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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포항 세명기독병원 응급의료센터 증축

최근 5년 연속 최우수 응급의료기관으로 평가받은 세명기독병원이 응급의료센터의 몸집을 더 키웠다. 지난 1997년 지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지 20년 만에 새단장했다.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이 12일 응급의료센터 증축 완공식사진을 갖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총 35억원을 투입한 응급의료센터는 2천386㎡ 규모의 5층 건물로 출입문에 열감지기가 설치돼 있어 감염 의심환자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분리 치료할 수 있다. 보호자와 방문객 통제가 가능한 바코드시스템까지 도입해 감염 예방을 위한 최적의 시설을 갖췄다. 응급환자 진료구역 치료병상도 기존 20병상에서 27병상으로 확대했다. 침상 간격을 1.5m 이상 두고 소생구역, 중환구역, 관찰구역으로 구분한 것도 특징이다. 응급의료센터 가까이 CT와 MRI, 뇌·심장 혈관 촬영장비를 배치해 응급환자들의 이동거리도 줄였다.세명기독병원은 응급의료센터 증축과 함께 전문인력도 대거 보강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8명, 응급구조사 3명, 응급의료 정보관리자 2명, 간호사 40명 등 총 63명이 센터를 지킨다. 응급환자를 위한 신속한 치료를 목표로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외과, 비뇨기과, 정형외과 등 전문의 13명이 모여 중증외상수술팀도 만들었다. 응급외상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각 분야 전문의가 협진 후 치료방침을 정하고 응급수술과 중환자실 집중관리까지 도맡아 진행한다. 의료진부터 시설장비까지 응급의료센터로서 완벽에 가까운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가 안팎에서 나온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우리 지역에서 가장 많은 응급환자들이 찾는 만큼 센터 증축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며 “응급환자 진단에 필요한 첨단장비와 응급환자 우선진료시스템, 감염예방시스템, 의료인 보호시스템을 보강해 환자와 보호자들이 믿고 찾는 병원, 의료진들이 마음 놓고 진료에 임할 수 있는 응급의료센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13

