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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사랑이란 짐승

사랑은 짐승입니다사랑이 사랑을 잃어버렸을 때는 어둠이고 빛이고 물어뜯으면서 미쳐 날뛰는 짐승입니다사랑 앞에서는 사랑만 말해야 합니다 사랑 외에 어떤 주제나 담론이 있을 수 없습니다피골이 상접 사랑으로 연명하고 사랑으로 별을 끄고 사랑으로 환히 켭니다사랑에 빠져 곧 익사해도 지푸라기를 잡으려고 허우적거리지도 않습니다사랑은 사랑을 위하여 기꺼이 간까지 내주는 것이 사랑입니다그대는 지금 사랑을 잃은 사랑이란 짐승입니다그대는 지금 눈물 속에 드러누운 눈물이란 짐승입니다털이 눈물에 젖었고눈물의 가뿐 숨 몰아쉬면서 눈물의 호흡을 합니다그대의 눈물로 안드로메다가 은하수가 우주가 흠뻑 젖는 것 같습니다내 곁에 없는 내 사랑마저그대 눈물에 흠뻑 젖어서 끝없이 축축 처져 내리는 밤입니다사랑을 `영혼이 맑은 짐승`이라고 규정하는 시안이 놀랍다. 사랑이라는 개념을 짐승에 비유한 것도 특별한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의 상실은 엄청난 결핍과 슬픔에 이르게 하지만 그러나 절망에 젖어있지는 않고 사랑은 그 회복을 위해 자신을 투신하게 된다는 시인의 인식에서 어떤 희망을 가지게 된다. 사랑은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결코 무너져 일어서지 못하는 나약한 것이 아니라는 사랑에 대한 강한 확신과 신념이 아침 햇살에 빛나고 있다.시인

