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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오랜 인연이 만들어 내는 환상의 멜로디잔잔한 통기타 선율이 보내는 따사로운 봄

잔잔한 통기타 선율과 함께 따사로운 봄기운을 만끽하는 건 어떨까.유리상자 이세준김정욱 콘서트가 오는 7일 오후 5시 포항 기쁨의교회 복지관 비전홀에서 열린다.`BROMANCE(남성 간의 친근한 관계) IN POHANG` 이라는 타이틀을 내건 이번 콘서트는 오랜 인연을 맺어온 통기타 가수 이세준과 포항지역 라이브 가수 김정욱이 무대에 올라 감미로운 멜로디와 환상의 호흡을 연출한다.`사랑해도 될까요` `널 위한 멜로디` ` 내사랑 내곁에` `행복을 주는 사람` `광화문 연가` `천일동안` `거위의 꿈` 등 이세준의 히트곡을 비롯해 7080 인기가요를 솔로와 듀오로 들려주는 것 외에도 공연에 앞서 막간 인터뷰와 즉석 신청곡 시간도 준비한다.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김정욱은 “90년대 초 포항에서의 음악 활동을 늘 그리워하는 음악 후배 이세준의 꿈을 이루게 해 주고 싶었다. 또한 세준이가 20여 년간의 가수생활을 되돌아보고 앞으로 다가올 또다른 20년을 가늠하게 할 귀중한 반환점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했다.이세준은 “형, 동생으로 만나 함께한 음악 인생은 저희들이 20대 초반을 고스란히 바쳤던 포항 가수 시절로 돌아가 음악, 사람, 사랑 이야기를 그 시절 즐겨 부르던 노래에 싣고 떠나는 여행이 될 것”이라며 많은 관람을 당부했다.포항에서 통기타 라이브 카페를 운영 중인 김정욱은 노래교실과 라디오·TV방송 진행자로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음악인이다. 대한가수협회 포항·경주지부장으로 활동하며 수년 간 대한가수협회 일일호프 수익금을 통해 지역의 어려운 어린이들에게 후원금을 전달하는 등 선행으로 이웃의 귀감이 되고 있다.이세준은 유리상자 활동 외에도 남서울대학교 실용음악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제자 김태련 와 듀엣 앨범 `이별하는 길`을 지난달 발표했다. 두 사람은 이번 콘서트에서 얻은 수익금 중 일부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입장료는 전석 2만원이며, 티켓판매는 전화(054-243-2511)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4

“포석정에서 과객은 전성기를 생각하나 백성은… ”

역사·문화·관광 도시 경주는 조선시대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였다. 많은 사람들이 경주를 찾았고 오늘날과 마찬가지로 옛 왕조의 자취에 주목했다. 그러면 그들은 신라의 문화유산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일부는 여행기를 남겨 여정과 감상을 밝히기도 했지만 그런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다. 그들이 기억을 남기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시였다. 최숙정(1433~1480)은 경주로 여행가는 친구를 보내며 “마음에는 첨성대를 그리고, 귀에는 옥피리 소리 들리는 듯(想像瞻星表, 悠揚玉笛音)”이라고 했다. 오늘과 마찬가지로 월성, 첨성대, 포석정, 불국사 등은 당시에도 많이 찾는 장소였다. 여행자들에게 자취만 남은 옛 왕조의 유산은 화려했던 과거를 연상케하는 공간이었다. 김수흥(1626~1690)은 포석정을 생각하며 “과객은 전성기를 생각하나 이곳 백성은 경애왕을 이야기해”라며 왕조의 흥망과 인간사의 덧없음을 술회했다. 정석달(1660~1720)은 봉황대에서 “백리 산하 장관이 펼쳐지고 천년 성벽과 해자가 돌아간다(百里山河壯 千年城沼回)”고 노래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봉황대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만든 인공산으로 생각했다. 그래서 월성, 첨성대, 김유신 묘 등 주변의 신라 유적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여행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던 탓에 `봉황대`를 소재로 한 시는 자체 보다 풍광을 이야기 한다. 이처럼 조선시대의 시는 신라의 문화유산이 오늘에 이어지기까지 거쳐 온 궤적을 보여준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오는 5월 10일까지 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개최하는 특별전 `선비, 고도를 읊다 - 조선시대 한시로 본 경주`는 조선시대 선비들이 경주를 주제로 쓴 시 40여 편과 여행기 7편으로 엮은 전시다.보물로 지정된 서책인 `상설고문진보대전`과 `고금운회거요`를 비롯해 `매월당시집`, `퇴우당집`, `대동여지도`, `해동남승도` 등 유물 70여 건이 선보인다. 이번 전시품 대다수는 조선시대 개인문집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가 주목한 것은 책 안에 담긴 시다. 이를 위해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시 40여 편을 모두 현대어로 번역해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한시를 소재로 한 만큼 기, 승, 전, 결 4부분으로 구성돼 있다.프롤로그에서는 경주 유적의 현재 모습을 5분할 대형 스크린 영상으로 살펴본다.도입부인 기(起)에서는 `한시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시의 의미와 규칙을 설명한다. 한자 발음 사전 운서와 시의 모범으로 삼았던 명문선 등이 소개된다. 그 가운데는 세종대왕이 궁중의 서책을 보내 경상도에서 인쇄하도록 한 고금운회거요古今韻會擧要(보물 제1158호), 문장 교과서 상설고문진보대전 詳說古文眞寶大全(보물 제967호)을 볼 수 있다. 승(承)의 주제는 `경주 오는 길`이다. 여행기와 사행록을 바탕으로 경주에 들른 관료나 사신이 잠시 머물렀던 객사를 소개한다. 경주객사 동경관(東京館) 현판, 경주객사 관련 시문, 대동여지도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경주의 명승으로 반월성을 꼽은 조선시대 전국 유람 놀이판 해동람승도(海東覽勝圖)가 흥미롭다. 이어 `전(轉) - 고적 순례`에서는 선비들이 불국사, 봉황대, 괘릉, 첨성대, 이견대 등 신라 유적과 옥산서원, 서악서원을 둘러보고 남긴 시를 조명한다. 김종직(1431~1492)의 시 불국사와 그의 운자를 사용해 지은 후학들의 시를 비롯해 봉황대, 괘릉, 첨성대, 이견대 등 신라유적과 옥산서원, 서악서원 등 유교 사적을 소재로 한 시를 선보인다.결론인 `결(結) - 옛날을 돌아보다` 부분은 `동도회고(東都懷古)`라는 이름의 회고시와 옥피리와 성덕대왕신종으로 대표되는`신라의 옛 물건(羅代舊物)`을 읊은 시, 그리고 7종의 경주 여행기를 소개한다. 경주부에서 보관해왔던 옥피리와 함께 그 내력을 살펴볼 수 있으며, 여행기 가운데는 당시의 생각과 모습을 읽을 수 있는 내용이 적지 않다. 특히 풍수지리설의 전래 시기 등을 근거로 봉황대 등 시내의 봉분은 인공산이 아니라 신라의 왕과 왕비의 무덤이라고 주장한 이만부(1664~1732)의 글은 눈길을 끈다.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조선시대 시는 신라 문화유산이 오늘에 이어지기까지의 궤적을 보여준다”며 “봄날에 경주를 찾은 사람이 선비들의 시를 읽고 경주 곳곳을 탐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한편, 전시 기간 중 특별전 연계 행사와 누리소통망(SNS) 이벤트도 운영한다. 전시 설명회로 큐레이터와의 대화(매주 목요일 오후 3시), 문화가 있는 날 야간 갤러리 토크(1회)를 진행한다. 또 마음에 드는 한시와 시의 배경이 된 장소를 개인 누리소통망에 게재한 관람객들에게는 매주 20명을 추첨해 특별전 기념품을 제공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3

포항 극단은하 `막차 탄 동기동창` 경북연극제 대상

`제29회 경북연극제`에서 포항 극단 은하(대표 백진기)의 `막차 탄 동기동창(이근삼 작·백진기 연출)`이 영예의 단체대상을 차지했다.`막차 탄 동기동창`은 50년 만에 다시 만난 초등학교 친구 사이의 갈등과 화해, 우정을 그린 작품으로 극단 은하는 `막차 탄 동기동창` 공연을 통해 코믹극이란 타이틀을 달았지만 핵가족 문제, 사회 정의와 생의 가치 등 묵직한 메시지를 잔잔히 부각시켜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포항 대표로 참가한 극단 은하는 오는 6월 15일부터 대전에서 개막하는 `제3회 대한민국연극제`에 경북 대표로 출전하게 된다.연출을 맡은 백진기씨는 “1991년 고(故) 이근삼 선생의 작품으로 초등학교 동창생의 갈등과 충돌, 화해와 우정을 담은 코믹극”이라고 소개하고 “진정한 사랑과 행복, 우정이 무엇이며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인간성 상실, 도덕성의 부재, 효의 근본이 무엇인지를 코믹하면서 진지하게 제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한편, `제29회 경북연극제` 최우수 연기상은 극단 은하의 `막차 탄 동기동창` 에서 주인공 오달역을 맡은 원로 연극인 김삼일씨가 차지했고 신인연기상에는 극단 은하의 여인 역을 맡은 이보람씨가 차지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3

