상의학과장 겸 주임교수,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regon HealthScience University Dotter Vascular Institute, Portland, USA) 교환교수를 역임했다. 이어 대한인터벤션영상의학회 의무이사, 대한영상유도 혈관치료학회 학술이사, 대한투석접근학회 섭외이사 등을 거쳐 현재 아시아태평양인터벤션영상의학회 집행위원으로 활동 중이다.그동안 혈관 인터벤션 치료 발전에 이바지하며 `다리 동맥 인터벤션 시술과 하지 심부정맥의 진단과 치료에 대한 한국형 진료 가이드라인`의 대표 저자로서 대한의학회로부터 우수 진료지침상을 수상한 바 있다.특히 `혈액투석동정맥루 기능부전의 인터벤션 치료`와 관련 신부전증 환자의 건강증진에 앞장서왔다. 혈액투석 환자들에게 생길 수 있는 혈액투석샛길(AVF) 협착, 폐쇄, 혈전을 인터벤션 시술로 치료하는 `혈액투석샛길 재개통술`에 강점을 지녔다.김영환 센터장은 “신부전증 환자가 멀리 대도시로 가거나 대형병원에서 치료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집 가까이에서 안전하고 편리하게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며 “인터벤션 시술이 필요한 환자를 지역 병의원으로부터 의뢰받아 당일 외래 시술 및 일일 시술 후 의뢰한 병·의원으로 다시 전원하는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라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4-05

울산대병원, 부속병원 전환 `새출발`

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과 울산대학교(총장 오연천)는 4일 부속병원 전환 기념식을 열고 대학교육기관으로서의 의의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울산대병원 강당에서 열린 기념식은 지역 주요 인사 및 직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지역사회 발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울산대학교 부속병원 전환을 축하하기 위해 김기현 울산광역시장, 윤시철 울산시의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부회장, 김종훈 국회의원, 권명호 동구청장, 전영도 울산상공회의소장, 정용환 울산대총동문회장 등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그동안 울산대병원은 울산의대 협력병원으로서 환자 중심의 진료를 통한 의료기관 역할에 비중을 뒀다. 하지만 올해 대학 부속병원으로 전환됨에 따라 지식 탐구 및 새로운 지식 생산, 인재 육성·배출 등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와의 동반 발전을 추구한다.울산대학교 오연천 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울산지역 거점 공공병원의 성격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우수 의료인재 양성과 신의료기술 도입에 새로운 전환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융기 울산대병원장은 “재단의 아낌없는 지원과 지역의 성원으로 영남권을 대표하는 중증환자 치료기관으로 발돋움했다”며 “앞으로 부속병원으로서 의학 발전과 건강 증진 기능은 물론 교육기관으로서 연구와 인재 양성 기능을 더해 대학과 지역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4-05

