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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항문화재단 ‘안전운동회’개최 초등생들 놀면서 생존기술 배워

(재)포항문화재단은 최근 포항송도초등학교에서 놀면서 생존 기술을 배우는 ‘안전운동회’를 개최했다.현재 우리 사회의 주요 담론 중 하나인 ‘안전도시 포항’을 지향점으로 지역이 가진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로 기획된 이번 안전운동회는 포항문화재단, 포항송도초등학교, 경북시민재단이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지역 자원 연결을 시도한 사례다.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아동기 때부터 자연재해와 사회적 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안전의식을 확보하도록 놀이와 연계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초등학교 운동회 형식을 차용해 ‘안전, 놀이, 문화’를 주제로 안전 문화 콘텐츠에 기반한 체험형 놀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행사에서는 포항문화재단, 포항시, 협업그룹 문화재생활동가 F5, 예술놀이 전문가, 경북지역문제해결플랫폼, 교육기관의 연계를 통해 재해·재난 상황에 대비하는 놀이 프로그램 6개와 안전 체험이 가능한 포항남부소방서, 대한적십자사경북지사 등 유관기관의 안전박람회 부스 4개가 운영됐다.한편 안전운동회 실행 주체인 문화재생활동가 F5는 문화도시 포항의 협업 워킹그룹으로 지진과 코로나 등의 재난 상황을 겪으며 시민의 일상적 삶을 문화적 요소로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활동가 그룹이다. 문화도시 포항의 시민 활동부터 시작해 타 사업, 기관 등과 협업·확장되는 시민의 문화적 성장 주체로서 상징적 사례를 만들어 가고자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8

한국국학진흥원, 2023 경영실적평가 ‘S 등급’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경북도가 시행한 ‘2023년도(2022년 실적) 경영실적평가’에서 ‘S 등급’을 받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다.경북도 산하 23개 출자출연기관을 대상으로 한 이번 경영실적평가는 지속가능경영, 경영성과, 사회적 가치 등 3개 부문 15개 세부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2022년 출자출연기관 경영평가에서 우수 등급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최우수 등급을 받아 2년 만에 ‘최우수기관’으로 다시 선정됐다. 또한 기관장의 책임경영과 중장기 전략과제 및 혁신과제를 평가하는 기관장 평가에서도 평가 대상 기관장 중 최고등급을 획득했다.이번 경영평가에서 한국국학진흥원은 도정 정책 방향에 맞는 사업 대응 및 협력을 통해 다방면에서 이뤄낸 성과를 크게 인정받았다. 특히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 및 유네스코 행사 유치, 국학자료의 디지털·스마트화 추진 등을 통해 국학진흥기관으로서의 전문성을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다.이러한 성과를 토대로 지방출자출연기관 경영개선 기여를 인정받아 지난달 22일에는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지난해 선제적인 기관 혁신 도모, 부패방지경영시스템(ISO37001) 인증 획득, 인문정신연수원의 코로나 생활치료센터 운영 등 공공기관으로서 적극적으로 사회적 책무를 이행한 실적을 인정받은 것이다.정종섭 원장은 “대내·외적인 환경변화와 경영혁신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직원 모두가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여 이룬 성과”라면서 “앞으로도 국학 진흥을 선도하며 지속가능한 미래 가치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7

류영재 서양화가, 제13회 애린문화상 수상

‘제13회 애린문화상’수상자로 류영재사진 서양화가가 선정됐다.(재)애린복지재단(이사장 이대공)은 24일 오후 2시 포스코국제관 국제회의실에서 시상식을 갖고 류씨에게 상패와 상금 1천만원을 수여한다.애린문화상은 포항지역에서 문화·예술의 씨를 뿌려 착근시키고, 이웃사랑을 실천한 고(故) 재생 이명석(1904∼1979) 선생의 뜻과 정신을 기리기 위해 지역사회의 문화적 토양을 가꾸고 정신적 토대를 다지는데 기여한 이들을 찾아내 조명하고 격려하고자 지난 2011년 제정됐다.올해 제13회 애린문화상을 받는 류영재씨는 1959년 포항에서 출생해 지역의 중·고등학교에서 미술 교사로 봉직하며, 청소년들이 올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갖춘 미래형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교육부가 선정한 예술(미술)중점학교 주무자로 초빙돼 포항항도중 미술중점 학교에서 창의인성부장으로 근무하며, 성공적으로 운영해 교육부장관의 기관 표창 실적을 거뒀고, 미술 실기교재인 ‘기초에서 창작으로’를 발간해 지역 청소년들의 미술실기 교육을 체계화했으며, 지역 미술인들을 실기강사로 채용함으로써 예술 일자리 창출에 기여했다.한국미술협회 포항지부장으로 재임하며 포항·포스코 불빛미술대전을 창립해 지역 미술문화 도약의 기반을 조성하고, ‘포항시립미술관 건립추진 세미나’를 주관하는 등 미술관 건립 운동을 주도했으며, ‘겸재, 가을을 보다’ 행사를 주관해 포항 지역과 겸재 정선의 ‘진경산수화’와의 관계성 정립을 위해 노력했다.또한 포항예총회장을 맡아 포항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헌신했으며, 포항의 8개 예술문화단체를 아우르는 ‘포항예술인한마당’ 행사를 기획해 예술인들의 단합과 자긍심 고취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포항문화재단과 협업해 ‘포항형 예술지원사업’ 시스템의 구축과 공공예술프로젝트 ‘포항예술 한걸음 더’를 주관하고, 청소년공연예술축제인 ‘틴틴스타페스티벌’을 기획해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들의 무용과 음악적 재능을 펼칠 수 있는 무대를 마련했다.제60회 경북도민체전을 기념하는 문화예술행사를 기획, 주관해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경북도지사로부터 기관 표창을 수상했으며, 포항영화인협회의 출범을 지원해 경북 최초로 영화협회의 지부승인을 이끌었고, 단편과 장편영화 제작에 성공해 지역 소재 영화제작의 모델을 제시했다.지역 정체성을 담은 예술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운영위원장, 포항시 축제위원 및 축제 기획위원, 문화도시 포항 인문기획위원, ‘포항문화사’ 집필위원, ‘포항미술사’ 정립을 위한 아카이브 구축 책임연구원, 포항예술문화연구소 회원 등을 역임하고 명수필 ‘보리’의 작가 ‘한흑구 문학기념 사업’ 추진위원장을 맡아 지역의 예술문화 발전에 많은 역할을 했다.그 외 개인작품전을 비롯해 7회의 개인전, 500여 회의 단체전에 출품하며 미술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애린문화상 역대 수상자로는 제1회 고 손춘익(문학인)·박이득(문학인·전 포항예총 회장), 제2회 김삼일(연극인·대경대 석좌교수), 제3회 고 이영희(문학인·한·일 고대사 연구가), 제4회 신상률(문학인·전 경북예총 회장), 제5회 권순남(전 한국자원봉사문화 포항지부장), 제6회 김두호(화가·제7대 포항미술협회 지부장), 제7회 이낙성(음악인·포항시립교향악단 초대 상임지휘자), 제8회 김일광(동화작가·전 한국문인협회 포항지부장), 제9회 이상준(향토사학자), 제10회 김갑수(화가·포항시립미술관장)씨, 제11회 이대환(소설가), 제12회 황인(향토사학자)씨가 있다.한편, 애린복지재단은 보건복지부 인가 재단으로 1998년 6월 1일 설립돼 애린문화상은 제12회 애린문화상 시상, 제24회 재생백일장을 가졌으며 사회복지·장학·복지선교·문화예술지원 사업 등 지역사회에서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매년 약 4억원을 지원해 현재까지 약 70억여 원을 집행하면서 애린·선린(愛隣·善隣)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7

