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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혼주의 변신은 무죄

유영희​​​​​​​​​​​​​​​​​​​​​인문글쓰기 강사·작가 며칠 전 둘째딸 결혼식이 있었다. 중학교 1학년 때 안경을 쓰기 시작한 후로 육십갑자 한 바퀴를 돌 때까지 안경을 쓰지 않고 사진을 찍기는 이번이 두 번째다. 안경 안 쓴 처음 사진은 당연히 30여 년 전 결혼식 때다. 그런데 이번이 더 특별한 것은 속눈썹까지 붙였다는 점이다.큰딸 때는 스몰웨딩이라 평소처럼 니트에 바지를 입고 안경도 당연히 썼기에 아무 생각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연핑크 치마에 아이보리 저고리를 입고 속눈썹까지 붙인 풀메이크업, 거기에 짧은 머리를 올림머리처럼 부풀린 모습은 도대체가 다른 사람 같다. 아마 이 사진작가를 알지 못했다면, 이런저런 하객의 칭찬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을 것이다. 내 모습이 너무나 낯설었기 때문이다.신디 셔면, 그녀는 화가로 시작했으나 사진작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의 아티스트다. 신디 셔먼의 모델은 자기 자신뿐이다. 자기만 찍는다. 그런데 찍는 방식이 독특하다. 미리 설명을 듣지 않으면 한 사람이라고 알 수 없을 만큼 분장이 강하다. ‘버스 라이더스’라는 작품은 버스에 탄 여러 여성 승객을 찍었는데, 사실은 다 신디 셔먼이 분장한 것이다. ‘무제 - 영화 스틸’ 연작은 실제 배우와 똑같이 분장했기 때문에 어느 영화의 한 장면이라고 착각할 정도지만 그 역시 모두 신디 셔먼이다.그러나 그 많은 인물 중에서 신디 셔먼은 누구인가 묻는 것은 어리석을 것이다. 모든 작품 속에 신디 셔먼이 있지만, 그 어느 누구도 신디 셔먼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런 그녀의 작품을 평론가들의 해석은 분분한데, 그런 해석과는 상관없이 내게는 섣불리 정체성을 결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그래서일까? 모든 작품의 제목이 ‘무제’이다.이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니 지금까지 화장하기를 한사코 부끄러워하고 안경 벗을 시도를 해본 적도 없으며 다양한 모양의 신발을 신어볼 생각도 하지 않으면서 나에 대한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 왔다는 생각이 든다.언젠가 감명 깊게 읽은 헤닝 멘켈의 소설 ‘이탈리아 구두’에는 주인공 외과 의사 벨린이 신었는지조차 알 수 없을 정도로 딱 맞는 이탈리아 구두를 신게 되는 이야기가 나온다. 사춘기 때부터 끊이지 않았던, 나는 누구인가, 하는 질문은 정체성 확인이라는 절대불변의 ‘딱 맞음’을 찾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그러나 그렇게 딱 맞는 정체성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는다. 신디 셔먼 같은 시도 한번 하지 않은 채 결정한 ‘딱 맞음’은 가짜일 가능성이 많다. 나에 대해 고정관념을 만들고 그에 갇혀 살면서 그것이 마치 자신의 정체성인 양 생각하고 그것이 내게 딱 맞음이라고 착각해왔을지도 모른다. 그런 점에서 신디 셔먼의 분장은 딱 맞음을 찾아가는 과정처럼 보인다. 80세가 되었을 때 더 편안하고 멋진 모습이 되기 위해서는 그동안 피해왔던 화장도 해보고 다양한 옷도 입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예술의 힘은 강하다. 한복에 풀메이크업한 내 모습이 나 같지 않다는 생각을 저 멀리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렸으니.

2021-07-05

어린이집 비리, 우선 구조적인 문제 살펴봐야

경북도내 어린이집에서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확인한 어린이집 정보공개포털에 따르면, 3년전인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경북지역에서 영유아보육법과 영유아보육법 시행령을 위반한 어린이집은 경산 5곳, 칠곡 4곳, 포항 3곳, 구미·안동·문경·울릉 각 1곳 등 모두 16곳으로 드러났다. 이들 어린이집은 주로 야간연장 인건비, 보육교직원 허위 등록, 교사 대 아동 비율 위반(총정원 초과 포함), 명의대여 등의 방법을 이용해 정부 보조금을 부정 수급했다. 경산시 진량읍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예로들면, 보육교사 근무시간 허위등록, 시간연장반 아동 허위등록, 종일반 아동 허위등록 등의 수법으로 보조금을 더 받거나 보육료를 편취했다.지난 6월 30일 기준 경북도내에 있는 어린이집은 모두 1천646곳이다. 유형별로는 민간 660곳, 가정 633곳, 국·공립 181곳, 사회복지 81곳, 직장 55곳, 법인·단체 35곳, 부모협동 1곳이다. 각 지자체에서는 매년 이들 어린이집의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있지만, 인력부족으로 회계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경북도에서도 인정하듯이, 내부 직원과 학부모들의 제보가 없으면 보조금 부정 수급 단속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전국적으로 어린이집 운영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잡음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어린이집 비리 내용을 보면 정부 보조금 부정수급 문제뿐만 아니라 아동학대 사건, 부실 급식 문제, 허위 아동·허위 교사 등록 등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이처럼 어린이집 운영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것은 법령과 제도의 불합리성 때문이라는 지적도 많다.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의 도덕성 문제만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정부가 수납을 허용한 보육료 수입만으로는 시설의 정상 운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변칙적인 회계처리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어린이집 운영비리와 관련한 잡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린이집 운영주체의 도덕성이 일차적으로 요구되지만, 정부나 지자체도 불합리한 제도나 법령을 적극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2021-07-05

영일만 야시장, 침체된 포항경제 활력소 되길

포항시 영일만친구 야시장이 2일 재개장됐다. 2019년 7월 26일 처음 개장해 큰 인기를 모았던 포항시 영일만 야시장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지난해 임시 휴장에 들어갔다가 이번에 또다시 개장에 나선 것이다.이곳 야시장은 포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의 야간관광 명소화와 젊은이가 즐겨 찾는 포항의 새로운 도심공간 조성을 목적으로 포항시가 야심차게 시작한 사업이다. 개장 첫날 3만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포항의 유일한 야시장으로서 성공이 점쳐지기도 했다. 행안부의 전통시장 야시장 공모사업에 선정돼 국비까지 지원받아 시작했지만 지난해 창궐한 코로나19 앞엔 어쩔 수 없이 철시를 할 수밖에 없었다.포항시가 이번에 운영자를 추가 모집하고 재개장에 나섰지만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시점이 아니어서 얼마나 잘 운영될지는 미지수다. 코로나에 대처하는 방역조치를 완벽히 갖췄다고 하나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가 위축된 상태라 야시장 활성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지도 모른다.그러나 야시장 개장을 계기로 오랫동안 코로나로 침체된 지역경제가 활기를 찾는 모멘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은 많다. 이강덕 포항시장도 야시장 재개장을 맞아 “다양한 소상공인, 청년이 모이는 구도심 중앙상가에 활력을 불어넣었으면 한다”며 “중앙상가 야시장이 지역의 색다른 여가문화 공간과 젊음의 거리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때마침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동해안 일대 해수욕장이 개장하면서 포항에는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것이 예상된다. 야시장 개장이 관광객 유치에 플러스 효과를 내길 기대해 봄직도 하다. 행안부의 장려로 전국적으로 야시장 개장이 러시를 이뤘으나 야시장은 문을 연다고 무작정 잘되는 것은 아니다. 타이완 등 동남아 야시장이 잘되는 이유는 무더운 날씨 때문이다. 시민의 활동시간이 더운 낮보다 밤이 더 많기 때문인데 우리의 야시장은 이런 특성 등을 잘 살펴 운영의 묘를 살려야 한다. 포항 야시장은 중앙상가 실개천을 끼고 비교적 좋은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다른 야시장과 차별된 특성을 만들어 모처럼 재개한 야시장이 성공리에 운영돼야 한다. 야시장의 재개장이 포항경제 의 활력소가 된다면 이보다 반가운 일도 없을 것이다. 도시경쟁력은 지자체 노력에 의해 성공이 좌우되는 것이 요즘의 흐름이다.

2021-07-05

N잡러

N잡러는 2개 이상 복수를 뜻하는 ‘N’과 직업을 뜻하는 ‘job’, 사람을 뜻하는 ‘~러(er)’가 합쳐진 신조어로 ‘여러 직업을 가진 사람’이란 뜻이다.본업 외에도 여러 부업과 취미활동을 즐기며 시대 변화에 언제든 대응할 수 있도록 전업이나 겸업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N잡러의 대명사라면 MBC TV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 나오는 유재석 씨를 꼽을 수 있다. 본업은 개그맨 겸 MC지만 본업 외 ‘N잡’으로 트로트 가수, 치킨집 운영, 드럼연주자, 하프연주자, 댄스 가수 등으로 활약하는 모습을 방송으로 볼 수 있다.N잡러는 정규직의 직업을 가지면서도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 두 개 이상의 직장에 고용된 사람, 직장에 다니면서도 별도의 사업을 병행하는 사람, 직장인이면서 프리랜서로 다양한 수익 활동을 하는 사람 등 여러 형태가 있다.매일 회사에 출근하는 회사원이 퇴근 후에는 유튜버로 변신하면서 N잡러의 삶을 살기도 하고, 어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강사와 번역가의 삶을 병행하는 N잡러도 있다. 낮에는 환자들을 만나 진료하는 치과의사로, 저녁에는 웹 소설을 쓰는 웹 소설 작가로 생활하는 N잡러도 있다.또, 크몽, 오투잡, 재능박스, 숨고 같은 재능 판매 플랫폼을 활용해 본인의 재능을 건당이나 시간당 돈으로 환산해 부업으로 진행하는 사람들도 많다.앞으로의 세상은 ‘하나의 직업으로 나를 설명할 수 없는 시대’로 변할 것이 확실하다. 오히려 직업이 하나만 있는 사람이 무능해 보이거나 시대에 뒤처진다고 생각되는 사회가 머지않아 다가올 듯싶다. 세상의 변화에 걸맞게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세상에 뒤처지는 것도 순식간이다. 시간은 쏜살같이 흐른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7-05

