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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유서 써야지” 카톡 메시지 누가?

속보=경찰이 학교 폭력으로 자살한 최군(15)의 가해혐의를 받고 있는 7명에 대해 지난 15, 16일 이틀간 조사를 벌였으나 대부분 폭력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추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경산경찰서는 지난 15일 숨진 최군을 괴롭히고 성적 수치심을 유발한 것으로 알려진 권군(15)과 김군(15)을 불러 조사했다.경찰은 이날 오후 두 학생을 상대로 먼저 심리상담을 실시한 뒤 최군의 유서내용과 동급생 증언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했다.권군은 최군에게 빵 심부름을 시킨 사실과 다른 친구들을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교실에서 최군에게 바지를 내리라고 강요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했다.김군도 최군을 수시로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으나 금품을 상습적으로 빼앗은 점은 부인하며 “다른 학생들에게 돈을 빼앗길까 봐 자신이 보관했다”고 주장했다.이들은 밤 10시까지 조사를 받았으며 경찰은 권군의 성적 수치심 유발 부인에 따라 동급생 정모군과 윤모군, 배모군을 참고인으로 조사해 2명으로부터 목격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이날 이모군이 지난해 3월께 교실에서 최군의 배와 허벅지를 폭행한 사실도 새롭게 밝혀졌다.16일에는 유서에 언급된 배군과 서군, 윤군과 새로운 폭행사실이 나타난 이군과 박군 등 5명에 대해 조사가 진행됐다. 이들은 최군이나 다른 친구들을 괴롭힌 사실은 인정했으나 폭력은 부인했다. 배군은 다른 친구의 폭행사실은 인정하나 최군에 대한 폭행사실은 부인하고 있으며 서군은 최군 폭행사실을 부인했다.정군은 지난해 12월 교실에서 최군의 머리 폭행사실은 인정했으나 그 외 폭행사실은 부인하고 박군은 지난 3월 7일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복부를 발로 1회 폭행한 사실을 인정했다.이군도 지난해 3월 교실에서 최군 엉덩이 폭행사실과 5월 박군의 얼굴 폭행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의 진술이 숨진 최군의 유서내용과 다른 피해 학생들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다.경산경찰서는 이에 앞서 14일 최군의 모교인 경산 A 중학교에서 청도 B고등학교로 진학한 22명 중 16명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피해와 목격 여부에 대해 설문조사를 벌여 학교폭력 사실을 확인했고 최군의 휴대폰 문자메시지와 카카오 톡 내용을 복원했다. 이 과정에서 최군에게 누군가가 “유서 써야지”란 카카오 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밝혀내고 발송자 수사에 나섰다.수사 결과 김군이 지난 2월 4일 자신의 어머니 휴대폰을 이용해 문자를 발송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또 최군의 중학교 2학년 담임으로부터 “2011년 여름경 최군이 3일간 결석해 제출한 반성문에서 김군이 때려 결석했다는 내용을 확인하고 김군에게 반성문을 받았으며 양쪽 부모에게 연락했고 다른 학생으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은 알지 못했다”는 진술을 받았다. 3학년 담임교사는 최군이 다른 학생들로부터 폭행당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진술했다.경찰은 포털사이트와 게임사이트, 카카오톡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최군의 e-메일에 유서, 자살, 협박 등 관련내용이 없고 싸이월드 방명록에 게재된 글이 없고 게임 아이템 거래내용도 없다고 17일 밝혔다.경산경찰서는 가해학생 추가조사와 피해자 및 참고인 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다.경산/심한식기자shs1127@kbmaeil.com

2013-03-18

주택전파 900만원 세입자는 300만원

속보=포항시가 산불 피해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산불 피해보상을 위한 특별조례안`15일자 1면 보도이 지난 15일 포항시의회에서 최종 의결됐다.관련기사 4·7면 조례안이 제정되자마자 포항시는 보상심의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지원 작업에 발빠르게 나섰다.포항시의회는 이날 오전 열린 제198회 임시회에서 산불 피해 주민에 대한 지원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포항시 산불 화재사고 피해보상에 관한 조례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이 조례안은 한시적인 조례로 피해 주민에 대한 보상기준을 정부의 자연재해에 따른 정부 보상기준에 따라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이에 따라 주민들은 사망자(세대주) 1천만원과 주택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을 지원받고 세입자는 임대법에 따라 가구 당 300만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피해 주택 91채 중 80채인 무허가 건물은 450만원을 우선 지급받고 적법하게 건물을 신축하거나 매입할 경우에만 나머지 450만원을 지급받을 수 있다.한편, 조례안이 의결된 이날 포항시는 정병윤 부시장을 위원장으로 포항시 공무원 2명(위원장 제외), 시의회의원 3명, 전문가 5명, 피해주민대표 2명 등 13명으로 보상심의위원회를 구성했으며 오후 5시 시청 중회의실에서 위원 위촉식을 하고 앞으로 위원회 운영방향 등을 논의했다./정철화·최승희기자

