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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합천 매화산

이번 가을이 다가기 전에 단풍 구경하러 가야산에는 꼭 가야겠다고 벼르고 있었는데, 남하하는 단풍철을 쫓아 속리산, 내장산을 가다보니 해인사 쪽 산행은 순서가 뒤로 밀렸다.특별한 일이 생겨도 뒤로 미루거나 앞당겨 일을 보고서는 주말마다 산행한다는 게 철칙이지만 때로는 급한 사정이 생긴다. 갑자기 집안일이 있을 때는 달리 방법이 없는 어려움도 따른다.이번 일요일엔 가야산 등산을 하겠노라 마음먹었는데, 토요일 집안에 일이 있어 가족과 함께 승용차로 부산에 갔다가 대구로 올라오는 길에 생각을 바꿔 합천 해인사로 발길을 옮겼다.딴에는 내일 아침 일찍이 출발해 등산을 서둘러 마치고는 오후 5시부터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왕의 나라`에 참석해야하는 불가피한 일이 생겼던 것이다.주연배우 이태원이나 스태프진들과 약속이 있고, 또 고향에서 구경하러 오는 지인들을 안내해야 할 입장에 처해져 있으니 두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결해야 할 판이니 바삐 움직여야 한다. 그래서 내일 아침에 대구에서 출발하는 등산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합천 8경중 4경으로 가야산 앞 위치, 각양각색 암릉·기묘한 바위군에 감탄구간은 짧지만 급경사 비탈길 많아… 불상 모습 연상 천불산으로 불리기도오후 늦게 해인사로 가는 길에는 주말 등산객들이 길을 메우고 있었다. 단풍철이니 전국에서 많은 여행객들이 해인사를 찾았던 것이다.해인사에 도착해 우리 부부는 성철 스님이 기거하신 암자와 다비식 했던 곳 등 4군데 암자를 둘러보고서 인근의 해인사관광호텔에 숙소를 정했다.다음날 아침 아내가 해인사에서 불공 드리는 동안 필자는 남산제일봉을 산행하기로 마음먹었다. 당초에는 가야산에 오르기로 했는데, 전날 해인사 경내에서 바라보니 앞에 있는 매화산의 남산제일봉의 산세가 마음에 들어 그쪽으로 가기로 했다.전국의 산악인들은 해인사가 있는 이곳 등산에서 절 뒤편에 있는 가야산과 앞에 위치한 매화산을 주로 오르는데, 가야산의 정봉은 상왕봉(1천433m)이고, 매화산은 남산제일봉(1천110m)이다.나는 어차피 이름나 있는 두 산에는 모두 올라야 하는데, 가야산 상왕봉은 내년 봄에 산행하기로 하고 이번 목표는 매화산으로 정했다.해인사를 나와 산행들머리가 있는 청량사로 향했다.매화산 등산은 통제하고 있지만 정봉인 남산제일봉은 등산이 가능했다. 등산코스는 청량동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청량사를 출발해 전망대를 거쳐 남산제일봉에 올랐다가 오봉산중턱을 거쳐 돼지골공원지킴터 방향으로 내려오는 코스다. 이 코스와 역방향인 돼지골에서 출발해 정상에 올랐다가 청량동탐방지원센터로 하산하는 코스가 있는데, 하산하면서 힘이 덜드는 코스를 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렇게 정했다. 11월로 접어들고 단풍이 마지막 절정를 이루고 있어 그런지 해인사의 매화산(천하제일봉)과 가야산을 찾는 등산객들과 관광객들이 도처에 많았다. 특히 매화산으로 오는 길에 보니 청량동 초입 계곡에서 해인사 들어가는 입구 계곡인 홍류동 계곡에는 아침부터 이 일대의 절경인 단풍을 보러 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필자는 아침 8시경에 청량사버스정류소 건너편에 있는 정자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무릉동과 매화산장을 지나니 황산저수지가 펼쳐지고 조금 더 걸어가니 청량동탐방지원센터가 있었다.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위쪽으로 걸어가니 이른 아침부터 등산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무리 속에 어울려 걸어가니 청량사가 나왔다. 아담한 절이 가을볕 속에서 깊이를 더해주고 있었다.청량사 연혁을 적은 안내문을 보니 “청량사가 자리하고 있는 산 이름은 본래는 천불산(千佛山·1천10m)이며 남산 제일봉 매화산이란 천불산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고 적혀 있었다.`삼국사기` 최치원조에 나오는 기록은 이 절에 대해 `최치원(857~?)이 즐겨 찾던 곳이라고 기록돼 있어 통일신라시대 때 창건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청량사 창건 연대에 대해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전해오는 말로는 해인사 창건(802년)보다 먼저라고 하니 천년고찰인 셈이다.대웅전에 들려 가족들을 위해 경배를 올린 후 보물 265호로 지정된 돌부처님(청량사 석조여래좌상)을 보고, 경내에서 또 다른 보물인 3층석탑과 석등을 보고서는 이 절의 좌측에 있는 산행들머리를 타고서 다시 등산길에 나섰다.빤히 보이는 정봉을 오르는 처음부터 급경사가 시작됐고 능선 안부까지 이어지는 오름길은 무척 가파랐다. 조심조심 올라 안부에서 잠시 쉰 후에 테크 전망대에 섰다.앞서가던 사람들 가운데 산행 초보자로 보는 젊은이들이 조금 가다가 도중에 앉아 휴식하는 모습에서 이 코스가 구간은 짧지만 급경사 비탈길이어서 초보자들은 조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며 그들에게 조심해라는 이야기를 해주면서 앞장서갔다. 앞에 보이는 암릉들이 밑에서 보는 것보다 더 선명하게 나타나면서 기이한 모습을 드러내는데, 각양으로 생겨난 암릉들을 보면서 신비감이 이는 마음속에서 연신 황홀경 같은 기분이 드는 것은 비단 나뿐 만은 아닐 것이다. 남산제일봉으로 올라가기 전에 무더기로 자리한 암봉들, 왕관비위, 물개바위, 독수리바위 등 기묘한 바위군들을 보면서 그 모습들이 이름 붙인 형상들과 비슷해 누가 이름을 잘 붙여놓았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의 모습에 다시 한 번 감탄했다.암릉을 지나 정상으로 오르는 철계단을 타고서 드디어 남산제일봉에 올랐다. 해인사 방향으로 멀리 산들을 바라보니 왼편에 깃대봉, 그 오른편에 오봉산과 그 너머 비봉산과 두리봉이 보이고, 해인사 너머 오른편에는 가야산의 정봉인 상왕봉(1천430m)이 가을 햇빛 속에서 선명했다.남산제일봉은 그 높이가 1천10m로 가야산의 남쪽에 위치하는 매화산의 정봉이다. 가야산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외지에서 해인사를 찾는 등산객들이 상왕봉과 칠성대를 주로 오르지만 영남지역 산악인들은 매화산을 더 즐겨 찾는 곳이기도 하다.기암괴석들이 많고 불상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천불산으로 불리기도 하며, 예로부터 화재를 일으키는 산이라고 해서 해마다 단오 때는 해인사에서 이 산에 소금을 묻는 행사를 갖는다.특히 매화산은 홍류동 계곡을 끼고 있어 단풍철이면 이 계곡에서 붉게 물드는 단풍과 함께 가을 해인사를 보기 위해서 전국에서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들고 있다.정상에 올라 바로 보이는 기암괴석의 모습들과 멀리 가을산의 풍취를 마음껏 가슴에 담았다. 이 산에 오르기 위해 당초 계획을 바꾸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승용차를 직접 운전해 오는 등 고생이 많았지만 결국 이 절경을 보기 위함이니 마음이 뿌듯했다. 많은 등산객들이 힘들게 비탈길을 오르고, 험한 암릉을 타고 마지막 구간에서 철계단을 올라 남산제일봉에 도착해 안도의 한 숨을 쉬면서도 좋아라 하는 것은 그만큼 이곳의 경치가 빼어났다는 증거인 것이다. 필자는 제일봉에 올라 부근 경관을 사진 찍으면서 여기에서 합천 8경 중 4경을 다 보고 있으니 자연의 신비감에 마음이 절로 숙연해졌다.합천8경 중 1경은 가야산이다. 2경은 한국불교의 성지인 해인사이고, 3경은 여기에 오르는 초입에 있는 홍류동 계곡으로 단풍 절경이 가야산의 백미를 이루는 곳이다. 4경은 바로 필자가 서 있는 이 자리, 매화산의 정봉인 남산제일경이다.맑은 가을하늘 아래 펼쳐지는 풍경들을 원없이 바라보고 아름다운 풍취와 그 신선한 공기를 폐 깊숙이 들어 마시면서 필자는 이 지역의 명소 정취가 담긴 시심을 열었다.“해인사로 가는 길목/ 십리 길, 홍류동 계곡은/ 가을단풍이 붉어서/ 물마저 붉게 비쳐난다./ 가슴을 아리게 하는/ 수려한 경치가 절경이다.// 해인사 앞에 선 뫼/ 매화산은 불기운이 많아/ 단오만 되면/ 소금을 묻는 다는 산,/ 남산제일봉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들/ 그 기분을 어떻게나 설명할지.//”(자작시 `남산제일봉에서`전문)▲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은혜와 그 깊이를 마음 깊숙이 간직하고서 하산길에 나섰다. 철계단을 조심조심 내려서서 갈림길을 지나 오봉산 중턱에 다다랐다. 여기서부터 내려가는 길은 계단이나 경사진 비탈이 없는 평이한 숲길이었다. 길 양편으로는 소나무들과 단풍나무들이 서있고 길에는 낙엽들이 가득 쌓여져 있어도 미끄럽거나 위험하지가 않다. 돼지골로 부르는 계곡으로 내려서서 나오니 해인사관광호텔이다.영산교를 건너 등산로가 끝나는 치인마을에 접어들어 하류 쪽 홍류동 계곡이 보이는 곳에서 매화산 등산을 마무리했다. 이번 산행은 여러 가지 일로 인해 계획을 변경해 남산제일봉에 올랐으니 그런 이유로 내년 봄, 가야산을 다시 산행해야겠다.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2014-11-21

원자력에너지 공부에 진로체험은 덤

한국수력원자력(주) 한울원자력본부(본부장 손병복)는 주변지역 학생들에게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 및 다양한 분야의 직업에 대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원자력 체험교실을 시행하고 있다. 원자력 체험교실은 2009년 울진관내 7개 중·고등학교에서 시행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2천300여명의 학생들이 원자력체험교실을 다녀갔으며 이는 매년 400여명의 학생들이 원자력체험교실을 다녀간 셈이다.지난해부터는 신규원전건설 예정지역인 강원도 삼척시 소재 학교까지 대상을 시범 확대해 삼척중학교, 원덕중학교, 근덕중학교 학생 100여명이 원자력 체험교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있었다.지역 청소년 2천300여명 다녀가건설현장 견학·3D영상 관람 등학교별 맞춤형프로그램 적용 호평□ 신규 원전건설 예정지역인 영덕·삼척지역까지 확대 시행올해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강원도 삼척시와 경북 영덕군 교육지원청에 수요조사 및 홍보를 의뢰해 최대한 많은 학교의 참여를 유도했다. 특히 영덕군 강구중학교 학생 100여명이 참여하는 등 더 많은 학생들에게 그 기회를 주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인 협의 및 홍보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들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고 원자력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적극 도울 계획이다. □중·고교 교육과정과 연계 시행 `효과 두배` 최근의 중·고등학교 교육과정은 학생들이 시험부담에서 벗어나 꿈과 끼를 찾을 수 있도록 토론과 실습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진로탐색 활동 등 다양한 체험 활동이 가능하도록 교육과정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자유학기제도와 연계해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로 인해 원자력체험교실이 더욱 가치 있는 활동으로 부각되고 있다.특히 울진군의 경우 평해여자중학교와 부구중학교가 연구중학교로 전면시행을 앞두고 원자력체험교실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원자력체험교실 `나의 비전, 원자력`이라는 특강과 원자력 기초설비 실습, 현장 체험으로 구성돼 있다.또한 학교측의 일정에 따라 신한울 건설현장 견학 및 `원자력 런닝맨`, 3D영상 관람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돼 있어, 학생의 관심과 학교의 일정에 따라 적용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으로 새로운 교육과정과 한울원자력본부의 원자력체험교실이 하나되어 학생들에게 진로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해 학생, 학교, 교육기관이 모두 만족하고 있다.평해여중 인솔교사는 “체험교실을 통해 원자력산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갖는 기회와 함께 아이들에게 다양한 진로체험 기회를 제공해 아이들이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며 “학생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교실을 마련해 준 한울본부 직원 및 강사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말했다.□ 한수원과 함께 만드는 과학자의 꿈지난 9월12일 원자력체험교실에 참여했던 죽변중학교 1학년 최태훈 학생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원자력발전소가 주변에 있지만 이렇게 현장에 와서 보고 직접 체험하니까 원전 아저씨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나도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한수원에 입사하고 싶다”라며 자신의 꿈과 진로에 대해 말했고, 황현지 학생은 “저는 여자여서 발전소에서 근무하는 것은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현장에서 능숙하게 일하시는 여직원분들을 보니 멋있어 보인다. 사무, 현장 상관없이 능력을 키워서 당당하게 남자직원들과 함께 일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 이처럼 원자력체험교실을 다녀간 학생들은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직접보면서 멀지 않은 미래에 한수원에서 일하기를 꿈꾸며 밝은 표정으로 견학에 참여했다. □ 원자력체험교실 명품 교육프로그램으로 발전앞으로 원자력체험교실은 주변지역 학생 대상으로 국한하지 않고, 한울원자력본부를 찾는 전국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확대해 한울본부만의 특화된 원전견학프로그램으로 운영할 예정이다.원자력체험교실을 통해 학생들이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방사능에 대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원자력발전의 필요성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한울원자력본부의 홍보관에는 원자력발전을 체험하기 위해 초·중학생을 비롯해 전국에서 연간 10만명의 방문객들이 찾고 있다. 원자력의 홍보를 넘어 국가 에너지 정책 전반에 대한 국민적 이해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손병복 한울원자력본부장은 “홍보관은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에너지의 과거와 함께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렵고 위험하다고만 생각해온 원자력에 대한 선입견을 떨치고 전기에너지가 주는 소중함과 필요성을 느낄 수 있는 모범교육장”이라고 소개했다.그는 또 “또한 홍보관 환경개선, 홍보관 영상·음향시설 최신화 등 지속적으로 홍보관을 깨끗이 관리·유지해 누구나 쉬어갈 수 있는, 그리고 원자력에 대해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원자력 홍보 거점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울진/주헌석기자 hsjoo@kbmaeil.com

