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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서 현대음악 실험 공연 ‘프렉티스 : 사운드 엔텔레키’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참여

국내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대음악 실험 공연이 포항에서 선보인다.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는 6일 오후 7시 구 수협냉동창고(포항시 선착로 78)에서 오디오비주얼 라이브 공연인 ‘프렉티스 : 사운드 엔텔레키(PRECTXE : Sound Entelechy)’를 개최한다.이번 공연은 ‘영일만 아트앤테크 문화클러스터’조성을 목표로 하는 문화도시 포항의 국내외 융복합 예술교류 프로젝트로, 캐나다 몬트리올, 오스트리아 빈, 그리고 대한민국 서울의 융복합 장르 아티스트들이 독창적이고 풍부한 오디오비주얼 라이브 퍼포먼스를 선사한다.미디어 아트와 오디오비주얼 분야에서 독특한 자신의 개성과 악기 및 오브제에 대한 독창적인 해석과 예술적 실현 능력에 바탕을 둔 젊고 뛰어난 아티스트들이 참여한다.작곡가, 멀티인스트루멘탈리스트, 공연예술가를 넘나드는 캐나다 몬트리올 기반의 미디어 아티스트 알렉시스 랑즈방-테트로는 유럽에서 큰 각광을 받았던 ‘팔레즈(Falaises)’의 동료 아티스트 기욤 코테와 함께 만든 2023년 신작 프로젝트 ‘오베(Aubes·새벽을 빛과 어둠, 사운드와 비주얼의 팔레트로 표현한 공연)’를 한국에서 처음 선보인다.사운드 아티스트 기욤 코테는 콘크리트 뮤직, 사운드 합성 및 보컬 재료를 혼합해 퀘벡의 영토적, 언어적, 사회적 역학을 탐구한다. 혁신적인 프로젝트의 공동 창설자로 유명한 그는 캐나다 퀘백을 비롯한 북미에서 북미에서 오디오 및 전자 예술 연구 분야의 혁신 역할을 해오고 있다.‘모노컬러(본명 Marian Essl)’는 오스트리아 빈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지털 미디어 오디오비주얼 아티스트로 이번 공연에서는 특유의 흑백 컬러로 압도적인 시청각을 뿜어내는 오디오비주얼 라이브, ‘굴절률’을 뜻하는 2023년 신작 ‘Refractive Index’를 선보인다.황선정은 대한민국 서울 기반의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로 A/V 퍼포머, 음악 프로듀서, 듀오 oOps.50656(유기적 오퍼레이터)의 리더로 최신작 ‘We Are Polyphonic Bodies’ 라이브를 선사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2-05

대구 출신 근대 최초 연극연출가 ‘홍해성의 연극 세계’세미나 개최

대구 출신으로 근대연극 연출의 선구자 홍해성을 연구하는 세미나가 66주기를 기념하며 6일 대구예술발전소 수창홀에서 개최된다.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주최하는 ‘2023 문화 인물 발굴·현창사업’의 하나로 한국극작가협회(이사장 안희철)가 주관한다.  이번 홍해성 연구 세미나를 위해 연극계의 대표적인 평론가와 교수, 작가들이 모인다. 대경대 김건표 교수(연극영화과·연극평론가) 사회로 진행되는 세미나는 ‘신문 기사 속 홍해성의 연극 세계’를 조망하며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홍해성 연출에 관련된 신문 아카이빙을 토대로 이은경 한국연극평론가협회장이 연구와 자료조사를 맡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우수진 교수(연극학과)가 ‘홍해성, 그 삶과 연극의 궤적, 연극사적 위상’으로 발제자로 나서고 배선애 연극평론가(성균관대)가 토론을 이끈다.  우수진 교수는 “홍해성은 일본 쓰키지 소극장에서 경험했던 서구적인 배우훈련 시스템과 연출 미학 등을 한국 연극계에서 실험하면서 배우와 관객들 모두에게 경험시켜준 근대적인 연출가였다”고 평가했다. 이은경 평론가는 “홍해성을 키워드로 한 400여 편의 기사 내용을 전수조사해 5개의 주제로 분류한 이번 자료집 발간과 세미나는 홍해성 연구의 연극사적 균형을 맞출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홍해성의 본명은 홍주식(洪柱植, 1893~1957)으로 대구 남산동에서 태어나 동경 유학 중 축지 소극장에서 근대극을 익히며 연기와 연출 경험을 쌓았다.  윤백남, 유치진 등 동경 유학생들의 서구 근대극 연구단체인 극예술협회 멤버로 활동했으며 1935년도부터 한국 최초의 연극전용 극장인 ‘동양극장’의 연출가로 400여 편을 연출했다.  대경대 김건표 교수는 “이번 연구 세미나와 자료집 발간을 계기로 지역의 대표적인 예술가이자 근대연극연출가인 홍해성 선생의 관련된 연구와 연극상을 지속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며 “대명동 공연 거리를 중심으로 홍해성 선생이 연출한 작품 벽화 골목 조성과‘대구 홍해성 소극장’과 아카이빙 자료관을 대구시와 대구문화예술진흥원이 검토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3-12-05

“눈 감으면 보이는, 마음으로 읽히는 것들”

