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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선사시대 잘못 알려진 문화상징 바로잡아

역사에서 길을 찾는다. 한국 고대문화 원형 탐구에 몰두해온 한학자이자 서예가인 근원 김양동 교수가 `한국 고대문화 원형의 상징과 해석`㈜지식산업사·536쪽·3만5천원을 펴냈다.1943년 의성 출신인 김씨는 경북대 국어국문학과, 국민대학교 한문학과(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한문학)을 수료했다. 철농 이기우 선생에게서 서예·전각을, 임창순 선생과 신호열 선생에게서 한문, 예용해 선생에게 한국미에 대한 가르침을 받았다.원광대학교 서예과 교수를 거쳐 계명대학교 서예과 교수, 미술대학 학장을 역임한 후 2008년 정년퇴임을 했다. 2011년 계명대학교에서 명예미술학 박사학위를 수득했으며, 퇴임 후 지금까지 석좌교수로 있다.현재 근원 고대문화 원형연구소에서 연구와 이론을 창작에 접목, 서예·전각·그림이 혼융된 암각화와 같은 원시적 기법으로 한국미의 원형인 빛살무늬를 작품 속에 드러내는 독특한 회화작업으로써 `한국미의 재발견`에 몰두하고 있는 중이다.저자는 30년 가까이 한국은 물론, 중국, 몽골 등을 답사하고 수많은 자료를 수집·연구하면서 우리 문화의 `시원`을 파고들었고 그 성과를 이 책에 담았다. 상고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600여 점의 유물과 그림, 사진을 책에 싣고 해석고고학적 방법으로 고대문화의 원형을 재발견했다.1부에서는 고대문화의 핵심인 `신`(神)의 원뜻과 어원을 파헤치고, 2~4부에서는 선사시대와 고대의 잘못 알려진 문화상징을 저자의 시각에서 바로잡는다./정철화기자chhjeong@kbmaeil.com

