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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테크 제국 ‘화웨이’ 완전 해부

미국 정부가 가장 신경 쓰는 중국 기업은 어딜까? 인공지능(AI) 선두주자인 반도체기업 엔비디아가 가장 두려워하는 기업은 어디일까? 바로 화웨이다. 중국 기술 굴기의 상징인 화웨이는 미·중 무역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미국의 제재를 보란 듯 뛰어넘고 있다. 삼성이 세계 1위로 입지를 다진 폴더블폰 분야에서도 2위로 바짝 추격하고 있는 화웨이를 주목할 시간이다. 신간 ‘화웨이 쇼크’(생각의힘)는 늘 베일 속에 가려져 있었던 비밀스런 테크 제국 화웨이를 입체적으로 분석한다. 창업자 런정페이의 생애와 발전사, 최신 동향이 시간순으로 서술돼 있고 주요 에피소드를 화웨이 내부 자료를 바탕으로 꼼꼼히 묘사해 이 한 권으로 화웨이라는 기업을 깊이 알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WP) 테크 전문 기자 에바 더우의 밀착 취재로 완성된 이 책은 5년 만에 나온 화웨이 관련 도서이자 현재 가장 첨예한 이슈인 화웨이를 완벽하게 해부한 첫 책이 될 것이다. 화웨이는 일찍이 중동, 아프리카, 유럽으로 진출해 구축한 통신 장비 세계 1위라는 토대 위에서 자체 개발 스마트폰 ‘메이트’ 시리즈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압도적 내수 소비로 미국의 제재를 극복했다. 2024년 매출 역대 2위를 기록한 화웨이의 행보는 놀라웠다. 매출의 20%를 연구개발비에 쏟은 것이다. 이는 순이익의 3배 가까운 액수였다. 책은 한때 통신장비나 저가 스마트폰 제조업체쯤으로 여겨지던 화웨이가 엔비디아와 직접 경쟁하는 수준까지 성장하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인민해방군 장교 출신으로 화웨이를 창업한 런정페이(任正非·81) 최고경영자(CEO)가 최소 100년 정도 지속 가능한 중국 기업을 만든다는 계획을 품고 있었다고 책은 설명한다. 그는 IBM을 비롯한 외국 기업을 직접 찾아가 벤치마킹하고 자신만의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책은 중국이 1980년대 이후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를 혼합한 독특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관리 경제체제를 유지하며 이룬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 바로 화웨이라고 평가한다. 런정페이의 장녀이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는 2018년 12월 캐나다 밴쿠버 국제공항에서 미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현지 경찰에 체포된 뒤 2년 9개월여 만인 2021년 9월에서야 풀려났다. 미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1기 시절인 2020년 5월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했으며 작년 7월 독일 정부는 자국 주요 통신사들이 화웨이와 ZTE 등 중국 기업의 부품을 5년 이내에 5세대 이동통신(5G)에서 배제하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서구 국가들의 움직임은 적대적이지만 화웨이는 여전히 5G 장비 판매량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책은 화웨이가 내수 시장에서는 중국인의 애국심 덕을 봤고 신흥 시장에서는 수요가 꾸준히 성장해 악조건에서도 1위를 유지했다고 풀이한다. 2016년 중국에서 열린 화웨이의 P9 스마트폰 홍보 행사 무대에는 할리우드 스타 스칼릿 조핸슨이 직접 등장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편안하십니까?… 지나친 편안함이 삶을 망친다

