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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경북 천주교 14곳서 소울 스테이로 명상·휴식을”

“이제, 경북 지역 천주교 시설 14곳에서 소울 스테이로 명상과 휴식의 시간을 가지세요”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청 문화융성사업단(단장 원유술 신부)은 6일 경북도와 손잡고 이달부터 칠곡 한티 피정의 집 등 경북지역 천주교 시설 14곳을 활용해 가톨릭 영성을 기반으로 힐링을 제공하는 소울 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사진 소울 스테이(Soul stay)는 천주교 대구대교구 4대리구청 문화융성사업단이 지난해 경북 지역 11개 교회기관·수도원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해 인기를 모으고 있는 명상·기도와 성직자 수련 등을 일반인도 체험하는 성직자 수련활동 체험 프로그램. 기존 피정 프로그램이 신자 위주로 진행됐다면, 소울스테이는 비신자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대구대교구가 운영을 맡고 경북도는 운영비를 지원하고 홍보를 돕는데, 대교구 차원의 소울스테이는 대구가 전국 처음이다.소울스테이는 2015년 대구대교구 사목교서 주제인 `소외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를 사목 현장에서 실천하려 한 4대리구 교구장대리 원유술 신부 고민에서 시작됐다. 원 신부는 영적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 모두를 소외된 이들이라 여겼고, 그들을 위해 교회가 무엇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생각했다. 이러한 생각들을 바탕으로 경북도 의원인 4대리구 신도총회장 이상구씨가 지역민을 위한 가톨릭 프로그램으로 경북도 예산을 신청하면서 구체화됐다.이번 소울 스테이를 체험할 수 있는 14개 기관은 수도원, 피정의 집, 성당, 사회복지시설로 나뉜다.수도원에서는 수도 생활을 간접 체험하고 문학치유 등 특화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은 구상 시인의 딸인 구자명 작가와 그의 남편인 김의규 서양화가가 자전적 글쓰기를 돕는다. 피정의 집은 대부분 수녀들이 운영하는 외딴 곳에 떨어진 휴양·기도 시설이다. 피정은 `피세정념(避世靜念, 세상을 피해 고요히 기도한다)`에서 나온 말이다. 진목정·갈평·평화계곡 피정의 집 등에서 휴식하면서 수녀들과 인생사를 상담할 수 있다. 성당은 울릉도 도동·천부 두 곳만 개방하는데 이곳에서는 바다를 보며 둘레길을 걷는 체험활동 등 천혜의 자연환경 안에서 힐링을 갖는 시간을 제공한다. 포항 들꽃마을, 민들레 공동체, 베들레헴공동체 등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봉사체험을사회복지시설은 장애인과 어울리며 봉사체험을 하며 인권을 생각하도록 돕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7

시민과 함께울고 웃는 연극축제 12일 막올라

대구 최대의 연극축제인 제33회 대구연극제가 오는 12일부터 17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비슬홀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에서 열린다. ▶극단별 참가작예전 - 양로원탈출기돼지 - 오백에 삼십한울림 - 사발, 이도다완이송희 레퍼터리 - 북경반점처용 - 여기가 집이다원각사 - 우체부가 된 천사대구연극제는 대구시민과 함께하는 연극 축제의 성격을 띠고 있으며 대구의 민간 극단들이 참여해 연극적 역량을 선보이는 행사다. 경연부문인 공식참가작과 비경연부문인 자유참가작으로 나눠 진행돼 왔고 올해도 역시 경연 부문에 6편, 비경연 부문에 4편 등 총 10편의 작품이 관객들을 연극의 세계로 초대한다.경연 부문에 참가하는 6편 중 대상 수상작은 오는 6월 3일부터 충북 청주에서 열리는`2016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구 대표로 참가한다.김종성 대구연극협회장은 “올해는 창작초연작 외에도 기존 작품을 새롭게 각색한 작품 등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리고 작품의 예술성, 대중성, 완성도 집중을 위한 심사의 공정성 강화를 통해 대구를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밝혔다.심사발표와 시상식은 17일 연극제 마지막 날 오후 10시 문화예술회관 비슬홀에서 진행된다. 대상(1팀, 대구시장상)을 비롯하여 연출상(1명, 대구예총회장상), 최우수연기상(1명, 대구예총회장상), 무대예술상(1명, 대구연극협회장상), 우수연기상(2명, 대구연극협회장상), 신인연기상(1명, 대구연극협회장상)이 마련돼 있다.제33회 대구연극제 경연 부문 참가작은 다음과 같다.△극단 예전 `양로원 탈출기` (12일 문화예술회관 팔공홀)이 작품은 양로원의 노인들이 탈출을 감행하는 이야기다. 각자 양로원에서 살 수 밖에 없는 나름의 사연을 가지고 있는 노인들이 양로원의 비리에 대항해서 또는 개인 사정 등으로 탈출할 계획을 세우나 곧 발각돼 실패를 맞는다. 최후의 결심을 하고 모종의 계획을 감행하는 스토리를 다루고 있다.△극단 돼지 `오백에 삼십` (13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오백에 삼십`은 서울 한 동네에 보증금 500만 원에 월세 30만 원 짜리 `돼지빌라`라는 7평 원룸에 사는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다.△극단 한울림 `사발, 이도다완` (14일 문화예술회관 팔공홀)1592년 조선의 어느 가마터. 왕실용 백자를 빼돌려 배를 불려왔던 이대감은 자신의 사기장을 물색하고, 막사발을 구워 근근이 삶을 이어가던 솜씨 좋은 늙은 노평이 물망에오르게 된다. 어느 일본인은 노평의 제자 태주에게 조선에서와는 비교도 되지 않는 조건으로 일본에 건너가기를 제안하는데….△극단 이송희레퍼터리 `북경반점` (15일 문화예술회관 비슬홀)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사장, 사모님, 주방장, 철가방은 캄차카반도행 티켓 한 장을 놓고 한바탕 벌이게 되는데….△극단 처용 `여기가 집이다` (16일 봉산문화회관 가온홀)더 이상 고시원이 고시생들만이 기거하는 곳이 아니게 된 오늘날, 20년 전통의 갑자고시원에는 이 시대의 여러 인간 군상들이 있다. 이들에겐 희망은 없어 보일지라도 저마다 가슴 속에 작은 꿈들을 품고 힘겨운 삶을 함께 견뎌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극단 원각사의 `우체부가 된 천사` (17일 문화예술회관 비슬홀)우체국 분류실, 오늘도 우체국 3인방의 맛깔스런 수다가 하루를 연다. 산타에게 보내는 편지에 답장을 하고, 혼자가 된 노인에게 안부를 여쭙는 그들이 우리에게 주는 것은 단지 우편물이 아니라 그들의 시간이자 애정이며 삶의 일부분이다.비경연부문에 참가하는 `넌버벌 구름에 걸린 구두`, `부양권 청구 소송 사건`, `변기`, `유산 분배 소송` 총 4편의 작품은 대구연극제의 볼거리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윤희정기자

2016-04-06

DIMF, 뮤지컬 전문가포럼 개최

오는 6월 열 번째 축제를 앞두고 있는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이사장 장익현)이 7일 오후 2시 대구경북연구원 18층 대회의실에서 DIMF의 지나온 10년의 성과와 현황을 바탕으로 다가올 10년에 대한 비전을 도출할 뮤지컬 전문가 포럼을 개최한다. 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이 `DIMF, 대구`를 너머, 페스티벌을 너머`라는 주제로, 순천향대 교수이자 뮤지컬 평론가인 원종원 교수가 `DIMF 미래 비전과 자생력 방안`에 대한 주제발표를 하고 대구경북연구원 오동욱 박사의 진행으로 한국 창조경제의 중심이 될 다양한 미래 신(新)산업 연구에 앞장서고 있는 고정민 한국창조산업연구소 소장이자 홍익대 문화예술 MBA 교수와 복합공연장을 뮤지컬의 메카로 만든 김희철 충무아트홀 본부장, 공연분야 각종 공모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정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지원부장, 국내 유일의 뮤지컬 전문잡지인 `더 뮤지컬`의 박병성 편집장, 지역 뮤지컬계를 대표해서 최원준 파워포엠㈜ 대표가 참석해 DIMF 미래 10년을 위한 다양한 의견을 펼칠 예정이다.이번 포럼을 통해 뮤지컬 `축제`로서 DIMF의 역할을 넘어서 뮤지컬 아트마켓 역할 강화, 국제 인프라 구축, 축제의 구심점 역할과 뮤지컬 도시의 상징이 될 뮤지컬 전용극장 등의 다양한 운영 방안 등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배성혁 DIMF 집행위원장은 “이번 전문가 포럼을 계기로 DIMF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비전과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축제로 거듭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많은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윤희정기자