2013-03-18

참화의 흔적 아직 그대론데 희망의 불씨 살리려 몸부림

`한순간 불장난에 재앙으로 몰아닥친 산불이 검은 생채기를 남기고 간 자리엔 불안과 원망, 그리고 불신이 엇갈리고 있었지만 재기를 향한 생명력이 겨울의 대지를 꿰뚫은 봄꽃들과 함께 살아나고 있었다.` 휴일인 지난 9일 오후 북구 용흥동에서 발화한 포항 도심 산불이 발생 1주일을 맞은 지난 16일 오후 2시 무렵.뜨거운 악몽을 잊은 듯 줄을 이은 행락 차량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북구 우현동 옛 나루끝 일대 산비탈은 중장비 소리가 요란했다. 한주 동안 분주했던 자원봉사자들이 대거 빠져나간 자리는 철거전문업체의 인부들로 채워져 피해복구가 한창이었다. 마을 모퉁이 한 주택 거실의 열린 창문으로는 서너명의 주민들이 막걸리와 함께 지난 주말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과 산불진화의 무용담을 나누는 목소리가 생생했다.하지만 이곳에서 불과 500여m 거리의 참화 현장은 달랐다. 대동우방아파트 109동 아래 자연부락은 그날 밤 병상의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던 할아버지(79)가 이번 산불의 유일한 희생자로 발견된 곳이다. 무허가 암자 건물 2동과 아래에 맞닿은 노부부의 허름한 주택은 전소되고 석면 폐기물인 슬레이트 지붕은 망자의 뒤를 따라 인부들에 의해 마치 염습돼듯 비닐로 봉해진 채 뉘어져 폐기장 이동을 기다리고 있었다.이 현장과 철조망 하나를 사이에 둔 아파트단지는 109동 맨 위층이 전소피해를 입었다. 1층 출입구 앞에서는 피해 관련자인 듯한 남녀 5~6명이 당시의 상황을 격앙된 목소리로 전하고 있었다.이들은 갑자기 어깨 너머로 예기를 듣고 있던 취재기자의 신분을 물은 뒤 스마트폰을 빼앗아 녹음 파일이 있는지를 일일이 확인하며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 가운데 한 중년 남성의`피해 세대의 열린 베란다문으로 날아든 불씨를 화재원인으로 단정지은 언론 보도는 잘못`이라는 주장에서 불신의 실마리를 짐작할 수 있었다.조용한 긴장은 바로 옆 아파트경로당도 마찬가지.20여명의 할머니 중 일부는 `당시 아파트 안에 사람이 있었다``아니다`를 두고 대화를 나누다 서로 눈치를 보고는 말을 아꼈다. 또 다른 할머니는 숨진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아침 저녁으로 지나다니며 인사를 나눴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여러 감정이 교차한 이날 취재는 7번 국도 건너편 용흥동 우미골로 이어졌다. 도심 한켠의 대표적 저소득 노년층 거주지인 이곳도 큰 피해를 입었다. 무허가주택에 세입자들이 태반인 이들 주민에게 앞으로 남겨진 생의 양만큼이라도 희망이란 남아 있을까?우울하게 자문하며 좁은 길모퉁이를 도는 순간, 피해 입은 한 주택이 동네에서도 유달리 말끔하게 단장된 모습이 보였다. 막 작업을 마친 듯한 60대 초반의 주인은 숯검댕이 옷차림인 채 집 바로 앞 한뼘 화단에 피어난 개나리꽃에 물을 주고 있었다.산불에 대인 아픈 마음들은 봄의 희망으로 재기의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임재현기자 imjh@kbmaeil.com

2013-03-18

안동서 3명 숨진채 잇단 발견

안동의 한 주택 황토방에서 남녀가 동시에 숨지는가 하면 배수로에서 대학생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지난 15일 오후 1시께 안동시 길안면 A(55)씨의 황토방에서 A씨와 마을 주민 B(45·여)씨가 함께 숨져 있는 것을 B씨의 남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에 따르면 발견 당시 A씨는 하의가 벗겨진 상태였고, B씨는 전라의 상태였지만 뚜렷한 외상은 없었다.경찰조사에서 B씨의 남편은 “전날 아내가 귀가하지 않아 마을 여기저기를 찾던 중 황토방 앞에서 아내의 신발을 발견해 문을 뜯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경찰은 황토방 아궁이에 불씨가 남은데다 문이 잠겨 있던 점 등으로 미뤄 밀폐된 공간에서 이들이 함께 잠을 자다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9시께 안동대학교 인근 수로에서 이 학교 학생 C(20)씨가 엎드린 채 숨져있는 것을 인근 여대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경찰은 C씨가 귀가하던 중 대학 리모델링 공사현장 비탈면에서 미끄러져 4.5m 아래 수로로 추락해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숨진 C씨는 전날 학과 친구 60여명과 `화이트데이 기념` 술자리를 가진 이후 친구 7명과 새벽 2시까지 추가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안동/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2013-03-18

최군이 남긴 유서 전문

지난 11일 학교폭력에 시달리다가 투신자살한 고교생 최모(15)군의 유서가 13일 공개됐다. 최군 가족은 경찰이 수사를 위해 가져간 원본 대신 복사본 유서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가족은 “학교폭력이 더이상 없도록 해 달라”고 당부하며 연합뉴스 취재진에 처음으로 유서를 제공했다.엄마 오늘 못 들어가서 미안해. 아빠한테도. 누나한테두 미안해. 가족들이 이 종이를 볼 때 쯤이면 내가 죽고나서 일꺼야..미안하다고 직접 말로 전해 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아마 내가 죽으면은 가족들이 제일 힘들어(하겠지)엄마 아빠 누나 내가 이렇게 못나서 미안해.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내가 덜렁거려서 물건도 잘 못 챙기고. 그래서 내 폰도 몇 번씩 고장내고 또 잃어버리고. 학용품도 잘 못 챙겨서 자주 잃어 내가 이럴때 마다 미웠을거야.하지만 나를 계속 챙겨주던 내 가족들 정말 사랑하고 죽어서도 영원히 사랑할게.공부도 못한 이 막내 00이가 먼저 죽어서 미안하고 나는 정말 이렇게 살아갈 날 많이 남아 있고 또 미래가 이렇게 많은데 먼저 죽어서 미안해.그리고 내가 죽는 이유를 지금부터 말할께요. 경찰 아저씨들 내가 이때까지 괴롭힘 받았던 얘기를 여기다 적을게요.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백퍼센트 못 잡아내요. 반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여러가지 시설들이 CCTV가 안 달려 있거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 괴롭힘은 주로 그런데서 받죠.2011년부터 지금 현재까지 괴롭혀 왔던 애들을 적겠습니다.ㅇㅇ고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인지 모르겠지만 작년까지 ㅇㅇ중에 있던 ㅇㅇㅇ, ㅇㅇㅇ, ㅇㅇ고등학교 ㅇㅇㅇ.주로 CCTV 없는데나 사각진대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것 이런데서 맞습니다. 다들 돈이 없어서 설치 또는 교체를 못했다 나는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학교폭력은 폭력, 금품갈취, 언어폭력, 사이버폭력, 빵셔틀 등등.이 중 내가 당한 것은 물리적 폭력, 조금이지만 금품갈취(특히 ㅇㅇㅇ), 언어폭력 등등.이 학교폭력을 없앨려고 하면 CCTV를 더 좋은 걸로 설치하거나 사각지대 혹은 설치 안 되있는 것도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 설치해야 합니다.마지막으로 가족에게 집에서 말고 옥상에서 불편하게 이렇게 적으면서 눈물이고여 하지만 사랑해♡나 목말라 마지막까지 투정부려 미안한데 물 좀 줘.../연합뉴스

