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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맞은 의료인…20대 “발열·근육통” 50대 “별 이상 없어”

김민정기자
등록일 2021-04-01 19:24 게재일 2021-04-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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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 포항시민들<br/>의사·간호사 등 후일담에 관심<br/>개인마다 증상 정도 차이나지만<br/>젊은층, 고열·근육통·피로 호소

포항에서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1일부터 시작된 가운데 지난달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백신을 맞은 의료기관 종사자들의 후일담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주사를 맞은 당일 하루는 꼬박 아팠단 얘기가 많은데, 특히 20∼30대에서 고열과 같은 증상을 앓았다는 후기다.

정부는 지난 2월 감염 취약시설로 꼽히는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의 종사자와 코로나19 치료병원 종사자,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등에 대한 백신접종을 진행했다. 포항에는 3월초 포항성모병원과 세명기독병원, 에스포항병원 등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도착했다.

앞서 해당 병원들은 직원들의 백신접종 의사를 확인했다.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접종을 미룰 경우 다음 차례가 올 연말께나 될 것으로 예상돼 의사, 간호사 등 대부분이 1차 접종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5일 백신 접종을 마친 에스포항병원 김문철 대표병원장은 “(백신을) 서둘러 맞아야 환자를 보다 안전하게 진료하고 수술할 수 있다”며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이고자 ‘1호 접종자’를 자처했다. 이날부터 5일간 직원 400여 명이 코로나19 예방 접종을 받았다. 다른 병원에서도 백신접종 절차가 차질없이 진행돼 3월 중순께 지역 내 의료기관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접종이 마무리됐다.

백신을 맞은 의료진 몸에선 어떤 반응이 있었을까. 직원들은 주로 “발열이나 근육통, 피로 등을 겪었다”며 독감백신처럼 접종 부위가 붓거나 몸살 기운이 돌았다고 전했다. 개인마다 증상 정도는 차이가 있었지만, 유독 고통이 심했다는 접종자들도 적지 않다.

A종합병원 원무과에서 근무하는 20대 직원은 “보름가량 지났는데도 주사를 맞고 돌아온 날 저녁부터 3일간 통증이 지속됐다”며 “늦은 밤부터 열이 39.3도까지 올라 시간을 맞춰두고 해열진통제를 챙겨 먹었다”고 전했다.

이어 “두통에 몸살까지 일주일 넘게 시름시름 앓았던 동료도 여럿 있었다”며 “의외로 4, 50대 부장님이나 과장님들은 별 이상이 없었는데, 평소 감기조차 잘 걸리지 않고 비교적 건강한 편에 속하는 또래 젊은 직원들이 앓아누워 심지어 며칠씩 연차를 쓰는 직원도 몇몇 있었다”고 덧붙였다.

예정된 백신 접종일은 점점 다가오는데, 각종 언론이나 매체를 통해 백신 부작용이나 사망 사례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하면서 병원 직원들 사이에서도 점차 불안감이 퍼졌다고도 했다.

한 요양병원에 근무하는 간호사 B씨는 “너무 무서워 백신을 피하고 싶었지만, 다른 직원들 눈치가 보여 결국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맞았다”며 “혹시나 조금만 몸이 이상해도 잘못될까 싶어 며칠 간 마음을 졸였다”고 털어놨다.

임신 중이거나 최근 출산을 한 직원은 백신의 효과와 안정성을 확신할 수 없어 유난히 고민이 컸던 것으로 전했다. 백신 지침에선 수유 중인 산모에게 접종을 권하고 있지만, 정작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약 성분이 전달되는지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나온 연구 결과에 명확히 밝혀진 내용이 없어서다.

모유 수유 중에 백신 주사를 맞은 한 직원은 “코로나 감염 예방도 중요하지만, 만약 아이에게 백신 성분이 나쁜 영향을 미친다면 온전히 내 선택에 따른 결과라 나중에 죄책감을 느낄 것 같았다”며 “차라리 접종제외 대상이었다면 크게 고민하지 않았을 텐데 몇 날 며칠 밤잠을 설치다 결국 백신 주사를 맞기로 하고 수유를 멈췄다”고 전했다.

한편, 질병관리청이 지난달 15일 백신 접종자 1만8천여 명을 조사한 결과, 32%가 고열·근육통 등 이상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상반응을 호소한 32% 중 20대가 9.8%, 30대 8.3%, 40대가 7.2%, 50대 6.3%, 60대 1.1%를 차지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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