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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돌에 새긴 이상향 불국사·시와 풍류의 포석정…

2025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경주가 천년의 시간을 넘어 다시 세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신라의 유산은 단수한 과거가 아니라 ‘현재형 문화 수도’의 얼굴로 되살아나고 있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를 열광하게 만든 것처럼 경주의 속살도 이제 세계가 열광하는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 불국사, 이상향을 돌에 새긴 신라인의 건축 정신 토함산 남쪽 기슭에 자리한 불국사는 751년(경덕왕 10년) 김대성이 창건하고 774년 완공된 통일신라 사찰이다. 청운교와 백운교는 반원형 홍예 아치 아래에 놓인 석조 교량으로 총 34단(청운교 16단·백운교 18단)으로 구성된다. 세속과 불국토를 잇는 경계의 의미가 담겨 있다. 자하문을 지나면 다보탑(국보 제20호)과 석가탑(국보 제21호)이 서로 마주 선다. 화려함과 절제의 대비는 신라인이 추구한 조화의 미학을 보여준다. 유네스코는 1995년 ‘석굴암과 불국사’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며 “불교 교리를 건축공간에 구현한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 ◇ 포석정, 흐르는 물 위에서 시와 풍류를 나누다 경주 남산 서쪽 골짜기에 자리한 포석정은 통일신라 귀족들이 ‘유상곡수연’을 즐기던 유적으로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진성여왕조에는 왕과 신하들이 이곳에서 시를 짓고 술을 나눴다는 기록이 전한다. 현재 남아 있는 수로는 길이 22m, 높낮이 차 5.9cm의 화강석 홈이 이어진 구조로 물길 위에 술잔을 띄우던 풍류 문화를 짐작하게 한다. 신라 상류층의 예술적 교양과 사유를 보여주는 상징적 공간으로 평가된다. ◇ 대릉원, 흙 봉분 사이로 드러나는 신라의 장례 미학 경주 도심의 대릉원은 왕과 귀족의 무덤이 모여 있는 신라 왕릉군이다. 황남대총, 천마총, 미추왕릉 등 대형 고분이 포함돼 있다. 무덤 구조는 돌무지덧널 위에 흙을 덮는 적석목곽묘 형식으로 생과 사의 순환을 상징한다. 천마총 내부 벽화의 ‘천마도’는 현실과 내세를 잇는 신라인의 정신세계를 시각화한 대표적 유물이다. 잔디 언덕의 완만한 곡선과 봉분 사이의 공간미는 ‘죽음마저 품은 미학’이라는 신라적 감수성을 전한다. ◇ 황리단길, 신라 왕경 위에 피어난 현재형 감성 신라 왕경의 중심이었던 황남동 일대는 ‘황리단길’로 불린다. 전통 한옥과 현대적 상점이 어우러져 과거의 풍경과 새로운 감성이 공존한다. 한옥 지붕 너머로 고분 능선이 이어지고 돌길 사이로 전통과 현대가 만난다. 첨성대의 실루엣을 본뜬 간판과 골목의 불빛은 천년의 도시가 지금도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 동궁과 월지, 물 위에 반사된 궁궐의 밤 동궁과 월지는 674년(문무왕 14) 조성된 왕실 별궁과 연못 유적으로 신라의 조경예술이 응축됐다. 사적 제18호로 지정된 이곳은 밤이면 연못 위로 누각의 불빛이 반사돼 현실보다 선명한 환영을 만든다. 달빛과 조명이 겹친 수면 위의 궁궐은 신라 왕경의 미적 감수성과 자연관을 그대로 담고 있다. ◇ 월정교, 밤의 문화 경관 남천 위를 가로지르는 월정교는 신라 시대 교량 양식을 고증해 복원한 목교다. 2018년 복원사업 완료로 다리의 원형이 살아났고, 야간 조명이 더해져 대표적 야경 명소가 됐다. 붉은빛이 물결에 스며드는 교각 아래를 걸으면 과거의 건축 기술과 현대의 도시 조명이 한 장면 속에서 만난다. 월정교는 천년의 시간을 잇는 다리이자 유산과 문화가 공존하는 경주의 상징이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0

영양군, 농어촌기본소득 사업대상지에 선정···자체 부담분 추가해 1인당 매월 20만원 지급

이재명 정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에 영양군이 선정됐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에 선정되면 주민들은 매월 15만원씩을 2년 동안 받을 수 있게 된다. 영양군은 자체부담분 5만원을 추가로 확보해 1만5185명 군민 모두에게 각각 20만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는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 주민들의 기본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경북도내에서는 영양군을 비롯 청송·의성·고령·봉화·울릉 등 6개 군이 신청했었다. 전국적으로는 전국 69개 인구감소지역의 군이 공모에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그동안 발표 평가 등을 거쳐 20일 농어촌 기본소득 대상지로 영양군을 포함 전북 순창군, 경기 연천군, 강원 정선군, 충남 청양군, 전남 신안군, 경남 남해군 등 7개 지자체를 선정해 발표했다. 농식품부는 열악한 여건에서도 소멸 위험이 큰 농어촌 지역에서 지역 지킴이 역할을 해온 지역 주민의 공익적 기여 행위에 대한 보상이자 소비 지출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역할을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15만원 기본소득은 선불카드 형태의 지역화폐로 내년 1월부터 지급된다. 당초 총 사업비의 40%를 국가가, 나머지는 해당 기초자치단체와 광역단체가 각각 30%씩 부담하는 비율이었으나 영양군이 5만원을 추가로 지급키로 해 국비 30%, 도비 13.5%, 군비 56.5%로 조정됐다. 영양군에 따르면 2년 동안 시행될 기본소득 총 예산은 754억3000만원이다. 영양군 박경해 농림관광국장은 국비 226억 9000만원, 도비 101억8300만원, 군비 426억1800만원으로 편성된다고 밝혔다. 그는 “영양군 연간 예산은 추경 포함 5400여억원 규모지만 올해 3분기부터 영양군이 원자력비상계획구역 내에 포함되면서 지역자원시설세를 받게 돼 재원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지역자원시설세는 지역의 자원과 시설을 유지 관리하거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과되는 세금이다. 영양군은 지난 8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수비면 수하3리를 울진의 신한울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에 포함시키면서 지방세를 올해 11억원, 내년 50억원 등 최고 92억원까지 추가 확보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감소추세이던 영양군 인구도 9월 현재 전월 보다 20명 증가했다.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지로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돌면서 나타난 현상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양군은 이번 기회를 바탕으로 인구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공동체 복원을 위한 혁신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이번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선정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얻은 값진 성과로 영양군 생존을 위한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현금성 지원이 아닌 에너지 자원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농촌 모델로 발전시켜 군민 모두가 체감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소득을 통해 지역 상권을 살리고 농산물 소비를 촉진해 순환경제를 활성화하겠다”며 “지속가능한 영양군, 군민 모두가 행복한 영양군을 만드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5-10-20

