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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왜 이렇게 울적하지?”

40대 직장인 장영수 씨는 매년 이맘때면 `가을남자`가 된다. 말수가 줄고 뭘 해도 큰 재미를 못 느낀다. 도통 집중이 되질 않아 평소 업무능력의 절반도 발휘하지 못한다. 밤새 잠을 설쳐 낮 동안엔 멍하고 졸리기만 하다. 계절 타느라 고생이 말이 아니다. 장씨는 “벌써 몇 해째 겪다 보니 시간 지나면 기분이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올해는 유독 더 힘든 것 같다”며 “처음엔 무기력한 정도였는데 점점 우울함이 깊어지고 심지어 삶에 대한 의지마저 흔들리는 듯한 느낌이다. 왜 이렇게 울적하고 축축 처지는지 모르겠다”고 털어놨다.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문턱에서 `계절 탄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계절성 우울증이다.누구나 가을이 되면 기분이 다소 처질 수 있지만 모두 우울증이라고 진단하지 않는다. 적어도 2주 이상 거의 하루 종일 증상이 있을 때 우울증이라 한다.여기서 증상이란 반드시 우울한 기분만 말하는 게 아니다. 활동에 흥미나 즐거움을 잃고 무기력함이 지속되는 질병으로 장씨처럼 집중력이나 기억력 등 인지능력이 떨어지기도 한다. 가슴 답답함을 호소하거나 통증, 불면증, 식욕장애, 소화불량과 같은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가장 큰 원인은 일조량 변화 때문이다. `행복물질`이라고 불리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은 햇볕을 받아야 분비가 왕성해진다. 가을이 돼 일조량이 떨어지면 세로토닌 합성이 줄어들어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일조량은 수면에도 영향을 미친다. 밤이 되면 우리 몸은 세로토닌을 이용해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을 합성한다. 체내 저장된 세로토닌이 감소하면 멜라토닌 합성도 줄어들어 불면증을 겪는다.햇볕을 많이 쬐면 우울감도 나아진다.심각한 우울증이 아니라면 규칙적인 식사와 수면, 주 3회 이상 유산소 운동과 더불어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하루 30분 이상 산책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계절성 우울증 예방법이다.문제는 예방이 안 됐을 때다. 치료하지 않으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하는 병이 우울증이다.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2015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3억명(2015년 기준) 이상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는 10년 전(2005년) 보다 18% 늘어난 수치다.특히 우울증 유병율은 도시 거주자(1.2%)보다 농촌 거주자(1.9%)가 다소 높고, 기혼(1.0%)보다 미혼(2.3%) 또는 이혼·별거·사별(3.1%)인 경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우울하다고 느낄 때 △믿을 수 있는 사람과 자신의 감정 이야기하기 △전문가의 도움 구하기 △가족·친구와 지속적인 관계·연락 유지하기 △규칙적인 운동 △즐거운 활동 실천하기 등을 제안했다.우울증이 의심되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나 정신건강복지센터를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거나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한 유선상담을 이용할 수 있다. 효과적인 우울증 치료법이 많이 개발돼 있어 빨리 발견해 전문가의 치료를 받으면 호전된다.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신체적인 질병을 그대로 방치하면 점점 중병이 되어 죽음에 이를 수 있는 것처럼 우울증도 치료하지 않으면 자해, 자살시도 등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며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1-01