포항서 한흑구의 문학세계 집중 조명

명수필 ‘보리’의 작가 한흑구(1909~1979) 선생의 문학세계를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오는 20일 오후 1시 30분 포은중앙도서관 어울마루에서 열린다. 포항시가 주최하고 한흑구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주관하는 이번 학술대회는 ‘일제강점기 한국 영문학과 한국 수필 문학의 개척자 한흑구’를 주제로 열리며,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등 5명의 문학 이론가들이 논문을 발표한다.이날 방민호 서울대 교수는 ‘일제강점기 한국 영문학의 네 가지 형식과 한흑구’를 주제로 한 논문에서 “흑인문학에도 깊은 관심을 기울인 한흑구의 번역 및 비평 활동을 통해 알 수 있는 한흑구 영문학의 특징은 한반도와 일본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던 작가나 시인, 비평가들과 달리 영문학에 스며들어 있는 제국주의적 속성을 객관적으로 인식한 바탕 위에서 전개한 것”이라고 밝힐 예정이다.또한 박진임 평택대 교수는 ‘한흑구 창작시와 월트 휘트먼’, 서주희 서울대 박사는 ‘한흑구의 미국 흑인 시 번역’, 신재기 문학평론가는 ‘한흑구 수필론 연구’, 김미영 홍익대 교수는 ‘한흑구 문학에 나타난 평양, 미국, 포항의 장소감’을 주제로 발표한다.이어 이대환 소설가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민충환 문학평론가, 박현수 경북대 교수, 서숙희 시인이 참여해 한흑구의 문학세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나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오늘날 포항이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데는 흑구 한세광 선생을 비롯한 많은 문인이 지역 정신문화를 이끌어 준 덕분”이라며 “보다 많은 시민이 한흑구 선생의 작품을 접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는 데 이번 학술대회가 의미 있는 한 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한흑구기념사업추진위원회는 한흑구의 삶과 문학을 집중적으로 조명하는 학술대회 개최와 한흑구문학관 건립 등 선생의 문학적 위상을 널리 알리고 정립하는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7

슈트라우스 비극 오페라 ‘엘렉트라’ 대구서 초연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오는 20∼21일 제20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세 번째 메인오페라로 ‘바그너 이후 가장 위대한 독일 작곡가’로 불리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엘렉트라’를 선보인다.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이하 소피아극장)의 최신 프로덕션을 합동, 제작해 20일 오후 3시, 21일 오후 7시 30분 공연한다. 슈트라우스에게 첫 성공을 안긴 오페라이자 이번 오페라축제의 개막작이었던 ‘살로메’에 이어 한층 발전한 작곡가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작품으로, 대한민국 오페라 역사상 처음으로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 오르게 돼 오페라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오페라 ‘엘렉트라’는 ‘살로메’와 함께 슈트라우스가 바그너의 영향을 받아 작곡한 2편의 비극 오페라 중 하나로, 고대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한다. ‘엘렉트라 콤플렉스’와 관련된 소포클레스(기원전 497∼406년)의 비극 3부작에 기초한 내용이며, 오페라 역사상 최고의 파트너로 손꼽히는 작곡가 슈트라우스와 극작가 휴고 폰 호프만슈탈의 첫 공동작품이다. 음악적인 면에서도 대규모의 오케스트라 편성과 지속적인 불협화음 등으로 해외에서도 무대에 올리기 어려운 작품으로 손꼽히고 있다. 특히 음악적 요소로 심리묘사에 능했던 슈트라우스의 작곡기법이 오페라 ‘엘렉트라’에서도 나타나는데, 끊임없이 진행되는 음악과 대규모의 오케스트라는 문학적, 연극적 요소를 더욱 긴밀하게 이어나가면서도 암시적이고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소피아극장은 발칸반도의 역사와 함께 격변의 시기를 겪으며 문화예술을 발전시켜 왔고, 특히 오페라 장르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 불가리아에서도 대표적인 극장이다. 1890년 개관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 동유럽 최상의 수준을 갖춘 오페라극장으로 우뚝 섰으며, 고전오페라를 넘어 자국 작곡가들의 오페라 또한 꾸준히 레퍼토리에 포함시킬 정도로 높은 문화예술 수준을 보유했다.‘엘렉트라’의 지휘는 사라예보 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창립 100주년 시즌 수석지휘자로 발탁된 미국 출신 지휘자 에반-알렉시스 크라이스트가 맡았다. 고전과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60여 편의 세계 초연작품을 지휘한 바 있는 그의 탁월한 음악적 해석이 기대된다. 연출은 소피아극장의 극장장이자 지난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 개막작 ‘투란도트’를 연출했던 플라멘 카르탈로프가, 무대디자인은 스벤 얀케가 맡았으며, 이외에도 연간 100회 이상의 자체제작 공연을 올리고 있는 소피아극장 상주 제작진의 내한으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예정이다.플라멘 카르탈로프 연출가는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는 연출가에게 주관적인 시각에서 우리의 상상을 조각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내어주는 작곡가”라며 “음악과 가사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모습을 마치 렌즈를 통해 보는 만화경(萬華鏡)처럼 시각화 하는데 집중했다”고 말했다.이번 대구국제오페라축제 무대에서는 두 명의 ‘엘렉트라’를 만나볼 수 있는데, 소피아극장 무대에서 주요 오페라의 주역을 맡아 농밀한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소프라노 릴리아 케하요바 그리고 2021·2022시즌을 통해 데뷔한 신예 소프라노 디아나 라마르다. 이밖에 주요 배역 및 조역, 제작진에 이르기까지 총 37명의 불가리아 현지 제작진 및 출연진이 내한하는 가운데, 대구오페라하우스 상주단체인 디오오케스트라가 연주를, 2023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출신의 성악가 다섯 명이 조역으로 출연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6