“‘글을 쓰고 있다면 누구든 작가다.’지난한 습작시절 위안 삼은 문구입니다. 말 대로라면 아주 오래전부터 저는 작가였는지 모릅니다. 여전히 아끼는 문장이지만 무서운 말이기도 합니다. 쓰고 있지 않으면 작가가 아니라는 뚯이니까요.”지금 이 순간에도 ‘꿈을 이루기에 너무 늦은 나이란 없다’는 괴테의 말을 되뇌며 여전히 미완성인 자신의 꿈을 응원하는 이들이 많을 테다. 꿈과 목표만 있다면 언젠가 꼭 이뤄진다는 명징한 진리 앞에 우리는 마음을 베일 때가 많다. 하지만 무수한 좌절에도 포기하지 않고 어릴 적 꿈을 이뤄낸 이가 있다. 첫 동화집 ‘인형병원’사진 출간을 앞 둔 전은주 작가다. -원래 꿈이 작가였나?△그렇다. 탁월하게 잘 하는 게 없었다. 특히 몸으로 하는 것은 다 젬병이었다. 못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기는 어렵다.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는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좋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백일장에서 상을 받았다. 그때부터 꿈이 작가였던 것 같다. 이런 저런 이유로 작가가 되지 못했다. 글을 쓰고 있을 때도, 쓰지 않고 있을 때도 막연하게 작가의 세계를 동경했다. 포항이라는 낯선 곳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도서관을 풀 방구리에 쥐 드나들 듯했다. 도서관에서 어린 딸이 물었다. “엄마 꿈은 뭐야?” “작가” 딸은 잊을 만하면 묻고 또 물었다. 잠재되어 있던 꿈, 나도 모르게 불쑥 나온 그 말을 책임져야했다. 그래서 동화작가가 되었다.-첫 동화집 출간을 앞두고 있다는데△월간문학 동화부문 신인상, 경상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 당선되면서 작가가 되었다. 글밭이 탄탄해지기도 전에 쓰게 된 등단이라는 티아라는 너무 버겁고 무거웠다. 게다가 코로나로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더 깊은 동굴을 팠다. 내적으로 그늘이 지면 외적인 어려움도 함께 따라오는 법. 거센 파도를 피하고 나니 더 큰 파도가 덮치는 격이었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먹구름이 걷힐 때 보면 하늘 한 쪽이 밝아지는가 싶다가 금세 온 하늘이 환해진다. 내게도 그랬다. 오랜만에 일 때문에 만난 나의 첫 글선생님이 이야기 끝에 문득 생각났다는 듯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에 신청해 보라고 했다. 그 버겁고 무거웠던 ‘신춘문예 등단’이라는 티아라가 많고 많은 지원 조건 중에 유일했다. 문화재단에서 손을 잡아주었다. 그래서 첫 동화집을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인형 병원’이라는 동화집이 궁금하다.△노트북에 작품 파일이 늘어날수록 갑갑했다. 포항문화재단에서 작품 파일을 정리할 기회를 줬다, 우선 따뜻한 이야기들을 골라 세상에 내놓기로 했다. 등단작을 포함해 6편의 동화가 수록되었다. 문화재단의 신청서에는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이라는 가제를 달았는데 이번 동화집에는 진짜 눈을 감으면 보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마음으로 읽히는 것들 말이다. 전은주 동화작가 -동화집에 수록된 작품에 대해 좀 더 이야기 하면.△세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의자’는 어쩔 수 없이 폐지 모으는 일을 하게 된 할머니와 손자가 어려움을 씩씩하게 헤쳐 나가는 이야기다. ‘인형병원’은 오랫동안 인형 수선을 해 온 할머니와 추억이 담긴 인형을 들고 오는 손님들과의 이야기다. ‘김명작, 우리 아빠’는 할머니가 사셨던 시골집에 들어와 살게 된 가족의 이야기다. 아빠는 다락방에서 어릴 적 꿈인 글쓰기를 시도하고…. 다락방의 주인 행세를 하던 동화 속 주인공들과 아이가 아빠에게 글쓰기 비법을 알려주는 이야기다. ‘할머니의 꽃시절’은 치매를 앓는 할머니가 기관사였던 할아버지를 마중하러 역으로 나가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는 이야기다. 그 외에도 ‘지우개와 빨간 펜’‘오어지의 봄’ 이 있다.-이야기를 들어보니 작품 속에 유난히 할아버지, 할머니가 많이 등장한다.△맞다. 할머니와 함께 살았다. 할머니로 대표되는 따뜻함이 그리워서 그럴 수도 있다. 그 따뜻함 이면에는 노년에 직면한 경제적, 정신적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내 부모가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는 모습을 보면서 후자에 마음이 더 간다. 어려운 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오랜 공부 끝에 이룬 교수직을 버리고 의사가 되겠다고 떠난 젊은 연구자가 있다. 나의 첫 교수님이었다. 스무 살, 어린 나에게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거룩한 결심을 하게 된 것이 불편한 몸으로 비를 맞으며 폐지를 실은 리어카를 힘겹게 끌고 가는 어르신을 보고서도 별 도움을 줄 수 없었던 자신을 돌아보고 나서라 했다. 어려움에 처한 어르신들을 뵈면 교수님의 얼굴도 성함도 생각나지 않지만 그날의 분위기는 오롯이 떠올라 오래 지켜보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글로 응원하는 것. 그래서인지 내 글에는 유독 힘겨운 이들이 많이 등장한다.-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은.△작가가 되는 꿈은 이미 이루었다.‘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작가’가 되고 싶은 새로운 꿈이 생겼다. 아이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는 걸 증명했으니 새 꿈도 보기좋게 이뤄내겠다. 아이들과 읽고 쓰면서 책 속에서 오래오래 놀겠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2-04

시민과 함께한 ‘문화도시경주 성과 전시’

(재)경주문화재단 문화도시사업단은 경주문화관1918(구 경주역) 복합문화공간과 문화창작소 복도에서 그동안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 온 2023 문화도시경주 성과전시 ‘출발역:문화도시경주’를 진행한다. ‘출발역:문화도시경주’는 5일 오후 2시 오픈식을 시작으로 오는 22일까지 전시를 운영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롭게’, ‘즐겁게’, ‘다함께’라는 핵심가치 아래 진행했던 라운드테이블 ‘라테는 말이야’, 시민제안프로젝트 ‘너도나도 프로듀서’, 융·복합 문화예술창작지원 ‘가치해보꾜’, 마을문화거점공간 ‘경주문화다움’등 총 4개 분야 24개 사업 과정과 성과를 나누기 위해 준비했다.오랜 시간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깃든 옛 경주역(驛)사를 문화복합 공간으로 탈바꿈한 경주문화관1918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기차역에 열차가 도착하고 다시 출발하듯이 ‘문화도시 경주’가 정착하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경주’로 나아가기 위해 출발을 앞둔 상황을 내포하고 있다. 전시가 시작되는 공간은 가장 많은 사람이 오가며 모여드는 자리인 대합실이다. 대합실에서부터 시작되는 전시는 1호차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도시 △문화를 누리는 도시 △문화가 산업이 되는 도시 △문화유산이 미래가 되는 도시 △경주문화관1918 문화창작소로 5호차까지 이어진다.‘황촌문화다움’에서 진행됐던 가치가 샘솟는 ‘문화우물’ 프로그램이 전시가 진행되는 매주 토요일(9, 16일) 문화창작소에서 진행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2-03

‘포항의 랜드마크, 예술로 꿈틀대다’ 展

포항 꿈틀로작가연합회(회장 최수정)는 4일부터 9일까지 포항 문화예술팩토리 4층 아트갤러리에서 일곱 번째 연합전을 개최한다.이번 전시에는 포항에 있는 상징물과 랜드마크를 소재로 다양한 시각예술 작품을 선보인다.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과 포항 시민들에게 포항의 상징물로 작품이 탄생하는 과정과 결과를 보여줌으로써 지역의 문화와 관광의 활력을 마련하고자 준비된 전시다. 포항을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포항의 정체성을 재해석하는 예술작품을 통해 포항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시민들에게는 포항에 살고 있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마련했다.회화, 설치, 공예 등 다양한 예술 장르의 작품으로 총 23점으로 전시되며 참여작가는 권미분, 김미숙, 김희욱, 노영이, 박수철, 배정선, 서종숙, 안성용, 오연록, 윤승빈, 윤정운, 이귀정, 이영식, 이진희, 이철우, 임향순, 장현애, 조영미, 최병인, 최상석, 최수정, 하은희, 허용호, 박기영 등 총 24명이다. 최수정 꿈틀로작가연합회장은 “포항 문화의 중심지라고 할 수 있는 구 아카데미극장 일대에 입주해 있는 꿈틀로작가연합회는 포항시의 적극적인 지원과 작가님들의 열정으로 포항의 구도심 활성화와 문화예술의 저변 확대를 위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포항 시민들이 포항을 다시 한 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꿈틀로작가연합회는 꿈틀로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로 2016년 창립됐으며 꿈틀로가 포항문화예술창작지구로서 차별화된 예술체험거리로 포항의 예술 랜드마크가 되길 바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경북문화재단 지역문화예술육성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번 전시는 4일 저녁 6시 전시 공간에서 오프닝이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2-03