2015-06-05

더 나은 한국사회로 나아갈 길 제시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가기 위한 변화의 길은 무엇이고 또 더 나은 공동체로 가는 시대정신과 비전은 무엇인가.이 질문은 `현재 공동체에서 벗어날 수 없는 우리`에게 당위적 책무의 하나로서 미래전략 탐구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소장 최광웅)가 더 나은 공통체로 나아가기 위한 길을 찾아 나섰다.지난 2013년 2월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 부설로 출범한 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는 미래사회를 조망하고 대응전략을 탐색하는 연구에 주력해 왔고 그 첫 번째 결실을 내놨다.`미래전략연구` 시리즈로 기획한 첫 번째 단행본 `미래사회의 리더십과 선진국가의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박태준미래전략연구총서 1)을 펴냈다. (주)아시아, 322쪽, 2만원.거대담론적인 미래전략 연구가 이상적인 체제를 기획하는 원대한 작업에 주력한다면, 실사구시적인 미래전략 연구는 가까운 장래에 공동체가 당면할 주요 이슈들을 예측하고 대응책을 제시하는 작업에 주력한다.박태준미래전략연구소는 앞으로 일정 기간 동안 후자에 집중 연구한 결과물인 총서를 지속적으로 출간, 더 나은 공동체를 향해 나아가는 사회적 자산으로 공유할 계획이다.이번 총서는 류석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최동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가 집필에 참여했다.이 책은 미래사회의 리더십과 권력의 미래, 미래의 권력 그리고 리더십, 미래 한국사회의 리더십에 대한 해설에 이어 국가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에 대한 전문가들의 연구 내용들로 구성됐다.△과학적 기반 위에서 미래의 리더십을 논하다류석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권력의 미래, 미래의 권력`을 설명하고 있다.리더십은 시공간을 초월해 단 하나의 이상적인 전형(ideal type)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사회가 처한 구체적인 시대적, 맥락적 배경 속에서 발휘되고 평가받으며 매우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다.즉, 리더십은 독립변수라기보다는 종속변수이다. 이와 같이 시대마다 요구하는 리더십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과거·현재·미래의 리더십은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농경사회와 산업사회로 표상되던 과거의 리더십과 탈근대와 네트워크 사회로 규정되는 현재 혹은 가까운 미래의 리더십이 다를 것이고, 먼 미래의 리더십은 또 다른 모습일 것이다. 따라서 미래의 리더십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사회 변화를 특정하고, 그 평가 기반 위에서 좀 더 과학적으로 전망해야 한다.△미래 지향적 접근으로 한국 리더십을 논하다조홍식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미래 한국사회의 리더십`을 고찰했다.문제는 세 가지다. 첫째, 우리가 설사 과거에 그 시대에 적합한 훌륭한 리더십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21세기 대한민국의 모델로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달리 말해 과거의 리더십은 현재 사회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둘째, 보수와 진보가 함께 기념하고 기억할 수 있는 리더가 없다는 것은 진정한 통합 리더십의 청사진을 그리는데 실패했다는 뜻이다.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리더십의 청사진을 공통적으로 그려내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셋째, 과거의 리더십 논의로 미래를 구상하는 방법은 적절하지 못하다. 과거에 집착하면 할수록 미래에 대한 리더십을 구상하기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주장하는 리더십의 위기는 △현재의 리더십을 의미하며, △공통의 리더십 모델 부재를 뜻하고, △방법론적으로 미래 지향적 접근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국가 발전의 핵심, 행정 관료 엘리트박길성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의 `국가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에 대해 프랑스 독일 미국 행정관료 엘리트 사례로 설명한다.국가 위기는 국가 리더십의 위기이며, 국가 리더십의 위기는 행정 관료 엘리트 양성의 위기다. 행정 관료 엘리트는 근대국가 형성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느 시대 어느 사회를 막론하고 국가 발전의 핵심으로 중요하게 인지되어 왔다. 유능한 관료와 무능한 관료의 결절점이 국가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가늠자로 여겨진 것이다. 유능한 정부는 유능한 행정 관료로 의해 만들어지고, 무능한 정부는 무능한 행정 관료로 인해 발생한다. 실제로 국가 전략의 대전환이 제기될 때면 어김없이 행정 관료 엘리트의 구성과 과정이 거론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英·獨·佛의 정치 엘리트 충원 메커니즘을 배우자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정치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의 국제비교 - 영국, 프랑스, 독일을 중심으로`란 주제로 담론을 펼친다.모든 제도는 그 제도가 작동하는 사회환경과 상호작용하게 마련이어서, 다른 나라에서 잘 작동하는 제도를 한국에 이식해도 여전히 잘 작동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특정 국가의 모델이 전면적인 벤치마크가 될 수 없는 이유이다. 세 나라의 정치 엘리트 충원 메커니즘과 한국의 당면과제를 대비시켜 보면, 영국의 제도로부터 정치의 전문성을, 독일의 제도로부터 정치의 사회적 대표성과 정당 기능의 활성화를, 프랑스의 제도로부터 관료 인센티브의 왜곡 방지를 각각 주요한 함의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급격한 전환기에 서있는 한국의 당면과제들이 대부분 그 전환의 폭이 매우 크고 장기적인 정책시야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볼 때, 이것들은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느냐라는 익숙한 한국식 관심사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들이라고 생각된다. 제도는 그것을 구성하는 사람에 의해 현실이 된다. 정치 엘리트 충원 메커니즘의 변화를 통해 예측불가능성과 진영논리라는 걸림돌을 제거할 때 비로소 우리의 당면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국가발전을 주도한 기업 엘리트에 대해최동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교수의 `국가 엘리트 생성 메커니즘 : 국가발전을 주도한 기업 엘리트 연구`를 다룬다.산업혁명 이후 현대국가의 등장과 이들의 융성과 발전의 이면에는 3대 권력인 정치, 자본(산업), 시민 권력의 견제와 조화가 있었다. 정치권력과 시민권력의 조화와 견제는 민주주의를 잉태했고 발전시켰다. 반면,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의 결탁과 협력은 때론 정치적으로 비민주적 사회구조를 생산하기도 했으나, 둘의 관계가 양해와 조화를 이루며 국가의 이익을 위한 협력관계를 유지한 경우, 국가사회의 번영과 융성을 가능하게 했다는 것이 경험적인 학술연구의 일반적 결론이다.한편 확대되는 시민권력에 자본권력이 조응하며 사회구조의 합리적 가치를 양산하는 노력을 경주한 경우, 성공적인 복지국가를 위한 사회적 기반이 제공되기도 하였다. 특히 국가의 번영과 융성을 위한 주력산업을 주도하며, 국가발전의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한 산업 및 자본 계열의 기업 엘리트들의 역할은 그 학술적 연구의 가치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학계에서 큰 주목을 받아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국가사회를 향한 그들의 가치형성의 과정은 무엇이며, 어떤 공통요인이 있는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 리더들의 특성이 국가의 발전을 위한 공익적 목표에 왜 부합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연구는 후발 산업국가들의 발전모델 설정과 이를 주도할 기업 리더들이 지녀야 하는 제반 덕목에 주는 시사점이 크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5-29