난임부부 시술비 건보적용 `희소식`

“벌써 결혼 6년차에요. 이렇게 임신이 늦어질 줄 모르고 곧 생기겠지 싶어 마냥 기다렸는데…. 언제쯤 소식이 올까요?”심각한 저출산 시대에 간절히 아이를 바라는 부모들이 있다. 지난 2011년 결혼한 주부 A씨(35·북구 창포동)는 수차례 임신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고 했다. 인공수정만 3차례 해봤다. 이후 시험관수정 시술 1차 실패에 이어 난자·배아 냉동보관까지 시도했지만 아직 `소식`이 없다.A씨는 “임신 수치가 나왔다가도 안 되고…. 이것저것 검사를 받아봐도 남편과 저 모두 아무 문제 없다고 해요. 시술비용도 한두 푼이 아니라 부담되지만, 아이만 낳을 수 있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라고 털어놨다.`부모(父母)`가 되고 싶은 난임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포항시에 집계된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건수만 해도 한 해 900여건에 달한다. 보건소 지원을 받지 않은 난임부부까지 포함하면 지역에만 1천여명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No 포항시, 시술비 지원예산 대폭 늘려포항시 보건소는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신선배아, 동결배아 시술비를 소득에 따라 차등 지원하고 있다. 난임은 피임을 하지 않는 부부가 정상적인 관계에도 불구하고 1년 이내에 임신할 수 없는 경우를 칭한다.난임시술은 여성의 배란기에 맞춰 정자를 여성의 자궁에 주입해 임신을 유도하는 인공수정과 난자와 정자를 체외에서 인공적으로 수정시킨 뒤 여성의 자궁에 주입하는 체외수정으로 나뉜다.5일 포항시 남·북구 보건소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지역 난임부부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343건, 체외수정 392건으로 총 735건의 시술비를 지원했다.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908건(인공수정 413건, 체외수정 495건)을 지원한 것과 비교하면 올해 연말까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북구보건소 관계자는 “저출산 해결을 위해 올해 난임 시술비 지원 예산을 지난해보다 2억3천만원 정도 늘렸다. 이 중 현재까지 60% 이상이 집행된 상황”이라며 “전국적으로 해마다 난임부부가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우리 지역에도 아이를 갖고 싶지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부가 많다”고 전했다.No 남성 난임 환자 5년새 55% 증가실제로 지난해 전국의 난임 환자 수는 2011년 대비 13% 늘어난 21만9천110명으로 집계됐다.전체 난임 환자 수가 늘어난 가운데 특히 남성 난임 환자가 5년새 55%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난임을 여성만의 문제로 인식했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부부 공동의 문제로 받아들이면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는 남성이 증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남성 난임 환자 수는 6만1천903명으로 2011년과 비교해 5년 새 55% 증가했다. 2011년 3만9천933명이었던 남성 난임 환자는 2015년에 5만명을 넘겼고, 지난해 6만명을 넘어서는 등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여성 난임 환자도 늘어나긴 했지만 증가 폭은 남성에 미치지 못했다.의료계에서는 난임 부부가 증가하는 주요 원인이 늦어진 결혼으로 임신을 시도하는 나이 자체가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여기다 과로와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면서 임신 성공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했다.남성 환자의 증가폭이 여성보다 두드러진 것에 대해서는 사회적 분위기를 꼽기도 했다. 남성의 난임을 유발하는 무정자증 등의 질병이 급격하게 증가했다기보다는 임신성공을 위해선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진료를 받아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No 시술비 지원 전면 확대난임인 경우 임신확률이 떨어질 만한 요소가 있는지 기본 난임검사 등을 통해 확인하고 남편에게 원인이 있는지 혈액·정액검사 등을 한다.우선 인공수정을 3~4차례 해보고 안 되면 흔히 시험관수정 시술을 한다. 인공수정은 배란기에 남편의 정액을 받아 특수 처리한 후 가느다란 관을 통해 자궁 속으로 주입하는 방식이다. 시험관수정 시술은 난자가 난소에서 배란되기 전에 채취, 시험관에서 수정시킨 뒤 2~5일 배양한 배아를 자궁 안으로 이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시행 횟수는 불임 부부의 나이, 원인, 기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시술비용이 부담이다. 특히 체외수정 시술은 임신 확률이 높이지만 비싼 게 단점이다. 지난 2015년 기준 체외수정 시술비는 평균 341만원(신선배아 사용 시)으로 인공수정 평균 시술비(61만원)보다 5배 이상 비쌌다.지난 2006년부터 정부는 난임 시술비를 최대 300만원까지 지원하고 있다. 오는 10월부터는 시술비 지원이 전면 확대돼 소득 수준이나 횟수에 제한이 폐지되고 건강보험이 적용된다.남구보건소 관계자는 “엄마, 아빠가 되고픈 부부들에겐 희소식”이라며 “다음 달부터는 소득이나 횟수 제한 없이 아이를 갖고 싶은 부부를 위한 시술비 지원폭이 넓어지는 만큼 함께 병원을 찾는 난임부부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9-06