‘천년의 문을 열다’시공을 넘은 공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있죠. 불국사 대웅전, 감은사지 삼층석탑, 첨성대…작품 속 우리 문화재들이 지닌 오랜 역사성을 새롭게 느끼면서, 많은 분이 공간과 시간을 함께했으면 합니다”포항에서 활동하는 허미숙 사진작가 첫 개인전 ‘천년의 문을 열다’가 지난 2일부터 오는 7일까지 포항 호텔 영일대 갤러리웰에서 열리고 있다.허 작가는 “흘러간 시간 속에 남겨진, 혹은 잊힌, 우리 지난 삶의 흔적들을 찾아가는 일은 나를 발견하는 수단이며 함께 하는 동반자”라면서 그만의 독특한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인다.작가는 자신만의 자아를 찾고 사진에 대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하기 위해 10여 년의 시간을 피사체에 대한 관찰과 사색을 통해 문화재라는 대상을 찾아냈다. 허 작가는 “인문학을 공부하면서 우리 역사에 관심을 두었다. 계절을 따라 카메라를 들고 줄곧 달린 20여 년, 강산이 두 번 바뀐 시간”이라며 “쉼 없이 이어온 답사 걸음은 전국 방방곡곡 우리의 문화재 유적지가 있는 곳이면 걸음 하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다. 과거로의 여행은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에 그 사명에 과거와 현재가 어울려 역사가 되고 그 역사를 딛고 미래로 다가올 유적들을 찾아가서 만나면 정성을 다해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다”고 전했다.이어 “돌덩어리로 만들어진 탑이나 비석, 사찰들의 공간성, 시간성, 추상성, 회화성을 유적이라는 존재적 가치에 심미적 감성을 더불어 나타내고자 했다”며 “사진이 하는 가장 유용한 기능을 책임감 있게 다하는 작업을 통해 예술적 가치를 높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작가는 전시하고 있는 흑백 사진 33점을 통해서 시간이 갈수록 퇴락하고 손상돼 가는 한국의 미를 인식의 거울에 비추듯 존재 가치를 나타내고자 했다.허미숙 작가는 “남겨진 유물들이 하고 싶은 이야기, 그들의 소리 없는 함성을 앵글에 담는 것은 왜곡될 수 없는 진실을 전달하는 일이기에 그 의미는 참으로 크다고 할 수 있다”며 “지난 세월 그대로 사진으로 남기는 일, 오늘도 해야 하는 일, 천년의 문 안으로 들어가는 일은 끊임없이 지속되어야 함을 말하고 싶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2-03

“한민족을 부흥·재건의 길로 이끄는 타당한 인식이 필요한 시점”

‘한국인은 누구이고, 한국의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역사가 윤명철 동국대 명예교수의 ‘윤명철의 한국, 한국인-대륙과 바다에서 찾은 우리 역사’(수동예림)가 출간됐다.대한해협과 황해 뗏목 탐사, 유라시아 대륙 횡단 등으로 ‘탐험하는 역사학자’라고 평가받는 저자는 “한반도에 갇힌 세계관과 성격, 체제, 문화 등을 벗어나 한민족을 부흥과 재건의 길로 이끄는 타당한 인식과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저자는 한민족을 부흥과 재건의 길로 이끌기 위한 인식과 방법론을 중시한다. 이를 위해 한민족의 문화·생물학적 특성과 인간적인 성격 등 정체성을 규명하는 내용을 앞세운다.저자는 한국인의 정체성의 원형을 몇 가지로 유형화시켰다.첫째, 이상향을 추구하고, 실천하는 강한 목적의식이다. 우리 터는 심각한 자연재해가 없고, 기후가 온화하며, 사계절이 분명해서 식물성장과 동물들의 안주에 바람직한 생태 환경이다. 외적이 대규모로 침입하기 힘든 지리와 쉽게 점령할 수 없는 지형을 갖춘 탁월한 지정학적 환경이다. 단 한 번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했을 뿐이다.두 번째는 탐험 정신과 역동성 등이 필요하다. 동쪽 이상향의 정보를 획득한 일부 사람들은 고향을 떠나 유라시아 대륙의 초원, 사막, 대삼림, 강과 바다를 건너 8개 이상의 길을 이용해 수세대 동안 이동했다. 그 과정에서 불가능한 도전을 성취한 탐험정신은 ‘흥’, ‘신바람’, ‘풍류’등으로 개회됐고, 극한 상황을 참고 돌파하는 집요함과 용기는 ‘은근과 ‘끈기’로 변형됐다.셋째는 조화를 지향하고 공생을 지향하는 정신이다. 일본인들은 당쟁 등을 침소봉대해 ‘당파성’을 타고난 민족성이란 궤변을 만들었고, 우리는 그 영향을 받았다고 본다. 실제 민족 내부에 분열과 전쟁이 발생했지만 원형은 통일지향적이었고, 모든 일을 조화와 협력의 관점에서 보는 문화였다. 생활 조건이 좋아 부유한 편이었고, 고립되지 않으면서도 아담한 자연환경은 너그러운 인성과 구성원들 간의 갈등이 아닌 공존과 상생을 하기 적합했다. 단군신화가 표방한 ‘3의 논리’, ‘홍익인간’, ‘풍류’, 원효의 ‘화쟁(和爭)사상’ 등은 조화의 논리이며 공생의 정신이다. 이어 고구려의 해양 활동을 이용한 등거리 외교, 백제의 일본 열도 진출, 신라의 유라시아와의 교류, 발해인들의 모피 무역, 고려의 무역망과 해군력 등을 소개하고 조선 근대 이후 민족성을 재조명한다.신석기 시대 한민족과 혈연, 언어, 문화적으로 긴밀하게 연관된 유라시아의 모습을 지역별로 살펴보고 미래의 지정·지경학적 가치도 논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30

소외 당한 모든 이의 목소리를 되살리며… 2023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대표작