“역사 대변화, 예외 통해 만들어져”

`우리는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을 겪었다. 막대한 피해와 상처를 안긴 이 사건을 통해 우리는 시스템의 안전성, 정상성에 대한 믿음이 한꺼번에 무너졌다. 정상적인 규칙에서 벗어난 `예외`의 사건이었다. 역사적으로 규칙에서 벗어난 많은 예외가 있었고 이를 통해 역사의 대변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세월호 사건을 비롯해 동일본 대지진, 공자, 예수, 돌연변이 등 역사적 사건과 현상, 인물들은 모두 규칙에서 벗어난 `예외`라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이 사건들이 `예외적인 일`이었다고 한다면 예외라는 것은 무엇인가. 얼마나 자주 일어나야 예외로 칠 수 있을까, 이러한 예외를 대비할 수는 없을까. 역사적으로 예외는 어떻게 다루어졌으며 그 현재적 의미는 무엇일까.우리나라 정치와 경제, 철학, 역사, 과학 등 각 분야를 대표하는 저명한 학자들이 예외라는 현상과 그 본질에 대해 면밀히 탐구했다.9명의 전문가(강상중, 김기창, 김항, 김호, 박상훈, 이충형, 임태연, 최정규, 홍성욱)가 함께 쓰고 엮은 `예외-경계와 일탈에 관한 아홉 개의 사유`가 출간됐다. 문학과 지성사, 324쪽, 1만5천원 그들이 펼치는 사유의 스펙트럼은 넓고 다양하다. `예외`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가지고 각기 다른 방향으로 사유를 전개한다. 각각의 글이 모여 지금 우리 시대를 읽고 우리를 둘러싼 시스템의 윤곽을 그려내게 해준다. `예외`에 관해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아홉 편의 글은 독자에게 각기 다른 방향으로 뻗어나간 사유를 새롭게 구성하고 지금 이 시대를 다채로운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으며, 사회 이슈를 입체적으로 사고하는 성찰의 순간을 맛볼 수 있게 한다.김기창 고려대 교수는 공자, 부처, 예수와 같은 위대한 성인들을 `예외`의 사례로 들었다.김기창 교수는 이 책에서 “공자는 당대를 대표하는 학자였지만 흔히 생각하듯 시대에 순응한 전형적 인물이 아니라 시대를 앞서가는 전복적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이런 예외적 인물의 출현은 사회를 한단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됐지만 벌어져서는 안 되는 예외도 있다.강상중 도쿄대 명예교수는 14살 소년이 남자아이의 머리를 잘라 학교 교문 앞에 던져놓은 일본 고베 살인사건을 통해 `예외로서의 악`을 이야기한다.지난해 4월 꽃다운 나이의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해 약 300명의 희생자를 낸 세월호 참사나 2011년 3월 발생한 일본 사상 최악의 지진인 `동일본 대지진`도 마찬가지다.강 명예교수는 “이런 (예외적) 문제에 직면함으로써 우리가 그동안 바라고 또한 기대어온 행복이나 한동안 당연시했던 사회의 모습, 그 존재 방식이 실은 얼마나 허무한 것이었는지 새삼 돌아보게 된다”고 말한다.▲ 동일본 지진 모습임태연 한양대 공대 교수는 유전자(DNA) 염기서열 변화로 인한 `돌연변이`를 예외의 한 예로 든다. 돌연변이는 인류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유지되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많은 염기서열을 복제하다 생기는 자연스러운 오류, 환경적인 요인에 의한 염기서열의 변이. 이렇게 어쩌다 생성된 변이는 생명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방향으로 선택되는 것이다.”(127쪽)그러나 체세포에서의 돌연변이는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양면성을 지닌다. 돌연변이가 심할수록, 더 많은 염기서열에 변화가 올수록 종양은 걷잡을 수 없어진다.결국 예외에 대한 딱 떨어지는 정의는 없다.예외는 지양해야만 할 사악한 것일 수도, 인류의 생존과 번영을 가능케 하는 기회일 수도, 훗날 또 하나의 규칙이 될 예비적 존재일 수도 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5-22