항생제 복용하면 오히려 부작용 생겨요

▲ 이근아 진료과장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감기는 코와 목처럼 호흡기 점막에 생기는 염증성 질환으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급성 질환 중 하나다. 평균적으로 1년에 성인은 2∼4회, 어린이는 6∼8회 정도 걸리며 대개 특별한 치료 없이도 3∼10일 이내 자연 치유된다. 감기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민간요법의 허와 실에 대해 알아보자.□ 소주에 고춧가루를 타서 마시면 감기가 빨리 낫는가?술은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점막 염증을 악화시킨다. 또한 탈수를 일으켜 오히려 술 마신 다음 날 감기가 심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고춧가루에 함유된 캡사이신은 진통 효과가 있고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많아 면역력을 높여주지만, 자극성이 강해 코와 목 염증에 자극을 줄 수 있다. 여기다 고춧가루는 위장 증상을 악화시켜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더욱이 술을 마시고 흡연까지 한다면 기도의 객담 배출을 막아 감기가 낫는 것을 방해한다.□ 뜨거운 생강차가 감기에 효과적인가?생강의 매운 성분인 진저롤과 쇼가올은 각종 병원성균에 강하고 살균 작용을 한다. 차로 끓여 마시면 수분 보충도 할 수 있어 좋다. 그러나 너무 뜨거운 차를 마시면 인후염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코와 목에 자극되지 않게 적정한 온도로 식혀 마시도록 한다.□ 사우나에 가서 땀을 빼면 감기가 빨리 낫는가?감기에 걸려 열이 날 때 땀이 쭉 나면서 열이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우리 몸의 열을 땀이 식혀주는 것으로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물을 많이 마셔야 한다. 이를 방치하면 탈수가 일어나면서 고열이 난다. 결론적으로 사우나에서 땀을 빼면 오히려 몸이 더워져 탈수가 되면서 열이 더 나게 된다.□ 비타민C 복용이 감기에 효과가 있는가?일부 연구에서는 비타민C 복용이 감기 증상과 기간을 줄인다고 하지만 무작위 대조 연구에서는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고농도 비타민C 치료가 면역 증강에 효과가 있으며, 예방학적으로는 비타민C를 평소 매일 복용할 경우 감기 발생 위험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한편, 아연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해 감기의 유병 기간을 줄여준다는 보고도 있다.□ 감기에 걸리면 잘 먹어야 낫는다?감기 바이러스가 위장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이때 너무 무리해서 음식을 섭취하면 오히려 설사를 하거나 체하게 되면서 탈수증상이 동반돼 감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 입맛이 너무 없을 때는 소화가 잘 되는 죽을 먹는 것이 좋다. 물을 수시로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인데 찬물을 먹으면 위장관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감기는 타액을 통해 전파가 안 된다?전염은 환자로부터 배출되는 바이러스 양과 감염된 환자와 얼마나 가깝게 오랫동안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감기 바이러스는 사람 피부에서 2시간 정도 생존하며 외부환경에서도 수 시간 생존 가능하므로 오염된 표면의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다.이와 같은 직접 접촉이 가장 주된 감기 전염경로다. 또한, 비말전염도 가능하므로 기침뿐만 아니라 대화나 호흡, 키스, 술잔을 돌려먹는 등의 행위로도 전파될 수 있다.□ 독감 예방접종을 하면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독감과 감기는 다른 질환으로 감기의 원인은 계속해서 변종을 일으키는 수많은 바이러스이고 독감의 원인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다.□ 주사를 맞으면 빨리 낫는가?감기에 걸리면 무조건 주사를 맞아야 빨리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주사 한 방으로 감기가 낫는 것은 불가능하다. 단지 먹는 약보다 주사를 맞았을 때 효과가 빨리 나타나 몸이 금세 좋아진 것처럼 느껴지는 것뿐이다.△빨리 낫고 싶으면 항생제를 복용해야 한다?감기에 걸렸을 때 항생제를 복용하면 빨리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이고 항생제는 세균을 죽이는 약이기 때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내성을 키워 부작용을 초래하기도 한다.

2017-03-29

신경외과 전문의 경북 최다 24시간 지역 골든타임 사수

#.지난 2월 21일 밤 10시께 경북 경산에 사는 20대 여성 환자 A씨가 구급차에 실려 에스포항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던 환자는 검사 결과 뇌동맥류 파열을 진단받았다. 머릿속의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질환으로 수술 후에도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 사망하거나 신경학적 후유증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씨는 병원에 온 지 1시간 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응급실 도착 이후 곧바로 전문의 진료와 수술이 진행됐다. 환자는 후유증 없이 퇴원해 지금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느냐는 듯 일상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A씨 보호자는 “응급상황이었지만 대학병원 대신 신경외과 전문의가 상주하는 에스포항병원을 믿고 택했다”며 “지역 가까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든든한 병원이 있어 마음이 놓인다”고 전했다.뇌혈관·척추질환 전문의10명이 팀 나눠 항시 대기응급환자 도착 1시간 안에검사부터 수술까지 OK에스포항병원(원장 김문철)이 지역 응급의료기관으로서 선봉에 나섰다. 최근 남구 이동으로 신축확장 이전하면서 유리한 지리적 입지를 확보한 가운데 24시간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체제 아래 경북동해안 지역을 아우르는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했다. 전문의로부터 365일 진료와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 덕분에 지역민들의 의료서비스 만족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신축 이전이 `신의 한 수`에스포항병원은 올해 주소를 바꿨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남구 이동으로 지난 1월31일 확장 이전했다.달라진 변모는 지역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전체면적 1만5천186㎡(약 4천600평)에 지하 1층, 지상 5층 건물로 500여대 주차 가능한 주차장을 마련하고 내부 시설까지 단장했다. 이전 공간보다 1.5배 큰 규모에서 지역민들에게 더 나은 진료를 제공하겠단 목표도 세웠다. 환자 수도 그만큼 늘고 있다. 포항톨게이트 인접성과 같은 교통편리성에 경산, 영덕 등 포항 인근 지역으로부터 환자들이 찾아온다.28일 에스포항병원에 따르면 확장 이전 후 경산, 영덕 등 포항 외 지역에서 찾아온 환자 수는 개원 첫 달인 지난 2월에만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다. 특히 경주지역에서 환자들이 많이 몰려오고 있다.병원 관계자는 “응급상황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대학병원이나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은 환자들은 보통 대기시간이 긴 편이다. 전문의로부터 진찰받는 것조차 순서를 기다리는데 꽤 걸린다”면서 “반면 우리 병원은 최근 규모가 커지면서 진료시스템도 개선돼 비교적 빠른 시간 내 검사와 진료, 수술까지 받을 수 있어 멀리서도 환자들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 언제 어느 때나 진료·수술 가능에스포항병원은 바뀐 주소로 인해 응급의료기관으로서의 책임감도 커졌다. 그만큼 역량을 강화했다. 365일 24시간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체제를 갖추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지역을 대표하는 응급의료기관으로서 입지를 다지겠단 계획이다.세부 방침은 응급환자 도착 1시간 내로 검사부터 수술까지 가능하도록 진료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뇌출혈, 뇌경색과 같은 뇌혈관 질환은 치료 골든타임을 놓치면 심각한 후유증이나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가 상주하면서 빠른 진단과 수술이 필수적인 셈이다. 이에 뇌혈관질환과 척추질환 전문의 10명은 팀을 나눠 매일 응급실에서 대기하고 직접 진료한다. 경북지역에서 가장 많은 신경외과 전문의 수를 자랑한다. 언제 어느 때나 진료 및 수술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다.뇌혈관병원 홍대영 부원장은 “일반 대학병원 응급실에서는 보통 4~5단계를 거쳐야 비로소 신경외과 전문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비교하면 우리 병원의 진료체계는 그야말로 획기적”이라며 “응급실을 찾은 환자가 언제든지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병원의 존재 이유”라고 말했다.□ 진료부문별 2개 병원 나눠 전문센터 배치응급의료기관으로서 효율적 업무 수행을 위해 의료조직도 개편했다. 뇌혈관질환과 척추관절질환으로 나눠 2개 병원을 구성하고 전문센터를 각각 배치했다.먼저 뇌혈관병원에는 △뇌혈관센터 △뇌질환센터 △심장센터 △말초혈관센터를 두고 척추통증관절병원엔 △척추센터 △통증센터 △정형관절센터를 운영하며 의료조직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뇌질환과 척추관절질환 환자의 회복과 일상 복귀를 위한 재활운동센터도 만들었다. 지역에서 손꼽히는 종합병원을 목표로 소화기 내시경센터까지 운영에 들어갔다.의료장비도 빼놓을 수 없다. 수술용 내비게이션과 광학 미세현미경 펜테로 900, 수술 중 신경계 추적감시 장치(IONM)를 도입하고 수술에 활용하고 있다. 수술 정확도와 안정성은 자연스레 높아졌다. 시민들은 대도시로 가지 않고도 얼마든지 최고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김문철 병원장은 “응급의료기관으로서 가장 큰 고민은 지역민들이 지역을 벗어나지 않고 제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새 터전에서 새 출발을 계기 삼아 환자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혈관을 진료하고 치료하며 책임질 수 있는 병원으로 거듭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29