새벽을 여는 맨발

강성태 시조시인·서예가 태양이 뜨거워지고 바다나 야외로 떠나는 발길이 잦아드는 7월이다. 여름철에 사람들이 바다를 즐겨 찾는 것은 시원한 파도소리 만큼이나 탁 트인 가슴으로 철썩이는 물결에 몸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여름날의 무더위를 피해 강이나 바다, 산이나 계곡 등지로 피서여행을 떠나는 것은 지치고 반복되는 일상의 활력을 재충전하고 휴식과 휴양을 누리기 위함일 것이다. 더욱이 고질 같은 코로나19의 불안과 시달림에 갑갑하고 침울한 분위기를 탈출한다는 그 자체가 청량제 같은 설레임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그런데 피서나 일상의 환기 차원이 아닌, 건강과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거의 매일 바다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 세간에 회자되고 있다. 그것도 동틀 무렵에 나타나 맨발로 해변의 모래밭을 걸으며 주변에 버려지거나 파도에 밀려나온 쓰레기를 줍고 일출을 맞이하며 하루를 열어가고 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춥거나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이면 약속처럼 어김없이 모여들어 신발을 벗고 삼삼오오로 거닐며 해변의 쓰레기를 주어온지 벌써 500일을 눈앞에 두고 있으니, 이색적이고 주목되는 일이 아닐 수 없다.‘이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잠들고/어둠 속에 갇혀서 꿈조차 잠이 들 때/홀로 일어난 새벽을 두려워 말고/별을 보고 걸어가는 사람이 되라/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 정호승 시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첫 수하루도 빠짐없이 새벽별을 보며 도심 속의 바다로 나가서 마대를 옆에 차고 맨발로 모래톱을 거닐며 쓰레기를 줍는다는 것은 정말이지 보통 일이 아닐 수 없다. 작은 일이라도 마음먹기는 쉬워도 실천으로 옮기기는 만만찮다. 개인의 의지나 목적을 떠나 지역과 환경, 건강을 챙기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영일대 맨발 플로깅’은 ESG 관점에서 신선한 자극이고 새로운 희망이 아닐 수 없다. 플로깅(Plogging)이란 걷거나 달리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을 말한다.지난 주말 필자는 애써 시간을 내 영일대해수욕장 맨발 플로깅을 체험했었는데 느낌이 정말 괜찮았다. 여명 속에 맨발로 걸으니 발바닥을 자극하는 모래의 촉감이 좋았고, 한 발 두 발 옮기며 쓰레기를 주우니 파도마저 추임새로 다가왔다. 더욱이 ‘모래사장에서 바늘찾기’를 증명이라도 하듯이 31년된 500원짜리 동전을 물 속에서 줍는 횡재(?)까지 하니 신기하기만 했다. 그런데 폭죽막대를 비롯한 별의별 쓰레기는 의외로 많았으며 철사 꼬챙이 등은 맨발 걷기나 해수욕장 이용객들의 안전을 위협할 정도였다.맨발로 땅을 밟는다는 것은 ‘어머니의 대지’인 지구와 연결되는 것이다. 인간이 살아있는 한 전적으로 땅에 의존하고 있지만, 95%가 지구와 절연된 상태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신선한 새벽공기를 마시며 물과 모래의 질감을 맨발로 느끼는 것은 땅과 우주의 에너지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거기에 환경사랑까지 실천하며 새벽을 열어가고 있으니, 하루가 얼마나 활기차고 풋풋할까? 작지만 숨은 노력들이 세상을 밝힌다.

2021-07-05

미래의 4차 산업을 준비하자

권윤구 포항 중앙고 교사 4차 산업은 사회 문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경제 지식 기반 일부를 기술하는 방법으로 상담, 교육, 정보기술, 금융, 기타 서비스를 포함한다.4차 산업의 핵심은 융합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무인 항공기,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첨단 지능정보기술이 기존 산업에 융합되거나 기술 혁신을 토대로 이루어진다. 4차 산업은 융합과 속도이다.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거나, 새로운 기술이 발명되어 기존의 속도와 비교할 수 없는 속도를 낼 것이다. 이러한 속도는 경제, 사회, 정치, 교육에 엄청난 변화를 줄 것이다. 미래의 변화 중 가장 큰 변화는 성장이다. 많은 사람이 경제적, 사회적 가치에서 멀어지는 성장이 아니라 동반해서 발전하는 성장을 추구할 것이다.우리도 4차 산업의 변화에 준비해야 한다. 자신의 직업이 사라질 수 있다는 두려움보다는 새로운 직업의 탄생을 받아들이면 4차 산업은 미래산업의 기회 산업이 될 것이다.20년 후 지금의 직업 중 750만 개가 사라질 것이다. 그리고 지금 없는 직업 중에 250만 개가 새로운 직업으로 부상할 것이다. 그래서 사라지는 직업이 500만 개이다. 엄청난 변화이다. 노동력 과잉으로 일자리 수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인구가 많아지면 새로운 직업과 일자리는 새롭게 창출하고 증가한다.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코로나19로 붕괴한 지역 경제를 빨리 되살리기 위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 그리고 인구 감소와 젊은 층 유출을 막기 위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더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경북의 배터리, 수소연료전지, 방사광가속기 이용, 신약개발 등 4차 산업을 이끌 수 있는 분야를 육성해 경쟁력을 갖춘 세계적 경북으로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 미래의 산업 4차 산업을 준비하는 것은 교육뿐이다. 4차 산업 시대의 미래 교육 또한 내용과 방법 등 모든 면에서 지금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개인 학습과 학교 수업은 인공지능이 사용될 것이다.필자는 교수학습 방법과 관련해서 거꾸로 교실(Flipped Learning)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거꾸로 교실은 혼합형 학습으로, 학생들은 집에서 온라인 비디오 강의를 보면서 새로운 수업 내용을 배운다. 반면 수업 시간에는 교과 내용 전달 대신 숙제로 내던 과제를 교사와 학생이 개인화된 지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수업을 수행한다. 21세기 교육혁명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수업 방식이다. 거꾸로 교실은 4차 산업을 준비하는 교육으로 대체 할 만한 학습이다. 코로나19의 온라인 수업에 적용 해 볼 만한 방식의 수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도 일부 시행하고 있는 수업 방식이다.세상은 변하기 마련이고 우리는 익숙하던 것에서 점점 이별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변해야 한다. 나도 변하고 너도 변하고 우리 모두 변해야 한다. 4차 산업의 속도에 맞추어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변하고 있다. 낡고 오래돼 사라져 가는 것들을 4차 산업으로 새로운 옷을 입어야 한다.

2021-07-05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김도영포항테크노파크 첨단바이오융합센터장 올해 5월 24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신성장산업인 그린바이오 분야의 벤처·창업 지원을 위한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구축을 위한 입지 공모계획을 광역지자체를 대상으로 공고하였다. 특히 5대 유망산업인 마이크로바이옴, 대체식품·메디푸드, 종자, 동물용의약품, 기타 생명소재(곤충 등) 분야의 종합적인 창업보육 지원을 위해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바이오산업은 응용분야에 따라 레드, 그린, 화이트 바이오로 분류하고 있으며, 혈액의 붉은 색을 상징하는 레드바이오는 의료와 제약분야, 식물의 녹색을 상징하는 그린바이오는 농업(농생명소재)과 식량분야, 공장의 검은 연기를 하얀색으로 바꾼다는 화이트 바이오는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의미한다.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는 그린바이오에 특화된 연구시설 및 장비, 기업입주 공간 구축 및 창업보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그린바이오 분야 유망 벤처기업을 한곳에 집적화하고 육성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이번에 공모된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사업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 간 총 231억 원의 국비를 투자하여 기업 입주공간과 회의실 등을 갖춘 벤처지원시설, 연구·실험시설, 운영지원시설이 설치된 건물 1개동(연면적 7천66㎡)과 주차장, 휴게시설 등 2만8천㎡ 부지에 조성될 예정이다. 향후 시설은 공공기관(기업지원, 연구지원, 교류협력, 운영지원팀 등 4개 팀 구성)을 통해서 운영될 예정이며 입지 선정 후 운영기관이 결정된다. 7월 9일까지 사업 신청서 및 유치 제안서를 접수한 후,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대면평가로 진행되어 최종 입지선정 결과는 7월 30일에 발표된다.이번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 사업에 많은 지자체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그린바이오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라북도, 강원도, 경북도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경북과 포항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바이오산업을 중점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바이오산업 전담을 위한 행정조직 신설, 백신 및 바이오산업 육성조례 제정 등 행정적·제도적 지원뿐만 아니라 바이오 기업의 창업과 보육을 지원하기 위한 전문시설을 구축하는 등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포항에는 3대 바이오산업 혁신성장 플랫폼인 포항지식산업센터, 세포막단백질연구소,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가 완공 또는 건립 중에 있어 바이오 기업이 필요로 하는 입주 공간, 연구시설 및 장비, 생산지원시설, 기업지원 프로그램 등 기업 유치와 창업보육을 위한 전방위적 지원을 하고 있다.포항은 그린백신(식물을 생산플랫폼으로 활용하여 만드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과 그린바이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선정하고 최근 수년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2016년 그린백신 전략심포지엄, 2017년 제1회 식물기반 단백질의약품개발 국제컨퍼런스, 2018년 그린바이오산업 포럼을 개최해 국내외 산학연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2018년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공모한 식물백신기업지원시설 건립사업에 선정돼 총사업비 165억원을 투입,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를 구축 중에 있다. 특히 그린백신실증지원센터는 관내 기업 2개사와 역외기업 2개사가 입주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포항이 그린백신의 글로벌 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산업화 기반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또한 2018년에는 그린백신·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해 산학연관 7개 기관이 상호업무협력 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2019년부터 5년간 식물기반 바이오의약기업을 대상으로 맞춤형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을 지자체 예산으로 지원하는 등 유망 바이오기업을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고 육성하기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하고 있다.포항에는 그린백신 분야의 세계적 수준의 원천기술과 상용화기술을 보유한 포스텍과 (주)바이오앱이 있다. 바이오앱은 2019년 세계 최초로 담배를 활용한 돼지열병 그린마커백신 품목허가를 취득하였으며, 코로나19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그린백신을 개발하여 우수한 비임상 결과를 얻었으며 올해 포스텍, 한미사이언스와 함께 코로나19 그린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또한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에서도 포스텍과 한동대학교의 우수한 연구진과 이뮤노바이옴, HEM 등 유망 벤처기업을 보유하고 있어 그린바이오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그린바이오 분야의 우수한 연구진과 기술력, 연구 및 산업화 기반시설 등을 보유한 포항은 그린바이오 벤처 캠퍼스를 지역에 구축하여 국내 그린바이오 스타트업 기업의 집적화, 산학연 기술교류·협력, 인력양성 등 전방위적 지원을 통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뿐만 아니라 그린바이오 산업의 세계적 거점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1-07-04

낙동강을 식수로 이용할 수 있을까?