한폭 수채화로 그린 소중한 추억

해병대 출신의 시인이자 수필가인 해남 이희복사진씨가 살아오면서 간직했던 소중한 추억들을 세상밖으로 끄집어 냈다. 해남은 최근 에세이집 `살며 생각하며`를 펴냈다. 도서출판 문학관, 240쪽, 1만2천원.수필은 개성적인 문학으로 인간의 심적 나상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그려내는 한폭의 수채화이다. 이희복 작가는 자신의 삶속에서 느꼈던 가슴뭉클한 감동과 사랑, 그리움 등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소중한 추억의 조각들을 아름다운 한 폭의 수채화로 책속에 그려냈다.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느낀 부모 공경의 소중한 깨달음과 어머님을 저세상에 떠나 보낼 때의 아픔, 보낸 후의 후회와 아쉬움, 국가와 신앙에 대한 신념, 아름다운 추억과 인연, 늦둥이 아들과 함께했던 추억, 강아지와 함께한 삶과 해외 문학기행 등 일상의 소소하지만 소중했었던 순간들을 진솔하게 담아냈다.해남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신을`영일만 친구`라고 소개한다. 이 책 `추억과 소망`편에서 고향이 동해와 영일만, 신라 천년의 찬란한 문화를 꽃피원써던 형산강이 바라보이는 포항시 남구 연일읍 택전2리 산골마을이라고 했다.초중고 포항에서 보냈고 해병대 장교로 입대해 대령으로 예편, 현재 고향마을에 집을 짓고 살고 있으니 가히 `영일만 친구`란 이름이 잘 어울린다.해남은 책속에서 어린 시절의 아련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아름다운 추억, 추억과 소망, 시와 마음의 고향 영일만, 추억의 비애, 오월의 여인 등의 주제로 글을 썼다. 누구나 마음속에 품고 있는 고향의 아련한 향수를 떠올리게 한다.해남은 동네에서 효자로 소문나 있다. 군생활 때부터 노인을 위해 봉사활동을 해왔던 그는 마을 노인들을 공경하며 농촌장수마을인 택전2리를 세계최고의 마을로 만들겠다는 제2의 인생목표로 정해 놓고 있다. 그는 매년 봄 경로여행, 칠월칠석날 연리지 행사, 10월 2일 노인의 날 경로잔치를 열어 노인공경의 삶을 실천하고 있다.경로효친 사상이 몸에 베어있는 그는 항상 어머니의 사랑을 그리워한다. 그의 수필과 시의 주된 소재는 거의가 어머니이다. 그의 작품속에는 늘 어머니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회한이 묻어난다. 생명의 원천이며 살아가면서 그 생명의 목마름을 채워주는 것이 고향집 우물 같은 어머니인 것이다. 요즘 세대에 어머니의 희생과 사랑에 감사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거의 드물어지고 있다.그렇지만 그는 끝없이 어머니의 사랑과 희생에 대해 그리워하고 미안해하고 후회하는 마음을 진솔한 언어로 형상화해내며 세속화된 현대인들에게 부모공경의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고 있다.해남의 이번 `살며 생각하며`수필집 역시 `어머니`로 시작한다. 더 늦기 전에 효도하라, 어머님과 여인, 아버님과 대화, 어머님 영전에, 어버이날, 어머님과 영덕대게, 불효자의 후회, 어머님 죄송합니다, 어머님의 기도 등의 제목으로 어머니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오롯이 담았다.그는 `어머님 영전에`란 시에서 `하늘만 쳐다보아도/어머님 빈자리만 둘러보아도/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는데`라며 어머니를 그리워했다. 서울문학 신인상과 수필문학신인상, 국방부 병영문학상 2회, 제14회 영랑문학상 본상, 제6회 한국기독시문학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한국문인협회와 포항문인협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해외문학발전위원, 한국기독시인협회 이사, 수필문학추천작가회원, 서울문학문인회 부회장, 국제펜클럽한국본부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시집 `그리움과 사랑,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 `보문호의 추억, `너`, `당신`등을 출간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5-15