2014-11-19

국내 학계 새로운 주목받는 `울진 불영사`

대한불교조계종 제11교구 본사 불국사의 말사인 불영사(佛影寺)가 우리나라 불교 문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사실이 속속히 드러나고 있다. 특히, 이 사찰은 당시 신라와 고구려간의 영토분쟁을 대비해 군사적(軍事的) 목적으로 창건된 것과, 신라에서 조선에 이르는 불교 및 건축문화 등 다양한 역사적 사료가 존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이 사찰을 비롯 의상대사가 주도한 화엄십찰(華嚴十刹)에 대해 현 시대에서 새롭게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는 학계 요구도 있다.불연, 조각 정교함 돋보이는 조선시대 最古 걸작몸체·지붕 등 완벽 보존… 보물급으로 지정 필요귀부를 건축물 하대석으로 활용한 부분도 독창적연못 중심 반원형의 가람배치도 특이한 양식 꼽혀경북 울진군 서면 불영사 길 48에 위치한 불영사(佛影寺).이 사찰은 비구니 수행도량으로 원래 강원도 `월정사`에 소속된 절이었으나, 1963년 행정체계가 강원도에서 경북도로 이관되면서 불국사의 `말사`가 되었다.651년(진덕왕 5) 해동화엄 초조(初祖) 의상(義湘)대사(625~702)가 부근의 산세가 인도의 천축산(天竺山)과 비슷해 `천축산`이라 하고, 전면의 큰 못에 있는 아홉 마리 용을 주문으로 쫓아낸 후 그 자리에 절을 짓고, 서편에 부처의 형상을 한 바위가 있어 그 그림자가 항상 못에 비친다 해 불영사(佛影寺)라 불렀다고 한다. 1397년(태조 6)에 화재로 타버린 것을 소운(小雲)이 중건하였는데, 그 후 다시 소실되어 1500년(연산군 6) 양성법사(養性法師)가 중건하였고, 임진왜란 때 병화를 입어 모두 소실되었으나 응진전(應眞殿)만은 피해를 면했다. 그 후 1609년(광해군 1) 진성법사(眞性法師)가 재건한 것을 비롯하여 여러 승려들의 중수가 거듭되었다. 현재 당우로는 대웅보전·근락전·응진전·명부전·조사전·칠성각·관음전·영산전(靈山殿)·황화당(黃華堂)·설선당(說禪堂)·범종루·응향각(凝香閣)·칠령각(七靈閣) 등이 있고, 창건 당시의 유적인 무영탑(無影塔)과 돌거북 2기가 있다.최근 불영사 측이 개최한 `불영사의 역사와 문화`란 주제의 학술대회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됐다.불영사에 있는 불연(佛輦·부처님과 관련된 것을 모시는 가마)이 조선시대 유물로는 가장 완벽하게 보존됐다는 사실이다.1670년대 에 제작된 불연은 나무 재질로 127.5X312X59.9cm 크기로 경북도 유형문화재 제387호다.이 불연은 두점의 불연 가운데 상태가 그나마 양호한 편으로서, 연(輦)을 드는 가마채와 배대, 몸체, 지붕의 세부분이 잘 남아 있다. 312cm에 이르는 긴 길이에 끼워진 4개의 가마채에는 그 끝부분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머리가 조각되었다.가마채 중앙에 단을 두어 그 위로 난간을 조각한 가마형의 몸체를 올리고, 위로 중앙부가 높게 솟은 지붕이 덮혀있다. 특히 이 불연에서 난간과 벽체의 나무를 연결하는 경첩의 역할을 한 십자형의 금속장식이 여러 군데 사용되어 눈에 띤다. 새롭게 발견된 사실은 이 불연의 받침대 밑에 주칠을 한 바탕 위에 황색으로 종선(縱線)을 일정한 구획으로 그은 후 그 안에 정연한 해서(諧書)로 조연기(造輦記)를 역시 황색으로 썼는데, 글씨체가 단정하고 세련된 모습이다.이 불연 명문에서 파악되는 중요한 사실은 당시에 불연(佛輦)을 봉연(鳳輦)라 한 명칭한 점과 용도면에서 법회를 여는 때에 수많은 부처들이 올라앉아 궁전으로 내임(來臨)하고자 하는 기록된 내용이다.또한, 이 불연에는 둥구런 명월과 같은 거울이 앞뒤로 걸려있고, 제작연도와 제작자를 총괄한 스님 이름, 울산에서 거주하는 신도들이 제작에 시주했다는 기록도 있다.이를 통해 당시 불영사와 상당한 거리가 있는 울산지역에서 많은 불사에 참여한 것이 확인된다.최응천 동국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사찰에 남아있는 불연이 대부분 조선 후기의 것인데, 이 불영사의 것은 현재 확인된 것 중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 중요성이 크다”고 말했다. 또 “이 불연 제작과 관련된 과정과 시주자, 정확한 조성시기까지 기록되었을 뿐아니라 목조 조각의 섬세함과 금속제 장식 등의 정교함이 돋보이는 조선시대 불연의 걸작이고. `보물급`으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운봉문(雲鳳文) 동경(銅鏡)은 지름 22.3cm,두께 4cm인데, 폭이 조금 넓은 외연이 둘러진 원형경으로 용도가 거울이 아닌 불연의 장식용이며, 부처님의 가르침인 광명(光明)을 상징한다. 불영사는 또 불교 건축, 특히 의상대사가 창건한 `화엄십찰(華嚴十刹)` 양식을 연구할 수 있는 중요한 사찰이다.불영사는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하기전 창건한 화엄십찰 중 최초 사찰이고 그의 나이 26세 때다. 나머지 사찰은 그가 당에서 귀국한 후 창건했다. 따라서 의상의 화엄십찰 창건 변화의 출발점이 불영사고, 가람배치를 통해 연관성을 찾을 수 있다.이 사찰의 가람배치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근거로 불영사는 초창 이후 고려시대까지 사역의 변화사를 알 수 있는 자료가 많지는 않다. 그러나 현재 사역도 중앙 연못을 중심으로 반원형 모양으로 전각이 배치되어 일반적인 사찰의 가람배치 형식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이러한 이유로 기존 학계에서는 불영사가 오랜 역사에 비해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화엄십찰의 입지는 모두 산지에 위치해 있으며, 당시 수도인 서라벌과 멀리 떨어진 지역을 이어주는 `중심교통로` 선상에 창건됐다.이러한 선상에서 볼 때 불영사는 신라와 고구려의 북쪽 경계지점인 강릉지역으로 이동하는 `전초기지`의 역할을 수행했던 장소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불영사 계곡 동쪽으로 펼쳐지는 태백산 영주 일대로 신라 북방 경계지역의 방어선상에 있는 사실은 불영사의 입지 선정이 우연의 결과가 아닌 신라의 동쪽 북방 경계 선상의 중요 지점으로 창건된 의미도 있다.특히 조선 후기에 건립된 대웅보전 하단의 기단 하부에 있는 귀부(趺)는 국내에서 유사한 사례가 없는 독창적인 예이다.한국에서 귀부를 가장 먼저 사용된 예는 경주 무열왕릉 귀부가 최초이고, 이후 서악동, 사천왕사 순으로 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귀부는 `사적비` 또는 `고승`을 기리기 위해 탑비의 대좌로 제작됐지만,불영사 귀부는 건축물의 기단 `하대석`으로 활용된 부분이 연구과제다. 오세덕 박사(동국대 경주박물관)는 “사찰이 불에 취약한 목조건물이다 보니 불을 막기 위한 벽사의 의미로 귀부를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불영사내 대웅보전은 화려한 천장의 구성 이외에도 용과 봉황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대웅보전에서 나타나는 장엄한 요소는 1714년 제작된 통도사 대웅보전의 내부 장엄의 포대공과 화반,용두 등에서 동일한 표현법이 확인되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아울러 불영사 내에 봉안되어 있는 응진전의 삼세불상 및 십육나한상이 1677년 수조각승(手彫刻僧) 상륜(尙倫)을 비롯 승호파(勝湖派) 조각승들이 조성한 사실이 밝혀졌다.또 명부전의 지장삼존상 및 시왕상은 같은 수조각승인 상륜과 승호파에 의해 1688년에 조성된 것이 확인됐다. 또한 발원문이나 조성기가 조사되지 않은 황화실의 관음보살상도 양식상 상륜에 의한 조성이었다고 추정된다.동국대 송은석 교수는 “불영사 극락전의 삼존상은 원래 석가삼존상이며 1704년 단응·탁밀파에 의해 조성되었다고 판단되었다.의상전의 의상대사상은 양식상 승호파의 유사성은 있지만, 상륜의 작풍과는 차이가 있어서 수조각승을 특정하지는 못하였고, 승호파와 연관성만 지적되었다”고 말했다.`화엄십찰`이란 의상이 창건한 10개 사찰로,삼국유사에는 태백산 부석사, 원주 비마라사, 가야산 해인사, 비슬산 옥천사, 금정산 범어사, 남악산 화엄사 등의 6개만 기록되어 있으나, 최치원이 찬한 법장화상전에 원주 비마라사가 빠진 대신 서산 보원사,계룡산 갑사, 창담사, 화산사, 보광사, 미리사가 추가로 기록되어 있다./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4-11-19

“안전보행 습관 떡잎부터”… 교통안전 조기교육 요람

나이가 어릴수록 많은 교통사고가 발생하는 어린이 교통사고 특성에 따라 어릴 때부터 안전습관을 생활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교통안전 교육 및 홍보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어린이 교통사고는 일반적으로 14세 이하의 교통사고로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 중 어린이 사고는 전체 사고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국적으로 상승세를 보이지만, 대구지역은 그나마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어린이 교통사고 유형은 부상자의 70% 이상이 길을 걷다가 사고를 당하고 등굣길 사상자 비율도 30%에 이르는 등 학교 주변의 교통 환경이 매우 열악함을 대신하고 있다.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경찰이나 관련 기관·단체가 초등학교를 순회하며 교통지도를 벌이고 있지만, 근간이 되는 것은 운전자에 대한 교육강화와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어릴 때부터 교통안전에 대한 실질적인 조기 교육이다.이런 어린이 교통안전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아파트 내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최근 대구·경북지역 신규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지상에 주차장 시설이 전혀 없는 조경 설계로 대체하는 것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도로교통공단과 연계해 2006년 5월 어린이회관내 조성실내외 교육장 마련해 지역 유치원·초중고생 대상 운영한해 10만명 넘게 교육·관람… 교통안전체험 산교육장□ 운전자의 준법정신 결여가 문제정부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고자 초등학교와 어린이집, 유치원의 정문 300m 이내 주 통학로를 어린이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대구지역 어린이보호구역은 초·중학교 219곳과 유치원 182곳, 보육시설 163곳 등 모두 573곳이다.이 구역에서 자동차 운전자는 30㎞/h 이내로 통행해야 하고 어린이 교통사고가 발생하면 형사 처벌을 받게 된다. 정문과 직접 연결된 도로에는 노상 주차장을 설치할 수 없고 이미 설치된 노상 주차장은 폐지하거나 이전해야 하며 차량의 주·정차도 전면 금지된다.문제는 이런 제한 조치가 운전자들을 중심으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어린이보호구역 법규 위반은 모두 2만6천843건에 달했다.이는 2012년 1천461건의 18배에 이르고 올 7월 말까지 어린이보호구역 내 법규 위반도 8천769건에 달하는 등 어른들의 무관심과 준법정신 결여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이 중 제한속도 위반은 올 7월 현재 1천361건에 달해 지난해 전체 위반 건수인 947건을 넘어선 지 오래다.경찰의 지속적인 단속과 대구시의 대책, 각종 교통안전단체 등의 캠페인 등에도 여전히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운전자들의 규정속도·신호준수, 주·정차 금지 등 기본적인 법규가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 대구시의 어린이 교통안전 대책대구시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시설 개선부터 안전교육까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대구시는 올해 9억1천200만원을 투입해 어린이 통학로 주변에 보도와 방호울타리, 미끄럼방지와 과속방지 시설, 보호구역표지판 등을 23곳에 설치한다.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537억8천300만원을 들여 어린이보호구역 497곳을 정비한 바 있다.어린이 교통랜드를 통해 체험 위주의 눈높이 교육도 마련했다. 올해만 어린이 3만6천명이 전시관과 영상관, 도로주행 체험 등을 통해 교통안전을 몸소 익혔다.여기에다 도로교통공단 대구지부와 함께 지역 유치원생과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교통사고 예방과 안전운전 교육을 벌이고 있다.등·하교 시간 학교는 물론 어린이의 왕래가 잦은 학원 주변까지 포함해 안전운전 캠페인 활동에다 학교 주변 도로에 대한 시설 투자와 교육 등으로 대구지역 어린이 교통사고는 감소 추세다.대구시 관계자는“어린이 교통사고를 감소를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한 교육과 함께 어린이들의 조기교육을 통해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운전자들의 질서와 나눔, 배려 교육과 어린이가 교통질서를 위반하면 부모에게 과태료 등 책임을 묻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 어린이교통랜드 인기리에 운영대구시는 2006년 5월부터 교통전문 교육기관인 교통연수원에 위탁해 어린이들의 교통안전에 대한 조기교육과 체험으로 교통안전도시 조성을 위해 어린이회관 내 `대구 어린이 교통랜드`를 운영하고 있다.수성구 황금동 어린이회관 내에 마련한 어린이 교통랜드는 대지 1천504㎡에 건축 전체면적 455평의 실내외 교육장 시설로 구분돼 있다.실내교육장은 어린이들이 교통위험과 안전에 대한 각종 시설이 있어 어린이들이 직접 가동해 체험토록 할 수 있는 시설과 영상교육 등 7개 분야로 구성돼 있다.실내교육장에는 자동차의 충돌에 따른 피해와 버스, 지하철, 자전거 등을 안전하게 타는 교육을 비롯한 교통표지판 식별요령, 119 연락방법 등을 교통시뮬레이션을 통해 일깨워 주고 있다.야외교육장은 어린이들이 등·하굣길에서 겪는 교통환경을 그대로 조성, 횡단보도를 건너고 직접 페달 자전거를 타고 도로주행을 하면서 보행신호와 교통신호를 직접 체험토록 이끌어 어린이 교통안전의 요람이 되고 있다. □ 年 3만6천명 교육, 6만8천명 관람어린이교통랜드에서 지난 한해동안 교육받은 어린이는 3만6천118명이고 일반인 관람객 6만8천여명에 이른다.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와 학원에서도 교육을 받으러 오고 분기별로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지만 금방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높은 상황이다.교육대상은 5~8세, 교육비는 무료이고 교육은 오전 10시30분~12시, 오후 1시~2시30분, 3시~4시30분으로 나눠 진행되며 교육접수는 인터넷 홈페이지 대구어린이교통랜드로만 접수가 가능하다. 전화문의는 053 765-3401.이 같은 대구어린이교통랜드의 조기교육은 지난 2013년도에 교육참가기관 232개 단체를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한 결과 교육환경, 교육내용에 매우 만족하고 다음에도 교육에 참가하고 싶다는 의견이 99%로 어린이 교통안전교육장으로는 전국 최고의 만족도를 자랑하고 있다.대구시 정명섭 건설교통국장은 “2006년에 조성한 대구 어린이교통랜드는 교통안전을 위한 조기교육을 통해 교통사고 없는 대구시를 만드는 첨병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안전한 도시 대구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4-11-17

