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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트래블 버블

트래블 버블은 방역우수 국가 여행객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제도를 말한다. 내부는 자유롭지만 거품(Bubble)처럼 외부와는 방역 차단막이 있다는 의미에서 트래블 버블이라 불린다.세계 어느 나라 예외없이 해외여행객들에게 2주간의 자가격리를 실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자가격리기간 없이 해외여행이 가능하도록 하는 트래블 버블제도가 관심을 끌고있다. 트래블 버블 시행은 국가간 상호주의 제도인 만큼 방역 역량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현재 단기 체류 관광객은 아예 입국이 안 되고, 특별입국의 경우에도 현지에서 평균 14일 동안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관광객은 경제적·시간적 부담이 커 해외여행이 어렵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방역 역량이 인정된 국가에서 코로나19 검사 음성 판정을 받거나 백신을 접종했을 때 자유로운 여행이 가능해진다. 일부 국가는 관광수입을 위해 트래블 버블을 시행 중이다. 해외에서는 북유럽의 리투아니아와 에스토니아, 라트비아가 가장 먼저 ‘발틱 트래블 버블’을 시행했고,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 팔라우도 트래블 버블을 체결했다. 호주와 뉴질랜드도 지난 4월 트래블 버블을 통해 자가격리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지난해 트래블 버블을 맺었던 홍콩과 싱가포르는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해 연기되고 있다.국내에서도 올해 초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토교통부가 트래블 버블 제도 추진을 검토했지만, 코로나 확산 우려에 제동이 걸렸다. 현재로선 트래블 버블이 유력한 국가로는 방역상황이 좋은 싱가포르, 괌, 뉴질랜드 등이 후보국가로 거론되고 있다. 하루빨리 전세계가 트래블 버블 협약을 맺어 코로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6-02

다시 생각하는 지구온난화

산호섬으로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몰디브는 현재 20년째 인공섬을 만들고 있다. 훌후말레섬이라는 이곳에는 현재 5만명이 이주해 살고 있다. 앞으로 20여만명이 사는 도시로 탈바꿈할 예정이라 한다.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에 대비해 수도 말레의 인구를 이곳으로 분산시킨다는 것이 몰디브의 구상이다.몰디브 주변 1천여 섬의 80% 이상이 해발 1m 이하에 자리 잡고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멀지 않은 장래에 몰디브 섬의 상당수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 등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변모할 것으로 예측하고 이에 대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지구온난화는 산업혁명 이후 지구의 지표면이 상승하는 현상이다. 1850년 대비 지구의 평균 온도는 1도 이상 상승했다고 한다. 그러나 최근 기후학자들은 지금 수준으로 탄소를 배출하면 이르면 7년 뒤인 2028년에는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상승할 것이란 연구결과도 내놓고 있다.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지구 기온이 1.5도 상승하면 인간과 자연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이미 수차례 경고했다. 지구온난화는 지구의 기온상승과 더불어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 대기오염, 생태계 다양성 훼손 등 숱한 환경 변화의 문제를 야기한다.지진이나 해일 등 재난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일들이 우리 현실로 다가올 거란 얘기다. 인간은 직접 일이 닥치기 전에는 이를 실감하지 않는 습성이 있다. 지속적인 환경 문제 제기에도 지금의 지구는 여전히 병들어 가고 있다.서울에서 열린 P4G 정상회담이 끝났다. 환경문제에 대한 지구촌의 각성을 촉구했지만 얼마나 성과를 낼지 미지수다.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을 새겨보는 시간이라도 됐다면 다행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6-01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은 보통 새벽 4~6시에 기상해 독서, 명상, 운동, 영어공부, 재테크 등 ‘루틴(반복 행동)’을 실천하는 것을 말한다.미라클 모닝이란 말은 할 엘로드가 쓴 ‘미라클모닝’이란 책에서 처음 소개됐다. 대체로 새벽 6시 전에 일어나 운동이나 독서, 영어공부 등 자기계발 등을 하는 모습을 ‘인증샷’ 형태로 기록한다. ‘미라클모닝 챌린지 00일차’라고 기록하고, 일어난 시간이 표시된 휴대폰 화면 캡처, 운동 등 인증샷을 공유하는 식이다.이 게시물들은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는 인증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독려하는 메시지로 작용한다. 2030세대 사이에서 크게 유행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미라클모닝’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만 29만건에 달할 정도다.코로나19가 몰고 온 우울감이 2030 세대에 번지면서 일상 속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감과 자기효능감을 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됐다. 현재의 불안감을 미래를 준비하는 것으로 이겨내려는 의지로도 풀이된다. 미라클 모닝을 하게 되면 매일 아침 동일한 시간에 일어나서 똑같은 루틴대로 아침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런 반복적인 생활은 불확실성을 줄여 불안감을 낮춘다.전문가들은 2030세대의 자기계발 바람이 코로나19 우울과 관련 있다고 한다. 일상 속 자기계발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으려는 심리가 반영됐다는 것. 작은 성과를 계속 이뤄나가는 것은 자기 효능감을 키우는 데도 도움이 된다.서로 독려하며 자신감과 자기 효능감을 찾아가는 미라클 모닝 챌린지 열풍에 힘입어 ‘미라클모닝’도 베스트셀러 순위를 역주행하고 있다.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고자 한다. 그러려면 우리를 변화의 길로 인도하는 ‘미라클 모닝’, 기적의 6분을 따라가보자./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31