미사일 부대는 떠났지만 ‘군사시설보호구역’ 족쇄는 여전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 예하 공군 제8530부대가 철수한 지 2년이 지났지만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일대는 여전히 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 묶여 인근 주민 재산권이 제한되고 있다. 59년째 이어진 규제에 묶인 호미곶면 주민들은 “창고 하나조차도 못 짓는다”라면서 조속한 해제를 촉구하지만 군당국은 묵묵부답이다. 20일 포항시 등에 따르면 호미곶면 구만리·대보리 일대 3곳 걸쳐진 32만1047㎡의 공군 제8530부대는 2023년 2월 철수를 완료했다. 구만리 530번지, 구만리 산12번지, 대보리 735-21번지 등 3곳의 공군 소유 부지 25만2549㎡ 중 구만리 530번지 일대(5만3428㎡)는 관사와 연병장으로 쓰여 지뢰가 없지만, 지뢰가 매설된 나머지 2곳은 군사시설보호구역로 지정돼 있다. 고금산이 있는 대보리 735-21번지(7만5228㎡)는 과거 미사일 발사대와 통제실 등이 있었고, 봉화산 일원인 구만리 산 12번지 일대(12만3893㎡)는 사격장으로 활용했다. 국방부의 후방지역 지뢰 매설지 및 제거 현황에 따르면 고금산과 봉화산 일대에는 지뢰 343발이 매설돼 있다. 군당국은 별다른 설명 없이 지뢰제거 작업을 중단한 상태이며, 공군 제1미사일방어여단도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뢰 제거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 절차가 지지부진하면서 건축물 신축과 증·개축, 토지 형질 변경 등은 여전히 제약받고 있다. 하기동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군사시설보호구역 해제와 더불어 포항시가 국방부와 협약을 맺어 이전 부지를 매입하거나 공원화해야 한다”고 했다. 문중 땅이 군사시설보호구역 주변 제한보호구역 500m 안에 묶여 재산권 행사가 어렵다는 문두하씨는 “호미곶면 발전을 위해서라도 군사시설보호구역을 해제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포항시의 호미반도권 개발계획과 연계한 공군 부대 이전 터 활용 계획도 답보 상태다. 포항시는 지난 2월 26일 ‘호미곶 공군부대 이전 부지 활용 기본구상 용역’에 착수했지만, 부지 매각 관련 공군의 답변이 늦어지면서 용역을 보류했다. 포항시 민자사업추진팀 관계자는 “부지 매입 가능 여부를 공군 제1여단에 문의했지만, 공군본부와 국방부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어 회신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뢰 제거가 선행돼야 부지를 매입할 수 있는데, 지뢰 제거도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김보규기자 kbogyu84@kbmaeil.com

2025-10-20

[이사람] “포항 농특산물·명소, APEC 프로젝트로 알립니다”···388만 유튜브 ‘흥삼이네’ 운영자 이두형씨

거대한 솥뚜껑을 중심으로 부모와 ‘가족 먹방’을 선보이는 구독자 388만 명의 채널 ‘흥삼이네’ 운영자 이두형씨(38)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맞아 야심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 포항시 홍보대사인 그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KTX 포항역과 포항경주공항을 품은 포항은 경주로 향하는 관문이며, 포항과 경주는 생활권을 함께 할 정도로 매우 밀접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라면서 “포항의 농특산물도 이참에 먹방으로 제대로 알리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오는 25일 업로드할 APEC 특집 콘텐츠는 지난 주말 촬영했는데, 포항경주공항을 출발해 포항역에서 여정을 끝맺는 방식이다. 이씨는 “포항은 바다 뿐만 아니라 넓은 농촌 지역과 뛰어난 농산물을 함께 가진 도시”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카메라는 해변을 넘어 밭으로 향했다. 해풍 맞은 부추, 달큼한 포항초(시금치), 이런 재료로 음식을 만드는 식당들을 새롭게 조명했다. 포항 사람은 모두 아는 ‘포항초’가 외지인들에게는 생소하게 들릴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이씨는 “포항 특산물의 브랜드화가 아직 덜 됐다는 방증”이라며 “이번 영상에서는 ‘포항의 밥상’이 가진 다양성과 풍요를 전면에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50만 포항시민을 대표하는 책임감으로 콘텐츠 제작에 나섰다는 이씨는 구룡포와 호미곶을 비롯해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영일대해수욕장, 스페이스워크 등 포항이 품은 매력적인 명소의 속살을 담았다. 이동 포항초 한우불고기, 포항초 명물 닭강정, 포항초 치아바타도 직접 구매해서 먹방을 선보이고, 포항시 로컬푸드산림조합과 포항역 농특산품판매장 고향뜨락을 찾아 포항 농특산물의 장점을 직접 소개한다. 유튜브를 10년째 운영중인 그는 ‘꾸준함’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초창기엔 매일 오후 6시에 영상을 올렸고 지금은 주 2회로 줄였지만, 여전히 같은 리듬을 지킨다. 그는 “구독자와의 약속을 지키는 게 기본”이라고 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삶의 원동력으로 꼽은 이씨는 “‘먹방’은 단순한 콘텐츠가 아니다”면서 “우리 가족의 밥상이 누군가의 하루를 따뜻하게 만든다면 그게 바로 내가 이 일을 계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의 좁은 옥탑방에서 유튜브를 시작해 고향인 포항에서 소위 ‘대박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씨는 포항을 인생의 무대로 여긴다고 했다. 이씨는 “포항은 철강만의 도시가 아니다. 사람의 온기와 밥상의 정,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가 살아 있는 곳이다. 그 따뜻한 매력을 영상으로 오래 전하고 싶다”며 활짝 웃었다. 이씨는 “내가 찍는 영상 하나하나가 포항의 얼굴이 된다는 걸 느낀다”라면서 “더 신중하게, 더 애정을 담아 작업하겠다”고 전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20

땅이 움직인다···무인감시시스템 경고 2984건, 신뢰도는 ‘불안’