일월정신의 계승과 발전 ‘시민 화합’

포항시가 주최하고 (재)포항문화재단이 주관해 ‘일월의 빛, 포항의 미래를 열다’라는 주제로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일원에서 개최된 ‘제15회 일월문화제’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일월문화제는 연오랑·세오녀 설화의 기반이자, 포항의 정체성인 일월정신을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승화해 시민의 화합을 도모하고자 기획된 종합문화예술제다.올해는 일월문화를 현대적 문화콘텐츠로 승화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학습과 체험 중심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특히 심용환 소장, 서경덕 교수의 ‘일월 역사 토크콘서트’는 지역사에 대한 흥미로운 해설과 수준 높은 강연으로 일월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며 관객들에게 유익한 시간을 제공했다.이외에도 관객과 직접 소통하는 인터랙티브형 연극 ‘해와 달 마주보고 활짝’과 문화관광해설사와 함께 일월문화 관련 명소를 답사하는 ‘일월 문화재 탐방대’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학생과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높은 호응을 얻었다.13일 개막행사에서는 포항 전통문화의 명맥을 잇는 전통문화 이수자들과 포항시민 취타대가 ‘일월 : 다시 떠오르는 찬란한 빛’ 공연을 선보였고, 일월의 빛을 형상화한 상징물을 참가자들이 함께 완성하는 기념 퍼포먼스도 펼쳐졌다.민속촌 배우들의 코믹한 전통문화 체험존 ‘어서온나 일월村’, 지역 예술인들에게 배우는 체험형 프로그램 ‘일월村 예술장터’, 풍성한 공연 한마당 ‘햇살 가득 연오의 야외 극장’, 해도 도시숲의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전시 ‘세오와 비단의 숲’이 진행되었고, 이는 관람객들이 일월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포항의 문화적 기반인 일월정신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현대와 전통의 거리를 좁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며 “일월정신에 대해 학습한 미래세대가 만들어 나갈 새로운 문화의 장을 위해, 포항의 대표적 문화예술제로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6

“호기심에 시작한 사진… 내면의 나 만나”

임지연(52) 사진작가는 2018년 사진에 본격 입문한 새내기다.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대상에 숨을 불어넣는 심미안적 사진 작업을 추구하고 있다.특히 그는 3년 전부터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강사리의 작은 어촌마을인 다무포 마을을 찾아 이곳의 정겨운 풍경을 카메라에 담아 주목받고 있다. 다무포 마을은 2006년 인근 해안에서 2천 마리가 넘는 고래가 목격될 만큼 국내 대표 고래 서식지로 손꼽혔었다.20∼22일 포항 송도 코모도호텔에서 개최되는 ‘2023 제7회 사진의 섬 송도’ 사진아트페어에 ‘안녕, 다무포’를 주제로 참여하는 그를 지난 14일 만나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이번 ‘사진의 섬 송도’ 부스 전이 첫 포트폴리오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감을 듣고 싶다.△다무포 마을은 1970년대까지 고래잡이가 성행했었던 곳이다. 2008년에 고래생태마을로 지정되었지만 고래가 떠나고 없는 지금, 포항시 도시재생 마을공동체 역량 강화사업의 일환으로 2020년부터 하얀 벽과 파란색 지붕으로 채색하고 고래를 형상화한 조형물과 고래 이미지 몇 가지로 지금의 다무포 이야기를 하고 있다. 관광마을로 다시 태어나도록 하고자 많은 분이 노력하는 모습을 담고 싶었다.-사진작가가 된 지 5년째다. 사진을 하게 된 동기는.△사진은 소통이다. 촬영하는 대상과의 소통이기도 하고 결과물과 관객들과의 소통이라고도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과의 소통이라는 점이다. 2013년 포스코한마당 사진 강좌를 통해 사진을 접했다. 막연한 호기심으로 시작한 사진을 통해 나도 몰랐던 내면의 나를 만나게 되었고, 그 이후 대상과의 소통을 통해 나를 좀 더 깊이 알아가는 즐거움으로 사진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작품 발표는 주로 어디에 어떻게 하나.△작품 발표에 그리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내 작품의 첫 번째 관객이자 중요한 관객은 나 자신이라는 말에 적극 동의한다. 2017년 ‘퍼스널다큐전-사진상회’(포항 모네갤러리), 2018년 ‘꽃피는 봄날에는’(포항시립 중앙아트홀)과 ‘포항산책(포항문화예술회관)’에 참여했고, 2019년 충북문화관에서 열린 ‘집으로 가는 길’ 기획전에 참여했다. 2021년에는 ‘다각적 시선’(포항문화예술회관) 기획전시에 참여했으며, 2022년과 2023년에는 대한민국국제포토페스티벌(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 참여했다.-사진의 섬 송도에 출품하는 ‘안녕 다무포’전을 소개해 준다면.△‘안녕 다무포’는 30여 점 작품 중 15점 정도가 20일부터 22일까지 송도 코모도 호텔 224호에서 전시된다. 다무포는 사라진 고래를 기다리는 의미보다 공동화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어촌마을의 현실이 먼저 다가왔었다. 공동화현상은 소도시뿐만 아니라 전국 수많은 어촌이나 농촌 마을의 당면한 과제일 것이다. 해답이 묘연한 다무포에서 위안과 희망을 찾고자 적지 않은 발걸음을 했고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임 작가에게 사진의 의미는.△나에게 사진은 나 자신과 내 주변의 모든 것들과 조우하는 수단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무심하게 지나쳤던 소소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에 의미를 둔다. 그 대상들과의 조우를 통해 나를 투영하는 것이 매력적이다.-사진을 하면서 좋은 점은.△재현과 표현이라는 두 가지 접근법 중 나는 표현이라는 부분에서 사진의 묘미를 찾고 있다. 스치는 대상일지라도 프레임에 담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심적 물적 필요 요소들이 있다. 짧은 순간에 그 필요 요소들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신중함과 진중함이 담보되어야 한다. 사진 작업은 내 삶에 적지 않은 긍정적 영향을 주었고 현재도 주고 있다.-임 작가가 지향하는 사진 작업은.△사진이 가지고 있는 사실성은 다른 예술 장르와 다른 사진 만의 장점이고 위대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요소다. 따라서 나의 사진 작업에는 그 사실성을 담보로 한 표현 형식을 계속 이어가고자 한다. 심미안적 접근과 사실성은 내 작업의 기준이 된다.-앞으로의 계획은.△지치지 않고 싫증 나지 않는, 지속 가능한 사진 작업을 위해 다급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소소하지만 알찬 사진 작업을 위해 작업 순간순간을 즐기고자 하면서, 작업 자체에 내가 매몰되지 않도록 최대한 걸음을 느리게 하려고 한다. 많은 관객에게 인정받기보다 나 자신에게 인정받기를 우선적으로 원한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10-15