제19회 포항-광양 미술협회 교류전 지역 대표작가 76명 출품 `우의 다져`

포항과 광양의 작가들이 친선과 우의를 다지는 전시회를 열고 있다. `제19회 포항-광양 미술협회 교류전`이 오는 8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실에서 펼쳐진다.올해로 19회째를 맞는 포항-광양 미술협회 교류전은 포항과 광양시 간 미술 교류를 통해 영·호남간의 교류는 물론 미술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포항-광양 미술협회 교류전은 지난 1996년 포항과 전남 광양 미술인들이 두 도시간의 문화적 동질성과 차이점을 들여다 보고 정보도 교환하면서 상호 예술적 교감을 가져보자는 취지로 교류전의 본격 출발을 알렸다.그동안 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지부장 박상현)와 광양지부(지부장 채수평)가 각각 주최를 맡아 포항과 광양에서 두 지역을 오가며 격년으로 열려왔다. 매년 지역의 대표작가들이 동참, 열기를 더했다. 올해 전시에는 김두호 손성범 홍은옥 이갑수 등 원로를 포함해 포항 42명, 광양 34명 등 총 76명이 출품했다. 지역미술의 든든한 토대가 되고 있는 작가들이다.출품범위는 한국화 서양화는 물론 조각 서예 공예 디자인 서각 민화를 아우른다. 작가 개인의 개성을 펼쳐보이는 자리이지만 포항미술과 광양미술의 독특한 흐름을 엿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포항지부의 류영재 서양화가의 `소나무 소록도`는 톤 다운된 회색 빛으로 그린 전남 고흥 소록도의 소나무가 힌센병 환자들의 아픈 역사를 그려내고 있는 듯하다. 스케치 없이 에어브러쉬로 대중들에게 회자되고 있는 시대인물들을 극사실주의 기법을 바탕으로 인물화를 그리고 있는 최지훈 작가는 전 세계가 사랑하는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를 출품했다. 한승협 작가는 산수가 아니라 붓끝으로 찍어내는 산수화(점묘화)를 통해 선과 면이 아닌 수많은 점들로 화면을 구성하는 밀도 높은 작품 `역사 앞에서-흔적`을 선보인다. 신동옥 작가는 의로움을 연상케 하는 사물들을 옳을 의(義) 글자 속에 그림으로 표현한 민화작품 `문자도`를 내놓았다.광양 쪽에서는 김유순 작가의 사인펜으로 무등산을 스케치 한 수채화 작품 `무등산-겨울`이 특유의 색채감으로 산이 아닌 바다를 연상케 한다. 이종문 작가는 질퍽한 느낌의 갯벌을 힘있는 필치로 그린 `순천만 오후`를 출품했고 한경식 작가는 끓어오르는 쇳물을 선재 작업 하는 광양제철소 노동자의 모습을 그린 `선재공장 작업`을 선보인다. 최창순 작가의 `봄의 소리`는 초록을 배경색으로 한 봄꽃의 상징인 매화 꽃을 그렸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3

`영상기록 포스코 반세기` 특별기획전

포스코 역사박물관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오는 6월 30일까지 `영상기록 포스코 반세기` 특별 전시회사진를 개최한다.개관 이후 처음 열리는 이번 특별 전시회는 공중파를 통해 상영됐던 포스코 관련 뉴스와 다큐멘터리 영상을 사료와 함께 시대별로 전시한다.전시 콘셉트는 포스코 50년 성장스토리를 꿈, 땀, 힘, 꽃, 길 등 다섯 가지 주제별로 미래형 아트월에 담아 새롭게 표현했다.5가지 주제는 △제철보국의 `꿈` : 포항 1기 착공식 대한뉴스 및 KISA에서 제출한 기술 검토보고서 도전과 열정의 `땀` : 포항 1기 준공식_대한뉴스 및 포항1기 준공식 대통령 치사 △대역사 완성의 `힘`: 포항제철 20주년_MBC 뉴스 및 창립 20주년 직원 기념품 △새롭게 피어나는 `꽃`: 세계최초 파이넥스 상용화_KBS 뉴스 및 파이넥스 공장 준공 축하 금속판 △새로운 도약의`길`: 포스코 경영쇄신안_PBN뉴스 및 지속가능성보고서 등으로 사료와 영상물 100여 점을 선보인다.포스코 역사박물관 관계자는 “미디어에 비친 포스코의 영광스러웠던 역사를 재조명하고 이를 통해 미래 50년을 준비하는 기회로 삼고자 특별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포스코역사박물관 측은 “주말에도 언제나 관람 가능하도록 휴관일 없는 박물관을 운영하고 있고 최근에는 관람객들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전시시설과 시스템을 보완했다”며 “이번 특별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다양한 볼거리와 재미를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2

蓮·야생화, 그리고 흙과 불의 조화 포항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빚는다

꿈틀로 한켠에 야생화가 피어 있다. 질박한 화분에 청초한 자연미를 물씬 풍기는 야생화가 햇볕에 빛나고 있다. 어느 날엔가, 화분이 통째로 사라졌다. 마음이 상하련만, 야생화 주인은 이후에도 줄곧 작업실 앞에 야생화 화분을 내놓았다. 그의 작업실에도 고운 야생화가 피어 있다. 작업실에 들어서면 자연 속으로 들어온 듯한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가, 작업실에는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며 차를 마시고 담소를 나눈다. “도예를 하는 남편 친구집을 방문했다가 흙으로 물고기 모양의 수저받침을 처음 만들어 봤어요. 나중에 다시 방문했더니 그걸 구워서 주던데, 그 순간 도예의 매력을 느끼게 됐지요.”권미분 도예작가는 흙을 만지는 순간이 가장 행복하다. 흙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한 덩이 거친 흙을 맨손으로 계속 만지다 보면 지문이 닳아 없어지기도 한다. 손이 쓰리고 아플 때도 있다.하지만 작품을 만들기 위해 집중하고 몰입할 때가 좋다고 한다. “내 손으로 만진 흙이 불을 만나 어떤 작품으로 탄생할지 설레며 기다리는 순간, 가마문을 열 때의 긴장이 즐겁다”고 한다.포항시 북구 기계면에 소담한 집 한 채가 있다. 뒷마당에 작은 연못을 만들고 연을 심었다. 해마다 연꽃 두 송이가 피어난다. 권 작가는 자연의 신비에 머리를 숙인다. 작가가 가장 흥미를 느끼는 소재는 연(蓮)이다. 흙을 만지면 어린 시절 연잎 위에 맺히던 물방울이 떠오른다. 연꽃의 열매인 연밥을 만들어 보겠다고 궁리를 해보기도 하고, 연잎을 모티브로 한 작품도 구상하고 있다. 작가는 그렇게 흙으로 연의 다양한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연말에 꿈틀로에서 만난 작가들과 공동 작품전을 하기 위해 부지런히 흙을 만지고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염색, 생활한복, 규방공예, 생활 도자기 등 다양한 방면으로 창작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그는 자연 속 한적함도 좋아하지만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그래서 꿈틀로에 둥지를 틀고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 도예의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나누고 있다. 최근에는 꿈틀로 작가연합회장을 맡았다. 그는 손사래를 쳤지만 동료작가들이 떠맡기다시피 했다. 꿈틀로 2기 입주작가가 선정되면 꿈틀로의 규모가 더 커지게 될 것인데, 이런 상황을 감당할 적임자가 그라는 게 중론이었다. 동료작가들이 그에게 보내는 신뢰를 느낄 수 있다.권 작가는 봉사활동에도 바쁜 나날을 보낸다. 여성회관, 뱃머리평생교육원, 병원 등에서 사회적 약자를 위해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그렇게 낮은 곳에서 사람들과 어울리며 삶의 소중한 가치를 배우고 깨닫게 된다고 한다. 작가는 묵묵히 곁을 지켜주는 반려자가 있어서 이런 활동이 가능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그의 작업실 명칭은 `예린`, 아름다운 반딧불이라는 뜻이다. 자연을 배우고 자연으로 돌아가려는 그의 작품세계도,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며 더불어 살아가는 그의 인생도 밤하늘에 빛나는 아름다운 반딧불을 떠올리게 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2