이재혁​​​​​​​대구경북녹색연합 대표 “낙동강 물을 마실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필자는 단연코 “안됩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낙동강 가까이에 유해물질을 배출하는 산업단지가 즐비하기 때문이다.산업단지에서 취급하는 유해화학물질은 4만 가지가 넘는다. 기업들은 유해물질을 제대로 처리하지도 않고 산단 내 폐수처리장으로 보낸다. 폐수처리장은 이미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수박 겉핥기식으로 처리된 유해물질이 낙동강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이다.낙동강 수질을 책임지는 환경부는 현재 어떤 유해화학물질이 어떻게, 어느 만큼 낙동강으로 유입되는지 모르고 있다.1991년 1·2차 구미 두산전자 페놀 사고를 비롯해 2004년 1-4 다이옥산 유출, 2006년 퍼클로레이트 사고, 2008년 김천 코오롱 유화 화재로 인한 페놀 사고, 2009년 1-4 다이옥산 사고, 2012년 구미 4공단 불산 가스누출사고, 2018년 과불화화합물 유출 등 지난 30년 동안 낙동강 주변 산단에서 수질 오염사고들이 발생했다.잊을 만하면 터지는 이런 사고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걸까. 정부의 무능함과 지자체 공무원들의 기업유착, 전문성 부족, 하·폐수시설 노후화, 투자 부족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낙동강 의존율이 높은 부산(88%)과 대구(66%)가 안전한 먹는 물을 확보한다는 명분으로 취수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낙동강유역물관위원회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안전한 먹는 물을 위한 수질 개선과 취수원 다변화)’을 심의·의결했다.낙동강 하류인 합천 황강 복류수에서 하루 45만t을 취수하고 경남 창녕군에서 하루 45만t의 강변여과수를 개발해 경남 중동부(48만t) 우선 배분하고, 부산(42만t)에도 공급하기로 했다. 강 바닥 밑 30m 이상 아래에 있는 지하수(강변여과수)를 뽑아내는데만 약 7천 억원이 들고 추가로 유해물질을 처리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또 지표수 수위가 하강할 수 있어 농업용수 부족에 따른 농민들의 피해도 우려된다.상류인 구미 해평취수장에서 하루 30만t을 취수해 고도정수처리를 통해 28만8천t의 먹는 물을 확보해 대구(57만t)와 경북(1만8천t)에 공급한다. 여기에 7천억원의 예산이 들고 물이용 부담금인상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환경부가 구미시에 매년 100억원을 지원한다. 대구시도 100억 원을 일시금으로 지원한다. 대신 대구 수성구·동구·북구 일부 주민들이 마시고 있는 청도 운문댐 물(7만t)을 울산시에 나눠줄 계획이다.취수원을 구미 해평으로 이전해도 수질 오염사고의 위험은 상존한다. 해평 상류에도 페놀, 퍼클로레이트, 1-4 다이옥산 등을 배출하는 산단이 들어서 있다. 영주에는 대규모 베어링특화단지를 조성 중이어서 특정수질유해물질 배출로 문제가 될 소지가 많다. 여기서도 수질 오염사고가 발생하면 또 다시 취수원을 상류로 옮길 건가. ‘윗돌 빼서 아랫돌 괴고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격’이다.현재 t당 170원을 부과하는 물 이용 부담금(약 2천500억원)은 환경기초시설 지원, 낙동강 주변 토지매수, 주민지원사업 등에 사용되면서 빠듯한 상황이다. 추가 인상을 위해선 강원, 경북, 대구, 경남, 울산, 부산지역 시·도민들의 합의가 필요한데, 과연 이들이 동의해 주겠는가. 주민 간 또 지역 간 갈등과 반목을 낳을 게 자명하다.청도 운문댐 물을 울산에 나눠준다는데, 갈수기 땐 비상 식수 확보에 차질을 빚을 공산이 크다. 운문댐은 2018년 2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취수를 중단한 적이 있다. 현재도 37.1%의 저수율로 가뭄 주의단계로 진입해 물이 부족한 상태다. 금호강물을 대체 식수원으로 사용한 적도 있지만, 흙냄새를 유발하는 ‘지오즈민’이 검출되면서 심한 악취로 난리가 난 바 있다.운문댐 물을 울산에 주는 것은 낙동강 물 문제의 본질을 전혀 모르는 한심한 결정이다. 울산시민의 식수원인 사연댐 안에 있는 반구대암각화(국보)를 보호하기 위해 운문댐 물을 끌어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다. 사연댐 여수로에 수문을 만들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이다. 무엇보다 현재 운문댐 물을 먹고 있는 대구 수성구, 동구, 북구 주민들을 외면한 결정이어서 앞으로 집단 민원이 우려된다.낙동강 먹는 물 문제에 대해 정부는 낙동강 산업단지의 폐수처리시설의 현대화와 오염원인자부담원칙이 지켜지는 근본적인 해법을 내어 놓아야한다. 먹는 물은 다른 수계와 같이 댐으로 옮기는 것이 낙동강 주변 1천 300만명의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방법일 것이다.정부는 열린 마음으로 공론과정을 거쳐 국민의 입장에서 하루 빨리 먹는 물 정책방향을 올바르게 잡아나가길 바란다.

2021-07-04

장마 시작, 재해 위험지구 안전 점검에 만전을

기상청은 39년 만에 7월에 시작하는 지각 장마가 제주도를 출발로 본격화됐다고 발표했다. 예전보다 늦었지만 7월 한달은 장맛비로 인한 산사태 등 각종 재난사고의 위험성이 높아졌다. 대구와 경북도 지난 주말에 이어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이번 주에도 30∼80mm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장맛비는 연중 강수량의 4분의 1이 짧은 시간에 집중해 내리는 특성으로 피해가 클 수밖에 없는 재난이다. 피해 예상지역에 대한 사전 점검과 충분한 예방만이 재난을 줄이는 방법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경북도내 상당수 지역이 지난해 발생한 태풍과 폭우로 빚어진 재해 피해를 아직도 완전 복구하지 못하거나 공사 중에 있다. 주민들의 걱정이 큰 것이야 말할 것도 없다.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태풍 등으로 도내에는 15개 시군 92곳(31.8ha)에서 산사태가 발생했지만 이 가운데 김천, 영주, 영양 등 6개 시군 15곳이 아직 복구가 되지 않은 상태에 놓여 있다고 한다. 낙석 등 붕괴가 우려되는 산사태 취약지역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여 군데가 더 늘어났다. 그럼에도 산사태 예방을 위한 사방 사업비가 모자라 손을 못보고 있는 곳이 수두룩하다고 하니 참으로 걱정스럽다. 3년 연속 수해를 입고 특별재난지역에 지정됐던 영덕군 강구읍 오포리 수해지역 공사도 올 하반기에나 마무리될 것 같다고 하니 장마를 앞둔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태풍으로 극심한 피해를 입었던 감포항 방파제 보강공사도 지난달에야 겨우 착공했다. 바닷물이 빠져나갈 물길을 만드는 예방사업은 아직 손도 못보고 있어 주민들은 큰 파도만 쳐도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한다.우리나라는 장마철에 이어 매년 불청객으로 태풍도 찾아온다. 기상청은 올해도 2∼3개의 태풍이 우리나라를 경유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태풍은 자연재해 중 가장 많은 인명과 재산상의 피해를 입히는 재해다. 철저한 대비만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도시 내 소하천이나 지하도, 상하수도 관거, 저지대 등 상습적인 침수구역에 대한 안전 점검과 예방조치가 있어야 한다. 우리의 재해 대처에 대해 늘 사후약방문식이란 비판이 뒤따라 왔다. 올해만큼은 이런 비판이 나오지 않게끔 철저한 점검과 대책으로 장마철 대비에 나서야겠다.

2021-07-04

마스크가 大勢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마스크는 우리 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생필품으로서 자리를 확실히 굳혔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모르나 마스크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다. 지하철이나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은 물론 다중이 이용하는 식당이나 행사장에 갈려도 마스크는 필수다.마스크를 선물로 주는 사례도 많이 생겼다. 선물로서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팬데믹 이전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생활의 변화다. 마스크는 스페인 독감이 발생하면서 본격 등장했다고 한다. 1918년 등장한 스페인 독감은 2년동안 무려 최대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인류 최악의 재앙이다. 의료진의 마스크 착용도 이후부터 시작됐다고 한다. 1930년대 와서는 현재와 유사한 부직포 마스크가 대중화됐다.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마스크는 바이러스 감염증을 예방하는 강력한 수단임을 자타가 인정한다. 국제학술지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 위험성이 5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특히 무증상 감염이 30%를 웃도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마스크 착용은 필수다.“확진자와 동승해 승용차로 1시간을 다녔어도 추가 감염이 없었다” “9천명의 신자가 있는 교회에서 모두 마스크를 썼더니 확진자가 3차례나 같은 예배에 참석했어도 추가 감염이 없었다”는 사례는 마스크 착용의 좋은 본보기다. 마스크의 위력이다.통계청이 소비자 물가지수 조사품목에 마스크를 추가했다. 소비자 물가지수를 개편하면서 서민생활과 연관된 물가 중 마스크도 조사대상 항목에 포함한 것이다. 마스크가 드디어 우리 생활의 필수품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는 순간이다. 마스크 벗는 날만 학수고대한 우리에게는 별로 반갑지 않은 소식이지만. /우정구(논설위원)

2021-07-04

윤석열, 정당의 인력풀이 필요한 때다

심충택 논설위원 주변을 둘러보면 이제 막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장모 최모씨의 실형선고로 대선행보 동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아무래도 처가와 관련한 의혹 해명에 집중하다 보면 그의 역량과 국정비전을 알릴 기회가 그만큼 줄어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가 빨리 국민의힘에 입당했더라면 훨씬 수월하게 이번 역경을 이겨나갈 수도 있을텐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윤 전 총장은 지난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입당문제보다는 정권교체가 우선이다”고 밝힌 상태다.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윤 전 총장의 입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경선버스가 ‘버스’라고 하려면 무조건 정시에 출발해야 한다”며 8월말 당내 경선스케줄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정미경 최고위원도 “빨리 들어와야 한다. 너무 좌고우면하면 안된다”고 했다. 지난 3일에는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이 윤 전 총장과 만찬을 하면서 조기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져 그의 국민의힘 합류를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도 있긴 하다. 권 위원장은 본인의 스케줄도 있겠지만, 윤 전 총장이 입당을 해서 네거티브에 공동 대응하고 대선경선도 같이해야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윤 전 총장은 지난주 출마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 가치 철학을 공유한다”고 말했다. 이는 결국 본인의 선택지가 제3지대가 아니고 국민의힘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표출한 것이다. 지금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윤 전 총장의 사조직이 점점 커지는 것이다. 만약 사조직이 법조계나 진보·중도 지식인 등 엘리트 위주로 인선될 경우 대중적인 정당인 국민의힘과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명심해야 할 것은 정치는 정당에 들어와서 해야 안정감과 추동력이 생긴다는 것이다.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며칠 전 우려하듯이 이런저런 이유를 들며 정당 자체를 무시하거나 회피해선 안 된다.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캠프는 최소한으로 운영하면서 국민의힘에 들어와 당내 상호검증을 치열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돌발적으로 닥쳐올 여러 가지 위기들을 지혜롭게 넘길 수 있다.윤 전 총장은 현재 대선주자 중 가장 많은 국민 지지를 받고 있지만, 혹시 ‘검사 특유의 엘리트 의식을 갖고 있지 않을까’라며 염려하는 사람들이 많다. 대중을 기반으로 해야 파이를 무한대로 키울 수 있는 정계에서 소수 엘리트가 참여할 수밖에 없는 캠프의 의사결정에 의존할 경우 정책입안이나 외연 확대, 위기대처 등에서 대중적 지지를 얻기가 어려울 수 있다. 사실 윤 전 총장에 대한 국민 지지율은 거의 대부분 문재인 정권이 만들어 준 것이다. 앞으로 대통령이 수행해야 할 국정전반에 대한 자신의 역량을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처가 리스크를 비롯해 ‘X파일’에 대한 후폭풍도 극복해야 한다. 다양한 검증 과정을 무사히 거치려면 정당에 몸담고 있는 것이 유리하다. 캠프 사조직은 성격상 구성원간의 이해관계가 각기 달라 쉽게 무너질 수 있다. 국정비전과 정책입안을 하려면 정당의 인력풀이 꼭 필요하다.