정읍 내장산

가을이 한창 무르익는 계절에 그 분위기를 실감나게 하는 것은 아름답게 물들고 있는 낙엽을 바라볼 때다. 낙엽이 붉게 타는 시기에 홀로 또는 여럿이서 산행을 하다보면 마음에 와닿는 무언가의 간절함이 누구에게도 기도를 하게 만들기 마련이다.그래서 가끔은 가을을 더욱 진솔하게 느끼게 하는 시가 떠오르는데 이맘때쯤이면 김현승 시인의 `가을의 기도`라는 시가 깊어가는 계절과 함께 인생의 깊이를 생각나게 한다.“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우리는 삶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무언가를 이루고 싶은, 또는 위안 받고 싶은 상황이 되면 그 간절함은 더욱 짙어지는데 필자에게는 가족의 행복과 건강이 우선이라는 생각을 해본다.필자는 주말마다 산행에 나서면서 `가을의 기도`와 같은 시로 마음의 평온을 찾고 위안받곤 했는데, 그래서 이번 행선지는 단풍이 아름답게 물든다는 정읍 내장산을 택했다. 이름다운 자연에 묻혀 일상의 때를 씻어내고 싶어서다.서래봉 등 9봉으로 이뤄져… 기암괴석 산봉우리 많아 낙상사고 주의를바윗돌·철 계단 타고 763m 신선봉 정상에 오르면 정읍 시가지 한눈에우리나라 산 가운데 내장산 단풍이 가장 곱게 물든다고 잘 알려져 있다. 몇 번이나 가을에는 꼭 가 봐야지 했는데 이번 가을에 그 바램을 이루게 됐다.내장산은 단풍이 아름답기로 유명하지만 `호사다마`라고 이곳을 찾는 행락객들이 가장 많이 등산 사고를 당한다는 통계가 나와 있는 산이기도 하다.구체적으로는 전체 등산사고의 26.0%는 가을철(9~11월)에 발생했고, 가을 등산사고의 38.4%가 가을 행락철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운데 단풍으로 유명한 내장산(62.5%), 설악산(48.8%), 속리산(43.8%) 순으로 사고발생률이 높았음은 주의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계절과 무관하지만 등산할 때에는 스틱을 지참해서 오르막길에서는 보폭을 좁게 해 오르는 것이 좋고 내리막길에서는 뒤꿈치를 지면에 부드럽게 디뎌 관절에 부담을 줄이는 것도 등산의 기본이자 부상을 막는 지혜다.그러한 내장산에 산행하기로 마음먹고 대구에서 오전 6시30분경에 출발하는 차를 탑승하고서는 3시간 남짓 걸려서 내장산 입구에 도착했다.단풍만큼이나 울긋불긋 여러 가지 색깔의 옷을 입은 행락객들이 입구도로를 메우고 있고 서래봉 통제소로 가는 길이 등산객으로 붐비고 있다.내장산 등산코스는 여러 갈래다. 그 가운데 행락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코스는 일주문- 백련암- 서래봉- 원적암- 내장사- 일주문 코스로 5.65km 거리에 4시간이 소요된다.또한 백암사 종주코스는 8.4km로 5시간20분 정도 걸리며 가족을 동반한 행락객들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전망대 코스를 찾는데 거리는 1.8km이며 50분 정도 소요된다.우리 일행은 서래탐방지원센터에서 출발해 서래봉에 오른 후 다시 원점으로 내려와 불출봉, 망해봉으로 해서 내장산 정봉인 신선봉에 올랐다가 내장산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지원센터를 출발해 천천히 걸어가니 서래삼거사가 나온다. 그곳에서 왼쪽으로 가면 서래봉과 일주문이 나오고, 오른쪽 방향으로 가면 망해봉, 까치봉이 나오는 코스다.먼저 서래봉에 올랐다가 정봉에 오를 계획이니 왼쪽으로 접어들어 20분정도 걸어가니 서래봉이 나온다. 서래봉은 기암괴석이 농기구 써레를 닮았다하여 붙인 이름이다.이곳 내장산은 기암괴석의 산봉우리들이 많아서 오르고 내리는데 조심을 해야 하는데 앞서 언급한 전국 가을산 행락객 중에서 가장 많은 낙상사고가 발생한다는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철계단을 타기도 하고 바윗돌을 넘어 내장산 9봉 가운데 한 봉우리인 서래봉에 올랐다. 주변을 조망하는데 기암괴석이 갖가지 모양새를 하고 있고 주변에는 붉게 단풍이 들어 아름답다.암봉에 올라서면 내려갈 준비 삼아 잠시 휴식을 취하게 마련인데 그곳에서 잠시 쉬다가 올라왔던 길로 내려선다. 삼거리까지 원점 복귀해서 서래약수를 지나 불출봉을 향해 걷는다. 서래삼거리에서 불출봉까지 거리는 0.9km지만 암릉길이다. 20분 남짓 걸어 불출봉에 도착했다. 이곳에 부처가 출연했다고 하여 불출봉이라 이름붙은 곳이니 가히 자연경관을 알만하다.특히 구름이 낀 날에는 불출봉 일대는 장관을 이룬다고 하는데`불출운하(佛出雲河)`라는 표현이 생겨날 만큼 모습이 멋지다고 한다. 날씨가 전형적인 가을 날씨라 짙은 구름이 없으니 소문만 듣고 지나갈 뿐이다.다시 내려서서 다음 목적지인 망해봉을 향한다. 내장산 등산 중 이 코스는 산봉우리를 타고 넘어야 하기 때문에 암릉길을 타고 봉우리에 올라서고 다시 내려서기를 반복해야 하는 코스다. 그런 산행 코스인 망해봉과 연지봉에 연달아 올라 사방으로 탁 트인 전상에서 정읍시가지를 한눈으로 살펴보고서 가을이 무르익는 내장산의 정취에 흠뻑 취해본다.연지봉을 지나 까치봉(717m)에 도착했다. 2개 바위봉우리의 형상이 마치 까치가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까치봉이라 이름 붙어졌고 내장산의 제2봉 위세를 떨치고 있다.까치봉을 보고서 내려서서 조금 걸으니 갈림길이 나온다. 여기서 제1봉인 신선봉까지 거리는 1.5km이다. 우리 일행은 산행하는 많은 등산객들과 함께 정상인 신선봉으로 오른다.어느 산이든 정상에 있는 산은 쉽게 오름을 허락하지 않는데 여기도 마찬가지다.바윗돌과 철 계단을 타고 고생한 끝에 드디어 내장산 최고봉인 신선봉 정상(763m)에 올라섰다. 여기에 오르기까지 서래봉, 불출봉, 망해봉, 연지봉, 까치봉 등 다섯개의 봉우리를 넘어 힘들게 올라왔지만 내장산 정봉에 오르는 손쉬운 방법도 있다.내장산탐방지원센터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바로 옆 봉우리인 연자봉 전망대에 올라 1.1km를 산행하면 신선봉에 도달한다.그럼에도 굳이 어렵게 여러 개의 산봉우리를 타고 넘는 어려운 산행을 하는 것은 깊숙이 감추고 있는 내장산의 참맛을 보기 위함이 아니던가.일행들과 여기저기에 있는 산행인들은 신선들이 놀고 갔다는 신선봉 정상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장관들을 살피고 멋진 풍경들을 배경삼아 저마다 사진 촬영을 한다. 필자도 주변 경관을 살피면서 한창 붉게 물들어가는 가을산 풍경을 보느라 눈이 호강을 한다.멀리 정읍 시가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가까이로 펼쳐지는 산들이 가을볕 아래 단풍을 만들어내 광경들이 한없이 위대해 보인다. 내장산 깊숙이에 들어와서 힘들게 산상에 올라 아름다운 자연을 보노라니 필자의 마음이 감격스럽다.가을산에서 햇살을 듬뿍 받고 있으니 행복하다는 기분이 절로 드는데 자신만의 행복이 아니라 가족이나 친지, 그리고 이웃들의 편안함까지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 소망해본다.“산 안에/ 숨겨진 것이 많아/`양의 내장 속에 들어간 것 같다`/ 그런 연유로 이름이 붙어진/ 호남의 대들보, 내장산은/ 태고 적부터 오래도록/ 신비함을 간직해온 명산이다./ 여기에 올라보면/ 그 까닭을 안다.// 내장산 9봉의 절경과/ 계곡마다 넘치는 아름다움이/ 왜 여기에 존재하는지를./ 최고봉에 올라서니/ 타는 가을 햇살에 눈부시다.”(자작시 `내장산 신선봉에 오르다` 전문).내장산은 9봉으로 이뤄져 있다. 전체 봉우리를 다 오르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코스상 신선봉에서 연자봉으로 해서 내장사로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장군봉에는 들르지 못한다.아쉽긴 하지만 신선봉에서 연자봉 쪽으로 하산해 내장사로 향한다. 연자산 전망대나 그 옆 케이블카를 타는 곳에 행락객들이 붐비는 모습을 보며 계곡으로 내려서서 내장사로 들어섰다.내장사는 백제 제30대 무왕 37년(636)에 당시 도승이신 영은조사께서 지금의 절 입구 자리에 대웅전 등 50여동에 이르는 대가람으로 영은사란 이름으로 창건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1923년 백학명 선사가 사세를 중흥시킨 후 현 위치에 내장사의 면모를 일신시켰으나 한국전쟁으로 인해 소실된 것을 1957년 주지 야은 스님께서 요사, 1958년에 현 대웅전을 중건해 현재에 이르고 있는바 내장산국립공원의 품에 안겨 있어 주변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사찰이다.법당에 들러서 조용히 경배를 올리고서 경내를 구경해본다. 많은 행락객들로 사찰 경내를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한가로워 보인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내장사를 나와 송이바위, 금선교와 매표소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해 차에 올랐다. 우리 일행들은 가을 단풍의 절경지인 내장산 등산을 6시간 30분간에 걸쳐 모두 마쳤으니 흐뭇하다.가을이 한창 무르익던 날, 단풍이 가장 곱게 물든다는 내장산을 찾아 9봉 가운데 장군봉을 제외한 나머지 여덟 개봉에 올랐다. 하산하는 길에 아름다운 계곡을 보고 또한 1천330년 전의 고찰에서`가을의 기도`로 좋은 시간을 보냈으니 가슴속에서 온통 붉은 단풍으로 가득하다.

2014-11-14

친환경에너지 활용 신사옥, 서라벌의 새 랜드마크 기대

경주(慶州)는 `경사가 늘 머무는, 복받은 도시`라는 뜻이다. 실제로 그런 곳이다. 예로부터 안강들 등 너른 들판을 낀 곡창지대로 먹을거리가 늘 풍요했다. 경주 사람들은 정말 좋은 물을 마시고 산다. 대구 등 영남권 대도시민들의 대다수가 낙동강물을 정화해서 식수로 쓰고 있지만 경주 사람들은 칡을 비롯해 머루 다래 자작나무 등 활엽수림으로 겹겹이 둘러싸인 심산유곡으로부터 스며나온 보약같은 덕동댐 물을 마시고 산다. 경주는 석굴암 등 곳곳에 모셔진 부처님의 자비 때문인지 바람 비 등 자연의 심술이 없는 곳이다. 그래서 태풍도 커다란 장마도 비켜 가는 행운의 땅이다. `아주 경사스런 도시, 경주`라고 할 수 있는 몇몇 이유들이다.이런 축복받은 곳에 한국수력원자력㈜ 가족들이 머지 않아 둥지를 틀게 된다.한국수력원자력(사장 조석)은 2005년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 경주 유치 확정에 따라 본사를 경주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방폐장 유치 인센티브로 주어진 한수원 본사의 이전 후보지를 두고 논란도 적지 않았지만 2009년 국통해양부가 양북면 장항리 일대를 한수원 본사 건설 부지로 `사업인정 고시`함에 따라 한수원 본사 이전지가 장항리로 굳어졌다.천혜의 자연 누리는 `행운의 땅`에 새 둥지2010년 법인 우선이전… 내년말 신사옥 준공 목표화백컨벤션센터 건립 등 지역상생사업도 본격추진□ 한수원 경주시대 개막한수원은 당초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방폐장 실시계획 인가 후 3년 내인 2010년 7월까지 본사이전을 끝내야 했으나 경주지역의 사옥과 사택 등 정주여건 문제로 법정 일정 내 이전이 불가능해 짐에 따라 2009년 8월 경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2010년 7월 법인 주소를 경주로 우선 이전함과 동시에 100여명의 직원을 상주시키면서 `경주시대`를 열었다.이후 2010년 8월 당시 지식경제부와 경주시의 업무협약(MOU)에 따라 2014년까지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이 결정됐지만 2012년 4월 `제113차 국가정책 조정회의`에서 원전 운영 개선 종합대책으로 당초보다 1년 앞당긴 2013년 말에 이전을 완료하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지역 내 한수원의 사무 및 주거 시설 부족 등으로 인해 작년 말 이전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서 직원만 추가로 100여 명을 더 배치한 상태다. 결국에는 작년 12월 한수원 사장을 비롯해 지역 국회의원, 경주시장, 경주시의회 의장 등 4자가 참석한 가운데 한수원 본사는 사옥 및 사택 건립 일정에 맞춰 완전 이전한다는 데 합의(경주시-한수원 업무협약 체결)했다.한수원은 현재 양북면 장항리 283번지 일원에 건설 중인 본사 사옥을 내년 말 준공, 2016년 시무식을 신사옥에서 갖는다는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수원 본사이전 관련사업한수원은 올 3월 경주시민 2천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항리 현장에서 신사옥 기공식을 가진 뒤 바로 15만7천142㎡에 건축연면적 7만2천598㎡(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의 사옥 건설 공사에 나서 현재 약 21%의 공정률을 나타내고 있다. 한수원이 밝힌 세부 공정은 본관 업무동 5층 골조 공사와 지하층 및 지상 1~2층 내부 기계설비(소방·공조 등) 공사를 진행 중이다. 내년 3월까지는 고층부 시공을 끝내고 기계설비와 건축 마감, 전기 및 소방설비 공사의 병행 추진으로 가속도를 내 12월 말에는 완공한다는 계획이다.한수원 사옥은 에너지 저소비형 친환경 건축물로 작년 11~12월 녹색건축물 최우수 등급, 에너지 효율 1등급. 지능형건축물 1등급, 초고속 정보통신 특등급 등의 설계인정을 획득했고 지열·태양광 등의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신재생설비가 정부기준(15%)을 웃도는 20.37% 비율로 건립된다.특히 경주의 태양고도를 고려한 돌출차양이 여름철 햇빛을 차단하고 자연환기의 효율을 높였으며 차양 상단부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통해 에너지 사용량을 절감하도록 설계됐다. 뿐만 아니라 바닥공조 및 전열교환기, 공조기 외기냉방, LED조명 등 친환경기술을 적용해 연간 에너지 비용이 7억5천만원 이상 절감되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천800t 이상 저감되는 우리나라 최고의 친환경 에너지 사옥이 될 전망이다.사옥이 완공되면 인근 동해안을 찾는 관광객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매김하면서 경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굳혀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또한 한수원은 화백컨벤션센터(HICO)를 신평동 보문관광단지 내 2천774㎡의 부지에 연면적 3만1천307㎡(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설 중에 있다. HICO는 3천400여 석의 대회의실과 700석 규모의 중·소회의실(12개), 2천282㎡ 면적의 전시장 등을 갖춘 국제규모의 `회의중심형 컨벤션센터`로 올 12월 준공 후 경주시로 양도, 운영된다.한수원은 직원이 거주할 사택 1천 가구를 자체적으로 건립하거나 아파트 등을 매입한다는 계획 아래 일부(황성동 300가구)는 이미 신규 분양 아파트를 매입(분양 계약)한 상태다. 또 동천동 200가구 건립은 경북개발공사의 용역결과가 나오면 건립에 착수하고 진현동에 건립할 예정이었던 500가구는 시내권 건립과 매입을 동시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작년 1월 경주로 연고지를 이전한 한수원축구단의 훈련센터와 시민평생학습센터 등의 건립 사업도 조만간 본격화할 계획이다.□ 경주와의 상생한수원은 경주시민과 함께 생활하며 경주와 한수원이 공동 성장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지역사회와 연계한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우선 본사 사옥 공사 하도급 시 지역업체 참여를 확대하고 현장에 필요한 인력채용 시 지역주민 우선 고용과 지역장비 및 자재를 공사 현장에 적극 활용하는 등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또 지역의 각종 스포츠·문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 시민사회와 스킨십을 강화하고, 경주 문화탐방 프로그램을 추진하여 본사 이전 후 가족과 함께 경주에서 생활하게 될 직원들이 경주 문화와 정서를 알아 가도록 하고 있다.지역의 소외계층과 시설 등을 찾아 봉사와 나눔 활동을 펴 책임있는 지역사회 일원이 되기 위한 몸부림을 치는 한편 지역사회와 소통을 바탕으로 한수원의 지역사회 수용성을 높여 국가 산업발전의 근간인 원전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는 기반을 더욱 견고히 다진다는 각오다.경주/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