자궁내막증 수술 환자 대부분 병변 제대로 못찾아 고통 호소

타지역에서 내원한 환자 2명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47세의 A 환자는 우측 골반 통증과 양측 다리 저림으로 지난 7년간 전국의 유명 산부인과와 척추 전문병원, 한의원 등을 찾아다녔다. MRI검사까지 각종 진료를 받아봤지만 진단 결과는 항상 `산부인과적 문제는 없다`였다.척추 전문병원과 한의원에서의 치료 효과는 일시적이었다. 의사조차 답답해하며 말했다. “자궁을 제거해볼까요? 그럼 생리통도 없어지고 골반통, 다리 저림까지 없어질 수도 있어요. 그러나 아닐 수도 있습니다.”A씨는 불안한 마음을 좀처럼 진정시킬 수 없었다고 했다.신경외과에서는 요추 디스크 주사치료를 받았지만 도무지 의학적인 원인을 찾을 수가 없었다. 고통은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잠 못 드는 날이 많아졌다고.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의 아침밥을 차려주는 일조차 버거워지기 시작했다.몇 달간 인터넷을 뒤지고 주변 사람들을 통해 알아보던 중 내가 쓴 칼럼을 읽고서야 `심부 자궁내막증, 바로 이 병이구나` 싶었다고 했다. 곧장 기차를 타고 3시간을 달려 병원으로 왔다.골반과 자궁을 중심으로 정밀 검사를 해보니 우측 자궁천골 인대가 엄지손가락 크기만큼 커져 있었다. 직장과 자궁 사이의 유착도 있었다.복강경으로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이 있는 골반의 자궁과 직장 사이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을 하자고 제안했다. 일주일 전 A 환자는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다음날, 그동안 자신을 `죽일 듯이` 괴롭히던 골반통과 다리 저림이 사라졌다.환자는 며칠간 말이 없었다. 퇴원하기 전에 수술장면을 보여줬다. “왜 그동안 몰랐을까요?” 환자의 볼에 눈물이 흘렀다.30대 B 환자는 난소자궁내막종으로 이미 서울에서 두 차례 수술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수술 뒤에도 생리통과 골반통, 요통, 다리 저림, 밑이 빠지는 통증, 배변통, 성교통은 오히려 나빠졌다. 다니던 직장은 생리와 상관없이 심해지는 골반통 때문에 그만뒀다.B씨 또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소개한 칼럼을 보고 전라도에서 멀리 포항까지 달려왔다.MRI검사 결과 병변이 직장 벽을 관통해 변비, 배변통까지 심한 상태였다.환자의 골반 속은 그간 경험한 환자들 중 `최악`이었다. 직장전벽에 4cm 정도 병변이 차지하고 있었고, 요관 혈관 신경 자궁경부 후벽 직장이 모두 엉킨 상태였다. 오랜 기간 골반 수술만 해왔지만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을 정도였다.정상 조직에서부터 시작해 병변이 있는 심한 유착 부위로 각각의 장기들을 안전하게 분리하면서 수술을 진행했다. 심부 자궁내막증이 있는 자궁과 직장 사이 깊은 곳에 다다르기까지 2시간이 걸렸다.골반의 신경, 요관, 혈관 등을 안전하게 박리해 제거하고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된 직장 신경 혈관 요관도 다시 떼어내기를 반복했다. 직장 병변까지 제거한 후 5시간가량의 수술이 끝나고 환자는 병실로 옮겨졌다.A씨와 B 환자처럼 요즘 찾아오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원인을 알 수 없는 골반통, 요통, 생리통, 다리 저림, 배변통을 주된 증상으로 호소한다. 물론 환자 모두가 심부 자궁내막증을 앓고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상당수가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진단된다. 재발된 자궁내막증 환자 대부분은 난소 자궁내막종만 수술하고 자궁 후벽과 직장 사이 심한 유착을 일으킨 심부 자궁내막증은 치료하지 않은 채 마무리 한 경우였다.의학의 길로 들어선지 3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난소 외 다른 골반에 위치한 심부 자궁내막증을 제대로 진단하고 치료하는 곳이 국내에 흔치 않다.도자기를 만드는 일은 장인의 손길이 어떠한가에 따라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진단도 힘들고 치료도 어려운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를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남은 평생 도자기 만드는 장인의 정신으로 살아야 하는가보다.