2021-07-04

난폭·보복운전 없애려면 교통문화 개선해야

난폭·보복운전이 사회문제가 되면서 좀더 엄중하게 사건을 다룰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고 있다. 경북경찰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난폭·보복 운전과 관련해 경북경찰청에 신고된 건수는 1천65건이다. 2년 전인 지난 2018년 739건보다 30%가량 증가했다. 주로 경주와 포항, 구미 등 교통량이 많은 도시지역에서의 신고 건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이다. 특히 포항북부 지역에서의 신고건수는 지난 2018년 19건에서 2020년 181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이같이 난폭·보복운전이 기승을 부리는 것은, 경찰에 사건이 접수되더라도 기소가 되지 않고 단순히 교통법규 위반으로 처리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난폭·보복운전으로 사건이 검찰에 넘어가서 재판까지 받는 경우는 신고 사건 중 채 10%가 안 된다. 대부분 스티커 발부로 사건이 종결되고 있다.우리 사회에서 현재 난폭운전과 보복운전은 심각한 사회병리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난폭 운전은 고의로 다른 사람의 교통을 방해하거나 위협하는 행위이며, 보복운전은 운전 중에 자신에게 피해를 준 상대방에게 앙갚음을 하려는 의도로 위협을 가하며 운전하는 것을 뜻한다. 전문가들은 난폭운전은 자신의 차량 속도를 늦추는 모든 자극에 대해 굉장히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리고 보복 운전은 대부분 순간적인 화를 참지 못해 발생한다고 진단하고 있다.난폭·보복 운전을 줄이지 위해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교통문화를 바꿔 나가야 한다. 면허시험 과정에서 이와 관련한 운전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마 운전자 대부분은 끼어들기를 하면서 ‘미안하다‘는 신호로 상대 차량이 비상등을 켜면 마음이 누그러지는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차량의 운전능력이나 습관에 신경을 쓰면서 통제를 하려는 자세만 없애도 보복운전이 많이 줄어들 수 있다. 많은 운전자들이 함께 도로를 달리는 모든 차량을 경쟁자로 여기기 때문에 난폭·보복 운전이 줄지 않는 것이다. 도로 위에서는 누구나 가해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

2021-07-04

뜨거웠을 용암의 꿈, 주상절리

윤영대수필가 경북 동해안은 지질 명소가 많다. 지질공원의 개념은 2004년부터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2010년 제주도가 제일 먼저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정받았고, 환경부가 정하는 국가지질공원 13곳 중 경북은 3곳, 그중 하나가 경북 동해안이다. 원생대의 울진부터 신생대의 경주까지 낙동정맥의 동쪽 해안은 융기로 인한 해안단구와 퇴적암, 화성암 또 바다가 갈라지고 용암이 분출하여 냉각된 흔적인 주상절리(柱狀節理)가 지구 생성의 꿈을 보여주며 바닷가에도 육지에도 있다.경주로 갈 때마다 신비롭게 보아온 달전리 주상절리가 근래 들어 흔적이 희미해지는 듯하여 계곡을 더듬으며 가까이 가봤다. 이 주상절리는 포스코 단지 매립용으로 석재를 채굴하다가 발견된 곳으로, 천연기념물 제415호이다. 약 200만 년 전 신생대 3기 말에 생성된 현무암의 6각 기둥 주름이 높이 20m 폭 100m 규모로 80도 경사에서 거의 수직에 가깝게 휘어져 병풍 모양으로 둘려진 곳인데 그 틈새에 작은 나무들이 자란 탓이다. 엉겅퀴 꽃이 아름다운 잔디밭에 앉아 옛날 용암이 흘러내렸을 뜨거웠던 이곳을 상상해보며 고개를 들어 고요한 달전지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아본다.경주 양남 해안도 주상절리의 야외박물관이다. 드라이브를 즐기며 읍천항으로 가서 조용한 포구 한켠에 주차하고 둘러보니 벽화 그려진 방파제와 빨강 하양 초록의 등대가 곱다. 하서항까지 1.7km의 ‘파도소리길’을 걸으며 신비로운 주상절리를 보기로 한다.입구의 나무 계단을 올라가 조금 걸으니 긴 출렁다리가 걸려있다. 언덕에는 예쁜 펜션들이 바다를 보고 있고 발밑의 파도 소리 들으며 걷노라면 확 트인 절벽 위에 우람한 전망대가 보인다. 1층 전시실을 둘러보며 2017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된 천연기념물 제536호의 이야기를 머리에 담고 4층으로 올라가면 주상절리의 비경이 한눈에 들어오고, 바로 아래 활짝 편 부채꼴 주상절리가 파도에 씻기며 흥겨운 노랫가락을 들려주는 듯하다. 좌우로 펼쳐진 까만 바위들도 정겹다. 내려와 오솔길을 걷다가 몽돌해변에서 작은 돌탑도 쌓아 봤다. 길섶에 핀 야생화들을 만져보며 1km 남짓한 바닷길을 걸으면 위로 솟아오르고 기울어지고 누워있기도 한 여러 모양의 주상절리가 떡가래처럼 포개어져 있다. 그 위에 기대어 억겁의 시간을 가늠해 보기도 하며 하서항까지 왔더니 긴 방파제 끝에 빨간 ‘사랑의 자물쇠’ 조형물이 있다. 그 안에서 아내와 팔 벌려 하트 모양을 찍고 되돌아오는 길, 솟아있는 주상절리 위에 앉은 흰갈매기 떼는 바닷가에 꽂아둔 하얀 꽃다발 같다.오는 길에 문무대왕암을 보러 백사장에 내려가니 무슨 소원을 비는지 굿소리가 여기저기 들린다. 감은사지도 들러 신라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쌍탑을 돌아보고 대종천 어귀의 이견대에 오르니 만파식적이 들리는 듯하고….해거름 무렵 해안도로를 달려 구룡포 삼정리 주상절리로 갔다. 1억3천만 년 전 화산폭발의 모습을 담고 있는 듯한 현무암의 모습이 규모도 크고 좋은데 잘 가꾸었으면 한다. 이 호랑이 꼬리의 뜨거웠을 열기가 우리 한반도에 고루 퍼져 새로운 동북아 역사를 만들어 가기를 빌어본다.

2021-07-04

일과 낭비, 그리고 개선

엄주선 포스코 인재창조원 교수·컨설턴트 우리에게 일은 무엇일까? 일의 의미는 인류역사와 함께 변해왔다. 중세시대에 일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에게 내려진 하나님의 저주를 상징했었다. 그래서인지 계급이나 신분체계가 분명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일이란 그저 괴롭고 싫은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마틴루터, 칼뱅 등 종교개혁가들이 일을 하나님의 부르심인 ‘소명’으로 격상시켰고, 일은 천직이라는 생각으로 확산되면서 각 분야에 장인과 전문가가 등장했으며, 일에 대한 보람과 가치를 중요시하는 근대적인 직업관이 형성됐다고 볼 수 있다.현대사회에서의 일은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에디슨은 ‘나는 살면서 단 하루도 일한 적 없이 모두가 재미있는 놀이였을 뿐이다’라고 했으며, 아인슈타인은 ‘어떤 분야에서건 성공하고 싶다면 일을 놀이처럼 하고, 놀이를 일처럼 하라’고 말했다. 이러한 일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가 산업혁명을 만들어내고 이제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 지능화로 상징되는 4차산업혁명으로 이어지고 있다.대체로 일은 노력과 땀으로 놀이는 즐거움과 흥미로 여겨지지만, 일터인 직장에서 즐겁게 일하고 만족을 얻기 위해서는 과연 무엇이 필요할까? 무엇보다 일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자신의 성장을 통해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인식하고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기업에서의 일은 ‘고객입장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정의한다. 이를테면 생산과정에서 고객의 요구나 주문에 따라 투입한 재료가 변형, 변질, 분리, 결합되면서 바뀌어 가는 과정에 가공되고 있는 제반상태를 ‘일’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낭비는 ‘고객입장에서 돈을 지불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정의되며, 생산과정에서 재료가 가공을 하지 않고 이동하거나 정체되는 상태를 말한다. 즉, 가공하지 않는 이동과 정체는 원가상승의 낭비요인으로 적으면 적을수록 좋은 것이다.우리가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는가는 낭비를 어느 정도 줄이는가에 달려있다. 여러 업체에서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도 원가에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은 생산과정에서의 정상과 이상상태 즉, 일과 낭비를 누구든지 현장에서 인지하여 불량과 장애를 줄이고 지속적인 개선을 유발하여 낭비를 최소화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가장 잘 구현하고 유지하는 회사가 필자의 견해로는 일본의 도요타자동차라고 본다. 1937년 설립하여 84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마른 수건도 쥐어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끊임없는 개선활동을 통해, 최근 10년 이상 20조원 전후의 영업이익 창출과 매년 포츈지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상위에 자리하고 있다.일이나 직장은 삶의 척추 같은 것이다. 일손이나 일감을 통해 생계를 유지하고 보람을 찾으며 자아실현을 추구할 수 있다. 우리가 거의 매일 일하고 있는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일과 낭비를 명확히 인식하고 평소 항상 나아진다는 마인드로 낭비를 줄이고 꾸준히 개선해 나간다면, 일에 대한 열정과 아울러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021-07-04

등대가 부는 피리

무엇이든 오래된 곳으로 가자 하니 잠시 생각하던 남편이 알겠다는 듯 차를 몰았다. 길을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에 찍힌 목적지는 감포항이었다. 이 사람이 내 마음을 꺼내 보았나? 어제, 그제 나는 감포항을 그린 그림을 보고 왔다. 경주예술의전당에 화가 손수택이 그린 ‘감포 풍경’이 전시 중이다. 고흐전을 보러 갔다가 맞은편 전시실에 또 다른 전시회가 있다 해서 우연히 옮긴 발걸음 끝에 발견한 작품이었다. 초가지붕이 바닷가 산자락으로 다닥다닥 붙어선 1958년의 감포항이 나를 그림 앞에 한참 머물게 했다. 그때도 사람이 많이 모여들었던 번성한 항구였구나 싶어 몇 채나 되나 눈대중으로 가늠해보았다.그림 속 초가는 다 사라진 항구에 다다랐다. ‘소나무가 펼쳐진 끝자락’이란 뜻의 송대말 등대였다. 겉모습부터가 특별한 한옥의 모습이다. 수령이 몇백 년은 돼 보이는 소나무 사이로 기와지붕에 탑 모양의 등대를 머리에 인 등대가 보였다. 포항에 사는 덕분에 등대는 아무 때고 만나지지만 한옥으로 지어진 것은 처음이다. 송대말은 해송 군락지이다. 이곳을 한국관광공사에서 ‘사진 찍기 좋은 녹색 명소’로 지정했다는 명패 앞에서 나도 사진을 찍었다.등대 둘레에 데크를 따라 바다 쪽으로 발길을 옮기니 오래전 이곳에서 기념촬영을 했던 이들의 사진이 붙었다. 1943년에는 두루마기를 입은 어르신이, 1944년에는 검은 제복의 동료끼리, 1972년에는 단발머리 감포중학교 여학생들이 흑백사진으로 이곳에 소풍을 왔었다고 알려준다. 1986년의 등대와 감포항의 모습에는 색깔이 덧입혀져 감포항의 지난 세월을 함께 전해준다.등대 아래에 바닷가는 바위섬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파도의 간지럼을 타느라 하얗게 까르르 거렸다. 그렇게 밀려온 파도는 바위 사이를 드나들 수 있고, 튜브를 탄 아이들은 안전하게 떠내려가지 않게 막아주는 턱이 놓인 풀장이 있었다. 수년 전 남편은 친구들과 이곳에 와 물놀이를 했다고 했다. 자연 풀장인가 했더니 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주상절리 바위와 바위 사이에 시멘트 구조물을 세워 축양장을 만들었던 것이었다. 거기에 어민들이 잡아 온 가자미, 전복, 광어, 고래, 돔 등을 보관했다. 담을 높게 만들어 물개도 키웠고 지붕을 만들어 덮어 뒀다. 축양장 위쪽 바위에는 화양정이라는 정자를 만들어 다다미방 열 칸을 만들어 바다와 솔숲으로 이어진 길을 오가며 망망대해를 감상했다. 정자에 앉아 횟감을 골라 먹으며 한국 색시에게 수발을 들게 했다. 그 여인이 ‘아리’라는 여인이다. 그녀와 사랑에 빠진 하야시는 해방되자 본국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배가 떠나려는 순간, 그녀의 오빠가 나타났고 아리는 총으로 하야시를 쐈다. 오누이는 독립운동 중이었고 그동안 시중을 들며 번 돈은 독립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아픈 이야기가 이곳에 전한다.일본인들은 축양장 해산물을 일본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선박사고가 잇따르자 암초 위에 등간(燈竿)을 설치했다. 그들이 물러난 뒤 감포 어업협동조합원들은 새로운 등간을 설치했다. 감포항을 이용하는 선박이 날로 늘어나 정부는 1955년 어민들의 안전을 위해 송대말에 무인등대를 점등했다. 2001년 12월에 유인등대로 변경된 후, 해양수산부가 다시 2018년 11월에 무인으로 전환했다. 경주시는 이제 송대말 등대를 해양역사문화 공간으로 새롭게 단장 중이다. 올 10월이면 사람들에게 개방할 것이라 한다.감포라는 명칭은 지형이 감(甘)자 모양으로 생겼고 또 감은사가 있는 포구라 하여 감은포라 부르다가 음이 축약되어 감포가 되었다. 송대말 등대에서 감포항구를 내려다보면 다섯 개의 등대가 한 눈에 담긴다. 이름의 유래를 담아 항구에 감은사 탑을 음각한 등대를 두 개 세웠다. 하얀 등대에 감은사 삼층탑을 파냈더니 그 속에 파란 바다가 들어앉는다. 다른 방향에서 보면 푸른 하늘이 들어오기도 해 구름 떼가 넘실대기도 한다. 뻥 뚫린 삼층탑 사이로 휘익 바람이 지난다. 만파식적의 음파가 송대말 등대까지 들려온다. 마음이 평온해진다. /김순희(수필가)

