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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사찰 찾아와 마음 씻으세요”

신동우기자
등록일 2011-05-10 21:29 게재일 2011-05-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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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요무형문화재 영산재 범패 이수자` 정오 스님(포항 천곡사 주지)

정오 스님은 우리나라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 중앙 영산재(靈山齋·사람이 죽은 지 49일 만에 영혼을 천도하는 불교 의식 중 하나) 범패 이수자다.

영산재는 우리나라 장례의식 중 가장 규모가 큰 대례다.

주로 찬불의식을 위주로 진행되는 데 이 때 정오 스님이 수행하고 있는 범패가 재례의 중심을 잡게 된다.

그렇다고 범패가 장례의식에만 쓰이는 것은 아니다.

범패란 소리로서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는, 모든 음성공양을 통칭하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절의 재례의식이 변화하면서 범패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스님의 수도 급격히 줄었다.

현재 우리나라 범패 무형문화재 이수자는 전국에서 채 10명도 안되며 영남권에는 정오 스님을 포함해 단 2명밖에 없다.

불가 귀의 후 30년간 소리로 부처님 공덕 찬양

예산 모자라 중단된 불교문화공간 만드는게 꿈

“(범패가)하고 싶다고 해서 배운 건 아닙니다. 범패는 공양을 올리는 과정이며 이를 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수행하고자 했던 마음이 이렇게까지 왔네요”

정오 스님은 불가에 귀의한 1982년부터 범패 수양을 해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한 길을 걷고 있다.

“명색이 수행자인데 일반 신도보다 소리가 못해서 되겠습니까.(웃음) 가장 바르고 훌륭한 것을 부처님한테 바치는 것이 공덕이며 저에게는 범패가 바로 그런 의미입니다”

1997년 천곡사 주지에 임명된 정오 스님은 최근 한 가지 꿈이 생겼다.

천곡사에 문화관을 지어 포항 최초로 템플스테이와 어린이 연극공연 등 모두가 어울릴 수 있는 복합 불교 문화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문화관 설계에 착수했고 전력수급 등 부족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당시 포항 최초로 지열발전기를 설비하기도 했다.

비록 지금은 예산이 없어 공정이 잠정 중단됐지만 정오 스님은 꾸준히 경북도와 문화재청 등의 문을 두드리며 꿈을 향해 한 걸음씩 내 딛고 있다.

“사찰은 속세와 동떨어진 곳이 아닙니다. 속세에 찌든 마음으로 편하게 찾아와, 그 마음을 씻는 곳이죠. 아쉽게도 아직 포항에는 사람들이 머물 수 있는 템플스테이 시설이 없습니다. 누구나 편히 찾아와 범패를 배우고 자신들만의 문화공덕을 쌓을 수 있는 시설을 만들고 싶습니다”

/신동우기자

beat08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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