2017-03-24

일상생활 마비되는 극심한 생리통 알고보니 `자궁내막 세포 염증`

“선생님, 많이 보고 싶었어요.”키 170㎝ 정도의 늘씬한 젊은 여성이 진료실로 들어오자마자 인사하며 대뜸 손을 잡았다. 얼굴이 기억나지 않아 순간 당황했다. 환자 얼굴은 화장하고 머리카락을 정돈하면 좀처럼 알아보기 어렵다.하지만 진료 기록을 보면 단번에 기억이 떠오른다. 이날도 황급히 컴퓨터 속 수술 기록을 보고서야 “와! 반가워”하고 답했다.3년 전 일이었다. 친한 후배 소개로 병원에 온 환자는 2년 전부터 생리통이 심해 일상생활이 힘들다고 말했다. 밑이 빠질 것 같은 통증과 요통, 다리 저림도 있었다. 대도시에서 직장생활 하던 그는 새벽에 대학병원 응급실을 수차례 오갔다고 했다.당시 병원에서는 열이 나고 염증 수치가 높은 점, 하복부 통증으로 보아 골반염으로 진단했다. 환자는 입원 후 일주일간 항생제 치료를 받았다.증상이 호전돼 퇴원하면, 다음 생리 때 같은 증상이 반복됐다.무엇보다 환자는 왜 자신이 골반염 진단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골반염은 성관계를 통해 박테리아 균이 골반까지 침투해 염증과 고열,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미혼인데다 최근 1년간 남자친구가 없었던 환자는 어떻게 균이 질과 자궁경부, 자궁내막을 거쳐 골반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고 통증을 주는지 의문이었다.정확한 원인을 일지 못한 채 환자는 매달 같은 증상은 겪었다. 결국 방귀를 뀌는 일조차 고통스러운 지경에 이르렀다. 직장까지 관둬야 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국내 최고 대기업 본부에서 근무하던 화려한 생활도 통증 앞에선 아무 소용이 없었다.환자는 타지 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인 경주로 내려와 쉬던 중 우리 병원을 찾아오게 됐다며 그간의 사정을 얘기했다.원인을 모르겠고 해결방안도 보이지 않는다며 언제 다시 일을 할 수 있을까 답답한 마음에 눈물만 흘렸다.예쁘고 똑똑하며 무엇하나 부족함 없는 젊은이가 원인 모를 통증에 처음으로 인생의 쉼표를 찍었다며 좌절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아팠다.일단 정밀 검사를 시작했다. 염증이 보였고 하복부 압통도 심했다. 조심스럽게 자궁경부와 직장 사이 공간으로 초음파 기구를 밀어 넣었다. 환자는 비명을 질렀다.골반의 깊은 곳에 그리고 직장까지 침범한 자궁내막 세포로 인한 염증과 통증임을 감지했다.환자는 특히 생리 직전과 생리 중에 통증이 심하다고 말했다. 이때 양다리 모두 저린 듯한 통증을 느꼈고,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듯한 고통이 찾아왔다.MRI검사 결과 이미 병변이 직장까지 파고들어 염증을 일으킨 상태였다. 자궁천골 인대와 복막 아래 혈관, 신경까지 번져 생리가 아닌 때에도 요통이나 다리 저림을 유발한 것이었다.이어 수술을 진행했다. 환자 배꼽을 1㎝가량 절개하고, 다른 3곳도 0.5㎝ 절개해 기구 삽입 후 골반을 살폈다.예상대로 환자 증상의 원인은 자궁내막 세포들이 골반 속으로 퍼져 자궁 뒷면과 직장 앞면 사이 골짜기 같은 공간에 착상한 탓이었다. 출혈과 유착이 매달 반복되면서 병변이 뭉쳐져 있었고, 복막 아래까지 파고들어가 신경과 혈관 주위까지 염증과 흉터를 만들고 있었다.장기 사이의 유착을 박리 해 정상적인 골반 상태로 만든 후 복막을 걷어냈다. 복막 아래까지 침투한 병변은 혈관과 신경을 보존하며 제거했다. 일부 직장을 떼어내 다시 이어주는 수술로 마무리했다. 생각보다 직장 병변이 커 봉합하는 데 오래 걸렸다.수술 후 환자는 3일간 금식했다. 새로 이어준 직장이 아무는 데 필요한 시간이었다. 한 달 간 부드러운 음식을 먹으며 경과를 지켜봤다.다행히 환자는 빠르게 건강을 회복했다. 수술 후 첫 생리 때에는 그동안 환자를 괴롭히던 배변통, 생리통, 다리 저림, 요통은 일어나지 않았다.이 환자가 오랜만에 진료실을 찾아온 것이었다. 그는 최근 직장으로 복귀해 해외업무를 맡았다며 기뻐했다. 진료를 받은 뒤 문을 나서며 “이젠 방귀를 뀌어도 아프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2017-03-22

울산대병원, 제10회 `암 예방의 날` 기념식

“암, 건강하고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통해 충분히 예방 가능합니다!”울산대학교병원(병원장 정융기) 울산지역암센터(소장 전상현)는 21일 울산대병원 본관 5층 강당에서 `제10회 암 예방의 날`기념식을 개최했다.`암 예방의 날`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암 발생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예방할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 및 조기 치료로 완치 가능하며 나머지 3분의 1은 암환자도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로 정했다.울산광역시와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울산대병원 울산지역암센터가 주관한 이번 행사는 지역민들에게 암 예방 중요성을 알리고 조기검진 및 예방 생활습관을 안내하고자 마련됐다.이날 기념행사에는 송성찬 울산광역시 복지여성국장, 전상현 울산지역암센터 소장, 이상곤 진료부원장 및 암 관리사업협의체 관계자, 울산지역암센터 암예방 서포터즈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예방 수칙 10계명을 선서하고 건강생활 실천을 다짐했다.전상현 소장은 “암은 위험 요인을 줄임으로써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것이 그 어떤 치료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도 지역민들에게 암 검진 중요성을 알리고 예방수칙 실천을 유도해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줄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22