2016-04-06

지극히 우리다운 한가지 `민화`에 매료되다

“갤러리를 개관하기까지 많은 걱정과 두려움이 앞섰는데 이렇게 저의 작품을 가장 먼저 걸게 될 줄을 몰랐습니다”포항지역 중견 민화 작가 신동옥(58·갤러리 마실대표)씨가 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갤러리 마실 오픈을 기념해 자신의 치열한 창작활동과 삶의 소산을 한 자리에 모아 세 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이번 개인전에서는 `민화, 나무를 입다`를 주제로 편백·자작나무에 그린 민화작품을 비롯해 총 40여 점을 선보인다. 작품들은 전통 민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이를 계승해 발전시키고자 노력해온 신씨의 노력이 담겨 있는 작품들이다.작품 내용도 책가도, 어해도, 화조도 외에도 민화가 일상에 녹아들어 티 테이블, 식탁 등으로 재탄생한 리빙아트(Living Art)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장생도 8폭 병풍도 한 점 있다.이번 전시회에서 눈길을 끄는 작품은 단연 편백·자작나무에 그린 화조도다. 각각의 액자에 모란, 목련, 매화, 연꽃을 사실적으로 담아 정교한 필치와 화려한 채색이 계절의 향기를 전하기에 충분하다.신씨는 나무위에 그린 작품들에 대해 “민화가 담고 있는 수많은 이야기와 소망을 나무에 그려 따뜻하고 정감있는 느낌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했다.이어 “민화는 가장 한국적이고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주제를 알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며 “그림속에 복록과 희망과 기원을 담은 백성들의 그림으로 전통적인 한국의 그림이라서 그 매력에 심취해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신동옥씨는 30여 년전 포항여성복지회관 민화 강좌를 수강하면서 민화의 세계에 발을 들였다. 민우회 ·민수회·과청제 회원전, 포항미협회원전 등 여러 단체전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쌓았다. 신씨는 그동안 한국민화협회공모전, 조선민화박물관 공모전, 포항불빛미술대전 등에서 장려, 특선을 차지하는 등 국내 민화 화단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민화작가 신동옥씨그녀는 “전통에 충실하고 익숙해져야 창작모티브를 얻을 수 있다”며 “우리 한민족의 얼이 담긴 민화의 아름다움에 이끌려 내 스스로에게는 몰입하는 감동을, 보는 이에게는 아름다움의 감동을 선사할 수 있어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갤러리 마실 개관 첫 전시를 자신의 개인전으로 열게 돼 송구스럽다는 신씨는 앞으로 갤러리 마실을 남녀노소, 일반인, 예술인 등 다양한 계층의 작품전시와 동호회전 등 열린 문화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에게는 문화향유권을, 지역작가들에게는 전시공간을 제공함으로써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연중 미술문화를 접할 수 있는 명소가 되도록 꾸밀 생각이다.신씨는 현재 포항문화원 문화학교와 송도중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6

경주 국악여행·향교전통혼례 시작

(재)경주문화재단(이사장 최양식)은 야외공연 및 축제행사인 경주국악여행과 경주향교 전통혼례를 지난 2일부터 개시했다. 사진 경주국악여행은 보문야외국악공연장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7시30분에 만날 수 있다. 경주를 대표하는 국악인들이 출연해 신라향가, 판소리, 사물놀이, 부채춤, 가야금 병창, 퓨전국악 등 다채로운 우리 가락을 선보인다. 9월 10일까지 총 24회를 진행한다.또 다른 24회의 공연은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여름 성수기와 추석명절의 특별공연, 그리고 각 단체의 특색을 보여주는 찾아가는 공연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행사 제목을`보문야외국악공연`에서 `경주국악여행`으로 변경했다. 특정장소에서만 공연하지 않고 여러 곳을 옮겨간다는 뜻을 반영했다.경주향교 전통혼례는 9월 중순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3시에 총 24회 진행한다. 전통혼례는 2011년부터 시작된 6년차 행사로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지금까지 이주여성 등 약 200쌍이 혜택을 받았다. 올해는 벌써 5월 중순까지 신청이 완료됐다.이 행사에서는 관람객도 즐겁다. 전통혼례를 간접 체험하며 혼례음식을 나눠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경주국악여행과 경주향교 전통혼례는 관람료 및 체험료는 없다. 문의 (054)748-7721./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문광부주최 `2016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 포항문화원 `포동 포동 번개콘서트` 선정

포항문화원(원장 배용일)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재)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진행하는 공모 사업인`2016 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에 최근 선정됐다고 4일 밝혔다.`생활문화동호회 활성화`사업은 마을·지역·전국 단위의 자발적이고 자생적인 문화 활동을 확산하고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포항문화원은`2016 문화가 있는 날 우리동네 생활문화프로그램`부문에`포동! 포동! 번개콘서트`를 공모, 선정돼 1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포동! 포동! 번개콘서트`는 4~6월 문화가 있는 날인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 영일대해수욕장에서 통기타, 가요, 민요, 하모니카, 난타 등 문화예술 동아리 4팀이 전통 및 퓨전 음악을 시민들을 초청해 공연을 펼친다. 문화가 있는 날을 맞아 지역민들에게 문화의 날을 널리 알리며 생활문화동호인들과 어울려 어울림 한마당을 즐기는 것이다.안수경 포항문화원 사무국장은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을 지역민들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하는 이번 사업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문화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생활문화동호회가 활성화돼 문화예술 동호회 활동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금속 위에 아로새긴 예술혼