전국 40곳에 설치된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이 올해 8개월간 총 2984건의 위험 경고를 발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하루 평균 12건에 달하는 수치로, 땅밀림 위험이 상시 존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낮은 데이터 수집률과 장비 노후화로 인한 오작동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경고 시스템의 신뢰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20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한국치산기술협회로부터 제출받은 ‘2024년 땅밀림 무인원격감시시스템 모니터링 및 데이터 관리’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전국 40개소에서 수집된 경고 데이터는 총 2984건이었다. 경고 수준별로 보면, 가장 낮은 단계인 ‘관심’ 수준이 2003건(67.2%)으로 가장 많았다. 이는 땅밀림의 초기 징후나 미세한 지반 변위가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심각’ 수준의 경고도 430건(14.4%)에 달해, 즉각적인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주의’ 수준은 399건(13.4%), ‘경계’ 수준은 152건(5.1%)으로 집계됐다. 센서별로는 땅의 미세한 움직임을 감지하는 와이어신축계에서 1480건(49.6%)의 경고가 발생해 가장 많았고, 지중경사계(926건), 지표변위계(462건), 구조물변위계(116건)가 뒤를 이었다. 경고가 집중된 지역은 경남과 전남이었다. 경남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에서는 와이어신축계에서만 124건의 경고가 발생했고, 하동군 악양면에서는 지중경사계에서 294건이 감지됐다. 전남 담양군 금성면에서는 총 537건의 경고가 발생했으며, 이 중 ‘심각’ 수준이 49건에 달했다. 경북에서는 영덕군 축산면 칠성리에서 총 68건의 경고가 발생했는데 68건 모두 ‘심각’ 수준이었다. 문제는 시스템의 신뢰도가 여전히 불안하다는데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게이트웨이·노드·센서의 데이터 수집률은 40~60% 수준에 그쳤다. 일부 지역에서는 장비 노후화와 통신 불량으로 인해 데이터 수집이 실패하거나, 집중호우 시 강우량 값이 ‘0’으로 기록되는 등 오류도 발생했다. 임미애 의원은 “지난해 경주 토함산 땅밀림과 지난 8월 산청 재난처럼 이상기후로 인해 산사태보다 위험한 땅밀림 재해가 커지고 있다”며 “땅밀림 예측과 주민대피 시스템을 하루속히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치산기술협회 관계자는 실시간 예측과 주민 대피를 연계한 통합 대응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데이터 품질 확보와 장비 현대화, 통신 안정성 강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그는 “경고는 시작일 뿐, 이를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한 지반 불안정이 심화되는 만큼, 기술적·행정적 대응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20

‘북극 비즈니스포럼’ 포항서 열리나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 1단계 사업이 완료되는 2027년 이후 포항에서 북극서클총회의 공식 행사인 ‘북극 비즈니스포럼’이 열릴 가능성이 생겨 관심이 쏠린다. 북극판 '다보스 포럼’으로 불리면서 북극 관련 가장 중요한 논의의 장인 북극총회의 공식 행사를 포항에서 열 경우 북극항로 거점항인 영일만항을 보유한 포항이 명실상부한 북극협력의 아시아 거점도시로 도약하고 새로운 북방 경제영토 개척의 동력을 갖는다. 19일 포항시에 따르면 이강덕 포항시장이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지난 16일(현지시간) 개막한 ‘북극서클총회’(ACA)에 참석한데 이어 지난 17일(현지시간) 아바야 칼쇼이 크누덴 북극경제이사회( AEC) 의장에게 “포항국제전시컨벤션센터(POEX)가 본격 가동되는 2027년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포항에서 개최하고 싶다”고 제안했다. 크누덴 의장은 “북극서클총회의 공식 행사인 ‘북극 비즈니스포럼’을 포항에서 개최하자”고 역제안했다. 크누덴 의장은 “기회가 되면 포항을 직접 방문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서현준 포항시 배터리첨단산업과장은 “2018년 12월 서울에서 동아시아 최초의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개최한 경험을 바탕으로 포항에서 다시 ‘북극서클 한국포럼’을 개최할 것을 제안했는데, 크누덴 의장이 보다 진일보한 행사의 포항 개최를 제안해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서 과장은 “포항의 산업 역량과 탄소중립 경험을 세계 무대에 소개할 장이 마련되는 것”이라면서 “곧바로 실무·행정 절차를 밟겠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북극서클총회에 참석한 이강덕 시장은 크누덴 북극경제이사회 의장에게 AEC 가입 의사를 공식 표명했다. 이 시장은 또 패티 브런스 북극시장포럼(AMF) 사무총장에게도 북극권의 다양한 도시들과 협력적 동반자 관계를 만들어 가기 위해 회원 가입 희망 의사를 전달했다. 크누덴 의장과 브런스 사무총장 모두 긍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19

산불 위험 키우는 방치된 간벌목

최근 10년간 경북 지역 산림에서 발생한 간벌목의 수집률이 평균 45.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35.2%)보다는 높은 수치지만, 여전히 절반에 가까운 간벌목이 산지에 방치되고 있어 산불 위험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전국 간벌목 수집률은 평균 35.2%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경북은 45.8%로 비교적 높은 편에 속했지만, 간벌된 목재 10그루 중 5그루 이상은 여전히 산지에 남아 있는 셈이다. 간벌은 나무의 생육을 돕기 위해 밀집된 수목을 솎아내는 작업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간벌목은 산림청의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관리지침’에 따라 최대한 수집·활용하거나 안전한 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지침과 괴리가 크다. 경북 북부권의 한 산림조합 관계자는 “예산 부족과 험준한 지형, 인력 부족으로 인해 간벌목을 제때 수집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특히 경제성이 낮은 지역은 수집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방치된 간벌목은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올해 4월 발표한 ‘미국 LA 대형산불 주요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산불의 확산에는 연료량 증가가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목됐다. 경북은 최근 몇 년간 봄철 건조기와 강풍이 겹치며 산불 위험이 급증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다. 임미애 의원은 “숲 가꾸기의 목적은 단순한 벌목이 아니라 건강한 숲 관리와 산불 예방”이라며 “사업 물량 확대보다 지침에 따른 품질 중심의 숲가꾸기로 전환해야 한다. 방치된 산물을 신속히 반출할 수 있도록 수집비용을 현실화하고, 지자체의 수집·운반 실적을 관리지표로 반영해 책임성과 실적평가를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북도 관계자는 “간벌목 수집률을 높이기 위한 예산 확보와 장비 지원 방안을 산림청과 협의 중”이라며 “산불 예방을 위한 선제적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올해 봄 발생한 산불로 의성·안동·청송·영양·영덕 일대에서 10만ha 이사의 산림이 피해를 입은 바 있어, 간벌목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9

경북 청년 절반 “결혼하고 싶다”···일자리·소득 불안정에 ‘결혼 유예’