현대인은 역사상 가장 안락한 시대에 살고 있다. 실내 온도 조절부터 풍족한 식량, 첨단 의료 기술까지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는 사라졌다. 그러나 미국의 건강 전문기자 마이클 이스터는 신간 ‘편안함의 습격’(수오서재)에서 “과도한 편안함이 오히려 건강과 삶의 의미를 좀먹는다”고 경고한다. 마이클 이스터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건강 전문 저널리스트였다. 자기파괴적이며 모순적인 삶의 패턴을 끊어내고, ‘불편한 도전’이 인간에게 진화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위한 대장정에 나선다. NBA 최고의 운동생리학자를 만나 육체적으로 힘든 과제에 도전하는 훈련법의 비결을 배우고, 부탄의 종교 지도자를 만나 생의 무상함을 깨닫고 죽음과 행복에 대한 통찰을 얻는다. 젊은 신경과학자의 연구실에서는 자연이 인간의 창의성을 확장하고, 과부하와 불안을 치유하는 방식을 확인한다. 도시 환경을 벗어나 자연에서 실질적으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과 연결되는 것의 중요성, 신체 활동 부족이 초래하는 건강 문제들, 배고픔은 단순한 결핍 상태가 아니라 오히려 몸이 더 건강하고 강력하게 기능하도록 하는 생존 메커니즘이라는 연구 결과들, 운동의 이점과 어떤 종류의 운동이 가장 적합한지에 대한 정보들, 그리고 디지털 연결은 증가했지만, 의미 있는 연결이 줄어든 현대인의 삶에 대해 깊이 고찰한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직접 극한의 불편함에 놓이기 위해 33일간의 알래스카 오지 순록 사냥을 떠난다. 인간이 단 한 번도 밟지 않았던 땅이 존재하는 곳, 지구상에 마지막으로 남은 야생의 땅에서 뼛속까지 얼리는 추위, 힘듦, 배고픔, 더러움, 고요와 따분함 등 ‘야생으로의 회귀’를 몸소 체험하고, 이를 바탕으로 불편함이 가진 효용을 독자에게 생생하게 전달한다. 흥미진진하고 이색적인 사냥기와 더불어 전 세계 전문가들이 수년간 쌓아온 방대한 수치와 연구 결과들이 페이지를 오가며 속도감 있게 펼쳐진다. 저자는 자신의 여정을 “‘인간을 더 오래 살게 만드는 요소’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는 역설적으로 ‘더 쉽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고 고백하며, ‘편안함의 습격’을 변화의 기록이라고 부른다. 이 모든 여정 속에서 이스터는 건강과 행복에 관해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며, 인간 존재의 본질을 다시 이해하기 위해 일상에 약간의 불편함과 도전들을 받아들일 것을 권한다. 완전한 편안함보다는 적절한 스트레스와 도전은 오히려 우리를 더 강하고, 행복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저자는 삶의 진정한 충만함이 편안함의 울타리 밖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며, 무감각해진 사고를 자극하고 동기를 유발해 내면에 숨겨진 야성을 발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1부 ‘아주 힘들어야 한다, 그러나 죽지 않아야 한다’에서는 생존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의 고생이 신체적 강인함을 키운다고 주장한다. 2부 ‘따분함을 즐겨라’에서는 자연 속 고요가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임을 신경과학 연구로 뒷받침한다. 3부 ‘배고픔을 느껴라’에서는 칼로리 제한이 세포 재생과 면역력 강화로 이어진다는 최신 이론을 소개한다. 4부 ‘매일 죽음을 생각하라’에서는 부탄의 죽음 성찰 문화에서 배우듯, 유한성이 삶의 의미를 깨운다고 말한다. 5부 ‘짐을 날라라’에서는 신체적 부담이 근육과 정신력을 단련시킨다는 인류학적 증거를 제시한다. 이스터는 알코올중독과 운동 부족으로 무너졌던 자신의 삶을 복기한 뒤 “편안함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일부러 불편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여정은 자연과의 연결, 신체 활동, 정신적 성찰이 결합된 ‘불편함의 미학’을 실천하는 과정이었다. “불편함을 마주하는 것, 때로는 일부러라도 불편해질 궁리를 하는 것. 그것이 인간 본연의 생명력을 잃지 않는 지혜다.” 존 프랭클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기술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대인에게 경각심을 일깨운다. 삶의 진정한 충만함은 안락함이 아닌, 작은 도전과 불편함 속에서 피어난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독자들에게 일상의 틀을 깨는 용기를 촉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물순환촉진법’

지난 몇 년간 우리는 기후변화의 위력을 피부로 느꼈다. 기록적인 폭우로 대구 도심의 도로가 순식간에 흙탕물에 잠기고, 연이은 가뭄에 청도 운문댐이 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은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닌 우리의 현실이 되었다. 도시를 뒤덮은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는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 길을 막아버렸고, 왜곡된 물의 흐름은 기후변화라는 ‘위협 증폭기’를 만나 홍수와 가뭄이라는 극단적인 모습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물관리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할 때이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물순환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물순환촉진법)이 바로 그 전환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물순환촉진법’은 무엇이 달라지는 것일까? 핵심은 ‘통합’과 ‘회복’이다. 이 법은 빗물을 더 이상 빨리 내다 버려야 할 골칫거리가 아닌, 땅에 스며들게 하고(침투), 잠시 머물게 하여(저류), 다시 사용하는(재이용) 소중한 자원으로 바라본다. 이를 위해 ‘물순환 촉진’이라는 개념을 도입했는데, 이는 단순히 재해 예방을 넘어 깨끗한 물 공급, 수생태계 보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활동이다. 법은 투수성 포장, 빗물정원, 인공습지 같은 ‘물순환 시설’을 체계적으로 설치하도록 장려한다. 특히 물순환 왜곡이 심각한 지역을 ‘물순환 촉진구역’으로 지정해 국가가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관리하게 된다. 환경부가 국가 전체의 청사진(국가물순환촉진기본방침)을 그리면, 지방자치단체가 지역 특성에 맞는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세워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다. 국고 보조를 통해 사업 비용을 지원하고, 관련 제품의 품질을 인증해 주는 제도로 산업 발전도 꾀하게 된다. 세계의 선진 도시들은 이미 도시가 거대한 스펀지처럼 기능하는 ‘스펀지 시티’로 변모하고 있다. 독일은 건물의 지붕이나 주차장처럼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불투수면적’이 넓을수록 하수도 요금을 더 내게 하는 ‘빗물세’를 도입했다. 이는 시민들이 스스로 옥상에 정원을 가꾸고, 마당에 투수 블록을 깔도록 유도하는 강력한 동기가 된다. 미국 포틀랜드시는 ‘깨끗한 강 보상(Clean River Rewards)’ 프로그램을 통해 빗물정원 등을 설치한 시민에게 수도요금을 직접 깎아준다. ‘물순환촉진법’ 시행을 계기로 대구·경북은 기후 위기 시대에 지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발판으로 삼는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안정적인 ‘재원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국고 지원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독일의 빗물세처럼 지역 실정에 맞는 독자적인 재원 조달 체계를 조례로 제도화하는 방안을 공론화해야 한다. 둘째, ‘제도개선’과 실행 조직 구축이 시급하다. 물순환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를 세워 부서 간 칸막이를 허물고, 전문가와 시민이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활성화해야 한다. 셋째, ‘물순환촉진법’에 명시된 ‘지원센터’나 ‘전문인력 양성기관’과 같은 핵심 기관을 우리 지역으로 유치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대구·경북이 물산업 선도도시로 도약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다. 그리고 ‘물순환촉진법’이라는 새로운 도구를 손에 쥔 지금이야말로 대구·경북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물 안심 도시’로 거듭날 절호의 기회이다. /남광현 대구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5-07-17

복날이 뭐지?