2021-07-04

강(江)을 잇다, 사람(人)을 잇다

엄태항​​​​​​​​​​​​​​​​​​​​​​​​​​​​​​​​​​​봉화군수 봉화군 봉화읍의 시가지 지도가 확 바뀔 전망이다. 내성천 경관전망 인도교가 지난 5월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했다.봉화읍 내성천을 잇는 길이 116m의 인도교와, 전국 최초로 하천 한가운데 세워지는 높이 66m의 전망타워는 봉화읍 시가지를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봉화 미래 관광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주목받고 있다.봉화군은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지방소멸의 위기에 처한 봉화군의 미래 발전 모습을 스웨덴 말뫼의 ‘눈물’과 ‘변화’에서 찾고 있다.말뫼는 스웨덴 제3의 도시이자 조선업을 중심으로 성장한 항구도시였으나, 1970년대 이후 한국과 일본의 조선업에 밀려 쇠퇴한 도시가 되었다. 당시 말뫼에 있는 세계적 조선업체 코쿰스(Kockums)가 문을 닫으며 세계 최대의 인양 능력을 가진 골리앗 크레인을 내놓았다.2002년 현대중공업은 이 크레인을 단돈 1달러에 사들여 울산에 설치했고, 크레인이 해체되어 운송선에 실려 가는 날, 수많은 말뫼 시민들이 이 장면을 눈물로 지켜보면서 ‘말뫼의 눈물’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는 조선 산업으로 흥한 말뫼의 쇠락을 상징하는 대표적 사건이 되었다.그로부터 20여년이 지난 현재의 말뫼는 어떤 모습일까? 신 산업정책으로의 과감한 대전환, 강도 높은 연금·복지제도의 개혁 등을 통해 현재 말뫼 인구는 당시보다 5만여 명이 더 증가했으며 북유럽 도시 중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히며 유럽을 대표하는 친환경 에코시티로 탈바꿈되었다.무엇보다 이러한 대변화의 중심에는 대형 크레인이 위치하던 자리에 당시 크레인의 높이(128m)를 훌쩍 뛰어넘는 북유럽 최고 높이(190m)와 독특한 모양의 ‘터닝 토르소’가 말뫼의 랜드마크로 우뚝 위치하고 있다.봉화군은 말뫼의 랜드마크인 ‘터닝 토르소’에 주목해 한국의 말뫼를 꿈꾸며 현재 봉화군의 청사진을 치열하게 그려나가고 있다.봉화읍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내성천은 물야면 선달산(1천236m)에서 발원해 영주시와 예천군을 거쳐 문경시에서 낙동강에 합류되는 길이 110km의 낙동강 지류로써 봉화군민의 삶을 지탱해준 생명줄이자 전국 한여름 대표축제인 은어축제의 주장소이기도 하다.이곳 내성천에 봉화군을 대표하는 새로운 랜드마크인 내성천경관전망인도교가 들어선다. 사업비 87억원을 들여 내성천 노인복지관과 산림조합을 잇는 길이 116m, 폭 10m의 인도교를 설치하고, 그 중앙에 봉화의 대표 특산물인 송이모형의 높이 66m 경관타워 조성에 착수했으며, 2022년 7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청량산 육육봉과 봉화송이의 콘셉트로 설계된 경관타워는 하이퍼볼로이드 구조(쌍곡면 강관구조)와 강관 돔구조를 연결해 구조적 아름다음을 표현하였으며 경관타워 상층부에는 홍보관과 전망대(24인승 엘리베이터 포함), 경관 조명 등도 설치한다.내성천을 경계로 봉화읍 시가지는 신·구 시가지가 둘로 나눠져 생활권과 상권이 분리되어 있다.길이 116m의 인도교 조성을 통해 단순히 내성천을 잇는 역할을 넘어 내성천을 경계로 분리된 신·구시장 상권을 연결하고 무엇보다 사람을 잇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내성천을 가로지르는 신·구시장이 내성천 전망 인도교로 연결될 경우 내성천 주변의 지역 경제 활성화는 물론 새로운 형태의 봉화 관광·레저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내성천 경관전망 인도교 조성사업은 내성천 110km를 대표하는 명물로 지역경기 활성화는 물론 경관타워를 찾는 관광객들과 군민들의 문화·휴식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기대된다.내성천 일대의 관광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확충을 통해 내성천 新르네상스 시대를 향한 도약을 준비 중인 봉화군이 ‘말뫼의 눈물’을 넘어 ‘봉화의 터닝’이 되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2021-07-04

기후 재앙

지금 북미지역은 펄펄 끓는 폭염과 열대야로 몸살 중이다. 섭씨 50도에 가까운 살인적 폭염으로 캐나다 서부에서는 69명이 목숨을 잃었다.미국 남부 서쪽에서 시작한 이상폭염은 포틀랜드와 시애틀에 이어 지금은 캐나다 서부까지 점령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리턴의 최고 기온은 섭씨 49.5℃였다. 리턴은 전날에도 47.9℃를 기록해 세계 폭염 신기록을 갱신했다.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의 원인은 뜨거운 공기가 고기압골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하면서 지면을 끊임없이 데우는 초대형 ‘열돔현상’ 때문이라 했다. 그러나 폭염 역시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상변화가 주범이라는 데 학자 간에 이론은 없다.지난해부터 전 지구상에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도 근본 원인은 기후변화에 있다. 학자들은 100년간 중국 윈난성 남부를 비롯 남아시아지역 식생이 기후변화로 바이러스를 품은 박쥐가 살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었고, 야생동물 포획과 거래가 사람을 감염시키는 치명적인 바이러스 등장으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다.7월 현재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지구상 인구는 390만명을 넘었다.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는 한 인류의 목숨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희생이 있을지 알 수 없다.천체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박사는 “언젠가 지구는 460℃ 고온 속에 황산비가 내리는 금성처럼 변할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빌게이츠는 “전 지구적 기후변화 대처를 위해 원자력 발전도 도구의 하나로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면 인류는 살인적 폭염과 한파 등 최악의 재앙 속에 조마조마한 삶을 살아야 할지 모른다. 지구촌 기후변화에 지구인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7-01

재난지원금의 딜레마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코로나 팬데믹으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있는 가운데 각국 정부가 재난지원금 지급문제로 골머리를 앓고있다. 국민들의 혈세로 만든 재원을 잔치집 떡 갈라주듯 나눠줬다간 민심의 철퇴를 맞기 십상이기 때문이다.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 고민에 빠져있다. 최근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로 생활이 어려워진 국민들에게 5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지급 대상을 소득 하위 80%로 결정했다. 당정이 합의한 소득 하위 80%는 가구소득 기준으로, 상위 20%는 국민지원금 대상에서 배제한다. 소득 상위 20%에 속해 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되는 가구는 약 440만 가구이고, 역산하면 1천700여만 가구가 지급 대상이 된다. 1인당 지급 금액은 25만~30만원 정도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하위 10% 저소득층 약 200만 가구에는 평균보다 더 지원된다. 여기서 하위 80% 기준선은 소득 기준으로 대략 1억원 정도다. 가구당 소득 1억원이면 중산층 이상 생활이 가능한 데, 재난지원금이 왜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온다.야당에서는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은 대통령선거를 앞둔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봉급생활자들은 1차 재난지원금 지급대상이 된 이후 ‘눈먼 돈’구경을 못해본 처지여서인지 반대하지 않는 분위기다. 포퓰리즘 정책의 무서움이다.이 와중에 소상공인에 대한 손실보상법이 끝내 소급 적용 조항이 빠진 채 국회 법사위와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논란이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소급 적용 조항을 뺀 손실보상법을 지난달 28일 의결했고, 이 법은 전날 법제사법위에서도 야당인 국민의힘의 퇴장 속에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영업 제한 등 정부의 방역 관련 행정명령에 따라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손실보상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보상한다는 게 골자다.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지난 해 8월 이후로 소급해서 지급해야 한다는 소급 적용 조항은 위헌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빠졌다. 이면에는 재원이 지나치게 많이 소요된다는 이유가 더 컸을게다. 소상공인 피해를 소급적용해 손실보상할 경우 필요한 재원은 100조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국가채무의 급증으로 부담스런 정부입장에서 받아들이기 쉽지않은 선택이다. 정부는 그대신 과거 손실에 대해선 ‘피해 지원’형태로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손실보상’논리로 가면 집합금지, 영업제한으로 피해를 입은 업종과 행정명령은 없었지만 실제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한 관광·여행 업종은 다르게 지원될 수 밖에 없고, 형평성 논란으로 번질 우려가 있다는 설명이다.19세기 서양철학자인 쇼펜하우어는 “너무 확신에 차서 자기 의견만 고집하지 마라. 어리석은 자는 무언가를 확신하고 있으며, 무엇을 지나치게 확신하는 자는 모두 어리석다.”라고 했다.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둘러싼 논의는 어느 쪽을 택하든 최선의 방안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져들게 한다.

2021-07-01

주52시간제 확대 시행… 중소기업들 패닉상태

지난 2018년 7월부터 300인 이상 기업을 시작으로 사업장 규모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됐던 주52시간제가 지금까지 50인 이상 기업에 적용됐지만, 어제(1일)부터는 5인 이상 모든 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동안 경영계는 영세사업장이 주52시간제에 적응할 시간이 부족하다며 추가 계도기간을 부여하거나 시행시기를 미뤄달라고 요구했지만,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는 국회에서 이미 관련 법 개정을 마쳤기 때문에 시행시기를 더 늦출 수는 없다고 밝혔다. 포항·경주 지역을 비롯해 제도 시행 대상이 된 소규모 업체들은 상당수가 패닉상태에 빠져 있다. 중소기업들은 현재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는데다 최저임금과 원자재값 상승 등이 맞물린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시행에 대한 준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자총연합회가 최근 주 52시간제 확대 시행을 앞둔 50인 미만 기업 31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월까지 주 52시간제 준비를 완료할 수 있다고 대답한 곳은 3.8%에 불과했다.중소기업이 주 52시간제를 준비하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이 제도가 현장 실정을 완전히 무시하고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대부분 원청의 협력업체인 중소기업의 경우 원청의 발주물량에 따라 작업환경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매주 근로시간을 미리 예측해 근무시간을 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발주물량에 맞춰 부득이하게 야근이나 연장근로를 할 수밖에 없다. 이 제도 시행으로 야근이나 연장근로를 하지 못하게 되면 필연적으로 뒤따르는 근로자들의 임금감소 역시 큰 문제점으로 꼽힌다. 안그래도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이 이중, 삼중의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최저임금도 부담이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영세업체일수록 주 52시간제 준수를 위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인건비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노동부가 주52시간제 확대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탄력적·선택적 근로시간제와 같은 유연근무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지만, 업계의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대내외 환경이 최악인 상황에서 주 52시간제 확대시행은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열심히 먹고살려는 소규모 업체의 경영의지까지 빼앗아가고 있다.