▲ 금은상감단지국립대구박물관(관장 김정완)은 오는 6월 6일 까지 특별전`금속 상감, 기술로 예술을 새기다`를 제1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2015년 국립공주박물관에서 개최된 `한국의 고대 상감, 큰 칼에 아로새긴 최고의 기술`대구 전시다. 금속 상감이란 철·구리·은 등으로 만든 물건의 표면에 선이나 면으로 무늬를 만들어 홈을 내고, 여기에 기물(器物)과 다른 금속인 금·은·동 등을 박아 넣는 기법으로 물건의 장식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전시는 금속 상감 출현, 금속 상감 확립과 확산, 금속 상감 전승, 금속 상감 공유라는 주제로 진행된다.1부 `금속 상감 출현`에서는 낙랑과 중국의 영향을 받은 우리나라 금속 상감 기술의 전래 과정을 살펴본다. 대표유물로는 중국 전국시대 상감허리띠고리, 평양 출토 철경 등이 있다.2부 `금속 상감 확립과 확산`에서는 삼국시대부터 금속 상감 기술이 널리 사용돼 다양한 물건에 상감기술이 적용되는 과정을 살펴본다. 특히 고대 지배층들이 소지했던 고리자루큰칼의 고리자루(環頭) 부분에 상감이 많이 보인다. 초기에는 당초무늬(唐草文) 등 단조로운 무늬가 반복되거나 단순한 기법이 사용됐다. 점차 시간이 지나면서 거북등무늬(龜甲文), 물고기무늬(魚文), 용무늬(龍文) 등과 같이 화려한 문양을 새기고 기술이 세련돼 진다.특히 신라에서는 구체적인 형태를 곡선 문양으로 감입(장식 따위를 새기거나 박아 넣는 것)해 전체적인 조화와 균형을 이루도록 했다. 가야지역에서는 다양한 문양을 조화롭게 새겨 넣어 상감을 화려하게 표현했다. 백제지역에서는 단순한 곡선의 반복으로 경쾌한 리듬감과 운동감을 표현했다. 대표유물로는 경주 천마총 출토 금상감큰칼편(신라), 경주 계림로 출토 말안장(신라), 함안 마갑총 출토 금상감고리자루큰칼(가야), 공주 송산리 출토 금상감큰칼편(백제) 등이 있다.3부 `금속 상감 전승`에서는 금속 상감 기술은 통일신라시대와 고려, 조선으로 전승되면서 한층 더 발전한다. 통일신라시대에는 금과 은의 색감 차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선과 면을 기본으로 해 물건에 세련된 문양을 표현했다. 고려시대가 되면 철제 상감 거울걸이나 대야와 같은 생활기물에도 상감 기술을 적용했다. 불교가 성행함에 따라 불교 공예품에도 많이 적용됐고, 그 가운데서도 공양구(供養具)를 중심으로 상감 공예품이 많이 만들어졌다. 조선시대에는 실생활과 밀접한 물건들이 상감 기술로 많이 제작됐다.▲ 은·동입사촛대대표유물로는 통일신라시대의 금은상감단지, 고려시대의 금상감발걸이, 사인검, 향완, 조선시대의 삼인검, 은·동입사촛대, 납상감 신선무늬 화장품단지 등이 있다.4부`금속 상감 공유에서는 고대부터 사용됐던 금속 상감 기술이 오늘날 어떻게 이어지고 활용되고 있는지를 살펴본다. 상감 공예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각 시·도 무형문화재 보유자 등 소수의 장인에 의해 계승되고 있다.김용운 상감입사장(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3호)의 백금상감 청동 향로, 백금·금상감 청동정병 등의 작품과 함께 작업장을 재현해 금속 상감에 대한 관람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고자 했다.국립대구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로 우리나라 금속 상감의 오랜 역사를 이해하고, 고대 사람들의 뛰어난 기술과 장식성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아울러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금속 상감의 기술로 예술을 새겨내는 장인정신도 함께 느껴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웰메이드 연극 `날보러와요` 경주공연 성료

2016년 경주예술의전당 기획초청공연, 대한민국 대표 웰메이드 연극 `날 보러와요`가 지난 2, 3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화성연쇄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연극`날 보러와요`는 지난 1996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을 수상하는 등 웰메이드 연극으로 정평이 난 작품으로서 배우 권해효, 김뢰하, 이대연, 류태호 등 최고의 배우들이 펼치는 숨 막히는 추리극으로 지난 20년간 사랑받아 왔다.경주문화재단은 웰메이드 연극에 목마른 지역 관객들을 위해 비교적 저렴하게 티켓가격을 책정해 기존 연극 팬들 뿐만 아니라 연극의 재미를 느끼고 싶은 숨은 관객들에게도 관람기회를 제공,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일 공연 후 가진 팬 사인회에는 수백 명의 관객들이 운집했다. 9명의 주요 출연진은 친필로 사인을 해주고 기념촬영에 응해줬으며 예상 밖의 뜨거운 반응에 배우들과 스태프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배우 권해효는 “서울공연에 비해 관객이 많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공연마다 거의 만석이어서 놀랐다. 경주시민들의 관심과 관람 에티켓이 상당한 수준인 것 같다” 고 말했고, 배우 류태호는 “경주로 오면서 한창 만개한 벚꽃들을 보며 즐거웠었는데, 특히 공연장이 너무 아름다운 것 같다” 며 감탄을 연발했다.이번 연극`날 보러와요`는 30대부터 50대까지의 여성관객들이 특히 많았으며, 정통연극을 보고 싶어 하는 중·장년층들의 관심도 뜨거웠다.경주예술의전당 김완준 관장은 “지난 2월`김관장의 가곡정원`, 3월`시인 정호승의 북콘서트`등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시리즈로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해 좋은 평가를 얻었다. 이번 연극`날 보러와요`의 성료를 통해 대중성과 조화를 이룬 순수예술공연의 저변확대에도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5

인간과 자연을 노래한 시인 신동집

(재) 대구문화재단(대표 심재찬)이 운영하는 대구문학관에서는 근대문학의 부흥기인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구·경북지역의 문인들을 다채롭게 소개하고 지역의 문단사를 선보이고 있다.문향의 도시 대구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지난해 1920~30년대 문인들의 조명한데 이어 1940~50년대를 소개하고자 마련했으며 올해 첫 번째 기획전시인 `신동집사진 특별전`을 오는 5일부터 7월 10일까지 4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1940~50년대 한국 문학은 해방기를 지나 50년대 전후문학을 꽃피우던 시기로 근대문학의 선구자인 이상화, 이장희, 백기만, 이육사 등을 거쳐 예향 2세대라 불리던 신동집, 이효상, 이설주, 김춘수 등 문학사에 이름을 남긴 대표 시인들이 활발히 활동 시기이도 했다.이번 특별전은 1946년 등단 이후 2003년 79세의 나이로 작고하기까지 대구에서 꾸준히 활동하며 인간, 존재, 자연, 자유에 대해 끝없이 연구한 시인 신동집을 소개한다.신동집은 정서가 풍부한 지성미가 살아있으며, 문학뿐 아니라 미술, 음악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고 세련된 정서에 의해 순수성보다는 존재론적 철학이 강한 시인이었다.신동집의 초기 작품은 한국전쟁의 비극적 체험을 노래한 `목숨`(1954년, `서정의 유형`에 수록)에서 볼 수 있듯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이후 독특한 구술체 어법을 시 작품에 도입하는 등 표현 기교에도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며, `모순의 물`(1963년), `빈 콜라병`(1968년), `송신`(1973년), `귀환자`(1988년) 등의 시집을 발간했고, 존재론적 의미를 탐구하는 중후한 시의 경지를 보여줬다.회고록 `예술가의 삶`(1993년)에서 “진정한 시인이라면, 비록 그의 시가 점점 너절해지고 마침내 자기의 무참을 드러내는 한이 있더라도 여전히 노래할 것이다. 심지어 자기의 비참을 노래로 퉁겨낼 용기를 가져야 한다”라고 밝힌 바와 같이 말년의 신동집은 달관(達觀)과 유현(幽玄)의 원숙한 경지에 이르며 독보적인 시 세계를 정립했다.신동집 시인의 유족(신지용 경일대 교수)에 의해 이번 전시에 선보인 시집을 비롯해 7천 여점의 자료가 대구문학관으로 기탁될 예정이다.기탁품 중에는 신동집 시인의 육필원고, 습작노트, 사진과 애장품이었던 레코드판 등이 포함되어, 대구 근대문학의 앞날에 소중한 연구·전시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대구문학관 상설전시 및 기획전시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며 매주 월요일 휴관이다.기타 자세한 사항은 대구문학관(053-430-1231~4) 또는, 대구문학관 홈페이지(http://www.modl.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소프라노 임선혜의 감미로운 `봄의 찬가`