전염성이 높은 급성호흡기 질환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우리 몸은 계절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크고 작은 질병에 시달린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감기와 독감이다. 흔히 사람들은 감기와 독감을 혼동한다. 감기는 여러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 주로 코와 목 부위에 증상이 나타난다. 가장 흔한 급성질환 중 하나로 콧물·코막힘·목통증·기침·미열·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만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된다.독감은 A형 또는 B형 독감 바이러스에 의한 전염성이 높은 급성호흡기 질환이다. 건강한 사람에게는 심한 감기 정도로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으나 노약자 및 만성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 폐렴처럼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될 수 있는 위험한 질환이다.독감 증상은 초기엔 감기와 비슷하다. 심한 두통 발열·근육통 같은 급격한 전신 증상과 드물지만 구토·설사 등 위장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감기는 미열이나 콧물·목통증·근육통이 서서히 진행돼 증상이 시작된 시점을 정확하게 기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독감의 경우 38℃ 이상의 고열과 심한 두통·근육통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기 때문에 언제 증상이 시작됐는지 대개 알 수 있다.독감 증상이 너무 심해 일상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 후 경미한 증상을 보이다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 치유되는 감기와 달리 독감은 증상이 급격히 나타나며 적절히 대처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특히 65세 이상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만성심장질환과 폐질환·당뇨·만성 신부전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수 있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의 경우 기저질환이 있는 청·장년층보다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입원률이 약 4~14배 이상 높아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독감을 치료할 때는 항바이러스제 요법을 사용한다. 노인이나 영·유아 및 만성질환자에게는 독감으로 인한 폐렴 등 중증 합병증 발생, 병원 입원 및 사망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조기 항바이러스제 투약이 매우 중요하다.현재 독감을 치료할 때 널리 사용되는 항바이러스제는 타미플루다. 증상 발생 2일 이내 투약하면 고열 등 증상 지속 기간을 단축하며 합병증 발생 빈도를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러한 효과는 노인 및 만성질환자에서 더 크다. 10명 중 1명에서 오심과 구토를 일으킬 수 있으나 음식과 같이 약을 복용하면 부작용의 빈도를 낮출 수 있다.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자주 손을 씻고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옷깃으로 입을 가리는 등 개인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말할 때 분비되는 호흡기 비말을 통해 주로 전파되기 때문에 독감이 유행할 때에는 환자와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한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다. 독감 바이러스는 변이를 일으켜 유행하는 종류가 해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매년 접종이 필요하다. 물론 백신을 맞는다고 해서 100% 완전하게 예방되는 것은 아니지만 증상과 임상 경과를 완화시키고 사망률을 낮추는 데 효과가 있다.접종 후 면역력이 생기기까지 약 2주 정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독감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기 전인 10~11월에 받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평소에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기본적인 체력을 키우고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2017-11-01

기온 갑자기 뚝 떨어지면 부담 커져

▲ 허정욱 원장 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환절기에는 아침저녁으로 일교차가 매우 크게 벌어지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기온 변화가 심해지면 심혈관질환 사망자가 많이 발생한다. 심장 컨디션을 잘 조절하는 게 관건이다.기온이 10℃ 이상 차이 나면 우리 몸의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이 깨진다. 저녁에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져 찬 공기에 노출될 경우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말초동맥이 수축해 혈관 저항성이 높아진다. 혈관 수축 현상이 반복되면 원활한 혈액 흐름을 방해해 혈관은 딱딱하게 변한다.동맥경화로 좁아진 혈관이 혈전으로 막히게 되면 뇌경색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심뇌혈관 질환 위험성이 높아진다.교감신경 활성화로 혈압이 올라가면 심장의 부담은 커진다. 급격한 혈압 상승은 뇌경색·심근경색·협심증·대동맥 박리증·심부전 등 심혈관계 질환 악화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혈압 환자의 경우 뇌출혈 위험에 노출된다. 심장 질환자의 경우 협심증이 악화되거나 심근경색이나 심장마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대동맥 박리 등 혈관 관련 질환의 위험성도 증가한다.밤사이 감소된 교감신경의 작용으로 우리 몸이 이완 상태에 있다가 잠에서 깨면서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기 시작해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돌연사 대부분이 하루 중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심혈관계 질환의 중요위험인자 중 하나는 고혈압이다. 고혈압 환자의 혈압은 계절 변화에 영향을 받는데 보통 여름철에 낮은 반면 찬바람이 시작되는 가을철을 기점으로 상승해 10℃ 정도의 기온 하강 시 혈압은 13mmHg 정도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날이 차가워져 체감 온도가 떨어지면 건강한 사람도 혈압이 약간 올라간다. 여름철에 비해 보통 겨울철 이완기 혈압은 3~5mmHg 정도 높아진다.급성 심장마비나 발작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외출 시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평소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등 심혈관질환 위험인자가 있다면 머리 부위 열 손실을 막기 위해 모자를 착용하고 마스크, 장갑 등을 챙기는 것이 좋다.환절기엔 가급적 새벽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을 시작하기에 앞서 10분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줘야 한다. 아침운동 시 가슴 부위가 답답하거나 통증, 호흡 곤란 등이 느껴지면 즉시 순환기내과 또는 심혈관질환 전문의를 찾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심장 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계절 변화와 상관없이 규칙적으로 챙겨 먹어야 한다. 약을 부정기적으로 먹으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환자가 환절기에 건강이 악화됐다면 전문가와 상의해 관상동맥스텐트 시술이나 관상동맥 우회술 등의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들 치료법은 막혀 있는 혈관을 근본적으로 뚫어주는 방법이므로 계절이나 환경에 따른 악화를 사전에 막을 수 있다.