경북에 사는 청년 절반 이상이 결혼할 의향이 있지만 일자리와 소득 불안정 때문에 결혼을 유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경북저출생정책평가센터에 따르면 지난 7월 도민 설문조사 결과 경북 미혼 청년의 51.3%가 ‘결혼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25~29세 남녀 모두 60% 이상이 결혼을 원한다고 했다. 그러나 2024년 기준 경북의 혼인 건수는 10년 전보다 약 40% 감소했다. 초혼 나이는 남성 33세, 여성 31세로 늦춰지고 있다. 지역 정주 기반 약화와 구조적 제약이 결혼 시기를 지연시키는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현행 정책이 결혼 이후 단계인 출산·양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청년이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겪는 경제적 불안정과 정서적 고립을 해소하지 못한다는 사실도 보여준다. 결혼을 주저하는 원인에 대해 29.6%가 일자리와 소득의 불안정을 꼽았다. 주거비 부담(18.1%), 혼수·결혼 비용(14.0%), 금융지원 한계(10.0%) 등이 뒤를 이었다. 청년들이 결혼을 원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현실적 여건이 뒷받침되지 않아 실행할 수 없는 구조 속에 놓여 있음을 보여준다. 경북의 20~30대 청년 면담 조사 결과에서는 결혼과 일자리 불안정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 아니라 노동시장과 지역 여건의 구조적 문제라는 인식이 높았다. 이정민 경북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층의 결혼 유예는 단순한 가치관 변화로 설명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결혼을 미루는 현상은 가족, 노동시장, 지역사회, 제도 등 다양한 사회적 영역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제약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위원은 경북의 청년 결혼정책은 결혼 장려 사업이 아니라 청년이 지역에서 자립하고 관계를 형성하며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생애 이행 전 주기 지원체계로 전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청년의 실제 생애 단계에 맞춘 3단계 통합지원체계를 구체화하는 것이 정책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배준수·피현진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19

포항 펜타시티, AI 데이터센터·글로벌학교 유치 영향 받나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련리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펜타시티)’ 내 부동산 거래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최근 정부의 AI 첨단산업지구 지정 발표란 호재로 장기 침체에 빠졌던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개발지인 펜타시티 내에서는 그동안 총 4000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분양됐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가 하강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미분양이 속출했고, 이로 인해 ‘마이너스피’도 많게는 5000여만원에 달할 정도였다. 그러나 최근 ‘마이너스피’가 분양 가격대로 올라서는 등 거래 상승 국면을 보이고 있다. 부진한 포항 부동산 시장에서 나타난 의외의 현상이다. 특히 이달 초 펜타시티에 5조원 규모 AI 데이터센터 및 글로벌 AI 컴퓨팅센터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분양문의도 급증해 지역의 부동산 업계와 건설회사들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A부동산 중개업체는 “4000세대 분양이 ‘마피(Market Price Index)’ 기준까지 갔다가 보합세로 돌아서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라고 했다. 부진했던 펜타시티 내 거래에 대해선 두 갈래 시각이 있다. 첫째는 분양가가 평당 1600만원선을 넘어가는 시내와 달리 이곳은 1000만원 전후여서 향후 시세차익 실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둘째는 이 지구의 개발 기대감이 선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편타시티에는 대련초등학교가 내년에 준공되고 외국인교육시설 유치 추진, 교통 인프라 확충 , 변전소 설치 등이 병행되고 있다. 특히 이미 펜타시티 내 6만6000㎡ 규모의 외국인교육시설 부지를 확보한 포항시는 영국의 명문 기숙형 사립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hrist College Brecon, CCB)과의 협력을 본격화하고 있다. 11월 중 MOU 체결 및 부지 실사가 예정돼 있으며,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이 외국인교육시설은 경북 최초이자 전국 단위 학생 모집이 가능한 기숙형 글로벌 캠퍼스로 조성될 예정이다. 일부 내국인 입학도 허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큰 메리트다. 포항시는 이 외국인교육시설을 단순한 교육시설이 아닌 외국기업 유치와 인재 정주 역량 강화의 핵심 인프라로 보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AI 데이터센터 유치 발표까지 나오자 수요자들이 저가 상태에서의 아파트를 잡았을 것이란 관측이다. 다소 분위기가 나아지자 이곳에 대방건설이 주상복합 49층·400세대 규모의 개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펜타시티가 AI지구 지정과 외국인교육시설 유치라는 호재 속에 포항 북부권 부동산 시장을 견인하는 기미를 보이고는 있으나, 아직 완전한 활황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수요 대비 공급 과잉 우려와 대형 평형 중심의 미분양이 일부 남아 있는 상태여서 향후 단지 확대가 무리 없이 흡수될 지 여부도 관건이다. 인프라 구축 속도와 도로·전력·교통의 확충이 지연되면 분양 흡수력에 제약이 될 수도 있다. 또 외국인교육시설 유치의 실현성, CCB와의 협력은 현재 논의 중인 단계이며, MOU 체결·재정 확보·운영 조건 등이 실제 사업화될 것인지의 부분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 변화, 금리 변동, 경기 흐름 또한 투자심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 글·사진/임창희 선임기자

2025-10-17

‘냉천교 재가설 공사’ 고통···상인들 피해 배상 청원에 답변은 “불가”

속보=지난해 12월 시작된 포항시 남구 냉천교 재가설 공사에 따른 원활하지 못한 차량 소통으로 매출 감소<본지 8월 28일 자 5면 보도 등>가 이어지면서 청림동 상인들이 폐업과 업종 변경을 반복하는 등 존폐의 위기에 놓였다. 보다 못한 청림동 상가번영회가 국민권익위원회에 피해 배상까지 청원했지만 “불가능”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청림동에서 9년간 백반집을 운영한 강혜영씨(65)씨는 최근 폐업했다. 냉천교 재가설 공사 때문에 손님들의 발길이 끊긴 데다 임대료 전기세 등을 부담할 수 없어 내린 결정이다. 현재는 인근 식당에서 시간제로 근무하며 생계를 잇고 있다. 강씨는 “청림동 일대 상가 주 매출은 공단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다”면서 “점심시간인 1시간인 직장인들이 평소 10분이면 갈 거리를 30분 넘게 걸려 가면서까지 식당에 오지 않으려고 한다” 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빚이 더 늘기 전에 장사를 접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고 했다. 업종 변경을 한 박은경씨(50)는 14년간 마을의 터줏대감처럼 자리 잡은 ‘마트’를 ‘편의점’으로 바꾸고, 영업시간도 새벽 1시까지 연장했다. 박씨는 “교통이 불편해지면서 공단 사람들의 발길은 끊겼다”면서 “마을 주민을 상대로 영업하기 위해 편의점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견디기 힘든 처지에 놓인 상인들은 지난 7월 31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민권익위원회에 냉천교 재가설 공사에 따른 매출 감소 보상과 더불어 가교 개설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그러나 경북도에서 전한 답변서는 상인들을 더 화나게 했다. 포항 시내~구룡포 구간 왕복 8차로 중 현재 운행 중인 3개 차로가 사실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손실 보상은 인과관계 증명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문종철 청림동 상가번영회장은 “공사 시작 전에 주민들에게 공사 방식과 기간, 가교 설치 등 어떤 부분도 설명해주지 않고 강행했다"면서 “애초 계획한 2027년 6월까지 공사가 지속된다면 수십 곳의 상가가 집단 폐업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기존 3차로 중 구룡포(청림동 방향)에서 시내로 나가는 차로를 2개에서 1개로, 시내에서 구룡포로 들어가는 방향 차로를 1개에서 2개로 늘렸다"면서 “차로와 신호 변경 등을 통해 교통 흐름을 원할 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밝혔다. 영업손실 보상에 대해서는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없어서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글·사진 /이시라기자 sira115@kbmaeil.com