정치와 서문시장

대구의 서문시장은 조선 후기 평양장, 강경장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장의 하나로 손꼽혔다. 원래 대구 읍성 북문 밖에 있었으나 관찰사가 거주하는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된 이후 서문 쪽으로 이전했다. 서문 바깥에 있다 해서 이름을 서문시장으로 불렀다.서문시장이 급성장하게 된 것은 경상감영이 대구에 설치되면서 이곳이 영남권의 정치, 경제의 중심지 역할을 하면서부터다. 지리적으로 영남권의 중심지에 있고 대구를 감싸고 있는 낙동강을 이용한 수로 교통이 발달해서다. 서문시장은 1922년 일제 강점기에 장소가 비좁다는 이유로 지금의 자리로 이전됐으나 내막적으로는 일본이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을 막아보고자 했던 조치라 한다.실제로 서문시장은 대구 3.1운동의 주도적 거점지였다. 조선 중기이래 수백 년에 걸친 서민의 삶과 애환이 녹아 있는 우리 고장 사람들의 삶의 역사 현장이다.서문시장은 해방 이후 수차례 큰 화마를 입었지만 그때마다 오뚝이처럼 일어나 지금도 전국적 명성을 유지한다. 5천개의 점포와 2만여명의 종사자, 주말이면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찾아오는 대구의 명소다.대형마트의 등장으로 재래시장이 쇠퇴의 길로 가고 있으나 서문시장은 재래시장의 대표답게 언제나 서민의 훈기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대구시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특히 대통령 후보 등 정치인이 대구에 오면 반드시 찾는 장소로도 유명하다. 3.1운동을 주도한 대구시민 정신이 담긴 장소이기도 하지만 대구의 대표성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 나선 후보들이 잇따라 서문시장을 찾았다. 서문시장이 지닌 대구민심의 훈기를 얼마나 얻어 갈지 두고 보아야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30

장유유서 논쟁

장유유서(長幼有序)란 유교사상에서 말하는 인륜의 기본인 다섯 가지 덕목 중 하나다.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 순위와 질서가 있어야 올바른 사회가 유지될 수 있다는 뜻이다.인륜적 가치인 윤리 개념인 장유유서가 정치판에 소환되면서 논쟁이 벌어졌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두각을 보인 이준석 돌풍을 두고 장유유서 문화를 언급했다가 젊은 층으로부터 “꼰대 같다”는 비난을 들었다. “좋은 정치를 하는데 나이가 무슨 소용이냐” 등 비판이다.정 전 총리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당 대표 자리는 대선 관리도 해야 하는 등 경험과 경륜이 필요하다는 의미”라 설명하고 “국민의 힘 경선에서 나타난 젊은 층 돌풍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는 긍정적 현상”이라 덧붙였다.제1야당 대표 선거에서 0선의 30대 주자인 이 전 최고위원이 예상을 뒤엎고 다선의원 등을 제치고 돌풍을 이어가자 언론이 본격 조명하고 나섰다. 본지 조사에서 이 전 위원은 압도적 선두를 달렸고 다수의 여론조사기관에서도 지지율 30%를 넘겼다. 대세론도 등장했다. 비록 당심은 알 수 없다 하지만 30대 야당 대표 등장이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원희룡 제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가 더 빨리 누가 더 많이 변하느냐의 싸움이다”라고 말했다. 국민의 힘 당 대표 경선에서 나타난 젊은 세대 돌풍은 당 내부 혁신을 바라는 당심을 넘어 정치권 전반에 대한 세대교체 물결로 파장을 넓혀가는 모양새다.“장강의 뒷물이 앞 물을 밀어낸다”고 했다. 급변하는 시대 흐름에 지금 우리가 교훈 삼아야 할 것은 장유유서가 아닌 “후학이 두렵다”의 후생가외(後生可畏)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27