2014-11-14

서울·세종·울산서도 `큰 관심`

○…오전 10시 개회식을 앞두고 주요 내빈들이 대거 입장하면서 이번 심포지엄에 거는 포항시민들의 기대가 남다름을 실감케 했다.이병석 국회의원을 필두로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 장경식 경북도의회 부의장, 이강덕 포항시장, 이칠구 포항시의회의장, 장두욱·김희수·이상구 도의원, 이재진·홍필남·백인규·안병국 시의원 등이 입장. 포스코에서도 김진일 사장, 이정식 포항제철소장, 김관영 상무, 외주사 사장 등도 대거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시상식에서 특별공로상을 수상한 이석수 전 경상북도 부지사에게 지인들의 꽃다발 세례가 이어져 눈길을 모았다. 특히 포항시의 후배공무원들은 팔순의 나이에도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이 전 부지사의 근황에 관심을 보였다. 또 최근 본지 기고를 통해 뒤늦게 공개된 포스코 초기 건설 당시 중앙관료로서 막후에서 도운 공을 화제에 올리기도 했다.○…전문가들 가운데 멀리 서울과 세종시는 물론 인근 지역이지만 그동안 상대적으로 교류가 뜸했던 울산대와 울산발전연구원 측 인사들이 참여해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을 앞두고 예고되는 두 도시 교류의 시대를 실감케 했다. ○…개회식 행사에 이어 모종린 연세대 교수의 기조강연이 끝나고 휴식시간이 되자 방청객들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1층 휴게실이 초만원을 이뤘다. 덩달아 휴게실에 비치해 놓은 다과와 커피, 녹차 등이 순식간에 동나 진행요원들이 추가로 물량을 갖다놓느라 진땀을 흘리기도. 또 이날 심포지엄의 내용을 소개하는 책자 또한 찾는 이들이 많아 당초 비치해 놓은 물량이 행사 시작 이전에 모두 배부돼 추가로 운반해 오기도 했다. ○…이날 포스코 국제관 지하 주차장 1, 2층이 모두 꽉 차는 바람에 뒤늦게 도착한 참석자들이 포스텍 진입 도로에서 한때 주차전쟁을 벌이기도 했다. 뒤늦게 행사장에 도착한 J씨(52)는 “심포지엄 행사에 이처럼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처음 본 것 같다”면서 “포스텍 내 불법주차는 무조건 딱지를 붙이는데 큰일이네…”라고 투덜 대기도 했다.○…두 번째 세션이 끝난 휴식시간, 심포지엄에 참석한 시민들이 다과를 즐기며 세션 내용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을 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주로 포항의 현재 경제 상황과 철강산업의 위기에 대한 원인에 대해 저마다 생각하는 의견을 내놓았고, 공통 의견은 역시 포항의 발전을 위해서는 새로운 성장동력과 각 기관, 시민 간의 협력 등이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김기태·박동혁·고세리·안찬규기자

2014-11-13

철강산업대상 수상자 인터뷰

▲ 기술개발상(대상) 이승호 DCI 열처리 이사“DCI열처리 넘어 대한민국의 명장 될 것”▲ 기술개발상(대상)이승호 DCI 열처리 이사-지난 2012년 `DCI열처리`가 첨단벤처산업대상에서 수상했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철강사랑대상을 받게 됐다. 비결이 있다면.△처음에 침탄로를 일본에서 도입할 당시 1200파이가 국내 최대 작업 가능한 크기였다. 그러나 2400파이를 회사에서 과감히 도입하자, 작업이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주변의 우려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러한 과감한 도전을 통해 국외로 내보낼 수밖에 없었던 제품들의 국내 설계가 가능해졌고, 마침내 침탄 분야에서 특허를 내는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출 수 있게 됐다.-수상 소감은.△오늘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이 상에 만족하지 않고, 앞으로 DCI열처리를 넘어서 `대한민국명장`이 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기능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를 바탕으로 더욱 노력해 명장이 되어 대한민국 기술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포항 재도약 추진력은 상받는 노력부터”▲ 포항시장상(특별공로상) 이석수 前 경북도부지사포항시장상(특별공로상)이석수 前 경북도부지사-수상 소감은.△오늘 상을 받게 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이 두 번째 수상인데, 상을 준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며 훌륭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 또한 상을 받기 위해 더욱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노력이 모인다면 포항이 필요로 하는 재도약의 추진력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포항의 발전을 위한 제안이 있다면.△포항은 훌륭한 철강도시지만 시내 곳곳에는 철강구조물이 보이지 않는다. 훌륭한 철강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나, 제품을 제조하는 공장이 없다는 점이 아쉽다. 하루빨리 완제품을 만드는 환경이 갖춰져 철강의 생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소비로도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스틸하우스 소재 등 철강을 이용한 디자인이 다양하게 창조돼 포항의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4-11-13

“포항-포스코 동반성장 길 찾아라”

모종린 연세대 교수●스탠퍼드대 정치경제학 박사●일본 게이오기주쿠대 동아시아硏 방문교수●5대 안민정책포럼 회장●전 연세대 언더우드국제대학장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국가 과제는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는 문화융성과 창조경제를 그 답으로 설정했고 이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실현 전략인데 도시가 그 키를 쥐고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융성과 창조경제가 성공하려면 문화가 융성하고 혁신적이고 창조적인 기업과 산업을 보유한 도시가 많이 필요하다. 문화와 창업으로 도전하고 경쟁하는 도시가 많은 나라가 우리가 꿈꾸는 문화융성, 창조경제 국가다.◇한국의 라이프스타일 도시한국 도시가 서서히 변하고 있다. 도시 문화의 변화는 문화 거리의 확산, 귀농의 증가, 문화 도시의 등장 등 우리나라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둘레길, 홍대앞, 가로수길, 정동길 등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 가는 도시 내 지역이 늘어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자연을 음미하고 걷거나, 구석구석을 누비며 맛과 쇼핑을 즐기기 위해 주변의 거리와 동네를 찾는다.우리에게 좋은 동네는 더 이상 살기 좋은 곳 또는 투자 가치가 놓은 지역이 아니다. 이제 우리가 원하는 동네는 새로운 도시 문화를 체험할 수 있고 매력적인 문화를 가진 동네인 것이다.지역 문화 덕분으로 발전하는 산업은 관광산업만이 아니다. 대구는 일찍이 야외에서 치킨과 맥주를 같이 즐기는 식문화로 유명했다. 대구의 `치맥문화`는 치킨 가공 산업을 배경으로 시작됐으나, 전국적으로 유명한 치킨 브랜드를 탄생시키는 등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치킨 산업 발전의 발판이 되고 있다.마산의 무학소주, 부산의 파크랜드, 경주의 경주법주 등 대기업 수준의 지역 기업도 지역에서 시작해서 전국 기업이 됐다. 현재 추세라면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의 소도시에서도 글로벌 기업이 탄생할 것이다.◇포항과 라이프스타일 산업포항이 독립적인 도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포항 지역 기업과 기업인이 지역 기업으로도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포항의 리더들이 기업가 정신을 지닌 리더가 된다면 포항의 발전은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작은 도시 큰 기업`은 작은 도시가 성공할 수 있는 조건을 차별화된 라이프스타일, 개방성, 세계화, 기업가 정신을 지닌 리더로 정리한다. 4가지 조건 중 가장 중요한 조건은 기업가 정신과 지역 문화의 접목과 시너지다. 포항이 창조도시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포항만의 매력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산업과 기업을 키워야 한다.그렇다면 포항의 문화 정체성은 무엇인가? 포항의 정체성을 현대사에서 찾는다면 포스코가 포항의 가장 두드러진 정체성임을 부인할 수 없다. 포항의 정체성은 포스코이며 포스코로부터 파생된 철강문화다.물론 포스코가 포항의 전부는 아니다. 그래서 포항도 나름대로 `포스코 이후 포항`을 준비할 필요는 있다. 일부에선 철강도시에서 의료와 IT 중심지로 변신한 피츠버그를 포항의 모델로 제시한다. 그러나 피츠버그는 철강산업을 포기한 도시다. 포스코와 지역 철강산업이 아직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산업을 포기하는 시나리오는 시기상조다.경쟁력의 변화에 따라 제조업 산업 전체가 새로운 생산 국가로 이전하는 프로덕트 사이클 이론은 현대 경제에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포스코도 철강 경쟁력을 바탕으로 첨단 신소재, 그린 에너지 사업을 개척하고 있다. 포항과 포스코의 미래 산업이 굳이 다를 필요가 없는 것이다.문화 분야에서도 포항과 포스코는 동반 성장의 길을 찾을 수 있다. 포항은 포스코에 의해 시작된 철강문화를 라이프스타일로 발전시켜야 한다. 포항이 추구해야 하는 철강 라이프스타일은 철강 구조물 중심의 도시 디자인과 신소재 중심의 생활과 레저를 통해 구현할 수 있다.웅장한 제철소 구조물이 포항의 스카이라인을 장식하지만 제철소를 벗어나면 철강 도시의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다. 포스코를 제외한 포항의 모습은 여느 지역 도시와 크게 다르지 않다. 포항과 포항시민은 철강 도시인 포항에 왜 에펠탑, 골든게이트브리지와 같은 철조 랜드마크가 없는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스틸하우스, 스틸아키텍처, 스틸아트가 공공 건축물뿐만 아니라 일반 생활 공간을 지배하는 것이 포항다운 도시 디자인이 아닐까? 한국, 그리고 세계를 대표하는 철강 건축 도시가 된다면 포항은 자연스럽게 스틸하우스, 스틸아키텍처 산업의 중심지로 잡을 것이다.철강 문화를 기반으로 개발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산업이 신소재 생활 산업, 신소재 레저 산업이다. 신소재로 만든 주방기기가 대표적인 신소재 생활 산업이며 거의 모든 레저산업이 신소재 레저 산업이다. 신소재가 중요하지 않은 레저산업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신소재는 레저산업의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포스코가 신소재를 개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신소재 상품을 직접 생산하거나 아니면 그런 기업을 지원한다면 포항은 새로운 신소재 생활 산업과 신소재 레저 산업의 중심지가 될 수 있다.라이프스타일로 하나가 된 포항과 포스코, 포항과 포스코가 한마음으로 일군 라이프스타일 도시 포항을 응원한다.

2014-11-13

“새 도시경쟁력, 철강도시 장점으로 창출을”

포스코 김진일사진 사장은 “인류의 역사는 언제나 도전과 응전의 반복이었다”며 “포항시와 포스코는 같은 고민의 접점을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김 사장은 12일 포스코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창조포항 미래발전 심포지엄`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50여년 전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서 맨주먹으로 세계 최고의 제철소를 세웠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영일만신화를 창조했다”면서 “그 신화를 통해 지난 반세기동안 산업화와 근대화를 달성할 수 있었던 일을 돌이켜 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다”고 회고했다.그러면서 “전세계 경제가 침체상황으로 접어들면서 철강수요가 멈추고 중국이 막대한 물량을 쏟아내면서 세계 철강업계는 극한 경쟁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포스코와 고락을 함께 해온 포항시도 순탄치않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현재를 진단했다.김 사장은 “포항시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지만 그것이 오늘의 포항이 있게 한 철강산업과의 이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포항의 강점인 철강도시의 장점을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창출해나가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포항시가 세계적인 철강연구도시로 변신하는 것도 여러 대안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토대로 글로벌 베스트 제품을 개발하는 `테크노파크`로 변신한다면 포항은 전혀 새로운 차원의 도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2014-11-13

“철강산업 미래 여는 출발점될 터”

경북매일신문과 포스코경영연구소가 공동 주관한 `창조포항 미래발전 심포지엄`이 열린 12일 오전 포스코 국제회의장은 철강산업의 미래를 걱정하고, 포항의 신성장동력을 확인하는 열기로 후끈 달라올랐다.`저성장기 철강산업 발전과 포항시의 미래성장동력`이란 부제로 마련된 이날 심포지엄은 오전 10시 개회식을 시작으로 국내 철강 및 교통·도시재생분야 최고의 권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총 3개 세션으로 진행됐다.우선, 최윤채 경북매일 사장은 개회사를 통해 “지금의 철강산업을 한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모든 단체와 시민이 머리를 맞대는 자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라 오늘 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됐다”며 “오늘 이 자리는 모두가 의견을 모아 포항이 한단계 도약하며 나아가는 새로운 기회의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이어 주낙영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포항은 대한민국의 산업화와 근대화가 응축된 도시”라며 “포항의 향후 발전 방향이 곧 경상북도의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는다”고 격려했다.장경식 경북도의회 부의장은 “국내 최고 권위자들의 고견을 듣고 철강산업과 포항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이병석 국회의원은 “포항은 지난 50년간 대한민국의 경제발전을 뒷받침해온 도시”라며 “포항은 기존의 RD성과를 바탕으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는 훌륭한 메카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했다.이강덕 포항시장은 환영사에서 “대한민국은 제조업을 근간으로 반세기동안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했으며, 이 성장뒤에는 우수한 품질의 철강제품을 제공한 철강산업의 발전이 있기에 가능했다”며 “이번 심포지엄이 불황극복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철강기업들이 새로운 도약을 꾀하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이칠구 포항시의회 의장은 “포항은 개통을 앞둔 KTX 등 교통인프라와 영일만항 중심의 물류인프라, 포스텍을 중심으로 하는 RD인프라 등 우수한 인프라가 집적돼 있는 곳”이라며 “이러한 인프라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과 역량을 모아 제2의 영일만의 기적을 만들어 나가자”고 말했다.김진일 포스코 사장은 “포항시의 강점인 철강도시의 장점을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도시경쟁력을 창출해내는 것이 효과적인 미래성장동력 발굴이 될 것”이라며 “오늘 이 자리가 포항시와 포스코, 철강산업의 희망찬 미래를 설계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밝혔다./고세리기자manutd20@kbmaeil.com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III 주제 발표

