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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구룡포서 ‘봄날의 운동회’ 즐겨요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19일부터 28일까지 매주 금·토·일요일 오전 10시~오후 5시 총 6회 구룡포 아라예술촌 앞에서 ‘삼삼하게 놀자구룡-봄 운동회’를 개최한다.지난해 ‘해양광장’을 주제로 3월 3일부터 한달간 총 4천300여 명이 방문해 성황리에 펼쳐졌던 ‘삼삼하게 놀자구룡’이 올해에는 ‘봄 운동회’를 주제로 더욱 풍성해진 프로그램으로 다시 돌아왔다.먼저, 개인종목 6가지(고리던지기, 고무신을 날려라, 테이블컬링, 계란 공 넣기, 날아라 슛돌이, 화살을 쏘아라)와 단체종목 3가지(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단체 컵 쌓기, 단체 줄넘기) 등 총 9가지 종목을 모두 성공하면 소정의 기념품을 제공하는 스탬프 투어 방식으로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다.또한, 구룡포 지역의 초등학생들이 동심을 담아 직접 그린 시화가 행사기간 동안 전시될 예정이며, 운동회에서 볼 수 있던 다양한 상품들도 플리마켓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저글링과 마술공연 등 신나는 행사와 더불어 여의주를 찾아라, 주사위 던지기 등 현장에서 바로 참여 가능한 이벤트 등 많은 즐길 거리를 선보일 예정이다.이밖에도 계획공모형 지역관광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연계행사로 ‘마켓피어9’ 야시장과 포항 해양 관광 명소를 당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동대구∼구룡포 간 테마형 투어버스 ‘포항바다버스-불꽃원정대’가 매주 주말 운영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행사를 통해 잊고 있던 운동회의 추억을 떠 올리며 가족과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문의처 : 포항문화재단 계획공모형사업TF팀(054-289-7925)./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4

창덕궁의 나무·꽃 이야기 속으로 초대

자연과 궁궐 건축이 조화를 이뤄 가장 한국적인 궁궐로 꼽히는 창덕궁의 나무와 꽃 등 자연유산을 함께 배울 수 있는 관람 프로그램이 열린다.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창덕궁관리소는 서울국유림관리소와 함께 17일부터 6월 28일까지 매주 수∼금요일에 ‘세계유산 창덕궁 나무와 꽃 이야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프로그램은 일반인 대상 ‘궐내각사 나무 해설’과 어린이 대상 ‘왕세자 낙선재 숲’으로 구성된다.궁궐 내 관원들이 업무를 보던 공간인 궐내각사 일대에서 열리는 ‘궐내각사 나무 해설’에서는 궁궐 숲 관리, 왕비가 누에치던 뽕나무, 창경궁과 창덕궁을 그린 그림인 ‘동궐도’에 그려진 느티나무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왕세자 낙선재 숲’에서는 어린이들이 왕세자 관련 역사 이야기도 듣고 오얏꽃 향기를 맡으며 낙선재 숲 힐링 체험을 할 수 있다. 한국어 해설은 수·목요일 오전 10시와 오후 2시에, 영어 해설은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된다.초등학교 3∼6학년 학생이라면 낙선재 숲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 ‘왕세자 낙선재 숲’에 참여하면 된다.금요일 오전 10시 30분에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에서는 조선 왕실에서 침전(寢殿·잠을 자는 침실이 있는 전각)으로 쓴 낙선재를 둘러보며 왕세자와 관련한 역사를 설명한다.참가 신청은 창덕궁관리소 누리집(https://royal.cha.go.kr/cdg)에서 하면 된다. 창덕궁 입장료 외에 별도 참가비는 없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4

구룡포 방파제서 펼쳐지는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9’

‘마켓피어나인( Market Pier9)’ 포스터. 포항문화재단이 지난 12일부터 6월 2일까지 매주 금, 토, 일 오후 4∼9시 총 24차례 구룡포 방파제에서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 Market Pier9)’을 열고 있다.‘마켓피어 9’은 야시장을 뜻하는 Market과 항구를 뜻하는 Pire, 구룡포를 뜻하는 9를 뜻하여 지역에서 열리는 마켓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요소를 도입했다.이번 행사는 지난해 12월 시범사업을 거쳐 본격적으로 개최되는 전국 최초의 해양미식축제다. 부두 야시장으로 지역상인, 푸드트럭과 핸드메이드 셀러, 구룡포의 밤바다 풍경이 만나 포항의 새로운 야간 문화관광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이번 해양미식축제 ‘마켓피어나인’은 꽃피는 밤 만선의 맛 어화만대의 테마로 15대 내외의 푸드트럭과 20여 개(최대 30여 개) 지역상인과 핸드메이드 마켓 판매부스가 참여해 활기찬 분위기를 연출한다.먼저 푸드트럭으로 구성되는 ‘만선 마켓’에서는 전국적으로 활동하는 국내 최고의 푸드트럭이 함께하며 해산물을 중심으로 구성된 다양한 메뉴와 디저트, 음료를 즐길 수 있다.지역상인부스에서는 구룡포의 맛집과 포항 청년들의 창의적인 메뉴를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 포항 특산물 외 가공품을 포함한 공산품을 판매하고 방문객이 구매한 특산물을 직접 구워먹을 수 있는 바비큐존도 운영된다.핸드메이드 마켓은 수공예 액세서리와 인테리어 소품 등 개성이 담긴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이며, 방문객이 직접 만들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향수, 인형 등의 체험마켓도 만날 수 있다.매일 버스킹 무대에서는 공연이 펼쳐지며, 구룡포의 용을 캐릭터화한 ‘모리’가 마켓을 누비며 체험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 시민들에게 휴식과 특별한 추억을 선사할 예정이다.연계행사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으로, 온 가족이 마켓피어나인 야시장과 포항 해양 관광 명소를 당일 코스로 즐길 수 있는 동대구~구룡포 간 테마형투어버스 ‘포항바다버스_불꽃원정대’가 매주 주말 운영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강풍 등으로 임시 휴장 등 행사 일정이 변동될 수 있으니 방문 전 홈페이지(www.marketpier9.com) 또는 인스타그램(@pohang_piermarket)에서 공지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4