추억의 싸이월드

싸이월드는 지난 1999년 서비스를 시작해 10년 만에 이용자 3천200만 명을 모아 전 국민 미니홈페이지 열풍을 불러일으킨 ‘인스타그램의 조상’ 격인 토종 SNS를 가리킨다.2000년대 초반 소셜미디어 시대를 연 싸이월드는 PC 기반에서 모바일 시대로 전환하는 데 실패하면서 내리막길을 걸었다.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부활을 노렸으나 실패했고, 2019년 10월에는 폐쇄됐다. 싸이월드가 경영난으로 서비스를 중단했을 당시 기준 회원 수는 약 1천100만명, 이 가운데 도토리를 1개 이상 보유한 회원 수만 276만여 명이었고, 이들이 남긴 도토리 잔액만 약 38억4천996만원이었다. ‘도토리’는 싸이월드 미니홈페이지를 꾸밀 스킨 또는 아바타를 사거나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울려 퍼지는 배경음악을 구입하기 위한 사이버 머니로 싸이월드 운영 당시 1개 100원에 판매됐다.그랬던 싸이월드가 오는 7월 서비스 재개를 앞두고 25일부터 도토리를 전액 현금으로 환불해주고 있다. 싸이월드 운영권을 갖고 있는 싸이월드제트는 25일 오후 6시부터 환불에 나섰다. 환불절차는 싸이월드 과거 이용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자신이 가진 도토리 개수를 확인한 후, 본인 인증 절차를 거쳐 자신이 가입한 개인계좌로 현금 환불을 받을 수 있다. 당시 문화상품권이나 각종 마일리지로 충전한 도토리도 환불 대상으로 포함됐다. 또 ‘싸이월드 코인’으로 바꿔주는 ‘진화된 도토리’를 선택할 경우 기존 잔액의 2배를 코인으로 바꿀 수 있어 싸이월드 과거 이용자들이 묵혀둔 만큼의 이자를 챙길 수 있다.새롭게 부활하는 추억의 싸이월드가 과연 ‘싸이월드 감성’으로 거듭날 수 있을 지 흥미롭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26

노마스크

한미 정상회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두 정상의 마스크 벗은 모습이다. 이른바 노마스크 회담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미 대통령과의 171분 동안 마주한 노마스크 정상회담을 두고 매우 기분 좋은 일로 소회를 밝혔다.두 정상의 노마스크 회담은 백신을 맞으면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는 미국의 지침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세계인에게 백신접종의 중요성을 전하는 강력한 메시지기도 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자신감을 은연중 드러낸 모습이라 하겠다.얼굴의 3분의 2를 가리는 마스크는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할 때가 종종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자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을 멀게 했다는 지적도 자주 나왔다. 마스크 쓰고 두 눈만 드러낸 채 상대방을 바라보면 상대와 마음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다. 얼굴의 표정은 곧 그 사람의 마음을 뜻하는 일종의 표현이다. 한미 두 정상의 노마스크 회담은 마스크를 벗은 모습 자체로 웃음과 여유를 준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미국의 언론들은 최근 백신접종을 맞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기 시작하면서 미국내 립스틱 판매량이 급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립스틱 가운데 마스크를 써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제품과 마스크에 묻어나지 않는 제품들이 인기라 했다.마스크를 벗는 나라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아직 노마스크를 기대하기가 어려운 우리의 처지가 딱하다는 생각이 든다. 최근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코로나로 아동들의 마스크 쓰기가 그들의 언어 발달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마스크를 쓰다보면 소통 기회가 줄면서 성장기 어린이의 언어발달 능력도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노마스크에 대한 염원이 더 커지는 결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5-25

붉은 달

붉은 달, 일명 ‘블러드 문(Blood Moon)’이 26일 밤 뜬다. 블러드 문은 태양광이 지구 대기에 굴절돼 달이 붉은빛을 띠게 되는 현상이다. 주로 개기월식 때 볼 수 있다.한때 불길함의 상징이었던 붉은 달은 과학으로 설명 가능해진 이후 ‘신기한 우주쇼’로 여겨진다. 월식은 태양-지구-달 순서로 나열되고,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완전히 들어가면서 발생한다. 지구의 그림자에 달이 들어가더라도 지구의 대기를 지나며 굴절된 태양광이 달에 도달할 수 있다. 지구 대기에 태양광이 굴절되는 과정에서 빛의 산란이 일어나기 때문이다.이때 빛의 색을 결정하는 파장에 따라 산란되는 정도가 다르다. 빛의 대기 산란은 파장이 짧은 푸른색 대역에서 많이 일어나고, 붉은색 파장 대역의 빛은 상대적으로 덜 산란돼 투과된다. 결국 산란이 많이 일어나는 푸른 빛은 모두 흩어져 달에 도달하지 못한다. 태양광이 대기에서 굴절되는 과정에서 이러한 원리로 푸른 성분은 산란되고, 평소보다 붉은빛이 달에 도달, 반사 후 우리 눈에 비치게 되는 것이다.빛의 산란 때문에 낮에는 푸른 하늘이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붉게 물든다. 해 질 녘과 해 뜰 녘에는 빛이 대기에서 더 먼 거리를 이동하며 푸른 파장 대역의 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월식은 날씨가 좋더라도 도심에서는 관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국립중앙과학관은 26일 오후 7시30분부터 유튜브 채널 ‘과학관TV’로 개기월식을 생중계하며, 월식 원리와 현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한반도에서 볼 수 있는 개기월식은 지난 2018년 7월28일에 있고, 다음 개기월식은 2022년 11월 8일에 볼 수 있다. 신비로운 우주쇼는 인간이 얼마나 미미한 존재인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24