“한국미술 정체성 깊은 이야기 나눈다”

경주박물관대학이 박물관대학 수강생과 시민들에게 고고·역사·미술 분야의 향유를 제공하기 위해 전문가 초청 강연을 진행한다.(사)경주박물관대학(이사장 이광오)은 오는 28일 오후 3시30분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 인문학 밀리언셀러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저자인 유홍준사진 전 문화재청장 초청 특강을 개최한다.이번 특강에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유행시키며, 인문교양서 최초로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는 동시에 고고·역사·미술 분야 강의로 정평이 나있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이 강연자로 나와 ‘한국 문화의 아이덴티티:국토박물관 순례’라는 주제로 우리나라의 미술작품, 조형물, 문화재 등을 통해 명작의 의미와 그 안에 담긴 우리 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려줄 예정이다.우리나라 국민을 역사와 인문학에 새롭게 눈뜨게 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19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으로 등단한 뒤 미술평론가로 활동하며 제1회 광주비엔날레 커미셔너 등으로 활동했다. 또 영남대 교수 및 박물관장, 명지대 문화예술대학원장, 문화재청장을 역임했다. 그의 저서인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는 인문학 서적 중에서 첫 손에 꼽히는 밀리언셀러로, 쉽고 재미있는 해설을 통해 전통문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며 유적답사 대중화를 이끈 책이다.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술사학자이자 평론가로 현재 명지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으로 활약하고 있다.경주박물관대학 특강은 현장에서 접수 확인 후 수강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3-10-15

포항문화원 ‘연오랑 세오녀 부부선발대회’ 성료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은 지난 12일 오후 2시 문화예술회관앞 광장에서 제22대 연오랑 세오녀 부부선발대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이번 대회는 13일 개막하는 ‘제15회 일월문화제’의 사전행사로 식전행사인 버꾸춤 공연을 시작으로 참가부부 행진 및 소개, 인터뷰와 부채춤, 민요 공연 등으로 진행됐다.이번 제22대 연오랑세오녀 부부선발대회에는 읍면동의 추천을 받은 16쌍의 부부가 출전해 제22대 연오랑 세오녀에 진대용·김효은(남구 대이동) 부부가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인기상에는 동해면의 김선용·정숙인(남구 동해면) 부부와 강성태·김일란(남구 효곡동) 부부가 선정됐으며, 은실상은 강석구·유진(북구 두호동) 부부, 금실상에는 남병철·서현지(북구 장량동) 부부가 차지했다.이날 선정된 제22대 연오랑세오녀 부부의 첫 일정은 일월문화제 개막일인 13일 오전 동해면 일월사당에서 개최되는 일월신제 헌관으로 참여한다.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연오랑세오녀 부부선발대회는 예로부터 우리고장에서 신화적 의미를 갖고 전해오는 연오랑 세오녀부부 설화를 재조명하고자 기획된 일월문화제의 개막을 알리는 중심 행사”라며 “오늘 선발된 연오랑 세오녀부부는 포항을 대표하는 부부라는 자긍심을 갖고 맡은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2

“메타버스, 인류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

임프라버블은 세계적인 메타버스 스타트업으로 평가받는 영국의 가상현실 소프트웨어 회사다. 최근 들어 메타(구 페이스북), 디즈니,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거대 기업이 메타버스 사업을 철수하고 있지만, 이 회사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메타버스’ 개념이 유행함에 따라 이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 기업의 공동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 허먼 나룰라는 눈부시게 발전하는 기술 혁신과 함께 쏟아지듯 출시되는 수많은 메타버스 생태계에서도 유독 돋보이는 차세대 리더다.허먼 나룰라는 최근 펴낸 자신의 책 ‘우리는 가상 세계로 간다’(흐름출판)에서 메타버스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저자는 현실과 온라인에 이은 세 번째 가상 세계, 즉 메타버스가 인터넷이 불러온 지각변동에 버금가는 인류 역사의 분기점이 될 것이고, 본격적인 메타버스 시대에는 인간의 본질을 다시 정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그는 가상 세계를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하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창출하는 곳으로 정의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좋은 메타버스란 내적 동기와 자기 결정성을 충족시키며, 다른 사람과 충분한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현실 세계와 가치 교환이 가능한 기술력이 있는 메타버스다. 피라미드, 올림푸스로 대표되는 고대 가상 세계부터 ‘로블록스’ ‘마인크래프트’같이 게임의 형태로 만들어진 현대의 가상 세계까지, 인류 역사와 함께해 온 가상 세계들을 살펴보며 가상 세계의 역할과 기능, 유용성을 알아본다. 그럼으로써 왜 우리의 미래가 메타버스로 불리는 가상 세계로 갈 수밖에 없는지 설명한다.인간은 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추구했고, 일상보다 더 행복하고 풍요로운 세계를 꿈꿔왔다. 이러한 행동은 생존을 목표로 더 좋은 환경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 본능의 자연스러운 표출이다. 특히 인류가 사회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구성원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움직이며 문명을 발전시킨 데에는 가상 세계의 역할이 컸다.허먼 나룰라는 메타버스를 ‘만족감을 주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현실과의 상호작용으로 경제적, 심리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몰입감이 뛰어난 가상 세계’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이 정의를 제대로 이해해야만 제대로 된 가상 세계를 만들어 사람들을 모을 수 있으며, 최신 기술 혁신들을 대충 엮은 허무맹랑한 소리에 넘어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한다.현대인이 겪는 고충은 사회가 구성원들을 생산성의 부품처럼 여기는 데에서 온다. 이런 사회의 구성원들은 자율성의 욕구,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성장하고자 하는 유능성의 욕구, 주변 사람들과 더 좋은 관계를 만들고자 하는 유대감의 욕구가 결여돼 있다. 허먼 나룰라는 사라진 목적의식과 보람, 성취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사회적 대안이 바로 가상 세계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모든 가치가 현실 세계와 상호 작용할 수 없다면 의미를 잃어버리고 무용해지기 때문에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를 이어주는 통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가상 세계가 발전하고 현실과 접점이 많아질수록 새로운 경제적 가치도 창출된다. 허먼 나룰라는 NFT가 하찮은 기술로 평가받는 이유가 가상 세계와 현실 세계 사이에 경제적 교환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이 문제는 메타버스 안에서 경제 활동이 증가하면 자연스럽게 해결되며, 그렇게 되면 현실 세계의 경제 규모도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먼 나룰라는 경제적 이유 때문에 사회 역시 당연하게 가상 세계로 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정확하지 않은 설명의 메타버스가 난무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좋은 메타버스를 알아볼 수 있을까? 허먼 나룰라는 그 기준으로 1초당 상호작용 수(cops·communications operations per second)를 제안한다. COPS는 가상 세계에서 얼마나 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수치로서, 상호작용 수가 많을수록 고도로 발달한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다.현실과 유사한 수준의 대규모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하려면 앞으로 기술 개발이 더 큰 발전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허먼 나룰라는 현실과 구분이 불가능할 정도의 유사성을 가진 공간이 좋은 메타버스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상호작용이 많이 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사용자에게 유용한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2