▲ 이상건 국토연구원 본부장광역교통망 구축에 따른 연계발전 전략경제활동 영역 전국 확대… 첨단과학 발전·문화관광 기반 강화●미국 Virginia Tech 교통공학 박사●국토연구원 국토인프라 연구본부장●ISO/TC204 한국대표단장●ITS 표준총회 의장환동해의 중심지, 글로벌 포항을 비전으로 삼고 있는 포항시는 KTX역, 울산~포항 고속도로 등의 주요한 광역교통망 개통을 앞두고 있다. 포항공항 재개항과 현재 공사중인 동해남부선 포항~울산구간 복선전철화, 동해안 단선전철 포항~삼척구간, 영천~신경주 중앙선 복선전철화 등의 광역교통망 확충사업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포항시는 동해안 교통 중심지로 거듭나게 될 것이다.먼저 지역중심의 경제활동영역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가야한다. 기존의 KTX 건설지역인 오송역(충북), 울산역(울산), 김천역과 신경주역(경북)의 경우, KTX건설이후로 인구와 도시면적이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두 번째는 광역교통망 연결을 통한 지역 산업클러스터의 형성이 가능해졌다. 대구, 울산과 같은 광역도시와의 연계를 통하여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이는 각 도시의 발전된 산업을 공유하고 융합된 사업을 발전시킬 수 있다. 산업뿐만 아니라 지식, 지역클러스터를 이중, 삼중전략으로 추진하고, 테크노 파크와 지역특화센터 등을 활용한다면 클러스터 형성을 촉진할 수 있다. 세번째는 첨단과학 산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포항시는 연구중심대학인 포스텍과 한동대 등 고급인재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철강기업인 포스코를 비롯한 첨단과학산업기업이 포진되어 있고, 국제수준의 첨단과학연구소들과 고급인재를 보유하고 있는 산학연의 삼박자를 갖추고 있는 도시이다. 이를 인근 대구와 울산이 보유한 자동차, 신소재, 조선 등 첨단산업의 지적자원을 연계하여 지식네트워크를 형성한다면 커다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네번째는 문화관광기반을 강화하는 것이다. 포항시는 자체 관광자원은 물론 울릉도, 독도를 연계하는 관광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에 관광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 마지막은 국제관문과 물류의 중심지이다. 동해안 철도와 고속도로의 건설은 유라시아 횡단철도, 아시안 하이웨이와의 연결로가 될 수 있으며 이는 북방진출로의 기반이 되는 것이다.▲ 이동수 대구한의대 교수KTX 포항~서울노선 개통 경제적 효과주요도시 접근시간 절반 ↓, 경제적 파급효과 9천500억 달할듯●대구한의대학교 교수●안전행정부 지방재정분석실사단 위원●경북북부발전협의회 편집위원장●대구경북연구원 지역활성화연구실장2015년 3월이면 KTX 신포항역이 개통한다. 포항은 산업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철도교통에 있어 주 노선인 경부축과 호남축에서 벗어난 지선에 입지하고 있고, 대구~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된 이후 지속적으로 철도 승하차 인원이 감소하였다.먼저 이와 같이 교통인프라를 개선하게 된 배경으로 지역의 여건을 들 수 있다. 포항을 비롯한 인근 지역은 글로벌 기업의 배후 산업단지이다. 반경 1시간 이내에 포스코와 현대 등 글로벌 대기업이 입지하고 있어 인근 기업체가 약 4천개, 종사자수가 약 2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그리고 풍부한 배후 인구를 들 수 있다. 2시간 권역 내 약 1천300만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교통인프라 개선을 통해 기대되는 파급효과는 다음과 같다. 먼저 사회문화적으로 국내 주요 도시 간 접근시간 감소에 따른 교류 증가를 예상할 수 있다.2004년 KTX 동대구역 개통사례로 개통 이전 철도, 항공, 고속버스 승객을 합한 인원이 약 2천108만명이었는데 개통 이후, 2천552만명으로 증가하여 전년 대비 약 21.1%가 증가하였다.이와 같은 사례로 볼 때, 포항시는 KTX 개통 후 국내 주요 도시인 인천(2시간 30분), 서울(2시간 20분), 대전(1시간 10분), 대구(30분)의 접근 시간이 기존 교통수단 대비 약 절반가량 감소하게 된다.두 번째로 경제적 파급효과이다. 2012년 포항테크노파크에서 산업연관분석 모형을 이용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철도 인프라 건설과 운영을 통해 전국적으로 1조 5천338억원의 생산유발효과, 포항지역에서는 9천506억원의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다.고용유발효과는 전국적으로 1만4천155명, 포항지역에서 1만여명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포항지역 12개 산업부문 생산유발효과는 건설부문에서 7천672억원(전체의 80.7%)이 전망됐다.▲ 정현욱 울산발전연구원 기획팀장포항~울산고속도 개통 연계 발전방안포항~경주~울산 기계금속산업 클러스터, 선도기술형 조성을●계명대 공학박사●울산시 중구 도시재생사업 자문위원●울산시 남구 도시디자인 위원●울산발전연구원 연구위원(기획팀장)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효과는 크게 부정적 효과(인구감소, 상권유출 등)와 긍정적 효과(접근성 개선으로 관광수요 증가, 산업활동 촉진 등)가 상존한다.부산~울산고속도로 개통 효과 및 서울~춘천 고속도로 개통 사례 분석결과, 고속도로 개통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지역개발사업을 잘 활용할 필요가 있다.포항~울산고속도로 관련 지역현황분석에 있어, 포항과 울산은 먼저 연계성에 있어서는 제조업 중 금속기계관련 산업연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연계발전방안은 유동인구, 유입인구의 증가를 위해 지역차원과 권역 전체 차원으로 나누어서 접근이 가능할 것이다.먼저, 포항과 울산 그리고 경주는 기능적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현재 지역행복생활권 구성(울산중추도시생활권, 포항중추도시생활권)에 포함시킬 필요가 있다.둘째 포항~울산고속도로와 울산외곽순환도로와 연계, KTX 등 주요 교통거점과의 연계와 같이 고속도로 시·종점을 기점으로 연계교통체계 구축이 요구된다.셋째, 울산~경주~포항은 이미 기계금속산업 관련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으나, 이를 선도기술형 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재 산학연관의 협력적 네트워크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특구 지정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있다. 넷째, 다양한 관광자원을 연계한 융·복합 관광으로 육성해야 한다. 권역차원에서 시너지효과가 큰 관광상품의 공동 기획 및 마케팅 체제 구축 등이 필요하다.마지막으로, 포항~경주~울산은 신재생에너지, 원전 등 에너지 관련 기관들이 집적되어 있다. 따라서 에너지 관련 산학연관의 협력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고, 장기적으로는 연관 산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들 지역은 다양한 재난·재해로부터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생활권을 보호하기 위한 통합재난관리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김경대 경주대 교수영일만대교, 가능한가?인공섬 조성으로 해상관광 개발땐 안정적 수익구조 기대 가능●서울대학교 대학원 도시설계 공학박사●경주대학교 조경도시개발학과 정교수●국회행정안전자문위원●포항시 경관전문위원회 위원장지난 수년간 영일만 대교의 가능성에 대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에 수차례 포항시가 건의했으나 투자타당성이 낮고 막대한 국비지원이 어렵다는 이유 등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 영일만대교를 동해고속도로와 울산-포항간 고속도로를 연계하는 고속국도로 건설하여 광역적인 동해안의 발전과 접근성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이는 장차 환동해 발전축의 기간시설인 셈이다.국토부해양부는 영일만대로를 동해고속국도와 울산-포항간 고속국도를 연결하도록 잠정 결정하고 있으나 현재도 이 도로는 주야간 피크시에 양덕, 장성 지구의 지체가 심각하게 발생하고 있고 장차 이인지구의 고속철도 역사가 준공이 되면 지체는 더욱 가속화돼 교통류 기능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이러한 교통시설은 기본적으로 지역에 다양한 연착륙 효과를 제공하게 된다. 첫째로 커플링효과(Coupling Effect)인데 사우디아라비아-바레인-카타르를 연결하는 우정의 다리(Friendship Causeway)로 인해 4시간30분 걸리던 거리를 불과 30분만에 연결하고 있다. 둘째로 누적효과(Trickling Effect)인데 연계되는 지역간에 물류 유통, 산업개발, 도시개발 등 다양한 지역 번영효과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후광효과(Halo Effect) 인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 역시 중요한 랜드마크로 자리잡고 수많은 관광객을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영일만대교의 공사비가 1조8천억 수준이므로 현재는 B/C분석이나 순현가(NPV)분석으로 보면 타당성이 많이 결여된 사업임에는 틀림없다. 영일만대교는 중간에 인공섬을 만들도록 돼 있어 해상관광개발이 가능하다면 민간 투자의 회수는 좀 더 쉬워지지 않을까 생각한다.영일만대교가 고속국도로 지정되면 전액 정부재정사업으로 이뤄질 수 있다. 포항지역의 국회의원, 민선 6기 시장, 전문가 집단 등 지역의 총화를 모으면 수년 내에 가능한 일이라고 보인다./전준혁·안찬규·김혜영기자jhjeon·ack·hykim@kbmaeil.com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III 패널 토론

■ 사회 = 서의호(포스텍 교수)■ 토론참여자 = 이창형(울산대 교수), 김언동(한국교통EC대표), 김유성(포항향토청년회장), 박춘순(포항여성단체협의회장), 이재열(포항시 건설도시국장)□ 서의호(포스텍 교수)3세션은 포항의 지역인프라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KTX, 포항~울산 고속도로 등 교통인프라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이창형 교수글로벌경제 시대, 로컬 이코노미 확대포항·울산 광역 경제권으로 묶어야□ 이창형 (울산대 교수)지금까지 포항 경제가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런데 울산도 제조업의 위기라고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포항 기계 출신으로 포항과 울산의 경제협력 및 통합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이번 울산 포항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시간대가 40분대로 단축돼 앞으로 일부적으로 논의돼왔던 포항 울산 경주를 한 권역대로 묶는 것을 시작할 때가 됐다. 울산은 지금까지 잘 견뎌왔지만 위기다.이는 수출이 엄청나게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1조원의 적자, 석유화학산업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대체되고 중국 자체생산으로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도 엔화약세로 수출액이 급격히 감소되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때문에 수출이 잘 돼왔는데 이제는 오히려 중국의 기술발전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따라서 내수확대로 갈 수 밖에 없어 포항과 울산의 긴밀한 협력과 통합이 필요하다.또한 글로벌 경제 시대로 로컬 이코노미가 확대되는 추세라 울산 포항 경주가 독자적으로 글로벌도시로 크기는 한계점이 있다. 따라서 한 광역경제권으로 묶는다면 경쟁력이 있다고 확신한다.김언동 한국교통EC 대표포항도심·신역사 등 접근성 확보머무를 수 있는 여건 조성도 중요□김언동 (한국교통EC대표)교통을 보면 좁은 의미에서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다. 시설로는 육상, 항공, 해상으로 볼 수 있는데 포항은 이 세가지를 다 가지고 있는 도시다.포항·울산 뿐 아니라 상주 영천 고속도로도 생기고 있어 포항은 대구를 거치지 않고 동서3축을 갖추게 된다. 교통이 층달하면 사람의 의식도 변하게 된다.예전에는 서울구경 한번 가는 것이 꿈이었으나 이제는 물리적 거리가 좁혀지며 이에 대한 의식변화에 대해서도 생각해봐야 된다.하지만 반대로 대도시에 흡수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생각도 해봐야 된다.따라서 포항을 통과하는 곳이 아닌 머무를 수 있는 여건을 포항시에서 마련해야 할 것이다.즉, 포항 도심을 대규모 주거지역과 산업단지를 연계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 신역사 또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 또한 포항의 매력과 경쟁력을 업그레이드 해야 된다. 포항이라는 도시는 철강산업 뿐 아니라 테크노밸리, 방사광가속기 등 연차적인 개발을 통해 이를 이용하는 이용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편의시설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먹거리, 관광, 숙박 등이 필요하다. 일반인들을 위한 랜드마크도 필요하다. 동빈내항 복원을 토대로 철과 관련된 박물관 유치 등 포항에 걸맞는 시설물 마련이 필요하다.경주시와 동해북부지역과의 연계도 필요하고 포항신역사 개발도 특성화 있게 추진돼야 한다. 여러 기업들에게 어드밴티지를 주고, 시내버스, 시외버스, 고속버스 등을 연계하는 복합컨벤션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젊은이들의 고용창출도 가능해질 수 있어 선순환 구조로 경제구조가 바뀔 수 있다.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포항공항에 대한 장기적인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 이는 울릉공항과 연계한 그림을 그려야 할 것이다.김유성 포항향청회장KTX개통 대비 숙박시설 증설 절실친절교육 등 손님맞이 준비 힘써야□ 김유성(포항향토청년회장)사회단체의 일원으로 전문가적인 입장보다는 발표내용의 소감을 밝히겠다.포항~대구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에는 경주쯤 오면 포항 다왔구나 생각했다면 지금은 대구쯤 오면 포항 다왔구나 생각한다.이를 통해 생활권 자체가 몸소 많이 느껴지는 것 같다. 따라서 포항KTX도 생기게 되면 생활권이 바뀌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된다. 우선 숙박시설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금은 포항에 숙박시설이 많이 부족하다.요즘 시민들은 죽도시장을 잘 안가려한다. 불친절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인의 손님맞이 태도도 변해야 한다. 또한 호객행위 등도 마찬가지로 반성해서 고쳐나가야 할 부분이다.주차장 등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손님맞을 준비를 확실히 해야한다.박춘순 포항여성단체협의회장소비산업 `빨대효과` 걱정 이만저만내부적 교통망 확충도 시급한 과제□ 박춘순(포항여성단체협의회장)여성으로서 소비와 쇼핑을 이야기해보겠다.지금 포항에서 대구까지만 가도 쇼핑을 싸게 할 수 있다. 기름값 빼고도 이익이 남는다.따라서 생각해보면 KTX가 생기면 `빨대 효과`처럼 포항 시민의 소비가 대도시로 빠져나갈까 걱정된다. 숙박시설의 부족과 종합병원의 부족함도 큰 문제다. 이런 것도 대도시로 빠져나가 포항경제를 해치는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포항의 내부적 교통망의 확충도 문제라고 본다. 앞으로 대도시와의 연계가 필수적인 만큼 수반되는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이재열 포항시 건설도시국장포항운하·동빈내항 지속개발 필요궁금한 사업과정 충실히 설명할 것□ 이재열(포항시 건설도시국장)오늘 광역 교통망 구축에 따른 논의를 통해 실체가 점점 보이는 것 같다. 이에 따른 준비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구 울산 포항 간의 광역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산업기반시설 확충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교통물류산업도시와 더불어 해양문화관광도시 구축도 필요하다.포항운하, 동빈내항 등 끝없는 개발이 필요하다. 204km의 해안선을 개발하고 마리나 사업, 형산강 에코컬쳐, 호미곶 영일만 관광단지 등에도 많이 주력해야 한다. 영일만대교도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시민들이 궁금해하는 점도 많다. 그 과정에 대해서도 많은 설명을 앞으로 하도록 하겠다. 내년 중에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면 도로공사가 시작된다. 동해고속도로의 한 축으로 B/C와 관계없이 무조건 마련되어야 하는 부분이다./전준혁·안찬규·김혜영기자jhjeon·ack·hykim@kbmaeil.com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Ⅱ 주제 발표