달력을 보니 초복이 코앞이다. ‘복따름’을 해야 이 더운 날씨를 어떻게 해서든지 버티지 싶어 삼계탕집에 전화를 돌렸으나 이미 허탕이다. 어지간한 집은 예약조차 받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니 더운 날씨에 더 더운 듯하다. 불난 집 앞에서 부채질한다더니 교장으로 정년퇴직한 친구가 ‘복따름’이 아니라 ‘복달임’이라고 단어를 수정해 준다. 대충 알아먹으면 될 것을 지적질이다. 닭 한 마리도 못 먹어 헤매는 사람보고 부아를 돋운다. 시청에 가면 피켓을 들고 서 있는 사람들이 항상 있었다. 이런저런 이유로 시장에게 하소연하고 싶은 마음에서 별의별 사람이 다 있다. 그중에는 개고기 먹지 말자는 취지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칠성시장 개 판매 장소를 없애 달라고 시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서울 경동시장의 개 도살장이 없어지고 국내 3대 개 시장 중 경기도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는데, 마지막으로 남은 대구 칠성시장의 개 시장을 폐쇄해 달라는 것이었다. 복날쯤에 어김없이 나오는 ‘개고기’ 이야기는 이제 식상하다. 보신탕, 보양탕이라 부르는 개고기는 우리 민족의 전통음식 중 하나였으나 시대가 개고기 먹는 것을 거부하고 있으니 방법이 없다. 이젠 법으로 못 먹게 되다 보니 강짜 부린다고 될 일도 아니다. 복날에 복달임을 위해 가족이나 이웃이 모여 노는 것은 ‘복놀이’라 한 것을 보면 가족 친지들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더위를 이겨보자는 뜻이 강한 것 같다. 특히 어른들 여름에 기력이 빠질까 싶어 챙기는 의미로 여름 들어갈 때 한 번, 중간에 한 번 그리고 여름 끝날 때쯤 마지막으로 건강을 챙겨드리는 마음에서 복놀이를 한다. 이게 우리가 복날을 챙겨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초복은 어른들 여름 나시라고 영양가 있는 음식 챙겨드리는 날로 배웠고 여태 그렇게 해왔다. 애들 외숙모가 시집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초복날 일이 터졌다. 집사람이 갓 시집온 처남댁에게 초복 날 장인어른 안 챙긴다고 나무란 것이다. 찾아뵙지도 못하면 전화라도 해서 안부를 여쭙는 것은 상식이건만, 그냥 넘기는 바람에 장녀인 집사람이 열이 뻗혔다. “우리 집에선 초복 행사 같은 건 없어예.” 아마 처남댁 집에선 초복이란 행사 자체가 없었던 모양이다. 모르면 처남이라도 언질을 줘야 하건만 똑같았다. 갑자기 팔에 소름이 돋아 딸들에게 시집가서 초복 행사 가볍게 여기다가 아비 어미 욕 먹이지도 말라고 ‘단디’ 교육했다. 이제 삼십여 년이 흘러 장인어른도 돌아가셨고 애들도 삼십 대에 접어들어 각자 결혼해 생활이 바쁜 것 같다. 가족끼리 함께 밥을 먹는 시간도 거의 없는지라 밥상머리 교육인지 뭔지도 해 본 적이 까맣다. 문득 시대가 형식적인 절차나 예절 방식 같은 것이 없어지는 느낌이다. 편한 세상에 살면서 피곤하게 절차 따지는 것이 우습게 되는 세상이 된 것이다. 모든 게 대충 대충이다. 큰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다. 전화 한통으로 안부만 물어줘도 될 일인데 이조차 허례허식으로 치부한다면 할 말이 없다. 괜히 복날에 복잡한 식당 찾다 스트레스 받지 말고 집에서 수박이나 시원하게 한 통 잡아야겠다. /노병철 수필가

2025-07-17

상선약수의 교훈

중국의 철학자 노자는 도덕경에서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삶의 기본이라 했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최고의 선(善)은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며 누구와 다투지도 않고 억지로 무엇을 하지도 않으려하며 오히려 만물을 이롭게 한다고 했다. 도가사상의 창시자인 노자는 물은 겸손하며 유연하고 포용력이 있으면서도 강인함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는 자연 순리에 따르는 삶을 옳은 태도라 가르쳤다. 물은 흔하지만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지구상 생물체를 살 수 있게 하는 물질이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다. 지구 표면의 70%가 바다다. 바다는 지구상에서 발생하는 열을 저장해 기후를 부드럽게 한다. 사람의 인체도 70% 이상이 물이다. 몸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려면 매일 1~5l의 물을 먹어야 탈수를 예방할 수 있다. 사람 몸에 물이 2%가 부족하면 갈증이 오고, 5%가 부족하면 뇌사 상태가 된다고 한다. 물은 컵에 담으면 컵 모양이 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근 그릇 모양이 된다. 물의 유연하고 정직한 기질처럼 사람도 남을 이롭게 하고 겸손하게 사는 것이 노자의 상선약수에 담긴 의미다. 한 나라의 장관은 행정부의 으뜸 관료다. 막중한 책임과 권한을 갖는다. 국민들 앞에 모범이 되고 깨끗해야 함은 물론이다. 국정에 대한 신뢰도 그로부터 시작된다. 이재명 정부의 장관 청문회가 막바지에 이르고 있으나 장관 후보자들의 자질 문제를 두고 청문회가 파행으로 흐르고 시끄럽다. 한 나라의 장관으로서 자질이 있는지 여부는 앞으로 그들이 일해 보면 안다. 후보자들이 만약 장관이 된다면 노자의 상선약수의 마음 정도는 가져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5-07-17