2013-03-15

사고 되레 키운 `學暴예방 시범학교`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투신 자살한 최군이 다닌 중학교에서는 최군이 폭행당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이같은 사실은 경찰이 유족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밝혀졌다.경북경찰청은 14일 “숨진 최군이 지난 2011년 여름께 가해학생으로부터 발로 걷어차였고, 담임교사가 이 사실을 알고 최군 어머니에게 알렸으나 이외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는 진술이 나왔다”고 밝혔다.이에따라 학교폭력에 대해 학교가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소극적인 대응만 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 전망이다.즉, 그 당시 학교가 최군과 가해학생에 대한 상담을 통해, 전학조치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면 최군의 자살을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것. 지금까지 학교 측이 최군이 폭행당한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던 것과 달리 학교가 학교폭력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사고 있다.경찰조사 결과 최군은 지난 2011년 여름 3개월 정도 함께 생활한 김모군에 의해 폭행을 당해 다리에 멍이 들었다는게 밝혀졌기 때문이다.당시 최군의 담임교사는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 이를 최군의 어머니에게 알렸고, 최군의 어머니는 이에 대해 별도 조치는 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군이 다닌 중학교도 최군이 폭행 당한 사실에 대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하지 않은 채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것으로 드러났다.최군이 다닌 중학교는 이처럼 학교폭력이 확인되고 있는데도 모른다고 일관하는 것은 지난해 2월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학부모와 교사, 학생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필통(必通) 톡(Talk)` 토크쇼가 진행된 사실이 부정적으로 비칠까봐 의도적으로 감춘게 아니냐는 의혹이다.한편 최군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학교는 이를 외면하고 학교폭력예방 시범학교로 지정받은 것으로 드러나 교육당국의 학교폭력 대처가 헛구호에 그쳤음을 입증한다는 지적이다./이창훈·심한식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5

친구들 보는 앞 바지 내리고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최모(15)군이 중학교 시절 같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강압에 의해 강제로 바지를 내려보이는 극도의 수치심을 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경북지방경찰청은 14일 “최군의 친구인 권모 학생은 지난 2011년 7월께 교실에서 최군을 불러 반 친구들이 보는 가운데 강제로 바지를 내리게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권군의 강압에 못이긴 최군은 반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바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군에게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행동을 하도록 지시한 권군은 복싱부 출신으로 경산 J중학교에서 일명 `짱`으로 통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권군 등 7~8명은 평소 경산일대에서 함께 몰려다니며 상습적으로 학생들의 돈을 뺏거나 폭행을 일삼았던 문제학생인 것으로 드러났다.경찰은 권군 말고도 유서에 적힌 김모, 배모, 서모, 정모 군 등 4명이 2011년 3월부터 작년 12월 사이에 학교 안에서 최군을 폭행했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또한 유서에 나와있지 않은 B군이 이달 초 최군과 고교 기숙사에서 룸메이트로 지내면서 발로 최군의 배를 한 차례 폭행하는 것을 봤다는 진술도 얻어냈다.최군과 중·고교 동기인 B군은 가해자로 지목된 권모군으로부터 중학교 3년 내내 수십 차례에 걸쳐 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학교폭력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권군 등 가해자로 지목된 5명의 학생과 B군 등 모두 6명을 15일 불러 최군에 대한 폭행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5

최군 동기생 “폭행·금품갈취 목격” 유서 등장 가해자 5명 등 곧 조사

속보=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지난 11일 자살한 최 모(15)군에 대한 경찰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다.최군의 사건을 수사중인 경산경찰서는 13일 “사인규명을 위해 경북대학교 법의학교실에서 실시한 부검에서 폭행흔적 등 다른 외상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지난 2001년부터 폭행과 갈취를 당했다고 밝힌 5명의 학생에 대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최군의 컴퓨터와 휴대폰에 대해 지방청 사이버수사대의 분석이 끝나고 동기생 등 주변 조사가 끝나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최군의 중학교 동기생인 박모(15)군 등 3명이 경찰조사에서 “중학교 2~3학년 때 김모(15) 군이 학교 내에서 상습적으로 최군을 폭행하고 돈을 갈취하는 것을 목격했다”고 밝히고 “다른 동급생 2명이 최군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고 자신들도 김군에게 폭행당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해 폭행과 금품갈취가 사실로 보인다.김군은 수개월을 김군의 집에서 생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13일 최군의 장례식이 끝남에 따라 경찰은 유족들을 상대로 자세한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최군이 상습적으로 폭행과 갈취를 당한 것으로 알려진 경산 A 중학교는 지난해 전국적으로 이뤄진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 1차에서는 최군이 관심군으로 분류되었으나 2차 정밀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와 넘어갔다.13일 A 중학교에서 만난 이모 교감은 “최군과 가해학생으로 지목된 5명을 알고 있다”며 “최군은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을 무척 따르고 얼굴이 밝아 폭행 등 피해를 당하고 있는 줄 몰랐다”다고 밝혔다. 또 “최군이 유서에서 CCTV가 설치되어 있지 않는 화장실과 교실 등 사각지대를 거론 한 것은 항상 누군가 자기를 지켜 봐주기를 원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A 중학교에는 복도 6대, 건물주변 13대 등 19대의 CCTV가 설치되어 있으며 교무실에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다.최군이 다녔던 A 중학교 교장과 교감, 행정실장 등 8명은 13일 최군의 장례식에 참석했다. 숨진 최군은 개인사업을 하는 아버지(49)와 가정주부인 어머니(46), 누나와 함께 살고 있었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3-03-14