금강경, 상식적이고 평이한 단어로 풀어내

방대한 대장경 가운데서도 최고로 꼽히는 금강반야바라밀경을 중학생 수준의 문해력을 가진 독자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읽도록 쉽고 편한 용어로 옮긴 책 ‘뜻으로 읽는 금강경’(따뜻한 손)이 출간됐다.금강경은 금강반야바라밀경의 줄임말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경전 중 하나이자 대승불교의 근본을 이루는 경전이다. 금강경은 금강과 같이 견고해 어떠한 번뇌와 집착도 깨뜨려버릴 수 있는 부처님의 말씀이라는 의미이며, 반야바라밀은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르는 깊고도 수승한 지혜’를 뜻한다.책은 영어본으로 읽으면 이해가 되는 금강경이 조계종 표준번역본으로 보면 왜 어려운가 하는 문제점에서 출발했다. 표준번역본은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 등 금강경 키워드가 인도 승려 쿠마라지바가 만든 용어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않은 채 ‘그들만의 전문용어’로 기술됐다.한국일보 기자와 코리아타임즈 논설위원, 일본 교도통신 월드뉴스 칼럼니스트를 거쳐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을 지낸 저자 김창영은 쿠마라지바와 현장의 한문본, 산스크리트본, 영어본, 중국 최고 대가들이 쓴 ‘금강경 5가해’ 등 다양한 불교서적과 최근 출판된 국내외 번역본을 참고해 금강경을 중등 교과서 수준의 상식적이고 평이한 단어로 풀어냈다.이 책은 두 파트로 이뤄졌다. 1부 ‘맨발의 싯다르타’는 인도 북부의 작고 평화스러운 나라 샤카에서 태어난 태자가 생사의 고통을 뛰어넘고 지극히 행복한 경지(열반)에 이르는 과정을 서술한 붓다의 일생, 2부 ‘금강반야바라밀경’은 흔히 ‘금강경’이나 ‘Diamond Sutra’라고 불리는 경전을 아름답고 평범한 우리 언어로 옮긴 행복과 평화의 복음서다.본문보다 어려운 주석이나 주해를 붙이는 대신 석가모니의 간략한 일대기를 함께 실었으므로 어느 부분을 먼저 읽어도 완성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간명하면서도 세심하게 서술했다.이 책은 난해한 용어나 고도로 축약된 시적(詩的) 서술에서 벗어나고 석가모니 사후 2천600여 년 동안 축적된 과학기술의 발달을 수용, 붓다가 천안(天眼)으로 살핀 우주의 섭리, 혜안(慧眼)으로 파악한 미생물의 세계까지 번역에 응용해 초보적인 지식과 상식만 있으면 이해할 수 있다.저자는 지은이의 말에서 “팔만사천 대장경 중에 최고로 손꼽히는 금강경이 대웅전에 모셔져만 있지 말고 논어처럼 교양서로, 도덕경처럼 인문서로 널리 활용된다면 더 이상의 보람이 없겠습니다”라고 적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2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 후성유전학에 담긴 혁명적 함의들의 이해 도와

신간 ‘경험은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가’(아몬드)는 미국의 발달·인지 신경학자인 피처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데이비드 무어가 생물학계의 뜨거운 주제인 후성유전학의 연구와 통찰을 집대성한 책이다. 이 책은 출간 당시 미국심리학회 ‘윌리엄 제임스 도서상’과 미국발달심리학회 ‘엘리너 매코비 도서상’을 수상하며 학문적 성과를 인정받았다.책은 후성유전학이 무엇인지, 그 속에 담긴 의미는 무엇이며 그 학문이 앞으로 우리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을지를 자세하게 톺아보는 한편, 후성유전학 중 특히 경험이 우리의 ‘행동’과 ‘생각’과 ‘감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행동 후성유전학’에 집중한다.행동 후성유전학은 삶의 모든 면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하는데,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생물학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책은 이 새롭고 흥미진진한 학문 분야를 ‘친절하게’ 소개하는 후성유전학 입문서로서, 생물학에 관한 지식과 배경이 없는 독자들도 후성유전학에 담긴 혁명적 함의들을 알 수 있도록 돕는다.후성유전은 ‘다양한 맥락 또는 상황에 따라 유전 물질이 활성화되거나 비활성화되는 방식’을 일컫는다. 즉 후성유전은 DNA 염기 서열은 바꾸지 않고 DNA가 작동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우리의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 유전자의 활동을 켜거나(활성화하거나), 끔(침묵시킴)으로써 우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다.경험이 몸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는 말은, 언뜻 새로울 게 없어 보인다. 우리는 스트레스가 질병의 원인이 된다거나 우리가 먹는 것이 몸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거나 생애 초기의 방임이나 학대가 성인기의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상식’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한 경험이 어떻게 ‘분자 수준의 생물학적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베일에 싸여 있었다. 후성유전학은 이 과정을 과학의 영역에서 증명해낸다.책 1부 ‘이것은 혁명일까’에서는 후성유전이라는 학문이 왜 이토록 흥분을 일으키는지 쟁점을 살펴본다.2부 ‘후성유전학의 기본 개념들’에서는 행동 후성유전학의 기본 이론과 유명한 연구 사례부터 다양하고 새로운 최신의 실험까지 두루 살펴본다.3부 ‘대물림의 의미와 메커니즘’에서는 후성유전의 효과가 실제로 어떻게 세대에서 세대를 이어 대물림되는지 근거를 들어 설명한다. 책에 따르면 후성유전학은 ‘행동과 환경’을 통해 세대 간 경험을 대물림(17장, 18장)할 뿐 아니라 심지어 ‘생식계열’을 통해서도 대물림된다(19장)는 사실을 속속 증명하고 있다.4부 ‘숨은 의미 찾기’에서는 후성유전학의 한계와 희망적 교훈을 살펴본다. 우선 후성유전학이 ‘뜨겁고 유망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밝혀져야 할 것들이 많기에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는다.(21장) /윤희정기자