한눈에 보는 문경백자 300년 역사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사기장(백자)이며, 문경백자 8대째 가업을 계승하고 있는 조선요 김영식의 개인전사진이 3일부터 8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A관에서 열린다.지난해 8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사기장 32-라) 지정 기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8대조 김취정으로부터 시작된 문경백자 300년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백자 달항아리를 비롯해 철화백자양각국화문주병, 분청어문주병과 이도다완, 철화난문다기 등 전통 `망댕이가마`에서 구워낸 50여 점에 사기장 입분 30년간 작품 세계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선보이는 달항아리는 조선시대 관요에서 만들어진 도자기와는 달리 문경 태토에서 빚어지는 특유의 난백(白) 색감을 잘 드러내 보이고 있다. 또한 철화백자호문(虎文)호에서는 해학의 진면목을 드러냈으며, 대대로 이어져온 철화난문다기는 문경도자 가풍의 한 자락을 엿볼 수 있다.조선요는 1대인 김취정 사기장으로 시작된 문경의 대표적인 도예가문의 요장으로 도예가 김영식은 어려서부터 도예기술을 접했고 1989년 7대째 대를 있던 부친 김천만씨가 작고하면서 본격적인 가업 잇기에 나섰다. 한편 김영식의 작은 아버지인 영남요 김정옥 역시 국가지정 무형문화재 사기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영식은 대한민국 전승공예대전 장려상, 현대미술대전 공예부문 최우수상 등 각종 공예경진대회에서 실력을 인정받았으며 집안의 가풍을 이어 분청사기를 주로 제작하고 있다.김영식 사기장은 “이번 작품전을 준비하면서 8대조 할아버지로부터 문경도자기 맥을 이어온 종손으로서 책임감에 어깨가 무거웠다”면서 “이번 전시회는 문경백사기 역사의 큰 획을 긋고 새로운 300년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 이라고 말했다.한편. 170여 년째 가문의 유산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김영식 사기장의 `망댕가마`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가마로 경상북도 민속자료 135호로 지정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4-02

50년 연극 인생 `오롯이`

▲ 원로 연극인 김삼일`지역의 대표 연극인` 원로 연극인 김삼일(77)씨의 연극 인생이 한 자리에 오롯이 담긴다. 대구 대명공연예술센터는 오는 4월 1일부터 30일까지 2층 연극전시체험관에서 `2018 대구 배우 50년사` 기획전의 첫 순서로 김삼일 편을 연다.이번 `대구 배우 50년사`는 지역 연극계에 기여한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행사로 김삼일씨 외에도 오는 7월까지 서영우, 홍문종, 채치민 등 대명공연예술센터가 선정한 원로 연극인들의 연극인생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는 전시회다. 연극 팸플릿과 공연사진, 상패 등 선정 연극인들의 연극 관련 자료들을 통해 그들의 삶과 연극을 조명한다.김삼일씨는 평생을 연극 한길만 걸어오며 대구·경북 연극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기고, 현재까지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다. `사실주의 연극`을 표방하며 지역의 연극계를 지켜내온 맏형 노릇을 해온 그는 1964년 대구에서 여러 연극인들과 극단 태백산맥을 창단해 `나는 자유를 선택했다`에 주인공 역으로 연극에 입문했다. 이후 65년 포항에서 극단 은하를 창단한 뒤 포항시립연극단 연출자(1983~2012년), 경산시립극단 객원연출, 대경대 교수 등으로 활동했다. 연극 인생 55년 동안 200여 편의 연극에 출연하고 연출을 해 전국연극제 대통령상, 이해랑연극상, 홍해성연극상, 대한민국자랑스러운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김삼일씨는 “셰익스피어가 `인생은 연극이고 세상은 무대이다.`라고 했듯 죽을 때까지 연극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정신을 살찌우고 싶습니다. 연극이 나를 성장하게 해주었듯이 저도 힘이 닿는 그날까지 무대에 있겠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2018-03-28

`감각` 이란

▲ 송재학 시인“1센티미터 두께의 손가락을 통과하는햇빛의 혼잣말을 알아듣는다불투명한 분홍 창이내 손 일부이기 때문이다국경선이 있는 손바닥은역광을 움켜쥐었다만실핏줄이 있는 종려 이파리는 어찌 얼비치는 걸까”-송재학 시집 `검은색` 중동리목월문예창작대학은 오는 31일 오후 2시 경주 동리목월문학관 영상실에서 2017년 제10회 목월문학상 수상자인 송재학(63) 시인 초청 특강을 연다.영천 출신인 송 시인은 197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해 김달진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상화시인상, 이상시문학상, 전봉건문학상 등을 받았다. `얼음 시집` `푸른빛과 싸우다` `풍경의 비밀` `삶과 꿈의 길, 실크로드` 등의 시집과 산문집이 있다. 20년 가까이 색으로서 존재의 의미에 대해 몰두해 오고 있는 시인은 사물과 세계에 대한 임상의학적 관찰에 바탕을 두는 차가운 객관주의에 주관적 상상력을 덧대는 시들을 써냈다. 2017년도 목월문학상 수상작 `검은색`은 검은색을 통해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고 깊은 성찰의 결과를 향토적 언어로 풀어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이번 특강에서는 `감각`을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한 편의 시가 어떻게 감각을 껴안고 감각의 제국에서 탄생하는 지를 자신의 작품과 함께 전해줄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28

유네스코 등재 기념 `국채보상운동 특별 사진전`

일제강점기 나라 빚을 갚기 위해 대구에서 시작한 국채보상운동이 올해로 111주년을 맞아 상소문을 비롯한 관련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기념 `국채보상운동 특별 사진전`을 오는 4월 1일까지 대백프라자 식당 특별전시장(11층)에서 열고 있다.이번 전시는 1907년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국채보상운동 기록물이 지난해 10월말 유네스코(UNESCO)의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면서 전 세계인의 문화유산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를 반영해 기획됐다. 국채보상기념사업회와 독립기념관이 공동 주최하고, 대구백화점이 주관한다.국채보상운동은 1907년 일본에 진 나랏빚을 갚고자 전 국민이 참여한 경제주권 회복운동으로 이 운동은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된 시민운동으로 지난해 관련 기록물 2천400여 점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다.이번 전시에는 1907년 2월 조직된 국채보상기성회가 발표한 `국채보상기성회 취지서`(1907년)가 소개되고 있는데, 취지서에는 국한문과 한글이 앞뒤로 인쇄돼 있으며 의연금을 낸 사람을 회원으로 인정하고, 이름과 금액을 신문에 공고한다는 내용이 담겨져 있다. 또한 성산이씨 홍와종택 기탁자료인 `단영상채광고가`와 담배를 끊어 국채를 갚자는 내용의 노래로 순 한글로 구성 된 `대한자강화월보`(10호) `단연동맹가`, 경기도 하도면 장곶동 주민들이 64원을 의연하고 받은 `대한매일신보 영수증` 등 다양한 자료 사진 15점(1000x1800, 롤브라인드베너)이 소개돼 있다.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범국민적 민족운동이었던 국채보상운동이 민족의 자립과 독립, 평화 실천을 위해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2018-03-27

대한민국이 만든 명품 창작뮤지컬 `명성황후` 대구 온다

대한민국 대표 창작뮤지컬 `명성황후`가 대구를 찾아온다. 오는 4월 19~22일 대구 계명아트센터. 뮤지컬 `명성황후`는 조선 제 26대 왕 고종의 왕비이자 대한제국의 첫 황후였던 명성황후의 서거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대형 창작뮤지컬로, 19세기말 격변의 시대에 허약한 국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정면으로 맞서다 비참한 최후를 맞은 명성황후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국내 창작 뮤지컬로는 최초로 브로드웨이와 웨스트엔드에서 공연을 하며 해외 언론의 극찬을 받았고, 지난 20여 년간 1천300회 공연, 180만 명의 관객이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창작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공연 23주년을 맞은 뮤지컬 `명성황후`는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먼저 20여 년간 고(故) 이만익 화가의 판화를 메인으로 사용한 뮤지컬 `명성황후` 포스터를 한층 새로워진 작품을 표현하기 위해 더욱 강렬하고 드라마틱한 포스터로 변화를 줬다. 이전 포스터가 강단 있는 명성황후의 모습을 직접적으로 표현했다면, 2018년 포스터는 옷깃을 부여잡은 두 손과 `다시 떨쳐 일어나리라`는 글귀는 강대국에 둘러싸여 불안했던 당시 정세와 국권을 회복하고자 했던 명성황후의 단호한 의지가 느껴져 보는 이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는 평이다. 또한, 기초적인 텍스트를 제외하고는 시각적 요소를 최소화해 배경보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를 높이고, 고종과 명성황후의 혼례장면에 기존 성인배우가 했던 역할을 아역배우가 소화하도록 하는 등 극의 극적인 구성을 위해 출연분을 조정하고, 넘버들의 가사도 일부 수정됐다.출연진 또한 작품의 명성에 걸맞는 배우들이 함께한다.뮤지컬 `명성황후`에서 시대의 흐름을 읽는 총명함을 지닌 정치가이자 남편인 고종과 아들인 세자의 안위를 늘 지극하게 보살피는 명성황후 역에는 배우 김소현과 최현주가 캐스팅됐다. 지난 20주년 기념 공연에서 품격과 위엄을 갖춘 명성황후를 오롯이 표현하며 제 5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던 김소현이 2018년 무대에 다시 선다. 새롭게 변화하는 뮤지컬 `명성황후`에서 타이틀 롤을 거머쥔 또 한명은 최현주다. 최현주는 일본에서 데뷔해 뮤지컬 `미녀와 야수`, `위키드`, `오페라의 유령`등의 주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한국의 뮤지컬 `황태자 루돌프`, `두 도시 이야기`, `오페라의 유령`등에 출연해 기품 있는 목소리와 섬세한 연기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혼란의 시기 속에서 왕실을 지키기 위해 고뇌한 왕이자 명성황후의 남편인 고종 역할에는 배우 양준모, 손준호, 박완이 캐스팅 됐다. 양준모는 압도적인 가창력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지난해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제 6회 예그린뮤지컬어워드에서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뮤지컬 `팬텀`, `오페라의 유령` 등에서 폭발적인 가창력과 선 굵은 연기를 선보인 손준호와 2015년에 이어 고종으로 뮤지컬 `명성황후`의 무대에 다시 서는 박완은 안정된 연기력과 풍부한 성량으로 격랑의 시대에 고뇌하는 `고종`을 그대로 표현해낼 예정이다.극 중 사랑하는 여인이자 명성황후가 된 민자영을 위해 일본의 칼날 앞에 기꺼이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는 조선의 무관 홍계훈역에는 배우 오종혁, 최우혁, 임정모가 캐스팅 됐다. 뮤지컬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 `그날들`을 비롯해 대극장과 소극장을 넘나들며 매력적인 보이스와 외모로 사랑받는 배우 오종혁과 뮤지컬 `벤허`, `밑바닥에서` 등에 출연해 부드러운 미성과 강렬한 고음까지 완벽한 가창력을 선보인 최우혁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홍계훈역을 맡아 훤칠한 외모와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할 예정이다. 지난해 인기리에 방영한 JTBC오디션 프로그램 `팬텀싱어 시즌2`에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무대 `Look Inside`의 주인공 임정모가 2018년 첫 정식 배역으로 캐스팅되어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23주년을 맞아 절묘한 `신-구` 캐스팅을 비롯해 새로운 변화로 한층 깊어진 작품성은 물론 드라마틱하고 강렬한 모습으로 대구관객들을 만난다.공연시간 4월 19·20일 오후 7시 30분, 21일 오후 3시·7시, 22일 오후 3시./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7