국내 음악팬들에게 여느 소프라노와 다른 특별한 이미지로 각인된 소프라노 임선혜(40)가 대구 관객에게 첫 리사이틀 무대를 선보인다. 오는 15일 오후 8시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유럽을 감동시킨 고음악 최고의 프리마돈나로 격찬 받고 있는 임선혜의 리사이틀에는 성악가들의 영원한 스승이자 동반자인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반주를 맡아 더욱 기대를 모은다. 헬무트 도이치는 지난해 소프라노 황수미와 함께 명품시리즈 무대에 올라 성악가의 반주 역할인 피아노의 역할을 넘어 하나의 독립된 악기로 성악가와 앙상블을 이루는 것을 연주로 보여줬다.소프라노 조수미를 보며 성악가의 꿈을 키운 임선혜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학술교류처 장학생으로 선발돼 칼스루에국립음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임선혜의 유럽 데뷔무대는 우연히 찾아왔다. 그녀가 스물 셋이었던 1999년, 필립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 `다단조 미사`의 솔리스트 대타로 출연하게 된 것이다. 이후 유럽 고음악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임선혜는 바흐, 헨델, 하이든, 모차르트를 주요 레퍼토리로 필립 헤레베헤, 파비오 비온디, 르네 야콥스 등 고음악계 거장들과 함께 작업했다. 뿐만 아니라 주빈 메타, 리카르도 샤이, 마렉 야놉스키 등의 지휘로 뉴욕필, 뮌헨필,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등과 세계 유수의 극장을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르네 야콥스와의 모차르트 오페라시리즈 5편을 비롯한 20여 편의 음반과 실황 DVD가 그래미어워드에 노미네이트됐고, 그라모폰어워드 음반상, 독일 비평가상 등 음반상을 휩쓸었다. 2014년에는 아카데믹 클래식 음반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하르모니아문디에서 독집 앨범 `오르페우스`를 발매했는데, 이 앨범은 음반사가 동양인 성악가를 기획한 첫 솔로앨범이어서 화제가 됐다.헬무트 도이치는 건반 위의 마술사, 예술가곡의 마에스트로 등 여러 수식어가 붙는 피아니스트다. 그의 제자, 함께 연주한 성악가로는 요나스 카우프만, 바바라 보니, 디아나 담라우, 올해 11월 수성아트피아를 찾는 이안보스트리지 등 세계 최고의 성악가들이 즐비하다. 바리톤 헤르만 프라이와는 12년 이상 전속 반주자로 활동한 그는 22세에 빈국립음대 교수가 됐고 뮌헨국립음대를 거쳐 현재 독일 프랑크푸르트음대, 영국왕립음악원 초청교수로 활동하고 있다.이날 공연에서는 가곡이 꽃을 피운 낭만 가곡부터 현대 가곡을 연주한다. 1부에서는 가곡의 왕 슈베르트의 `봄의 찬가`, `송어`, `물레 감는 그레첸` 등과 슈트라우스의 가곡 `아침`, `사랑`, `세레나데` 등을 연주하고, 2부에서는 독일 민중시 모음집으로 엮은 말러의 연가곡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그리고 현대 작곡가로 분류되는 로드리고, 구아스타비노 등의 가곡을 연주한다.소프라노 임선혜의 투명하고 서정적인 음색으로 노래하는 예술가곡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시간을 지휘하는 예술가 백남준 타계 10주기 기려

세계적인 비디오아트의 창시자 백남준 선생의 타계 10주기를 추모하는 특별한 전시가 지방 최초로 열린다. 경주엑스포는 `백남준 10주기 추모전`(부제`Analog Welcome, Digital Archive`)을 5일부터 9월30일까지 경주엑스포 공원 내 문화센터 1층 전시장에서 개최한다.경주엑스포가 주최하고 경기문화재단 백남준 아트센터가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경주엑스포가 소장하고 있는 백남준 선생의 대표작`백팔번뇌`를 비롯해 세계적인 비디오아트 작가 6명의 작품을 선보인다.이 전시는 백남준 타계 10주기를 맞이해 경주엑스포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 `백팔번뇌`에 대한 대중이해도를 높이고, 비디오아트라는 예술장르를 재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전시는`백팔번뇌` 작품의 이미지 사진과 `시간을 지휘하는 예술가 백남준`, `백남준은 누구인가` 다큐 상영, 백남준 이후 최고의 비디오아트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작가 6인의 작품 전시 등으로 구성된다.`백팔번뇌`는 108개의 TV모니터를 통해 동·서양의 문화와 역사를 불교의 108번뇌로 표현한 작품이다.8·15광복에서 서태지와 아이들에 이르기까지 한국의역사적인 사건과 근대사 중요 인물, 동시대 세계역사와 문화가 함축적으로 담겨있다.1998년부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가 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또 피터 웨이베이, 데니스 보브와, 허마인 프리드, 타무라 유이치로, 서동욱, 로제리오 로페즈 쿠엔카 등 비디오아트 작가 6명의 작품도 전시한다.피터 웨이베이 작가는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69년부터 TV, 비디오 설치 작품을 만들었으며 80년대에는 컴퓨터 기반의 인터액티브 설치 및 네트워크 기반 프로젝트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의 68년 작품 `Tapp-und Tastkino`가 전시된다.데니스 보브와 작가는 모리셔스에서 태어나 호주 시드니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로 이번 전시에서 1996년~97년작 `In the event of Amnesia the city will recall...`를 선보인다.허마인 프리드 작가는 미국 코넬대와 뉴욕대에서 수학했으며 98년에 작고했다. 그는 여성적 지각과 자기 이미지에 대해 탐구하는 다큐멘터리와 예술작품을 제작했으며, 72년에 선보인 단채널 흑백영상 `Two Faces`가 전시된다.타무라 유이치로 작가는 도쿄 예술대학에서 영화·뉴미디어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사진을 출발점으로 영화, 설치, 미술, 퍼포먼스를 포함한 다양한 영상미학의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Nightless Ver.5`는 2010년 작으로 컬러 단채널 영상 작품이다.우리나라 작가로 유일하게 참여하는 서동욱 작가는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프랑스에서 수학한 작가로 국내외에서 다수의 그룹전과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2011년작 `물위의 불빛들`을 선보인다.마지막으로 로제리오 로페즈 쿠엔카는 스페인 비디오아트의 거장으로 99년부터 `낙원의 이방인`이라는 제목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 선보이는 `Voyage en Orient`는 2010년작으로 단채널 컬러영상이다.윤범모 경주엑스포 예술총감독은“백남준 기념전시는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이번이 처음이다”며 “백남준 이후 세계적 비디오아트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고 말했다.5일에는 개막식에 이어 경주엑스포 `플라잉`공연도 펼쳐진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4-04

4월엔 삼국유사도 좋아요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원장 이기성)은 올해 `4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글쓰는 여자의 공간`(타이나 슐리·남기철·이봄) 등 10종과`4월 청소년 권장도서`로`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봤니?`(이강엽 글·김이랑 그림·나무를심는사람들) 등 9종을 선정 발표했다.출판진흥원은 좋은 신간도서에 대한 정보를 일반에 제공해 출판산업과 독서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좋은책선정위원회를 통해 문학예술,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실용일반, 유아아동 분야의 책을 매달 `이달의 읽을 만한 책`과 `청소년 권장도서`로 나눠 선정하고 있다. 자세한 내용은 진흥원 홈페이지(www.kpipa.or.kr)에서 볼 수 있다. 4월 추천도서는 다음과 같다.□ 4월의 읽을 만한 책`4월의 읽을 만한 책`으로는 35명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탄생시킨 그 은밀한 공간을 사진과 함께 소개한 `글쓰는 여자의 공간`(사진·타이나 슐리·남기철·이봄), 농사 현장에서 점차 사라져 가는 우리 농기구들 안에 깃든 가치를 들려주며 우리 선조의 지혜를 엿보는 `농사짓는 시인 박형진의 연장 부리던 이야기`(박형진·열화당), 각종 브랜드명을 비롯해 익숙한 단어들을 따라가며 세계 문화를 배우는`단어 따라 어원 따라 세계 문화 산책`(이재명, 정문훈·미래의창) 등 10종이 선정됐다.□ 4월 청소년 권장도서`4월 청소년 권장도서`로는 삼국유사 원전에서 초중고등 교과서에 실린 이야기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다른 주요 이야기들을 열 가지 주제로 나누어 들려주는 `삼국유사 어디까지 읽어 봤니?`(사진·이강엽 글·김이랑 그림·나무를심는사람들), 청소년들이 문자의 기원과 가치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10대에게 권하는 문자 이야기`(연세대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글담출판), 세상의 어려움을 극복해 나아가는 우리 신화를 다양한 캐릭터들을 통해 이야기한`우리 신화 여행`(정해원 글·김종민 그림·우리교육) 등 9종이 선정됐다./윤희정기자