2주 이상 기침하면 `결핵` 의심하세요

결핵은 흔히 과거 소설 속 병약한 주인공들이나 앓던 질병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생활 여건이나 의료 환경이 개선되면서 비교적 결핵 환자 수도 줄었지만, 우리나라 결핵 발생률은 인구 10만 명당 86명으로 OECD 회원국 가운데 발병률 1위 국가다.특히 결핵은 감염률이 높아 단체 생활을 하는 학생이나 직장인들은 주의가 필요하다.결핵은 결핵균(Mycobacterium tuberculosis)이 원인인 공기 매개 감염 질환이다.결핵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 또는 대화 시 배출된 결핵균이 공기를 통해 다른 사람의 폐로 들어가면서 감염된다.대부분 신체 여러 부분을 침범하는데 결핵균에 감염됐다고 해서 모두 발병하는 것은 아니다. 결핵균에 감염된 사람 중 10%가량이 결핵을 앓는다. 이 중 5%는 2년 이내 발병한다.주요 증상은 기침, 발열, 수면 중 식은 땀, 체중 감소다. 폐결핵 증상으로는 기침이 가장 흔하고 객담(가래), 혈담(피 섞인 가래)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피를 토하는 객혈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는 이미 병이 진행됐음을 의미한다. 질환이 점차 심해지면 호흡곤란이 나타날 수 있고, 결핵균이 흉막이나 심막을 침범해 흉통을 느끼기도 한다.환자나 의사들은 결핵 초기 증상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감기나 폐질환으로 오인하기도 한다.증상 대부분이 감기와 비슷하기 때문이다.따라서 2주 이상 기침이 계속되거나 가래가 지속되는 경우 결핵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호흡기 및 전신 증상이 2주 이상 이어지면 일단 결핵을 의심해봐야 한다.의료기관에서는 결핵 진단을 위해 의학적 병력 확인에 이어 전문의 진찰, 결핵균 감염 여부를 조사한다.이때 투베르쿨린 피부반응 검사(Tuberculin Skin Test)를 시행하고 흉부 X선 촬영으로 활동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결핵균 확인은 객담 도말검사와 배양검사로 가능하다.이러한 초기 검사 결과가 결핵을 진단하는 데 부족하다면 환자에 따라 흉부 전산화 단층 촬영, 기관지 내시경 검사도 시행할 수 있다.이를 통해 결핵을 진단받으면 배양된 결핵균에 어떤 약이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한 약제 감수성 검사와 검출된 균의 결핵균 여부를 확인하는 균 감별검사를 진행한다.결핵 치료 기간은 평균 6개월 정도다.한국건강관리협회 대구지부 이종주 원장은 “모든 질병은 예방이 중요하다”며 “특히 결핵은 평소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나 손수건으로 호흡기를 가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옷소매 위쪽으로 가려야 한다. 기침이나 재채기 후에는 흐르는 물에 손을 씻는 것도 감염병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이라고 설명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22

강가의 묘석(墓石)