창작 코믹극 `클로즈업` 무대에

▲ `클로즈업` 포스터.포항시립연극단이 제177회 정기공연으로 `클로즈업`을 무대에 올린다. 27~31일 포항시립중앙아트홀. `클로즈업`은 스페인 패키지여행에서 만난 세 가족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를 다룬 유쾌한 가족 코믹극. 함께 살면서도 몰랐던 가족의 낯선 모습을 여행을 통해 마주하게 되면서 늘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때론 남보다 멀게 느껴지기도 하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지난해 부산연극제 연출상을 받은 극단 배우창고 박훈영 연출자의 창작 초연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세 가족이 설레는 마음을 안고 떠나는 6박8일 스페인 패키지여행, 이들은 여행사 실수로 출발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한다. 포항 사는 최씨, 목포 사는 강씨 일가와 인천 사는 신혼부부가 함께 패키지여행을 떠난다. 부랴부랴 비행기에 오르고, 스페인 마드리드행 비행기가 뜬다. 여행 중 소매치기를 당하고 사람들끼리 크고 작은 신경전이 벌어진다. 급기야 큰 싸움으로 번진다. 그리고 여행 마지막 날 최씨네 할머니와 강씨네 할아버지가 사라진다. 이들은 과연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타인과 함께 낯선 여행에서 벌어지는 재미난 에피소드, 그리고 사소한 문제들, 아이러니한 상황들이 끊임없이 펼쳐지면서 우리의 내면이 들통 난다.박훈영 연출자는 실존하는 유명 관광지 배경을 백분 살려 각 도시에 대한 인문학적인 접근을 시도해 창작연극을 보다 새롭고 신선한 감각으로 선보인다. 이에 더해 탄탄한 연기실력을 가진 포항시립연극단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가 어우러져 즐거움과 동시에 유익함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공연시간 27~30일 오후 7시 30분, 31일 오후 4시./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7

따뜻한 봄 날… 박기돈을 만나다

회산(晦山) 박기돈(1873~1947)은 대구지역의 대표적 근대 문화예술인으로 꼽힌다.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八萬大藏經) 편액을 쓴 그는 일제 강점기 석재 서병오와 함께 영남의 양대 서예가로 우뚝했고 대구상무소(현 상공회의소) 초대 소장을 역임했다.대구 중구 계산동에 위치한 그의 고택에서 그의 업적을 기리는 특별 전시회가 열린다.(재)대구문화재단이 `문화예술인 가치 확산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한 `박기돈, 고택에서 만나다`전.대구문화재단은 근현대시기에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한 저명한 예술인의 업적을 기리고 대구의 문화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2018년 대구 근현대 문화예술인물`로 서예가 박기돈, 시인 이장희, 영화감독 이규환, 작곡가 하대응을 선정했다.그 첫 번째 인물인 서예가 박기돈의 생애와 업적을 알리기 위해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특히 그를 현창하는 최초의 전시이자 서예가로서 수많은 글씨를 남겼던 그의 고택에서 전시를 여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서울 출생인 박기돈은 20세 무렵부터 스승인 시암 이직현의 문하에서 시서화 예술의 소양을 쌓았다. 29세의 나이로 대한제국 양지아문 양무위원을 역임하며 관직에 첫 발을 디뎠고, 1905년 을사늑약 이전까지 서울에서 관료 생활을 했다. 1906년 대구에 정착한 후 지역의 상공업 진흥에 힘쓰며 경제인으로 활동하며 대구상무소 초대 소장을 지냈다. 또 국채보상운동을 비롯해 애국 계몽 운동에도 적극 참여했다.다양한 경제·사회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서예를 수련한 박기돈은 1922년 교남 시서화 연구회가 결성될 때 부회장을 맡으면서 사회활동의 일선에서 물러나 서예가의 길을 걸었다. 박기돈의 서예는 숙련도가 높은 경쾌하고 기교적인 필치의 청경한 행서가 특징이다. 재당(齋堂), 누정(亭)의 편액을 많이 썼고, 해인사 팔만대장경을 비롯해 사찰의 편액과 주련도 많이 남기며 영남의 명필로 명성이 높았다.이번 전시에서는 박기돈이 글감으로 가장 좋아했던 정몽주의 시 중에서 `영주 현판의 시에 차운하다(次榮州板上韻)`를 쓴 작품을 비롯해 온화하기가 봄바람 같다는 뜻의 `애약춘풍` 등 경쾌하고 세밀한 박기돈의 서풍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을 선보이며 서각과 족자, 병풍 외에도 여러 유학자들과 교류하며 주고받은 편지 등을 전시해 박기돈의 삶을 두루 살펴볼 수 있다.전시가 열리는 박기돈 고택(중구 약령길25)은 1933년 그가 61세때 신축해 거주했던 곳으로, 중구 계산동 이상화 고택 인근에 위치하며 현재는 일반음식점으로 운영 중이다. 식당으로 운영되는 현재의 모습과는 다르게 색다르게 연출된 반전의 공간에서 병풍, 서각, 편지 등 2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하며 박기돈의 일생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26

포항시립합창단 신춘음악회 `봄의 소리`

포항시립합창단이 신춘음악회 제103회 정기연주회 `봄의 소리`를 오는 22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연다. 이번 공연에서는 세계적인 첼리스트 야로슬라브 돔잘 폴란드 쇼팽음악원 교수와 함께 한다.음악회는 포항시립합창단 이충한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생동감 있고 다채로운 모습을 가진 다섯가지 테마로 구성한다.1부 무대는 `봄 노래`라는 주제로 시작한다. `산유화`, `남촌`, `고향의 봄` 등 우리 가곡을 들려준다. 김소월의 시 `산유화`는 생명의 시작에서 꽃이지는 모습을 그려내며 생명의 순환을 그리고 있다.2부 무대는 우리민요를 주제로 `세노야`, `신고산 타령`을 들려준다. `세노야`는 경남 해안가에서 고된 어로 작업 중 불리던 노동요로 서민의 애환을 담았고 `신고산타령`은 `어랑 어랑`하는 후렴이 자연스럽게 입에 붙는 개화기의 민요다.3부 `2018 제주국제합창제 초청 연주곡`에서는 2018 제주국제합창제 초청 연주곡을 들려준다. 독일 작곡가 라인베르거의 `저녁노래`는 혼성 6성부를 위한 무반주 합창음악이고, 라트비아를 대표하는 현대 작곡가 에쎈발트의 `Nothern Lights`는 캄캄한 밤 배를 타고 북해를 여행하는 한 젊은이 앞에 갑자기 펼쳐지는 오로라의 물결과 놀라운 색채가 합창으로 표현됐다.4부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구성곡 에서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 중 합창곡과 솔로곡으로 `하늘이 밝아오네`, `아! 그이였던가` 두 곡을 들려주며 포항시립합창단원인 소프라노 이효진이 노래한다. 이어 신명나는 뮤지컬 `그리스` 모음곡으로 공연을 마무리한다. `그리스`는 1950년대 미국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 사랑을 로큰롤 음악에 담아낸 뮤지컬이다./윤희정기자