`세우나 마나` 학교폭력 대책

교육청이 학교폭력대책에 사활을 걸고 심혈을 기울였다고 밝혔지만 겉만 번지르르한 형식적인 것으로 증명됐다.지난 11일 숨진 최군의 중학교는 지난해 2월 당시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학부모, 교사, 학생의 현장 목소리를 듣는 `필통(必通) 톡(Talk)` 토크쇼를 시작한 곳으로 밝혀져 충격을 더하고 있다.당시 이 장관은 대구에서 권모 군이 학교폭력을 견디다 못해 자살하자 이의 예방을 위해 시범 일선학교를 지정하고, 직접 내려와 학생, 학부모, 교사와 대화를 하며 재발방지를 약속했다. 더구나 이 장관이 시범적으로 토크쇼를 한 곳이 바로 최군이 당시 다녔던 중학교였으며 당시에도 학교 폭력으로 피해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당시 이 장관은 “학교가 어린 생명을 앗아가는 장소로 변질하는 것이 한없이 개탄스럽다”면서 “사고 재발 시 관련자를 물색해 엄중 처벌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경산의 학부모 심모(52)씨는 “사건이 터져 장관과 국회의원, 교육감 등 높은 사람이 내려와 백 번 말을 하면 뭐하냐. 얼마 있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과거 타성에 빠지는 것을 보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그 당시 좀 더 진정성이 있었다면 이런 일이 일어났겠느냐”며 탄식했다.또 당시 중학교 3학년인 최군은 전국적으로 실시된 정서행동발달선별검사에서 정서 관심군으로 1차 분류됐다가 2차에서 제외된 것으로 밝혀져 교육당국의 관심대상 학생 선정절차가 치밀하지 못했음이 드러났다.더구나 이 학교는 지난해 2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전체 학생 888명 중 616명(69.4%, 경북평균 81.6%)이 참여했고 피해응답 학생은 47명이었다. 그러나 이 기간 학폭위 심의 건수는 1건, 개최 건수는 3건에 그쳤다.이에따라 실제 학폭위에서 조치한 피해·가해학생도 각각 1명 뿐이었다. 그것도 피해학생 1명에 대한 보호조치는 심리상담과 조언으로 끝났다. 가해학생 1명은 특별교육과 출석정지 처분을 받았다.당시 좀 더 정밀하게 조사했더라면 이번의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또 숨진 최군이 다닌 학교에는 CCTV가 19대나 설치됐지만 폭력을 잡아내지 못했다. 최군도 유서에서 수차례에 걸쳐 CCTV가 제 기능을 하지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외 교육청 당국은 CCTV 설치후 이로인해 학교폭력을 인지한 통계조차도 모르고 있어 형식적인 탁상행정에 치우치고 있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4

`있으나 마나` 폭력예방 CCTV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설치된 CCTV가 있으나 마나한 것으로 드러나, 체계적인 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지난 11일 또래 친구들의 폭력과 괴롭힘을 못 이겨 아파트에서 투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경북 청도 모고교 1학년 최모(15)군의 유서에는 CCTV가 학교폭력을 잡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최군은 유서에서 “CCTV 조차도 날 지켜주지 못했다. 학교폭력을 없애려면 CCTV를 더 많이, 더 좋은 것으로 설치하거나 혹은 판별이 될 수 있을 정도의 CCTV를 설치해야 합니다”라고 호소했다. 또 “주로 CCTV 없는 곳이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해도 화질이 안 좋아 판별하기 어려운 곳 등 이런데서 맞습니다”, “학교 측에서는 다들 돈이 없어서 설치 또는 교체를 못했다고 말하는데 난 그걸 핑계라고 생각합니다”고 적고 있다.최군은 이어 “학교폭력은 지금처럼 해도 100퍼센트 못 잡아내요. 반에서도 화장실에서도 여러 가지 시설들에 CCTV가 안 달려 있거나 사각지대가 있습니다”라며 “괴롭힘은 주로 그런데서 받죠”라고 CCTV에 대한 문제점을 수차례 지적했다.이처럼 학교에서 설치하고 있는 CCTV가 그냥 형식적으로 설치했거나, 화질도 안좋아 가해 학생을 판별해 내기가 쉽지않은 등 제도개선책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즉 그냥 보이기 위한 편의위주의 CCTV 설치를 지양하고, 사각지대를 없애 실질적으로 학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설치돼야 할 걸로 지적됐다. 또 화질을 개선해 가·피해학생이 또렷이 구분될 정도로 선명도 문제도 신경써야 할 걸로 지적됐다.실제 경북지역 대부분의 학교에 설치돼 있는 CCTV는 사람이나 차량의 번호판을 식별하지 못하는 50만화소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 각 일선학교에 설치된 8천792여대중 50만화소는 달랑 47대(0.5%)뿐으로, 99.5%이상이 사람 식별도 어려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CTV가 설치된 곳도 방향설정이 부정확하거나 주변에 장애물 등이 가로막고 있어 제대로 촬영이 안되는 곳도 많고, CCTV 설치 대수도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각급 학교에서는 상시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 발생 때 즉각 대처가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실제 경산의 모 중학교 교사는 “교내의 CCTV는 식별 뿐 아니라 관리가 매우 부실한 걸로 알고있다. 아마 상당수 CCTV는 고장으로 인해 녹화가 되지 않거나 작동되지 않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한편 현재 설치된 CCTV로 학교폭력을 인지했다는 통계 자체도 없어 사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경북교육청은 CCTV설치후 이로인해 학교폭력을 알고, 선도했다는 통계자체는 아예 없다고 밝혔다.본지가 학교 CCTV의 실태에 대한 현장 확인을 위해 포항지역의 중·고등학교 5곳에 취재요청을 했으나 이들 모두 “학교 내부에 설치된 CCTV에 관련된 정보는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이유를 대며 단호히 거절했다. 포항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학교에 담벼락이 사라진 이후부터 학교폭력 및 성폭력 방지를 위해 CCTV를 설치해 운영중이다”며 “하지만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못박아 CCTV의 운영 자체가 겉돌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게 했다. 이에대해 경산의 학부모 최모(48)씨는 “이번 사태로 볼때 교육청은 그냥 보여주기식 행정을 했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한 것”이라며 “CCTV를 설치했으면 관리자체도 제대로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창훈·박동혁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4

