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불빛도시 포항 불이 꺼진다

정철화 기자
등록일 2011-12-01 21:45 게재일 2011-12-01 19면
스크랩버튼
매년 연말 포항시가지 중심인 포스코로를 화려하게 수놓았던 경관조명을 올해는 볼 수 없게 됐다.

포스코가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부응하고 회사의 비용·원가절감을 위해 조명전력 절감 방침을 발표했다. 여기에 포스코로 경관조명 취소 및 형산강변 환경타워를 비롯한 각종 경관조명 점등 시간 단축 등이 포함됐다.

포스코는 지난 2004년부터 매년 12월 1일부터 1억~1억2천여만원을 들여 형산로터리~오광장까지 포스코로 2.2km구간에 경관조명을 설치했다. 어느새 연말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며 포항의 명물거리로 자리매김했지만 올해는 볼 수 없다. 또한 북구 오거리, 육거리 등에 설치했던 대형 조경트리도 설치하지 않는다.

포스코 관계자는 “정부의 에너지 절약 정책에 부응하고 회사 차원에서 벌이고 있는 비용 및 원가절감을 위해 서울 본사와 포항, 광양제철소 3곳에 불필요한 경관조명을 올해 설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그러나 연말연시 썰렁한 분위기를 없애기 위해 포항 오광장 주변의 일부 경관조명은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근 도시환경에 대한 조명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시되고 있다. 도시 경관조명은 야간의 도시를 빛으로 장식하고 미화해 아름답게 할 뿐만 아니라 시민통행의 안전과 도시의 치안을 향상시키는 등 도시의 품격을 높여준다. 도시문화척도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각 도시마다 경관조명 설치가 확대되는 추세다.

더욱이 연말 연시의 경관조명은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어둠이 빨리 내리는 도시의 겨울 밤은 유난히 삭막하고 더욱 춥게 느껴진다. 작은 조명의 빛들이 모이면 삭막한 도시공간을 따뜻하고 아름답게 바꿔준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제난과 고된 직장생활에 지친 우리마음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는 역할도 한다.

포항은 오래전부터 불빛도시란 트랜드를 정착시켜가고 있다. 근대 한국 경제발전의 초석을 놓은 포항제철소 용광로 불과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호미곶 해돋이의 빛이 도시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불빛축제를 지역 대표축제로 정착시켰고 시가지 곳곳에 경관조명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에게 불빛으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오고 있다. 그런데 올 연말 포항의 거리는 불이 꺼진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속에서 국가적인 에너지 절감시책에 마땅히 동참하고 솔선해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그동안 쌓아온 불빛 도시의 가치를 잃지 않을까 염러스럽다.

2030, 우리가 만난 세상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