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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숙원 의대 설립 포스텍이 먼저 발 뗐다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1-07-27 20:27 게재일 2021-07-28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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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뒷받침할 의사 양성 위해 <br/>하반기 의과학대학원부터 신설<br/>내년 2학기엔 신입생 받을 예정<br/>정부와 조율 등 갈 길 ‘첩첩산중’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가 지역의 숙원인 의과대학 설립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올해 하반기 포항공대 융합대학원 소속으로 의과학대학원을 만들고, 오는 2022년 2학기부터는 신입생을 받을 계획이다. 의과학대학원에서 의과학자를 양성, 이를 토대로 연구 중심 의대 설립 시 대학부터 대학원까지를 하나의 커리큘럼으로 묶어 ‘포스테키안형’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의도다. 청사진은 확실하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도 변함없다.

포항공대는 지난 26일 신경과학과 줄기세포, 뇌과학 등 분야와 기타 의과학 전 분야의 교수를 초빙하는 공고를 냈다. 임용 후 2021학년도 2학기부터 수업 계획 등을 비롯한 관련 연구를 시작한다. 1년여 간의 준비 이후 2022년 2학기부터는 의사 자격증을 보유한 의대 졸업생을 의과학대학원 신입생으로 받아 포항공대가 보유하고 있는 최첨단 장비·시설, 노하우를 전수해 의과학자로 양성할 계획이다.

27일 포항공대 관계자는 “(의과학대학원은)최종 목표인 의대 설립의 첫 시작이자 단계”라며 “우리 대학에서 해온 연구들 중에서 임상 연구가 필요한 것들이 많은데, 그런 연구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의사(의과학자)들을 먼저 기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공대가 그리는 큰 그림의 핵심은 과학과 의학을 잇는 ‘중개연구자’다. 지구촌에서도 초일류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포항공대의 과학적 산물이 최일선 의료 현장까지 닿아 적절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런 인재들을 키워내기 위한 첫 단추가 바로 의과학대학원이고, 가장 마지막 단계가 의대 설립인 셈이다.

다만, 여전히 난제는 산적해 있다. 대학원을 통해 교육과정을 새로 만드는 것까지는 대학의 자율이더라도, 의대를 설립하고 의대생을 키워내는 부분에 있어서는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겹친다. 당장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등 정부의 허가 없이는 아무것도 실행될 수가 없다. 여전히 의사 정원 확대를 반대하는 의사협회 및 전국의 수많은 의사들과의 공감대도 필수적이다. 수많은 조건 중에서 하나만 어긋나더라도 이러한 꿈은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혀 좌초될 게 뻔하다. 이럴 경우 포항공대 의과학대학원 역시 다른 수많은 의대 졸업생들의 ‘학위 세탁소’로 전락해버릴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포항공대 관계자는 “(의대 설립은)장기적인 플랜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학으로서는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먼저 시작하기 위해 의과학대학원으로 첫발을 떼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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