2018-03-21

원로 서양화가 최학노 `꽃그림`展

원로 서양화가 최학노(81) 화백의 개인전이 오는 25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5전시실에서 열린다. 대구미술협회가 지역 미술계의 찬란한 맥을 이어온 최 화백의 화업을 재조명하기 이해 마련한 자리다. 최 화백은 1960년대 사실계열 작품으로 시작해 1970년대 구상요소가 개입된 비구상 지향, 1970년대 후반부터 대상을 단순화하거나 크게 변형·왜곡시켜 내면의식을 부각시킨 `산` 시리즈 등 변화를 보여 왔다. 프랑스 유학을 다녀온 1980년대 이후에는 대상을 만나는 대로 깊이 파고들어 자신의 정신과 연계시키는 방향성을 보였다. 통일과 이산가족을 주제로 한 구상작품을 제작하는 등 역사와 현실의 문제를 다루기도 했다. 특히 엄청난 작업량과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열린 태도로 대구 화단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이번 전시에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그려오고 있는 `꽃그림 시리즈` 총 128점을 선보인다. 전통 한국화에서 많이 다뤄졌던 연꽃 매화 난초 국화 배꽃 등을 서양화의 조형언어로 새롭게 표현해 전통의 미를 현대화 한 작품들이다. 꽃을 단순히 확대해 그린 것이 아니라 꽃이 지닌 선의 아름다움과 꽃 속의 세계, 자연의 경이로움을 감상할 수 있다.대구미술협회 측은 “최 화백은 무릇 인간에게 아름다움을 전하고 사랑을 베푸는 자연의 꽃들이 과연 어떤 존재인가를 표현하기 위해 그동안 세부적인 관찰을 되풀이해 왔고 그 감흥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 꽃을 확대해 그려 왔다. 일평생 자연과 합일하려는 작가의 노력이 담긴 작품을 통해 큰 울림의 감동을 느끼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21

`문화가 있는 날`엔 문화에 푹 빠져볼까

28일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포항·경주 지역에서 다채로운 문화 예술 행사가 열린다. 정부가 국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를 위해 제정한 문화의 날에 참여해 이날 만큼은 우아하고 행복한 시민이 되면 어떨까.모처럼 가족과 함께 문화를 만끽하는 시간을 가져보자.△포항문화재단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무료 상영시(詩)로서 일제의 억압에 저항한 민족 시인 윤동주(1917~1945) 시인의 시와 생애를 조망하는 창작가무극 `윤동주, 달을 쏘다` (연출 권호성)가 오는 29일 오후 2시와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무료 상영된다.`윤동주, 달을 쏘다`는 시인 윤동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고자 서울예술단이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지난해 3월 무대에 올린 작품으로 예술의전당이 제작한 공연 영상이다. 일제의 국가총동원법으로 조선 전체가 전시총동원체제로 술렁이던 1938년부터 윤동주가 29세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1945년까지를 그리고 있다. 밤마다 달빛 아래서 시를 쓰며 자신만의 문학세계를 구축하던 시인 윤동주부터 우리말과 글을 빼앗긴 민족의 참담한 현실에서 몸부림치며 절필과 시 쓰기를 반복하며 괴로워하는 인간 윤동주까지 섬세하게 형상화된다. 특히 작품 안에는 그의 대표적인 시 8편이 고뇌하는 윤동주의 독백 속에 시대의 아픔을 노래하는 대사 속에 녹아들어 긴 여운을 남긴다. 주인공 윤동주 역은 박영수가 맡았고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은 김도빈이 연기한다.이번 공연을 마련한 포항문화재단 측은 “시인 윤동주의 삶을 통해 비극의 시대에 자유와 독립을 꿈꿨던 순수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며 “우리 정서에 맞는 창작가무극으로 공감대가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공연은 초등학생 이상이 관람 가능하며 선착순 무료다.△경주예술의전당 미술 특강경주예술의전당은 오는 28일 오후 2시 대회의실에서 경주 출신 화가 손동진(1921~2014)의 작품을 조명해 보는 `손동진의 삶과 작품세계` 주제의 특강을 개최한다.강사로는 미술평론가이자 독립큐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호 교수가 초빙됐다. 김성호 교수는 중앙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예술학을 전공했으며 파리1대학교 미학예술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여러 미술제의 전시감독을 역임하며 활발한 연구와 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경주예술의전당은 또한 이날 오후 5시에는 최규철 작가와의 만남을 알천미술관 갤러리별에서 진행한다. 최규철 작가는 `2018 경주작가릴레이전` 첫 주자로 홍익대에서 조소를 전공하고 현재 한국환경미술협회 경주지부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이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신앙심과 예술성이 담긴 그의 작품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참여를 원하는 시민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를 통해 27일까지 참가 신청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경주예술의전당 홈페이지(http://www.gjartcente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한편, 경주예술의전당은 문화가 있는 날인 28일에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예술원 특별전`과 `최규철 개인전` 등의 관람시간을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한다.▲ 손동진 /경주예술의전당 제공△포항시립도서관 `인문학 인 포항`포항시립도서관은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다양한 작가를 초청해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는 `인문학 인 포항`을 진행한다. 28일 오후 2시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의 저자 손원평(39) 작가를 초청해 그의 작품세계와 삶에 대해 들어본다.`서른의 반격`은 지난해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서른 살이 된 비정규직 사원 김지혜를 중심으로 권위의식과 위선, 부당함과 착취 구조의 모순 속에서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특별한 `반격`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첫 장편소설 `아몬드`로 주목받았던 손 작가는 이날 `세상을 향한 어른들의 외침`을 주제로 비정규직, 양극화, 여성 문제 등 한국 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 이슈나 부조리에 대해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윤희정기자

2018-03-21

드뷔시 서거 100주년 음악회 `프렌치나이트`

올해로 서거 100주년을 맞은 프랑스의 작곡가 클로드 드뷔시를 기리는 음악회가 열린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프랑스 인상파의 거장 드뷔시 서거 100주년 기념 음악회 `프렌치 나이트`를 오는 21, 22, 29일 오후 7시 30분 챔버홀에서 개최한다.앙상블 에클레어(.21일), 트럼페티스트 이강일(22일), 바이올리니스트 신상준(29일) 등 대구를 대표하는 클래식 스타가 참여하게 될 이번 공연은 각기 다른 세 가지 버전의 공연을 통해 드뷔시의 작품을 집중 조명하고 또한 그와 영향을 주고받았던 당대의 프랑스 작곡가의 음악을 소개하여 100년전 프랑스의 음악을 재현하는 특별한 시간이 될 예정이다.`프렌치 나이트`의 첫 주자로 21일 드뷔시의 음악을 펼치는 앙상블 에클레어는 유럽 유수 클래식 명문 대학에서 오랫동안 수학하고 또 국제적 콩쿠르에서 입상에 빛나는 대구 출신의 젊은 연주자들이 출연한다. 밀라노 베르디 국립음악원과 클라우디오 아바도 시립음악원 최고연주자 과정 졸업 및 유수 콩쿨에 입상한 소프라노 김은형,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및 라이프치히 국립음대 최우수 졸업의 플루트 황효정,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수석 졸업 출신의 바이올린 백나현,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 졸업 후 유럽 클래식 명가에서 초청 연주를 펼친 첼리스트 배원, 그리고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 석사 및 유수 콩쿨에 입상한 피아노의 김경미와 김효준이다./윤희정기자

2018-03-21

봄은 왔건만… 씁쓸한 마음 보듬을 연극 한편

새 봄이 찾아왔다. 싱그러운 풀 내음을 맡으며 설레야 하는 시기이건만, 어쩐지 하루 하루를 보내는 마음이 말끔하지가 않다. 유독 우리 사회에 남녀 성평등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안타까운 소식들이 연이어 들리기 때문이리라. 최근의 상처를 안아줄 수 있도록 따뜻한 메시지로 우리의 마음을 보듬는 연극 한 편이 경주 무대를 찾는다. 프랑스발 화제의 코믹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연출 이해제)가 오는 30, 31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이 연극은 이례적으로 초연에 1만 관객을 달성한 화제작이기도 하다. 세대를 아우르는 스토리와 가볍지 않은 코미디로 연일 호평을 받고 있다.2012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연극은 프랑스 극작가 이반 칼베라크의 작품으로, 2015년 바리에르 재단 희곡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같은 해에는 영화로 제작되며 대중적인 작품 반열에 올랐고, 현재까지도 앙코르 공연과 투어 공연을 선보이며 프랑스 전역에서 흥행몰이 중이다.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고집불통 78세의 할아버지와 고민 많은 여자 대학생이 서로의 인생에서 특별한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린다. 시골마을에서 뭐 하나 되는 일 없이 아버지의 잔소리에 시달리는 대학생 콘스탄스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파리로의 독립을 결심한다. 그의 새 보금자리는 파리의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는 괴팍한 노인 앙리의 집. 주변 사람들과 늘 갈등을 일으키는 까칠한 성격의 앙리와 콘스탄스가 한솥밥을 먹는 일은 트러블의 연속이지만, 인생의 기로에서 방황하는 콘스탄스의 꿈을 무심한 듯 따뜻하게 응원하는 앙리 덕에 두 사람 사이의 거리는 차츰 좁혀져 간다.드라마와 예능에서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는 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 할아버지 역에, 배우 김슬기와 박소담이 콘스탄스 역에 더블 캐스팅이 됐다.공연 시간 30일 오후 4시·8시, 31일 오후 3시·7시./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0