2023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욘 포세의 대표작 ‘멜랑콜리아 I-II(Melanc holia I-II)’가 노르웨이 뉘노르스크어 원전 번역을 통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으로 출간됐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상연되는 현대 희곡 작가이자 실험적이고 정교한 시적 언어(어린 시절,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노랫말을 짓던 추억이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를 구사하는 산문 작가인 욘 포세는 노르웨이와 북유럽을 넘어 이미 세계 문학의 거장으로서 자리매김했다.스웨덴 한림원의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에서 엿볼 수 있듯이, 욘 포세는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목소리를 부여”하는 주제 의식을 바탕으로 일상적 세월 속에 자리한 이름 없는 존재들, 생과 사의 간극에서 잊히고 스러져 간 이들의 희미한 궤적을 되살리는 데에 매진해 왔다. 그중 ‘멜랑콜리아 I-II’는 욘 포세의 수많은 작품 중에서도 특히나 독특한 위상을 지닌 작품이다. 보통 욘 포세가 조형해 낸 인물들은 마땅한 이름도, 유별난 개성도 없이 범상한 상황 속에서 갈등을 겪으며 삶이라는 부조리를 의연하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멜랑콜리아 I-II’에서 작가는 19세기 말에 실존한 노르웨이의 풍경화가 라스 헤르테르비그(1830~1902)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며 역사와 소설적 상상력을 가로지르는 전혀 새로운 의식의 흐름 기법을 선보인다. 게다가 더욱 과감하게 신경 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리는 라스 헤르테르비그(멜랑콜리아 I)와 (먼 세월을 뛰어넘어) 치매에 걸린 화가의 누이 올리네(멜랑콜리아 II)를 통해 서술되는 하루하루의 사건, 착란, 번민, 고뇌, 기억의 편린들은 소외당한 모든 이들(살아생전 주목받지 못한 예술가와 그 어디에도 기록되지 못한 여성, 우울증과 치매에 고통받는 두 화자)의 목소리를 되살리며 인간 조건의 심오한 깊이와 욘 포세의 매혹적인 작품 세계를, 더불어 어둠을 가르는 눈부신 섬광을 유감없이 보여준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30

한 권으로 읽는 제2차 세계대전 해양 전쟁

신간 ‘대해전, 최강국의 탄생’(한경BP)은 세계적인 역사학자이자 ‘역사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울프슨상을 수상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강대국의 흥망’ 저자인 폴 케네디(78)가 자신의 역량을 총동원해 써낸 해양 패권 흥망의 세계사다. 책은 바다에서 펼쳐지는 제2차 세계대전사로, 6대 해군 강국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승리를 위해 어떻게 움직였고, 그 균형추가 어떻게 이동했는지를 추적하며, 바다에서 벌인 전투와 군사 활동, 수송 선단과 상륙작전 등을 매우 상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철저한 고증을 바탕으로 실제 여러 군함과 해양 전쟁의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들을 남긴, 미국의 대표적인 해양 화가 이언 마셜의 아름다운 삽화 53점이 함께 수록돼있는 것도 매우 기념할 만하다.1939년 이전에 상당한 해군력을 보유한 주요 국가는 영국, 미국, 프랑스(연합군), 일본, 이탈리아, 독일(추축국) 6개국이었다. 영국 해군은 세계 최강이었지만 미국 해군을 약간 앞섰을 뿐이었고, 일본과 이탈리아와 독일, 이 세 해군은 바다의 현상을 뒤바꾸려는 미래의 도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1939년 9월에 발발한 유럽 전쟁은 영국과 프랑스 해군이 독일 해군을 압도한 까닭에 제한적인 전쟁이었다. 히틀러가 북서 유럽 전역을 정복한 이후로 해군력의 균형이 바뀌었으나, 영국 해군은 고군분투하며 바다에서 이탈리아와 독일의 합동 공격을 막아냈다. 그 뒤 일본이 태평양에서 미국과 영국 기지를 공격하면서 해군력의 균형에 훨씬 더 극적인 변화가 닥쳤고, 그로 말미암아 진정한 세계 전쟁이 시작된 것이다.역사적으로 제2차 세계대전을 요약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연합국에 최종적인 승리를 안겨준 열쇠는 간단히 정리될 수 있다. 미국과 대영제국이 전투원과 군수품을 두 대양의 건너편으로 끝없이 실어 나른 덕분에 연합군이 이탈리아와 독일과 일본을 분쇄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해군력과 생산성 혁명이라는 두 요소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모든 경쟁국을 위축시킬 정도로 활황을 맞은 미국 경제 덕분에 연합국의 해군력 우위는 보장된 것이었다.이 책은 해전의 승리가 연합군의 승리로 이어진 단계들을 찾아내고, 그 단계들 사이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추적하면서 우리가 몰랐던 전쟁의 이면들을 파헤친다. 저자는 해군의 군사적 작전만이 아니라 교역과 외교, 재정 정책 및 혁신적 과학기술까지 언급하면서 해양패권과 전쟁의 승리로 이어진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나간다. 결국 1945년 바다에서의 승리가 확정된 이후 제2차 세계대전의 명백한 승전국은 미국이었고, 그것이 새로운 세계 질서 개편의 시작이었다.이로써 저자는 1936~1946년까지 10년 사이에 세계무대에서 활약해오던 해군 강대국들의 전략적 풍경이 다음의 4가지 관점에서 완전히 달라졌음을 짚어낸다. 첫째, 이탈리아, 독일, 일본, 프랑스의 해군이 소멸되며 유지돼오던 다국적 균형이 사라졌고, 둘째, 대포를 장착한 군함(수상함)의 시대가 끝났다. 셋째, 원자폭탄이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군의 효용성과 역할에 의문이 던져졌고, 넷째, 미국이 강력한 경제력과 군사력으로 세계 바다를 지배하는 새롭게 개편된 국제 질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다.폴 케네디는 연대기적 구성을 취하면서도 역사적 사실을 나열하고 설명하는 식에서 벗어나 다각도의 관점들을 탁월하게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먼저 1장에서는 본론에 들어가기 전 당시 세계정세의 흐름에 대해 전체적인 개괄을 훑는다. 2장에서는 1939년 이전의 군함과 해군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전체 스토리의 관문을 열고, 3장에서는 해군력에서 중요한 지리적 조건과 경제력이라는 두 가지 요건에 대해 다룬다. 4~6장에서는 1939~1942년 전환점에 이르기 직전까지의 본격적인 해전을 다룬다. 이 부분은 가장 중요한 ‘사건의 역사’에 해당한다. 그리고 7~8장에서 승패가 결정된 1943년의 극적인 해전과 심층적 분석을 이어가고, 그 뒤 9~10장에서 다시 1944~1945년 사이에 벌어진 마지막 해전 이야기와 함께 영미 해군력이 어떻게 변모됐는가를 자세히 분석한다. 끝으로 11장에서는 최종적인 결산을 통해 대해전이 세계사 전개에 어떠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알아본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30