오래 전에 지운 아버지의 얼굴이내 아이의 얼굴에 돋는다밤마다 강 건너에서 거칠게 흔들던몸짓이날 물리치려던 것이었는지, 부르려던 것이었는지어둔 꿈길을 막니처럼 아릿하게 거스르면겨울 천정에 얼어붙었던 철새들은그제야 낡고 깊은 날갯짓을 한다불온한 전생(全生)이 별자리를 밟고서녘으로 흐른 사이달이 지고 해가 뜨기 전의 지극(至極)이강물에 닿아 문득 시들어버린 내가잎 진 나무로 강가에 몸을 잠그면가지 끝에 옮아 피는 앙상한 길내 몸 빌려 검게 꽃 피는 아버지모두가 한 물결로 펄럭인다생은 몇 번씩 몸을 바꿔별이었다가 꽃이었다가 닻이었다가유곽이었다가 성당이었다가어제처럼 늙은 내 아이가 되는데새벽이 오는 변방의 강가에 기대어아버지와 아이의 멸망을 지켜볼 뿐나는 차마 묘석처럼 깜깜하지 못했다시인은 오래 전 돌아가신 아버지의 모습이 자신의 아이의 얼굴에 투영되어 있음을 본다. 천년을 건너온 이 지울 수 없는 운명의 유전을 깊이 깨닫고 있다. 인생은 몇 번씩 몸을 바꿔 별이었다가 꽃이었다가 닻이었다가 유곽이었다가 성당이 된다는 시인의 말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이렇듯 유전하는 것이 인생이다. 아버지와 나와 아이에게로 흘러오고 흘러가는 지울 수 없는 운명의 한 꼭지를 들여다본다.시인

2017-03-21

지상의 방 한칸

신림 7동, 난곡 아랫마을에 산 적이 있지. 대림동에서 내려 트럭을 타고 갔던가, 변전소 같은 버스를 타고 갔던가, 먼지 자욱한 길가에 루핑을 이고 엎드린 한칸 방, 누나와 조카 둘과 나의 보금자리였지. 여름밤이면 집 앞 실개천으로 웃마을 돈사의 돼지똥들이 향기롭게 떠가는 것을 보며 수제비를 먹었지. 찌는 듯한 더위에 못 이겨 야산에 오르면 시골처럼 캄캄하던 동네, 개천 건너 그 동물병원 같은 보건소는 잘 있는지 몰라. 눈이 커다란 간호원에게 매일 아침 붉은 엉덩이를 내리고 스트렙토마이신을 한 대씩 맞고 다녔지. 학교가 너무 멀어 오전 수업을 늘 빼먹어야 했던 집. 아니 결핵을 앓던 나를 따스히 보살펴 주던 집. 겨울이면 루핑이 심하게 울어 조카의 어린 몸을 난로처럼 안고 자던 방. 아니 봄을 기다리던 누님과 나의 지상의 좁은 방 한칸.가난하고 어려웠던 지난 시절, 이 땅 어디에선들 이러한 삶의 풍경들이 없었을까. 허물어져가는 방 한 칸, 볼품없는 생의 여건들 속에서 아이들은 해맑게 자라나고, 찌든 가난이 대물림되는 그 힘겨운 생활 속이었지만 거기엔 사람다운 따스함과 어떤 어려움에도 꺾이지 않는 힘이 스며 있었다. 불편함과 결핍 속에서도 희망과 기다림이 얽혀 있었던 것이다.시인