국내·외 영아티스트 출연… 열정 가득 `라보엠`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는 23일 오후 7시30분, 24일 오후 3시에 `영아티스트 오페라` 푸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을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는 남아공, 미국, 이탈리아 등 국내외 유망 성악가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 국립오페라단을 비롯한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대구출신 전문 오페라 연출자 표현진이 연출을 맡아 젊은 열정으로 가득 찬 무대를 선사한다.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이자 오페라 전문 연주단체인 메트로폴리탄오페라합창단과 디오오케스트라가 연주와 합창을 맡으며 오스트리아 출신 지휘자 마티아스 플레츠베르거가 지휘봉을 잡는다.오페라 `라 보엠`은 작품 전반에 걸쳐 `그대의 찬 손` 등 유명 아리아들을 감상할 수 있는 것은 물론, 19세기 젊고 가난한 예술가들의 꾸밈없는 사랑과 삶을 현실적으로 그려낸 스토리로 세계 유명 극장들의 주요 레퍼토리를 차지하고 있는 작품이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역시 오페라 `라 보엠`을 꾸준히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2016년 제14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공연으로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고, 2017년 5월에는 일본 히로시마에서 `대구-히로시마 자매결연 20주년 기념공연`을 성료, 대구오페라하우스만이 제작할 수 있는 `라 보엠`을 널리 알린 바 있다.영아티스트 오페라 `라 보엠`은 `2018년 문예회관과 함께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사업·문예회관 공연기획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문화 혜택에서 소외돼 있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을 위해 1천300석 정도의 좌석을 기부할 예정이다.예매는 대구오페라하우스 홈페이지(http://www.daeguoperahouse.org)와 인터파크(http://ticket.interpark.com)를 통한 온라인 예매와 전화(053-666-6170)예매가 가능하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20

유년시절 포항의 아름다운 옛 풍경 그리움으로 칠한 캔버스 色의 향연

바닷바람 일렁이는 구만리 보리밭, 인적 없는 포항역의 적요, 고즈넉한 동빈내항의 설경….햇살 환한 2층 그의 작업실에 들어서면 사라진 옛 풍경이 성큼 다가선다. 그 풍경 속에 우리들의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가 살아 있을 것 같다. 이제 누가 포항의 그리운 옛 풍경과 사람들을 캔버스에 불러낼 수 있을까? 화가 박수철은 그 작업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할 수 있다.예술가는 유년시절을 떠나지 못한다고 한다. “6·25 전쟁통에 태어났는데 대여섯 살 무렵 대신동 집 주변의 평화로운 풍경이 제 무의식을 형성한 것 같아요. 햇볕 따사로운 장독대, 키 큰 포플러나무, 붉은 달리아, 탐스러운 작약, 경쾌한 새소리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지요.”그 아름다움이 작가를 미술세계로 이끌었고, 지금도 작품 속에서 재현, 변주된다.그는 독학으로 자신의 세계를 구축했다. 대학을 나오지 않았지만 무소의 뿔처럼 자신의 세계를 밀고나갔다. 1978년부터 한국적 인상파의 기수 오지호의 사사를 받긴 했지만, 1982년 오지호가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하는 바람에 그는 깊은 실의에 잠긴다. 되돌아보면 오지호를 만나기 위해 포항에서 광주까지 8시간 기차를 갈아타고 다니는 동안 그의 작품세계도 무르익었다.화가는 1979년 포항시내에서 갈뫼화실을 운영하며 많은 후배를 양성했다. 포항일요화가회를 창립해 초대 회장을 맡으며 지역 회화예술이 꽃피는 데 헌신하기도 했다. 포항을 떠나지 않고 포항의 삶과 풍경을 그려온 그의 인생은 오롯이 포항 미술사의 한 줄기를 이룬다.1970년대 후반 화가를 처음 만난 류영재 포항예총 회장은 “화가를 꿈꾸며 석고데생을 공부하던 나에게 고집스럽게 예술정신을 가르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한다. 어쩌면 화가는 그 고집으로 한 생을 살아왔는지 모른다. 그가 평생을 바쳐온 그림은 그에게 돈도 명예도 주지 못했다. 무능한 가장이라는 자괴감에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그에게 그림은 무엇인가? “그림은 내가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간절한 기도”라고 말한다. 그에게 창작 행위는 구도의 행위이다. 소파 위에 성경이 놓여 있는 작품 `빛과 그림자`를 보면 구원을 향한 작가의 신심을 느낄 수 있다. 감자, 들꽃, 부엌 같은 일상적 소재는 물론 바다, 계곡, 월광 같은 풍경을 다룬 작품에서도 기도와 같은 깊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화가 박수철그렇다고 그의 작업실이 무거움에 잠겨 있는 것은 아니다. 그가 대여섯 살 때 봤다는, 햇볕 따사로운 장독대 같은 분위기가 잔잔히 흐른다. 꿈틀로 작가들이 배가 출출할 때면 그에게 전화를 걸어 라면 한 그릇 먹고 싶다고 한다. 그는 기다렸다는 듯이 어서 오라고 한다. 꿈틀로 작가들은 우르르 박수철 아뜰리에로 모여들어 그가 끓인 라면을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는다. 이렇듯 그는 칠순을 바라보는 삶 속에서도 유년시절의 평화를 재현한다. 지난해 가을 두 번째 개인전을 하고 난 직후, 지진으로 인해 진앙지 인근 작가의 집은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무릎이 불편한 그는 어렵게 전셋집을 구해 이사를 했다. 편안하게 작품에 집중할 나이이건만 또 다시 시련의 파도가 닥친 것이다. 그 바람에 해가 바뀌면 지인들에게 보내는 엽서를 쓸 경황이 없었다. 살림을 정돈하고 심신을 달랜 그는 때 늦은 엽서를 지인들에게 띄웠다. 그 엽서는 시가 되고, 소설이 되고, 100호짜리 그림이 되기도 한다. 돈을 벌지도 명예를 누리지도 못한 그의 삶과 예술은 비록 소수일망정 묵직한 감동을 전해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9

경주 휴먼갤러리, `한국 1세대 서양화가 만나다` 展

한국 근대 미술의 문을 열었던 선구자들의 작품들이 경주에서 선보인다. 경주의 전시공간 휴먼갤러리(대표 김범식) 개관전이 오는 16일부터 4월 15일까지 `한국 1세대 서양화가 김두환, 나혜석을 만나다`전으로 열린다.이번 전시에는 한국 근대 미술의 효시라 불리는 설봉 김두환(1913~1994)의 작품과 그의 화실에 소장돼 있던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1896~1948)의 작품 등 회화 30여 점이 전시된다. 두 사람은 해방 전후 고암 이응노 화백과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한국 근대 미술의 경지를 한 단계 끌어올린 인물로 평가받는다.충남 예산 출신인 김두환은 1930년대 일본 유학을 통해 익힌 다양한 서양 미술 사조를 토대로 한국 고유의 풍경과 정서를 담아내는 `향토 예술`을 구현하는데 평생을 집중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그가 1949년 열린 제1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에서 `향원정`으로 입선한 초기 작품부터 경주를 소재로 그린 `신라의미소, 경주 남산 마애조상군`, `경주계림`, `은행나무` 등 한 가지 대상을 30년간 반복해서 여러 가지 기법으로 표현해낸 그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나혜석 이름 앞에는 언제나 `여성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한국 여성 최초로 동경여자미술전문학교에 입학해 서양화를 전공하고 1921년 개인전을 통해 유화작품을 선보이며 한국미술에서 서구 미술양식의 도입에 선각자 역할을 했다. 이번 전시에서 수채화 `시골풍경`과 `수박` 등이 선보인다. 차분한 터치와 단순한 묘사를 통해 나혜석 특유의 서구적인 표현 감각과 신선한 기법을 엿볼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4