2025-10-15

포항 중앙상가, ‘페니 전략’ 늪 끊고 ‘로컬 콘텐츠 혁명’ 일으켜야

포항 중앙상가는 지금 구조적 붕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일시적 불황이 아니라 대형 유통자본의 ‘페니 전략(푼돈 잠식)’이 상권의 뿌리를 흔들고, 고질적인 주차난과 지방소멸의 흐름이 겹치며 활력을 잃은 지 오래다. 수년간 도시재생 사업에 1500억 원 이상이 투입됐지만, 상점 매출과 공실률 개선은 거의 제자리다. 도심재생 뉴딜 사업(1442억 원), 문화예술팩토리(58억 원), 주차장 확충(71억 원), 청년플랫폼(27억 원), 야시장(10억 원) 등 굵직한 사업들이 이어졌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깔끔한 거리와 조형물이 만들어졌어도 접근성, 주차 인프라, 콘텐츠 부재는 그대로 남았다. 중앙상가 상인협의회 관계자는 “도심재생 사업에 수천억 원을 쏟아붓고도 상권은 더 썰렁해졌다. 누가 책임지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문제의 핵심은 접근성이다. 소비의 첫 기준이 ‘편리함’인 시대에 주차와 교통이 불편한 중앙상가는 고객의 발길을 붙잡지 못한다. 공영주차장은 멀고 실시간 안내 시스템도 없다. 정작 예산은 조형물과 전시성 사업에 집중됐다. 성과 평가나 사후 관리도 부실하다. 한 상인은 “시설만 지어놓고 손 떼는 행정이 문제에요. 주차장 하나 제대로 못 만들어놓고 무슨 재생입니까”고 반문했다. 경주 황리단길은 적은 예산으로 ‘로컬 콘텐츠 혁명’에 성공했다. 전통 한옥거리와 개성 있는 상점이 어우러져 역 정체성을 살리면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접근성 개선과 콘텐츠의 힘으로 도시재생의 정석을 보여준 셈이다. 그와 반대로 포항 중앙상가는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도 여전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거리’에 머물러 있다. 전문가들은 중앙상가 재생의 해법을 ‘로컬 콘텐츠’와 ‘접근성’에서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 도시계획 전공교수는 “도심 활성화는 조형물이 아니라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게 만드는 콘텐츠에서 시작된다”며 “주차와 교통망, 지역의 정체성을 담은 브랜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앙상가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인근 유휴 부지를 활용한 주차타워 조성, 대중교통과의 연계 강화, ‘차 없는 거리’가 아니라 ‘차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걷기 좋은 거리’로의 개념 전환이 필수다. 빈 상가는 청년창업·공유공간·로컬숍으로 전환하고, 상인 공동체가 주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를 위한 임대료 상생 협약도 병행돼야 한다. 포항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상인들이 주체가 돼야 합니다. 행정이 끌고 가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상권 부활의 열쇠는 상인 공동체와 행정의 정밀한 협업, 그리고 포항만의 콘텐츠 개발에 달려 있다. /lch8601@kbmaeil.com

2025-10-15

“P파 먼저 감지, 경보 문자 더 빨리 전송”···지열발전부지 심부지진계 11월 재설치

2017년 11월 15일 지진을 촉발한 포항 지열발전부지 지하의 미세한 움직임을 관찰하기 위해 2022년 5월 국내 최초로 시추공 내부에 설치한 3개의 ‘심부지진계’ 고장 원인은 ‘고열’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왔다. 15일 흥해읍행정복지센터 대회의실에서 열린 주민설명회에서 지역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 주관기관인 (주)희송지오텍의 김기석 대표이사는 “시추공 내부 온도가 최고 65.8도까지 상승하면서 전자 장비의 손상이 불가피했고, 전문가 자문 결과 수리 후 재설치는 곤란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영국에서 제작한 심부지진계는 포항지진을 촉발한 지역발전 부지의 안전성 확보를 위한 ‘지열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에 따라 2022년 5월 지하 500m, 780m, 1400m에 총 3개가 설치됐다. 그러나 이듬해 7월 심부지진계 전체가 고장 나면서 2개월 뒤 모두 인양됐고, 지난해 3월에는 고장 난 심부지진계 수리 불가 통보를 받았다. 지역발전부지 안전관리사업단은 11월 2일부터 8일까지 미국 심부지진계 제작사 소속 전문가가 직접 참여해 재설치를 진행한다. 3개 세트의 지진계 중 2개 세트를 550m와 1100m 심도에 설치하고, 1개 세트는 예비용으로 확보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우려와 불만을 털어놨다. 금근철 금장1리 이장은 “지진계를 설치한다고 해서 지진을 막는 것도 아니고, 사전 감지 기능이 없다면 세금 낭비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조기 감지를 통해 대응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지진계의 역할”이라며 “포항 지진계는 다른 지역 보다 먼저 P파(초기 진동파)를 감지해 조기경보 문자가 더 빨리 전송된다”고 답했다. 임종백 포항지진피해대책위원장은 “지진계 설치가 단순 감시 장치라면 시민의 불안을 해소할 수 없다”며 “포항지진의 촉발 원인은 이미 정부 조사로 확인된 사안인데, 이번 사업도 그 연장선상에서 시민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특히 시뮬레이션 없는 지진계 재설치는 무책임하다. 고장이 반복되지 않도록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비대위원장은는 “이번에는 시민들이 불안하지 않게 모든 데이터를 포항시민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기석 대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경주에서도 동일 모델을 운용 중이며, 기본 검증은 끝난 상태”라면서 “포항의 고온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도 특수한 조건인데, 국제 자문을 통해 보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기술로는 60도 이상 심도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지진계는 없다”며 “기술적 한계는 전 세계적으로 공유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사업 종료 후 모든 장비와 데이터를 포항시에 이관하고 시민이 접근할 수 있는 공개형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할 것을 주민들에게 약속했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5