마크롱 모델

2017년 5월 임마뉘엘 마크롱은 당시 39살의 나이로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됐다. 프랑스 역사상 가장 젊은 대통령이다. 마크롱의 대통령 당선은 양당체제 중심의 프랑스 정당정치 구조의 대이변으로 받아들여졌다.마크롱이 창당한 중도성향의 앙마르슈는 창당 1년만에 젊은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기적을 일궈낸 것이다. 66%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하자 전 세계도 놀랐다.반면 프랑스 우선주의와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그리고 외국인과 이슬람에 대한 반감을 전면에 내세운 극우파의 국민전선은 참패의 고배를 마셨다.마크롱이 이끄는 중도신당은 정치사회적으로는 불평등 해소와 온 국민을 위한 기회 진작 등 좌파정치를 표방했다. 또 경제적으로는 우파에 가까운 친기업적 정치를 추구하는 정파 이념을 내세웠다. 집권 이후 그는 자유무역과 개방정책을 앞세우며 마크롱식 경제개혁을 밀어붙여 갔다. 마크롱 취임 후 2년이 지나면서 프랑스 경제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일자리가 늘고 청년이 창업을 시작하고 프랑스를 떠났던 부자들이 돌아왔다. 강성 노조에 맞선 과감한 노동정책과 부유세 폐지와 같은 경제 유인책으로 프랑스는 마크롱의 구호처럼 “일하는 프랑스”로 바뀌어 갔다.김종인 국민의 힘 전 비대위원장이 자주 거론하는 한국판 마크롱 등장을 두고 정가의 뒷말이 무성하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이어 최근에는 김동연 전 부총리까지 마크롱 모델에 비유해 또다시 화제를 뿌렸다.마크롱 모델은 앞서 보았듯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제3지대를 통한 정치 등장과 경제의 성공적 부흥 등이다. 대선을 앞두고 한국 정치에 회자되는 마크롱 모델에 대한 궁금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23

칠전팔기(七顚八起)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의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한다. 어느 날 신문기자가 링컨에게 질문했다. “당신의 놀라운 성공과 존경받는 삶의 비결이 무엇입니까”. 이에 링컨은 주저없이 “다른 사람보다 실패를 많이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링컨은 23세에 주의원 선거에 낙마한 뒤 29세에는 의회의장 선거에 떨어지고 국회의원 선거, 부통령 선거, 상원의원 선거 등에 줄줄이 낙선한 경험이 있다. 그의 정치 이력 중 10번의 선거에 도전해 7번의 고배를 마셨다고 한다.‘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그에게 딱 맞아떨어지는 비유다. 그는 수많은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이에 굴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의 속뜻은 실패를 거울삼아 열심히 전진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링컨의 실패담은 실패라는 쓰라린 경험을 교훈을 발판 삼아 성공한 경우로 자주 인용되는 사례다.현대그룹 창업주인 고(故) 정주영 회장의 자서전 제목은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세계적 기업을 이룬 그는 실패에 좌절하지 않고 백절불굴(百折不屈)의 정신으로 기업을 키워갔다. 칠전팔기란 절대 포기하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끝까지 버티는 끈기가 필수라 한다.프로골퍼 이경훈 선수가 미국 진출 6년만에 미국 프로골프 투어(PGA) 우승을 거머쥐었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8번째다. 특히 그는 미국 2부 투어에서 3년을 뛰고 1부 투어로 올라와 80번째 출전만에 우승을 해 그의 승리를 두고 79전 80기의 승리라 부른다.코로나로 축 처져 있는 국민에게 79전 80기의 소식은 용기를 불어 넣어줄 만한 낭보로 들린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5-20