조계종 "자승스님 소신공양"으로 판단

대한불교조계종이 29일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입적한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놨다.  30일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자승스님은 전날 오후 6시 50분 경기 안성시 소재 칠장사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법랍 51년 세수 69세로 입적했다. 조계종은 “자승스님은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겼다”고 전하고 친필을 공개했다. 조계종은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서울 종로구 소재 총본산인 조계사에 분향소를 마련해 다음 달 3일까지 자승스님의 장례를 종단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결식은 장례 마지막 날인 3일 오전 10시에 예정돼 있다. 다비장은 자승스님의 소속 본사인 용주사 연화대에서 행한다. 한편 자승스님의 차량에서는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는, 칠장사 주지스님을 향해 쓴 것으로 보이는 메모 등이 발견됐다. / 윤희정 기자

2023-11-30

안성 칠장사 화재로 전 총무원장 자승 스님 입적

29일 오후 6시 50분께 안성 칠장사 요사채에서 불이 나 조계종 총무원장을 역임한 봉은사 회주인 자승 스님(70ㆍ상월선원 회주·법람 44년)이 입적한 채로 발견됐다. 요사채는 스님들이 거처하는 처소이다. 불은 3시간여 만인 9시40분께 진화됐다. 당초 불이 날 당시 요사채 안에는 자승 스님을 포함한 스님 4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조계종은 “CCTV를 확인한 결과, 사실과 다르며 자승스님께서 혼자 입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목격자 진술과 칠장사 CCTV 등을 확인해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초저녁에 발생한 화재지만 자승스님이 피신하지 못했거나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 등 여러 상황을 두고, 사건 경위를 집중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983년 9월 경기도 문화재자료 제24호로 지정된 안성 칠장사는 궁예, 임꺽정, 어사 박문수와 관련한 천년고찰이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제33ㆍ34대 총무원장을 지냈으며 이후에도 전법활동에 매진해 왔다. 입적 이틀 전 만하더라도 상당액수의 국내 대학교 불교 인재 육성 자금을 모금하는 등 강한 표교 의지를 천명했었다. 조게종은 갑작스런 자승 스님의 입적에 상당한 충격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 윤희정 기자

2023-11-29

지각 벌서기 “나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오거라”

“잠자리가 와서 한 번만 / 나비도 와서 제발 한 번만 / 아무리 싹싹 빌어도 / 못 앉아본다 // 까칠까칠 까불까불 / 바람 꼬리 멈추지 않는다 // 그래도 뭐라 하면 안 된다 / 까칠까칠 까불까불 지킨 씨앗 / 배고픈 겨울새들이 먹는다.”- 이원만 동시 ‘강아지풀’계간 문학나무 2023년 여름호 시 부문 신인상으로 당선돼 시인으로 등단한 이원만 시인 시인이 첫 동시집 ‘오랜만에 나하고 놀았다’(모악출판사)를 출간했다.이원만 시인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포항에서 30여 년간 어린이들에게 사물놀이를 가르치고 있기도 한 중진 국악인으로 통한다. 이 시인은 사물놀이 수업 시간에 시원한 그늘을 내주는 학교 운동장 느티나무에게 고맙다고 풍물을 쳐주고 들판에 나가 벼들이 잘 자라라고 풍물을 쳐주다가 벌어진 일들이 재미 나서 메모를 하다가 쓴 52편의 동시를 담았다.‘오랜만에 나하고 놀았다’는 머리로 억지로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이 시인이 실제로 보고, 듣고, 만지고, 겪은 경험을 동시로 담아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아이들 눈으로 들여다보고 아이들 마음으로 느끼면서 작품으로 승화시켰다.이 시인은 “이 시집에는 지각한 아이에게 나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듣고 오라는 이야기가 있다. 체벌이 없어진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자신의 잘못을 어떻게 해결할지를 묻는 것이다. 처음에는 ‘나무가요 다음 시간부터는 늦지 말래요’ 모범답안을 이야기하지만, 아이들은 그것을 진화시킨다. ‘나무가요 선생님이 직접 오시면 말하겠다는데요?’로 바뀐다. 선생님도 운동장을 가로질러 나무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으러 갔다 와야 하는 거다. 이렇게 깔깔거리며 아이들은 성장하게 된다”고 전했다.이원만 시인은 포항의 젊은 예술가들과 사회적 기업 (주)아트플랫폼 한터울을 창립해 사물놀이 공연과 기후 혼란과 공생하는 인간, 생태적 감수성 등을 담은 뮤지컬을 제작하고 문화예술교육콘텐츠를 개발해 보급하는 활동도 하고 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11-29

우리네 정서 ‘恨’ 전통 춤사위에 깃든 흥과 멋으로 풀어내다

우리 전통춤의 명맥을 이어가는 전통 춤꾼들이 한자리에 모인다.대구무용협회가 주최·주관하는 ‘2023 대구전통춤의 밤- 숨, 어우르다’가 오는 12월 2일 오후 7시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열린다. 올해 3회째를 맞은 이번 공연에서는 대구 지역 출신의 명무 7인이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의 대표 정서인 ‘한(恨)’이 녹아든 전통춤에 깃든 특유의 ‘흥’과 ‘멋’을 춤의 숨으로 어우러낸다.첫 무대로는 ‘춘앵전 (출연 김희경)’이 공연된다. 궁중정재 중 가장 널리 알려진 춘앵전은 독무로, 꾀꼬리를 상징하는 노란색 앵삼을 입고 화문석 위에서 추는 것이 특징이다. 이어 선보이는 ‘가인여옥(출연 장윤정)’은 벽옥같이 아름다운 여인이라는 이미지를 소재로 단아한 절제미 가운데 흥과 멋이 있는 여인의 심성과 자태를 표현한다. ‘수건춤(출연 김우석)’은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 제18호로 지정된 춤이다. 인간 삶의 희로애락을 수건에 담아 다양한 춤사위로 표현한다. 경기 무속춤 중에서 최고의 예술성을 지닌 춤으로 평가되는 ‘부정놀이춤(출연 박성희)’이 이어진다. 또 ‘장구춤(출연 엄선민 외 4명)’은 장구를 비스듬이 어깨에다 둘러메고 끈으로 허리와 어깨를 고정시킨 뒤 여러 가지 장단에 맞춰 추는 춤을 5인 군무로 구성한 것이다.‘지게춤(출연 김현태)’은 지게를 소품으로 사용해 자진모리 장단으로 구성된 명창 김소희 선생의 ‘농부가’에 맞춰 독특하고 세밀한 춤사위로 구성한 춤이다. 마지막으로 임이조류 교방살풀이춤(출연 채한숙)’은 1978년 초연됐으며, 기존의 한을 담은 살풀이춤과는 다른 느낌의 춤으로 여성의 품위와 격조 있는 분위기를 표현한다. 전석 초대 공연이다.변인숙 대구무용협회장은 “대구 춤꾼들의 춤의 전통을 잇고, 우리만의 정서와 오래전부터 이어져오는 아름다움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9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 공모… 내달 6일부터 접수