2023-10-12

대구서 차이콥스키 ‘만프레드 교향곡’ 향연

대구시립교향악단 제498회 정기연주회 ‘만프레드 교향곡’이 오는 20일 오후 7시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2020 아르투르 니키쉬 국제지휘콩쿠르 우승자 박준성의 객원지휘와 피아니스트 김상영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의 ‘만프레드 교향곡’과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을 들려줄 예정이다.‘만프레드’ 교향곡은 인간의 고뇌와 방황을 그린 차이콥스키의 표제 음악적 교향곡으로 주제의 심오함과 대규모 편성, 섬세함과 장중함을 아우르는 고난도 연주로 지역에서는 실연으로 만나기 어려운 차이콥스키의 숨은 대작이다.19세기 영국 낭만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시인 바이런의 극시 3막 10장의 ‘만프레드’를 표제로 한 이 곡은 늘 고뇌하고 원초적인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절대로 참회하지 않고, 무언가를 갈구하고 방황하지만 어떤 절대적 권력에도 무릎 꿇지 않는 이른바 ‘바이런적인 영웅’을 가장 탁월하게 형상화했다.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피아노협주곡으로 손꼽히는 곡으로 라흐마니노프가 교향곡 제1번 초연 실패로 겪던 슬럼프에서 구제해준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에게 헌정했다. 우울을 딛고 완성된 이 곡은 성공적인 초연을 거뒀고 1945년 데이비드 린 감독의 영화 ‘밀회’의 OST로 쓰이면서 더욱 유명해졌다.협연으로 함께하는 피아니스트 김상영은 2013년 퀸 엘리자베스 국제 콩쿠르 입상과 함께 미국, 유럽, 이스라엘, 아시아 등지에서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다. ‘피아노의 화려한 챔피언’ ‘피아노의 서사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제무대에서 찬사를 받고 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버크넬 대학교에서 초빙교수를 역임했고 현재 계명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양성에도 힘쓰고 있다.이날 공연을 이끌 박준성 지휘자는 아르투르 니키쉬, 하차투리안 등 저명한 국제지휘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1

‘글로벌 FTA시대, 여성농업인 양성’ 수료식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지난 10일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2층 중회의실에서 ‘글로벌 FTA시대, 스마트여성농업인 양성 교육’ 수료식을 개최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총괄하고 한국경제농촌진흥원 주관,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시행한 ‘글로벌 FTA시대, 스마트여성농업인 양성 교육’은 FTA 완전개방화에 따른 경북도내 여성농업인의 농업경쟁력 강화 및 스마트 농업사회 대비를 위해 이뤄졌다.지난 8월 22일부터 이날까지 진행한 이번 교육은 ‘지속가능한 여성농업인 되기’를 시작으로 △성공적인 마케팅 기법 △SNS 온라인 마케팅 실습 △경북도내 여성농업인의 성공사례 등을 다뤘으며 총 13회 교육 및 20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개발원은 이번 교육을 통해 예비창업자 2명, 스마트스토어 개설 2건, 희망하는 교육생 전원 SNS 마케팅 채널 개설 등의 성과를 거뒀다.교육 사후관리로 이달 중 교육생 전원에게 창업, 경영 전문가와 함께하는 1:1 맞춤형컨설팅, AI시대 농업인 스마트 역량 강화를 위한 SNS 마케팅 및 라이브커머스 실습 등을 지원 예정이다.또한 오는 25일 경북여성가족플라자 동행관 1층에서 교육 수료생이 판매자로 참여하는 ‘스마트 여성농업인 플리마켓’을 개최해 여성농업인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글로벌 FTA시대 진입에 따른 경북도내 여성농업인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이 됐길 바란다”며 “성공적인 여성농업가·기업가로서 경북도내 농업경쟁력 확대를 위해 힘써달라”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1

폴포츠의 ‘기적의 목소리’ 경주서 만난다

‘기적의 목소리’로 불리우는 폴포츠(53)가 경주를 찾는다.(재)경주문화재단은 경주시와 함께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테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폴포츠를 초청하는 ‘2023 경주국제뮤직페스티벌’을 오는 15일 오후 6시 월정교 특설무대에서 개최한다.폴포츠는 과거 어눌한 말투와 추한 외모, 거듭되는 불운과 가난한 형편으로 불우한 시절을 보냈으나 오페라 가수라는 꿈을 잃지 않고 영국의 대표 쇼 프로그램인 ‘브리튼즈 갓 탤런트’에 참가해 시즌 첫 우승을 하며 세계적인 성악가가 됐다.전 세계인을 감동시키고 기적과 같은 성공을 이뤄낸 폴포츠는 이미 여러 차례 한국을 찾았고 그의 높은 인기를 증명하듯 공연은 연일 매진을 달성했다. 이번 공연은 폴포츠 외에도 소프라노 이민정, 뮤지컬 배우 하현우·차지연 등 실력 있는 국내 연주자들의 무대가 준비돼 있다. 또한 방성호 지휘자가 지휘하는 60인조의 대규모 오케스트라인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가 출연진들과 함께 러시아의 유명 트럼페터인 알렉스 볼코프와의 협연 무대도 선사한다.경주문화재단 측은 “월정교와 교촌교 사이의 수상에 특설무대를 설치해 물 위에 비치는 월정교의 야경과 함께 공연을 감상할 수 있어 더욱 멋진 공연이 될 것”이라며 “경주만의 정취에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연주를 더해 국내 대표적인 국제음악제의 반열에 동참하겠다”고 전했다.이번 축제는 무료로 진행되며, 총 2천석 규모의 객석이 마련돼 있다. 관람객 입장은 공연 2시간 전부터 선착순으로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와 전화문의(054-777-630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3-10-11

신화로 풀어낸 ‘연오랑세오녀와 귀비고’