2017-03-17

운동하는 아이가 공부도 잘한다

“공부 못 해도 좋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부모들은 흔히 아이의 학업 성적과 신체 건강을 별개로 보고 순위를 정한다. 공부 잘 하는 똑똑한 자녀도 좋지만, 무엇보다 아프지 않고 몸 튼튼한 게 우선이라고 여긴다.하지만 최근 운동하는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아이의 운동 능력과 학업 능률 연관성이 밝혀진 셈이다. 결론은, 활동적인 건강한 아이가 공부도 잘 한다는 것이다.□ `생활습관병` 앓는 비율 상승중학교 1학년인 민준이는 아침저녁으로 하루 두 번 인슐린 주사를 맞는다. 당뇨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선천적으로 혈당을 분해하는 인슐린이 부족해서 생기는 `소아 당뇨병`이 아니다. 성인 당뇨병이다.원인은 어른들이 당뇨에 걸리는 이유와 같다. 비만과 운동 부족이다. 실제로 민준이 방에는 항상 햄버거,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들이 책상이나 침대 위에 널려 있다. 칼로리는 높지만 영양소는 적은 음식들이다.방과 후엔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컴퓨터 게임에 매달리거나 TV로 만화영화를 본다. 운동은 말 그대로 숨쉬기 뿐이다. 이러한 생활습관이 일찍이 당뇨를 불렀다.국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과 같은 `생활습관병`을 앓는 어린이가 한 해 2만명에 이른다. 스트레스 등으로 만성 위장병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5만여명에 달한다.심지어 소아비만 10명 중에 한 명꼴로 지방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적절한 운동은 학습능력 향상자녀 교육에 유별난 유대인들은 `아이들을 평생 가르치려면 맘껏 뛰놀게 하라`고 말한다. 실제로 운동이 학습 효과를 향상시킨다는 의학적 연구 결과들은 많다.미국의 초등학생 일과를 연구조사한 결과 체육시간을 늘리고 일주일에 4시간가량 공부하는 시간을 줄였더니 오히려 수학과 글쓰기 성적이 좋아졌다. 운동이 뇌로 공급되는 산소량을 증가시키고, 신경세포 사이의 연결 고리를 강화해 기억력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아이들이 신체활동을 많이 하면 공격성이 줄어들고 정서적 능력도 향상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이스라엘 텔아비브대학 케런 샤할 박사는 지역 25개 학교의 어린이 64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24주 동안 운동 프로그램과 비운동 교육 프로그램을 각각 제공했다. 운동 프로그램은 축구, 농구, 격투기, 유도 등으로 구성해 주 3회, 5시간 실시했다.24주후 아이들의 정서적 능력을 측정한 결과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들은 자기 조절, 자기 관찰, 문제 해결, 만족 지연 등 모든 분야에서 일반 수업을 받은 학생들보다 높은 성장을 보였다.샤할 박사는 “아이들이 흥미를 느끼는 운동이 있다면 그것을 마음껏 하게 해주는 것이 정서적인 성장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역도 같은 중량운동 유익세계보건기구(WHO)의 신체활동 건강지침에는 만 5~17세 어린이 및 청소년이 매일 최소 60분, 중등도 내지 격렬한 강도의 신체활동을 권장하고 있다.스페인 사라고사 대학 연구팀이 2~9세 아동 3천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6세 이하 남자 아이들은 매일 70분간 운동이 필요하다. 그보다 더 나이 든 남자 아이들은 매일 80분 이상 운동을 하도록 권고했다.반면 여자 아이들은 나이에 상관없이 그보다 짧은 60분 정도면 된다고 설명했다.수영은 심폐 능력과 유연성을 길러주며, 배드민턴·조깅·줄넘기·농구·자전거타기 등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몸 안에 많은 양의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과 폐 기능을 향상시킨다.운동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어린이라면 학교별 방과 후 프로그램이나 스포츠 교실을 활용하는 것도 좋다.어린이가 역도 같은 중량운동을 하면 `키가 크지 않는다`, `관절이 약해지고 상처를 입기 쉽다`는 속설이 있지만, 실제론 오히려 유익하고 반드시 필요한 운동이다.일주일에 근력운동을 2회 이상 꾸준하게 실천한 어린이의 체력은 같은 기간 동안 1회 또는 아예 안 한 어린이보다 더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때 체육 교사와 같은 전문가의 지도 아래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한국건강관리협회 이근아 진료과장(가정의학전문의)은 “아이들은 쉽게 탈수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운동 전후엔 충분히 쉬며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며 “아침저녁으로 두번 나눠 20분씩 운동해도 좋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가급적 실내에서 운동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15