미국 유학파 교수·학생들의 민낯

2012~2013년 미국에서 유학 중인 한국인은 7만627명. 중국 23만5천597명과 인도 9만6천754명에 이어 세 번째로 많다.절대적인 숫자로도 적지 않지만, 전체 인구당 비율로 환산하면 중국보다 7.8배, 인구보다 17.5배나 많다.우리나라 학생들은 왜 미국으로 가는 것일까.미국 내 우수한 대학이 많기 때문이지만, 국내 학계가 미국 어느 대학 출신인지를 따지는 `끼리끼리 문화`로 이뤄져 있다는 현실도 반영한다.국내 명문학부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유학을 다녀와야 한국사회 지식인 엘리트 사회로 진입할 수 있다는 의미다.경희대 사회학과 교수이자 미국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캠퍼스에서 학위를 받은 김종영 씨는 지난 15년간 미국의 한국 유학생과 미국 유학파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 방대한 연구결과를 이 책에 담았다.책은 국내 학계나 기업에서 선호하는 미국 유학파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미국 유학파는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는 `지배자`이지만, 그들의 문화자본은 자생적이고 주체적이기보다는 미국 대학의 글로벌 헤게모니의 지배를 받는 `피지배자`이기도 하다.저자는 이런 미국 유학파 지식인의 처지를 세계적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의 개념에서 따온 `지배받는 지배자`라고 부른다. 본래 부르디외가 말한 `지배받는 지배자`는 자본가 계층에 종속된 지식인을 의미한다.미국 유학생들은 대게 언어의 문제로 본토에서 `열등생` 취급을 받는다. 이는 저자가 인터뷰한 많은 유학생의 사례에서 확인된다.그러나 영어를 완벽하게 구사하지 못하는 `열등생`이자 주류에 끼지 못하는 `이방인`이었던 미국파 유학생은 한국에 오면서 엘리트로 거듭난다.저자는 이 괴리가 미국 대학을 한국 대학보다 우위에 놓는 우리 사회의 인식에 있다고 지적한다.여기에 학벌주의가 결합하면서 미국 대학의 학위는 하나의 `멤버십`으로 기능하게 된다.하지만, 저자는 미국의 유학파가 더 나은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지에는 회의적 견해를 내놓는다.“한국과 미국 사이에 끼어 있는 모순적인 상태에서는 연구에 대한 고도의 집중을 유지하기 어렵다. 미국 유학파 교수들은 한국과 미국 사이에 `양다리`를 걸쳐야만 하는 학문의 트랜스내셔널 상황으로 인해 집중력을 상실한다.”(198쪽)미국 유학파인 저자가 15년간 집요한 연구를 바탕으로 고정관념처럼 굳어져 있는 미국 유학에 대한 선호사상을 정면으로 반박한 이 책은 우리 사회에 많은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5-15

현대사회서 자기 PR 이렇게 하라

인간관계의 관리는 인간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연구주제였다. 서점에서도`인간관계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 류의 책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그렇게 많은 사람이 머리를 싸매고 인간관계를 파고들었다는 건 뒤집어 생각하면 그게 그만큼 어려운 화두라는 걸 의미하기도 한다. `현대는 자기 PR시대`라는 유행어가 있을 만큼 현대사회에서 PR의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PR은 공중관계(public relation)의 줄임말이다.최근 PR이 무엇이고 사회생활에서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언론인 출신인 박진용씨가 쓴 `PR이론과 실무`. (한울아케데미, 510쪽, 2만8천원).저자는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한 뒤 대학에서 저널리즘, 홍보론 강의를 했다. 홍보론 강의의 결과물로 이 책을 출간했으며 그간 이와 관련한 4권의 책을 냈다.언론인 출신인 저자는 PR에 대해 학문적 서술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정리했다.이 책에서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이처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PR 개론서를 내놨다. 책은 복잡하게 맞물리고 중첩된 PR을 단순화해 명료하게 보여줌으로써 초보자들도 쉽게 PR을 이해하고 각종 PR 프로젝트를 기획할 수 있는 기초 지식을 얻을 수 있게 구성됐다. PR 개관을 시작으로 PR 이론, PR 관리는 물론 모든 PR 활동의 바탕이며 전략적 외연인 퍼블리시티도 다룬다.1장 PR의 개관에서는 PR의 역사, 개념, 체계, 분야, 윤리와 법제를 짚어본다. 2장과 3장에서는 이론을 담고 있는데 2장에서는 PR의 4 모델, 우수 이론 등 PR 이론을 정리하고, 3장에서는 PR의 본질적 속성인 설득을 따로 떼어 소개했다. 4~8장은 실무를 다루었다. 4장 PR 관리는 PR 실무 전반을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5장 PR 기획에서는 문제 해결 또는 개선을 위한 PR 프로젝트를 상황 분석, 기획, 실행 및 관리로 나눠 기술했다.6장의 명성관리에서는 조직의 사회적 책임, 조직문화 관리, 이미지 및 정체성 관리, 마케팅 PR, 스포츠 PR, 유명인 PR 등을 정리했다. 7장 관계관리는 조직을 둘러싼 공중들과 상호 신뢰에 바탕을 둔 우호적 관계 형성 문제를 다룬다. 8장 쟁점관리 및 위기관리에서는 예방 PR로서의 여론관리, 이해관계자 관리, 쟁점관리를 짚어본다. 9장 언론홍보에서는 PR 활동의 바탕이며 전략적 외연이라고 할 수 있는 언론 퍼블리시티를 다룬다. 10장 온라인 PR에서는 웹사이트, 소셜미디어 등 여타 분야에서의 온라인 PR과 퍼블리시티를 담았다.대구 출신인 박진용 저자는 매일신문 사회1부장과 경제부장, 중부본부장, 편집부국장을 역임했으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객원교수(산학협력 파견교수)로 자리를 옮겨 저널리즘, 홍보론을 강의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5-05-08