2021-07-01

수도권 거리두기 전격 유예, 반면교사 삼아야

서울 등 수도권의 3개 시도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새로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을 하루 앞두고 전격적으로 1주일 유예를 결정했다.코로나19가 수도권 중심으로 확산돼 일단 거리두기 체제를 오는 7일까지 1주일 더 유지하면서 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뜻이다. 수도권은 당초 7월 1일부터 새로운 거리두기 체제로 바꾸면서 첫 주간은 사적 모임 인원을 6명까지 허용하고, 이후는 8명으로 확대할 방침이었다. 또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도 밤 12시까지 늘릴 예정이었다.당국의 발표에 따라 미리 사적 모임을 준비했던 수도권 시민들 사이에는 대혼란이 발생했다. 주말을 기해 계획했던 집들이 등 각종 사적모임이 깨지고 식당 등도 예약을 받았던 모임이 취소돼 난감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전국적으로 새로운 거리두기 체제가 시행되기 하루 전인 지난달 31일 전국에서 79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4월 이후 68일만에 최대다. 그 중 수도권 비중이 83%를 차지해 수도권으로서는 유예조치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게다가 경기도 원어민 강사 모임 관련한 영어학원 집단감염이 지속 늘고 델타 변이까지 확인돼 거리두기 완화를 시행하기에는 부담이 많은 게 사실이다.세계적으로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파력이 훨씬 센 델타 변이가 확산되는 추세 속에 우리는 7월부터 거리두기 체제 완화를 시행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생업과 관련한 당국의 입장도 이해는 되지만 백신접종률이 30%에도 못 미치는 상황에서 너무 성급했다는 지적도 있다.전문가들은 거리두기 완화가 다소 조급하다는 견해와 함께 백신접종자에 대한 실외 마스크착용 완화는 재고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수도권에서의 거리두기 완화 유예는 결과적으로 당국의 방역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고 시민에게는 대혼란만 초래한 꼴이 되었다.대구와 경북은 다행히 하루 10명 내외 신규환자 발생 등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1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검사를 받아야 했던 이마트 월배점 사례에서 보듯이 언제든 돌발변수가 있는 것이 감염증이다. 대구와 경북은 어제부터 사적모임이 확대되면서 벌써부터 식당 등이 예약으로 붐빈다 한다. 거리두기 완화가 새로운 불씨가 되는 일이 없도록 수도권의 유예조치를 반면교사 삼는 자세가 필요하다.

2021-07-01

고집이란 이름의 기관차

김병래 ​​​​​​​수필가·시조시인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지금의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참모들과 머리와 어깨를 맞대고 토론하겠습니다. 국민과 수시로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주요 사안은 대통령이 직접 언론에 브리핑하겠습니다. 퇴근길에는 시장에 들러 마주치는 시민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겠습니다. 때로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토론회를 열겠습니다.”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의 일부다. 4년이 지난 오늘, 위에 나열한 공약 중에 하나라도 지켜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모르겠다. 도리어 취임사와는 반대의 길을 쇠고집으로 걸어왔다는 생각이다. 고집불통인 사람은 자기성찰이나 반성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속된 말로 한번 꽂히면 독선이나 확증편향에 빠지게 되고 끝까지 밀어붙인다. 그 대표적인 예가 탈원전정책과 소득주도성장정책, 부동산정책, 대북정책 등이다. 그것이 잘못된 정책이란 것이 백일하에 드러났음에도 눈과 귀를 틀어막고 초지일관으로 밀고나간 것이 지금까지의 국정이다.탈원전정책만 하더라도 나라에 끼진 손실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것이다. 신규 원전건설을 중단시키거나 계획을 백지화하고, 7천억 원을 들여 보수한 월성 1호기도 경제성을 조작해서 조기 폐쇄했다. 국내 새 원전건설을 전면 중단하는 것은 원전산업 자체를 붕괴시켜 부품산업을 몰락시키고 해외 수출 길을 막는 일이다. 그 결과 핵심부품 기업들이 도산의 위기에 처하고 전문기술 인력이 해외로 흩어지고 있다. 대학에도 관련학과의 지원자가 없어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산업이 폐쇄의 길로 가고 있다.소득주도성장과 급격한 최저임금상향 정책으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들이 궁지에 몰리고 빈부의 격차는 더 심해져도 초지일관이고, 단세포적인 부동산 정책은 집값과 세금만 올려놓는 결과를 낳았다. 무엇보다 병적인 집착을 보인 대북정책은 김정은의 농간에 놀아나는 사기쇼나 연출하면서 다른 나라의 비웃음을 샀다. 얼마 전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북한의 김정은을 “매우 솔직하고 열정적이며 강한 결단력을 보여줬다. 국제적인 감각도 있다”고 평가하자, 타임지 기자는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김 위원장은 자신의 고모부와 이복형을 냉혹하게 살해했으며, 2014년 유엔 인권조사위원회(COI)의 역사적인 보고서에 따르면 몰살, 고문, 강간, 기근 장기화 야기 등 반인륜 범죄를 주도한 인물이다”라고 꼬집었다. 그런데도 그것을 자랑이라고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자 여기저기서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문 대통령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할 잔인한 독재자를 ‘가치 있는 지도자’로 묘사하며 북한 정권의 인권 유린에 눈 감고 있다고 비난했다.일국의 지도자는 개인적인 감정이나 호불호를 떠나서 나라의 위상을 생각하고 인류 보편의 가치에 대한 인식도 가져야 한다.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일편단심 스토킹에 가까울 정도로 ‘김정은 바라기’를 하는 것은 심각한 결격사유가 아닐 수 없다. 독선과 아집과 망상을 연료로 한, 고집이라는 이름의 기관차가 달려가는 곳은 어디인가?

2021-07-01

안타까운 교수촌의 꿈

서의호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20년 전 포스텍에는 교수촌을 건립한다는 취지의 안내문이 돌았다.대부분 환경 선진국 미국 등에서 학위를 한 교수들의 머릿속에는 산기슭에 그림처럼 자리 잡은 별장 같은 집들의 꿈이 익어갔다. 그리고 전체 교수의 반에 가까운 100여 명의 교수들이 관심을 표명했다.포스텍 설립 초기부터 전 세계에서 인재를 끌어 모으겠다는 박태준 회장의 우수 교수 유치와 포스텍 교수들에 대한 배려의 일환이었다.교수들은 포스코 관련 한 개인의 초곡지구 소유의 땅을 아주 저렴하게 분양 받았다. 당시 분양 받지 못한 교수들의 부러움을 사면서 멋진 ‘포스텍 교수촌’의 꿈은 그렇게 무럭무럭 익어갔다. 그러나 20년이 지난 오늘 아직 ‘꿈의 교수촌’은 건립되지 않고 있다. 최근 교수촌 아파트 건립 문제로 교수들도 포함된 사업시행자 측과 분양받은 포스텍 교수들 간의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사업 시행사가 바뀌면서 기존에 약속됐던 교수들에게 땅을 양도하는 조건으로 제시된 아파트 무상공급 조건이 배제 되었고 상황이 혼잡해졌다.교수들은 시행사가 땅을 현물투자로 받으면서 주주인 포스텍 교수들을 외면한 채 소수 주주들만 총회를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땅을 담보로 고액의 돈을 빌렸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주주 교수들의 반발은 거센 상황이다.사업 시행사 측은 교수들에게 인감 등을 통해 업무 전권을 위임받았고, 개인들에게 아파트 무상 공급하는 것은 주택청약법에 따라 불법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런 가운데 교수 주주들이 사업 시행사를 대상으로 낸 고소건이 검찰에 1년여째 계류되고 있어 진전이 안 되고 있다는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로 갈라선 교수들 간의 갈등도 바라보는 동료 교수들과 포스텍 구성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포스텍은 설립 초기부터 세계적인 대학 건립의 꿈을 안고 모인 교수들의 단합된 힘으로 끌어온 대학이다. 그러한 교수들을 믿고 학생들도 모여들었고 그리고 한국을 이끄는 대학으로 성장해 왔다.지금 포스텍은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중요한 과학기술 특화 대학이며 국제 평가기관에 의해 세계 30위권으로 평가된 유일한 한국의 대학이다. 특히 서울이 아닌 지역에 사립대가 설립되어 전국에 이름을 날리는 명문대로 성장해 왔고 해외에서 그 명성을 떨치는 지역의 자랑이자 한국의 자랑인 대학이다.지금 설립자 박 회장과 초대 김호길 총장의 꿈은 고통을 받고 있다.‘멋진 교수촌의 꿈’이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도 교수들끼리 다투는 모습은 35년 전 포스텍을 포항에 만들었던 그 두 분들의 뜻은 아니다.지금 교수들은 모두 한보씩 양보하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화합을 보여야 한다. ‘꿈의 교수촌’은 ‘꿈의 포스텍’과 함께 세계적인 명소가 되어야 한다. 당사자 교수들의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정한 화합을 기대해 본다.

2021-07-01

호미곶(虎尾串)등대

정미영 수필가 비 개인 해수면은 평온하다. 비바람과 씨줄날줄 설피창이로 엮였던 그 많던 빗방울들은 다 어디로 숨어버렸을까. 물의 윤회 속에서 어쩌면 지금 내가 바라보는 바닷물로 거듭 되풀이 되었을 수도 있으리라.빗물에 사라진 길의 경계를 더듬어 걷다가 등대박물관에 다다른다. 그 곳에서 짭조름한 바닷바람에 젖어 있는 등대를 만난다. 호미곶등대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등대로 1908년에 신설 점등되었다. 등탑은 철근을 사용하지 않고 붉은 벽돌만으로 조적된 팔각형으로, 18세기 중반 르네상스식 건축물이다.포항에 살면서 자주 찾아가는 것이 등대다. 무미건조한 현실에서 바다는 늘 동경의 대상이고, 등대는 내게 삶이라는 고해에서 희망의 해원을 향해 불빛을 비추는 이상향의 손짓으로 각인되는 연유 때문이다. 20년 전, 등탑 내부의 108계단을 올라갈 때였다. 각 층의 천장에는 대한제국 황실을 표상하는 오얏꽃 문양(李花紋)이 조각되어 있었는데, 일제강점기 역사 속의 한 시절을 가늠하자니 가슴 밑바닥에서부터 아릿한 것이 올라왔다.등대는 배들을 안전하게 항구로 안내하는 구원자다. 등대의 불빛은 선박들에게 희망의 빛이요, 구원의 빛으로, 12초마다 한 번씩 40㎞까지 뻗어나간다. 호미곶 등대도 114년이나 된 오랜 세월 동안 칠흑 속에서 등명기를 깜박였다. 어선들의 안전을 걱정하며 부지런히 빛으로 타전(打電)을 부치면, 그 뿜어지는 불빛을 보고 멀리 고기잡이를 떠났던 배가 항구로 줄지어 돌아왔다. 가족을 위해 바다와 사투를 벌이고 돌아오는 피로한 어부들을 위로하듯 불빛은 포근하고 따스했다.등대를 볼 때마다 돌아가신 아버님이 떠오른다. 예전에 아버님을 모시고 등대에 불이 켜지는 풍경을 자주 감상했다. 젊은 시절부터 아버님의 삶에는 무시로 태풍이 불었다고 들었다. 세상 바람은 모두 몰려와 아버님의 삶 속을 흔들고 다녔다. 큰집 형수님이 돌아가시면서 부탁한 조카 다섯과 당신의 자식 넷까지 건사하느라 생활에는 늘 짙은 해무가 끼였다.산골짜기의 급류도 종착지인 바다에 다다르면 잔잔한 법이다. 그러나 아버님의 시련은 끝이 없었다. 이제껏 굴곡진 생활을 견뎠으니 남은 생은 완만하고 순탄하게 흐를 일만 남은 줄 알았다. 그런데 한동안 편찮으셨던 아버님이 병원 검사를 받은 결과, 담낭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투병 생활을 하는 동안 아버님은 마치 오래되어 기능을 멈춰 버린 등대처럼 보였다.아버님은 한 때, 가족들의 든든한 등대였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었던 아버님이 계셨기에, 자식들은 꿈과 희망을 갖고 삶이라는 바다를 누볐다. 잦은 포말을 만들며 바다가 울어도, 마음이 온통 슬픔으로 쟁여 있어도, 어부들은 바다로 나간다. 그들이 갯내음 비릿하게 풍기는 바다로 나갈 수 있는 까닭은 등대가 집으로 오는 길을 변함없이 비춰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 등대가 직접 고기를 잡아 만선의 기쁨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어부들의 마음에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것처럼.등대를 바라보며, 문득 내 삶의 언저리를 돌아본다. 나는 등대처럼 묵묵히 소임을 다하고, 주위 사람들이 때때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해 헤맬 때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주었는지, 궁금하다. 살면서 문득문득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등대가 되어도 좋을 성 싶다. 그러면 삶의 무게가 버거워 쓰러질 것 같은 사람도, 등대로부터 위안을 얻어 세상을 향해 힘차게 항해할 수 있으리라.아버님에 대한 기억의 편린들이 달빛에 부서진다. 나는 바닷가로 내려가 어우렁더우렁 달빛 윤슬을 잡으려고 바닷물에 손을 담근다. 해조음과 어우러진 손이 일정한 가락을 타고 중모리장단에서 휘모리장단으로 급물살을 타니, 내 가슴에서 눈이 시리도록 검푸르고도 깊은 그리움이 연신 토해진다.고요히 흐르던 호미곶등대 불빛 하나가 방향을 틀어 내 마음자락을 물들인다. 내 가슴에 아버님의 화신인양 등대 불빛이 환하게 피어오른다.