2017-09-06

초기에 관리 철저히 하면 진행 늦춰

▲ 이근아 진료과장 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건강검진센터파킨슨병은 난치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완치에 대한 희망을 저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초기에 관리를 철저히 한다면 경과의 진행을 늦춰 만족스러운 삶을 누릴 수 있다. 치매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대표적인 신경계 퇴행성 뇌질환인 파킨슨 병은 60세 이상 10명 중 1~2명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중뇌 흑질 신경세포가 소실돼 생기는 것으로 밝혀졌고 운동기능장애를 일으킨다. 대부분 중년 이후 증상이 시작된다. 50세 이전에 발병하기도 하는데, 이를 조기발현 파킨슨병이라 한다.파킨슨병을 의미하는 4대 주요 증상과 징후로는 안정 시 떨림, 경직, 서동증과 자세 불안정성이다.떨림은 동작이나 행동을 멈추고 편안한 상태에 있을 때 주로 나타난다. 또한 근육의 긴장도가 증가하고 관절을 수동적으로 움직여 보면 경직을 보인다. 서동증이란 움직임이 느린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걸을 때 한 쪽 팔 흔들기가 느린 모습이다. 이외에도 표정감소, 가면얼굴(무표정), 발성과소, 작은 글씨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병이 진행되면 점차 자세의 변화가 일어난다. 반사 능력이 떨어져 자주 넘어지게 된다. 보행장애로 종종걸음, 앞쏠림, 걸음의 동결을 보인다.전형적인 운동 증상들 이외에도 자율신경계 증상, 정신과적 증상, 인지기능장애, 수면장애, 통증,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변비·잠꼬대 등이 동반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병이 시작되는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유전적 인자와 환경적 인자가 조합되는 `다인자성 가설`이 보편적이다.50세 이하의 조기발병 파킨슨병에서는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파킨슨병의 발생 빈도는 높아진다.환경적으로 우물의 물을 마시거나 농약에 노출되는 경우가 위험요소다.전형적인 파킨슨병은 임상증상들과 신경학적 검사만으로 진단 가능하다. 하지만 임상 증상들이 유사한 이차 파킨슨병이나 비정형 파킨슨 증후군이 많으므로 임상소견과 검사소견이 필요하다.파킨슨병 감별 검사로는 갑상샘기능 검사, 혈액화학검사, 뇌 자기공명영상(MRI), 자율신경계 검사, 윌슨병 검사 등이 있다. 최근에는 핵의학 검사인 PET CT나 SPECT로 도파민 부족을 확인하기도 한다.그러나 파킨슨병 확진은 부검을 통한 병리학적 소견으로만 가능하며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증상변화가 나타날 수 있어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치료는 환자의 증상, 기능장애 정도, 운동능력과 일상생활의 평가, 약물에 대한 반응성, 예상되는 예후 등을 고려한다. 치료 과정은 모든 환자가 다 다를 정도로 그 환자에게만 적용할 수 있는 환자 맞춤형 치료를 한다. 개개인의 능력과 삶을 고려해 최선의 방법을 찾고자 환자와 의사간의 꾸준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약물치료는 적절한 용량과 꾸준한 투약이 중요하다.레보도파 및 도파민 효현제(효능제)가 가장 기본적인 치료다.다양한 약물의 병합요법이 시행될 수 있으며, 약물치료에 반응이 좋기에 현재 질병 단계에서 환자의 능력을 발휘하도록 조절한다. 커피와 차 한 잔이 예방 도와질병 초기에는 걷기·달리기·헬스·수영 등 체력을 기르는 운동이 필요하다.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을 유지한다. 병이 경과될수록 허리가 굽어지거나 관절이 경직되기 때문에 스트레칭·요가 등 유연성을 기르는 운동도 좋다. 병이 더욱 진행되면 일상능력을 개선하는 운동치료, 언어치료, 작업치료, 물리치료를 겸한다.수술은 병을 제거하는 방식이 아닌 환자의 신체 조절 능력을 개선하는 개념이다. 뇌심부자극술이라 불리는 신경조절수술이다.파킨슨병이 악화돼 약물 투여로도 일상생활이 유지되지 않거나 심한 떨림이 있는 경우 수술을 고려하며 적은 약물로 생활이 가능하게 도와준다. 일상에서 음식 맛보는 즐거움으로 골고루 섭취하고, 매일매일 신나는 일과 운동을 하고 친구들을 만나 대화와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병을 예방하고 늦출 수 있다. 또한 커피나 차를 마시는 습관은 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환자마다 다양한 치료를 맞춤형으로 시도할 수 있기에 아무리 나빠지더라도 치료를 이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2017-08-30

`E형간염` 예방 하려면 올바른 손씻기 습관화해야

최근 영국 등 유럽에서 유행 중인 E형간염에 관한 보건당국의 발표와 관련, 질병관리본부가 E형간염 예방수칙을 안내했다. 아울러 국내 E형간염 감염경로 파악을 위한 실태조사도 시행키로 했다.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E형간염은 E형간염 바이러스(Hepatitis E virus)에 의해 생기는 급성 간염으로 주로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을 마시거나 오염된 돼지, 사슴 등 육류를 덜 익혀 섭취할 경우에 감염된다.잠복기 15~60일을 지나서 피로, 복통,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발생한 후 황달, 진한색 소변, 회색 변 등의 증상을 보인다.건강한 성인은 대부분 자연 회복되며 치명율은 약 3% 정도로 낮지만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의 경우는 치명율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E형간염은 전 세계적으로 약 2천만 명이 감염되고 약 330만 명의 유증상자가 발생하며, 2015년에는 약 4만4천명이 사망(치명율 약 3.3%)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시아·중남미=북아프리카 등 주로 저개발국가에서 오염된 식수로 유행이 발생하고, 미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육류, 가공식품을 통해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멧돼지 담즙, 노루 생고기를 먹고 발병한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건강보험 진료통계에 의하면 연간 100여 명이 E형간염으로 진료받았다.질병관리본부는 E형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수인성·식품매개감염병 예방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특히 임신부, 간질환자, 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은 더욱 주의를 기울여달라고 전했다.구체적으로는 돼지, 사슴 등 가공육류 및 육류는 충분히 익혀먹고, 유행지역 해외여행시 안전한 식수와 충분히 익힌 음식을 먹어야 한다.또 음식 조리 전에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올바른 손씻기를 습관화하는 것이 좋다.E형간염 환자는 증상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를 금지하고, 임신부·간질환자·장기이식환자와 같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과 접촉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질병관리본부는 “국내에서 발생하는 E형간염의 발생규모 및 중증도, 감염원,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한 실태 조사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국내 E형간염 현황, 증증도 등 위험도에 대한 평가와 각 분야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관리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8-30