외교부 APEC 정상회의 60여 개 공식 협력 기관 발표

외교부가 오는 27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시에서 개최되는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지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60여 개의 공식 협찬 및 홍보 협력 기관을 최종 선정했다. 이 가운데 경북 지역 기업과 기관들이 다수 포함되며, 지역 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문화 확산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15일 외교부에 따르면 ‘2025 APEC 정상회의’ 공식 협찬 및 홍보 협력 기관에 포함된 경북의 기업과 기관은 K-뷰티 분야에 △㈜바이노텍(화장품) △㈜허니스트(여행키트)가 선정됐다. K-푸드 분야는 △로진(생수) △울름샘물(생수) △농업회사법인 경주로칼푸드㈜(식혜·수정과) △농업회사법인 대본㈜(전통차 티백) △영주농산물유통센터(사과·주스) △경북농업기술원(문자 사과) △황남빵(팥빵) △농업회사법인㈜상복명과원(찰보리빵) △단석가㈜(찰보리빵) △호반장(단팥빵) △단미정 농업회사법인(전통 떡) △한올농업회사법인㈜(고구마말랭이 등) △경주축산농협유통사업본부(한우 육포) △㈜미정(쌀국수)가 포함됐다. 아울러 K-컬처(공연/기념품) 분야에 △성왕이앤에프(원목 펜트레이) △㈜다미(생활자기), IT·가전/가구 분야 △세영정보통신㈜(투어 가이드 장비)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선정은 민간의 자발적 참여를 기반으로 △신뢰성 △적합성 △공정성 △형평성 등 객관적 기준에 따라 엄정한 심사를 거쳐 이뤄졌다. 특히,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다양한 기업에 APEC 참여 기회를 제공해 국내·외 참가자를 대상으로 우리 기업의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한 공식 엠블럼 사용 등 관련 홍보 활동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또한, 개최 지역인 경북도 경주시와의 상생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많은 지역 기업의 APEC 참여를 통한 지역의 성장과 발전 기회를 마련, 최근 우리나라의 수출을 견인하고 있는 K-뷰티, K-푸드 등 관련 기업의 참여를 통해, 해외 정부 및 미디어 대표단이 한국의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하여, 새로운 한류 확산의 계기로 삼을 예정이다. 아울러 외교부는 민간 기업과의 홍보 협력을 통해 기업이 보유하거나 계약한 옥외 전광판, 신문 및 TV 등 다양한 광고 매체를 활용한 APEC의 성공 개최를 응원하는 홍보 활동도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김상철 경북도 APEC준비지원단장은 “경북도는 이번 2025년 APEC 정상회의에 지역의 우수 기업이 협찬사로 선정될 수 있게 큰 노력을 해 왔다”며 “우리 지역에서 개최하는 2025년 APEC 정상회의를 충분히 활용해 세계적 인지도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협찬사로 선정된 기업들은 외교부 ‘APEC 2025 KOREA’ 누리집에 ‘2025년 APEC 정상회의 주간 공식 협찬사’로 공표되고, 천년의 미소로 불리는 얼굴무늬 수막새(보물 제2010호)를 형상화한 공식 엠블럼을 홍보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5

신문협회 "AI기본법,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화해야"

한국신문협회(회장 임채청)는 15일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이하 AI 기본법)’에 AI기업의 학습데이터 공개를 의무화하도록 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신문협회는 이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문화체육관광부에 각각 의견서를 전달하고 이 같이 강조했다. 신문협회는 의견서에서 “정부가 ‘AI 기본법’ 시행(2026년 1월 22일)을 앞두고 하위법령을 마련 중이나, AI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을 담고 있지 않아 저작권 보호 및 투명성 확보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적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해 법 시행 및 시행령 제정에 앞서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며 “AI 기본법 제31조(인공지능 투명성 확보 의무)에 학습데이터 공개의무 조항을 추가하고 세부 사항을 시행령에 포함할 것”을 촉구했다. AI기업의 학습데이터 공개 의무는 법률 제정 이전부터 꾸준히 요구돼 온 사안이다. 신문협회는 “법률 제정 논의 당시, 정부와 국회 내에서도 AI의 콘텐츠 무단 학습을 막기 위해 학습데이터 목록 공개 조항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강력하게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신문협회를 포함한 언론 5개 단체(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한국기자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는 지난해 12월 16일 법률 통과에 앞서 ‘생성형 AI 사업자에 대해 학습에 사용한 데이터를 투명하게 밝히고 저작권자가 열람을 요청할 경우 자료를 제공하도록’ 요구하는 의견을 국회 과방위와 법제사법위원회, 문체부, 과기부 등에 제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17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해당 사안을 논의했으나 당시 법사위는 ‘기본법은 우선 통과시키되, 미비한 부분은 개정안으로 보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언급한 후, 법안을 통과시켰다. 신문협회는 “AI 기본법 제정 이후, 국회 안팎에서 AI 산업 발전과 저작권자 권리 보호 간의 균형을 도모하기 위해 법 개정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러나 현재까지 관련 개정 논의는 지지부진한 채, 시행령 제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법 제정 직후인 지난 2월 27일, 신문협회는 국회 과방위·국가인공지능위원회·과기부 등에 학습데이터 공개의무 조항을 포함하도록 하는 개정 의견서를 제출했다. 또한 지난 6월 13일 박수현 과방위 위원(더불어민주당)은 ‘인공지능사업자가 학습용데이터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노력’, ‘저작물 등의 권리자가 자신의 저작물 등이 학습용데이터로 이용됐는지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도록 하는 AI 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며, 김기현 과방위 위원(국민의힘)도 6월 17일 ‘학습용데이터 이용 여부 확인 절차 마련 의무’를 담은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끝으로 신문협회는 “지난 8월 2일 시행된 유럽연합(EU)의 인공지능법(AI Act)은 생성형 AI 모델을 개발하는 사업자가 학습에 사용된 데이터의 출처를 요약해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저작권 보호, 인공지능 기술의 투명성 확보, 국제 기준 부합 등의 측면에서 학습 데이터 공개 조항을 AI 기본법에 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5