일상생활 마비되는 극심한 생리통 알고보니 `자궁내막 세포 염증`

“선생님, 많이 보고 싶었어요.”키 170㎝ 정도의 늘씬한 젊은 여성이 진료실로 들어오자마자 인사하며 대뜸 손을 잡았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순간 당황했다. 환자 얼굴은 화장하고 머리카락을 정돈하면 좀처럼 알아보기 어렵다.하지만 진료 기록을 보면 단번에 기억이 떠오른다. 이날도 황급히 컴퓨터 속 수술 기록을 보고서야 “와! 반가워”하고 답했다.3년 전 일이었다. 친한 후배 소개로 병원에 온 환자는 2년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말했다.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과 요통, 다리 저림도 있었다. 대도시에서 직장생활 하던 그는 새벽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수차례 오갔다고 했다.당시 병원에서는 열이 나고 염증 수치가 높은 점, 하복부 통증으로 보아 골반염으로 진단했다. 환자는 입원 후 일주일간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증상이 호전돼 퇴원하면, 다음 생리 때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무엇보다 환자는 왜 자신이 골반염 진단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골반염은 성관계를 통해 박테리아 균이 골반까지 침투해 염증과 고열,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미혼인데다 최근 1년간 남자친구가 없었던 환자는 어떻게 균이 질과 자궁경부, 자궁내막을 거쳐 골반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통증을 주는지 의문이었다.정확한 원인을 일지 못한 채 환자는 매달 같은 증상은 겪었다. 결국 방귀를 뀌는 일조차 고통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직장까지 관둬야 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내 최고 대기업 본부에서 근무하던 화려한 생활도 통증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환자는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쉬던 중 우리 병원을 찾아오게 됐다며 그간의 사정을 얘기했다.원인을 모르겠고 해결방안도 보이지 않는다며 언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에 눈물만 흘렸다.예쁘고 똑똑하며 무엇하나 부족함 없는 젊은이가 원인 모를 통증에 처음으로 인생의 쉼표를 찍었다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일단 정밀 검사를 시작했다. 염증이 보였고 하복부 압통도 심했다. 조심스럽게 자궁경부와 직장 사이 공간으로 초음파 기구를 밀어 넣었다. 환자는 비명을 질렀다.골반의 깊은 곳에 그리고 직장까지 침범한 자궁내막 세포로 인한 염증과 통증임을 감지했다.환자는 특히 생리 직전과 생리 중에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때 양다리 모두 저린 듯한 통증을 느꼈고,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MRI검사 결과 이미 병변이 직장까지 파고들어 염증을 일으킨 상태였다. 자궁천골 인대와 복막 아래 혈관, 신경까지 번져 생리가 아닌 때에도 요통이나 다리 저림을 유발한 것이었다.이어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 배꼽을 1㎝가량 절개하고, 다른 3곳도 0.5㎝ 절개해 기구 삽입 후 골반을 살폈다.예상대로 환자 증상의 원인은 자궁내막 세포들이 골반 속으로 퍼져 자궁 뒷면과 직장 앞면 사이 골짜기 같은 공간에 착상한 탓이었다. 출혈과 유착이 매달 반복되면서 병변이 뭉쳐져 있었고, 복막 아래까지 파고들어가 신경과 혈관 주위까지 염증과 흉터를 만들고 있었다.장기 사이의 유착을 박리 해 정상적인 골반 상태로 만든 후 복막을 걷어냈다. 복막 아래까지 침투한 병변은 혈관과 신경을 보존하며 제거했다. 일부 직장을 떼어내 다시 이어주는 수술로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직장 병변이 커 봉합하는 데 오래 걸렸다.수술 후 환자는 3일간 금식했다. 새로 이어준 직장이 아무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한 달 간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며 경과를 지켜봤다.다행히 환자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수술 후 첫 생리 때에는 그동안 환자를 괴롭히던 배변통, 생리통, 다리 저림, 요통은 일어나지 않았다.이 환자가 오랜만에 진료실을 찾아온 것이었다. 그는 최근 직장으로 복귀해 해외업무를 맡았다며 기뻐했다. 진료를 받은 뒤 문을 나서며 “이젠 방귀를 뀌어도 아프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2017-03-22