형태가 없는 심부자궁내막증 진단

복강경 자궁내막증수술을 받고도 생리통과 골반통, 배변통, 항문통, 요통, 다리저림 증상이 나아지지 않아 재수술을 받고자 전국 각지에서 찾아오는 환자들이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타지에서 온 환자들이 얼마만큼의 고통을 느꼈는지 정확히 공감하기는 어렵다. 다만 얼마나 힘들었을까 싶다.어떤 환자들은 진료 예약 전날에 포항으로 와 하룻밤 묵고 오전에 진료실로 찾아온다.이른 새벽에 4~5시간 동안 운전해서 왔다는 환자들도 있다. 그만큼 기대를 안고 마지막 희망을 걸고 온 것이다.도대체 심부 자궁내막증은 어떤 질환이기에 제대로 진단도 되지 않고 치료도 온전히 되지 않는 것일까.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 근종이나 선근증처럼 특징적인 형태가 있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초음파 영상진단이나 CT, 심지어 MRI검사로도 진단이 쉽지 않다.따라서 난소의 자궁내막종이 동반되지 않은 한 초음파나 CT 검사로 진단하기가 매우 어렵다. 난소 자궁내막종은 초음파 검사로 쉽게 진단할 수 있다.하지만 그 외 심부 자궁내막증은 형태가 없다.단지 자궁과 직장 그리고 방광 사이 유착이 심해 서로 미끄러지는 현상이 없는 경우, 방광이나 직장에 관찰 가능한 자그마한 결절이 있는 경우, 여기에 더해 특징적인 통증이 있는 경우 의심해볼 수 있다.경험상 난소 병변을 제외한 골반의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을 미리 알고 찾아오는 경우는 실제 심부 자궁내막증 환자 100명 중 5명 정도였다. 대부분은 아예 병명을 모르거나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 호르몬 약을 장기간 복용 중인 환자, 난소 자궁내막종 수술 후에도 골반통, 요통, 다리저림 등이 심해 병원을 찾아오는 경우였다.심부 자궁내막증이 의심되면 통증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골반 내 위치를 초음파나 MRI검사로 확인하는 작업을 하면서 진단해야 한다.10년 이상 심부 자궁내막증 복강경 수술을 하며 매일 진단 및 치료에 대한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아야 이러한 환자가 내원하면 대응할 수 있다. 평소 이러한 수술이나 진단 등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수밖에 없는 질환이다.이는 지도를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 대한민국의 지도를 최초로 제작한 조선시대 김정희는 전국 각 지역을 오랜 시간 직접 걸어다니며 지형지물을 기록했다.각 지방의 지도를 모아 우리나라 전체 지도를 만드는 과정은 족히 10년 이상이 걸렸으며 완성된 후 비로소 한반도의 전체 형태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심부 자궁내막증 진단도 이처럼 오랜 수고의 시간이 필요하다.수술적 치료는 더 오랜 시간과 열정이 요구된다. 그만큼 많은 경험이 쌓여야만 알 수 있게 되는 난해한 질병이다.이 분야를 제대로 진단 치료하는 전문가도 드물다.예를 들어 5cm 근종이 있고 골반 내 직장과 자궁 후벽 사이 심부 자궁내막증이 동반된 경우 수술 경험상 근종제거술은 3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심부 자궁내막증 제거수술은 두 시간 정도 걸린다. 주변 장기인 직장, 요관 손상 위험성이 커서 봉합하는 기술과 경험이 필요하다.그런데 한국 의료체계에서는 근종 제거술 치료비만 의사에게 지급된다.여성암 수술보다 난이도가 높지만 현재 한국의 의료제도에서는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비가 책정되어 있지 않다고 봐도 될 정도이다.이러한 의료 환경에서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가가 되려고 하는 이가 얼마나 될까!한국에도 브라질이나 유럽의 심부 자궁내막증 전문 의사들처럼 힘들고 어렵지만 한 분야에 집중해 평생을 바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래야 심부 자궁내막증으로 고생하는 더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2017-08-23