2016-04-01

어느날…예기치 못한 구덩이에 빠지다

편혜영의 네번째 장편소설 `홀(The Hole·문학과지성사)`이 출간됐다. 지난 200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편혜영은 빼어난 외모와 함께 매년 작품을 펴내는 성실성으로 유명한 작가다.밀도 높은 서사와 긴밀한 문장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아오이가든`, `사육장 쪽으로`, `선의 법칙` 등의 작품을 펴낸 그는 이효석문학상을 시작으로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연이어 거머쥐며 한국 문단을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했다.작년 발표한 장편`선의 법칙` 이후 1년 만에 다시 펴낸 `홀`은 문예지`작가세계`에 발표했던 단편`식물 애호`에 살을 붙여 만들었다.소설은 느닷없는 교통사고와 아내의 죽음으로 완전히 달라진 오기의 삶을 큰 줄기로 삼으면서, 장면 사이사이에 내면 심리의 층을 정밀하게 쌓아 올렸다. 또한 모호한 관계의 갈등을 치밀하게 엮어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해냈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벌어지는 일들과 돌이킬 수 없는 과거의 일들이 교차로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한 인간에 대한 적나라한 일면이 서로 단단히 연결된 문장들로 기록됐다.특별한 일 없이 흐르던 일상은 순식간에 엉망이 되기도 한다.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재앙과 고난을 기다렸다는 듯이 편혜영은 그 시작을 알리는 방아쇠를 당긴다. 이 책은 뉴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교통사고로 시작한다. 그것도 아주 심각한 교통사고. 이 사고로 오기는 아내를 잃고, 스스로는 눈을 깜박이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불구가 돼버린다. 의사의 말대로 `의지`가 있어야만 겨우 살 수 있는 상태에 처한 셈이다.“완전히 무너지고 사라져서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는 오기의 독백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은 오기의 일상을 한순간 뒤흔든다.이 책 대부분의 사건과 이야기는 타운하우스 형태로 지어진 오기 부부의 집에서 벌어진다. 정원을 갖춘 이 집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오기와 두 여자 사이의 관계 변화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한다. 첫번째로 집은 사고 이전 오기와 아내 사이에 아무런 문제없던 시절 자유롭게 둘의 미래를 꿈꾸는 공간이었다. 그들의 미래에 어떠한 균열도 예측할 수 없으리라는 믿음 아래 두 사람은 행복과 희망을 그려나갔다. 무리한 값을 지불해야 했지만 서서히 사회에 자리를 잡아가는 오기 부부에게는 그 정도 부담감은 감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공간이다.두 사람의 관계가 조금씩 달라지면서 이 공간이 갖는 이미지도 서서히 달라진다. 영국식 정원을 만들겠다며 정원 만들기에만 몰두하는 아내의 변화로 인해 정원은 곧 `아내의 공간`이 돼버리고 집이라는 공간에는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오기의 사고 이후에는 완전히 제 역할을 탈바꿈한다. 몸을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오기에게 자신의 전부나 다름없는 집은 마지막에 이르러 거의 사용할 수 없는 공간이자 오히려 오기를 가둬버리는 공간으로 폐쇄적이고 황폐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다. 아내와 평생 사용할 거라고 믿고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 “이튼알렌의 장미목 침대”와 “티크 책상”은 불구의 몸이 된 오기에게는 짐짝 같은 존재일 뿐이다. 아내의 죽음 이후 아무도 관리하지 않는 덩굴식물은 과거 “덩굴식물로 담벼락을 뒤덮지 말라”는 오기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그 악착 같은 본성을 자랑하며 오기의 창을 잠식해오기 시작한다. 사실상 손쓸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오기가 유일하게 밖을 내다볼 수 있는 통로였던 창을 말이다. 작가는 하나의 공간 안에서 이야기를 진행하며 공간의 이미지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모습을 치밀하게 드러낸다.크지 않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삶에의 불안과 공포가 사건이 진행될수록 서서히 오기를 조여온다. 일어나지 않았다면 좋았을 일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그 시작을 알 수 없는 지난날의 삶이 덮쳐오면서 읽는 이들도 함께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될 것이다.소설은 오기가 집에서 탈출을 시도하다 구덩이에 빠지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제목처럼 걷잡을 수 없는`홀`에 빠진 것이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1

현재의 우리와 닿아있는 도시의 역사

오늘 우리에게 `서울`은 무엇일까.`서울의 인문학: 도시를 읽는 12가지 시선`(창비)은 서울이라는 도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에 인문학적 깊이를 더한다. 문학, 역사학, 사회학, 건축학, 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들여다본 서울은 여러 겹의 시간과 공간을 품은 도시이자, 갖가지 욕망으로 살아 숨쉬는 사람들의 도시이다. 광화문, 남산, 종로, 홍대, 강남 등 서울의 여러 공간이 지닌 의미의 변화와 함께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내면을 탐색하는 이 책은, 겉으로 보이는 풍경과 수치화된 자료 아래 감추어진 서울의 속살을 드러냄으로써 서울의 현재를 다층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하게 하며, 이를 통해 서울이라는 공간을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현재를 성찰하게 한다.`서울의 인문학`을 구성하는 12가지 시선은 서울의 특정한 장소 또는 특정한 현상으로부터 서울이라는 도시, 나아가 우리 사회의 현재에 대한 탐구와 성찰로 이어진다. 공간에 새겨진 정치사회적 기억을 발굴하고, 공간을 점유하는 각 세대의 삶의 양상을 탐구하며, 공간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인간의 욕망을 성찰하고, 나와 타자를 구별짓는 시선을 반성하는 이 논의들은 공간에 대한 탐구가 결국 우리 자신의 현재를 되돌아보는 일과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류보선의 `광장의 꿈, 혹은 권력의 광장에서 대화의 광장으로`는 서울의 대표적인 광장인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을 다룬다. 이들 두 광장은 오랫동안 한국사회의 사회정치적 관계가 응축되어 드러나는 공간이었으며, 특히 2002년 월드컵 이후로 우리 사회의 상징적인 장소로 부상했다. 하지만 최근의 세월호 사건을 겪으면서 광화문광장과 서울광장은 애도와 재생이 아닌 대립과 갈등의 공간으로 전락해가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 필자는`밀실`과 `광장`이 변증법적으로 지양되는 광장, `멈추어 서서 대화하는 곳`으로서의 광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염복규의 `서울 남촌, 100년의 역사를 걷는다`는 최근 북촌과 서촌이 문화적으로 부상하는 데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이 덜한`남촌`을 중심으로 공간에 남아 있는 역사적 기억과 현재의 모습을 살핀다. 일제강점기`한적한 북촌` 대 `북적이는 남촌`의 대비에서 시작해 일제시기 일본인의 정착지이자 식민지배의 표상이었던 남촌에 새겨진 100년의 역사를 찾으며 그 현재적 의미를 읽어내는 이 글은 상처와 환희, 굴욕과 영광이 어우러진 남촌의 역사를 어떻게 마주하고 남촌의 장소성을 현재에 어떻게 되살려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우리에게 제기한다.조연정의 `이 멋진 도시를 어떻게 내 것으로 만들 수 있을까`는 노량진과 고시원으로 상징되는 청년세대의 `유예된 삶`의 모습으로부터 우리 사회 청년 세대가 직면한 빈곤과 절망의 현실을 논의하며, 최근 젊은 세대의 소설을 통해 서울로부터 `거절`당한 이들이 현실에 대한 체념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라는 정조를 바탕으로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는 서울이라는 공간을 나름의 방식으로 상상하고 소유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음을 읽어낸다.정수진의 `청계천, 서울의 빛나는 신전`은 청계천에서 동대문디자인플라자로 이어진 서울의 공간 디자인을 둘러싼 `서울의 꿈`, 혹은 `권력에의 의지`를 해부한다. 모더니티를 향한 꿈이 빚어낸 청계천 복개공사와 기능적 도시계획은 그 이면에 좁은 뒷골목으로 이루어진 모더니티의 그림자를 낳았음을 이야기 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4-01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 발표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30일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사목교서`를 발표했다. 한국 천주교회 역사상 가장 혹독했던 병인박해(1866년)의 순교 역사를 기억하며 한국 천주교회와 신자들이 순교자들의 모범을 따르며 살아가도록 권고하고자 마련된 사목교서다. 발표일인 30일은 병인순교 성인 5위(다블뤼 주교, 황석두 루카, 위앵 신부, 오메트르 신부, 장주기 요셉)의 순교일이다.사목교서에서 주교회의는 한국 교회가 100여 년간 겪은 박해의 역사, 특히 1866년부터 10년 가까이 지속된 병인박해에 대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 고통의 십자가가 얼마나 큰 은총과 영광으로 이어지는지를 깨닫게 하는 순례의 시간들”이라고 했다. 이어 주교회의는 이벽 세례자 요한, 김범우 토마스 등 박해로 희생된 신앙 선조들을 언급하며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들에 대한 기억과 존경이 하느님의 종 133위의 시복으로 이어지고 한국 교회 안에 순교의 신앙이 흐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주교회의는 또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헌신한 선교, 수도회의 헌신, 한국 전쟁 시기에 순교한 선교사들, 평양교구의 순교자들, 근·현대 순교자와 증거자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70년간 지속돼 온 침묵의 북녘 교회가 신앙의 자유를 하루 빨리 되찾고, 헤어지고 갈라진 형제들이 서로 용서하고 진정한 일치가 이뤄지도록 하느님의 은총을 갈구한다”고 했다.이어 주교회의는 순교 정신의 열매를 맺기 위한 실천으로 △사랑의 증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애덕 실천 등을 제안했다. 주교회의는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시기까지 인류에 대한 사랑을 드러내셨다. 암울한 박해시기에 순교자들은 한 알의 밀알로 자신을 희생했다. 우리도 또 다른 밀알이 돼 인류의 구원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기를 소망한다”고 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1