2017-10-25

당뇨발 환자 90%, 당뇨망막병증 동반

당뇨병으로 인한 대표 합병증인 당뇨발 환자의 90%는 또 다른 합병증인 당뇨망막병증을 동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당뇨발은 당뇨병으로 인해 다리로 가는 혈관이 좁아지면서 막혀 유발되는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족부 병증 또는 당뇨족이라고도 불린다.당뇨망막병증 역시 말초 순환 장애로 망막에 장애가 생겨 시력 감소가 발생하는 당뇨로 인한 합병증이다.분당서울대병원 안과 연구팀은 지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당뇨발로 병원을 찾은 100명 환자를 연구한 결과 당뇨발 환자 90명에게서 당뇨망막병증이 관찰됐다고 24일 발표했다. 이 중 55명에게서는 자칫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이 나타났다.당뇨망막병증은 크게 비증식성과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으로 나뉜다. 비증식성은 아직 신생혈관이 생기지 않아 증상이 덜 심한 경우다.증식성은 당뇨망막병증이 오래가면서 혈관내피 세포의 증식이 일어나 신생혈관을 만들고 유리체 및 망막 앞 출혈이 생겨 시력장애를 초래할 위험이 더욱 커진 상태를 칭한다.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발 환자에서 당뇨망막병증의 발생 확률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당뇨를 진단받으면 정기적인 눈 검사를 통해 당뇨망막병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설명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25

안동성소병원, 세계적 희귀병 `선천성 수막뇌류` 수술 성공 `쾌거`

안동성소병원이 23일 세계적인 희귀병인 `선천성 수막뇌류(congenital meningoencephalocele)` 수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안동성소병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선천성 수막뇌류를 앓고 있는 필리핀 빈민 소녀 리카(9)의 수술이 성형외과 이두영박사 집도 아래 4시간 동안 진행됐다.선천성 수막뇌류는 전형적인 후진국형 질병으로 엄마 뱃속에서 아이의 두개골이 닫히지 않아 두개골 틈으로 뇌실질이 튀어나와 코에서 자라는 상태를 말한다. 임신 중 아이의 신경관이 완전히 닫히지 못했을 때 일어난다. 수두증, 경직성 뇌성마비, 소두증, 운동 실조증, 발달지체, 시각장애, 지적 장애, 간질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신생아 1만명 중 1명, 영국은 1만명 중 1.7명이 뇌류를 앓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희귀한 질병이다. 리카의 머리에서 코로 흘러내린 뇌를 걷어 올리는 과정에는 신경외과 전문의가 참여했다.흉부외과 전문의는 무너진 코 복원을 위해 갈비뼈를 적출해 코에 이식하는 등 어려운 수술이 협진으로 진행됐다.리카의 뇌를 걷어 올리는 과정에서 간질이나 뇌 조직 손상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도, 흉부외과의 갈비 적출 후 코에 옮겨 심는 수술도 모두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다.리카는 현재 4시간이 넘는 수술 후 안정적인 상태며, 뇌척수액이 흘러내리지 않아 이대로 두면 3주 이내에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한다.이두영 박사는 “해마다 필리핀에서 의료봉사를 하는데 빈민가에는 임신 중에 제대로 음식을 섭취하지 못해 리카와 유사한 질병에 걸린 아이들이 많아 안타까웠다”며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한 리카가 정상적으로 생활하길 바란다”고 밝혔다.한편, 이번 수술은 안동교회(담임목사 김승학) 및 안동교회 내 꿈나무교회학교(초등학생부)와 안동성소병원(병원장 김종흥)의 후원으로 진행됐다.안동/손병현기자why@kbmaeil.com