(재)포항문화재단이 재단을 이끌어 갈 대표이사 선임 공개모집을 시작한다. 공고 기간은 11월 27일부터 12월 12일까지며, 서류접수 기간은 12월 6일부터 12일까지 이메일 또는 방문, 등기우편으로 신청하면 된다.대표이사 공모는 임원추천위원회 1차 서류심사, 2차 면접 심사, 최종 2인 이상 후보 대상자 이사장 추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선임될 예정이다.특히 면접 심사는 응시자가 제출한 서류를 바탕으로 자기 발표(PT) 등 심층 면접을 진행할 예정이다.임기는 임용일로부터 2년이며, 연임이 가능하고 응시 자격요건은 총 4개 요건 중 최소 1개 이상을 갖춰야 한다.대표이사 자격요건은 △문화예술 관련 전문지식과 경험이 풍부하며 지역 문화예술 진흥 비전과 마인드를 갖춘 인사 △경영 능력과 리더십, 도덕성 등을 고루 갖추고 중앙과 지방의 문화예술기관, 단체 간 원만한 소통이 가능한 인사 △공공기관, 민간 부문, 법인, 단체 등에서 조직관리 근무 경험이 있어 문화재단을 책임 경영 할 수 있는 인사 △문화예술 전문가로서 문화재단 운영 능력을 구비한 사람이다. 문의처:포항문화재단 경영지원팀(289-7812),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포항시 홈페이지./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8

포항 바다, 음악이 되다

바다 사진을 배경으로 한 이색 피아노 연주회가 열린다.포항예술고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박현주(41) 피아니스트가 30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피아노 연주회 ‘세 번째 산책(Promenade III)’을 갖는다. 박 피아니스트는 ‘철과 바다의 도시(The City of Steel and Ocean)’를 타이틀로 연주회 시작부터 끝까지 중진 사진작가 김주영의 바다 사진 작품을 배경으로 무대를 꾸민다.이번 음악회는 박현주 피아니스트가 피아노의 특별한 연주 기교와 이채로운 음색을 관객들에게 선사하기 위해 기획, 2023년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에 선정돼 마련됐다. 박현주 피아니스트. 1부에는 미국 아방가르드 음악의 대표 작곡가 조지 크럼(1929∼2022)의 ‘천상의 역학’, ‘매크로코스모스 Ⅳ’를 초연하고 2부에서는 드뷔시의 인상주의 음악양식을 대표하는 곡인 ‘바다’가 연주된다. 이번 연주회는 ‘포 핸즈(4 Hands)’로 구성돼 피아니스트 박찬규(포항예술고 강사)와 함께한다. 한 대의 피아노로 두 사람이 연주를 해 음역대의 화려한 연주를 감상할 수 있다. 공연 내내 무대 배경에서는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해변과 7번 국도에서 만날 수 있는 바닷가 풍경들이 작가의 독특한 감성의 푸른색으로 재현된 김주영 사진작가의 사진작품들이 빔프로젝트를 통해 펼쳐진다.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첼로나 바이올린 같은 현악기는 현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건반악기인 피아노는 금속(철)으로 만들어진 현의 소리를 직접 듣고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 피아노의 현을 뜯고 때리는 조지 크럼의 곡은 피아노 현을 만지며 연주를 하게 되는데 금속 현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지만 공연장 사정으로 선곡하기 힘든 곡”이라며 “박찬규 피아니스트와 함께 연주하는 음악들이 관객들에게 산책하듯 쉼이 되고 위로가 되어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철과 바다의 도시, 포항을 주제로 공연을 기획 준비하며 동해안 해안선 비경(祕境)을 담은 김주영 사진작가의 ‘그 푸른 날개’ ‘어떤 재현’ ‘THE SEE-SEA 바다보다’의 사진으로 포항의 도시성을 음악으로 표현한다. 2부 드뷔시의 ‘바다’에서는 포항의 바다와 도시를 예술적 관점으로 해석한 연주로 공감적 감상을 관객들과 공감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뒤 미국 펜실베니아대학에서 전액 장학생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포항에서 활동하며 2020년 Promenade I 과 2022년 Promenade II-브람스 서거 125주년 기념음악회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연주회를 열었다. /윤희정기자

2023-11-28

‘양성평등 알리오 토크콘서트·성과보고회’ 성료

경북지역 양성평등 문화 정착에 앞장서 온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최근 경북여성정책개발원 동행관 1층 다목적홀에서 ‘2023년 양성평등 경북 알리오 토크(Talk) 콘서트 및 성과보고회’를 개최했다.이날 행사는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의 2023년 지역 양성평등 조성사업의 성과보고를 시작으로‘지방시대, 양성평등 이야기 꽃 피우며’ 주제로 양성평등 경북 알리오 토크 콘서트 및 그룹 토론회를 진행했다. 행사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지역 양성평등 환경 조성사업 참여자, 대학 교수, 관련 전문가, 청년, 도민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여성가족부 지정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는 지난 2019년부터 경북도 22개 시·군의 양성평등 정책 수립을 위한 도민 대상의 양성평등 교육 및 의식·문화 확산을 위한 5개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양성평등 경북 알리오단’은 양성평등 이슈에 대한 토론회와 토크콘서트, 캠페인 활동으로 도민들의 정책 참여 기회 확대와 세대 간 양성평등 문화 공감 소통 및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양성평등 도민 모니터링단’은 도민주도형 성인지 관점의 모니터링 활동으로 도민의 양성평등 역량 강화 및 모니터링 결과 환류를 통한 양성평등한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보육·(예비)유치원 교사를 위한 젠더스쿨’은 경북도내 보육·(예비)유치원 교사를 대상으로 양성평등 교육을 지원해 유·아동기의 성역할 고정관념 해소 및 도민 양성평등 의식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양성평등 강사단 별반(차별반대)’사업은 지역기반 양성평등 전문 활동가 및 강사 양성을 지원함으로써 지역인재 발굴 및 양성평등 활동가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청년 공감대 사업(靑기부여 프로젝트)’은 지역 청년들의 정책 참여 기회 확대 및 양성평등으로 청년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박은미 경북성별영향평가센터장의 2023년 지역 양성평등 환경 조성사업의 성과보고에 이어서 진행된 토크콘서트는 ‘지방시대, 양성평등 이야기 꽃 피우며’라는 주제 아래 5개 사업별 다양한 경험을 발표하고 공감하는 시간으로 이뤄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8