포항시립미술관 봄 마중… 올해 첫 기획 전시회 개최

포항시립미술관이 새봄을 맞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지진 피해로 문을 닫았던 미술관은 3개월간의 복구 작업 끝에 올해 첫 기획전으로 `우리시대 여성작가들`전과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을 개최한다.`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은 포항을 비롯한 영남지역 중견 여성작가들의 독특한 창작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 전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들 중 엄선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27일까지 열린다.▲ 최종태作 `모자상`△`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포항시립미술관 1,2,3, 4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우리시대 여성작가들` 전에는 영남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은주, 문혜경, 서옥순, 이정옥, 정은주, 차계남 등 여성작가 6명의 회화, 영상, 설치 등 79점이 전시된다.이들 여성작가들은 사회적 존재로서의 여성의 경험과 가치를 각자의 독특한 조형 매체와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주체로서 여성이 남성과 달리 겪는 사회적 경험과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토대로 성장하면서 형성되는 여성성 또는 여성적인 것을 각자의 작품 속에 어떻게 녹아내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1전시실에 전시된 김은주, 서옥순 작가의 작품들은 특히 생물학적 여성성과 사회적 여성성이 중첩된 이미지로 관람자에게 다가온다. 김은주는 하얀 캔버스 위에 연필로 무수히 반복되는 선을 그리며 꽃의 형상화를 통한 여성성을 묘사하고, 서옥순은 바느질 작업을 통해 여성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었던 상흔의 흔적을 절단되고 봉합된 신체를 통해 묘사하고 있다.3, 4 전시실에는 조각보의 전통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표현한 문혜경 작가와 전통 민화의 파격의 미를 다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정옥 작가의 민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전시실에는 평면예술의 추상성과 단순성의 미를 한 눈에 감상할 수 있는 정은주 작가의 작품과 한국, 일본, 프랑스 등에서 마를 주재로로 섬유예술의 독보적 조형세계를 구축한 차계남 작가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포항시립미술관 2전시실에서 열리는 `2018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전` 전은 미술관이 2009년 개관이래 수집한 소장품들 중 스틸아트뮤지엄(Pohang Museum of Steel Art)으로서 포항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철 조각작품 10점을 엄선해 선보인다. 한국 스틸아트의 미술사적 흐름을 조망하기 위해 기획했다.한국 철조각의 선구자인 송영수(1930~1970)의 실존주의적 추상철조 작업을 비롯해 최만린, 최종태, 김영원, 백문기, 윤영자, 정현 등 한국 주요 철조각가들의 작품, 그리고 중국의 저명한 작가인 우 웨이산 등 8명의 작품이 소개된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포항시립미술관 소장품은 미술관의 정체성 정립과 위상 제고를 위해 스틸아트 관련 작품을 우선적으로 수집하고, 지역미술관으로서 지역미술사 정립과 지역미술의 발전을 위해 지역작가 작품, 그리고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위해 미술관 기획전시에 출품한 작품을 수집한다”면서 “앞으로도 미술사 연구와 작품의 보존 기능을 수행하는 지역미술관으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4

포항시향 정기연주회 `슈만 … 봄날의 유랑`

▲ 이영칠 지휘자포항시립교향악단이 올해 첫 정기연주회 제160회 정기연주회 `슈만... 봄날의 유랑`을 연다. 1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이번 음악회는 유럽에서 `클래식 한류`를 일으키고 있는 이영칠(48) 지휘자가 객원지휘 한다. 이 지휘자는 19세에 뒤늦게 음악을 시작해 미국 뉴욕 메네스 음대에서 호른을 전공한 뒤 지휘자로 전향했다. 현재 불가리아 소피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종신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영국 런던 로열 필하모닉, 러시아 모스크바 필하모닉, 일본 NHK 심포니 등 유럽 등 15개국 50여 개의 오케스트라를 객원 지휘하며 세계적 지휘자로 평가받고 있다.첫 번째 무대는 낭만주의 음악의 거장 슈만의 `만프레드 서곡`으로 시작한다.`만프레드 서곡`은 19세기 낭만주의가 정점에 닿았던 시기에 작곡된 것으로, 낭만파 시인인 바이런(Byron)의 시를 바탕으로 뒤틀린 고뇌와 동경을 표현한 곡이다.두 번째 곡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클라리넷 협주곡 가장조 K.662`을 연주한다.▲ 문진성 중국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단원모차르트 `클라리넷 협주곡`은 모차르트 유일의 클라리넷 곡으로 모차르트가 죽기 2개월 전 작곡해 그의 최후의 작품으로 유명하다. 고음역과 저음역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클라리넷 독주자의 테크닉과 열정적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2악장이 유명한데,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 삽입돼서 더 유명해졌다. 협연자 첼리스트 문진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고, 미국 피바디음대에서 석사를 취득하고, 전문 연주자 과정을 마쳤다. 지금은 중국 하얼빈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클라리넷 수석단원으로 재직 중이다.마지막 곡으로 차이콥스키의 3대 교향곡 중 하나인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교향곡 5번은 어두운 색채가 부드럽고 탄탄한 질감으로 짜여 있고 슬프면서도 달콤한 멜로디가 세련된 조형적인 미감을 선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4

불꽃같은 그녀… 투사의 삶을 살다

3·1절 99주년 기념 창작오페라 `김락` 공연이 오는 17일 오후 2시, 7시 안동문화예술의전당 훙부홀에서 열린다. 창작오페라 `김락`은 3대 독립운동가 문중의 종부이자 스스로 치열한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았던 여주인공 김락(1862~1929)의 불꽃같은 삶을 조명하는 작품이다.15살에 안동 도산면 하계마을로 시집가 이중업의 아내가 된 김락은 1895년 시아버지 이만도가 아들 이중업과 함께 예안의병을 일으키자 흔들리지 않고 집안을 지켰다. 1910년 한일합병이 되자 시아버지는 나라를 빼앗긴 것에 분개해 24일 단식 끝에 순국하고, 그 후 김락의 남편과 두 아들도 독립운동을 이어나가다 사망하거나 일제에 붙잡혔다. 3·1만세운동 당시 57세였던 김락은 안동 예안면 만세운동에 나섰다가 일본군 수비대에 붙잡혔고, 잔혹한 고문으로 두 눈을 잃는 참극을 당한 뒤 67세의 나이로 눈을 감았다.이런 치열한 독립투사의 삶을 그린 오페라 `김락`은 4막으로 구성됐다. 제1막과 2막은 진성 이씨 종가댁의 안주인인 김락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과 그에 따르는 고통과 인내, 희생을 조명했고, 제3막과 4막에서는 그들의 흘린 피 덕분에 광복을 맞이하는 환희를 그렸다.이 작품의 작곡가 이철우 교수는 “대한제국 애국가와 올드랭사인(Auld Lang Syne) 멜로디에 붙인 애국가를 상징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마지막 장에 나타날 안익태 애국가까지 시간의 흐름과 역사성을 전체적인 흐름의 배경으로 했다”면서 “우리말이 가진 운율과 장단을 존중해 선율에 적용시켜 `말이 들리는 오페라`를 추구함으로써 언어적 성격에서 비롯된 자연스러운 변박을 다양하게 사용했다”고 작곡 의도를 밝혔다.이번 작품은 황해숙 로얄오페라단장과 이영기가 총감독을 맡고 이상민이 연출을 맡았으며 지휘는 임병욱이 맡는다. 여주인공 김락 역에는 소프라노 이윤아·조옥희, 김락의 남편 이중업 역에는 바리톤 권용일 윤혁진, 김락의 시아버지 이만도 역에는 베이스 김대엽 등 정상급 성악가들이 출연한다.그 외에도 스칼라오페라오케스트라·FM 오케스트라 연주, 스칼라 오페라 합창단이 합창, 장유경 무용단이 무용을 맡아 보다 풍성한 무대를 선보인다.한편, 창작오페라 `김락`은 경북도가 지난 2015년 광복 70주년을 기념해 야심차게 제작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로얄오페라단이 주관해 서울과 안동에서 초연됐으며, 특히 서울 KBS홀에서의 공연은 예술적 사회교육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립영상물자료원에 비치되는 쾌거를 거뒀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 대상 작품으로 선정됐다. 2016년에는 영호남 문화교류 사업으로 광주광역시와 대구광역시에서 공연해 큰 호평을 받아 제9회 대한민국오페라대상을 수상했다. 지난해에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지역축제사업에 선정돼 3일간 성대한 공연을 펼쳤다. 3·1독립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2019년에는 국내 유수의 홀은 물론 세계적 공연예술의 허브인 뉴욕의 링컨센터와 미국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톤 DC 등에서 공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예술적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3

순수회화에서 미디어 아트까지

지역 문화예술단체 중 가장 많은 회원들로 구성돼 있는 대구미술협회(회장 이점찬)가 새봄을 맞아 전체 회원들이 참여하는 `제37회 대구미술제`를 개최한다. 대구미술협회가 주최하고, 대구문화재단이 후원하는 이번 전시는 13일부터 18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1~10전시실에서 전시된다.이번 대구미술제는 순수회화에서부터 입체조형, 공예, 서예, 문인화, 미디어아트에 이르기까지 총 450여 점의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여 각각 선호도에 따라 여러 관점으로 감상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으로 자리할 예정이다.미술사적(美術史的)으로 돌아보면 대구는 가히 근·현대 미술의 메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전통적인 화단(畵壇), 즉 화가들의 독특한 사회를 일궈왔다. 엄혹했던 일제 강점기 국내에 서양화가 처음으로 도입되면서 서양화 분야를 개척하고 발전시켜온 인물들이 대구지역에 근간을 두고 활동했기 때문이다.현재 대구화단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은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만 한 이인성, 서동진, 박명조, 이쾌대, 정점식 선생 등 걸출한 선구자들이 있었기에 오늘날 대구미술이 지속적으로 계승되고 발전해 왔다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지금까지 37회를 거쳐온 대구미술제는 대구화단의 오늘을 보여주는 미술대향연으로 지역미술인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대구문화예술계의 발전에 기여하고자 마련된 행사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8-03-13