통신비 절감 노하우

전 국민 휴대폰 시대, 통신비 절감 노하우로 ‘선택약정할인’제도를 소개한다. 선택약정할인제도는 휴대폰 개통할 때 지원금을 받는 대신 선택할 수 있는 25% 요금할인제도를 말한다. 이 제도는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법’에 의해 지난 2014년 14년 10월 도입, 2017년 9월에 25%로 상향됐고, 올해 3월 기준 총 2천765만 명이 이용중으로 가계통신비 경감에 기여하고 있다.그러나 현재 이 제도를 알지못하고, 이용하지 않는 가입자도 약 1천200만명에 달한다. 단말기 구입 시 지원금을 받지 않는 가입자 외에도 중고폰·자급제폰 이용자도 이용이 가능하고, 기존에 요금할인 및 지원금 약정에 가입했더라도 약정이 만료된 이용자도 가입 가능하며, 가입 시 2년 외에 1년의 약정 기간 선택 가능 등이 있는데 이 사실이 제대로 홍보되지 않아 이용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25% 요금할인 이용 가능 여부는 간편하게 조회할 수 있으니 당장 확인해보자. 이용하고 있는 단말기나 PC로 ‘스마트초이스’ 사이트에 접속하면 할 수 있다. 단말기 사용시에는 키패드 화면에서 *#06#* 입력으로 식별정보(IMEI)를 확인한 뒤 스마트초이스 홈페이지에서 요금할인 이용 여부를 확인하면 된다. 할인 대상자에 해당되면 SKT, KT, LG U+ 전국대리점, 판매점에서 신청하거나 전화, 홈페이지로 신청하면 된다. 또 약정을 원하지 않거나 단말기 교체, 통신사 변경을 앞두고 재약정이 부담스러운 경우는, 약정 없이도 이에 준하는 요금할인을 제공하는 온라인·무약정 요금제(SKT 언택트 플랜, KT Y무약정 플랜, LGU+ 다이렉트 요금) 이용도 가능하다.눈 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이니 눈 크게 뜨고 삽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19

도지코인 열풍

도지코인은 지난 2013년 12월 6일, IBM 출신 빌리 마커스와 잭슨 팔머가 만든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다. 도지 코인이란 이름이나 로고는 Shibe doge 밈에서 따왔다.도지 코인은 원래 비트 코인을 위시한 암호화폐 시장의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난식 화폐다. 그래서 도지코인은 실험성과 재미를 위해서 운영되는 측면이 강했다. 이 코인의 가장 큰 특징은 공급 정책이 무제한이란 점이다. 이에 따라 출시하고 약 2년이 흐른 2015년엔 1천억번째 코인이 발행됐고, 4년이 흐른 2019년도엔 그 규모가 달에 닿을 정도가 됐다. 그렇기에 도지코인의 가격은 매우 낮게 책정됐다. 일례로 대다수의 암호화폐가 거품이 꺼지고, 유일하게 30일 동안 가격이 160%나 오른 2018년 하반기에 5원, 2년이 지난 2020년 1월엔 약 3원으로 거래됐다.도지코인의 가치가 껑충 뛰어오른 것은 일론 머스크의 발언 때문이다. 올 4월초까지만 해도 100원도 안됐던 도지코인이 일론 머스크가 도지코인에 힘을 실어주는 말을 계속하자 800원까지 올랐다가 방송에서 부정적인 말을 하자 400원대로 추락했고, 그후 도지 코인을 스페이스X 계획에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히자 다시 700원대로 올랐다가 현재는 600원대에 머물고 있다.국내에 도지코인 열풍이 분 것은 삼성전자에 다니던 사람이 도지코인에 투자해 400억이 넘는 돈을 갑자기 벌면서 퇴사했다는 놀라운 뉴스가 전해지면서부터다.급기야 영끌대출을 해 가상화폐 투자에 나선 이들의 소식이 들리고 있다. 가상화폐로 벼락부자가 되겠다는 꿈은 도박으로 부자가 되겠다는 얘기다. 과유불급이다. 지나친 욕심은 반드시 화를 부르기 마련이란 걸 명심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17

중국의 산아제한 철폐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인 중국에서 최근 인구절벽 문제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시발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중국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의 총 인구가 14억명 아래로 떨어졌다고 보도하면서부터다.그러나 최근 중국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기준 중국 인구는 14억1천만명으로 14억명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인구 증가율은 0.53%에 그쳐 196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최근 중국 내 관영매체 등도 2022년부터 중국 내 실제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라 보도해 인구 대국 중국도 드디어 인구감소가 국가적 이슈로 등장할 기세다. 중국은 2016년부터 두 자녀 정책을 허용했으나 인구증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자녀 양육문제는 우리와 비슷하다. 부동산값, 교육비 상승 등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출산을 기피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는 것이다.최근 중국 인민은행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두 자녀 정책을 풀지 않으면 미국과 중국의 노동인구 비율이 역전될 것”이라는 내용을 발표했다. 산아제한 제도를 즉시 철폐하지 않는다면 인구감소는 물론 고령화와 더불어 경제적 후퇴도 예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중국의 인구감소는 중국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세계국가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중국은 전체 인구에서 생산가능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그동안 인구에 의해 경제성장이 촉진되는 이른바 인구보너스 효과를 누렸으나 이제 더이상 보너스 효과를 기대키 어렵다는 전망이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 자리를 인도에게 내줄 날도 멀지 않다는 전망도 있다.인구가 곧 경제력이다. 인구절벽 위기에 대처하는 중국이 산아제한 철폐라는 극한 처방까지 들고 나올지 주목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13