청도 고교 1년생 “학교폭력 시달려” 투신

고교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유서를 남기고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11일 오후 7시40분께 경산시 정평동 모 아파트 23층에서 이곳에 살던 청도 A 고교 1년생 최 모(15)군이 뛰어내려 숨졌다.아파트 경비원 최모(70)씨는 “통로 입구 위쪽에 `쿵`하는 소리가 나서 가보니 학생이 쓰러져 있었다”고 말했다. 숨진 최군의 가방에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친구 5명으로부터 폭행 및 갈취 등 괴롭힘을 받았다. 학교에서 돈을 빼앗긴 적도 있으며 학교에는 패쇄회로 TV가 없는 폭력사각지대도 있다” 등의 내용을 담은 유서가 발견됐다.A4용지 두 장에 적은 유서에서 최군은 “가족에게 미안하다”며 중학교 시절과 고교 진학 후 최근까지 자신을 괴롭힌 학생 5명의 이름을 적어 놓았다. 5명 중 2명은 최군과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다.최군은 이날 오전 6시 30분께 등교를 위해 집을 나서 친구와 함께 경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청도역까지 갔으나 등교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숨진 최군이 졸업한 경산의 B 중학교 측은 “최군이 중학교 시절 아주 차분하고 착한 심성을 가진 아이여서 또래로부터 폭력에 시달린 점은 몰랐다”고 말했다.경찰은 12일 함께 등교한 박 모군과 담임교사 등 주변인을 면담하고 CCTV 분석 등 행적조사에 나서는 한편 숨진 최군에 대한 부검을 실시키로 했다. 또 유서에 거론된 학생들에 대한 조사를 벌여 폭력 등 행위가 드러나면 사법처리 할 방침이다.경산/심한식기자shs1127@kbmaeil.com

2013-03-13

잊히나 싶었는데 또…

지난 11일 청도 모 고교 1학년 최모(15)군이 학교폭력을 괴로워하며 자살한다는 유서를 남겨놓고 투신한 사건이 발생하자, 경북교육청은 12일 김순기 교육국장과 관련부서 담당자들이 현장을 방문해 사건경위를 조사했다.교육청 관계자들은 최군의 시신이 안치된 경산의 모 병원을 비롯, 청도의 고교 등을 방문 현장조사를 벌였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재 경찰에서 수사중이어서, 수사결과가 나온 뒤 교육청 차원의 대책을 내놓을 예정이다.교육청은 학교폭력과 관련해 지난해 4월 영주의 한 학생이 자살한 이후, 약 1년도 되기전에 유사사건이 터져 매우 당황스러워 하고 있다.2011년 12월 대구의 덕원중 학생이 학교폭력으로 자살한 이후, 사회적으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닥쳤다. 하지만 불과 몇 개월 후 지난해 4월 영주에서도 교내폭력으로 인해 학생이 자살, 교육청은 여러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학교폭력을 근원적으로 막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경산의 학부모 김모(55)씨는 “사건이 터지면 많은 대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흐지부지 되는 경향이 있다. 교육청은 탁상행정에 치우치지 말고 학생과 학부모 등이 공감하는 보다 구체적인 대책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경북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대책으로 존중과 배려의 인성 교육 강화, 학교폭력 선제 대처 능력 및 책무성 제고, 사제·또래 간 공감을 통한 폭력 예방, 조기 발견과 신고로 가·피해 학생의 즉각적인 조치, 학부모와 지역 사회가 함께 하는 학교 안전망 구축, 학교폭력 유해 요인 차단과 안전 인프라 확충 등을 내놨다. 또 정책제안으로 교직 전 생애 적극적 생활 지도 연수, 학급 담임, 생활 지도 담당 교사 인센티브 부여, 교원 업무 경감 인력 배치 등을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또다시 폭력으로 인한 자살사건이 발생해 이에대한 근본적인 재점검이 불가피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한편 경북도에서는 학생자살이 지난 2011년 9명, 12년 10명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처음이다./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2013-03-13