대구시향, 봄맞이 `신세계 교향곡` 공연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3월, 대구시립교향악단은 드보르작의 `신세계 교향곡`으로 새봄을 맞이한다. 코바체프 시리즈 `제442회 정기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인 줄리안 코바체프가 지휘하고, 전반부에는 크로아티아 출신 피아니스트 마르티나 피랴크의 연주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후반부에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 신세계로부터`를 들려준다.드보르작의 `교향곡 제9번`은 체코 출신의 작곡가 드보르작이 뉴욕 음악원의 초대원장으로 초청받아 미국에서 3년 가까이 머무는 동안 작곡한 것이다.이 작품에는 드보르작이 직접 붙인 `신세계로부터`라는 부제가 있는데, 드보르작처럼 당시 유럽인들에게 미국은 낯설고 새로운 나라였다. 일명 `신세계 교향곡`이라고도 불리는 이 교향곡에는 미국의 민요 정신, 광활한 자연과 대도시의 활기찬 모습에서 받은 생생한 느낌과 감동이 선율에 잘 녹아 있다. 또 당김음이나 5음계의 특성 등은 우리 민요와도 닮았다.총 4악장으로 이뤄져 있으며 1893년 5월 완성돼 그 해 12월 뉴욕필하모닉의 연주, 드보르작의 지휘로 초연됐다. `신세계`가 미국을 뜻했기 때문에 미국 현지 관객들의 애국심을 자극해 더욱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현재까지도 제2악장의 잉글리시 호른 연주나 제4악장의 도입부 등 곡의 주요 주제 선율은 영화, 광고, 드라마 등에 배경음악으로 삽입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또한 이날 전반부에는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이 연주된다. 묵직한 피아노 독주로 시작되는 제1악장의 도입부는 `크렘린궁의 종소리`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정도로 매우 인상적이다. 정열과 감미로움 속에 러시아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이어서 제2악장에서는 라흐마니노프의 서정성이 가장 돋보인다. 꿈을 꾸듯 자유로운 형식의 환상곡 분위기 속에 라흐마니노프는 다성 음악의 효과와 천재적인 관현악법을 발휘하고 있다.끝으로 제3악장에 이르면 경쾌함과 생동감이 넘치고, 현란한 피아노 기교 속에 장쾌하게 전곡을 마친다.이 곡을 협연할 피아니스트 마르티나 피랴크는 시적인 열정과 뛰어난 기교,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과 매력적인 무대 매너로 전 세계적인 찬사를 받고 있는 연주자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음악대학을 졸업하고, 오스트리아 빈 음악원과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를 거쳐 이탈리아 코모 피아노 아카데미 마스터 클래스를 마쳤다.비오티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07), 마리아 카날스 국제 피아노 콩쿠르 1위(2008) 등에 이어 미국 클리블랜드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한 이후 뉴욕 카네기홀,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빈 무지크페라인,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헤보우, 바르셀로나 카탈루냐 음악당, 나폴리 산 카를로 극장, 파리 살 가보우 등 세계무대에서 꾸준히 공연해 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12

경주작가릴레이전 첫 초대 `최규철 개인전`

▲ 최규철作 경주문화재단의 대표 브랜드 `경주작가릴레이전`의 올해 첫 번째 작가인 조각가 최규철 개인전이 오는 4월 15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에서 열린다. 경주작가 릴레이전은 2013년부터 기획된 지역 예술가 전시지원 사업. 경주문화재단은 올해 릴레이전을 위해 지난해 9월 공모를 통해 7명의 작가를 선정했다.경주 출신으로 홍익대 조소과를 졸업한 최규철 작가는 현재 한국환경미술협회 경주지부 회장으로 지역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최 작가는 신앙심이 깃든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그 자체로 하나의 기도인듯 경건하기까지 한 작품들은 이 땅에 평화가 가득하기를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이번 전시 대표 작품인 `솔고로스(빛의 나라)`는 알 속에 있는 살구나무를 형상화 한 작품이다. 성서와 신화 속에서 알은 시작을, 살구나무는 빛의 아들을 의미한다. 모세의 손에 들려진 아론의 지팡이에서 살구꽃이 피고 열매가 열린 것과 예레미야에게 보인 살구나무의 환상은 인류의 희망이자 빛인 아들 그리스도를 보인 것이라고 작가는 설명했다.작가와 관람객이 직접 만날 수 있는 `최규철 작가와의 만남`은 3월 문화가 있는 날인 28일 오후 5시 진행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07

서양화가 남충모 초대전 `찰나의 순간`

일상생활 속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내 온 서양화가 남충모(61) 초대전이 오는 11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호반갤러리에서 열린다. 인물을 통해 한국적 정서를 전하는 작가로 알려진 남충모 작가는 오케스트라, 발레리나, 상모를 돌리는 농악무 장면 등 율동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소재를 즐겨 채택하며 유동적인 삶의 현장과 요소를 화폭에 담아왔다.특히 회화를 통해 마치 스냅사진과 같은 기능을 구현하는 것 같은 작품들은 탁월한 묘사력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사실 그대로를 묘사한다기보다 대상의 언어와 그 동세(動勢), 인물과 주변 풍경의 관계 등을 매우 감각적으로 담아낸다. 또한 아주 빠른 붓질이 지나가듯이 모든 세부묘사를 비켜가며 그 대신 인물이나 사물의 윤곽선만을 부분적으로 짙게 하고 색감의 채도를 높이고 있다.남인숙 미술평론가는 남충모 작가의 작품에 대해 ”남충모가 담아내는 장면들은 풍경의 일종이라 할 수 있지만, 그 특성을 고려하면 풍경이라는 용어보다 `순간 장면`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거친 묘사에 흐름을 강조하는 윤곽선과 선명한 색감 등은 일러스트의 감각을 엿보이며 남충모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만들어준다. 카메라 렌즈로 보는 프레임으로 작품의 구도를 포착하고 그 틀 속에 묘사의 디테일을 벗어나 선과 색으로 흐름을 조절하는 방식이 남충모 작품을 생생한 감각의 현장으로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찰나의 순간`을 주제로 `한국인의 춤`, `오케스트라` 등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남충모 작가는 경북미술대전, 대구미술대전의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등을 지냈다. 영진전문대 시각디자인전공 교수직을 퇴임한 뒤 현재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윤희정기자

2018-03-07

오페라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곡, `라 보엠` 경주 무대

오페라 역사상 가장 완벽하고 아름다운 곡으로 평가받는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이 오는 7일 오후 2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오페라 `라보엠`은 `그대의 찬손` `내 이름은 미미` `무젯타의 왈츠` 등 주옥 같은 아리아로 세계인의 심금을 울려온 오페라다.시인 로돌포와 화가인 마르첼로, 가난한 재봉사 미미, 마르첼로의 애인 무젯타, 음악가 쇼나르 등이 엮는 총 4막의 비극적인 오페라인 `라보엠`은 해마다 12월 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무대로 개막돼 `크리스마스의 오페라`로 꼽히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음악으로 전 세계의 오페라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품이다.이번 `라보엠` 공연은 경주문화재단이 한국오페라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경주문화재단의 대표적 프로그램인 `2시의 콘서트` 첫 공연으로 준비했다. 지휘자 서찬영이 오페라 전문 오케스트라인 CM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미미 역에 이정아, 로돌포 역에 유현욱, 마르첼로 역에 제상철, 무젯타 역에 배혜리, 쇼나르 역에 박정환이 열연한다.이탈리아가 낳은 최대의 오페라 작곡가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꼽히는 오페라 `라보엠`은 1830년대 프랑스 시민혁명과 7월 혁명 이후 펼쳐지는 혼란의 시기에 젊은 예술가들의 고뇌와 우정, 사랑을 담은 푸치니의 사실주의 작품이다. 프랑스 작가 앙리 뮈르제의 소설 `보헤미안들의 인생 풍경`을 소재로 푸치니가 자신의 고달팠던 청년 시절 체험을 추가해 곡을 썼다. 19세기 파리, 꿈과 환상을 좇는 젊은 예술가들의 애상시처럼 그려냈다. 뒷골목 가난한 연인들의 애잔한 사랑과 주옥같은 아리아, 매혹적인 선율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특히 아리아 `그대의 찬손` `내 이름은 미미`가 유명하다. 1830년대 파리 라탱 지구의 작가 로돌포의 다락방. 가난한 예술가들이 모여 살고 있다. 화가 마르첼로와 로돌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로돌포가 쓴 원고를 난로에 찢어 넣으며 추위와 맞서 싸우는데….한편, 경주문화재단 `2시의 콘서트`는 쉽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낮 시간대에 선보이는 경주문화재단의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매달 한 차례 둘째주 수요일 오전 11시에 펼쳐진 마티네 콘서트를 올해부터 오후 2시로 시간을 변경해 2시의 콘서트라는 이름으로 공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8-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