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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의회, 사이비언론 맞서기

황재성기자
등록일 2014-12-18 02:01 게재일 2014-12-1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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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처음으로 시청 기사 스크랩북 예산 전액 없애<Br>시비지원 관련행사 예산도 일괄삭감 향후 귀추 주목

【경주】 경북도내에서는 처음으로 경주시청에서 기사 스크랩북(scrapbook, 신문·잡지 등에서 필요한 부분만을 오린 것을 보관하기 위해 책처럼 만든 것)이 사라졌다. 스크랩북은 시장·군수는 물론 국·과·실·소장 등 부서장들이 시·군정관련 언론 보도 내용을 쉽게 볼 수 있도록 각 기초단체마다 공보담당 부서에서 매일 만들어 청내에 배포하고 있는 것.

그런데 지난 수십 년 동안 공보부서에서 해왔던 스크랩이 경주시청에서 자취를 감춘 이유는 관련예산이 없기 때문이다.

내년도 예산 1조520억원으로 경북도내에서 구미와 포항시 다음으로 예산 규모가 큰 경주시가 돈 때문에 스크랩북을 없애기로 한 연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경주시의회(의장 권영길)의 용기 있는 결단(?) 때문이다.

의회가 16일 제200회 2차 정례회(2차 본회의)를 열어 총 178건 115억원을 삭감, 수정한 내년도 예산안을 확정하면서 스크랩북 예산 7천여만원을 없애버린 것이다.

이에 앞서 시 측에 “내년도 예산에서 관련예산을 없애겠다”는 뜻을 전달했고, 이에 따라 시는 이달 들면서부터 스크랩 작업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이 의회가 스크랩 관련예산을 아예 없앤 것은 예산 절감 측면이란 점도 있지만 시청 발 보도자료 위주로 기사를 무차별 작성,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일부 언론의 잘못된 행태에 경주시가 놀아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언론과 공보담당 부서의 왜곡된 정책 홍보 패턴에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면서 상당수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돌출된 경주시의회의 `지역 언론 대항전`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의회가 내년도 예산에서 지역 언론사가 시비(市費)를 지원 받아 치르는 행사 관련예산도 일괄적으로 대폭 삭감하는 등 언론 때리기에 나선 것이다.

여기에다 의회는 내년부터 올해처럼 묻지마식 삭감보다는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규모를 바탕으로 관련행사의 지역민 화합성, 발전성 등 효용성을 면밀히 따져 적정 규모의 예산이 반영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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