12월 동화오페라 ‘피노키오의 모험’ 9·10일 대구 어울아트센터공중 아트서커스도 선보여

동화오페라 ‘피노키오의 모험’이 오는 12월 9일 오전 11시·오후 2시, 10일 오후 2시 대구 어울아트센터 함지홀에서 열린다.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극음악예술연구단체(대표 양수연)가 제작한 이번 공연은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을 아이들의 시선에 맞게 각색·창작한 오페라다.‘아동문학’과 ‘오페라 형식’의 아름다운 균형미를 선보이는 공연으로 기획된 만큼 관객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고, 경쾌하고 리드미컬한 음악으로 온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외로이 살던 제페토 할아버지가 남자아이 모습의 나무 인형을 만들고 피노키오라는 이름을 붙이고 함께 살아간다. 제페토는 잠에 들기 전 큰 푸른 별 하나가 빛나는 하늘을 보며 피노키오가 진짜 소년이었다면 좋겠다고 소원을 빈다. 그러던 어느날, 학교에 가게 된 피노키오는 못된 고양이와 사기꾼 여우의 꼬임에 넘어가 돈을 빼앗기고 감옥에 수감되는 등 여러 실수를 거듭한다. 과연 피노키오는 제페토 할아버지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공연은 피노키오의 미지의 세계에 대한 원초적 호기심을 다채로운 영상과 공중에서 펼쳐지는 아트서커스 등의 화려한 연출이 담긴 무대가 펼쳐진다. 동화 속 유쾌한 캐릭터들이 무대 위 경쾌한 음악과 리듬으로 노래하면 공연이 마치고 나서도 관객이 흥얼거리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선보인다.지휘 김영준, 바리톤 권용만(제페토)·박승혁(제페토), 소프라노 윤예지(피노키오), 어린이 중창단 행복을 부르는 아이들, 프리마싱어즈 소년소녀 중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연출은 문학박사이자 오페라 연출가인 양수연 디아뜨 소사이어티 대표가 맡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8

시립미술관, 미술관음악회‘MUSEUM & MUSIC’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은 오는 30일 오전 11시 시립미술관 1층 로비에서 제79회 미술관 음악회 ‘MUSEUM MUSIC’을 개최한다.이번 음악회는 아마빌레 여성합창단과 소프라노 마혜선사진의 아름다운 음색으로 미술관을 가득 채울 예정이다.아마빌레(Amabile)는 ‘우아하고 사랑스럽게 연주하라’는 뜻의 이탈리아 음악용어다.2009년 창단한 합창단은 목운중학교 어머니 합창단으로 시작했으며, 다수의 정기연주회와 대회에 참가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휘자 신동철, 피아니스트 김남희와 함께 제리 고핀의‘감사의 노래’, 이선희의‘인연’, 박지훈의 ‘도라지 꽃’등 총 7곡을 선사할 예정이다.소프라노 마혜선은 이탈리아 롯시니 국립음악원 전체 수석 졸업 후 유럽 국제콩쿠르에서 10여 회의 우승을 차지했으며, ‘리골레토’, ‘돈 파스콸레’, ‘사랑의 묘약’, ‘마술피리’ 등 다수의 오페라 주역으로 출연했다. 클라리네티스트 현정만과 피아니스트 이은비와 함께 슈베르트의 ‘바위 위의 목동’, 리스트의 ‘오 사랑하라, 그대가 사랑할 수 있는 한’을 들려준다.미술관 음악회는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에 열리며, 미술관을 찾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다. 기획 및 작품 해설은 임희도 음악감독이 맡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7

“나의 프레임 안에서는 모두 아름다움이고 싶다”

오경숙 사진작가 “우리들의 사고와 생활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진은 이제 자타가 공인하는 이 시대의 가장 민주적이고 가장 대중적인 매체가 되었지요. 그래서 사진을 하는 사람들은 보다 더 큰 책임과 소명 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오경숙 사진가는 포항에서 사진 작업을 가장 오래 한 여성 중견 작가다. 자연을 소재로 자연의 생명력을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피사체를 얼려서 촬영하거나 촬영 테크닉을 통해 작가만의 회화 같은 사진, 추상 사진을 선보이기도 했다. 그동안 모두 6회의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지난 2019년 포스코갤러리 기획전 ‘포항산책 2019-어디에도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다’를 기획했다. 지난해부턴 어부의 삶을 쫓아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 오랜 연륜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사진 아카데미와 사진 스터디 그룹에서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는 오 작가를 지난 26일 만나 최근 근황 등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오 작가는 포항에서 사진 작업을 가장 오래 한 여류사진가인데 요즘은 어떤 작업을 하는지 알려준다면.△오랜 도심 생활을 정리하고 포항 인근 한적한 전원주택으로 거처를 옮겨 생활하고 있다. 도심에서의 속도보다 더딘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내내 미뤄뒀던 사진 작업을 느린 속도로 즐기고 있다. 살짝 느려진 시간이 흐르는 전원에서의 사진 작업은 내 삶에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 만족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현재 진행 중인 사진 작업은.△어부들의 삶에 시선이 가고 있다. 내 인생의 축소판이라 생각되는 어촌 마을의 어부들과 그들의 삶이 나의 창작 의욕에 불을 지폈다. 이번 작업은 발표를 염두에 두지 않기로 했다. 목적을 둔 사진 작업이 아닌 내 삶의 일부처럼 그들의 삶 안으로 들어가 나의 삶을 조망해 보는 그런 작업을 하고 있다. 여유로우면서도 설렘이 있어 즐겁게 사진 작업을 하고 있다. 특히나 나 자신을 되돌아보기도 하는 의미 깊은 작업이어서 작업 과정에 열중하고 있다.-다음 작품 발표 계획은.△발표를 목적으로 작업하지 않으려고 한다. 지난 긴 세월 동안 앞만 보고 달렸던 순간들이 즐거운 긴장감도 있었지만, 내면의 나와 깊은 조우가 없었다는 점에서 약간은 후회스럽다. 앞으로 진행되는 작업만큼은 내 삶의 일부처럼 같이 호흡하고 함께 느끼며 담담하게 긴 호흡으로 담아내고 싶다. 발표를 염두에 두지 않고 작업 과정을 온전히 느끼고 즐기려고 한다.-많은 작품을 발표했는데 기억에 남는 전시는.△2015년 열었던 개인전 ‘43-2’가 아직도 진한 여운으로 남아있다. 양동마을 43-2번지에 사셨던 할머니를 만나 오랜 시간 동안 함께하며 사진 작업보다 어머니의 정을 아낌없이 받았던 그때가 아직도 선명하다. 아쉽게도 작품을 발표하기 직전 별세하셔서 유고전으로 개최했던 그 개인전은 아마도 내 평생 가슴 속에 남을 것 같다.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1999년 포항 아트페스티벌 참여로 지금껏 30여 회 기획전에 참여했고, 2002년 ‘시작’이란 주제로 포스코 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 이후 ‘소멸의 미학’ ‘마음 하나 밝히면 그만인 것을’ ‘서출지 사계’ ‘공존과 소통’ ‘43-2’ 순으로 개인전 6회를 개최했다.-사진을 하게 된 계기는.△지금은 활동을 멈춘 ‘포영회’라는 사진동아리에서 1989년 사진을 시작했다. 당시의 시대적인 이유와 동아리의 특성으로 풍경 사진에 몰두했었다. 프레임을 통해 들어오는 자연풍경들은 나로 인해 영원한 생명을 얻는 듯해서 좋았다. 이후 사진의 예술성이라는 부분에서 고민을 시작해 지금껏 카메라를 놓지 못하는 이유가 됐다.-오 작가에게 사진의 의미는.△다들 그랬듯이 그 당시 여성들은 각자의 정체성보다 가족들을 위해 존재한다는 불편하면서도 불합리한 가치관이 당연시되던 시기였다. 취미 활동이라는 명분은 허용되지 않았던 시기였다.그런 사회상을 무시하고 사진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유는 쉼이었다. 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그리고 유지하기 위해 쉼이 필요했었다. 사진 작업은 내게 그 쉼을 위한 틈을 줬다. 그래서 사진은 나에게 쉼이자 숨이다.-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아름다움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다. 아름다워서 아름답기도 하고, 슬퍼서 아름답기도 하고, 애처로워서 아름답기도 하고, 외로워서 아름답기도 한 사진을 하고 싶다. 이 세상 그 무엇이라도 모두 다 아름답다는 것을 쉽게 잊어버리고 살아가는 것 같다. 나 자신도 소소한 힘겨움이나 작은 걱정에 세상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쉬이 잊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나의 사진은 아름다움이고 싶다. 그 어떠한 대상도 현상도 나의 프레임 안에서는 모두 아름다움이고 싶다.-앞으로의 계획은.△욕심내지 않으려고 한다. 작품 발표에 욕심내지 않고, 다작에 욕심내지 않고, 관객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여유롭게 작품 활동을 하고 싶다. 내내 아쉬웠던 것 중 하나가 배움이다. 아직도 배움에 목이 마르다. 그래서 지난여름부터 사진 강좌에 또다시 열중하고 있다. 이 배움은 아마도 그 끝이 없을 듯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1-27