윤정현 한국행정자치연구원장●뉴캐슬대학교 경영학 박사●한국행정자치연구원 원장(현)●플리머스 대학교 연구원(전)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도시화. 하지만, `고령화·저출산`과 `도시와 산업의 노후화` 및 `장기적 경기침체` 등은 경제성장을 저하시키고 전체 경제의 활력도 떨어뜨려 수도권, 특히 지방도시들이 쇠퇴의 함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포항도 예외는 아니다. 1970년대,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철강공단의 건설과 새마을운동은 포항을 산업화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하였다. 1980년대에 들어 세계적인 연구대학으로 인정받는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등의 건립으로 포항은 고도성장의 길을 걸었으나, 90년대 후반부터 시작한 인재유출과 철강산업의 성장둔화 등으로 인해 저성장과 도시경쟁력 저하 현상이 두드러지기 시작하였다.이러한 제반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적인 수단으로 `창조도시화`가 화두이다. 즉 도시와 지역이 창조적으로 발전하기 위하여 기술, 인재, 관용의 문화 등 세 가지 핵심 요인을 보유함으로써 첨단 과학기술과 우수한 인재들이 창조적 잠재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살기 좋은 곳, 그리고 다양성을 수용하는 문화가 있는 곳이 바로 창조도시이다.현재, 포항은 영일만 기적의 주축이 된 철강산업의 성장 정체를 넘어 쇠퇴화, 우수한 대학과 연구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우수인재들의 유출로 인해 도시발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포항에서는 철강산업의 쇠퇴로 위기에 빠졌다가 신산업발굴을 통하여 부활에 성공한 피츠버그를 벤치마킹하여 창조도시화 전략으로 현재의 위기극복과 제 2의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사실상 피츠버그는 포항과 마찬가지로 철강산업으로 흥했으나 철강산업의 사양화로 인해 도시가 피폐해졌다. 피폐해진 도시를 재건하기 위해 철강산업을 포기하고 새로운 신산업, 즉 IT산업, 바이오산업, 신재생에너지 산업 등의 산업을 육성하여 다시 살기 좋은 지역 중의 하나가 되었다. 하지만 피츠버그 재건의 이면에는 신산업의 발굴자체가 아니라 지역상공인과 지자체 및 지역대학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했던 노력이 있었다.특히 지역대학들이 우수인재와 과학기술을 공급하는 한편, 지역상공인들과 지자체 등은 투자와 상호협력으로 살기 좋은 정주환경의 구축과 우수 인재들의 다양성을 수용할 수 있는 관용의 문화를 구축하였기 때문에 가능하였다. 즉 `피츠버그 문화트러스트` 구축이 핵심적 성공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포항이 피츠버그와 같이 철강산업도시로서 철강산업의 쇠퇴로 인해 도시 경쟁력이 상실되고 있다는 단순한 유사점에 근거하여 40여년간 경쟁력의 원천이었던 철강이라는 브랜드를 홀대하고 피츠버그가 집중투자하여 성공한 의료, 에너지, IT, 첨단제조업, 금융 등으로의 구조전환을 모색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사실상 피츠버그의 경우 세계 최고 그리고 최대수준의 바이오와 컴퓨터 연구능력을 보유한 피츠버그 대학과 카네기멜론 대학이 있는 반면에 포항의 포스텍은 규모면에서 이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 대학의 지역사회와의 상호작용과 기여 및 그리고 다양성 수용이라는 문화를 통하여 인재를 유치, 유지한 전략은 충분히 배울만한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따라서 영일만 기적의 주역인 철강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견인한 포항의 부활과 재도약을 위한 4대 핵심미래발전전략으로 지역대학의 지역동화화, 퓨전철강산업의 육성, 포항시와 지역기업인 및 지역대학의 민관파트너십인 창조도시 포항문화 트러스트 조성, 그리고 인근 지자체간 파트너십 구축이 필요하다. 보다 구체적인 신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퓨전철강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 즉 세계적인 명성을 확보하고 있는 `포항, 철강`이라는 브랜드를 활용한 새로운 융합철강산업의 창출이 필요하다.이와 함께 포항이 추구하고 있는 녹색에너지 산업과 철강산업을 연계한 융합철강산업, 즉 포항의 철강에 대한 노하우(know-how)와 기술력을 활용하여 해상풍력발전기 부품 특화이다.다음으로 포항은 피츠버그 대학교와 카네기멜론 대학교에 버금가는 세계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가진 포스텍을 보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텍은 규모면에서 이들 대학에 비해 왜소할 뿐만 아니라 여전히 (포항) 지역속으로 동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또한 배출된 인재들 역시 대부분이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츠버그시에서 구축한 민관파트너십인 `피츠버그 문화 트러스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따라서 포항 역시 민관협력, 특히 포스텍 등이 (포항) 지역속으로 들어와서 지역발전의 주체가 됨으로써 포항이 과학기술과 인재를 유인할 수 있는 `포항문화 트러스트` 조성이 시급하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트러스트를 통하여 지자체와 지역기업인들이 살기 좋은 포항을 만듦으로써 포항인들의 삶의 질을 높임과 동시에 포항을 떠난 인재들도 재유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포항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창조도시를 통하여 제 2의 도약을 위해서는 이러한 트러스트의 구축을 위해 물리적인 인프라가 아니라 소프트한 문화, 즉 젊음과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포항특유의 문화를 만드는 것이 필수적이다.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Ⅱ 패널 토론

■ 사회 = 김준한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 토론 참여자 = 모종린(연세대 교수), 은호성(한국은행 포항본부장), 장재호(대구경북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 황병한(포항시 경제산업국장)□ 김준한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세션1에서는 포항의 주력산업이 지나치게 철강산업에 의존된 지역산업과 관련해 논의했다. 결론은 철강산업이 대단히 어려우며, 산업 다각화와 다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포항은 2년전 지역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AP포럼을 발족해 산업 구조 다변화 노력을 펼쳐온 것도 사실이다. 포항은 우수한 인재와 방사광가속기, 리스트 등 우수한 RD 시설이 있으며, 여기다 영일신항만, 포항운하, 포항-울산 간 고속도로 개통, 내년 KTX 준공 등 포항만이 갖고 있는 다양한 사회간접시설도 있다. 이를 토대로 신성장 동력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세션2에서는 철강 의존도가 높은 지역 산업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논의해 본다.모종린 교수日 도요타市 등 해외사례 거울삼아철강산업 경쟁력 발전 이끌어 내야□모종린(연세대 교수)철강산업의 미래냐 현실이냐를 두고 세션1에서 논의했다. 개인적으로 둘다 필요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할 때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온다고 본다. 또한 세션1에서 모든 가능성과 아이디어 등이 제시됐고,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이다. 도시발전을 위해 다양한 해외사례가 제시됐으나 IT 도시인 일본 도요타시와 나고야시가 도움이 되리라 본다. 이 지역은 자동차 산업의 단인산업이 중심이다. 그러나 20년전, 이 지역은 자동차산업이 사양산업으로 내몰릴 것을 우려, 산업다변화를 고민했다. 노동 경쟁력 하락이 하락하면 기업들이 해외로 이전한다. 산업이 발전하면서 성숙되면 다른나라로 이전되는 것이다. 그러나 요즘 제조업은 그렇지 않다. 포항의 철강산업이 약화 될 수 있지만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산업으로 눈을 돌린다면 지역은 발전할 수 있다.일본 나고야시 역시, 지난 1985년 인구 650만명에서 750만명으로 현재 인구가 늘었다. 자동차 산업을 바탕으로 항공 우주 산업 등을 유치하며 세계적인 도시로 변모했다. 즉, 산업 다양화를 시도 하기 전에 지금 가지고 있는 포항 철강산업의 경쟁력을 이어가는 것도 중요하다.은호성 한은 포항본부장효율적 기술이전·사업화시스템 구축벤처 활성화 위한 새 금융제도 필요□은호성(한국은행 포항본부장)포항은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을 정립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며, 새로운 창조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미래발전 전략을 제대로 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는데 이의가 없다. 포항의 신성장동력산업으로서 융합철강산업을 육성하고 포항문화클러스터를 구축하자는 견해는 실천성이 매우 높은 주장이라고 평가된다.다만, 실질적으로 창의와 혁신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창업·투자가 활발해지고 창업기업이 강소기업으로 발전해 나가도록 기반을 잘 구축해 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또한 효율적인 지역 기술이전·사업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포항을 창조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융복합 시대에 맞춘 생태계 조성이 요구되고, 그러기 위해 다양한 경제 주체간의 일체된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 제도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고, 벤처활성화를 위해 새로운 금융기법 제도를 강구할 필요가 있다.장재호 대경연 창조경제연구실장환경 비슷한 선진도시 벤치마킹을자동차 관련산업 유치도 고려해야□장재호(대구경북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포항은 어떤 도시와 비슷한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고, 다양한 여건을 고려해 가장 비슷한 선진 도시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또한 포항의 산업은 영남지역에서 조차 소외됐다. 울산의 자동차산업과 연계해 구미 달성군, 경산, 영천 등지엔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됐다.그러나 포항은 자동차와 관련해 고작 7개 업체가 전부다.조만간 포항과 울산을 잇는 고속도로가 개통된다. 철강산업만으로는 포항이 살아 남기 힘든 현실에서 자동차 관련 산업 유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포항의 방사광가속기와 경주의 양성자가속기의 기술 개발형 지원 인프라를 바탕으로 관련 산업을 육성하는 것도 필요하다.황병한 포항시 경제산업국장허리띠 졸라매 창조도시건설 매진100개 벤처기업 육성 지원도 힘써□황병한(포항시 경제산업국장)지난 7월 이강덕 시장 취임 이후 `융합`비전을 제시했다.지난 9월에는 창조도시위원회를 발족, 조례도 제정했다. 현재 포항은 세수 부족으로 어려운 실정이다. 포항시는 허리띠를 졸라매 계획한 창조도시 건설에 차질 없도록 경주하겠다.최근에는 포스텍 동문들이 지역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많은 일들을 펼치고 있다. 포스텍 동문 기업이 포항으로 돌아 오기 위해 최근 1호 기업을 세우기도 했다.포스텍 동문들은 10년내 포항지역에 100개의 벤처기업을 육성하겠다고 했다. 포항시는 이들이 기업을 운영할 수 있도록 토양을 만들도록 하겠다./김기태기자kkt@kbmaeil.com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Ⅰ 패널 토론

■ 사회= 곽창호(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 토론 참여자=김주한(산업연구원 박사), 김세영(단국대 교수), 서정헌(SteelSteel 대표)□ 곽창호(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현재 포항경제는 위기에 빠져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잘하던 것을 꾸준히 밀고 나가야 한다. 포항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도 기존의 철강산업을 바탕으로 새로운 동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본다.패널토론에 앞서 주제발표를 진행한 박찬욱 연구원도 언급했듯 철강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철강산업의 생태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요약할 수 있다.김주한 박사철강업계·유관기관 협력체계 구축타산업과 연결 개방적 사고도 필요□ 김주한(산업연구원 박사)이번 토론은 철강산업의 발상지라 할 수 있는 포항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매우 의미있는 토론이라 생각한다.철강산업은 대내적으로 공급과잉, 과도한 경쟁 등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문제가 일시적인 문제라고 한다면 시간이 지나면 극복할 수 있겠지만 실상은 구조적인 문제인지라 쉽사리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때 철강경기가 번성할 때는 업체당 20~30%의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수익률을 5%만 낸다면 괜찮은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항은 포항제철소를 중심으로 한 산업생태계가 구축돼 있다. 총 생산의 50%가 제조업에서, 이중 70%가 1차금속에서 나오고 있다. 1차금속 산업의 경쟁력은 곧 포항의 경쟁력인 것이다.세계 전반에서 경쟁이 심화되면서 제품은 다양화 되고 이에 맞춰 제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철강생태계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을 수 없다. 철강업계는 위기를 홀로 극복하려 하지 않고 유관기관과의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갖고 생태계가 활발히 순환될 수 있게 함께 노력해야 한다. 철강산업의 특성상 생태계가 중요하다고 하지만 철강산업 자체의 주도세력이 철강업체이다 보니 그 자체의 경쟁력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강업체도 자체 내에서의 문제해결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업체와의 연결고리를 찾는데 노력해야 한다. 도전적 창의성, 넓은 포용력, 개방된 사고가 필요하다.김세영 교수산업·인문문화 가치융합 지속 투자철강 대외 경쟁력 강화에 도움될 것□ 김세영(단국대 교수)우리나라는 저성장기에 접어들고 있고 세계경제는 융합혁명의 시기에 있다. 미국은 지난달 말부터 양적완화를 중단하고 금리도 곧 인상시키겠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은 80조엔(약 770조원)을 풀어 물가를 상승시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한다. 중국도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마찬가지다. 며칠전에 한국과 중국이 FTA를 체결했다. FTA는 관세없이 자유무역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경쟁이 매우 치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럴수록 우리는 제품의 질적인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살아남을 수 없다. 특히 저가의 중국 철강제품이 우리나라에 밀려들 것이고 그렇다면 높은 질로 경쟁을 해야하는 것이다.포항의 수출의존도가 50%에 가까운 상황인데 이는 세계경제변화에 매우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피츠버그, 디트로이트 같은 예를 많이 들었지만 포스코도 살고 포항도 사는 길은 가치융합이다. 가치융합이란 인문문화와 산업문화를 융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자는 것이다. 포스코와 포항시가 지원해 인문문화에 투자를 해 가치융합이 된다면 인문문화에서 오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철강산업의 질적인 경쟁력을 높이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선진국들이 왜 인문문화 수준이 개발도상국보다 높은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높은 수준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문문화에 대한 관심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기울여야 하기 때문이다.서정헌 대표한국 철강산업 빠른 속도로 후퇴 중지자체·기업·노조 대책委 만들어야□ 서정헌(SteelSteel 대표)현재 우리나라 철강산업의 여러가지 상황으로 봐서는 포항은 더 이상 철강산업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철강산업이 지역사회를 지탱할 만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보기 힘들기 때문이다.철강산업의 현실은 지역사회를 걱정할 만큼 좋은 상황이 아니다. 벼랑 끝에 놓여있다. 한국철강산업은 굉장히 빠른 속도로 후퇴하고 있다. 이는 경제악화의 영향보다는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철강산업이 사양화되면 지역사회의 노사문제, 환경문제 등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사전에 미리 준비하고 정부가 강력하게 개입하지 않으면 나중에 엄청난 비용을 들여 처리해야 하는 거대한 산업인 것이다. 미국의 경우 산업이 후퇴할 때 수입규제를 강력히 한다. 현재 우리는 경제위기에 빠져있다. 하루라도 빨리 미래의 철강산업 후퇴에 대비해야 한다.그나마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나머지 기업들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앞으로 3~4년, 길어도 4~5년 안에 철강산업 사양화의 모든 징후가 가시적으로 보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그렇다면 포항지역사회가 사라져야 하는가. 사양화를 대비해 지역사회가 정면으로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무너지고 외국에 매각될 경우 이를 어떻게 처리하고 대비할 지 고민이 필요하다. 노조, 지자체, 기업이 주축이 돼 철강산업 사양화 대책위원회를 만들어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4-11-13