보조금 가로챈 어린이집 원장 6명 입건

어린이집 운영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 중 모두 1억1천만원 상당을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건축물 용도를 임의변경한 어린이집 원장이 무더기로 검거됐다.대구 달성경찰서는 11일 어린이집 운영을 위한 국가보조금에서 수십만~수천만원을 빼내 차량 구입 등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국가보조금 유용)로 신모(50·여)씨 등 달성군내 어린이집 원장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에 따르면 신 씨는 지난해 2월27일께 어린이집 국가보조금 중 2천만원 상당을 개인 차량 구입과 주유비, 판공비, 명절 선물비 등으로 지출,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또 이모(52)씨는 지난 2011년 2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가보조금 5천여만원을 개인차량 주유비와 채무변제, 미채용 기사급여 명목 등으로 지출한 혐의다. 이어 나머지 원장들도 담당 관청에 신고 없이 어린이집 건물 일부를 개인주거용 주택으로 용도 변경해 사용하거나 채무변제, 개인주택 공공요금, 주유비 등 어린이집과 무관하게 개인 용도로 유용했다 적발됐다.달성경찰서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 6명이 개인용도로 사용한 국고보조금은 모두 1억1천만원에 이르며, 모두 환수할 예정”이라며 “이중 2명의 원장은 어린이집 건물 일부를 개인주거용 주택으로 용도 변경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박중석·김영태기자piuskk@kbmaeil.com

2013-03-12

청송·상주서 또 산불… 임야 등 2ha 태워

지난 10일 오후 8시께 상주시 청리면 가천리 서산에서 산불이 나 임야 1ha를 태우고 11일 오전 8시55분께 진화됐다. 산불이 나자 상주시는 공무원 600여명과 산불 진화용 헬기 5대 등을 동원해 진화작업에 나서 약 12시간 만에 잔불 정리까지 마무리 했다.산불 진화가 지연된 것은 산불이 발생한 시간이 일몰 이후여서 헬기가 출동할 수 없어 11일 새벽부터 본격적인 진화 작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상주시 관계자는 “불이 산 중턱부터 시작된 점으로 미뤄 입산자 실화가 아닌가 보고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앞서 같은 날 오후 1시55분께 청송군 안덕면 문거리 산 3번지 일대에 산불이 발생해 산림 1ha(5천여만원 피해)를 태우고 9시간만인 밤 11시에 진화됐다.군 관계자는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사유림으로 인근 밭둑에서 김모(48·안덕면 장전리)씨 등 3명이 담배를 피우다 발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이날 바람이 강하게 불어 출동한 공무원과 소방대원, 진화대원 등도 초동 진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불길이 인근 현동면 인지리까지 확산됐다. 헬기 6대와 진화차량 2대, 소방차 5대 등과 600여명의 인원이 진화에 동원됐다.한편 청송군청 특별사법경찰관은 11일 김모 씨 등 3명을 입건해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중에 있다./곽인규·김종철기자

2013-03-12

포화 휩쓸고 갔나… 잿더미에 뒤덮인 보금자리

10일 오전 11시30분 포항시 북구 용흥동 현대아파트 뒤편의 속칭 `우미골`.전날 오후 인근 탑산에서 발생한 불이 강풍을 타고 순식간에 옮겨 붙으면서 이 마을에서는 주택 전체 100여 가구 중 30%인 28채가 불에 탔다. 마을 단위로는 피해가 가장 컸다.특히 탑산과 수도산의 중간지대에 움푹 꺼진 지대에 자리해 이날 주민들은 옴짝달싹 못하고 화마에 갇혔다.19시간이 지난 현장은 마치 참혹한 전쟁터를 연상케 했다.형체 하나 남기지 않고 모조리 무너져 내리거나 시커먼 뼈대만 남은 집, 매캐한 냄새, 화재 20시간이 지난 뒤에도 곳곳에서 허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당시 화마의 위력을 짐작하게 했다.피해 주택 대부분이 야산과 경계를 이루는 집들이었다. 그중에서도 불행 중 다행으로 집 바로 뒤에 나무가 없는 집들은 화를 면했다. 담장을 사이에 둔 집은 전소되는가 하면 어느 집은 마당의 잡초 하나 불에 타지 않은 이유였다. 마을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박춘화씨의 경우 60여평 집이 모조리 탔다.박씨는 “남편도 나도 일을 하는 날이라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 둘만 집에 있었다. 이웃에 있는 친정어머니 전화를 받고 급하게 달려갔더니 불은 이미 집 뒤쪽으로 번졌더라. 옷가지 하나 제대로 못 챙기고 급하게 아이들만 데리고 나왔다. 진화가 늦어져 멀리서 집이 타는 과정을 고스란히 지켜보는데 가슴이 미어지더라”며 밤새 울어 퉁퉁 부은 눈에서 굵고 뜨거운 물줄기가 또 한 번 흘러내렸다.소식을 듣고 지방에서 한 걸음에 달려왔다는 박씨의 올케는 “작년에 큰 돈 들여 도배도 하고 리모델링까지 했는데 하루 아침에 이런 일을 당해 막막할 뿐이다. 같은 산밑이어도 옆집은 깨끗한데….”라며 긴 한숨을 쉬었다.피해 주민 대부분이 고령으로 친척집 또는 대피소로 이동하는 바람에 인적조차 드물었다.다행히 화를 면한 아랫마을 주민들만 곳곳에 삼삼오오 모여 전날 위급했던 상황을 회상했다. A씨는 “대피고 뭐고 불이 마을 쪽으로 번지기 시작하자마자 본능적으로 지붕이고 담벼락이고 할 것 없이 정신없이 물을 뿌려댔다”고 말했다.B씨는 “독거노인이나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소득층이 대부분인데 이런 일까지 일어나 허탈하다”면서 “포항에서 몇 안 되는 난민촌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번 화재로 전소된 집이 한두 곳이 아닌 만큼 이참에 포항시도 마을의 재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2013-03-11