경주 두 번 찾은 총리, APEC 성공 기대치 높였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과 16일 양일간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회의장을 방문했다. 지난 11일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경주 APEC 준비상황을 둘러본 데 이어 두 번째 방문이다. 김 총리의 방문에는 외교부 관계자와 경북도 부지사, 경주시장 등이 참석했다. 김 총리는 숙박시설, 공사 진행 상황, 문화콘텐츠 준비현황을 일일이 점검하고 K-APEC을 기존의 어느 정상회의보다 특별하게 만들 것을 당부했다. 그는 16일 경주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경제계 포럼인 대한상의 하계포럼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경주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외교 행사를 넘어 한국의 초격차 산업역량과 문화적 비전을 결합해 세계에 새로운 행사모델을 제시할 기회”라고 밝히고 “APEC 경주를 대한민국의 새 출발점으로 삼자”고 강조했다. 대한상의 포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전국 상의회장단, 기업인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대한상의 관계자도 “APEC 정상회의와 글로벌 경제인 행사의 성공적인 개최에 기업인도 모두 한뜻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출산위원회도 경주에서 10월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서 ‘인구 구조 변화 공동대응을 위한 경주선언을 채택하자는 제안을 16일 했다.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경주 APEC 행사가 대통령의 관심과 김 총리의 방문, 경제계의 동참 등으로 서서히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는 모습이다. 특히 정부와 경제계 등 범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관심을 모으면서 행사의 성공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행사가 개최되는 경북도와 경주시는 지역의 명예를 걸고 빈틈없는 준비로 역대 최고의 APEC 행사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20년만에 돌아온 글로벌 행사를 유치한 경주와 경북도는 행사의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포스트 APEC 준비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21개국 정상과 각료 등 2만여 명의 외국인이 경주를 찾는 일은 앞으로도 드물 것이다. 지난해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의 실패로 인한 국가적 망신을 교훈으로 삼아 특별한 각오로 행사를 준비해야 한다.

2025-07-17

농축산물 시장 개방, 농촌소멸 가속화 한다

미국이 다음 달 1일 25%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한국에 농축산물 시장 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사과와 소고기, 쌀 등 민감한 품목들이 개방 대상으로 거론되다 보니, 최대 농업도시인 경북 도내 농가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준비 중인 정부 당국은 “농산물도 전략적 판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밝혀, 미국 측 요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사과와 소고기, 쌀 등의 시장개방은 우리나라 농가의 생계와 직결되는 만큼, 정부는 농민들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결론을 내려야 한다. 경북도로서는 사과와 소고기가 최대 민감 품목이다. 경북지역 사과 생산량은 전국의 60% 이상을 차지하고, 소 사육 규모는 전국 1위다. 미국산 사과와 소고기는 국내산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높다. 특히 이미 일부 개방된 한우와 달리, 사과는 개방하게 되면 대폭적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하다. 미국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10배가 훨씬 넘는다. 사과 주산지인 청송의 한 농가는 “미국 사과는 한국 사과 가격의 절반 이하 수준에서 거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경북도의회와 청송군의회는 최근 “미국산 사과 수입이 현실화하면 경북 농가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입는다”는 성명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현재 농정당국은 소고기와 사과의 경우 검역 완화 조치 등을 통해 수입을 상당 부분 허용하는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양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들어 이상기후로 사과값이 폭등하자 “수입 과일 가격은 국산에 비해 가격 변동성이 낮다”며 과일 검역 절차 완화를 검토할 때가 됐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정부로서는 미국과의 관세 협상이 난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농업을 콕 집어 관세 협상의 수단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많다. 경북도의 경우, 이제 막 ‘농업대 전환’ 정책을 통해 청년인구 유입, 농가소득 향상 등에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데 정부의 농축산물 수입 개방 조치는 이러한 흐름에 찬물을 끼얹고 농촌소멸을 가속화하는 결과를 낳는다.

2025-07-17

‘케이팝 데몬 헌터스’