조각 투자

‘푼돈’으로 미술품과 명품, 나아가 건물 등 고가의 상품들에 투자를 해 수익을 올리는 조각투자가 인기를 끌고 있다.최근 한 미술작품 투자 플랫폼에서 인기 현대미술작가 작품이 천 원 단위로 소분돼 18만3천개의 지분으로 나뉘어 거래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럴 경우 1천 원부터 투자를 할 수 있다.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소유권을 인정받고, 나중에 다시 되팔 때 얻는 수익을 비율대로 나눠받는 방식이다. 미술품 외에도 ‘슈테크’로 불리는 특정 브랜드의 한정판 운동화나 명품 시계 등도 조각 투자 대상이다.지난 3월말 론칭된 조각투자 플랫폼 ‘피스’ 역시 개인이 혼자 투자하기 어려운 아이템을 조각내 원하는 만큼 투자하게 해주는 플랫폼이다. 투자과정은 이렇다.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내·외부적으로 정품 확인을 하고, 펀딩을 열어 투자자를 모은 뒤 판매플랫폼인 ‘모노리치’로 이관해 판매하고, 투자이익금을 정산해 배분하면 프로젝트가 끝난다.첫번째 포트 폴리오로 롤렉스 시계를 대상으로 한 펀딩에는 투자자들이 몰려 30분만에 100% 완판됐다고 한다. 피스에서 제시한 예상수익률은 6개월에 25~27%였다. 조각 투자는 명품, 미술품이나 건물 등 구입할 꿈도 못꾸는 것들을 내가 가지고 있는 경제력 수준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매력이다. 또 추후에 가격이 올라 수익을 안겨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크다. 주의할 것은 금융당국에서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가 아닌 일반회사가 개발한 상품에 투자할 경우 당연히 원금을 보호받을 길 없다는 점이다. 한 번 투자하고 나면 주식과는 달리 환금성이 떨어지는 것도 단점이다. 모든 투자의 결과는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는 게 변치않는 진실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12

빌바오 효과

빌바오 효과란 문화가 도시발전에 미치는 영향을 뜻하는 말이다. 쇠퇴해 가던 스페인의 지방공업도시 빌바오가 1997년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시설인 구겐하임 미술관을 유치하면서 경제적 부흥을 꾀한 데서 유래한 용어다.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은 매년 1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해 빌바오시는 2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구겐하임 빌바오 미술관에 붙여진 수식어도 유명세만큼 다양하다. 빌바오 효과라는 말이 만들어졌고, 세계적 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미술관, 전시 미술품보다 미술관이 더 유명한 미술관, 유럽에서 3번째로 연인원이 많은 미술관 등이다.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쇠퇴해가는 도시가 미술관 하나로 세계적 명소로 탈바꿈했다는 사실이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 현실이 됐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미술재단 구겐하임과 도시재생의 의지가 강한 빌바오시,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 주목을 받는 프랭크 게리의 작품이 기막힌 조화를 이뤄 기적같은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다.대구시가 이건희 미술관 대구 유치에 나섰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로 대구를 빌바오에 버금가는 문화도시로 바꿔봤으면 하는 의도다. GRDP(지역내 총생산) 27년 꼴찌를 하고 있는 대구가 빌바오 효과를 통해 기적의 도시로 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스페인 빌바오시가 이룬 기적을 대구라고 못하란 법은 없다. 기적을 이루기 위한 대구시의 의지가 문제다.삼성그룹 태동지라는 연고만으로 대구에 이건희 미술관을 유치할 수는 없다. 이건희 미술관 유치를 희망하는 많은 도시 중 대구가 가장 적합하다고 인정할 빌바오시 만큼의 뭔가를 보여주어야 한다. 대구시의 비책이 궁금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5-11

