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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잠 자며 24시간 근무, 그래도 웃는다

이바름기자
등록일 2021-08-19 20:14 게재일 2021-08-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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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최전선의 영웅들<br/>포항남부소방 제철119안전센터<br/>총 9명 구급대원, 3개조로 나눠<br/>확진·의심 환자 이송 업무 전담<br/>한여름 보호복에 땀 샤워 일상<br/>장거리 이동, 화장실도 참아야
코로나19 확진자와 의심환자들을 이송하는 업무를 맡은 포항남부소방서 제철119안전센터 구급대원들이 구급차 안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 제공

“죄송한데 출동이 걸려서요! 죄송합니다!”

19일 오후 1시가 넘어선 시점, 기자와 10여분 동안 전화로 대화를 나누고 있던 포항남부소방서 제철119안전센터 소속 김수진 소방교가 갑자기 하던 말을 끊고 일방 통보를 해왔다. 전화를 끊겠다는 말이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그가 소방서 구급대원이라는 생각을 하니 또 이러한 말이 당연하게 느껴졌다. 수화기 너머로 생명을 구하러 간 그의 건강과 안녕을 빌며 전화 인터뷰는 마무리됐다.

의사나 간호사만큼이나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사태에 최전선에 나와 노력하는 이들이 있다. ‘코로나19 전담 구급대’가 주인공이다. 공식 명칭은 아니지만, 각 소방서마다 인원을 정해 전담 구급대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의심환자 등을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 등으로 안전하게 옮기는 업무를 맡고 있다.

포항남부소방서의 경우 제철119안전센터 구급대원 총 9명이 코로나19 의심·확진자를 이송하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3명씩 3개조로 나눠 1개조가 1일 24시간을 근무한다. 24시간 대기라는 특수 상황에 놓인 이들에게 근무 중 쪽잠은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부터 때려야 땔 수 없는 삶의 일부분이 됐다.

평소에는 일반 구조구급대원으로 현장에 출동하고, 경북도나 지역 보건소에서 도움 요청이 오면 그땐 전담 구급대로 변신한다.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해 구급차에 있는 온갖 물품들을 모두 차량 밖으로 빼냄과 동시에 비닐로 차량 내부를 뒤덮는 차폐 작업이 첫 시작이다. 작업 중 에어컨을 틀면 비닐에 물방울이 맺혀 차 안이 물바다로 변하기 때문에, 30℃가 넘는 한여름이 출동할 때 가장 힘들다고 한다. 차량을 대신해 구급대원들의 온몸이 땀으로 물바다가 되는 셈이다.

출동도 하기 전에 땀에 젖은 상태로 새하얀 감염보호복을 입노라면 어깨와 팔다리가 천근만근처럼 무겁게 느껴진다고 한다. 그러한 상황에서 코로나19 의심·확진자를 태운 뒤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로 안전하게 옮긴 이후 복귀하는데, 근거리 이동이라면 다행이지만, 영주나 안동 등 왕복 4시간이 넘게 소요되는 장거리에 걸리는 날이면 심신이 지치고 괴롭다. 제철119안전센터 소속 신선아 구급대원은 “확진자 이송을 위해 무더운 여름 감염보호복을 입고 왕복 6시간이상 장거리 이송한 적도 있다”고 했다. 장거리 운행 중에 옷을 벗지도 못하기 때문에 장시간 화장실을 가지 못하는 것도 견뎌내야 하고, 휴게소에 들렀을 때 느껴지는 주변 시선도 감내해야 한다.

포항남부소방서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와 관련해 구급대 출동현황은 총 378건(8월 17일 기준)으로, 이중 확진환자가 67건, 의심환자 201건, 접종 후 이상반응환자 110건으로 집계됐다. 하루에 1∼2건씩 꾸준히 코로나19와 관련해 구급출동을 하고 있는 것. 최근 코로나19의 재유행으로 관련 수요가 많아진 요즘, 시민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코로나19 전담 구급대’는 지금 이순간에도 감염병이라는 사선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심학수 포항남부소방서장은 “일선에서 최선을 다하는 구급대원이 자랑스럽다”며 “우리 서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시민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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