몇 주 전부터 초등학생인 딸이 “엄마, 진짜 재밌는 만화가 나왔어, 꼭 봐”라고 해 보게 된 애니메이션 영화가 있다. 요즘 전 세계적 흥행으로 41개국에서 글로벌 영화 부분 1위를 기록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다. 줄여서 ‘케데헌’. ‘케데헌’ OST 6곡이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는 기염을 토하더니, 그중 ‘골든’은 가상 아티스트 최초로 빌보드 1위라는 기록을 썼다. ‘케데헌’은 K-POP 그룹 ‘헌트릭스’가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다. 조선시대부터 사람들의 혼을 빼앗아 온 악귀들을 물리쳐 온 헌터들은 아름다운 춤과 노래로 악귀를 물리치고 백성들의 혼을 지켜 온 히어로들이었다. 헌터들은 시대에 맞는 모습으로 대를 이어 이어 왔고 현대에 들어와선 가수의 모습으로 그 자리를 지켰다. 그런데 이번엔 악귀들이 이이제이로 근사한 보이 그룹의 모습으로 나타나, 멋진 외모와 춤, 귀에 쏙쏙 박히는 노래로 사람들의 혼을 빼앗으려 하고, 현재의 헌터스인 헌트릭스가 이를 막으려 싸우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이 영화는 미국 자본과 일본 제작사에 의해 만들어진 미국 영화지만 케이팝 스타와 한국인, 한국 문화, 거리의 모습을 디테일하게, 이질감 없이 표현하고 있다. 리더 루미가 몸이 허해져 삼계탕을 먹으러 간 식당에선 숟가락과 젓가락이 냅킨 위에 놓여 있고, 삼계탕엔 파채가 들어가 있다. 주인공 루미와 진우는 낙산공원 성곽길과 북촌마을에서 만난다. 헌트릭스 멤버들이 콘서트에서 에너지를 쏟기 전 먹는 김밥과 떡볶이, 순대, 컵라면과 같은 분식들도 잘 표현되어 있고, 멤버들이 일상생활에선 수면바지를 입고 돌아다니는 것까지 한국에서 만든 애니메이션인가 싶을 정도로 우리의 실생활과 문화를 잘 묘사했다. 주인공 루미와 진우의 메신저 역할을 해주는 호랑이와 까치는 우리 민화 ‘호작도’에서 따온 모습인데, 이런 흥행을 짐작하지 못했던 제작사에서 굿즈 제작을 하지 않은 탓에 국립중앙박물관 민화 호랑이 굿즈가 엉겁결에 대박을 터뜨렸다는 소식도 있다. 한국의 모습 그대로가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고 세계를 열광하게 하는 세상이 되었다. 더도 덜도 말고 한국의 모습 그대로이기만 해도 세계 최고가 될 수 있음이 이번 ‘케데헌’ 열풍으로 증명됐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을 창출하여 세계의 모범이 되는 나라가 되기를 희망한다” 라는 김구 선생의 말씀이 떠오른다. 칼로 이긴 것은 이긴 자도 진 자 모두 행복할 수는 없고, 힘으로 이긴 것도 소외되고 짓밟히는 누군가를 남기기 마련이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나라인 미국의 대통령은 요즘 돈으로 다른 나라를 이겨보려 하는 듯한데, 미국의 이 관세 쇄국 정책은 미국을 포함한 많은 나라들을 경제적으로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통보 받은 관세 시한을 앞두고 고심 중이고, 트럼프의 말 한마디에 전 세계 환율과 증시가 출렁거린다. 문화로 이기는 것만이 모두가 행복하게 이기는 길인가 보다. 대한민국이 계속해서 문화로 이기는 나라가 되길 희망한다. /김세라 변호사

2025-07-17

“영양새마을금고, 주왕산국립공원 ATM기 철거”소문… 상인 반발

영양청송새마을금고가 청송 주왕산국립공원 입구 상가 지역에 설치한 365코너(ATM기) 철거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상인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영양새마을금고는 무더위 속에 금고를 찾는 회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나눠주려고 설치한 아이스크림 박스(냉동고) 철거논란<본지 7월11일 9면 보도>에 이어 또 다시 구설수에 올랐다. 주왕산국립공원 상가번영회 조용광 회장은 17일 “연간 수십만 명이 찾는 국립공원인데 단순한 금융서비스를 무시하고 있다. 수익성만 생각하지 말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어 조 회장은 MG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에 철거 반대 입장의 호소문은 보냈다. 호소문에는 “영양·청송새마을금고가 합병되기 전 ATM가 설치됐는데 청송이 영양새마을금고로 합병 후 손실금이 발생된다고 이를 철거한다고 해서 답답한 마음이다"면서 “상가주민들은 ATM기 설치조건으로 새마을금고와 거래와 출자도 했다. 이제 와서 수익이 안난다고 철거 한다는 것이 맞느냐” 고 항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주민 이모씨는 “입소문이라지만 금고측의 ‘철거(?)’라는 말들이 흘러나왔기 때문에 지역 회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며 “MG새마을금고 영양청송이 합병되면서 지역과 함께 상생해 나가는 면모가 안보여 내부 정비와 함께 좀 더 발전된 회원 관리 서비스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설치된 365 자동화코너는 청송새마을금고가 영양으로 합병 되기 전 윤병학 전 청송금고 이사장이 서울 한강·동작새마을금고 두 곳으로부터 각각 2000만 원씩 지원받아 지난해 4월 설치했다. MG새마을금고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영양금고에 확인 결과 어느곳도 철거 할 계획은 없다. 단지 자체 감사에서 운영 경영상 수익측면에서 효율성을 기해야 되지 않는냐는 지적사항으로만 나왔고 현 이사장도 철거 계획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이스크림 냉동고 철거에 대해서는 “철거하라는 말은 없었고 아이스크림이 음식물이다 보니 다른 부작용이 우려돼 지적했다. 또 설치 전 사전 보고도 없어 직원들에게 질책을 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5-07-17