독특한 실험·통찰로 ‘추억’하는 故 박동준

대구지역의 대표 패션디자이너이자 갤러리분도의 대표였던 고(故) 박동준(1951∼2019)을 기억하고 갤러리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을 초대하는 기획전이 열린다.대구 갤러리분도는 오는 22일부터 5월 24일까지 ‘적(Enemy)/그림 없는 퍼즐’이라는 타이틀로 현대미술가 유현미(60) 작가 초대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갤러리분도가 (사)박동준기념사업회와 함께 지난 2020년부터 매년 패션디자이너 고 박동준을 기억하고 갤러리와 특별한 인연을 맺었던 작가들을 초대하는 ‘오마주 투(Homage to) 박동준’의 다섯 번째 기획전이다.매체를 넘나들면서 독특하고 실험적인 작업방식으로 우리의 사고방식에 대한 신선한 시각을 제시하는 유현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불완전한 인식체계에 대한 통찰을 경험하게 하는 전시로서 유현미 작가의 회화 작품 20점을 선보인다.유현미는 최근 작가로서의 삶과 동시대 사회상에서 영감을 얻어 소설을 창작한 뒤 다시 그를 소재로 파생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2010년 첫 개인전 ‘Cosmos(우주)’ 시리즈에 이어 2014년 ‘Physical Numerics’ 숫자 시리즈 두 번째 개인전 이후 10년 만에 갤러리분도에서 열리는 개인전인 이번 전시는 2022년 출간한 소설 ‘적(Enemy)’과 ‘그림 없는 퍼즐’로부터 텍스트가 회화 공간 안에서 어떠한 이미지로 표현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먼저, 3층 갤러리분도 메인 공간에는 자작 소설 ‘적’에서 시작한다. 창작과정에서 느끼는 자기복제에 대한 두려움을 주제로 하는 이 소설에서 작가는 과거 작업 속에서 파생된 돌과 캔버스, 테이블 등의 이미지를 화면에 담아내며 초현실적인 상상의 공간을 표현한다.작가 작업은 실제 공간에 오브제 조각을 배치해 붓 터치를 가미한 뒤 사진으로 촬영하고 그 사진을 다시 캔버스에 프린팅한 후 유화로 리터치하는 과정을 통해 완성한다. 따라서 유현미의 그동안 작품이 공간-조각(레디메이드 포함)-페인팅-설치-촬영의 수순을 거쳐 최종 사진 작품으로 완성됐다면, 이번 신작들은 그동안의 사진 작품과 달리 에디션이 없고 모두 한 점의 유니크한 작품으로 제작된다. 2층 공간에는 작가의 긴 시간 지속하는 ‘퍼즐’ 시리즈의 신작들이 전시된다. 조각과 설치작업으로 시작됐지만, 다양한 이야기가 쌓이는 과정을 거쳐 2022년 ‘그림 없는 퍼즐’ 소설로 완성됐다. 소설에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노랑 퍼즐’ ‘파랑 퍼즐’ ‘자화상’ 등 다양한 소재의 퍼즐 작품을 통해 작가의 내면이 더 자유롭게 자라나고 단단하게 성장하는 상상의 세계로 끌어들인다.유 작가는 “나의 블랭크 퍼즐을 설명하자면, 깨어나 보니 잘 생각나지 않는 꿈의 한 장면을 기억이 지워진 그림 없는 한 조각의 퍼즐이라고 설정하여 나 자신만의 언어 혹은 기호로 상상해 보려는 것”이라고 말한다.윤순영 (사)박동준기념사업회 이사장은 “‘오마주 투 박동준’은 예술과 예술가를 사랑했던 박동준의 뜻을 따라 갤러리분도와 박동준기념사업회는 앞으로도 변화를 추구하며 실험을 멈추지 않는 작가들의 신작을 선보이는 전시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전시를 기획한 정수진 갤러리분도 큐레이터는 “유현미 작가의 작품은 우리가 유지하고 있는 공상과 무의식과 우리가 영위하는 물질적 현실간 그 사이의 모호한 관계를 자세히 들여다보게 한다”고 말했다.유현미 작가는 서울대 조소과와 미국 뉴욕대 창작미술 전공 A.P.C.·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서울을 비롯한 세계 여러 도시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졌으며 무란미술상 2001 우수상 수상, 2001 아트 오마이 아티스트 스튜디오 레지던스(뉴욕, 미국) 등의 작가로 활동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경기도미술관, 금호미술관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4