집 안 공기 오염 주범은 가스레인지

▲ 이종주 원장 한국건강관리협회대구지부일상생활 속 여성들은 각종 유해요소로 둘러싸여 있다. 평범한 여성이 하루를 보내며 접하는 화학물질은 무려 126가지나 된다. 여성의 몸은 지방과 근육 비율, 호르몬 체계가 남성과 달라 화학물질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심코 한 행동 때문에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도 있다. 작은 노력으로 큰 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대처법을 알아보자.□ 가스레인지 관리주방은 조리 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로 인해 집에서 가장 공기의 질이 좋지 않다. 가스레인지 불이 불완전 연소할 때 나오는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 등이 주방 공기를 악화시키는 주범이다.집 내부공기를 미세먼지와 유해물질로부터 지키려면 음식을 조리하기 전에 습관적으로 가스레인지 후드를 켜고, 창문을 여는 것이 좋다.가스레인지 후드 관리를 소홀히 하면 후드에 묻은 기름때와 먼지가 가스레인지 열에 녹아 유해물질로 변해 음식에 들어가기 때문에 필터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섬유 필터는 최소 3개월마다 교체하고, 알루미늄 필터는 세제 물에 10분 정도 담근 후 솔로 문질러 씻는다. 환기통 내부는 먼저 가스레인지를 1~2분간 켜고 후드 내부의 기름때를 녹인 다음 세제와 베이킹소다를 뿌려 닦는다.□호흡기건강 지키는 가습기 사용법호흡기 건강과 직결되는 가습기는 사용 시 매일 물을 갈아주는 것은 기본이다.이때 수돗물을 바로 사용하기보다는 미리 물을 받아 놓고 하루 정도 지나고 나서 바닥에 불순물이 가라앉으면 윗물만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가습기 물통을 닦을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세제로 씻으면 아무리 여러 번 헹궈도 잔여물이 남는다. 세제 잔여물은 수증기와 함께 배출돼 실내공기를 오염시킨다.따라서 세제 대신 베이킹소다, 식초, 소금 등을 1~2스푼 물에 섞어 헹구거나 뜨거운 물을 담아 10분 이상 살균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또한, 가습기를 너무 몸 가까이 두면 수증기가 바로 호흡기로 들어가 기관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2m 이상 거리를 둔다.□설거지·청소·세탁도 건강하게!설거지나 청소, 세탁할때 합성세제 대신 똑똑한 방법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다. 베이킹소다와 전분을 2대1 로 섞은 뒤 물을 조금씩 넣어 동그란 경단 모양으로 만들어뒀다 설거지할 때 사용하면 기름때까지 쉽게 닦을 수 있다. 따뜻한 물에 베이킹소다를 섞으면 만능세제가 된다. 분무기에 담아 더러운 곳에 뿌린 후 닦아주면 깨끗이 잘 닦이고 퀴퀴한 냄새도 날려준다. 소금, 식초, 베이킹소다만 있으면 세탁도 문제없다. 물 1ℓ에 소금 1큰술을 넣고 면소재 옷을 20분정도 삶으면 기름때도 말끔히 빠진다. 물 빠짐이 우려될 경우 옷을 소금물에 30분쯤 담갔다 빨아야 한다. 땀으로 얼룩진 옷은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30분쯤 담그고 나서 세탁하면 된다.