‘긱 워커’ 전성시대

긱 워커(Gig Worker)는 디지털 플랫폼 등을 통해 단기로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맡는 등 초단기 노동을 제공하는 근로자들을 이르는 말이다.코로나19(COVID-19) 장기화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소득이 줄면서 정규 근무시간 이외 여유시간을 활용해 부가적인 수입을 얻는 ‘긱 워커’들이 스타트업이 만든 독특한 일자리를 기반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디지털 물류 스타트업인 ‘디버’의 경우 1만3천여명 이상의 배송 파트너가 등록, 고객이 퀵배송을 신청하면 거리·평점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배송 파트너가 30초~1분내 배정된다. 크라우드 소싱(일반인 자원 활용)을 통한 퀵서비스 플랫폼이다.반려동물 돌봄서비스 스타트업인 ‘도그메이트’에도 2만2천여명의‘펫시터’가 몰렸다. 펫시터는 활동 가능한 지역·일정을 선택, 월 50만원가량의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긱 워커를 겨냥한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도 뜨고있다. ‘크몽’과 ‘숨고’가 대표적이다. 크몽은 디자인, IT·프로그래밍, 영상·사진·편집, 마케팅 등 10여개 영역에서 400여개 카테고리, 총 25만건의 전문가 매칭이 가능하다. 주로 중소기업이나 창업자들이 크몽을 찾아 서비스를 구매하고 있으며, 지난해 각 분야 전문가 상위 10% 평균 수익이 IT·프로그래밍 3억4400만원, 디자인 1억6700만원, 영상·사진·음악 8500만원으로 집계돼 ‘전업 긱 워커’로 발전하고 있다.숨고는 인테리어와 청소 등 ‘홈서비스 고수 매칭’을 기반으로 등록된 고수만 50만명 이상이며, 웨딩플래너, 헬스트레이너, 회계사, 가죽공예사, 미용사 등 직종도 다양하다. 과학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취업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눈부시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10

무책임 정치

민주주의 정치에는 두 가지의 핵심적 과정이 있다. 하나는 국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를 뽑아준 유권자에게 책임을 다하는 과정이다. 선거 과정에 내세운 약속이 바로 공약(公約)이며 공약을 잘 이행하는 것이 책임있는 정치다.책임정치는 선거 때만 하는 것이 아니다. 선거직에 선출된 이후 평상시에도 책임을 느낄 줄 알아야 민주주의 정치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권력을 거머쥔 정치가가 선거 과정에 공언했던 약속을 내팽개친다면 왕권정치와 다를 바없다.정치가 책임을 지지 못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유권자에게 돌아온다. 미국이 재앙적 코로나19를 경험한 것은 전임 대통령인 트럼프의 무책임한 정치적 스탠스에 있다. 노마스크와 코로나 위험의 심각성을 고의로 축소하거나 제대로 대응하지 않아 미국에서만 20만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세계 2위의 인구 대국인 인도에서 하루 40만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코로나 참사가 일어난 것도 정치인의 무책임에 있다. 선거를 앞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제하지 못한 정치인의 수수방관이 사태를 키웠다. 정치적 포퓰리즘으로 표를 얻겠다는 생각에 국민의 안위는 물론 국가의 장래도 무시했다.포퓰리즘이 이렇게 무서운 결과를 낳는 것은 남미 등의 사례에서 이미 많은 학습을 했다.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들의 정책제안이 기가 차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대학진학을 않는 사람에게 세계여행비 1천만원을 지급하자고 하자 이낙연 전 대표는 군복무자에게 3천만원의 사회출발자금을 지급하자고 했다. 이에 뒤질세라 정세균 전 총리는 신생아에게 1억원짜리 미래통장을 주면 어떠냐고 했다. 이쯤되면 포퓰리즘도 도를 넘은 수준이다. 무책임한 정치라 비난받아도 마땅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5-09

세기의 이혼

세기의 결혼이라고 하면 영국 왕실의 결혼식을 먼저 연상한다. 얼마 전 99세의 나이로 숨진 영국 왕실의 필립공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결혼이 그러했고, 그의 아들 찰스 왕세자와 다이애나비의 결혼식이 또한 그러했다.필립공은 여왕의 남편으로서 70여년 영국의 정치적 사회적 격변을 함께해온 왕실의 충실한 동반자였다. 그러나 찰스 왕세자는 1981년 전 세계 7억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생중계된 세기의 결혼식을 올리고 두 아이까지 낳았으나 끝내 이혼을 한다. 왕위계승 1순위자와의 결혼으로 영원히 행복할 것 같았던 결혼도 뚯밖의 불화로 이혼으로 이어지고 만다. 다이애나비는 이혼 다음해 파파라치의 추적을 피하다 교통사고로 숨지는 비극적 종말을 고해 세인을 더 안타깝게 했다.찰스 왕세자와의 이혼으로 그녀는 왕족의 지위를 박탈당했지만 엄청난 재산을 위자료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기의 결혼식이 세기의 이혼으로 끝난 사례다.2019년 세계 최고의 부자 중 한 명인 아마존 최고 경영자인 제프 베조스가 부인과 이혼을 선언하면서 세계 언론은 세기의 이혼이라 불렀다. 그의 부인은 이혼 위자료로 아마존 주식의 25%를 받게 됐는데, 이는 아마존 전체 지분의 4%로 우리나라 돈으로 약 40조원에 달한다. 부인은 단숨에 세계 최고의 부호 자리에 오르게 됐다.IT업계 전설로 통하는 마이크로소프트사 빌 게이츠가 그의 부인과의 이혼을 선언, 화제다. 세계 4대 부호로 손꼽히는 그의 재산 약 145조원의 분할이 어떻게 진행될지가 더 관심이다. 베조스가 약 40조원의 재산을 분할한 전례에 비춰볼 때 또한번의 세기의 이혼이 탄생할 전망이다. 서민에게는 소설같은 이야기로 들린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5-06