2017-10-25

“개에게 물린 상처는 꿰매면 안 돼”

#사례. 반려견 스피츠에게 왼쪽 엄지손가락을 물린 50대 여성 A씨는 상처가 생겨 급히 응급실을 찾았다. 가벼운 압통을 느꼈지만 찢어진 피부 길이는 0.5㎝ 정도였고 파상풍 백신을 맞은 상태라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x-선 검사에서도 별다른 이상이 없어 상처 소독과 항생제 처방을 받고 퇴원했다. 나흘이 지나 다시 병원을 찾은 A씨의 상태는 종전과 달랐다. 왼쪽 엄지손가락이 눈에 띄게 부풀어 있었고 홍반과 압통, 관절 결림 등을 호소했다. 급성 세균 감염증인 `봉와직염`을 진단 받았다. 입원 후 일주일간 정맥주사 방식의 항생제 치료를 받고서야 염증 증상이 나아졌다. 일주일치 항생제 처방을 받아 다시 퇴원했다.A씨가 또다시 상처 부위의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을 때 상황은 심각했다. x-선 검사 결과 왼쪽 엄지손가락 끝 부분에서 골 감소증이 확인됐다. 첫 상처가 생긴지 4주 만이었다.의료진은 뼈 스캔과 MRI 검사를 병행한 끝에 `급성 혈행성 골수염` 진단을 내리고 환자를 재입원시킨 뒤 5주간에 걸쳐 항생제 치료를 했다.A씨는 증상이 호전돼 퇴원한 후에도 7주 정도 병원을 오가며 진료받았다. 결국 총 치료 기간 12주가 지나서야 골수염 완치 판정을 받았다.유명 한식당 대표가 개에 물려 치료를 받다 숨진 사건이 알려지면서 개 물림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고 있다. 반려견 관리는 물론 개 물림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는 분위기다.전문가들은 아무리 작은 개일지라도 물리면 합병증 위험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24일 분당제생병원 성형외과 탁관철 교수팀이 대한성형외과학회지 7월호에 투고한 논문에 따르면 반려견 크기에 상관없이 개에게 물렸다가 골수염과 같은 감염병으로 악화돼 치료받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말티즈에게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물려 응급실을 찾은 B씨(34)는 당시 응급실에서 골절을 진단받았다. 의료진은 손가락 끝 마디뼈 상처 부위를 1차 봉합한 후 퇴원 조치를 내렸다. 3일 후 B씨는 오른쪽 엄지손가락 피부가 괴사했다면서 병원을 다시 찾았다. 상처는 더욱 악화돼 부상 10일째 결국 괴사조직제거술과 개방골절술을 받았다. 치료와는 상관없이 부상 3주 후에는 뼈 스캔과 MRI검사에서 주변 뼈가 서서히 파괴되는 골용해와 골수염 증상까지 관찰됐다.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움직이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는 상태로 회복되기까지 꼬박 1년이 걸렸다.분당제생병원 의료진은 논문을 통해 “골수염은 주로 고양이에게 물린 후 나타나는 합병증이지만 개에 물려 생긴 골수염은 고양이의 경우보다 치료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개에 물린 상처로 골수염이 발병했다면 광범위한 병리학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개에 물린 합병증으로 골수염이 의심된다면 우선 X-선 검사와 MRI 검사를 해야 한다. 초기 검사에서 병원균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의사는 반드시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골수염은 약 2주간의 잠복기 후 증상이 나타난다. 상처 부위에 대한 세균 배양 검사에서도 절반가량만 병원균이 나타나기 때문에 골수염 진단 자체가 매우 어렵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급성 혈행성 골수염은 미세혈관이나 신경, 세포들이 들어 있는 골수에 각종 세균이 침투해 염증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치료가 오래 걸리고 후유증이 심각해 제대로 진단을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의료진은 “개 물림 사고를 당한 환자를 다수 치료한 경험에 비춰볼 때 개한테 물린 상처는 절대로 상처를 꿰매지 말아야 한다”며 “상처 부위가 크거나 미용상의 문제로 꿰매야 할 경우 최대한 느슨하게 봉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에 물리는 과정에서 입속에 있던 세균이 상처 부위를 통해 침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상처를 먼저 꿰매버리면 세균이 고름 등으로 배출되지 못한 채 인체 내부에 퍼져 각종 합병증을 유발할 위험성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25