색소폰 거장 케니 지, 2년 만에 한국 관객 만난다

2년 만에 한국을 찾는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 이번 월드투어에서는 20번째 정규 앨범 ‘이노센스(INNOCENCE)’의 수록곡 등을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다. /㈜월드쇼마켓 제공 한국인이 사랑하는 재즈 뮤지션이자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 케니 지가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케니 지는 전 세계를 돌며 공연하는 월드투어의 일환으로 11일 오후 3시 30분·7시 30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과 13일 오후 2시·6시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공연을 펼친다.이번 공연은 지난해 발매된 케니 지의 20번째 정규 앨범‘이노센스(INNOCENCE)’의 수록곡들을 국내에서 라이브로 처음 만날 수 있어 많은 재즈 팬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이 앨범은 ‘자장가(Lullaby)’를 주제로 한 모음집으로, 케니 지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고전음악과 자작곡들로 구성돼 발매와 동시에 큰 화제가 된 바 있다.케니 지는 이번 공연에서 서정적인 피아노 반주와 케니 지의 색소폰 앙상블이 돋보이는 신곡 무대는 물론 CF, TV 프로그램, 영화 등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대표곡도 선보인다. 피아노, 드럼, 기타 등 6인으로 구성된 케니 지 밴드의 화음이 더해져 관객들에게 한층 풍성한 음악을 들려줄 예정이다.1956년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출신인 케니 지(68)는 1집 ‘Tell Me(1982)’로 호평 속에 데뷔한 뒤 리듬 앤 블루스 스타일의 ‘Hi, How ya Doin’, ‘I’ve Been Missin You’를 히트시키며 대중들에게 이름을 각인시켰다. 1994년 ‘36회 그래미어워드’에서 최우수 연주, 작곡상을 수상했으며 전 세계 7천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하며 세계적인 색소폰 연주자로 사랑받고 있다.‘Loving You’‘Going Home’, ‘Songbird’는 연주 음악 불모지인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은 그의 대표곡들이다. 워런 힐, 데이브 코즈와 함께 세계 3대 색소폰 연주자로 꼽힌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0

지역 중견작가 100명 미술 작품으로 ‘기부’

“100인의 얼굴 없는 천사들이 전하는 진정한 사랑 나눔은 어려운 사회적 환경 속에서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원하는 우리 이웃들에게 소중한 빛과 소금이 될 것입니다.”대구·경북에서 활동 중인 중견작가 100명이 장애인의 날(4월 20일) 맞아 장애인을 비롯해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자선작품전‘100인의 사랑 나눔전’을 오는 16일부터 21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작가들이 기증한 작품 판매를 통해 기금을 마련하고, 이를 후원단체에 전달하는 행사에서 나아가 기업, 출판사, 화방 등 다양한 계층의 후원인들이 함께 참여해 그 의미를 더욱 빛내고 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하는 이번 행사를 통해 진정한 ‘사랑 나눔의 가치’를 찾고자 한다. 동·서양화가 100명이 출품한 400여 점의 작품들은 기존 작품가격에서 10~30% 할인된 30~120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강정주, 김광한, 김명숙, 김병수, 김유경, 도병재, 노태웅, 박두봉, 박성희, 박인주, 오은희, 장민숙, 장정희, 홍원기 등 중견작가들은 자신들의 풍부한 미적 경험에서 표출된 개성적인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작품 판매를 통해 얻어진 수익금 전액은 (사)대구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에 기부할 예정이다. ‘100인의 사랑 나눔전’ 준비위원장인 김광한 서양화가는 “이번 행사는 예술활동을 통해 나눔 문화 확산과 취약계층 복지증진을 위한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행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사랑을 함께 나눌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사)대구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는 장애의 발생 예방과 소외계층(장애인 등)의 권익보호 및 재활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83년 설립돼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장애인 재활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10

다양한 재료의 ‘물성’균형·조화를 찾아서

항 출신 권효민(39·사진) 시각예술가가 지난달 20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전시복합공간 챕터투(CHAPER II) 연남동 전시 공간에서 개인전을 갖고 있다.권 작가는 대구대 회화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서양화과, 미국 뉴욕 프랫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 석사과정(Painting Drawing 전공)을 졸업했다.서울에서 전업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그는 대구대 서양화과 졸업과 함께 대구 옥션 M경매와 분당 꼬모옥션 프리뷰 경매, 뉴욕 훈갤러리시카고 중앙일보 ‘뉴욕 훈갤러리중앙일보 시카고 순회전’ 등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와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젊은 예비스타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이후 권 작가는 서울 윤갤러리·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2009), 대구예술발전소(2023, 2021), 이목화랑(2020), Dekalb Gallery(2017) 등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예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부분적으로 실현한 실험적 부조 작업으로 주목 받았다.그동안 개인을 매료시키는 대상의 색감이나 질감에 관한 시각적 관심을 비구상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재료의 물성을 실험해온 권 작가는 작은 크기와 밀도를 통해 색색의 레진(resin·합성수지) 조각들을 불규칙하면서 정교한 형태로 집적하는 독창적인 부조 작업을 보여왔다.2022년 챕터투 레지던시(Residency) 작가로 입주한 뒤 평면 부조 ‘Gallstones’ 시리즈를 선보였고, 이번 전시에서도 ‘Grayish(그레이쉬)’라는 주제로 그 연장선에 있는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드로잉과 3D 프린팅 등 다중적인 매체를 활용해 개인을 둘러싼 일상과 집단의 요소가 중첩되고, 불완전한 형태로 융화된 모습을 수집한 후 이를 재구성한 부조 작품 7점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의 특징은 사회 정체성의 복잡함과 유동성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보여주는 은은한 회색빛의 색채다. 작품의 구성에서 사회의 틀은 시각적으로 단단하고 견고한 작은 조각으로 중심적 역할을 하며, 종종 은은하고 회색빛이 중첩된 색채의 변화로 표현된 개인은 작가의 세계를 은유하고 있다.권 작가는 “사회가 만들어 내는 규범이나 기준 등에 대한 궁금증과 함께 개인에게 어떻게 작용하고 영향을 주는지 고민했다”며 “이번 작업은 사회가 규칙, 도덕 같은 사고방식을 어떻게 전파하고 교육하는지, 상징, 기호 등을 도구로 사용하여 규율을 이미지화하는 방법을 표현해 보았다. 개인과 사회가 흑과 백으로 나눠지는 것이 아니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것이 우리 세상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9