대구오페라하우스 ‘투란도트’ 이탈리아 진출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 정갑균)가 자체제작한 오페라 ‘투란도트’가 세계 오페라의 중심지 이탈리아에 진출해 대구 문화예술의 저력을 과시했다. 200여 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의 2023/24시즌의 첫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것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의 페라라시립극장 공연은 지난 24일 오후 8시와 26일 오후 5시에 펼쳐졌다. 일반적으로 국내 예술단체의 해외 공연은 공연장을 빌리는 대관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공연은 유럽 극장으로부터 시즌 참가작으로 공식 초청 및 공연료를 전액 지원받아 진출한 사례로서 의미 있는 성과라는 평가다.대구오페라하우스의 이번 페라라시립극장 진출은 2021년 두 극장 간의 공연교류협약을 통해 이뤄진 것이다. 지난 2022년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메인오페라로 페라라시립극장이 제작한 ‘돈 조반니’를 초청·합작하며 시작됐다. 이번 ‘투란도트’ 공연 역시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무대와 의상, 직접 캐스팅한 주조역들이 이탈리아에 그대로 진출하여 현지의 합창단과 오케스트라가 참여해 함께 공연을 꾸미게 된다.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제작 오페라로 이탈리아 극장의 공식 시즌작품으로 참여한 것은 2015년 살레르노 베르디극장에 진출한 ‘세비야의 이발사’ 이후 8년만이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투란도트’ 공연을 위해 최고의 출연진과 제작진들로 팀을 구성했다. 오페라·창작극·콘서트·무용극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기민정이 연출을,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청교도’, ‘토스카’, ‘나비부인’ 등 오페라들을 지휘하며 뛰어난 음악성을 입증한 이탈리아 출신의 지휘자 마르첼로 모타델리가 지휘를 맡았다. 투란도트 역에 소프라노 릴라 리, 칼라프 역에 테너 윤병길 등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해 한국 오페라의 위상을 높였다는 호평을 받았다.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오페라의 발원지이자 심장부인 이탈리아 무대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오페라를 공연하게 된 것은 한국 오페라의 수준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이탈리아 공연에 이어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독일 만하임 등 잇따른 유럽 무대 진출로 대구산(産) 오페라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또한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의 마르첼로 콜비노 예술감독은 대구오페라하우스의 ‘투란도트’를 극장의 2023/24시즌 첫 작품으로 올린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투란도트’가 동양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오페라 역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장대한 작품 중 하나인 ‘투란도트’를 대구오페라하우스가 가진 높은 테크닉과 예술적 수준으로 훌륭하게 표현해 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대구오페라하우스는 이번 이탈리아 페라라시립극장에서 공연하는 ‘투란도트’에 이어, 2024년에는 루마니아 부큐레슈티국립극장, 2025년에는 에스토니아 사아레마 오페라페스티벌, 2026년에는 독일 만하임국립오페라극장 등 유럽 극장으로의 진출을 앞두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3-11-26

‘필하모닉 앙상블’ 명품 선율로 새해 연다

(재)경주문화재단은 한국수력원자력(주)과 함께 2024년 신년음악회로 ‘필하모닉 앙상블(빈)’ 내한 공연을 내년 1월 13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 무대에서 선보인다.한국수력원자력(주)과 (재)경주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이번 공연은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마련됐다.세계 최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는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1842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전설적인 거장 지휘자들과 공연을 해왔다. 특히 매년 1월 1일 오전 11시에 펼쳐지는 신년음악회는 해마다 최고 명성의 지휘자를 초빙해 세계 45개국에 공연 실황을 동시 중계하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오케스트라로 꼽힌다.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핵심 현역 단원 13명으로 구성된 ‘필하모닉 앙상블(빈)’은 빈 필하모닉의 역사와 전통을 이어오는 최상급의 연주 스타일과 고유의 소리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으며, 빈 필하모닉의 명품 연주 자체를 작은 스케일로 감상할 수 있는 진품 공연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의 프로그램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신년음악회에 맞춰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음악 위주로 구성됐다. 오페레타 ‘박쥐’ 서곡을 시작으로 1부에선 총 7곡을, 2부에선 총 6곡을 연주한다.이번 공연의 티켓 오픈은 12월 4일 오전 10시에 시작되며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R석 5만원, S석 4만원, 시야제한석 2만원으로 경주시민과 경주 소재 학교 재학생 및 재직자는 해당 증빙자료를 제시하면 5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재)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문의전화(1588-4925)로 확인 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3-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