우리나라 문헌 최초의 일월신화인 ‘연오랑 세오녀’ 신화를 소개하는 강연회가 열린다. (재)포항문화재단은 재단이 운영 중인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귀비고 아트라운지에서 ‘귀비고 신화학 아카데미’를 개최한다.이번 아카데미는 ‘신화로 풀어내는 연오랑세오녀와 귀비고’를 주제로 연오랑세오녀의 설화 속 신화적 요소를 중심으로 비단과 세오녀의 여성성, 서양과 동양의 신화 속 직물, 조형예술, 축제 등 네 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동양신화학 전공자, 서양신화학 전공 교수, 시인, 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초빙 인사가 21일부터 매주 토요일 동서양 신화 속 여성성과 축제, 예술 작품 속 연오랑세오녀 설화를 현재적 가치로 재해석 해보는 강의를 펼친다.첫 번째 강연은 동국대학교 불교학과 석사 과정과 인도 뿌나 대학에서 수료한 김영 연구원(주식회사 아트앤스터디)이 ‘사라진 여신, 위대한 어머니’라는 주제로 신화 속 여성성(세오녀)에 대한 내용과 신화 속 여성성은 무엇을 상징하고 있는가를 강의와 토크 형식으로 함께 나눠 볼 예정이다.두 번째 강연은 ‘여신과 축제’라는 주제로 축제의 기원이 되는 신화와 여신과 관련한 축제에 대해서 장시은 교수(안양대 HK+연구교수)가 강연한다. 서양 신화의 소개와 축제의 기원과 상징성을 통해 지역에서 전승되고 있는 축제와 놀이들의 연행 방법 등을 비교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세 번째 강연은 ‘신라의 여신들, 동양 신화 속의 여신들’이라는주제로 시인이며 백년어서원(百年魚書院) 대표인 김수우 작가가 강연한다. 동서양 신화를 설명하고, 신화 속 여성성의 사례와 유사성과 차이를 살펴본다. 또한 지역의 신화와 설화 속에 등장하는 여성성을 지닌 존재들과 함께 세오녀의 연관성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인문적 상상을 통해 현재적 의미를 돌아본다.네 번째 강연은 ‘예술 창작으로 들어온 신화와 여성’으로 김해자 시인이 강연에 나선다. 작가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시인의 관점으로 창작의 원천으로서의 신화와 여성, 작품 속 신화와 여성은 어떻게 활용되고 녹아드는가에 대해서 개인의 창작 사례와 작품을 중심으로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이번 강연은 사전 신청제로 운영되며 전화 신청을 통해 참여가 가능하다.보다 자세한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거나 문화공간운영팀(054-289-7951)으로 문의하면 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1

일상의 풍경과 정물에 서정적 감성 담아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일상의 사소한 풍경과 정물에 서정적 감성을 담아내는 서양화가 최덕용 작가의 고희(古稀) 기념전을 오는 15일까지 A관에서 개최한다.최덕용 작가의 40여 년간 지속해 온 작품 활동을 되돌아보는 회고적 성격을 지닌 이번 전시회에는 최 작가의 풍경화와 정물화, 인물화 등 유화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최덕용 작가는 대구 태백화랑에서 첫 개인전(1981)과 서울 동서화랑 개인전(1983)을 연이어 개최하며 국내화단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활동무대를 서울로 옮긴 후 작가 활동과 미술신문사 미술전문기자로 활동을 이어나갔다.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실주의 화풍으로 재현해 냄으로써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과 대구시전, 경북도전, 목우회 공모전 등에서 그의 실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대구화단에서 지속된 작품 활동을 통해 그는 자연주의 화풍이 주는 아름다운 이미지를 여과 없이 작품 속에 담아내고 있다.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최덕용은 삶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서 부터 소재를 구하고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은 ‘시대를 기록하는 시작점’이라 여기고, 일상의 풍경을 통해 체감할 수 있는 거리에서 시대 담론을 펼쳐가고 있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3-10-10

“내가 쓴 글이 누군가의 위안이 되길”

“이 글들은 ‘돌봄’이라는 말에서 출발 되었다. 치료나 간호라는 말보다 나는 돌봄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래서 모래 한 알의 크기로라도 누군가의 마음에 위안이 된다면 내가 글을 쓰는 보람이 되리라고 생각하면서 작품을 썼다. 사소한 일상에서 끌어올린 사유들이므로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독자들이 고개 끄덕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몇 년 전 첫 시집을 냈던 최라라 시인이 산문집 ‘당신에게도 꼭 그런 사람이 있기를’(도서출판 득수)을 냈다. 소소한 일상을 인문학적으로 끌어와 사유를 유도하는 글이 쉬우면서도 깊이가 있다. 최라라 시인은 현재 포항대학교 간호학과 교수(본명 최영미)로 재직 중이며 이번 산문집에는 문학과 간호학이 조화롭게 접목돼 있다.최라라 시인은 2011 ‘시인세계’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는 집으로 돌아와 발을 씻는다’가 있다.최 시인을 지난 9일 만나 이번 산문집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시인으로서 산문집을 냈다. 2017년 첫 시집이 출간되었으니 두 번째 시집이 나와야 하는데 산문집이 나왔다.△첫 시집을 낸 즈음 생활에 변화가 있었다. 문예창작학과에서 하던 강의가 간호학과 강의로 바뀌고 그러면서 글을 접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나름 조바심도 생기고 안절부절못하고 지내는 날들이 많았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문학 쪽의 끈을 놓아버릴 것 같은 초조함 때문에 신문에 산문 연재를 시작했다. 시는 이미지를 형상화하고 말을 줄이는 과정들에서 산문과는 다른 밀도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산문은 내 일상에서 오는 사유를 진솔하게 옮겨놓는 것이라서 마음이 조금 편했다. 그리고 글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는 안도감도 들어서 4년여를 연재했고 이번 산문집은 그 결과물이다.-제목이 ‘당신에게도 꼭 그런 사람이 있기를’인데 그것과 관련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면.△이 글은 ‘긍정적인 스트레스’에 관한 이야기인데, 어느 날부턴가 친구들의 부고가 날아오기 시작했고 어쩌다 친구들이 모이면 자연스레 아픈 것에 관한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면서 결론은 소위 스트레스라는 것이 우리를 병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었는데, 그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안으로서 내가 쓰는 방법을 이야기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스트레스가 없을 수는 없는 일이므로 그것을 긍정적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내가 기분이 좋아지는 누군가를 떠올리면서 스트레스를 해소하듯이 독자도 그런 사람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의미의 글이다. 산문을 연재할 때의 타이틀이 ‘돌봄의 인문학’이었다.-산문 중 특별한 애착이 가는 글이 있다면?△‘스승의 은혜’라는 글인데…. 나는 내 마음에 스승이 있어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항상 하곤 한다. 마음의 스승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은 다르다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내게는 자랑할 만한 스승이 계시고 나는 그분으로 인하여 지금의 나날을 영위하고 있고 그 에너지를 나의 후학들에게도 나누어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 스승이 현존하든 아니든 가령 신이라 하더라도 제 마음에 스승을 모시고 있는 사람은 막연한 미지로 가는 것이 아니라 스승이 밝혀주는 등불을 보고 따라가므로 안전한 미지로 나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삽화가 추상적이면서도 입체적이라 독특하던데?△삽화는 내 딸이 그린 것이다. 한국화를 전공했고 지금은 중학교 교사로 재직 중인데 이번 산문을 내면서 콜라보하자고 내가 제안했다. 지난 겨울방학 동안 콘셉트를 잡느라고 오래 고민하다가 그린 그림이다. 나는 하나같이 마음에 들었는데 본인은 그게 아닌 것 같았다. 표지도 다른 그림으로 하고 싶어 했는데…. 내가 그 의도를 살리지 못했다. 나는 글보다 그림을 들여다보는 재미를 느끼고 있고 딸은 글이 좋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1호정도 크기의 그림인데 출판사에서 경매에 부치겠다고 했다.-시인으로서 간호학과 교수로 있다. 간호학도들에게 인문학을 전달하기도 하는가?△간호 학생들에게도 인문학은 무척 필요한 과목이다. 필수 교과목으로 학점을 취득해야 하는 과목도 있어서 문학을 공부한 나는 스스로 최적화된 간호학과 교수라고 자부해 보곤 한다. 간호학은 사람을 살리고자 하는 학문인데 그것은 육체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어떤 환자가 인터뷰에서 ‘간호사는 자신의 신’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런 의미 때문일 것이다.-앞으로의 계획은?△시인이므로 언제나 시를 써야 한다는 생각에는 한 치의 흔들림도 없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글이 있으니 계획대로만 된다면 올해가 지나기 전에 마무리하여 시집을 내고 싶다. 마침 다음 학기부터는 인문학 강의를 주로 할 것이라서 시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여유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다. 해야 하는 일과 하고 싶은 일에 대한 차이는 어마어마한 것 같다. 나는 진심으로 시인 최라라로 있을 때 가장 행복하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10