경북여성정책개발원, 경북WE리더아카데미 개강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이 지역 여성 리더들의 리더십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리더십 역량 강화 및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마련한 프로그램인 ‘경북WE리더 아카데미’ 개강식이 최근 예천 경북여성가족플라자에서 열렸다.이날 행사에서는 지역의 여성 비즈니스 리더, 사회활동가, 교육자, 공공기관 중간관리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여성들뿐만 아니라 심사를 통해 선발된 우수한 여성 인재들이 참석해 자신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자기경영 전문가인 강규형 3P자기경영연구소 대표 초청 ‘셀프 리더십’ 주제 강의는 참가자들에게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관리 계획을 세워보는 귀한 시간을 선사했다.한 참가자는 “‘경북WE리더 아카데미’는 국가 경제의 중추로써 여성의 역할과 여성 리더가 갖춰야할 덕목과 미래 가치를 함께 공유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며 “시간 관리 잘하기 등 웰빙과 성공을 유지하기 위한 자기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오늘 강의를 듣고 지역 사회 발전과 개인의 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전했다.하금숙 원장은 “여성 리더십과 ESG 리더십은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다양성과 포용성을 존중하며, 본 과정을 통해 리더역량을 갖춘 여성 리더들이 많이 배출되어서 중요한 의사결정직에 많이 진출해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 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경북WE리더 아카데미’는 경북도의 위탁을 받아 올해 처음으로 추진되는 사업으로, 여성 리더를 양성하고 지역 사회 전반에 여성 대표성을 높이는 데 목적을 두고 기본과정(2개월)과 심화 과정(3개월)으로 운영된다. 기본과정에서는 여성 리더로서의 역량 강화를 위해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 향상, 자기 관리 능력 강화, ESG 실천 전략 수립, AI 시대에 대한 이해, 감성리더십 함양 등의 교육이 제공된다. 또한 교육생 간의 여성 리더 동아리 운영 등으로 소통 네트워크도 구축할 계획이다.기본과정 1기는 4월부터 5월까지 구미, 경주, 예천 3개 권역에서 총 120명(권역별 4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및 현장 교육을 통해 이뤄진다. 교육비는 전액 무료다. /윤희정기자

2024-04-09

생소하지만 보석같은 회화작품 세계로

대구미술관은 소장품 중 약 78%에 이르는 회화작품을 집중 조명하는 소장품 기획전 ‘회화적 지도 읽기(Map Reading of Painting)’를 9일부터 8월 18일까지 1전시실에서 개최한다. 이번 ‘회화적 지도 읽기’전은 대구미술관의 회화 소장품 중 대중에게 많이 소개하지 않은 또는 소개한 적 없는 보석 같은 작품을 알리고, 이들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연구해 소장작품의 가치를 재발견하기 위해 기획했다. 전시에서는 곽훈, 김종복, 송창, 신경철, 안지산, 윤명로, 이강소, 임동식, 조나단 가드너, 최민화, 힐러리 페시스 등 작가 44명의 작품 82점을 △상상의 지형학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 △캔버스 너머의 방위각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 등의 주제로 나눠 소개한다. 첫 번째 섹션 ‘상상의 지형학’에서는 과거부터 회화의 주된 대상이었던 자연을 담은 회화를 선보인다. 현대의 화가들은 단순히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지 않고 자신만의 시각과 메시지, 실험적 욕망과 바람을 내포하며 자연을 흡수하고 상상한다. 정태경, 정주영, 송명진, 김종복, 김지원, 안두진, 유영국, 윤명로, 차규선, 신경철, 김선형 등이 펼친 무한개의 자연을 감상할 수 있다. 두 번째 섹션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에서는 박다원, 오세영, 노은님, 김영주, 황창배, 이영륭, 곽훈, 이열, 이강소, 이배의 추상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20세기 서구현대미술의 주축을 이뤘던 추상미술은 대상의 구체적 묘사를 기피하고 작가의 의지에 의한 추상적 형식으로 작품을 구성했다. 마치 계획 없는 여행을 떠나는 것처럼, 추상회화는 붓질에 담긴 작가의 감정과 숨결로 인해 저마다의 주체적 개성을 강조하고, 예상치 못한 새로운 효과와 감각을 불러일으킨다. 세 번째 섹션 ‘캔버스 너머의 방위각’은 점·선·면을 활용한 기하학적 추상회화 작품들로 구성된다. 20세기 이후 회화의 종말이 선고됐지만 시간성과 공간성, 나아가 작가의 노동적, 심미적 요소들이 축적되며 회화는 여전히 다양한 실험적 시도들을 진행하고 있다. 이우환, 최명영, 김용수, 박두영, 이교준, 손아유, 유희영의 작품들을 통해 우리는 캔버스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방위각으로 무한 확장하는 가능성과 실험정신을 읽어낼 수 있다. 마지막 섹션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에서는 조금 더 현실로 내려와 다양하게 ‘축척’된 현대적 삶의 지표들을 만나볼 수 있다. 안지산, 홍순명, 공성훈, 이명미, 힐러리 페시스, 박자현, 안창홍, 최민화, 임동식, 송창, 배윤환, 로베르 콩바, 성백주, 정강자, 한운성 등의 작품을 감상함으로써 작가의 시선이 담긴 일상의 풍경, 역사적 과거와 시대정신, 한국 전통과 해외 생활상 등 시간과 공간을 마음껏 넘나들며 다층적 삶의 면모들을 펼쳐본다.전시를 기획한 이혜원 학예연구사는 “방대한 지표들이 총집합한 지도를 독해하며 길을 찾듯, 대구미술관 회화 소장품들이 각자 품고 있는 독자적인 시각과 이야기들을 되새기며, 미술관이 걸어온 작품 수집의 길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전시 중 도슨트, 참여 이벤트, 교육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관람료는 성인 기준 1천원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8