2017-03-15

경북동해안 최초 전문의 100명시대 열렸다

지난 1950년 문을 연 포항 세명기독병원이 개원 67년 만에 전문의 100명 시대를 맞았다. 포항 세명기독병원(병원장 한동선)은 올해 신임 전문의 9명을 임명, 7일 본관 광제홀에서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로써 경북동해안 지역 최초로 전문의 100명을 갖춘 병원이 됐다.세명기독병원 의료진은 수(數) 싸움에서 지역 최고를 자랑한다. 이미 지난 2015년 지역최초로 직원 수 1천명을 기록한데 이어 2017년 3월 현재 기준 의사 100명, 간호인력 902명, 의료기사 122명을 포함해 1천250명으로 늘었다. 오는 8월 암센터가 완공되면 1천300명을 넘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명기독병원은 정형성형병원과 함께 심장센터, 뇌신경센터, 소화기내시경센터, 응급의료센터, 건강증진센터 등 5개 전문센터, 23개 진료과를 운영 중이다. 여기에 정형외과 16명, 응급의학과 9명, 심장내과 6명, 뇌신경센터 10명, 소화기내시경센터 6명 등 각 센터마다 전문의가 고루 포진돼 있다. 원활한 진료 시스템을 이끄는 주역들이다.적극적으로 전문의를 영입한 데 이어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매년 1회 이상 국내외 학회 참여를 비롯해 의사들이 공부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를 조성한다.그 결과, 지방 병원으로서는 드물게 국내외 학회에서 매년 5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 의사들의 연구와 학술적인 노력은 그대로 환자 진료에 적용한다. 그 혜택이 고스란히 병원을 찾는 환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세명기독병원이 의료진 확보에 특히 공을 들이는 이유기도 하다. 실제로 지난 2016년 한 해 동안 병원을 찾은 전체 외래 환자수는 57만87명이었다. 포항시민 53만명을 훌쩍 넘긴 수치다. 전체 수술 건수는 1만4천497건으로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 없는 전문성을 지녔다.더 나은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최근 운영 병상도 늘렸다. 지난 2일 혈액종양내과 개설과 함께 226실 710병으로 확대했다. 암센터가 본격 운영되면 800병상 이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세명기독병원 한동선 원장은 “의사를 포함한 의료진은 곧 병원의 얼굴”이라며 “의료기관은 장비와 시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사람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우수한 의료진을 지속적으로 영입해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좋은 병원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민정기자 hykim@kbmaeil.com

2017-03-08

오래전 손쓸 수 없었던 자궁·직장 유착 재수술로 통증 완전히 없애버려 `보람`

7년 전 일이다. 스무 살 여성 A씨가 진료실로 들어왔다. 지역의 한 여성전문병원으로부터 받은 진료의뢰서를 건네며 수술받고 싶다고 말했다.MRI검사 결과 우측난소의 자궁내막종이었다. 생리 중 하복통, 배변통, 요통, 다리 저림이 있다고 했지만 당시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환자도 별다른 중요한 말을 하지 않았다. 수술은 차질없이 진행됐다.복강경 수술로 우측난소를 보존하면서 자궁내막종을 제거했다. 수술을 마무리하려는 찰나 자궁 후벽과 직장이 완전히 유착된 것을 발견했다.순간 갈등이 일었다. `아, 단순한 유착이겠지? 떼어내 봤자 다시 붙을 거야. 자궁내막증 병변이 있어도 난 못해, 괜히 사고 나면 어떡할 거야. 소변줄과 장이 손상되면 치료하기 어려워져. 비뇨기과나 외과에 도움을 요청하면 개복할 가능성이 큰데 그건 안돼!` 중요한 시점에서 온갖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고민 끝에 더는 수술을 진행하지 않고 마무리했다. 3일 후 환자는 퇴원했다. 일주일 뒤 내원한 환자는 수술 통증이 없고 상처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하게 아물었다.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자궁과 장 사이에 깊숙이 위치한 심부 자궁내막증이 골반 신경과 허리에서 나온 신경을 당기고 염증을 일으킬 것이란 사실을.결국 환자에게 고백했다. 수술 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고. 당분간 재발 방지를 위해 호르몬 약물치료를 하자고 제안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약물치료를 마친 후 6개월이 지나 환자는 갑자기 생리통, 배변통, 요통, 다리 저림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다. 점점 심해지는 통증 때문에 너무 힘들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는 대뜸 “7년 전에 수술 후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말이 무엇 때문이었느냐?”라고 물으며 얼굴을 찡그렸다.7년 전, 사실 그땐 국내 대부분 병원에서는 자궁내막증 병변을 수술로 치료하던 시기가 아니었다. 수술 중 심부 자궁내막증 병변과 유착을 알아챘지만, 외면한 것에 대한 미안함과 괴로움이 컸다. 환자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으로 밤을 새우기도 했다.심부 자궁내막증에 매우 관심이 많았던 나는 이후 많은 경험과 새로운 수술법을 배우며 혹독한 과정을 겪었다. 여러 나라를 다니며 여성암 수술을 배우던 중에 심부 자궁내막증이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주요 질환이라는 것도 알게 됐다.한창 열정을 갖고 연구하며 수술에 집중했지만, 요관과 직장까지 침범한 병변을 제거하는 수술은 한국에서 시행되지 않고 있었다. 반면 해외 몇몇 나라에 전문의사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브라질 의사를 찾아 비행기를 타고 40여시간을 날아가기도 했다. 심부 자궁내막증 제거를 위한 안전한 치료법을 배우고 싶었다.그렇게 시간이 흐른 뒤에야 나는 다시 환자 A씨를 마주하게 됐다. 물론 예상했던 일이었다.그제서야 그동안 마음속에 담아뒀던 이야기를 환자에게 하나씩 풀어냈다. 7년 전 환자 난소에 생리혈이 고여 생긴 자궁내막종은 치료했지만, 정작 통증의 주요 원인인 골반 유착 뒤에 숨어 있던 심부 자궁내막증을 외면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이젠 어떤 방식으로 치료해야 하는지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마지막으로, 꼭 하고 싶었던 말 “다시 수술하자”고 제안했다. 고맙게도 환자와 보호자는 흔쾌히 승낙했고,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환자를 오랜 시간 괴롭혔던 만성 골반통과 요통, 다리 저림 증세는 수술 다음날 바로 사라졌다. 몇 달 후 생리를 시작해 1년이 지난 지금까지 호르몬제 없이, 생리통 없이, 건강하게 지낸다.지난 배움의 시간이 힘들었지만, 적어도 비겁한 의사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앞으로, 어쩌면 평생 살아가면서 A씨와 같은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진료할 때마다 외면하고 싶진 않았다. 골반염, 방광염, 장염이라는 핑계를 들어 약물로 적당히 통증만 조절하는 의사는 되고 싶지 않았다.무엇보다 남들이 하지 않고 회피하는 심부 자궁내막증 수술을 할 수 있게 된 이유, 그 숙제를 준 환자들에게 감사하다.