한국인은 소주 1∼2잔에도 암 위험

소주 1~2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 발생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국내 성인 2천만명을 대상으로 한 5년간의 추적연구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술을 조금씩 마시는 절주보다 아예 금주하는 게 암 예방에 더 효과적임을 시사한다.최윤진·이동호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은 17일 국민건강보험에 가입된 20세 이상 성인 2천332만 3천730명을 대상으로 약 5년 5개월에 걸쳐 음주량과 소화기계암(식도암·위암·대장암) 발생의 상관관계를 추적 조사한 결과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 암 발생위험이 크다고 밝혔다.연구팀은 조사 대상자를 1회 음주량에 따라 △비음주자 △가벼운 음주자(하루알코올 30g 미만 섭취) △과음자(하루 알코올 30g 이상 섭취)로 나눴다. 알코올 30g은 알코올 함량 20%의 소주로 치면 적게는 1~2잔, 많게는 2~3잔에 해당한다. 가벼운 음주자가 38.8%로 과음자(7.7%)보다 많았다. 비음주자는 53.5%를 차지했다. 주목할 부분은 가벼운 음주자 그룹이 비음주자 그룹보다 모든 비교 대상 암 발생위험이 컸다는 점이다.연구팀은 “한두 잔의 음주가 심혈관계질환을 예방한다는 연구결과 때문에 많은 사람이 가벼운 음주가 암 발생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 연구는 주로 서양에서 이뤄진 것으로 한국인에게는 알코올 분해 효소가 잘 작동하지 않는 유전자군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2017-10-18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마음의 병

▲ 허정욱 원장 건강관리협회 대구북부건강검진센터`강한 압박`의 준말이라고 할 수 있는 강박은 무언가에 압도돼 어찌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강박증 또는 강박장애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놀랍게도 20~30대라고 한다. 취업 등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직장이나 가정생활의 어려움 등이 스트레스로 작용한 탓이다.정신건강 전문가들은 강박증의 가장 큰 원인을 불안으로 꼽는다. 불안에 압도되게 하는 생각을 강박사고, 불안을 없애려고 하는 특정한 행동을 강박행동이라고 한다.강박사고와 강박행동은 뗄 수 없는 짝과 같다. 강박사고가 일으킨 불안을 강박행동이 감소시켜 주기 때문이다. 강박사고는 의도적으로 꾸며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상관없이 갑작스럽게 머릿속으로 침투해 들어오는 생각이다. 사람은 이러한 강박사고를 이질적으로 느끼고 어떻게든 불안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이때 다양한 행동을 시도하는데 행동의 결과로 불안이 사라지면 나중에는 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정해진 규칙이나 틀이 명확해 마치 종교의식(Ritual)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대표적인 강박장애 증상으로는 결벽증이 있다. 오염강박이라고도 하는데 자신이 세균에 오염돼 결국 죽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휩싸여 불안을 느끼고 손이나 몸을 씻거나 빨래를 하면서 불안감을 없애려 한다.결벽증인 사람들이 손이나 몸을 씻는 행동은 일반인들과 다르다. 순서와 횟수가 정해져 있으며 피부가 손상될 정도로 과하게 씻는다.이외에도 자신이 보는 사물이나 패턴이 비대칭일 경우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은 불안감에 휩싸이는 대칭강박도 있으며,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고 이 때문에 사람들이 자신을 비난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해하는 냄새강박도 있다.가스밸브, 수도꼭지를 잠그지 않아 집에 불이 나거나 물난리가 나서 누군가가 죽거나 다치게 되면 자신이 책임을 지고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불안을 느껴 반복적으로 점검하는 확인강박도 있다.어찌 보면 강박장애 환자들이 완벽을 추구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강박장애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그 생각에 대해서만 반응한다는 점에서 완벽을 추구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특히 어떤 특정 생각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전반에 지나치게 완벽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업무 효율성까지 떨어뜨리는 성격적 문제가 나타날 경우 강박성 성격장애가 된다. 강박성 성격장애는 엄밀히 따지면 강박장애와는 구별되는 정신장애다.강박장애는 그 종류나 원인은 다양하지만 주로 불안 때문에 나타나는 증상이다. 따라서 약물치료 시 항불안제부터 처방한다.강박장애로 인해 우울감까지 느낀다면 항우울제를 처방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강박장애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불안하게 만드는 생각 자체를 없앨 수 없기 때문에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불안을 느낄 수 있다.심리학자들은 강박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이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울 수 있도록 노출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을 불안하게 만드는 대상이나 상황을 의도적으로 경험하는 것이다. 환자들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특정 행동을 하려고 할 때는 반응 제지법을 적용한다.시간이 지나도 환자들이 걱정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을 낮출 수 있다. 오염강박의 경우 병에 걸려 죽게 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해소되는 것이다.이 같은 노출 훈련과 반응 제지법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다 보면 내성이 생겨 나중에는 강박행동을 하지 않더라도 불안을 견뎌낼 수 있다.강박장애가 아주 심하지 않다면 스스로의 노력으로도 극복할 수 있다. 의도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직면하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경험을 반복하다 보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스스로 강박장애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는 자신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불안에 취약해진 상태라는 것을 의미한다. 모호함과 불안을 견디는 힘을 키우는 것이 강박장애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다. 불안에 대한 내성을 키워 강박장애를 극복해야 한다.