포항 미래 발전전략 심포지엄 세션Ⅰ 주제 발표

박찬욱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고려대 경영학 박사●포스코경영연구소(포스리) 수석연구원●고려대 노동대학원 경영전략 출강●전 홍익대 경영학과 겸임교수중국의 소비 증가율 향후 1%, 세계 설비과잉능력 6억t, 업계 평균 수익 제로. 세계 철강업계가 당면한 현실이다. 그러나 철강의 미래는 아직 희망적이다. 동남아를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도시화는 철강수요를 견인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현재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수입이 늘고 한국산 철강재에 대한 수입규제는 확대되고 있어 대내외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상반기 중국산 철강재 수입량은 670만t으로 전년 대비 34.1% 급증하면서 국내 철강시장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8월 기준 16개국에서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총 57건의 규제 및 조사가 진행되는 등 각국의 철강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이에 대한 정부차원의 대응이 절실한 실정이다.철강산업에 대한 규제도 경쟁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어서, 규제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생산을 줄이거나 중단하면 매출액이 3~4%가 감소하고, 직접고용은 1천500명, 연관산업까지 포함한 간접고용은 1만명 정도 고용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계가 공통으로 생존법을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는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는 △동아시아 시장 공략 △산업 융합형 생태계 촉진하는 정책제도 정비 △수요 다각화 등을 들 수 있다.철강산업도 기술분야에서는 열린 혁신으로 공동문제 해결형 협동을 연구해야 한다. 마케팅 분야에서는 고객선택의 폭을 넓히는 제품개발과 내수방어에 주력해야 하며, 철강산업의 사회적, 경제적 가치 증대를 위한 공동협력을 위해 산업융합형 생태계를 촉진하는 정책제도를 정비해야 할 것이다.포항 철강 생태계의 2대 특징은 높은 수출 의존도와 영남권 전방산업과의 연관성이다. 포항 철강산단 생산액의 72%를 차지하는 1차 금속산업은 특히 수출경기에 민감하다. 다행히 올 1~8월 포항철강산단의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5.7% 증가한 덕분에 전체 생산액도 2.9% 증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전체로 보더라도 철강재 직·간접 수출량은 철강생산 총량의 49%에 달할 정도로 세계경제와 연동돼 있다. 여기에 영남권의 산업기계, 운수장비산업과도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철강산업의 전방산업 연관효과가 높은 이유다.포항 철강 생태계의 건강성은 대구·경북지역 경제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생태계란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하는 가치 복합체로 정의된다. 아무리 뛰어난 기업도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생태계 전체의 건강성이 파괴되면 생존이 어려워진다. 생태계 건강성은 3가지 요소도 평가된다. 첫째 수익성을 높이는 생산성, 둘째 외부충격 대응력이 높은 강건성, 셋째 신기술 신제품으로 틈새시장을 창출하는 창조성이다. 구글과 애플의 IT 생태계는 이러한 요건을 비교적 잘 충족해 성공했다.포항 철강 생태계의 건강성을 높이려면 우선 철강산업과 연결된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확장과 신뢰를 기반으로 가치지향의 질적 경쟁과 연계협력경쟁 시대를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시장 및 제품의 경계를 넘어서는 비즈니스 영역의 확장은 필수적 과제다. 자동차 산업의 경우, 경량화 추세로 인해 소재간 결합, 기술간 융합화가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면, 철강과 알루미늄,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등 보완재들과의 소재 융합화를 선도하는 활동도 가치 연관성의 확장 측면에서 중요하다.포항 철강 생태계는 그동안 국내 수요산업의 발전과 글로벌화,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정책과 연관산업단지 개발 등에 힘입어 놀라운 성장을 구가했다. 그리고 포항의 강점인 산학연 RD역량과 연관산업 인프라, 영남권 광역 산업벨트와 환동해 물류 환경 등을 활용하면 발전 가능성은 충분하다.대기업이 중심이 돼 철강을 메인 플랫폼으로 하는 클러스터는 물론이고, 중소기업이 중심이 되는 보완 플랫폼 육성 관점에서 일종의 테마 클러스터의 개발도 유용하다. 해외 사례로 보면 일본 나고야 지역처럼 철강과 자동차 등 연관산업들간의 공진화 모델이 이상적이다. 영국의 셰필드처럼 소프트한 보완적 비즈니스를 육성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궁극적으로 포항 철강 생태계는 권역내 생태계 참여자들이 긴밀한 상호작용과 자생적 진화 노력을 유도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 철강산업 관련 플랫폼 육성 방안으로는 포항산단 기업들이 주도하는 부품설계제작 플랫폼, 산학연 RD와 테크노파크의 역할이 중요한 기술표준 플랫폼, 철강가공단지와 영남권 수요산업이 협업해 시장을 개발하는 클러스터 특화 플랫폼, 글로벌 시장을 개발하는 오픈마켓 플랫폼 등이다.생태계 전략이 중요한 이유는 주어진 비즈니스 환경을 생태계 참여자들이 협력해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포항 철강 생태계의 비전은 우선 철강업 참여자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다. 나아가 철강 생태계와 연계된 자생적 클러스터를 개발 육성할 뿐만 아니라 포항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서는 글로벌 개방성으로 생태계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것이다. 그러자면 정부와 지자체, 생태계의 중핵인 주력 참여기업들, 그리고 선진 생태계 문화를 촉진하는 자발적 시민행동 의식이 필요하다.

2014-11-13

4년전 연간 개선건수 1건서 올해 23건으로 늘어

㈜인텍은 지난 2000년도에 설립돼 현재 포항시 청하면에 위치해 래들필러 EBT-Sand, Turndish-flux 등 전세계 내화물을 공급하고 있고 세라믹코팅필러에 선두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강소기업이다. ㈜인텍의 창업주인 김인술 박사는 RIST에 재직 중 제강공정과 연주공정 품질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래들필러 품질연구에 돌입했다. 수년간의 연구 끝에 래들필러 원자재 표면 세라믹 코팅기술 개발에 성공하고, 이는 기존의 필러에 비해 제강 래들 개공율을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아 왔다. 이처럼 탄탄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인텍은 지난 2010년 10월 QSS혁신활동을 도입해 새로운 도약을 꿈꾸고 있다.혁신팀의 공장출입 막는 등도입 초기 강한 거부감작업환경 개선 가장 큰 성과동반성장 우수사업장 선정도□도입 초기의 세 가지 어려움처음 QSS혁신활동을 도입하고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는데 우선 QSS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얼떨결에 시작하게 됐고, 직원들 간에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강한 회의적 반응이 나타났다. 이에 포스코 재능기부 봉사단이 혁신지수 진단을 하고자 공장을 찾았으나 직원들이 이를 만류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후에도 포스코 봉사단이 지원을 나왔으나 공장 출입을 막는 등 직원들이 강한 거부반응을 보이기도 했다.두 번째는 혁신전문인력이 없었다는 점이었다. 회사에서 업무를 추진할 때 반드시 조직이 구성돼 실시돼야 하지만 혁신을 주도하는 인원이 부족했고, 전문성이 떨어져 현장을 바꾸는데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에 혁신인재양성방침을 세워 개선리더와 마스터를 배출하게 됐다. 현재는 개선리더 10명과 마스터 1명으로 이뤄져 있고, 오는 2015년까지 혁신 인재를 전 직원에서 75%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마지막은 직원들의 소통과 열정의 부재였다. 매일 아침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하는 반복적인 일상이 직원들을 힘들게 했고 지쳐가게 만들었다. 임원들 역시 직원들을 격려하거나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없었다. 소통이 없어서 생기는 문제이기도 했다.□`소통의 장`부터직원들은 동료에 대한 생각보다 본인들의 업무만 처리하면 된다는 식의 발상이 만연했다. 또한 팀웍 형성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임원들은 직원들의 생각과 불만사항 등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이에 월 1회 간부(과장급)와 직원 간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다음으로 월 1회 공장장과 간부 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QSS혁신활동 중 가장 특징적이라고 볼 수 있는 누구나 참여하는 `와글와글 토론방`도 신설해 운영했다. 이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과 애로사항을 간부와 함께 공유하고 대신 해결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임원회의를 통해 직원들의 생각을 반영해 연간목표에 적용하고 관리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들의 결과물로 지난 2010년 개선건수가 1건이던 것이 올해는 23건으로 늘어났다.□QSS혁신활동의 성과QSS혁신활동 시행 이후 드러난 가장 큰 성과는 작업환경 개선이다. 처음에는 원료와 제품의 구분이 안 돼 현장과 창고에 물류가 섞이고 악성재고가 많이 쌓여 있었다. 또 현장에 분진이 많이 발생해 작업환경이 열악했고, 작업동선이 길어 생산에 비효율적이었다. 이에 악성재고들은 모두 처분했고 그 결과 작업자의 동선이 안전하게 확보됐다. 또한 지게차 등 장비의 운행공간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구역을 세분화하고 경계선을 통한 자재관리를 실시했다. 이 작업을 통해 재고파악이 쉬워졌고, 입출고에 걸리는 시간이 많이 단축됐다.아울러 직원들의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작업환경 개선과제`를 실시했다. 고열상태에서 원료와 코팅재를 혼합하는 혼합기에서 발생하는 분진을 모을 수 있도록 스커트를 설치해 작업환경이 쾌적하게 바뀌었다. 이로 인해 분진 발생량이 기존 120g(1일 기준)에서 17g으로 10배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한편, 이러한 다양한 활동 이후 지난해 직원들의 작업환경만족도 조사에서 90점을 받았다. 이전에는 67점에 불과했으나 QSS혁신활동 도입 이후 직원들의 만족도가 수직으로 상승한 것이다.□동반성장 혁신 우수사업장으로 뽑히기도지난해 12월에는 개선리더 10명과 QSS마스터 1명으로 구성된 솔선팀을 필두로 해 과제활동을 통한 원가절감, 설비개선, 인재양성, 혁신전문기술전파를 통해 `5S 활동 명가인증`을 받았다. 이와 함께 동반성장혁신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한 올 상반기 삼성그룹, SK그룹,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공사 등 대기업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20여개 회사 앞에서 `성과공유 우수사업장`으로 선정된 인텍을 방문해 목표관리제와 QSS혁신활동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 김인술 ㈜인텍 대표이사사내 행복바이러스 가득전직원 개선리더화 목표-QSS혁신활동을 도입한 계기가 있나.△인텍은 제품의 품질을 회사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으며, 우수한 기술과 품질을 통해 쌓은 신뢰가 강점인 회사이다. 우수한 품질의 제품은 사람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작업환경이 열악해지면 고품질의 제품이 나올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때마침 포스코에서 QSS 활동을 공급사에 전파하고 있었고 우리 임직원들이 익힐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도입하게 됐다.-QSS혁신활동 이후 직원들이 달라진 점은.△몇 년 전만 해도 자기 일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았으나 지금은 회사를 생각하고 함께 만들어가는 것 같다. 막내 사원부터 임원들까지 힘을 합쳐 주변부터 시작해 회사 전체를 변화시키고 바꿔나갔기에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표현하자면 직원들로부터 3감을 느낄 수 있다. 자기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 해냈다는 성취감, 그리고 지켜야겠다는 책임감이 그것이다. 직원들의 마인드가 바뀌니 덩달아 품질도 향상되고 매출도 늘고, 회사에 행복바이러스가 가득 채워진 것 같다.-QSS혁신활동에 대한 향후 계획은.△전 직원을 개선리더화 하는 것이 목표다. 개선리더 교육을 받고 온 직원들의 인식과 생각에 많은 변화가 느껴졌고 그것이 곧 자신과 회사를 발전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두 명에서 시작했지만 끊임없이 개선마인드를 전파하고 확산해 우리 임직원 모두가 INTEC MAN이 될 수 있도록 인재양성과 교육에 더욱 힘쓸 계획이다./고세리기자 manutd20@kbmaeil.com