외국인이 꼭 알아야할 한국문화

“한국의 시선으로 본 한국이 아니라 외국인들이 꼭 알아야 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벤자맹 주아노 홍익대 불문학 교수는 20년 넘게 한국에 살며 우리 문화를 접해온 “한국인 아닌 한국인”이다. 주아노 교수의 주 전공은 문화인류학으로, 한국문화에 대한 연구와 저술 활동을 병행해왔다.주아노 교수가 역시 10년 넘게 한국을 경험해온 화가 엘로디 도르낭 드 루빌과 함께 일러스트를 곁들인 한국문화에 관한 영문 가이드북 `Sketches of Korea: An Illustrated Guide to Korean Culture`를 펴냈다.210쪽의 압축된 분량이지만, 오랜 한국 생활을 바탕으로 한 저자의 `공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회와 문화, 예술, 전통, 정신 등 5개 영역에 걸쳐 각각의 문화적 요소들을 짧게 설명하고 그림을 덧붙였다.주아노 교수는 6일 종로 사간동 대한출판문화협회 지하 서점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대부분의 한국 소개서들이 조선시대에 집중돼있어 고정된 자기 이미지를 전달하는 데 치우쳐있다고 생각한다”며 “예를 들어 목욕탕이나 시장, 주거 문화 등 현대 한국인들의 삶과 문화를 제대로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책에선 `때밀이`와 `모텔`, `아파트`, `빌라`, `폭탄주` 등 한국인들의 일상을 담아내는 문화 아이템들이 객관화한 외국인의 시선을 통해 소개된다.“문화는 상대적”이라는 저자의 소신과 한국에 대한 애정이 깃든 설명은 믿음이 가는 부분이다. 모텔 문화에 대한 소개를 빼놓지 않으면서도 `모텔=매매춘` 등의 잘못된 인식은 바로잡았다.주아노 교수는 추후 이른바 `빨리빨리`와 청소년들의 늦은 학원 공부 등 한국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하는 접근 대신 한국문화의 복잡성과 복합적인 면모를 알리는 저술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2015-05-08

신달자 시인 “엄마! 다음 세상엔 내 딸로 태어나”