“학업 스트레스 다 풀었어요”

포항시립교향악단(예술감독 차웅)은 지난 4일 포항 영신고 벽산관에서 ‘4월 찾아가는 음악회’를 개최했다.지난 3월 차웅 예술감독 취임 이후 찾아가는 음악회가 추진되면서 영신고 학생들에게 학업으로 쌓인 피로감을 날려주고 새로운 활력을 주는 힐링의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이뤄진 공연이다.이번 찾아가는 음악회는 ‘사제동행 음악회’라는 부제로 차웅 예술감독의 지휘와 해설이 있는 음악회로 진행했으며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모음곡 1·2번을 시작으로 오페라 ‘카르멘’중 아리아 ‘하바네라’, 브람스의 ‘헝가리무곡’ 1·5번 등 클래식 명곡을 연주했다.영신고 학생들은 “익숙한 곡들을 지휘자의 열정적인 지휘와 교향악단의 아름다운 연주로 직접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며 “교향악단이 이렇게 많은 인원으로 구성된 줄 몰랐고 다음에도 교향악단의 연주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고 싶다”고 말했다.차웅 지휘자는 인사말을 통해 “바쁜 학업과 일상으로 인해 문화생활을 즐길 시간이 부족한 학생과 교직원들을 위해 우리 예술단이 적극적으로 다가가겠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힐링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이번 영신고 찾아가는 음악회는 새로 취임한 차웅 지휘자와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시민과 함께하는 교향악단’을 만들어 나가기 위한 첫 공연으로 기획됐다. /윤희정기자

2024-04-07

“조직위 설립 등 체계적 운영 발판 마련을”

전국 클래식 연주자들의 관심이 포항으로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포항음악제’ 박유신 예술감독의 임기가 만료됐고, 음악제 주최 측인 (재)포항문화재단이 최근 위촉직인 후임 예술감독직 선정에 대해 공모제로 전환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포항문화재단은 2021년 포항음악제를 기획 공연 차원으로 진행, 지난해까지 매년 성공적인 축제로 이끌어왔다. 이와 같은 성공에는 당시 교수 등 전문가들의 추천을 받아 위촉된 포항 출신 첼리스트 박유신 초대 예술감독의 공이 지대하다. 박 예술감독은 최고의 실내악 축제를 모토로 매년 다양한 편성과 구성으로 무대를 기획해 시민들의 문화 향유권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고향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실내악단 카잘스 콰르텟 등 세계적 명성의 연주가들을 초청, 시민들의 다양한 문화예술 향유 기회의 폭을 넓혀줘 많은 음악가에게 문화도시로서의 포항 이미지를 각인하기에 충분했다. 포항문화재단이 시민들의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 향유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노력의 일환으로 개최되고 있는 것이 포항음악제다. 포항음악제는 포항시의 경제 발전과 문화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시민의 문화적 견문과 역량을 높여 주기 위해 시작했고, 시민들의 반응 역시 뜨거웠다. 포항음악제는 포항의 문화 역량을 알리는 음악제이지 지역 음악인들의 음악 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출발한 것은 분명 아니다. 음악제(Music Festival)는 음악을 중심으로 한 문화 이벤트여야 한다.포항문화재단이 지난 3월 25일과 4월 5일 두 차례에 걸쳐 지역 음악가 9명을 초청해 가진 ‘포항음악제 지역협력 방안 모색을 위한 티타임’에서 일부 음악인들로부터 “지역 예술가들이 포항음악제에 배제됐다”라는 문제점이 지적됐다고 전해진다. 예술감독을 선정할 때마다 나오는 여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공모인 듯 공모 아닌 공모제로 가기보다는 음악제를 잘 이끌어 갈 것으로 판단되는 예술감독을 초빙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오스트리아의 세계적 음악축제인 잘츠부르크페스티벌은 지역이 낳은 천재적인 음악가 모차르트와 문화적 자산을 바탕으로 최고의 품격을 지닌 음악축제를 창출해내어 성공했는데, 세계적 명성의 음악 예술가들의 집합 장소이기 때문이다. 스위스 루체른페스티벌은 오페라 중심의 주변 페스티벌과 차별화한 관현악 중심의 기악 분야로 집중해 정체성 확립에 성공했다. 한국의 통영국제음악제 또한 국제음악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저명한 해외음악가들이 대거 참가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성공했다. 포항음악제는 세계적 음악제들이 이룬 성공 요인과 발전 사례들을 교훈 삼아야 한다.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이사가 부임, 새로운 포항음악제 구상을 위한 내부 결정이 내려졌다. 지역 음악인들의 의견을 묻기 위한 간담회 절차 등 여론 수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포항지역 한 음악인은 “박유신 감독은 적은 개런티에도 고향에 대한 애정과 열의를 가지고 훌륭한 포항음악제를 개최해 국내 3대 음악제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받으며 포항 음악 문화발전에 엄청난 역할을 했다”며 “예술감독 위촉을 위해 마련한 시스템을 새롭게 바꾸려 하는 포항시 차원의 행정 절차, 인력 소모 등 여러 문제점은 재고해 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음악인은 “포항에서 태어나고 자랐고 대학 후에 포항으로 왔다. 3회 내내 포항음악제를 관람했는데 포항이라는 작은 도시에 유명한 연주자들이 와서 포항에서 연주한다는 것만으로 포항에 대한 자부심이 생겼고 포항음악제가 개최되면 어느 때보다 생기 있는 모습의 포항시민들이 머릿속에 남아 있다”며 “다만 인구 14만의 조그만 어촌동네에서 아시아를 대표하는 음악도시로 우뚝 선 통영국제음악제 등처럼 포항 시민의 자랑이 될만한 음악축제로 자리잡기 위한 조직위원회 설립 등 보다 체계적인 조직 운영 등에 대한 재단의 연구와 노력이 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지역 예술계에서조차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이르면 5월 중 포항음악제 예술감독에 대한 공개모집이 진행된다. 이러한 논란의 소지를 없애기에 앞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여론 수렴 절차를 진행해 세계적 음악축제를 가진 음악 도시의 명성을 가질 수 있기를 많은 시민은 기대하고 있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7