디지털 광고

디지털 광고는 인터넷, 모바일 등 기존 전통매체 외에 온라인으로 소비되는 모든 광고를 일컫는다. 포털사이트 검색부터 소셜미디어(SNS), 유튜브 영상까지 모든 종류의 광고가 여기에 포함된다.집에서 TV를 보는 시간이 현저히 줄어들고, 스마트TV로 유튜브를 틀어 놓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추세에 따라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에 맞춰야 한다. 이같은 광고 소비 패턴의 변화는 광고업체들에게는 큰 숙제다. 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포털사이트 등에 몰리는 소비자들의 성격은 어떻게 다른지, 또 그들의 소비유형은 어떤지, 어떤 광고가 잘 먹히는지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과제다.국내 광고업체들의 경영전략도 ‘디지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일기획 사업보고서에 기재된 ‘국내 매체별 총광고비’에 따르면 광고시장은 크게 방송, 인쇄, 디지털로 구분된다. 디지털 시장 규모는 2015년 3조원에서 2020년 5조7천억원으로 커졌다. 2배에 가깝게 늘었다. 전체 광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7.9%에서 47.6%로 확대됐다. 디지털 광고 시장이 전체 광고시장의 절반을 차지한다. 같은 기간 인쇄와 방송 시장은 줄었다. TV·라디오 등 방송은 4조2천억원에서 3조5천억원으로 약 7천억원 줄었고, 신문·잡지 등 인쇄광고 시장은 1조9천억원에서 1조6천억원으로 약 3천억원 감소했다. 5년 동안 전체 시장규모가 크게 바뀌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신문과 방송의 몰락’이란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디지털광고 시장 확대로 요약되는 광고시장의 재편은 신문·라디오·방송 등 전통매체들에게 새로운 생존전략이 필요해졌다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05

네이버 웨일

네이버 웨일은 네이버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웹브라우저로, 네이버가 3년 안에 국내 브라우저 시장을 석권해 구글 ‘크롬’의 아성을 깨겠다고 선언할 만큼 공을 들인 프로그램이다. 네이버 웨일 브라우저는 Mac OS는 물론 Androids, iOS 모두 지원하기 때문에 모든 사용자가 함께 공유하며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2017년 처음 나온 웨일은 하나의 창을 두 개로 나눠 동시에 작업할 수 있는 ‘듀얼 탭’, 처음 보는 단어도 드래그하면 바로 뜻을 알려주는 ‘퀵서치’, 다양한 편의 도구를 한데 모아볼 수 있는 ‘사이드바’ 등 새로운 기능이 깔렸다. 웨일이 처음 선보인 ‘사이드바’는 웨일 브라우저 창을 띄우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도록 단독모드 위젯을 설정할 수 있게 했다. 즉, 한글 파일을 보고 있거나 다른 브라우저를 열어뒀을 때도, 우측으로 마우스를 이동시키면 숨어 있던 사이드바 위젯이 나온다. 사이드바는 북마크·스크랩북·네이버메모 등 여러 편의도구를 비롯해 네이버웹툰·바이브 등 다양한 확장앱을 우측 바 형태에 모아두는 기능이다.네이버 웨일은 PC에서도 모바일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하는 듯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뒀다. 웨일은 PC 웨일에서 검색한 업체에 전화걸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핸드폰으로 번호를 전달하는 ‘PC전화’ 기능을, 지난 2월에는 세계 최초로 브라우저 내 화상회의 솔루션인 ‘웨일온’을 출시했다.화상회의를 무료로 시간제한없이 500명까지 시작하고자 한다면 아이콘 클릭 후 회의시작을 눌러 ROOM을 만들고, 내가 원하는 회의, 친구모임 등 원하는 회의명을 설정하고, 회의인원을 모집할 수 있다. ZOOM 화상회의 서비스를 위협할 서비스다. 기술의 발전은 언제나 눈부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