“딸들이 다 성장하여 가정을 구성하고 살아갈 때쯤, 대개 엄마는 죽는다. 딸들이 진정으로 엄마를 보는 것은 바로 그 순간이라고 경험자들은 말한다. 참으로 서러운 모순이지, 살았을 때 서로 윽박지르고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고 증오까지 했던 엄마가 숨을 탁 거두면 그때부터 엄마의 인생이 진심으로 보이면서 딸들은 후회하기 시작한다는 것이다.”시인 신달자는 중학생이 되면서 엄마를 싫어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억척스럽게 자식을 교육시키는 고집, 출세하지 못한 엄마의 한을 자식들이 풀어줬으면 하는 야망을 안은 엄마가 부담스럽고 부끄러웠다.하지만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지금, 신달자는 말한다. “엄마! 이 다음 세상에서는 내 딸로 태어나, 엄마! 그래서 엄마에게 하는 것보다는 백 배, 내 딸들에게 하는 만큼의 사랑을 주고 싶어, 엄마.”새 책 `그리운 어머니 사랑합니다`(스타북스)는 신달자, 김남조, 유안진, 오세영, 이근배 등 시인을 비롯해 송하진 전북도지사, 이규형 전 주중대사, 김영환 의원 등 시를 써온 명사 등 모두 63명이 어머니에 관해 쓴 글을 엮은 에세이집이다.이들은 어머니의 인내와 헌신, 아낌없이 베푸는 마음과 배려, 삶의 지혜를 회상하며 추억이 담긴 글을 썼다. 그리고 어머니를 생각하며 직접 지은 시를 곁들였다.에세이집은 서울시인협회의 창립 기념으로 출판됐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에세이집에 특별 기고 형식으로 어머니 이야기를 꺼냈다.“(어머니는) 한번은 내가 밥 먹는 걸 보시고 말씀하셨다. `네 입에 밥 들어가니 참 좋다. 난 안 먹어도 배부르다. 하지만, 남의 입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그때는 동기간들을 생각하라는 말씀으로만 들었다. 지금은 이웃을 보살피며 살아야 한다는 교훈으로 새긴다.”책을 엮은 이만의 시인(전 환경부 장관)은 “이 책은 어머니를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시인들의 개인적 신변담을 소개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 절절하고 진실한 이야기 속에 들어있는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힘, 어머니의 가르침, 어머니의 향기를 알려드리는 글을 모은 책”이라고 소개했다./정철화기자 chhjeong@kbmaeil.com

2015-05-08

中, 도쿄재판 자료집 출간… 대일 역사공세 고삐

중국이 제2차 세계대전 및 항일전쟁 승리 70주년을 맞아 일본 전범들을 단죄한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에 관한 방대한 증거와 문건을 정리한 자료집을 출간했다.이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본격화한 전 방위적인 `일제만행 알리기`의 일환으로서 대일 과거사 공세의 수위를 더욱 높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6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원동(극동) 국제군사법정 증거 문헌 집대성`이란 제목이 붙은 이 자료집은 일본어판으로 된 50권과 중국어판으로 된 3권짜리 `색인 ·부록`으로 구성됐다.상하이(上海) 교통대학 출판사와 도쿄재판 연구센터, 국가도서관 출판사가 공동으로 발간했다.이 자료집에는 도쿄재판 과정에서 군사법원이 채택한 문서 3천915건(3만여쪽)과 당시 적십자회 회원들의 보고서, 관련 인물 일기, 편지, 개인자료 등이 담겨 있다.이 가운데 미군이 확보했던 일본 정부의 기밀문서도 담겨 있다.도쿄재판은 1946년 5월부터 1948년 11월까지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소련(러시아), 인도 등 11개국이 유엔을 대표해 원고로 참여한 군사재판으로, 사형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일본 총리를 비롯한 일본인 전범 25명에게 유죄판결이 내려졌다.통신은 도쿄재판이 열린 이래 처음으로 법원 증거물이 정리돼 출판된 것이라면서 매우 귀중한 사료적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통신은 “이 자료집의 출판은 만주사변, 노구교(溝橋) 사건, 난징(南京)대학살 등 일본이 저지른 수많은 죄행의 증거를 집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이어 “일본 우익이 침략 범죄와 난징대학살 등 중국에 저지른 죄행을 부인하는 데 대한 가장 직접적이고 강력한 반박이 될 것”이라며 대일 역사공세의 취지가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이 자료집은 이달 중 미국에서 열리는 도서전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중국은 이 도서전에 주빈국으로 참여한다.중국은 최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역사 행보에 대한 회의론이 점점 강해지는 가운데 `과거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있다.