경북도 “국민 생명 보호 최우선” ‘마어서대피 프로젝트’ 전면가동

경북도가 기록적인 장맛비와 산사태 위험에 대비해 도내 전역에 ‘마을 사전 대피체계’를 전면 가동하며 재난 대응 수위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이철우 지사는 17일 “공무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민 생명을 지키는 것”이라며 “각 시·군과 마을순찰대가 주도적으로 주민 대피를 이끌어야 한다”며 도내 전 지역에 ‘마을 사전 대피체계’를 전면 가동했다. 이날 오전부터 청도를 포함한 경북 전역에 시간당 최대 45.5㎜를 넘는 폭우가 쏟아졌고, 주말까지 최대 200㎜ 이상의 강수가 예보되는 가운데 각 지자체는 비상 대응 체제에 돌입했다. 특히 지난해 산불 피해가 컸던 지역과 지형적으로 산사태 위험이 높은 지역은 주민 사전 대피 조치가 신속히 시행되고 있으며, ‘해 지기 전까지 대피 완료’라는 명확한 지침을 하달했다. 경북도 안전행정실 관계자는 “충청권에 시간당 100㎜ 폭우가 관측되고 있는 가운데 강수대가 북상 중인 상황에서 예기치 못한 국지성 호우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 대응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도는 2024년부터 5189개 마을에 ‘마을순찰대’를 조직, 공무원과 주민이 협력해 지역 재난에 공동 대응하는 ‘경북형 대피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 프로젝트 명칭 ‘마어서대피’는 ‘마을순찰대와 함께 어두워지기 전에 서둘러 대피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마을순찰대는 읍·면 단위로 편성돼 각 마을의 위험 요소를 실시간 점검하며, 특히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에 대한 선제적 대피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응급복구 장비와 인력을 사전 배치함으로써 피해 발생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경북도는 각 시·군의 공무원들과 순찰대가 협력해 주민들을 설득하고, 위험 지역에서의 자발적 대피를 유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행정 대응을 넘어 ‘공동체 기반 생명 보호’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보여준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07-17

포항스틸러스, 19일 전북전 매진하며 시즌 최고 열기 예고

포항스틸러스의 홈구장 포항 스틸야드가 이번 시즌 최고의 열기를 예고하고 있다. 오는 19일 오후 7시 전북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5 22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전례 없는 티켓 판매 열풍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경기 티켓은 예매 오픈과 동시에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시스템 접속 대기 현상이 발생할 정도로 팬들이 몰렸고, 불과 5분 만에 전체 좌석의 절반에 해당하는 7천석 이상이 판매됐다. 경기를 이틀 앞둔 17일에는 휠체어석을 제외한 모든 좌석이 매진되는 기록을 세웠다. 이 같은 뜨거운 관심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했다. 최근 ‘2025 EAFF E-1 챔피언십 동아시안컵’에서 맹활약을 펼친 박승욱, 이호재, 이태석 등 국가대표 선수들이 포항으로 복귀해 전북을 상대한다는 점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여기에 기성용의 이적 후 첫 경기라는 특별함도 더해져 관중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구단은 오랜만에 찾아온 홈경기를 맞아 다채로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북문광장에서는 더운 날씨를 시원하게 해줄 부채와 플래시 스티커를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직관을 기념할 흑백 사진존과 타투 스티커존도 운영된다. 송미해 밴드의 버스킹 공연으로 여름 저녁의 감성을 채우는 한편, 북문 MD 부스에서는 ‘여름 직관 필수템’인 반다나와 볼캡, 3단 자동 양우산 등을 판매한다. 또한 멤버십 전용 사인회를 비롯해 포토이즘, 푸드존, 푸드트럭 등 다양한 즐길 거리로 홈 팬들을 맞이한다. 경기 시작 전에는 6월 한 달간 뛰어난 활약을 펼친 김인성이 ‘에스포항병원 이달의 선수’에 선정돼 시상식이 진행된다. 김인성은 지난달 1골 2도움을 기록하며 강원전과 제주전 승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프타임에는 ‘파나크영덕’ 숙박권을 받을 수 있는 광란의 댄스 타임이 펼쳐진다. 이후 ‘영일만 친구’에 맞춰 전 관중이 플래시 응원을 함께해 스틸야드를 붉게 물들일 예정이다. 포항스틸러스 홈경기 티켓은 현재 매진 상태지만, 취소 티켓에 한해 티켓링크와 경기 당일 매표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이벤트 관련 자세한 내용은 구단 공식 SNS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석윤기자 lsy72km@kbmaeil.com

2025-07-17

완구·킥보드·안전모 등 53개 제품 리콜 조치···납·가소제 초과 검출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최근 여름철 수요가 많은 완구, 킥보드, 여름의류 등 1,082개 제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전성 조사에서 53개 제품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리콜 명령을 내렸다고 17일 밝혔다. 리콜 대상은 △어린이제품 30개 △생활용품 13개 △전기용품 10개로, 이 중 완구(6개), 어린이용 가구(5개), 어린이용 섬유제품(3개) 등에서 납·프탈레이트계 가소제 등 유해 물질이 기준치를 초과한 사례가 적발됐다. 낙하강도 시험을 통과하지 못한 킥보드(4개)도 포함됐다. 생활용품에서는 충격 흡수 성능이 떨어지는 승차용 안전모(4개), 유해 물질이 검출된 마스크(3개), 부력이 미달된 구명복(1개) 등이 문제가 됐다. 전기용품에서는 온도상승 부적합으로 화재 위험이 있는 콘센트·플러그(5개), 과충전 방지 기능이 미비한 휴대용 선풍기 전지(1개) 등이 리콜 대상에 올랐다. 국표원은 해당 제품의 시중 유통을 차단하기 위해 ‘제품안전정보센터(www.safetykorea.go.kr)’와 ‘소비자24(www.consumer.go.kr)’를 통해 제품 정보를 공개하고, 26만여 유통매장과 연계된 위해상품판매차단시스템(UPSS)에 등록을 완료했다. 김대자 국표원장은 “여름철 제품 구매 시 KC마크 확인이 필수”라며 “리콜 제품 회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추가 조사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홍경제에디터 kjh25@kbmaeil.com