내달 ‘영국 명문 학교 분교’ 포항 유치 업무협약

속보 = 포항시가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에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 중인 내국인 학생 비율 50%의 외국인교육기관 설립(본지 9월 10일자 1면 보도)이 가시화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과 임주희 포항시의회 경제산업위원장 등으로 꾸린 방문단은 14일(현지시간) 영국 웨일스 소재 수학·과학 계열 명문 학교인 ‘크라이스트 칼리지 브레콘(CCCB)’을 방문해 포항외국인교육기관 설립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CCB측은 본교의 전통과 교육 철학을 잇는 아시아 최고 수준의 명문 국제학교 설립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포항 분교 개교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고, 11월 중 포항에서 CCB 포항 분교 유치 업무협약을 맺고 부지 실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영국 왕실이 후원하는 CCB는 4~18세에 이르는 초·중·고생 400여 명이 재학 중이며, 창작예술과 영어, 인문학, 과학, 현대언어, 수학, 컴퓨터 과학 등을 주로 가르친다. 올해 유럽 100위권 대학 3년 연속 입학률 70~75%를 달성하고, 물리학 분야 영국 전체 1위를 기록할 정도여서 ‘명문’으로 통한다. 포항시는 포항융합기술산업지구 내 6만6116㎡(약 2만 평) 부지에 연 면적 3만1252㎡ (약 9453평), 지하 1층~지상 4층으로 학교를 지어 2029년 초·중·고생 1500명 정원 규모로 개교할 예정이다. 건축비 1600억 원을 포함해 1800억 원 정도의 사업비로 교육시설과 실험실, 실내체육관 수영장, 기숙사, 도서관도 갖출 계획이다.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해 비영리 외국학교법인만 설립이 가능한 외국인교육기관은 입학 자격에 제한이 없는 데다 30%인 내국인 입학 비율을 시·도 교육규칙을 통해 50%까지 조정할 수 있다. 포항시는 내국인 비율 50% 가운데 10%를 포항시민 자녀로 할당할 계획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의 외국인교육기관은 미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외국인교육기관 유치를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5-10-15

‘내란 가담’ 박성재 구속영장 기각···“도주·증거인멸 소명 부족”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가담’ 혐의를 받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 청구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박정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박 전 장관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의 상당성(타당성)이나 도주·증거인멸 염려에 대해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의자가 위법성을 인식하게 된 경위나 인식한 위법성의 구체적 내용, 객관적으로 취한 조치의 위법성 존부나 정도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피의자 출석 경과 등을 고려하면 도주·증거인멸의 염려보다 불구속 수사의 원칙이 앞선다”고 덧붙였다.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 9일 박 전 장관에 대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 전 장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를 막지 못하고 공모·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계엄을 방조한 것을 넘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행위에 순차적으로 가담했다고 판단했다. 박 전 장관은 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로 돌아와 간부 회의를 소집했다. 당시 회의에는 법무부 실·국장 등 10명이 모였는데, 박 전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검찰국에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영장 심사에서 230쪽 분량의 의견서와 120장 분량의 PPT 자료 등을 토대로 구속 수사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전 장관 측은 심사에서 혐의를 모두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 자체가 내란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수행을 했을 뿐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취지다. 특검팀은 영장 기각 사유를 검토한 뒤 구속영장 재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형남기자

2025-10-15

‘암나무 1300그루 포항’ 가을마다 은행 열매와 악취 전쟁

14일 오전 가을비가 내린 포항시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인도 가장자리는 짙은 냄새로 가득했다. 은행나무 열매가 터진 채로 인도와 차도에 뒤섞였고, 밟힌 자리 마다 미끈한 얼룩이 번들거렸다. 이곳을 지나던 시민은 “냄새 때문에 너무 힘들다. 제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른 운전자는 “타이어에 열매가 눌어붙어 냄새가 차 안까지 올라온다”며 “매년 가을 은행나무만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호소했다. 가을 불청객 ‘은행나무 열매’ 시즌이 왔다. 도심 곳곳의 가로수 상당수가 은행나무다. 8400여 그루의 은행나무 중에 1300여 그루가 열매를 맺는 암나무이다. 포항에서는 다른 지자체 처럼 은행 열매 수거반을 운영하거나 열매가 땅에 닿지 않도록 망을 설치하는 조치가 없어 시민 불편이 되풀이된다. 반면 서울시는 가을철 은행 열매 악취 민원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 열매 채취 기동반’을 운영한다. 25개 자치구와 협력해 열매가 맺히기 전 조기 채취 작업을 벌이고 민원 접수 시 즉시 출동하는 ‘은행 열매 수거 기동반’도 상시 가동 중이다. 인천시도 ‘은행 열매 기동대응반’을 운영해 진동 수확기와 수거망을 활용한 조기 제거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시도 매년 암나무를 수나무로 교체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속도는 더디다. 배명규 포항시 푸른도시사업단 가로조경팀장은 “연간 예산이 8000여만 원에 불과해 모든 구간을 일시에 교체하기는 어렵다”면서 “도심 전역을 동시에 관리하기엔 인력과 예산이 모두 부족해 민원 다발 구간부터 단계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은행 열매 수거망 설치에 대해서는 “매년 설치·철거 비용이 많이 들고 경관을 해친다는 민원도 있다”며 “차라리 교체 예산을 확보하는 편이 더 효율적”이라고 했다. 나정화 경북대 조경학 전공 교수는 “은행나무는 산업화 시기 도시의 대표적인 ‘생존형 수종’이었다”며 “공해와 매연에 강하고 병충해에도 강해 당시에는 최적의 선택이었지만, 지금의 도시는 시민의 쾌적성과 경관의 품격을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나 교수는 “은행나무 열매의 악취와 도로 오염은 단순한 생활 불편을 넘어 도시 이미지와 경관의 질을 떨어뜨린다”며 “포항 처럼 해풍이 강한 지역에는 이팝나무, 해송,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내염성과 내풍성이 강한 상록수종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4

느닷없는 강수 ‘가을비’… 주말까지 계속

북태평양 기단이 수축하면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에서 비구름이 만들어지고 강수가 발생해 이례적인 ‘가을비’가 이어지고 있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등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기록적인 폭염, 가을에는 장마가 새로운 계절 패턴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대구지방기상청에 따르면 대구·경북 지역은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비가 0.1㎜ 이상 내린 날이 19일에 달했다. 가을철(9~11월) 평균 강수일수가 22.6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을이 절반가량 지난 시점에 이미 예년 한 시즌 수준의 비가 내린 셈이다. 전국 평균 강수량 역시 10월 11일까지 한 달간 230.4㎜로, 평년(123.7㎜)의 두 배 수준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물러나지 않고 자리를 지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8월 하순 ‘처서’ 무렵에 약화돼야 할 북태평양고기압이 지금도 한반도로 수증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이 수증기가 북쪽의 건조하고 찬 공기와 부딪히면서 마치 여름 장마전선처럼 오랜 기간 비를 뿌린다는 것이다. 추석 연휴 무렵부터 시작된 비는 이번 주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15일부터 16일까지 예상 강수량은 10~40㎜다. 17일은 흐린 날씨가 이어지고, 18일에도 비가 내릴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이번 비가 지난 뒤에는 기온이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일요일인 19일부터 23일까지 아침 기온은 섭씨 6~15도, 낮 기온은 17~20도로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경진 대구기상청 기후서비스과장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난 뒤 북쪽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면서 기온이 내려가게 된다”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5-10-14