경북도·포항시 재난지휘소 이원화 `공조 허점`

포항시와 경북도가 지난 9일 포항에서 발생한 산불 상황실을 따로 마련해 평소 우려 대로 공조 체계에 큰 허점을 드러냈다.이날 오후 3시38분께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산불이 발생하자 포항시는 학산동 포항고등학교에, 경북도는 용흥동 대흥초등학교에 별도의 재난지휘소를 마련했다.포항시는 시청소속 공무원 1천500명과 경찰 830명, 군부대 600명, 산불감시원 106명 등 3천여명으로 구성된 산불진화팀을 만들어 진화작업을 벌였다. 반면 경북도는 소방대와 의용소방대 등 1천50여명의 인원을 동원해 별도의 진화활동을 개시했다.상황이 이렇다보니 진화팀 간의 동선이 겹쳐 인원이 집중된 구역이 발생했고, 인원배치가 전혀 되지 않은 곳도 발생해 인력 운용의 효율성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포항시의 현장지휘소인 포항고에서 만난 L시의원은 “이렇게 큰불이 나 서로 힘을 모아도 모자랄 판에 시는 시 대로, 도는 도 대로 따로 돌아가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며 “도와 시 간에 마치 불협화음이 있는 듯이 비춰져온 마당에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대흥초교의 경북도 관계자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경북도 관계자는 “이런 큰 화재가 발생하면 당연히 공무원, 소방, 경찰, 군이 힘을 모아야 하는데 포항시가 고집을 부리고 있다”며 “지금이라도 상황실을 합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긴급한 상황 속에 실시간으로 보고돼야 할 피해현황과 조치상황 등에 대한 공조도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었다.경북도 재난지휘소 측은 피해상황에 대한 질문에 “포항시 측의 피해현황과 조치상황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아직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결국 포항시는 이날 자정이 가까워져서야 포항고의 현장지휘소를 철수하고 대흥초등학교로 옮겼다.박승호 포항시장은 10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도 소방본부의 지휘차량과 함께 이동해 움직이는 상황실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지난 9일 오후 10시께 도와 시의 상황실이 분리된 것을 알고 즉시 포항고에서 철수하라고 지시했다”고 답변했다./윤경보·박동혁기자

2013-03-11

강풍에 헬기진화 지연 `성난 화마`잡기 역부족

9일 포항 용흥동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순식간에 주택 수십 채를 태우고 인명피해까지 내는 대형 화재로 번진 이유는 강풍과 건조한 날씨, 산불헬기 투입 지연, 지자체 방심 등으로 조기 진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이날 불은 9일 오후 3시38분께 포항 D중학교 학생 3명이 용흥초등학교 뒤 탑산에서 라이터로 불장난을 하면서 시작됐다.최근 포항에는 지난 1일 발효된 건조주의보가 6일 건조경보로 대체되는 등 산불 발생 당시까지 무려 열흘 동안 산불에 취약한 건조한 날씨가 이어졌다. 야산에 가득 쌓인 마른 낙엽은 불쏘시개 역할을 했고 불은 순식간에 산불로 번졌다. 이날 습도는 30%도 채 안 됐다.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대 풍속 12.3m의 강풍까지 불면서 불씨는 산 건너 용흥동 우미골과 우현동으로까지 번졌다.여기에 산불 진화의 가장 효율적인 장비인 산불진화용 헬기까지 뒤늦게 투입돼 화를 키웠다.포항시는 산불 발생 10여분 만에 시 임차헬기 1대를 투입해 진화를 시작했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 헬기가 공중에서 물을 제대로 뿌리지 못해 조기 진화에 실패했다.구미와 경주·경북도·소방본부 등에 헬기를 요청했지만 이날 울산 울주군 등 전국 22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해 진화용 헬기가 모두 출동하는 바람에 뒤늦게 6대가 투입되는 것이 고작이었다.게다가 비슷한 시각에 연일읍에서도 산불이 나 헬기들이 투입되면서 상황을 더 악화시켰다.최근 몇 년 사이 대형 산불이 뜸하면서 느슨해진 지자체 산불대응도 조기 진화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2009년 남구 대보면 강사2리 야산, 2006년 북구 흥해읍 금장리 야산 등 그동안 대형 산불을 잇따라 겪은 포항시는 매년 산불집중발생 시기에 읍면동 직원뿐 아니라 본청, 사업소 직원까지 동원해 비상체제를 가동했다. 하지만 몇 년 사이 대형 산불이 잦아들자 읍면동과 남·북구청 산림 관련 직원들만 비상근무를 하고 있다.특히 이번 불이 휴일에 발생하면서 시청 동호회 소속 직원들이 외지 산행을 가는 등 상당수 공무원이 자리를 비운 것으로 알려져 지자체의 안일한 대응이 논란이 되고 있다.포항시 한 공무원은 “최근 몇 년 동안 포항에서 대형산불이 잠잠했고 그 틈을 타 산불예방기간 동안 전 직원이 동원됐던 비상근무체제가 느슨해진 것은 사실이다”고 털어놨다./최승희·박동혁기자

2013-03-11

귀신잡는 해병, 산불 잡다

해병대 제1사단이 포항지역에 발생한 산불 진화를 위해 긴급 화재진화작전을 수행했다.지난 9일 포항시청으로부터 긴급지원요청을 받은 해병대 제1사단은 즉시 포특사 위기조치반을 소집해 산불진화부대 병력 700여명과 소방차 2대, 헬기 2대(2UH-1H)를 산불 현장으로 급파했다.해병대는 이날부터 10일 새벽 1시께까지 포항시 북구 용흥동과 연일읍 일대에서 유관기관 인력과 함께 지역별 방화선을 구축하고 군사작전에 준하는 산불진화작전을 수행했다.이같은 해병대의 산불진화 매뉴얼에 따른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지원은 지역 주민들의 피해 예방에 크게 기여했다.해병대 제1사단은 10일까지 계속되고 있는 산불 진압을 위해 4개 부대 1천여명의 병력과 소방차 4대, 헬기 4대(4UH-1H)를 투입해 용흥동과 연일읍 일대에 잔존하는 잔불제거를 실시하고, 전소된 가옥 28가구에 대한 피해복구 지원 임무를 완수했다.산불진화작전을 수행한 해병대 제1사단 조성민 중령은 “건조경보와 강풍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인 만큼 산불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조로 단시간 내 산불을 진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한편, 해병대 제1사단은 산불진화작전 수행을 위해 주말 전 부대병력이 정상과업을 실시하고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 후속증원을 위해 6개 부대를 대기부대로 지정해 운용하는 등 산불진화에 총력을 기울였다./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2013-03-11