2014-11-13

소통·힐링·감동 실천하는 대구 도시철도

대구도시철도공사(사장 홍승활)는 올해 9년 연속 노사무분규 임단협 체결을 비롯한 한국 생산성본부 주관 국가고객만족도 조사(NCSI) 전국 도시철도운영기관 최초 6년 연속 1위 달성, 2014 고용노동부장관상 수상에 따른 공기업 최초 노사문화대상 2회 수상 등을 기록했다.또 철도안전관리체계 철도운영기관 최초 인증, 동종기관 최초 무재해목표 18배(1천176만시간, 2011년 6월4일~2014년 9월30일) 달성,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 보건복지부장관상 수상, 5월 가정의 달 유공 여성가족부 장관상 수상, 환경정보공개 환경부장관상 수상 등 쾌거가 잇따랐다.이 같이 분야별로 전국 최고라는 각종 수식어를 붙이며 여러가지 기록을 달성하는 등 대구도시철도가 괄목할만한 경영성과를 이뤘다.이런 성과는 지난 4월 취임한 홍승활 사장이 경영모토로 제시한 `디트로 3철(DTRO-3鐵:힐링·소통·감동철)`을 바탕으로 전 직원들이 합심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가 반영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홍승활 사장이 주창한 DTRO-3철은 “도시철도의 주인은 시민이고 도시철도 임직원은 도시철도를 파는 장사꾼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궁극적으로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만족을 주면서 안전하고 쾌적한 도시철도를 운영해 나간다는 실천 모멘텀이다.1천176시간 무재해 달성… 공기업 첫 노사문화대상 수상승객 불편사항 곧바로 개선 시민생명 지키는 파수꾼 역할역별 특성화 나눔장터·작은도서관·문화예술공연 등 운영□ 고객만족도 높이고 경영합리화 도모디트로 3철 중 힐링철은 대구의 경우 차량 혼잡도가 수도권 지하철에 비해 비교적 조용하고 여유롭다는 점에서 지하철 이용시민들이 음악을 듣거나 독서를 할 수 있는 쾌적한 여건을 조성하는 것을 주안점으로 두고 있다.여기에다 아트열차, 열차 내 패션쇼, 장애인 등을 위한 편의시설 확충 등 도시철도 이용이 단순한 이동수단과 공간에서 탈피해 시민들이 휴식과 여가를 즐기는 공간이 되도록 하자는 것이다.또 소통철은 지하철 환승역을 중심으로 각종 편의시설 확대 및 안내제표 신설 등으로 시민들이 편안히 모임을 하고 쉴 수 있는 이색적인 만남의 장으로 만들자는 1차 목표를 두고 있다. 특히 각 역사, 전동차 내 소통게시판 설치해 직원이나,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모든 승객들이 언제든지 불편하고 개선해야 할 사항들을 자유롭게 제시하면 곧바로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자는 것도 포함돼 있다.감동철은 동종기관 최초 국가고객만족도 6년 연속 1위 기업의 성과와 저력을 바탕으로 하루에 시민 한 분 한 분에게 감동을 드리는 3+ 친절서비스와 시민 생명을 지키는 파수꾼으로서의 철저한 공적 직업의식을 갖도록 프로페셔널한 언행과 접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자는 취지다.이러한 DTRO-3철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방안의 하나로 공사에서는 `역별 특성화`를 추진하고 있다.이는 각 도시철도역만이 가진 역세권 특수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개성 있고 다양화된 특성화를 추진하는 것이다.즉 도시철도의 지하공간이라는 특수성을 충분히 살려 시민들에게 감흥과 호응을 불러올 수 있는 각종 테마수익사업, 고품격의 공연문화행사를 유치해 부대사업수익 발굴은 물론이고 문화서비스 제공으로 수송수요 증대 및 경영합리화를 도모하자는데 있다.□ 도시철도역 문화예술 공간 자리매김공사에서는 역별 특성화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6월 송현역 대합실 바닥에 워킹라인과 발 지압길을 설치해 스트레칭 및 워킹마당을 조성했고 8월에는 대공원역에 대형거울, 의자 등으로 댄스문화마당을 개장했다.9월에는 용산역에 줄넘기 공간을 조성하고 음악줄넘기 무료강습을 실시함으로써 역사를 시민들의 휴식과 건강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또 구청·복지관·도서관 등 역세권 주요기관과 연계해 송현역과 용산역에는 나눔장터, 성당못역과 두류역, 범어역에는 취업상담실, 경대병원역과 사월역은 작은 도서관 등을 운영함으로써 시민 생활편의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이어 각종 동호회 등 행사단체들도 참여해 색소폰(중앙로역, 명덕역, 문양역, 대곡역, 진천역, 상인역, 용산역), 댄스공연(중앙로역, 아양교역) 등 품격있는 연주 및 예술공연을 시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심지어 11월부터는 짚풀문화연구회의 협조를 얻어 칠성시장역에 짚공예 전시장을 조성하고, 볏짚을 통한 여러 가지 짚공예 제품을 만들어보는 체험프로그램으로 잊혀가는 전통문화의 색다른 체험기회를 제공하는 등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대구도시철도공사는 앞으로 이러한 역별 특성화를 더욱 강화해 1역 1특성화 고유사업을 발굴하고 메디존, 에듀존, 푸드존, 문화존 등 테마별 특성화를 추진해 대구시민의 발 역할에 만족하지 않고 시민을 위한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도시철도 이미지 구축에도 나선다.만성적자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수익을 창출하도록 지역대학 및 기업 홍보관, 명품커피 등 전문브랜드 매장 유치와 야생화전시장, 키즈카페 조성 등에도 노력을 아끼지 않는 등 대구도시철도의 또 다른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대구도시철도공사 임직원은 시민을 위한 장사꾼이라는 점을 항시 강조하고 있다”며 “앞으로 1역 1특성화를 통해 도시철도를 단순한 이동수단만이 아닌 문화와 예술이 숨쉬는 시민 행복공간인 힐링·소통·감동철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시민들 안전이 최우선 고객친화 서비스 제공”지난 4월 제10대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홍승활 사장은 디트로 3철(DTRO-3鐵)을 경영 모멘텀으로 정하고 이의 실천에 매진하고 있다.홍승활 사장은 “디트로 3철은 힐링철, 소통철, 감동철로 궁극적으로 안전을 넘어 시민생명 존중과 고객친화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며 “도시철도가 단순한 운송수단이라는 이미지를 문화와 예술의 공간으로 확대하는 것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이로 인해 올해 대구도시철도는 그동안의 이동수단에 불과하다던 대구도시철도의 이미지를 패션쇼가 열리고 아름답게 채색한 아트열차 운행, 짚공예전시장, 취업박람회, 색소폰연주, 댄스공연, 음악줄넘기 등의 문화 예술 만남의 공간으로 변모시켰다.물론 대구도시철도공사 양대 노조 측과 도시철도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안전운행 생활화 등을 강조하면서 시민 안전을 위한 것은 기본하고 있다.이에 따라 권영진 대구시장의 소통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특히 홍 사장은 “권영진 시장의 시정 슬로건인 `오로지 시민행복, 반드시 창조대구`를 벤치마킹해 `오로지 직원행복, 반드시 안전운행`을 공사경영의 모토로 삼았다”면서 “직원들과 건강한 소통을 통해 직원만족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도시철도 안전운행과 이용고객에 대한 서비스 증대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이어 “내년 4월께 대구도시철도 3호선 개통될 예정이기에 무엇보다 시민의 안전에 최우선에 두고 운영할 방침”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최고의 서비스임을 한 시도 잊지 않고 전 직원들이 최선의 노력으로 최고의 안전을 담보하겠다”고 강조했다.여기에다 “3호선 모노레일은 지역의 랜드마크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공사에서 모든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후대에게 전국 최초의 모노레일이라는 자긍심과 함께 멋진 교통유산을 물려주게 될 것인 만큼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성원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대구도시철도공사 홍승활 사장은 “도시철도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에게 친절한 벗이자 안전 파수꾼으로서 소임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면서 “때로는 질책도 하고 잘할 때에는 격려와 칭찬도 아끼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2014-11-10

경주 무장산

가을은 낙엽이 곱게 물드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들이나 산 가까이에 억새풀이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그래서 해마다 가을이 오면 산행지로 낙엽이 멋진 산을 선택할지, 억새풀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곳을 가야할지 고민했는데 이번엔 억새풀의 장관을 보러 경주 무장산에 들르기로 했다. 지금까지 여러 산악회와 함께 산행하다 보니 산악회의 성격에 따라 트레킹이나 일반 등산 위주 또는 전문 등산 위주 등으로 구분되다보니 분위기도 확연히 달라진다.이삼년 전만 해도 등산 간다는 명분으로 산 밑에서 놀다가 돌아와서는 노래방이나 음식집에서 2차, 3차하고 했다는데, 이제는 거의 찾아볼 수 없으니 등산문화가 많이 바뀌기도 했다.건전한 등산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가 바로 독도사랑산악회인 바 이번 등산에서 함께한 회원 43명은 직업이 각양각색이고 다양하다. 공무원, 교수, 사업가에다가 성악가, 낭송가, 연주자 등 여러 방면에서 일하는 분들이 독도사랑산악회에 참여하여 마음을 모아 등산을 하게 되니 산행 일과가 분위기가 어울리고 아기자기해서 좋다.회원들 대부분이 건전한 등산문화를 위해 힘써 오신 분들로서 독도사랑운동과 함께 펼치게 되는 경주 무장산 산행은 일행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흐뭇하다.언덕배기 밤나무 숲 지나 등산로 걷다보면 억새밭이 눈앞에해발 624m 높지않은 군락지로 전국 어디에 내놔도 안뒤져산행 날, 아침 일찍 약속한 대구 어린이대공원 앞으로 나가니 아는 분들이 많이 모여 있다.반갑게 인사를 하고 차에 올라 오전 8시 정각에 경주 무장산을 향해 출발했다.이동하는 차안에서 간단한 안내가 이루어졌는데 필자가 사단법인 독도사랑운동본부 대구연합회장 자리를 맡고 있는지라 먼저 독도사랑운동의 취지 설명과 함께 인사를 했다.독도사랑산악회 회원인 조선경 전 아나운서의 낭송이 끝나고 권정경 회원이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사진작가 전창욱 회원이 작품 사진을 설명해 주었고 성악가 김주권 회원의 시간도 마련됐다.경주까지는 1시간 거리지만 차안에서 좋은 분들이 함께 동행하니 분위기가 더없이 좋았다. 우리 일행들을 태운 버스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시 쉰 후에 경주 IC를 빠져나와 경주 보문호 단지 쪽으로 향했는데 공휴일이라 보문단지를 찾는 관광객들도 많았다.독도사랑산악회 일행을 태운 차가 보문단지를 지나 등산지가 있는 암곡동으로 향하는데 덕동 호반을 끼고 벚나무 가로수길이 이어지고 많은 등산객들과 차량들이 붐비고 있었다.차가 왕산마을 지나 무장산 암곡주차장에 도착하자 일행들은 내려서 장비를 챙기고서는 간단히 체조도 하고 산행준비를 갖춘다. 오늘 산행지인 무장봉은 해발 높이가 624m로 그리 높지 않고 등산로도 잘 정비돼 있어 등산이라기보다는 트레킹 코스처럼 느껴졌다.공원지킴터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삼삼오오 산행을 시작했다. 가는 길가엔 가을의 대표 꽃인 코스모스가 피어바람에 흔들거리는 모습이 기분을 상쾌하게 만든다.얼마쯤 걸어가니 갈림길이 나오는데 직진해 무장사지(계곡)코스로 오르면 바로 무장사지 삼층석탑이 있는 곳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 쪽 무장봉 능선코스로 가면 밤나무 숲을 지나 무장봉에 오르는 길인데 결국 만나게 되는 길이다.오른 쪽을 코스를 선택해서 언덕배기를 올라가니 밤나무 숲 단지가 나온다. 출발지에서 1.4km 지점이고 여기서 1.7m정도 올라가면 무장봉 정상인데 등산로 라기 보다는 산책로 같이 이어지고 있어 동행하는 회원들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였다.무장봉 봉우리가 보이면서 갈대밭이 펼쳐지고 있다. 좁다란 길에 올라가는 사람 내려서는 사람이 마주치면서 길을 걸었다.드디어 일행들은 억새평원에 도착했다. 정상 주변에서 억새 군락지가 멋진 모습을 연출해낸다.흔히 억새가 유명한 곳으로 경기도 포천 명성산 억새,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 억새나 울산 신불산 억새 군락지 등을 꼽지만 경주 무장산 억새풀 단지도 경관이 빼어나기는 마찬가지다.억새풀의 흔들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면서 정상에 섰다.일행들이 사진을 찍는데 다른 산악회에서 온 사람들이 여기저기 억새풀 더미 사이에서 사진 찍느라 여념이 없다.어떤 사람들은 가족끼리 온 것 같은데 사진찍기 포즈를 취하면서 “치즈가 아니고 개구리”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좋은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서 “치즈”니 “김치”니 했는데 이젠 “개구리”로 변했으니 화사한 모습으로 찍기 위해서는 입모습도 달라져야 하는 것 같다. 무장산은 포항 오어사를 품은 운제산과 경주 토함산을 잇는 운토종주길상의 그냥 스쳐가는 624봉인데 이 산이 유명하게 된 것은 억새풀로 인해서다.1970년 동양그룹 오리온목장이 조성된 산으로 1980년에 매각되고 나서 관리 부재로 억새풀이 무성하기 시작했는데 그 이후 148만 ㎢나 되는 광활한 면적에 억새풀 천지가 됐다.정상에서 잠시 경관을 살피는데, 정상석 밑에 새겨진 글이 눈에 띈다. `남기는 것은 발자국, 가져가는 것은 추억 뿐`이라는 말이 상당한 의미를 준다. 우리 일행들은 정상에서 내려서서 다시 무장골로 내려와 무장사지에 도착했다.무장사지는 무장사가 있었던 절터로 현재는 보물 126호인 무장사지 삼층석탑 등 비석만 남아 있다. 무장사란 명칭은 신라시대 태종 무열왕이 삼국을 통일한 후 전쟁에 지쳐 더 이상 전쟁은 없다며 투구와 장비를 이곳 골짜기에 묻고 절을 지었다 해서 무장사라 불렀다고 한다.무장사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서는 억새풀이 펼쳐진 자리에서 잠시간 휴식시간을 가졌다.휴식을 하고 있자니 다시 분위기는 화합 모드로 변했다. 누가 권할 것도 없이 회원들이 삼삼오오 자연스럽게 모여 앉아 산행 이야기들을 주고 받았다.필자는 독도사랑산악회의 결성 취지에 맞게 우리 회원들이 쓰레기 가져가기. 술판 벌리지 않기 등 자연사랑 캠페인과 산행문화 바꾸기 솔선수범을 당부했고, 회원들은 박수로 응답했다.이어서 공연이 이어졌는데, 성악가 김주권 회원이 노래를 불렀다. 회원들과 산행온 사람들의 앙콜 요청에 3곡이나 연달아 불렀다. 산에서 그것도 아름다운 경관을 배경으로 해서 명곡을 들으니 가슴에 미어지는 듯 찌릿함을 느낀다.계속 이어지는 권정경 회원의 하모니카 연주를 들은 다음에 독도사랑산악회 회원들은 무장산 억새풀을 배경으로 단체 기념사진을 촬영했다.이제는 하산할 차례다. 억새군락지를 지나 계곡을 타고 내려서서 얇게 흐르는 물에 발도 담가보고 마지막 산행의 즐거움을 맛본다. 다시 걸음을 재촉해 무장사지 계곡을 지나 아침에 도착했던 왕산마을 주차장에 도착했다.산행장비 등을 정리하고 가볍게 몸을 움직이는 등 컨디션을 조절한 뒤에 우리 일행들은 차에 올라 경주에 있는 토담한식집에 들렀다.산행을 무사히 마쳤고 시간 여유도 있고 분위기가 좋으니 식사 후에 또 다시 회원들의 장기자랑이 이어진다. 이번에는 시조시인인 조명선 선생의 시 낭송에 이어 전 TBC방송국 이노수 사장 특강이 펼쳐졌는데 회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산행은 일상생활의 복잡함을 잠시 잊고서 자연의 지혜를 배우는 좋은 기회다. 등산 자체도 좋지만 동행하는 일행들의 마음까지 맞아 분위기가 좋으면 금상첨화다.산에 오르내리면서 자연에게서 얻는 기쁨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이왕이면 산행인 스스로가 건전한 등산문화를 정착시키는 일도 소중한 일이다. 그 속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삶에 대해 즐기는 것이 멋진 등산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억새가 서걱이는 경치가 장관을 이루는 억새 평원에 올라 깊어가는 가을날의 서정을 바라본 순간들은 아마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추억거리로 남을 것이다.▲ 손경찬/수필가·예술소비운동 본부장독도사랑산악회 회원들과 경주 무장산 산행을 마치고 차를 타고 대구로 돌아오는 길에 깊어가는 가을날, 함께 했던 아름다운 시간들의 사진첩을 떠올려본다. “갈대가 나부끼는 풍경/ 가을의 한 복판에 서면/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산등성이 전체가 온통/ 억새풀로 뒤덮인 곳이/ 경주 무장산 억새 동산으로/ 요즘 들어 인기 있는 산이다.// 옛적 신라시대 때/ 무열왕이 삼국통일 후/ 투구를 묻었다 하여/ `무장산`이라 이름 붙은 이곳엔/ 억새만큼이나 찾는 이들도 많다./ 바람에 한없이 서걱이는/ 억새풀 소리조차 고운 날이다.”(자작시`무장산의 억새 동산`전문)

201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