울산대병원, 제10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

“암,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 울산지역암센터(소장 전상현)는 21일 울산대병원 본관 5층 강당에서 `제10회 암 예방의 날`기념식을 개최했다.`암 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암 발생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할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은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로 정했다.울산광역시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울산대병원 울산지역암센터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역민들에게 암 예방 중요성을 알리고 조기검진 및 예방 생활습관을 안내하고자 마련됐다.이날 기념행사에는 송성찬 울산광역시 복지여성국장, 전상현 울산지역암센터 소장, 이상곤 진료부원장 및 암 관리사업협의체 관계자, 울산지역암센터 암예방 서포터즈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방 수칙 10계명을 선서하고 건강생활 실천을 다짐했다.전상현 소장은 “암은 위험 요인을 줄임으로써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그 어떤 치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역민들에게 암 검진 중요성을 알리고 예방수칙 실천을 유도해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22

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 의심하세요

결핵은 흔히 과거 소설 속 병약한 주인공들이나 앓던 질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생활 여건이나 의료 환경이 개선되면서 비교적 결핵 환자 수도 줄었지만,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86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발병률 1위 국가다.특히 결핵은 감염률이 높아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원인인 공기 매개 감염 질환이다.결핵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대화 시 배출된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서 감염된다.대부분 신체 여러 부분을 침범하는데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10%가량이 결핵을 앓는다. 이 중 5%는 2년 이내 발병한다.주요 증상은 기침, 발열, 수면 중 식은 땀, 체중 감소다. 폐결핵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흔하고 객담(가래), 혈담(피 섞인 가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피를 토하는 객혈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이미 병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질환이 점차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고, 결핵균이 흉막이나 심막을 침범해 흉통을 느끼기도 한다.환자나 의사들은 결핵 초기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감기나 폐질환으로 오인하기도 한다.증상 대부분이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따라서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거나 가래가 지속되는 경우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호흡기 및 전신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면 일단 결핵을 의심해봐야 한다.의료기관에서는 결핵 진단을 위해 의학적 병력 확인에 이어 전문의 진찰, 결핵균 감염 여부를 조사한다.이때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Tuberculin Skin Test)를 시행하고 흉부 X선 촬영으로 활동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결핵균 확인은 객담 도말검사와 배양검사로 가능하다.이러한 초기 검사 결과가 결핵을 진단하는 데 부족하다면 환자에 따라 흉부 전산화 단층 촬영, 기관지 내시경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이를 통해 결핵을 진단받으면 배양된 결핵균에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약제 감수성 검사와 검출된 균의 결핵균 여부를 확인하는 균 감별검사를 진행한다.결핵 치료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모든 질병은 예방이 중요하다”며 “특히 결핵은 평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호흡기를 가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옷소매 위쪽으로 가려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라고 설명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