2017-10-18

비타민D·칼슘 부족이 뼈에 구멍 `숭숭` `골다공증` 부른다고?

산(山)에 오르고 산을 즐기는 이들에겐 반가운 산행철이다. 평소 등산을 즐기는 50대 주부 이모(54·남구 효자동)씨는 3년 전부터 등산동호회에 가입했다. 한 달에 최소 두세 번은 산을 찾는다. 경북지역뿐만 아니라 서울, 경기, 전라도까지 전국 방방곡곡 유명하다는 산은 거의 다 가봤다.최근 왼쪽 무릎에서 욱신거리는듯한 통증을 느낀 이씨는 파스를 붙이고 찜질을 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결국 지난 주말에 사달이 났다. 연휴를 맞아 등산을 다녀온 뒤로 무릎이 심하게 당기고 걷기도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는 이씨는 50대 여성에게 흔히 나타나는 질환인 골다공증 진단을 받았다.국내 통계에 따르면 50세 이상 여성의 30~40%, 50세 이상 남성의 10% 내외가 골다공증을 앓는다. 70대 여성의 절반 이상에겐 골다공증이 흔히 발생한다.골다공증은 글자 그대로 `뼈에 구멍이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뼈의 강도가 약해져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부러질 수 있는 상태의 질환이다.가장 큰 원인은 비타민 D 부족이다. 혈청 25(OH)D 20ng/mL 이하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 남성 47.3%, 여성 64.5%가 체내 비타민 D 부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30ng/mL을 기준으로 하면 각각 86.8%, 93.3%에 이른다.비타민 D는 자외선을 쪼인 피부에서 생성되므로 하루 30분 내외 햇빛 노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음식이나 약제, 보충제를 통한 보충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칼슘과 비타민 D 복합제나 비타민 D 200~400IU가 함유된 종합비타민 섭취하는 것을 권장한다.우리나라 국민의 평균 칼슘 섭취량은 하루 490mg으로 권장치인 1천200mg에 한참 못 미친다. 80대 이상 남성 60%, 80대 이상 여성 70%의 칼슘 섭취량은 겨우 하루 400mg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칼슘은 뱅어포, 멸치 등 뼈째 먹는 생선에 많이 포함돼 있다. 우유 및 유제품, 일부 푸른 채소 및 과일에도 들어 있다. 칼슘 배설을 증가시키는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식품, 탄산음료, 커피, 과도한 육류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칼슘제를 복용하는 것도 대안이다. 과도한 칼슘 섭취는 심혈관질환을 증가시키고 신장 결석을 초래한다는 연구보고가 있어 노령 환자나 신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는 투약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해야 한다.골다공증은 운동요법으로도 예방할 수 있다. 골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뼈에 체중 부하가 실리는 운동이 효과적이다. 수영이나 자전거보단 걷기나 달리기가 다리와 척추 뼈의 골밀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역기나 아령을 들고 운동하면 팔과 다리, 척추의 골밀도를 모두 증가시킬 수 있지만 부상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1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