영·호남 교인 2천명, 통일 기도한다

호·영남지역 크리스천 2천여 명이 6월 2일 경남 창원에서 한반도 통일과 동서화합을 위해 기도한다.호·영남 8개 광역시·도 성시화운동본부는 6월 2일 오전 11시 경남 창원시 창신대학교 대강당에서 `동서화합·국민통합·평화통일` 주제로 제10회 호·영남 한마음대회를 개최한다.대구,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광주, 전남, 전북지역 성시화운동본부 회원과 교인 등 2천여 명은 호·영남 화합과 국민통합,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설교는 채영남 목사(예장통합 총회장)가 한다.채 목사는 라이즈업 코리아운동본부 대표회장, 광주성시화운동본부 대표회장, 광주 군선교 연합회장, 광주 본향교회 담임목사(36년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저서는 청소년 문제와 교회의 역할, 미래사회와 목회자의 지도력, 교회의 활성화를 위한 통합적 예배 등 6권을 펴냈다.경남성시화운동본부 박시영 대표본부장은 “이번 대회는 한국교회의 자랑이며 상징인 주기철 목사·손양원 목사 기념관을 지난해 개관한 경남에서 개최돼 의미를 더하고 있다”며 “대회를 통해 동서 화합·국민 통합·평화 통일의 길이 활짝 열리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경남성시화운동본부 이종승 대표회장은 “경남은 한국전쟁 최후의 보루, 민주화의 기폭제가 된 곳, 일제 신사참배를 거부한 곳”이라며 “이곳에서 한국교회의 회개·사과·용서·화해를 선언하고, 한국교회를 변화시키며 새로운 부흥의 역사가 시작되는 역사적인 대회가 되기를 기도해 줄 것”을 당부했다.대회는 경남성시화운동본부(대표회장 이종승 목사, 대표본부장 박시영 목사) 주관으로 마련된다.포항성시화운동본부(대표본부장 김원주)와 대구성시화운동본부(대표본부장 김종일)는 대형버스 5대씩 임대해 제10회 호·영남 한마음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호·영남지역 성시화운동본부는 이번 대회 후 성시화운동본부별로 매월 기도회를 열고 한반도 통일, 동서화합, 국민통합 등을 집중 기도할 계획이다.한편 호·영남 성시화운동본부(8개시·도)는 동서화합·상생발전·기독교문화 창달 등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호·영남을 오가며 호·영남 한마음성시화대회를 개최해 왔다.문의 경남성시화운동본부(055-247-799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1

“동성애법·이슬람 확산 막아 주소서”

포항시기독교기관협의회(회장 김원주)는 4월 3일 오후 7시30분 포항장성교회에서 `교회여! 우리의 관심이 나라를 살립니다`란 주제로 대한민국 바로세우기 위한 구국기도회를 연다.구국기도회에는 지역 기도꾼들이 대거 참석, 동성애 합법화 반대와 이슬람 확산 반대를 위해 간절히 기도한다.기도회는 김원주 목사 사회, 포항장성교회 찬양단 찬양, 이하준 목사(효자교회) 성경봉독, 전광훈 목사(전 예장대신 총회장·사랑제일교회·사진) `일어나 군대가 되라` 설교, `주 하나님 이 나라를 지켜 주시고` 찬송, 김지연 성과학연구협회 교육국장(약사) 특강, 배진기 목사(세계성령중앙협의회 대표회장·안디옥교회) 헌금기도, 김보경 집사(중앙교회) 특송, 특별기도, 방영팔 목사(은빛교회) 광고, 정연수 목사(장성교회 원로) 축도 순으로 진행됐다.특별기도회에서 신성환 목사가 `이슬람법과 동성애법이 법제화되지 않도록`, 이상학 목사가 4·13총선을 위해, 유승대 목사가 포항성시화를 위해 각각 간구한다.포항시기독교기관협의회는 “동성애로 인해 에이즈 환자의 급증으로 국고가 낭비되고 수명이 25~30년 단축되며, 전통가정과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파괴되고 있다”고 말했다.또 “이슬람 확산으로 인해 여성인권의 무시(강간 성행), 민주주의 붕괴, 테러의 비호 위험과 공권력의 통치 불능(영국, 필리핀 등), 할랄식품공장 건립 등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1

창작곡 `나래Ⅲ` 따뜻한 감동 선사

대구MBC교향악단 제20회 정기연주회가 내달 1일 오후 7시30분 대구 수성아트피아 용지홀에서 열린다. 대구MBC교향악단은 올해 창단 5주년과 수성아트피아 상주예술단체로 선정돼 야심찬 포부를 갖고 올해 특별 정기연주회를 준비해 왔다.그 첫 행보로 선보이는 제20회 정기연주회는 베니스 비엔날레, 벨기에 클라라 페스티벌 등 공연과 국내 유수의 교향악단을 객원지휘한 이병욱 인제대 교수의 지휘로 마르퀘즈의 오케스트라를 위한`단존`, 대구MBC교향악단 전임작곡가 최명훈의 `피아노 협주곡 나래 III`, 림스키 코르사코프의`세헤라자데`를 연주한다.특히 `피아노 협주곡`나래 III`은 창작공연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로 대구MBC교향악단이 2015년 초연해 주목받은 화제의 작품으로 피아니스트 이효주(31)가 협연한다.이 곡은 현대음악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고 보다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작곡됐는데 오케스트라와 독주 피아노의 형식은 기본적인 서양의 틀 안에 있으나 음악적인 내용은 한국의 전통적 정서와 민속 선율을 사용해 깊이있는 감성과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준다.피아니스트 이효주는 최근 슈베르트 국제 실내악 콩쿠르와 트론하임 국제 실내악 콩쿠르 등에서 입상하며 세계 무대에서 각광받고 있는 피아노 삼중주단 트리오 제이드의 멤버다. 예원학교를 거쳐 서울예고 재학 중 프랑스로 유학 가 현재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에 있다. 2010년 권위 있는 국제 피아노 콩쿠르 중 하나인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청중상, 그리고 특별상을 거머쥐며 차세대 피아니스트로 떠올랐다. 문의 070-7518-8476./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0