2025-07-17

“정년 70세, 50세에 미리 준비합니다”

“정년 걱정 없이 연구에만 몰입하세요” 포항공과대학교가 국내 대학 최초로 도입한 ‘정년연장 조기결정제도’의 첫 수혜자 4명이 나왔다. 17일 포항공대에 따르면 정년연장이 조기 결정된 교원은 물리학과 이현우(55), 신소재공학과 정운룡(53), 컴퓨터공학과 한욱신(53), 환경공학부 민승기(52) 교수다. 이현우 교수는 ‘오비트로닉스(orbitronics)’라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어 전자 궤도 조절을 통해 차세대 정보 소자를 구현하는 새로운 기술을 개척하고 있다. 정운룡 교수는 유연성과 신축성을 지닌 차세대 전자 소재 개발 분야의 선구자로 웨어러블 기기와 헬스케어, IoT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응용 가능성을 확장하고 있다. 한욱신 교수는 데이터베이스와 빅데이터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고성능 그래프 분석 엔진 ‘TurboGraph’ 개발 등으로 방대한 데이터 처리 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민승기 교수는 인위적 기후변화 탐지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지구온난화에 따른 극한 물순환 원인 규명과 북극 해빙 조기 소멸 예측 등 기후 위기 대응에 필수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이들은 기존 대학교수의 정년인 65세에서 5년을 더해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이종봉 포항공대 교무처장은 “이 제도는 교수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연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연구자 중심 문화를 확산해 세계적인 연구 경쟁력을 공고히 다져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07-17

울릉도 학생 여름방학 대비 생활교육 캠페인…관계기관 합동으로 추진

울릉교육지원청(교육장 이동신)은 16, 17일 이틀간 울릉중학교와 울릉고등학교에서 울릉군청, 울릉경찰서와 합동으로 여름방학 대비 학생 생활교육 캠페인 활동을 했다. 이번 캠페인은 학생들이 방학 중 겪을 다양한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고, 생명존중 및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 등굣길 캠페인 형식으로 진행돼 학생들의 실질적인 체감도를 높였다. 캠페인은 교통안전, 물놀이 안전, 생명존중,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예방 등을 주제로 열렸다.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홍보 리플릿 배부, 현장 계도, 친근한 메시지 전달 등의 활동이 진행됐다. 아동학대는 가족 내에서도 발생하고 있어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이 필요하다. 교육청은 지역사회가 함께 아이들을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확산시키고자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울릉교육지원청은 앞으로도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안전한 학교생활과 건전한 성장을 위한 다양한 교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동신 교육장은 “여름방학은 학생들에게 재충전의 시간이지만,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이번 캠페인을 통해 학생들이 안전과 생명의 귀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7-17

울릉도에서의 3박4일 여름휴가 상품 출시…신세계라이브쇼핑 50여만원에 판매

동해의 진주 신비의 섬 울릉도와 민족의 섬 독도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한번 쯤 가보고 싶은 동해 유일의 섬이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산이 섬 된 울릉도’와 국토의 막내 ‘독도’. 화산의 지형이 빚어낸 기암절벽과 짙푸른 동해의 수평선, 에메랄드 빛 해안 등 아직도 자연 그대로의 신비를 간직하고 있어 섬 그 자체만으로도 매력이 넘친다. 이런 울릉도와 독도를 한 번에 둘러볼 여행 상품이 출시됐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이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3박 4일 일정으로 울릉도를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크루즈 여행 상품을 판매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여행은 울릉군과 울릉크루즈가 함께 기획한 패키지 상품으로, 오는 10월 31일까지 판매된다. 여행은 포항에서 대형 크루즈를 타고 선박에서 1박 하면서 울릉도와 독도를 돌아보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바다 위에서 맞는 일출, 선상 공연, 바람에 흔들리는 섬 풍경까지 평소 쉽게 경험하기 어려운 감성을 제대로 담았다. 크루즈에는 흔들림을 줄여주는 ‘스테빌라이저’ 기능이 탑재, 멀미 걱정도 줄었다. 이번 여행상품은 원하는 날짜에 맞춰 자유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숙소는 펜션 또는 모텔급으로 2인 1실이 제공되며 일정 중 일부는 자유 시간으로 짜여 있어 여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요금은 1인 기준 49만 9000원부터, 날짜와 요일에 따라 최대 64만 9000원까지. 왕복 선박 요금, 유류할증료, 숙박, 식사, 주요 관광지 입장료, 여행자 보험이 포함돼 있다. 포항까지 도착 비용, 개인 경비, 선택 관광비용은 별도다. 크루즈 내부에는 편의점, 노래방, 대식당, 베이커리 카페, 선상 포차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고, 선상에서 펼쳐지는 공연 프로그램도 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여행지 구성도 빠짐없이 알차다. 짧은 일정 안에 울릉도의 대표 명소들을 골고루 담아냈다. 관음도 해중전망대, 수토박물관 등 울릉도를 대표하는 명소들도 여정에 포함돼 있다. 7월 말부터 8월 초 사이에 방문하면 울릉도 해변 가요제, 오징어 축제 등 지역 여름 축제도 함께 즐길 수 있어 계절의 재미를 더한다. 이 기간에는 독도가 포함됐다. 다만, 바다 상태와 기상 조건이 맞아야만 독도 입도가 가능하다. 특히 울릉도 특유의 음식재료를 활용한 산채비빔밥 한상차림을 비롯해 따개비 칼국수, 오삼불고기, 울릉도 가정식, 엉겅퀴 해장국 등 현지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채로운 음식은 울릉도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준다. 담백한 국물에 쫄깃한 면발이 어우러진 따개비 칼국수부터 바다 향 가득한 따개비와 홍합을 넣은 밥 요리, 울릉도산 엉겅퀴로 깊게 우린 해장국까지 메뉴마다 지역의 맛과 분위기를 그대로 담았다. 이번 상품은 지난 4월, 신세계라이브쇼핑과 울릉군이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신세계라이브쇼핑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 신청 후 예약할 수 있다. 신세계라이브쇼핑은 이번 크루즈 상품을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울릉도 특산물도 자사 앱을 통해 직접 선보일 예정이다. /김두한 기자 kimdh@kbmaeil.com