뮤지컬의 즐거움을 거리 속으로

(사)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이하 DIMF·딤프)이 오는 6월 개최하는‘제18회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이하 제18회 딤프)’ 개막을 앞두고 뮤지컬의 즐거움을 거리 속으로 퍼트릴 ‘딤프린지 (DIMFringe) 공연팀’을 오는 15일까지 모집한다.이번에 모집하는 딤프린지 공연팀은 아시아 최대 글로벌 뮤지컬 축제인 ‘제18회 딤프’(6월 21일~7월 8일)를 사전 경험할 수 있도록 전국 곳곳으로 찾아가 뮤지컬 알리기에 나서게 된다.딤프는 매년 동성로, 수성못, 앞산, 김광석거리 등 대구를 대표하는 주요 명소를 비롯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부산 광안리 해수욕장, 세종 호수공원 등을 누비며 거리 공연 프린지를 펼치면서 예술을 일상으로 확장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모집 대상은 뮤지컬 공연(갈라쇼)이 가능한 전문예술단체이거나 뮤지컬 콘텐츠를 활용한 공연(음악, 전통, 퍼포먼스, 악기연주 등)이 가능한 문화예술단체다.참가를 원하는 공연 단체는 딤프 공식 홈페이지에서 참가신청서를 다운받아 이메일(dimfringe@dimf.or.kr)로 영상과 사진 등을 첨부해 제출하면 된다.선발된 딤프린지 공연팀에게는 출연료를 포함해 공연 공간과 기본적인 음향 장비, 홍보 및 마케팅 지원이 이뤄진다. 또 공식 채널을 통해 프린지 공연 단체를 소개하고 공연 당일 스트리밍도 진행한다.배성혁 딤프 집행위원장은 “딤프와 함께 뮤지컬의 매력을 선사할 예술단체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린다”며 “시민들께서 선발된 딤프린지 공연을 통해 잠시나마 일상 속 휴식을 갖는 시간이 되시면 좋겠다”고 했다./윤희정기자hjyun@kbmaeil.com

2024-04-07

일제 식민지를 거부한 절명 시인 황현의 일생 ‘매천 황현 평전’출간

“새와 짐승도 슬피 울고 강산도 찡그리네/무궁화 우리 강산이 망하였구나/가을 등불 아래 책을 덮고 지난 역사 헤아리니/인간 세상 식자(識者) 노릇 참 어렵구나”- 황현 ‘절명시’부분한말사대가는 강위(1820~1884)와 김택영(1850~1927), 이건창(1852~1898), 황현(1855~1910) 네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이들은 한문학이 공식 문장으로 활용되던 마지막 시기에 하나의 문학 그룹을 이루며 활동했으며, 높은 수준의 한문학으로 자신의 시대를 기록한 명망가들이었다.매천(梅泉) 황현이 살다 간 시대는 국내외에서 패권 충돌이 끊이지 않던 위망과 격변의 시기였다. 일생 동안 지역과 신분에 얽매이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과 교유했고, 그들과 함께 굴곡진 역사의 노정을 헤쳐 나갔다.멀리 외딴섬에 유배된 벗을 찾아가 밤새 위로하고, 먼저 세상을 떠난 벗을 조문하러 천 리 길을 떠나고, 일제에 맞서 저항한 사람들을 위해 거침없이 붓을 들었던 황현의 모습은 그에게 내재된 휴머니스트의 면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인간에 대한 끊임없는 정감의 발로는, 스러져가는 조선 왕조에 대한 의리를 지키고 지식인의 책무를 다하고자 절명의 선택으로 이어졌다.‘매천 황현 평전’(소명출판)은 국망의 위기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인간 황현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구한말의 대표적인 우국지사·일제에 목숨으로 항거한 강직한 선비정신의 표상·냉철한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한 근대사의 보고 ‘매천야록’의 저자로 각인된 황현의 인생을 풀어낸 책이다.일제가 국권을 침탈하자 ‘절명시’(絶命詩)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 그가 1864년부터 1910년까지 약 47년간의 역사를 서술한 ‘매천야록’(梅泉野錄)은 구한말 상황을 이해하고 근대사를 연구할 때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저자인 정은주 영남대 한자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황현과 관련한 여러 사료를 재구성하며 천재 시인이자 우국지사 황현의 면면을 좇는다. 굴곡진 역사를 헤쳐가면서도 멀리 외딴섬에 유배된 벗을 찾아 위로하고, 밤새도록 시국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3