미술관 음악회로의 초대

미술 작품 감상과 함께 음악까지 접할 수 있는 미술관 음악회 `뮤지엄 뮤직`3월 음악회가 오는 31일 오전 11시 포항시립미술관 로비에서 열린다. `뮤지엄 뮤직`은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포항시립예술단과 함께 지난 2014년 3월부터 미술관 로비를 활용해 매달 정기적으로 진행해 시민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인기 프로그램이다.이번 3월 음악회는 기타 연주를 비롯해 첼로와 바이올린, 현악의 하모니를 중심으로 펼쳐진다.음악회의 시작은 기타리스트 안형수가 일곱 곡의 한국동요`나뭇잎 배`, `따오기`, `오빠생각`, `섬집아기`, `엄마야 누나야`, `고향의 봄`, `꽃밭에서`를 연주하는 무대로 시작된다. 우리에게 익숙한 동요 `오빠생각`은 작곡가 박태준의 노랫가락에 아동문학가 최순애가 가사를 쓴 곡으로, 일제강점기에 계몽운동을 하였던 오빠 최영주를 걱정하고 그리는 마음을 담았다. 작곡가 권길상의`꽃밭에서`는 6·25전쟁이 휴전된 직후의 작품으로, 집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는 어린이의 마음을 나타내고 있는 동요다. 8분의 6박자 내림 마장조의 서정적 멜로디가 정답게 들리면서도,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호소하는 애절한 곡이다.이어 베이시스트 정하해와 플루티스트 김성혜, 피아니스트 이학미가 지휘자이자 작곡가인 임원식의`아무도 모르라고`와 에릭 레비의 `나는 믿어요`를 연주한다.`나는 믿어요`는 지휘자 정명훈이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를 지휘할 때 기타리스트 겸 작곡가인 에릭 레비에게 요청해 작곡한 곡으로 유명하며, 1997년 이탈리아 로마 세계 청소년대회 주제곡이 되기도 했다.로맨틱앙상블의 바이올리니스트 김여진과 기타리스트 안형수, 첼로니스트 백유선은 디즈니 만화영화 `피노키오`에 나오는 주제곡인 레이헐린의 `별에게 소원을`과 존베리의 영화 `007시리즈` OST를 연주한다. 이어지는 탱고 연주에서는 SBS 드라마 `여인의 향기`삽입곡으로 잘 알려진 덴마크의 작곡가 쟈곱가데의 집시 탱고 `질투`와 영화 `여인의 향기`의 삽입곡인 까를로스 가르델의 `간발의 차이`를 연주한다.`간발의 차이`라는 뜻의 포르 우나 까베자를 직역하면 `머리 하나 차이로`라는 뜻이다. 경마를 좋아하던 까를로스 가르델은 자기가 우승을 점쳤던 말이 결승선에서 머리 하나 차이로 질 때마다 허무함과 안타까움을 느끼고, 그 순간의 기분을 연인과의 이별 후에 느끼는 감정에 빗대어 노래로 표현한 곡이다. 그 밖에도 지에베크노모바의 `마지막 일요일`과 로드리게스의`가장행렬`, 피아졸라의 `리베라 탱고`등 모두 다섯 곡의 리듬감 넘치는 탱고를 잇따라 들려준다.마지막 무대는 첼리스트 조현지와 피아니스트 이학미의 앙상블 무대가 장식한다. 카사도의 `첼로 무반주 조곡`중 3악장과 라흐마니노프의 `첼로 소나타 사단조 op.19`중 3악장을 연주한다. 이 곡은 최면적이며, 느린 악장으로 장조와 단조를 넘나들면서 듣는 이를 황홀경에 빠뜨리는 곡으로 유명하다. 이어 19세기 프랑스 오페라를 주도한 작곡가 쥘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을 들려준다. 오페라`타이스`에서 이교도의 여사제 타이스가 기독교로 개종할 것인지, 기독교의 수도승 아타나엘의 사랑을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고민하는 장면에서 나오는 곡으로, 풍부한 멜로디와 우아한 아리아의 선율이 감동을 전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0

봄이 오는歌

대구시립국악단(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유경조)은 제179회 정기연주회` 봄이 오는 가(歌)`를 오는 4월 7일오후 7시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 무대에 올린다. 이번 연주회는 대구시무형문화재 제7호 공산농요의 향토색 짙은 무대와 김일구 명인의`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 지역을 대표하는 가야금 연주가 최문진 교수의 협주곡 `춘설` 등 굵직한 무대로 꾸며진다.첫 무대는 `춘무`로 국악관현악과 창작 한국무용으로 시청각적으로 아름다운 무대를 선사한다. 박범훈 작곡의 국악관현악`춘무`는 자연의 정경을 관현악을 통해 음화적으로 그린 곡으로, 자연의 생명력을 찬미하는 곡이다. 여기에 약동하는 봄을 표현한 한국무용(안무 채한숙)을 곁들여 관현악과 무용의 화려하고 충만한 무대를 감상할 수 있다.이어 최문진 영남대 교수의 가야금협주곡`춘설`(작곡 황병기·편곡 김희조)이 펼쳐진다.`춘설`은 17현 가야금을 위한 곡으로 고요한 아침, 평화롭게, 신비롭게, 익살스럽게, 신명나게의 5개의 악장으로 구성돼 있는데, 관현악과의 협주곡으로 만들어져 더욱 풍성한 봄을 표현한다. 협연에 나선 최문진 교수는 활발한 연주활동과 더불어 후학 양성에 힘쓰는 지역의 대표적 국악인이다.세 번째 곡은 서울시 지하철의 환승 음악으로 유명한 창작국악 `얼씨구야`(작곡 김백찬)다. `얼씨구야`는 장구의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대금과 해금이 선율을 연주하고, 가야금이 반주를 하는 흥겨운 국악곡이다. 본래는 연주용이 아닌 국립국악원의 `생활음악 시리즈`의 하나로 창작된 벨소리용 음악이었으나, 후에 작곡자가 관현악 연주곡으로 편곡했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희망찬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어 김일구 명인(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적벽가 준보유자)의 `김일구류 아쟁산조 협주곡`(편곡 박범훈)을 연주한다. 김일구류 아쟁산조의 특징은 소리적 요소와 각기 다른 현악기의 특징들을 아쟁산조 안에 담아 변화무쌍한 음색의 조화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선율로 짜여져 있다는 점이다. 이번 연주회에서는 국악인생 70여년의 김일구 명창의 연주를 직접 감상할 수 있어 그 감동이 더욱 클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 무대는 공산농요와 국악관현악 `팔공산`(편곡 이정호)으로 공산농요보존회(대표 송문창)가 출연하며, 관현악과의 조화를 이룬 최초의 무대를 선사한다. 공산농요는 우리 시가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대구시 무형문화재 제7호로, 일노래의 민요권에서 전승의 중심에 놓여 있는 농요이며, 경상도를 본고장으로 한 대표적인 노동요이다.대구시립국악단 유경조 상임지휘자는 “우리 대구 시민들이 지키고 보존해야 할 대구시무형문화재 공산농요와 명인들의 깊이 있는 연주가 더해진 의미 있는 무대가 될 것” 이라며 “전통예술의 우수성은 물론 지역의 예술적 자부심까지 느끼고 돌아가시는 무대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문의 대구문화예술회관 단체운영팀(053-606-6193)./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16-03-30