2015-05-08

방민호 서울대 교수 첫 소설집 발간

▲ 방민호 교수문학평론가이자 시인으로 활동 중인 방민호(50) 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첫 소설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사진·작가세계)이 출간됐다.방 교수는 1994년 창비신인평론상, 2001년 `옥탑방` 등의 시로 월간문예지 현대시의 신인추천작품상을 각각 수상한 뒤 비평활동과 시인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동안 문학비평과 시 창작 외에도 소설을 많이 썼다. 지난 1월에는 첫 장편소설`연인 심청`을 펴내기도 했다.그런 전방위적 글쓰기를 보여주는 작가답게 이번 소설집은 이 시대 한국 사회의 중층적 문제들을 다각도로,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사회와 개인, 개인과 개인 등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힘들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가, 우승열패의 경쟁 원리는 여전히 타당한가에 대한 고전적 질문을 던지고 있다.방 교수 작품의 특징은 우리 시대의 세태와 풍속을 반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둘러싼 근원적인 물음을 묻는다는 것.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의 복합적인 삶을 다각도로 성찰하는 중후한 주제들로 가득차 있다.이 소설집에서 방 교수는 인간들에 대한 인식에 있어 때로는 짙은 비관으로, 혹은 가벼운 웃음기와 풍자로, 그리고 접사(接寫) 기법을 방불케 하는 예리한 기록으로 변주하고 있다.표제작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답함`은 한국사회와 문학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점유해 온 위상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개인과 사회의 관계 방식을 재질문하고 있다.다른 단편 `번뇌무량`도 살아남기 위해 짓밟고 배신해야 하는 한국사회의 욕망의 메커니즘을 성찰하게 하는 소설이다. 김시습의 `금오신화`의 이야기 가운데 하나인 `남염부주지`의 내용을 소설 속에 삽입했다.소설집의 여러 인물은 이야기의 흥미와 재미를 더해주는 미스터리 기법으로 등장한다. `비하인드 스토리`는 신문 신춘문예 낙선자의 행방을 찾는 심사위원의 이야기를 통해 생존경쟁, 우승열패의 현대적 운영 원리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윤혜영은 죽지 않았다`는 남북작가회담에 기자로 참석해 윤혜영이라는 북한 가수의 사연을 취재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통해 북한의 인권 현실을 비판적으로 다루면서 이와 함께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함께 묘사하고 있다. `유령`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교수 주인공의 사생활을 들추어내는 형식으로 우리 사회의 지식인의 의미와 보이지 않는 정치적 억압이라는 문제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서쪽으로 더 서쪽으로`는 데이트 폭력에 시달리는 여대생이 진도 팽목항을 찾는 스토리를 중심으로 세월호 참사의 진실에 대한 질문을 던지면서 동시에 지상의 비극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유체계의 가능성을 그린 것이다.이 밖에도 `짜장면이 맞다`는 2011년 8월 21일 국립 국어원의 표준어 규정 개정으로 표준어 대열에 들어선 `짜장면`이라는 어휘를 중심으로 표준어와 사투리의 위계 문제를 매개로 삼아 권위주의에 대한 재질문과 재비판을 보여준다.한편, 방민호 교수는 2009년부터 본지 고정 칼럼진, 2012년부터 독자권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5-05-04

대지진, 나에게 닥칠 수 있다

발생 닷새째인 지난 29일 현재 최소 5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네팔 대지진. 땅을 뒤흔든 재앙 앞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네팔 대지진을 계기로 지진에 대한 경각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에서 지진의 역사와 이에 맞선 인간의 투쟁을 그린 책이 나왔다.영국 `타임스`의 편집자이자 기자 출신인 저자는 지구 곳곳에서 일어났던 대지진의 역사를 통해 지진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을 돌아본다.1923년 9월 1일 낮 일본 도쿄(東京)와 요코하마(橫濱)에서 4~5분가량의 지축을 뒤흔드는 듯한 지진이 발생했다. 곧이어 쓰나미가 도시를 덮쳤고 9월 3일 아침까지 14만여명이 사망했다.2010년 아이티의 수도 포트로프랭스에서는 규모 7.0의 지진이 일어나 도시 대부분이 사라졌고, 중국 탕산(唐山)에서도 규모 7.5의 지진으로 사망자 수조차 제대로 헤아릴 수 없는(25만~75만명 추정) 최악의 피해가 발생했다.인간은 지진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도 끊임없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중세 유럽에서는 지진이 신의 분노라고 생각했다. 이 때문에 1755년 리스본 대지진 이후 종교재판이 열렸고 생존자를 이단으로 몰아 화형에 처했다. 일본에서는 지진을 육지 아래 진흙 속에 사는 거대한 메기가 일으키는 현상이라고 봤다. 지금도 일본 기상청의 지진 초기 경보 로고 등에서 메기 그림이 쓰인다.이후 과학의 발전 속에서 지진을 예측하고 사전에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하지만 저자는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유혹적인 신기루와 같다”고 말한다. 지진이 `어디서`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지만 `언제` 일어날지를 예측하는 건 여전히 오리무중이기 때문이다.그러면서 지구 어디든 지진에서 절대적으로 안전한 곳은 없다고 경고한다.반니. 288쪽. 1만5천원./연합뉴스

2015-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