사람 모으고 동네 살리고 도시를 바꾼 빌딩들

엔데믹 이후 국가가 아닌 도시 간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곳이 도쿄다. 지난해 11월 일본에서 가장 높은 330m 빌딩인 아자부다이 힐즈의 오픈 등으로 컴팩트 시티로 거듭나고 있다. 그들은 ‘도쿄대개조’야말로 경제불황을 타개할 최선의 해법이라고 이야기한다.‘도쿄를 바꾼 빌딩들’(북스톤)은 도쿄에서 꼭 가봐야 할 10개 지역과 그 중심이 되는 빌딩을 통해 도쿄라는 도시의 미래와 경쟁력을 분석한다. 최근 도쿄가 달라졌다. 인구문제와 오랜 불황을 극복하지 못하며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평을 듣던 도쿄가 엔데믹 이후 글로벌 여행객이 가장 많이 찾는 도시 4위에 올랐다.눈여겨볼 포인트는 단순한 여행객이 아닌 글로벌 기업을 비롯해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이 도쿄를 찾는다는 것이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콤팩트 시티’로 향하는 도쿄의 치밀한 플랜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의 수도 이미지를 바꾼 현대적 건물로 평가받는 롯폰기힐스를 설계한 부동산 개발회사 모리빌딩 최초의 한국인 직원으로 활동한 박희윤 저자는 이를 ‘도쿄대개조’라는 전략의 성과라고 이야기한다. 도쿄가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는 것이다.이 책은 이러한 관점에서 도쿄에서 꼭 가봐야 할 10개의 지역(동네)과 도라노몬힐스, 긴자식스, 도쿄역 등 그 중심이 되는 빌딩에 대해 다룬다. 여기서 빌딩이란 단순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는 건설적인 빌더(builder)를 뜻하며, 그만큼 의미 있는 존재감을 품은 곳들이다.시부야, 긴자, 롯폰기, 오모테산도, 마루노우치, 니혼바시 등 도쿄를 대표하는 지역의 진화와 매력을 담은 이 책은 도시를 발판으로 기획하는 사람들을 위한 최적의 안내서이자, 도시를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최초의 사례집이다. 도시여행자들에게도 다른 관점으로 도시를 들여다보고 이해하는 계기를 제공해줄 것이다.‘도쿄를 바꾼 빌딩들’에서 10개의 지역(동네)과 빌딩을 선정한 기준은 다음과 같다. 시대의 흐름에 맞게 꾸준히 변화해왔는가? 그 지역 고유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성장해왔는가? 사람을 모으고 동네를 바꿀 정도로 파급력 있는 장소나 빌딩이 존재하는가? 그 장소나 빌딩을 만든 명확한 주체와 사람이 있는가? 지역의 정체성을 꾸준히 유지하며 주민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는가?이러한 기준으로 도쿄를 들여다보고, 나누고, 묶었다. 가장 먼저 시대의 변화와 함께한 ‘제3의 도심’ 탄생을 다룬다. 도라노몬에서 아자부다이를 거쳐 롯폰기에 이르는 도쿄 중심부가 새로운 도시 모델로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과정과 파급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최근 화제가 되는 힐즈 시리즈의 완성형 ‘아자부다이 힐즈’와 모리빌딩의 스토리도 여기서 다룬다. 다음으로는 에도 시대부터 도심지였던 마루노우치와 니혼바시, 그리고 상업과 브랜드의 중심인 긴자가 역사적 콘텐츠를 기반으로 어떻게 재탄생했는지 살펴봤다. 마지막으로는 오모테산도, 시부야, 후타고타마가와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개성 있는 동네들의 진화와 현재를 담아냈다.각자의 정체성에 맞게 진화한 동네와 개발의 뒷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도쿄라는 ‘도시’가 어떻게 ‘글로벌 브랜드’가 됐는지를 다시금 실감하게 된다.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메시지는 일관된다. “저성장 시대는 만들면 무조건 팔리는 시대가 아니며, ‘제대로’ 만들어야 팔리고 기업이 유지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조적인 인재와 기업, 자본이 모여야 하고, 일하고 살기 좋은 도시, 문화와 환경이라는 인프라를 갖춘 도시가 글로벌 경쟁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도시는 유기체와 같아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에 따라 그 가치와 가능성이 달라진다. 도시만큼 다양한 기회와 배울거리가 존재하는 곳도 없다. 이 책은 지금 왜 우리가 도쿄라는 도시를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나아가 우리에게 맞는 도시 모델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제안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04-03