부활한 천년고궁 신비 `미리 보다`

이번 달 `문화가 있는 날`엔 어디로 가면 좋을까.문화체육관광부가 문화융성정책의 일환으로 매월 마지막 수요일로 이날을 정해놓은 만큼 전국 곳곳엔 삶의 활력소가 될 `행복한 행사`들이 즐비하다.이중 신라왕경 복원 사업의 핵심 유적인 경주 월성의 발굴 조사 현장을 찾아가 보자.앞으로 10년 후면 신라 천년의 역사적 숨결과 한국 문화의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세계적인 고대 도시 경주에서 펼쳐질 고대 역사와 문화의 화려한 부활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기쁨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오는 30일 `문화가 있는 날`과 연계해 월성의 발굴조사 현장을 일반에 개방하는 현장개방 행사를 마련한다.이번 행사는 국민들이 그동안 접근하기 힘들었던 발굴현장을 직접 거닐며 조사원들이 들려주는 생생한 현장설명을 듣고 유물을 만져 보는 체험을 통해 월성 발굴조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높이고자 마련됐다.개방행사 주제인`천 년 궁성, 월성을 걷다`는 세 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흙을 걷어내어 월성의 유구(遺構)와 유물을 드러내다`라는 의미로 발굴과정을 뜻한다. 둘째 △`천 년의 시간의 더께를 걷어내다` 라는 의미로 월성의 역사적인 변천과정을 밝혀냄을 뜻한다. 마지막으로는 △`두 발로 월성을 걷다` 라는 의미로 실제 월성을 걸으면서 월성의 역사, 가치 등을 음미함을 뜻한다.이상의 세 가지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아 국민들에게 월성 발굴조사의 의의와 가치 등을 전달할 이날 행사는 △월성 함께 걷기 △발굴조사 체험 △월성 퀴즈 맞히기 △기념사진 촬영 등의 프로그램으로 꾸며지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진행된다.신라왕경 복원 사업은 왕궁인 월성 복원과 황룡사 복원, 그리고 동궁과 월지 복원·정비, 월정교 복원, 쪽샘지구 발굴·정비 등 모두 8개 부문에 이르는 대규모 국책사업으로 2025년까지 9천45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이뤄지고 있다.문화재청, 경북도, 경주시가 함께 추진 중인`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세부과제 중 하나이며, 대통령 공약사항인 경주 역사문화 창조도시 조성의 이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사적 제16호인 월성(月城)은 신라 제5대 파사왕 22년(101년) 신라 5대 파사왕(婆娑王)이 처음 축성한 이래 왕이 거처했던 궁성으로 신라가 멸망한 935년까지 궁성 역할을 했던 신라 왕경의 핵심유적이다.경주시는 올해엔 970억원을 들여 왕경의 해자와 해자와 문루 복원 등에 속도를 내기로 2017년이면 핵심유적 복원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측은 새롭게 마련한 이번 현장개방 행사가 신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월성을 중심으로 발굴조사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일반 국민과 그 과정을 공유해 다 함께 문화유산을 함께 지켜나가는 모범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했다.이번 경주 월성 현장 개방행사는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국민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행사 당일 석빙고 앞 월성 발굴조사 현장에서 신청을 받아 진행한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신라월성학술조사단(054-777-6390)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3-29

젊음·열정·그리고 하모니

싱그러운 4월의 첫날, 대학생들의 젊은 열기가 가득한 합창제`상상음악회`사진가 열린다. 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상상음악회`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학생들을 위해 준비한 2016년 첫 오페라 아카데미 프로그램이자 KTG대구본부와 손잡고 마련한 합창클래스`상상하모니합창단`의 수료음악회다. 올해로 두 번째 무대를 준비하고 있는 상상음악회는 지난해 3월 제1회 공연 당시 대구 뿐 아니라 부산지역 대학생 합창 동아리를 초청, 다양한 곡들을 선보이며 합창에 대한 젊은 대학생들의 뜨거운 열기를 증명한 바 있다. 올해 제2회 상상음악회는 상상하모니합창단을 중심으로 지난해 함께했던 부산상상univ.합창단과 지역의 경북대, 영남대 아마추어 합창동아리는 물론 대구교육대의 합창동아리까지 추가로 초청해 규모면에서 더욱 풍성해졌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국토방위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제50사단의 공병대대합창단이 참가해 공연을 더욱 빛내줄 예정이다. 프로그램은 가요와 영화음악, 팝 등 다양한 곡들을 합창으로 편곡해 약 80분 정도로 구성했다.대구오페라하우스 김아미 공연사업팀장은 “국내에서 대표적인 메세나 기업 KTG와 문화공헌 차원의 의미 있는 사업을 지속 추진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향후에도 적극 교류를 통해 클래식의 저변확대 및 지역 내 문화 향유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KTG대구본부의 김미진 상상팀장은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아마추어인 대학생들이 꿈의 무대에 오를 수 있도록 상상을 실현해 준 대구오페라하우스에 감사하다”며 “앞으로도 지역 대학생의 꿈과 끼를 응원하며 그들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전석 무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특별히 문화소외계층과 군 장병들을 초청한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기타 문의는 대구오페라하우스 공연사업팀(053-666-6042)으로 하면 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3-29

매화의 현대적 재해석

중진 한국화가인 이원동 작가 개인전이 29일부터 내달 3일까지 대구 수성아트피아 전시실 전관에서 열린다.새 봄을 맞아 매화를 소재로 한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예로부터 문인화의 소재로 널리 알려진 매란국죽 사군자 중 매화는 단연 으뜸이었다. 조선시대 선비들의 기개를 상징하는 문인화로 사의성을 담은 화풍으로 발전해 왔다. 이는 고고한 매화의 상징적 의미를 통해 군자의 덕과 절개를 지향하는 선비들의 올곧은 마음을 담아내려는 정신적 수단으로 삼았던 탓이다.그러나 이원동은 이 같은 종래의 선비정신을 답습해온 여느 작가들의 기법과는 달리 그러한 전통에 자신만의 개성을 살려 현대적으로 계승·발전시키는 작업을 선보여 왔다.그는 매화를 그리면서 크게 두 가지의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 하나는 기법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였고, 나머지 하나는 터득한 기법을 통해 마음에 품은 뜻 즉`의(意)`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작가가 매년 전시를 준비할 때마다 늘 새로운 기법을 시도하고 탐구해온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도 한지를 죽처럼 묽게 풀어 입체감 있게 부조로 형태를 잡고 그 위에 석채를 올려 새로운 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는 직접 강가에 흩어진 돌을 줍고 이를 절구통에 빻아 가루로 만든 뒤 아교에 섞어 안료로 활용하고 있다. 그 덕에 그림은 자연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지니고 있다.부조기법이란 2차원의 평면에서 사용하는 반입체적인 표현 방법으로 평면적인 요소와 입체적인 요소가 함께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부조는 흔히 조각에서 사용하는 표현 형식의 하나로 형태가 평평한 맨바닥에서 도드라지게 튀어 나온 작품의 상징이다. 이원동의 작업과정은 표면과 표면으로부터 돌출된 면과의 조화에 의해 형성된 부조의 형태를 기본구조로 취하고 있다. 부조로 형성된 공간은 우주질서의 원칙에 따라 생성·소멸하는 자연을 내면적 생명력의 움직임으로 포용하는 대지와 같은 무한성이 있어 그의 매화 그림 속 유기적 형상들은 뚜렷한 대상으로부터 얻어지는 물질과는 상반된 동양철학적 내면세계에서의 떨림과도 같은 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이 작가의 작품이 여느 문인화가들과 차별성을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사물을 그리는 방법론과 사의적인 측면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중요시했다는 점이다. 곧 그는`意`를 통해 시도하는 양식적 실험과 형상을 초월한 필묵의 운용으로 속되지 않은 맑고 청아한 기운을 표현하려는데 있다.이원동의 매화도는 일관된 테마를 유지하되 조형적인 면에서 이렇듯 지속적인 변화를 쉴새없이 시도하고 있다. 중심 테마의 촉매로 작용해 온 매화의 형상은 점차 자연스런 배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구성하고 생성·소멸의 원천인 음양화합의 질서를 대비하면서 특유의 조형적 필세와 역동성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다.이 작가는 김천 출신으로 동국대, 계명대 대학원을 졸업했고 대한민국미술대전 대상을 받은 바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1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