하룻새 전국 산림 수십㏊ 화마가 집어삼켜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9일 하루동안 경북 포항, 울산 울주, 전북 고창 등 전국에서 모두 20건의 산불이 발생, 수십㏊의 산림이 불에 탔다고 10일 밝혔다.산림청은 이날 오전 전북 고창과 제주시 연동에서 각각 산불신고가 접수된 직후 헬기를 출동시키는 등 모두 38대의 산림청 헬기를 투입, 16곳의 산불을 진화했다.이날 산불은 건조한 날씨 속에 기온이 예년보다 크게 높아진 가운데 강풍이 불어 산림 당국을 긴장시켰다. 특히 논·밭두렁이나 영농쓰레기를 태우다가 번진 산불이 많아 오전 11시~오후 4시 사이에 전북 5건, 경북 3건, 광주 2건 등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산림청은 3월 상순으로는 최고 기온을 보인 이날 한꺼번에 영농준비에 나서며 논·밭두렁 등을 태운 것이 산불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하고 있다.대구 앞산 `맞불작전`으로 막아●…10일 낮 12시45분께 대구 동구 불로동 고분군 내 잔디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잔디 500㎡를 태우고 30여분만에 진화됐다. 인명피해는 없었다.이에앞서 9일 오후 6시58분께 대구서 달서구 송현동 대덕승마장 위쪽 앞산 매자골 8부 능선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산불이 발생해 작목류 등 0.3㏊를 태우고 이튿날인 10일 오전 8시30분께 진화됐다.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소방차 15대와 헬기 2대를 비롯한 공무원 등 700여명을 투입해 산불진화에 나섰지만 날이 어두워지면서 소방대원들이 걸어서 현장에 올라가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또 이날 초속 5~6m가량의 강한 남서풍의 바람을 타고 남구 대명동 황룡사 쪽으로 번지는 등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소방당국은 황룡사와 산 정상 쪽에 산불 방어선을 구축하고 이른바 `맞불작전`으로 산불확산을 막았다. 이에 따라 불이 난 지 4시간여 만인 오후 10시30분께 큰 불길을 잡았고 이튿날인 10일 오전8시30분께 완전히 진화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봉화서 담뱃불 실화, 15㏊ 태워●…봉화군 재산면 상리 산 135번지 일대 사유림에 9일 오후 3시31분 담뱃불 실화로 추정되는 산불이 났다. 산불은 소나무·잡목 등 임야 15ha를 태우고 10일 오전 10시10분께 불길이 잡혔다.불이 나자 공무원 경찰 소방대원 군인 등 930여명이 동원돼 산불진화에 나섰지만 산세가 험한데다 일몰로 당일 불길을 잡지 못했다.10일 오전 날이 밝자 산림청,소방, 군 헬기 등 9대가 동원돼 불길을 잡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담뱃불 실화자로 추정되는 김모(52)씨를 상대로 정확한 화인을 조사중이다.봉화/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울산주민 수백명 대피, 가축도 폐사●…9일 오후 8시 37분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향산리 능산마을 근처에서 산불이 나 인접한 언양읍 송대리, 직동리, 다개리까지 강한 바람을 타고 약 5㎞를 북상했다.언양읍 송대리에 사는 김모(45·여)씨가 연기를 들이마시는 등 주민 3명이 다쳤다.산림 50㏊와 건물 23채가 불탔다. 닭과 개 등 가축 560여마리가 폐사했다. 언양을 지나는 국도 24호선과 35호선 일원이 검은 연기로 뒤덮이면서 교통 정체가 빚어지기도 했다. 시는 7개 마을 주민 1천890여명에 대피령을 내렸다.이 가운데 수백명은 실제 집을 나와 몸을 피했고, 울산양육원 원생 100여명 등 140여명은 시가 마련한 3곳의 대피소로 갔다.관계 당국이 10일 오전 6시께부터 헬기 26대를 동원해 진화 작업을 벌이면서 불길은 잡히기 시작했다. 전날 오후 발효됐던 강풍주의보도 이날 오전 10시 30분에 해제됐다. 불길은 오후 1시 30분께 대부분 잡혔다. 불이 난 지 약 17시간 만이다.화마에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빼앗긴 주민들은 차마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몰라 넋을 놓고 있다. /연합뉴스경남 양산·합천 야산서도 불 ●…주말인 9일 경남 양산과 합천에 산불이 나 임야 3㏊가 피해를 보았다.각 시·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께 경남 양산시 물금읍 양산경찰서 뒷산인 오봉산에서 불이 나 임야 0.6㏊를 태우고 2시간여 만에 진화됐다.불이 나자 양산시와 소방당국은 진화인력 110명과 헬기 3대 등을 투입해 진화작업을 벌였다.그러나 이날 오후 양산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어 진화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오후 4시에는 합천군 가야면 이천리 한 야산에서 불이 나 5시간 만인 오후 9시에 겨우 큰 불길이 잡혔다.잔불을 정리하고 있는 합천군은 이 불로 임야 2㏊ 이상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연합뉴스

2013-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