“기억 속 이야기, 현대적 재료·기법으로 표현”

“나의 공간에 대한 추억은 유년 시절 속 ‘집’이 크게 자리한다. 장미 덩굴로 둘러싸인 담벼락, 다채로운 문살, 그 창호 위의 한지 등 모든 이미지의 자리에는 따뜻함이 진하게 배어 있다. 추억의 재현으로 작품을 고민하고 그 방향을 설정한다. 나의 작업 방향은 과거와 현재를 함께 가져가는 것이기에 이번 전시 주제인 ‘만추가경’ 또한 기억 속 이야기들을 현대적인 재료 및 기법으로 표현했다. 추억 속 모든 경험은 나의 것이지만, 이번 작품을 통해 각자의 경험을 공감하고 해석하며, 잠시나마 어느 곳일지는 모를 곳으로 여정을 떠나고 싶은 이들과 함께하겠다는 연대의 의미를 담아 ‘모자’의 형태로 재현하고, 재료의 다양성을 추구하여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의 말 중에서(재)포항문화재단의 2023 포항우수작가 초대전 사공숙 조각가의 개인전 ‘만추가경’전이 지난 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포항시립중앙아트홀 1층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다.2023 포항우수작가에 선정된 사공숙 조각가는 동국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공공미술프로젝트, 국제아트페스티벌, 아트페어 등에 참여하며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사공숙 조각가의 입체와 부조, 설치 등 10여 점을 선보이고 있는 이번 전시는 ‘언어’로 작가의 경험을 이야기한다. 삶의 모습과 감정의 모양이 복잡하고 다양하듯 말로 정의되기 이전 작가의 경험을 여러 소품을 활용해 풍부하고 감각적인 전시로 풀어냈다.추억 속 모든 경험을 소환해 잠시나마 모르는 곳으로 함께 떠나고 싶은 이를 생각하며, 작가의 주 작업재료인 ‘모자’를 재해석한 대형작품으로 전시장 한 편을 채운다. 그 외 작가의 여러 가지 감정을 내포하는 상징적 오브제이자 투영의 대상이 되는 설치물들은 여러 형태의 관계와 그 관계에서 파생되는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특히 한지의 물성을 작가의 삶에 대입시켜 전통적 이미지의 한지가 아닌 개인의 서사와 상징적 의미를 함축한 재료의 촉각성에 집중한 작품도 선보인다.사공숙 작가는 “작가가 던진 화두로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익숙함을 떠나 낯선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며 “전시를 통해 다난한 삶을 이겨낼 용기를 가질 수 있길 소망한다”고 전했다.포항우수작가 초대전은 지역 예술계와 동반 성장하기 위해 우수 중견, 원로 작가를 발굴하고 지속적인 창작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개인전을 지원하며, 지역민에게는 수준 높은 작품을 소개하는 포항문화재단 기획전시 프로그램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3-10-09

이산하의 40년 ‘시와 삶’ 이야기속으로

한국 문단에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 저명한 시인인 이산하(63) 시인이 고향인 포항에서 독자들과 만나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포항 문학전문 서점 책방 수북(포항 북구 장량로 174번길 6-15)은 오는 13일 오후 7시 문인 초청 강연회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행사의 하나로 이산하 시인을 초청해 문학과 삶에 관해 시인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한다.이산하 시인은 포항시 죽장면에서 태어나 경희대 국문과를 졸업, 1982년 ‘시운동’에 ‘존재의 놀이’로 등단했으며, 1987년 군부독재 시기에 제주 4·3 사건을 다룬 장편 서사시 ‘한라산’을 발표해 필화를 겪고 1년 6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던 대표적인 운동권 시인이다. 그 후 10여 년 동안 절필을 하고 시민단체와 문학지 편집자로 일하며 사회 운동가로서 활동을 했다. 시인은 절필 11년 만인 1998년 문예지 문학동네에 ‘날지 않고 울지 않는 새처럼’ 외 4편의 시를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활동을 재개했으며 지난 2021년 시집 ‘악의 평범성’을 출간해 시인으로서 그만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에서 투병생활 중 포항을 찾는다.홍성식 시인(경북매일신문 기획특집부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이산하 40년 시와 삶의 이야기를 주제로 시인의 삶과 시, 현시대에 대한 조망에 대해 독자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책방 수북의 김강 대표는 “이산하 시인의 문학 강연을 통해 시대를 관통하는 문학의 의미와 위상에 대해서 들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강연회의 의미에 대해 밝혔다.한편, 책방 수북에서는 매달 소설가와 시인을 초빙해 작가와 문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담론을 이야기하는 북콘서트와 강연회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을 열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3-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