냉장고의 충고 “날 너무 믿지 마세요”

지난 일요일 새벽 식중독 증상으로 남구의 A병원 응급실에 간 기자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했다. 진통제를 맞으며 누워 있는데 야간당직으로 보이는 의사가 환자들을 한 명씩 살피며 건네는 질문이 하나같이 비슷했다.“속은 좀 어때요? 괜찮아요? 아직 배 아픈가요?”기자뿐만이 아니라 응급실에 누워 있는 환자 대부분이 비슷한 증상으로 힘겨운 밤을 보내고 있었다.요즘과 같이 무더운 여름철은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음식물에 쉽게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임을 실감했다.식중독에 걸리면 구토나 설사, 복통, 발열 증상이 나타난다. 기자도 수십 번 화장실을 드나들어야 했다. 원인 식품을 섭취한 후 수 시간에서 며칠 혹은 몇 주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대부분의 증상은 저절로 호전되며 대개는 염분과 당분이 함유된 수분 섭취, 소량의 저지방 식사, 휴식 등으로 회복된다.하지만 심한 증상이 지속되거나 38℃ 이상의 발열, 수분섭취 불가능, 혈성 설사 등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 특히 구토나 설사로 탈수 우려가 있는 영유아 또는 어린이나 노인에게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구토나 설사가 심해 물을 마시기조차 어렵다면 정맥 혈관을 통한 수액을 투여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하기 위한 지사제나 항생제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식중독은 음식 섭취를 통해 유해한 미생물이나 독소가 인체에 침입해 발생하는 질환이다.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 독소, 노로바이러스·엔테로바이러스·로타바이러스, 살모넬라, 이질, 캠필로박터, 비브리오, 예르시니아, 병원성 대장균과 같은 세균, 아메바와 같은 원충 감염뿐만 아니라 자연 독소나 화학물질 등 원인은 다양하다.균이나 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이면 무엇이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무엇보다 예방이 중요한데 원인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파 경로도 매우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식중독이 발생한 환자의 원인균이 밝혀지는 경우도 5% 정도로 낮은 편이다. 독소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 먹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영유아나 임신부, 만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특정 예방 조치를 통해 원인 식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함으로써 식중독 발생을 줄일 수는 있다.식재료나 음식물을 구입할 때부터 보관, 조리, 섭취할 때 주의하면 된다. 우선 조리된 식품이 생식 식품 옆에 진열되어 있거나 포장에 흠집이나 구멍이 있는 경우, 뚜껑이 부풀어 오른 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여름 식중독은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도 안전하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음식물을 냉장고에 넣기만 하면 무조건 안전하다고 믿지만 실상은 전혀 다르다.한낮 기온이 30℃를 웃도는 여름철에 냉장고에 보관한 음식물을 먹었다가 식중독에 걸린 경우가 많다.냉장고를 맹신한 결과로 음식물 보관법을 실천하지 않으면 언제든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다.육류와 가금류는 냉장 보관하고 48시간 이내 조리하지 않는다면 냉동 보관을 한다.상하기 쉬운 음식들은 구입 후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해야 하며, 냉장고 온도는 냉장 0~4℃, 냉동 -18℃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보관할 때는 육류나 어패류의 즙이 다른 음식물에 닿지 않도록 신경 써야 한다.남은 음식은 2시간 이내로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먹기 전에는 74℃까지 가열해야 한다. 육류, 어패류, 달걀 등은 속까지 단단해지도록 충분한 온도로 익힌다.과일과 채소는 전용 세제를 사용해 흐르는 물로 씻는다. 음식을 차릴 때에는 깨끗한 식기류를 사용하고 찬 음식과 더운 음식을 분리하며, 2시간 이상 상온에 방치하지 말아야 한다.가장 기본적인 생활수칙은 손 씻기다. 사람의 손을 통해 식중독이 전파될 수 있으므로 손을 잘 씻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근아 진료과장은 “반드시 비누 등 세정제를 사용해 손가락과 손등까지 30초 이상 깨끗이 씻고 흐르는 물로 헹궈야 한다”며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위생 관리와 더불어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hykim@kbmaeil.com

2017-0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