자유에 대한 저항과 타협… 보수주의 역사 재조명

신간 ‘보수주의:전통을 위한 싸움’(글항아리)은 영국의 정치 전문 언론인이자 좌파 자유주의자인 에드먼드 포셋(78)이 프랑스 혁명 이래로 본격화하기 시작한 보수주의의 역사를 조명한 책이다. 자유민주주의의 역사적인 중심부를 대표하는 프랑스, 영국, 독일, 미국의 보수주의에 초점을 맞춘다. 포셋은 또 과소 평가된 보수주의 인물을 재평가하고, 오늘날 강경우파의 시초가 되는 오래전 인물도 찾아내어 재조명한다. 전작 ‘자유주의: 어느 사상의 일생’으로 ‘권위, 명확성, 간결성’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를 받은 포셋은 ‘보수주의: 전통을 위한 싸움’에서 다른 반쪽의 이야기를 한다.“자유민주주의가 번창하는 것은 차치하고 생존이라도 하려면 우파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는 구절로 시작되는 책은 18세기 혁명에 대한 저항에서 비롯된 보수주의를 연대기에 따라 네 시기로 나눠 기술한다. 하지만 보수주의 자체가 오른쪽에서 중간, 다시 더 왼쪽으로 움직여왔기 때문에 내용은 보수주의자끼리 서로 엎치락뒤치락 생존해온 역설의 순간들을 보여준다. 저자에 따르면 보수주의자에는 두 부류가 있다. 1945년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만들고 떠받치는 데 많은 일을 한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가 한쪽이고, 초시장주의를 견지하면서 동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을 ‘국민(대중)’의 이름으로 대변하는 비자유주의적 강경우파가 다른 한쪽이다. 후자는 타자에 대한 낙인 찍기, 사회적 다양성의 부정과 내부 적에 대한 사냥, 배타적 민족주의 등을 보여왔다.오랫동안 보수주의에는 좌파에 표준 문헌에 상응하는 문헌이 없다고 여겨졌다. 지적인 면에서 보수주의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천성적인 지배자였던 그들은 다스리는 데 익숙한 터라 ‘왜’ ‘무엇’을 위해 통치하는지를 대중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리하여 우파는 자유민주주의의 사회적 비용과 태만, 실패를 지적하는 데 주로 자신들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왔을 뿐 사상을 설명하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이 책은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보수주의자들의 면모를 클로즈업해 보여준다. 그들의 공통된 특징은 ‘잘 듣는 귀’를 가졌다는 것이다. 포셋은 단언한다. 정치 관행과 이데올로기의 성공은 잘 듣는 귀에 달려 있다고. 정치인의 자질은 음역대가 다른 목소리들을 다 들을 수 있는 귀에서 결정된다. 예컨대 영국 총리 디즈레일리는 보수적 유권자의 핵심인 잉글랜드 중산층의 정서를 파악하는 ‘완벽한 귀’를 가졌고, 레이건 대통령은 분열된 나라의 목소리를 듣는 ‘섬세한 귀’를 가졌다. 또 고(古)보수주의자 가운데 미국 우파의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패트릭 뷰캐넌보다 더 ‘밝은 귀’를 가진 이는 없었다.이 책의 후반부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힘을 얻고 있는 강경우파를 조망한다(저자는 ‘극우’보다 ‘강경우파’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강경우파는 끝자리를 벗어나 정상적인 정치적 경쟁의 일부가 됐기 때문이다). 강경우파는 자유주의적 보수주의자들의 후퇴를 의미한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3

‘발라드 황제’ 변진섭, 콘서트 ‘변천사’로 구미 팬들 만난다

변진섭. 변진섭이 오는 20일 오후 6시 구미시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2024 변진섭 전국투어 콘서트 : 변천사’라는 타이틀로 관객들과 만난다.지난 2022년 7월부터 이어져온 변진섭의 ‘변천사’ 전국투어 콘서트는 꾸준한 관객들의 사랑과 입소문에 힘입어 점점 관객이 늘어나면서 경북 구미에서 그 화려한 무대를 펼치게 됐다. 1980년대 후반 가요계를 평정했던 ‘발라드 황제’로 불리는 변진섭은 올해로 데뷔 36년 차를 맞았다.대한민국이 아직 발라드라는 용어가 자리잡지 못했던 시기 발라드라는 용어를 대중화시키는데 공을 세우며 언론에서 처음으로 발라드 가수라고 불리운 가수다.1988년 ‘홀로 된다는 것’이 히트하면서 스타 반열에 오른 이후 1989년 2집 앨범 ‘너에게로 또다시’를 비롯해 ‘희망 사항’, ‘새들처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로라’ 등 수록곡 모두가 큰 인기를 모았다. 1989년에 발매된 2집 앨범은 대한민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1990년에는 가수왕을 차지했다. 2008년에는 SBS 러브 FM ‘변진섭의 기분 좋은 밤’ DJ가 됐다.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주제곡 ‘화이팅’과 MBC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주제곡 ‘사랑이 올까요’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이번 구미 공연에서는 ‘홀로 된다는 것’, ‘너에게로 또 다시’, ‘희망사항’, ‘새들처럼’,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로라’ 등 주옥 같은 히트곡은 물론 평상시 변진섭이 좋아하는 팝송과 다양한 댄스와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새봄의 푸릇푸릇한 추억과 감동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