2021-06-30

금박 물린 저 댕기가

옷이 날개라는 말이 있다. 우리네 동화에서 선녀가 입은 옷이 ‘날개옷’이다. 날개옷은 인간에게 꿈의 옷이다. 몸에 무거운 옷이 아니라 하늘을 날 수 있도록 가벼워지는 옷이니, 기능으로 보나 깃털 같은 멋으로 보나 이보다 좋은 옷이 또 있을까 싶다.돌이나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네 어머니들은 때때옷을 지었다. 설날에 입는 때때옷은 ‘설빔’이라고 했다. ‘빔’은 ‘비음’의 준말로 꾸민다는 뜻을 가진 ‘비오다’라는 옛말에서 유래했다. 돌빔, 설빔은 옷치레로 꾸밈과 멋을 예절로 여긴 우리네 전통문화이다. 한복을 가만히 음미해보면 우리네 마음이 고스란히 녹아있다.어머니의 손은 참 바지런했다. 저녁밥을 지어 먹이고 설거지가 끝나면 또 일감이 있었다. 사위는 어둡고 방을 밝히는 것이라고는 호롱불뿐이다. 고된 노동에 어깨가 무겁고 눈이 감겨도 어머니는 바늘에 실을 꿰었다. 흐린 호롱불 옆에서는 실 끝이 단박에 바늘귀에 들어가지 않았다. 침침한 눈을 비비고 다시 실 끝에 침을 묻혔다. 실을 쥔 손끝에 힘을 주고 바늘귀에 맞추면 자꾸만 빗나갔다. 그렇게 몇 번이고 되풀이해 마침내 실을 꿰었다. 아이들이 옷을 입고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리며 어머니는 한 땀 한 땀 바느질했다.색동저고리, 풍차바지, 까치두루마기는 남자아이 때때옷이다. 여자아이 때때옷은 색동저고리, 다홍치마, 까치두루마기며 장식으로 머리에 굴레를 씌우거나 댕기를 들였다. 때때옷을 다 갖추어 입힌 뒤에는 남녀 아이 모두 타래버선을 신겼다. 어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솔기마다 한 땀 한 땀 담긴 때때옷이야말로 이 누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옷이다.섶 - 저고리에서 앞부분과 뒷부분이 겹쳐지는 부분.앵삼 - 어린 사람이 생원(生員)·진사(進士)에 합격한 때 입던 연둣빛의 예복.돌띠 - 어린아이의 두루마기나 저고리의 긴 옷고름.사모 - 고려말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벼슬아치들이 쓰던, 검은 사붙이로 만든 예모.깨끼 - 고려말에서 조선시대에 걸쳐 벼슬아치들이 쓰던, 검은 사붙이로 만든 예모.떨잠 - 부인들 예장에 꽂는 비녀의 하나(떨새를 붙인 과판 같은 것).떠구지머리 - 조선시대 왕비와 왕세자빈 등이 예장할 때 사용한 머리모양.여여머리 - 조선시대 상류층 부인들이 예장용으로 크게 땋아 올린 머리모양.새앙머리 - 예전, 여자아이가 예장(禮裝)할 때 머리털을 두 갈래로 땋은 머리.스란치마 - 폭이 넓고 입으면 발이 보이지 않는 긴 치마.대란치마 - 조선시대 궁중에서 비(妃)·빈(嬪)이 대례복(大禮服)에 입는 치마.대슴치마 - 조선시대 왕실 및 상류사회의 여자들이 정장할 때 입은 속치마.진동 - 저고리의 어깨선에서 겨드랑이까지 폭이나 넓이.수눅 - 버선 등의 꿰맨 솔기.도투락 - 어린 여자가 드리는 자줏빛 댕기.까치두루마기 - 아이들이 까치설빔으로 입는 오색 옷감으로 지은 두루마기.동정 - 한복 저고리 깃 위에 조붓하게 덧대는 흰 헝겊 오리.도련 - 두루마기나 저고리 자락의 끝 둘레.배래기 - 한복의 옷소매 아래쪽에 물고기의 배처럼 불룩하게 둥글린 부분.아자문, 거들치마, 말기치마, 배자, 철립, 액주음, 단령, 끝동, 고대, 배래, 대님, 동정, 쾌자, 마고자, 단속곳, 속속곳, 다리속곳, 너른바지.한복은 몸을 움직일 때마다 흔들린다. 걸을 때는 펄럭이고 바람이 불면 물결처럼 출렁인다. 여인네의 치마는 수양버들처럼 하느작거리고 남정네의 하얀 두루마기는 풀잎처럼 사부작거린다. 넉넉한 품과 옷을 입은 모양새에 면마다 부드러운 주름이 더해져 한복은 아름다운 동적 선형미를 가진다.색상은 한복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더한다. 민족성을 잘 드러내는 흰색은 가공하지 않아 순수하고 자연스럽다. 거기에 천연색을 더하면 더욱 다채로워졌다. 연한 옥색이나 하늘색, 옅은 회색 등으로 명도를 높이면 은은함 색감이 멋의 깊이를 더했다. 오방색을 기본으로 하는 색동 한복은 원색대비의 절정을 보여준다.새모시 옥색치마 금박물린 저 댕기가창공을 차고 나가 구름속에 나부낀다제비도 놀란 양 나래 쉬고 보더라한 번 구르니 나무 끝에 아련하고두 번 거듭 차니 사바가 발아래라마음의 일만 근심은 바람이 실어가네-김말봉 ‘그네’한복을 잘 차려입고 걷는 부부를 보면 마음이 나긋해진다. 선남선녀가 나란히 낮게 나는 것 같아서다. 이제 하늘은 비행기를 타고 날 수 있으니, 가벼운 한복을 차려입고 하느작하느작 나비처럼 온누리를 느긋하게 비행하는 것도 삶의 멋이 아닐까 싶다./수필가·문학평론가

2021-06-30

이준석 현상, 새로운 리더십의 과제

배한동 경북대 명예교수·정치학 한국 현대 정치사에서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36세의 이준석이 보수 야당의 대표로 선출되었다. 이준석은 나경원, 주호영 등 쟁쟁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당대표로 취임하였다. 개혁과 진보를 앞세운 민주당에서도 볼 수 없던 돌발 사태가 보수 야당에서 발생한 것이다.30대 이준석 대표의 등장은 이 나라 정치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 국회의원 한 번 하지 않은 이준석 대표는 과연 보수 야당의 개혁을 잘 이끌 것인가. 그는 과연 후보 단일화를 통해 정권 교체에 성공할 것인가. 아니면 안철수 현상처럼 거품으로 흐지부지 끝날 것인가.우선 이준석 현상이 등장한 배경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준석의 당선은 돌출현상이 아닌 기성정치에 대한 불신이 초래한 결과이다. 이 나라의 고질적인 서열의 정치, 진영의 정치, 구태의 정치에 대한 강한 불신이 불러온 불가피한 현상이다. 특히 보수 야당은 박근혜 탄핵 이후에도 친박과 비박으로 갈라져 대선과 총선, 지방선거의 패배로 귀결되었다. 여당 역시 폐쇄정치, 내로남불 정치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다. 여야 공히 계파 정치, 꼰대 정치는 정치의 효능감을 상실케 하고 그 누적된 불신, 불만이 30대 정치인을 통해 표출된 것이다.이준석의 당 대표 취임 후의 행보는 많은 변화된 모습을 보였다.그의 첫 출근시의 자전거 이용은 당대표의 전통적 격식마저 파괴해 버렸다. 그는 박근혜의 키즈임을 자임하면서도 박근혜의 탄핵을 찬성하여 야당의 난제였던 탄핵의 강을 건너뛰었다. 그는 광주를 찾아 5·18의 원혼을 달래고, 노무현의 묘소를 찾아 그의 정치적 업적까지 높이 평가하였다. 그는 공약대로 당 대변인 선발을 토론 배틀 방식으로 채택하여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일부의 우려와 달리 당직인선도 무사히 마쳐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러한 30대 이준석의 정치 행태는 정치권에 신선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 제 1야당은 그간 당의 위기 시마다 비대위 체제를 가동했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말았다. 박근혜 탄핵 후에도 계파 정치는 겉으로 희석되었으나 내부 분란은 잠재되어 있었다.이준석 등장은 야당의 수구적 이미지를 해소하고 당 지지율을 올리고 있다. 이준석의 당대표 취임은 야당뿐 아니라 집권 여당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민주당 내 초선의원들의 입지는 강화되고, 청와대도 20대 비서관을 임명하였다. 결국 이준석의 당대표 취임은 한국정치의 ‘세대교체’를 넘어 ‘시대 교체’를 견인케 하고 있다.이준석의 새로운 리더십은 지속될 것인가. 과거 안철수 현상처럼 오래가지 못하고 소멸될 것이란 비판적 견해도 있다. 그러나 그의 리더십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준석은 우선 당 대표 경선에 나타난 민심과 당심의 이반 공간을 잘 메꾸어야 한다. 후보 경선과정을 공정 관리하여 그의 리더십을 보다 확충해야 한다. 결국 그는 내년 대선에 승리해야 한다. 대선에서 패배할 경우 그 역시 정치적 책임을 피할 수 없다. 격변하는 이 나라 정치에서 30대 당대표의 리더십은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 있다.

2021-06-30

학생에게 시험 선택권을!