2025-07-17

안동 선비의 놀이로 그들의 삶 엿본다

유교의 도시 안동, 그곳의 놀이 문화는 단순한 오락이 아니었다. 시간과 자연, 인간이 어우러진 삶의 축제였다. 그 유산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전시가 열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꽃향기 가득한 봄부터 불꽃 타오르는 여름, 윷가락이 함께하는 겨울까지, 안동이 품은 ‘놀기의 미학’이 관람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은 안동의 문화유산 활용 및 홍보 전시 ‘놀기(記) 좋은 시절에’를 오는 8월 11일까지 안동시 도산면 서부리 갤러리 예에서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의 기록과 유물을 통해 안동 지역 공동체의 일상과 놀이 문화를 생생하게 재현하며,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전통적 삶의 방식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특히 윷점 체험 공간과 선유줄불놀이 영상 재현 등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마련해 전통 놀이의 현장감과 공동체적 즐거움을 현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또 디지털 아카이브와 미디어 아트를 활용해 유물과 기록을 시각화함으로써 오래된 문화유산이 가진 역사적 의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세대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전시는 ‘1부 : 꽃으로 차린 자리, 단풍 아래 머문 시간’, ‘2부 : 강 위에 띄우고, 불꽃으로 수놓다’, ‘3부 : 윷판 위의 운세, 놀이로 맺는 한 해’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1부는 봄과 가을에 펼쳐진 화전놀이와 산수유람을 중심으로 자연 속에서 형성된 공동체 문화를 조명한다. 여성들의 노래 ‘화전가’, 퇴계 이황이 청량산을 ‘오가산’이라 부르며 남긴 매화 시와 답시, 후손 이만여의 기록 ‘오가산지’, 가을 풍경을 담은 서화 ‘구추일음’ 등이 전시돼 선비들의 자연관과 유람 전통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2부는 여름철 낙동강과 반변천에서 펼쳐진 뱃놀이와 선유줄불놀이 문화를 탐구한다. 조선 시대 선비들의 유람 기록 ‘합강선유록’, 하회마을의 대표 민속놀이인 선유줄불놀이를 묘사한 내방가사 ‘화유가’, 가장 오래된 관련 기록 ‘행산유고’ 속 시문 등이 공개돼 강 위에서 꽃핀 학문과 예술의 교류를 시각화한다. 3부는 겨울 농한기에 가족과 이웃이 함께 즐긴 윷놀의 민속적 의미를 되짚는다. 단순한 오락이 아닌 길흉화복 점치기와 공동체 소망을 담은 놀이로서, 안동 지역에서 전승된 윷노래 가사집 ‘저포송’, ‘윷푸리’, ‘윷노리가’ 등이 소개된다. 특히 관람객이 직접 윷을 던져 점괘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전통 놀이의 현장감과 재미를 동시에 전달한다. 김형수 유교문화박물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옛사람들이 놀이를 통해 삶의 감각을 나누고 공동체를 이어온 방식에 대한 기록이자 회고”라면서 "공동체문화가 단절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문화유산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7-17

“경북 주도의 첨단 반도체 혁신 생태계 구축”

경북도가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심지 도약에 나섰다. 경북도는 국내 반도체 산업의 핵심 거점 역할 수행을 위한 ‘경북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 수립 연구용역’을 추진해 17일 최종 보고회를 열었다. 경북지역 반도체 관련 기업 대상 수요조사와 더불어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을 자세히 분석한 이번 용역을 통해 수요처 확보의 어려움, 기술력과 전문 인력 부족 등의 주요 문제를 도출했다. 또 지역 내 시험·분석 인프라 확충,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체계 구축, 통합형 컨트롤타워 설립 필요성과 같은 주요 정책 수요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경북 주도의 수요 확장형 첨단 반도체 혁신 생태계 구축’을 비전으로 정했다. 경북 반도체 산업의 전략적 성장과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소부장 고도화, 시스템 반도체·첨단 패키징 산업 핵심 거점 도약을 위한 반도체 혁신기업 5곳 유치, 고급인력 1만 명 양성, 기업투자 10조 원 유치, 일자리 8000개 창출 등의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최혁준 경상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반도체 산업은 미래 기술 혁신을 이끌 핵심 분야로, 경북은 이를 선도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실질적인 정책과 사업으로 연계해 경북이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25-0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