2017-03-08

소쩍새는 어디서 우는가

귀가 밝아진다는 건 그래도 슬픈 일만은 아니었다지나간 다큐멘터리 자료를 찾아보고 있는데작년 첫울음 울다 간 소쩍새가 한 문장 속에서 다시 깃을 친다홀로 밤늦게 찾아와 길게 목을 풀던 첫손님누군들 그 울음을 받아 적을 수 있었을까늘 멀리만 보려던 닫힌 창가에 바짝 다가앉았다손때 묻은 수첩을 꺼내든 이의 등 뒤로 눈이 까만 밤새가 울었다올해 소쩍새 울음을 들으려거든며칠은 더 기다려야 한다고아니 더 늦을지도 모른다고 바람이 아직 차다고그때나 한번 찾아와 보라고정작 나는 그 새가 언제 우는지 기다려지기보다어디서 우는지 울어야 하는지 그걸 생각하고 있었다저 울음이 배어나왔을 저녁 어둠은아직 창밖의 나무옹이 속에 웅크려 있었다저물녘 누군가 앉아 있던 자리도 그러하였을 것이다울창하고 맑은 밤의 창을 가진 이가 부러운 게 아니었다아직 내 마른 묵필은 그 어둠을 가질 수 없었다깊은 봄밤 시인이 시를 쓰는 창가로 정적을 깨치며 들려오는 소쩍새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시인은 깊은 사색에 빠지게 된다. 어둠을 뚫고 짙은 어둠 속으로 뱉어넣는 처절한 그 울음소리에 시인은 자신의 삶의 태도와 시를 써 온 열정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다. 간절하고 처절하게 울음을 뱉는 소쩍새처럼 자신의 창작에 대한 열정도 더 불태우고 더 정진해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는 것이다.시인

2017-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