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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산대저수지 붕괴, 21세기에 이런 원시적 사고라니…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3-04-15 00:09 게재일 2013-04-1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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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부족 도내 곳곳 위험 저수지 방치<Br>470곳 50년 내구연한 넘어…안전진단 D등급도 39곳 달해
▲ 경주시 안강읍 산대 저수지 둑 붕괴 이틀째인 13일 오후 쏟아진 흙탕물에 농경지가 유실된 농민들이 중장비가 동원돼 터진 둑을 응급복구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다. /이용선기자 photokid@kbmaeil.com

본격 농사철을 앞두고 대부분 저수지의 물이 가득 차 있는데다 저수지 중 상당수가 수명이 오래되고 붕괴 위험이 높아도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어 제 2의 산대저수지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4, 7, 8, 14면> 14일 경북도와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에 따르면 도내 5천547개 저수지 중에서 붕괴사고가 난 경주 산대저수지와 같이 수명이 50년을 넘은 저수지만 470곳이나 된다. 또 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을 받은 곳도 39개소에 달하는 등 또 다른 붕괴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한국농어촌공사의 경우 지난 3월 안전진단에서 D급 판정을 받은 저수지는 전체 662곳 중 39개소에 달하지만 본격적인 장마철이 시작되는 오는 8~9월 전에 개·보수를 할 수 있는 곳은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산대저수지를 제외하곤 단 한곳도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지역의 모든 노후화된 저수지에 대해 경북도와 농어촌공사측이 안전 진단을 실시하겠다고 하지만 예산 부족으로 인해 정밀진단을 제외하고 육안으로만 안전점검을 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는 등 언제 어디서 저수지 사고가 발생할지 모르는 위험마저 안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심지어 현재 도내 대부분 저수지는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평균 저수율이 12일 현재 90.3%에 달해 물이 제방이나 뚝 등에 가하는 압박이 강해진 만큼 언제 또다시 제방붕괴 등의 사고가 발생할지 불안한 상태다.

지난해의 경우에도 D급 판정을 받은 도내 저수지는 40여곳에 달했지만 예산이 배정된 곳은 8~9곳에 불과해 나머지 저수지는 또 다른 산대저수지가 될 위험성을 항상 안고 있는 셈이다.

이러다 보니 산대저수지도 지난해부터 물이 새는 등 붕괴 조짐을 보였지만 예산배정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서 개·보수를 하지 못해 지난 12일과 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경북지역본부 관계자는 “산대저수지처럼 D급 판정을 받은 저수지는 모두 39곳에 달하지만 우기전인 8~9월에 개보수하기는 어렵다”면서 “D급 판정을 받은 저수지 모두 개보수 하려면 앞으로 10년간 예산이 있으면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저수지 관리 주체는 농어촌공사와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원화돼 있다. 농업생산기반시설을 기준으로 소규모는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나머지는 농어촌공사에서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뚜렷한 기준은 없는 상황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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