[단독] 포항 영일만항 APEC 경제인 크루즈 정박료 부과···70% 깎아도 1억

포항 영일만항 컨테이너 부두 운영사인 포항영일만신항 주식회사(PICT)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가를 위해 오는 28일 입항하는 중국과 일본 크루즈에 대해 정박료 1억여 원을 대한상공회의소에 부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의는 영일만항에 7만t급(850개 객실)과 2만6000t급(250개 객실) 크루즈를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정박시키고 숙소로 제공한다. 크루즈 2척은 컨테이너 부두 3번과 4번 선석에 정박해 ‘플로팅 호텔’ 형식의 해상 계류형 숙박시설로 활용된다. PICT 항만사업팀 관계자는 “단순히 크루즈가 접안하는 구간만 사용하는게 아니라 안전관리와 대기장소, 셔틀버스 운행 공간 등 부대시설까지 사용하기 때문에 실제 사용범위는 훨씬 넓다”라며 “내부 검토를 거쳐 추정한 사용료는 3억 원에 달한다”라고 설명했다. PICT는 준비 3일, 본행사 5일, 철수 2일 등 최소 10일간 시설 점유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또 “선석이 4개인 영일만항에서 이번 크루즈 입항은 3번·4번 선석 외에 2번 선석 일부까지 사용해야 한다”며 “선사나 화주와 협의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남는 선석을 이용하는 일반 크루즈 입항과 달리 이번에는 실제 컨테이너 작업 구간 일부를 점유하게 돼 운영 부담이 크다”고 덧붙였다. 다만 PICT가 처음에는 회의실 임대료 등 여러 항목을 포함해 요구했지만, 이후 일부 항목을 제외해 최소한의 금액으로 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상의는 여전히 재정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대한상의 정책지원실 관계자는 “객실을 전부 판매해도 적자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정부와 포항시, 해양수산부 등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번 사안은 PICT와 대한상의의 단순한 계약 문제가 아니라 국가행사 수행을 위한 협력의 문제”라며 “항만 사용료 외에도 보안·교통 등 부대비용이 커 정부의 행정적 지원이 없다면 적자 폭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권상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사용료 감면의 타당성을 단순한 선의나 관례가 아니라 명확한 기준과 데이터에 근거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정박 기간, 선박 규모, 시설 점유 범위 등 구체적 근거가 공개될수록 향후 유사한 논의의 신뢰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5-10-14

한화, 31일 APEC 정상회의 갈라 만찬서 불꽃·드론쇼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공식 스폰서인 한화그룹은 31일 열리는 갈라 만찬에서 불꽃쇼와 드론쇼를 선보인다. 정상회의의 하이라이트인 갈라 만찬에서 5만 발의 불꽃과 2000여 대의 드론으로 경주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 놓는다. 한화는 불꽃·드론쇼를 비롯해 안전 및 환경 관리 등 불꽃 행사 관련 비용을 지원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불꽃쇼 외에 ICT 기술을 접목한 공중·수상 드론과 미디어 아트 연출을 통해 신라 천년의 전통을 계승하여 미래로 나아가는 문화강국 대한민국을 표현할 계획이다. 한화는 1986년 아시안게임,1988년 서울올림픽, 2002년 한일월드컵,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등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각종 국제 행사에서 불꽃쇼를 연출했다.또한,2000년부터 매년 가을 서울 여의도에서 펼쳐지는 세계불꽃축제를 안전하고 성공적으로 치뤄내며 세계적으로 연출력과 기술력을 인정 받고 있다. 29일에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하는 ‘포항불꽃쇼’가 열린다. 영일대해수욕장에 바지선을 띄워 15분 동안 불꽃쇼를 펼치는데 이어 1000대의 드론이 빛으로 밤하늘을 수놓는다.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알리는 문구와 이미지도 활용한다. 움직이는 대형 기계 예술 작품인 포항문화재단의 이아피(Iahfy) SF 퍼포먼스도 보탠다. /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25-10-14

‘탄소중립’ 축산분야서 사실상 실패

정부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추진한 ‘저탄소농업 시범사업’이 축산분야에서 사실상 실패로 드러났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해부터 시행한 이 사업은 저메탄·질소저감 사료 급여와 분뇨처리 개선을 통해 온실가스를 줄이겠다는 취지였지만, 축산분야 예산 집행률은 고작 0.5%에 그쳤다. 특히 젖소용 저메탄 사료는 아직 시판조차 되지 않아 2년 연속 이행률 0%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축산분야 예산 46억2500만 원 중 실제 집행된 금액은 2500만 원에 불과했다. 반면 사업관리비 3억1800만 원은 전액 집행돼 예산 운용의 불균형이 도마에 올랐다. 실제 농가의 참여율도 저조하다. 올해 9월 기준 저메탄 사료는 목표 9만9000마리 중 6만여 마리(61%)에 그쳤고, 질소 저감사료는 1.3%, 분뇨처리 방식은 10.9%에 불과했다. 경북에서 한우 80두를 사육하는 김정수씨(58)는 “저메탄 사료를 써보려고 했지만, 일반 사료보다 비싸고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해 결국 포기했다”며 “지원받으려다 손해만 보는 구조인데 누가 참여하겠느냐. 사료 효과도 검증이 부족하고, 분뇨처리 장비 설치는 행정절차도 복잡해 엄두가 안 난다”고 토로했다. 농가들이 참여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참여할수록 손해’라는 구조 때문이다. 저메탄 사료는 일반 사료보다 1kg당 40원가량 비싸지만, 한우 1마리당 연간 지원금은 2만5000원에 불과하다. 한우 100마리를 사육하는 농가를 기준으로 연간 250만 원을 지원받더라도 약 2300만 원의 추가 자부담이 발생한다. 농식품부는 “사료공정심의위원회 심의 지연으로 사업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사료가 시판되기도 전에 시범사업을 강행한 점에서 준비 부족과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임 의원은 “2024년 사실상 성과가 전무한 상황에서 보완 없이 2025년 예산을 두 배 이상 증액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현장 여건을 무시한 예산은 또다시 불용될 가능성이 높다. 탄소중립은 보여주기식 행정이 아닌 농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구조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현진기자 phj@kbmaeil.com

2025-1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