이주형 산자연중학교 교감 요즘 독서실은 만석이다. 특히 주택가에 있는 독서실은 몇 주 전부터 자리가 아예 없다. 이런 현상은 7월 둘째 주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그 이유는 바로 중고등학교 시험 때문이다.독서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좋은 현상이 아니냐고 누군가는 말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다. 청소년들이 밤을 낮 삼아 학문(學問) 연구에 매진하는 나라의 미래가 어떨지는 생각만 해도 흐뭇하다. 이런 모습은 교육의 가장 이상적인 목표이다.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일반적인 상식이 통하는 나라의 일이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떤가? 일반적인 것이 일방적으로 변해가는 이 나라 사정을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은 헛웃음을 친다. 그리고 말한다, 과연 이 나라에 학문이 있기는 있냐고! 대학조차 취업을 위한 암기 시험의 장이 된 판에 중고등학교야 오죽하겠냐고!아마도 이 나라 독서실 모습을 어느 정도는 알 것이다. 많은 사람은 자신만의 독립된 공간에서 그것이 암기를 위한 맹목적인 공부일망정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모습을 상상할 것이다. 물론 대다수 학생은 상상 속 주인공처럼 책 속에서 열심히 자신의 길을 찾는다.그런데 모든 일에는 100%가 있을 수 없듯 독서실 풍경 또한 마찬가지이다. 독서실 인근 주택가에 사는 지인은 시험 기간만 되면 학생들의 고성방가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리고 간혹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어 나가보면 어린 남녀학생들이 서로 뒤엉켜 흡연은 기본이고 음주까지 하는 모습을 목격한다고 한다. 그들을 좋게 타일러 보지만 자신 말은 씨알도 안 먹힌다고, 간혹 어떤 학생은 아저씨가 뭐냐면서 대들기도 한다고 했다.그러면서 필자에게 따져 물었다, 그런 학생들을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학교에서는 무슨 교육을 하냐고! 집에서는 학생의 그런 모습을 아냐고! 학생을 사지로 내모는 시험은 왜 있냐고!물론 모든 학생이 그런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교육부의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구호가 헛구호가 되지 않으려면 우리는 독서실뿐만 아니라 학교와 가정 주변에서 배회하는 소수의 학생에게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특정 누군가만이 해야 할 일이 아니다. 잘못된 사회 구조가 빚은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에 모두가 힘을 합쳐야만 한다.코로나19로 제일 힘든 것은 학생이다. 불규칙한 등교와 수업이라고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온라인 수업, 그로 인해 들쭉날쭉한 수업 진도, 그리고 시험! 분명 지금 시험은 시험을 위한 시험에 불과하다. 학사 일정 때문에, 줄 세우기 성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치는 명분 없는 시험!그 명분 없는 시험 때문에 우리 학생들의 정신과 미래와 희망이 병들고 있다. 학생들을 아프게 한 주범인 국가와 사회와 학교와 어른들은 무책임하게 모든 것을 학생 탓으로 돌리기 바쁘다. 그들에게 제안한다, 학생의 호칭을 바꾸는 것도 좋지만, 정말 학생을 믿는다면, 교육에 그렇게 자신이 있다면, 학생에게 시험에 대한 선택권을 줄 것을!

2021-06-30

균형발전 앞당길 달빛철도, 착공도 앞당기자

대구와 광주를 잇는 달빛내륙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에 극적으로 반영됐다. 지난 4월 22일 국토부 초안 발표에서 검토사업으로 밀려났던 달빛내륙철도가 최종안에 포함된 것은 대구와 광주 등 영호남 지자체와 정치권의 끈질긴 설득과 노력 덕분이다. 이로써 대구와 광주의 20년 숙원이 해결됐다. 대구∼광주(198.8km) 간은 1시간대 고속철도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두 지역은 일일생활권에 포함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또 동서 화합과 남부내륙 경제권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달빛철도의 국가계획 반영은 국토균형발전을 열망하는 지방도시의 요구가 받아들여졌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당초 정부는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국가철도망 계획에서 달빛철도를 배제했다.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편익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주요 이유다. 4번에 걸쳐 국가철도망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이 모두 비용 대비 편익의 문제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경제성만 놓고 본다면 이번도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반영은 힘들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수도권 집중의 국토불균형 문제를 지역단체장과 정치권 등이 집중 제기하고 정부도 이를 수용한 결과다. 국토부는 이번 결정을 두고 “그동안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횡축 철도망을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해석을 달았다.이를 계기로 앞으로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인식이 지금보다 더 나아진다면 이것도 성과로 봐야 한다. 이번 결정으로 달빛철도가 통과하는 경북, 경남, 전남, 전북 등 6개 광역시도 거점도시들의 경제 활력화도 기대된다. 대구와 광주간 경제교류와 영호남 교류 증진이 실질적 효과로 나타날 것이란 전망도 벌써 나오고 있다.이번 결정에 대해 대구와 광주는 크게 환영의 뜻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달빛철도가 완주를 하려면 예타 통과와 예산확보 등 아직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달빛철도는 처음부터 경제성이 낮은 사업으로 분류된 데다 건설비용도 4조5천억원이나 돼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제 남은 과제는 예타 통과와 조속한 추진이다. 지금까지 해온 노력처럼 달빛철도의 조기 착공을 위해 지역 정치권이 다시 한번 발을 벗고 뛰어야 할 것이다.

2021-06-30

청소년은 무엇으로 사는가

장규열 한동대 교수 고등학생 또 한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학교 공부와 장래 계획에 대해서 고민과 스트레스가 쌓인 나머지 극단의 선택을 했다는 게 아닌가. 2010년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자살률이 인구 10만 중 31.2명으로 OECD 국가들 가운데 1위라고 한다. 그런 중에 청소년 사망원인 첫째가 ‘자살’이라고 한다. 학교 공부는 무엇 때문에 하는가. 행복하기 위하여 하는 게 공부가 아닌가. 즐겁고 행복하려고 나아가는 길에서 불행하여 고민이 쌓인다면 그게 바로 문제가 아닐까. 피어보기도 전에 스스로 생명을 거둘 어두운 생각에 이른다면 이는 사회병리가 아니고 무엇인가. 사람을 살리고 나라를 일으켜야 할 교육의 현장이 사회적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고 말았다.어린 생명이 교육과 관련한 고민을 삼키다 못해 극단적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음에도 교육을 맡은 이들로부터 이렇다 할 생각을 들어본 기억이 없다. 힘들어도 살아야 하지 않겠냐는 소리는 어른들의 억지가 아닐까. 한 학생의 잘못된 선택 탓으로만 돌리며 거듭 발생할 불행 앞에 눈감을 것인가. 학교와 가정에서 매일 만나는 기대와 요구, 억압과 혼돈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가. 사회는 공정과 정의를 말하면서 나라의 교육과 미래를 설계하면서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원색적인 논리만 내세울 것인가. 구성원들 사이의 협력과 상생은 어디로 사라지고 경쟁자들 간의 극심한 아귀다툼으로만 몰아가는가. 일등만 대접받는 풍토는 세월이 지나도 바뀌지 않는다. 세상에 할 일이 저렇게나 많은데 공부를 잘 해야만 그걸 할 수 있다는 오해와 착각은 어디서 생겨났을까.학교와 교육당국은 ‘즐거운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 인성과 소양이 다음 세대의 밑천이 되어 남들을 밟지 않고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조금씩 손해보더라도 여럿이 즐거울 함께 하는 공동체를 만들어 가도록 가르쳐야 한다. 내가 실력을 기르는 까닭이 남들과 더불어 행복할 수 있어서임을 깨우치도록 이끌어야 한다. 나 혼자 성공하여 잘 살겠다는 이기심에서 벗어나도록 들려주어야 한다. 이렇게 슬픈 뉴스를 접하고 꿈쩍도 않는 학교와 교사는 반성해야 한다. 어린 학생들의 마음에 우리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약육과 강식이 아니라 공감과 배려를 보여주어야 한다. 승자독식이 아니라 공동체와 상생을 이야기해야 한다.오스트리아의 의사였던 빅터 프랭클(Viktor Frankl)은 ‘삶의 의미를 발견한 사람은 힘든 일을 이겨낼 수 있다’고 하였다. 청소년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오늘 일상이 혹 이해되지 않거든 차라리 저 먼 앞날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긴 여정 인생을 두고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꿈을 꾸었으면 한다. 나를 즐겁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으로 남들과 무엇을 나눌 것인지 상상해 보았으면 한다. 꿈이 나를 밀어올려 억압과 스트레스도 거뜬히 이겨내는 당신이 되었으면 한다. 가장 귀한 것은 나의 꿈이 아닌가. 청소년이 살아야 세상이 선다.

2021-06-30

메아리없는 ‘집값하락론’

문재인 정부 들어 서울 아파트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최근 ‘집값하락론’을 잇따라 주장하고 있으나 시장에서 별무반응, 메아리가 없다.홍 부총리는 최근 한달여 동안 벌써 세번째 ‘집값이 고점에 가깝다’며 하락을 경고하고 나섰다. 홍 부총리는 지난 달 30일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집값이 장기 추세를 상회해 고평가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집값 하락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지난 22일에도 한국은행이 내놓은 금융안정보고서를 인용, “단기적으로 소득과 괴리된 주택가격 상승이 있으나 갈수록 과도한 레버리지가 주택가격 하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홍 부총리가 ‘집값 하락론’을 꺼내든 건 지난 5월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재부 확대간부회의에서였다. 그는 지난 3일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도 “서울 아파트 가격(실질가격 기준)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조정을 받기 이전 고점에 근접했다”며 미국의 조기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가능성과 국내 대출규제 강화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홍 부총리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홍 부총리의 전망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주택공급대책들이 모두 벽에 부딪치고 있기 때문이다.실제로 과천청사 유휴부지 주택 4천호 공급계획은 철회됐고,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 1만가구 공급 역시 좌초위기다. 매물이 부족한 상황에서 정부의 공급대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으니 정부가 각종 대출규제 등을 통해 거래를 막으면서 거래량 자체는 줄었지만, 집값은 고공행진하고 있는 것. 정부가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정책만으로 집값폭등을 잡을 수 없다는 걸 아직도 모르나 싶어 의아할 뿐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30

대선주자는 국정비전 제시로 資質 검증받아야

내년 대통령선거(3월 9일)를 8개월여 앞두고 대선주자들의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유민주주의와 법치,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며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지난 3월 4일 총장직에서 사퇴한 지 117일 만이다. 윤 전 총장은 “자유민주주의 등 국민의힘과 정치 철학 면에서 생각을 같이 한다”면서 국민의힘 입당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8월말부터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한 경선일정에 들어간다.윤 전 총장의 출마선언으로 국민의 힘 대권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최근 복당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지난달 29일 서울에서 전국 8천18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면접조사(인뎁스조사)결과를 발표하는 형식의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대선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지난달 28일 사퇴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이달 중 출마선언을 한 후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여권의 대선주자들도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여권 내 지지율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오늘(1일) 비대면 영상방식의 출마선언을 한 후 곧바로 고향인 안동을 찾는다. 이 지사는 안동에서 1박을 하며 부모님 묘소를 찾은 후 개인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선주자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정치공작이나 흑색선전 등으로 대선판을 혼탁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전투구식 후보 경선은 많은 후유증이 발생하며, 국민으로부터도 외면을 당한다. 외교, 안보, 경제, 사회, 문화 등 각 국정분야에 대한 비전제시로 국민에게 자신의 자질을 검증받아야 한다. 특히 문재인 정부의 실패한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표명과 대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국민과 지역을 갈라치기해서 극도의 갈등관계로 만들어 놓았다. 경제성을 조작하는 수법으로 탈원전 정책을 펴 국가 미래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은 청년들과 서민들의 꿈을 빼앗아 갔다. 매표에 가까운 포퓰리즘 정책을 펴면서 국가재정을 위기 속에 몰아넣었다. 여·야 대선주자들은 이러한 현 정부의 정책에 대해 찬반입장부터 밝히고,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2021-0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